<스완네 집 쪽으로 2> 2부 스완의 사랑 까지 읽고 밑줄긋기 정리.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다 못옮기겠다. 문장이 너무 좋고, 반복해서 읽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걸리네...














스완이 그들의 총애를 되찾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였다. 비록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를 위해 어떤 기발한 기쁨을 마련해 주겠다는 생각이, 그런 준비를 하는 동안 그들 마음속에, 덧없고 일시적이긴 하지만 호의와 배려를 키워 놓았던 것이다.

(프루스트의 문장들을 보면 인간 관계와 심리에 대해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고, 너무나 세밀하게 묘사하는다는 느낌을 준다.) - P151

그렇게도 많은 밤, 그가 그 길에 들어서면 멀리서도 그를 알아보고는 기쁘게 해 주던 불빛으로 "그녀가 바로 저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고 알려 줬는데, 지금은 "그녀가 기다리던 남자와 같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그를 고문했다.

(사랑에 따른 행복과 불행의 원인이 한사람에게 오는 것이기 때문에......) - P154

삶의 다른 시기에는 어떤 사람의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들이나 행동에 아무 가치도 없는 것처럼 보여, 누가 그런 것에 대해 수다를 떨어도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또 그 말을 듣는 동안에도 그의 주의력 중 가장 저속한 부분만이 관심을 기울엿으므로, 그런 순간에는 자신이 가장 형편없는 사람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이 낯선 시기에는 개인적인 것이 너무도 심오한 그 무언가를 지니게 되었으므로, 한 여인의 아주 작은 일과에 대해 그의 마음속에서 깨어나는 듯 느껴지는 이 호기심은, 역사에 대한 그의 지난날 호기심과도 같은 것이었다. - P155

그리하여 그는 그녀 곁에서 맛본 쾌락 하나하나를, 자기가 고안해 냈지만 경솔하게도 그 달콤한 맛을 그녀에거 알려 주고만 그런 애무 하나 하나를, 그녀에게서 찾아낸 매력 하나하나를 알려 준 것을 후회하기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조금 후에는 그런 것들이 그의 형벌을 가중할 새로운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면 이상한 건가. 잘해준 경험이 나중에는 아픈 기억이 된다.) - P159

언젠가 내가 당신으로부터 영원히 멀어지는 걸 당신이 보는 날이 오면, 사랑도 더이상 버틸 수 없는, 당신에게 준엄한 판단을 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당신은 나보고 왜 미리 경고해 주지 않았느냐고 비난하겠지만, 그때가 오면 [클레오파트라의 하룻밤] 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오.

알아둬야 할 것은 당신 정신이나 매력이 정말로 최하류인지, 단 하나의 즐거움도 포기할 줄 모르는 그런 경멸할 만한 존재인지 하는 거요.

그런데 만일 당신이 그런 존재라면 어떻게 내가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겠소, 당신은 인간이 아닌데,, 정의되거나 불완전하거나, 그래서 적어도 완전해질 수 있는 인간이 아는데 말이오. - P181

오데트의 말은 처음부터 거짓이라고 의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짓말로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거짓말한다고 믿기 위해서는 미리 의심을 하는 게 필요조건이었다. 게다가 충분조건이었다. 그럴때면 오데트가 하는 모든 말이 의심스러웠다.

(사랑이 끝나가는 마지막 전 단계에서는 결국 의심이 나오는 것 같다.) - P192

이러한 흔들림 후에, 스완의 질투 때문에 잠시 물러났던 오데트가 자연스럽게 다시 본래 자리고, 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던 각도로 다시 돌아온 지금, 스완은 동의한 듯한 애정 넘치는 눈길을 보내던 그녀 모습을 그려 보면서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게 보였는지, 마치 그녀가 저기 있어 입맞춤이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 그녀를 향해 입술을 내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바보같은 스완, 이 바보같은 사랑이라니..) - P201

누군가 자기보다 먼제 오데트의 애인이었을지도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비쳐도 스완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사실을 알기 전에는 가장 끔찍하고 믿기 힘들어 보이던 것도, 막상 알고 나면 그 슬픔에 영원히 합쳐져서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더 이상 그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미친 문장이라니...) - P216

그처럼 총명한 남자가 그런 여자 때문에 고통 받다니, 우스운 일이에요. 사람들이 바보라고 하는 걸 보면 별다른 관심도 끌 만한 여자가 못되는 것 같은데

하고 그녀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지혜, 즉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위해서만 불행해져야 한다는 지혜로 말했다.

(사랑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제 3자만 그것을 어리석게 말할 수 있다.) - P267

스완이 그 곡을 알아보고 "뱅퇴유 소타타 소악절이구나, 듣지 말자!"라고 말하기도 전에, 오데트가 그를 좋아했던 시설의 모든 추억들이, 그때까지 그의 존재 가장 깊은 곳에 보이지 않도록 간직해 왔던 모든 추억들이, 사랑하던 시간의 그 갑작스러운 빛에 속아 사랑이 들어온 줄 알고 잠에서 깨어나 날개를 치며 올라와서는 현재 그의 불행 따위는 아랑곳없이 잊어버렸던 행복의 후렴구를 미친 듯이 노래하기 시작했다.

(음악에 담긴 추억은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 P270

그날 저녁 이후로 스완은 그에 대한 오데트의 감정이 결코 되살아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또 행복에 대한 그의 희망이 더이상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어쩌다 그녀가 그에게 상냥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거나 주의를 기울여 보일 때도, 잠시 자기에게로 돌아오는 척해 보이는 이 허울뿐인 거짓 시늉을......

(제발 끝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공감이 간다) - P283

이처럼 그녀는 사형집행인과도 같은 정확함과 격렬함으로 그에게 타격을 가했지만, 스완에게 아픔을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의식하지 못했으므로, 거기에 잔인함은 없었다.

(사형집행인 같지만 잔인함은 없었다.....) - P311

"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내 스타일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 인생의 여러 해를 망치고 죽을 생각까지 하고 가장 커다란 사랑을 하다니!" - P330

그 장소들은 그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이름, 인명과도 같은 이름으로 지칭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개별성을 획득했던가! 말은 사물에 대해 분명하고도 친숙한 작은 이미지를 제시한다.

(지역명이 갖는 기억~말의 이미지화)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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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31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다음권 밑줄 그으실 연필 여기


⠀ ᕱ⠀⠀⠀ᕱ⠀ ⠀५✍⋆* ⠀५✍⋆*
⠀(๑◕ܫ◕๑) ५✍⋆*⠀⠀⠀ ⠀५✍⋆*
⠀૮⠀⠀⑅ ⠀づ ⠀⠀⠀⠀⠀⠀⠀५✍⋆*

새파랑 2021-05-31 16:09   좋아요 1 | URL
저 샤프쓰는데 이번 기회에 연필로 바꾸겠습니다^^
 

짧지만 감정이 느껴지는 단편집. 쓸쓸함이 느껴진다~!!


나는 나이면서 그렇지 않아요.
떠나지만 늘 이곳에 남아 있어요.

제 아들에게 당신의 시간을 내준 분께 개인적으로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직접 뵙지 못하더라도 아무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P16

비록 누구와도 내 인생을 나누지 않지만 따뜻한 포옹만으로도 충분하다. 양쪽 뺨에 가볍게 입맞추고, 산책을 떠나고, 함께 잠깐 걷는 것만으로.
원하기만 하면 잘못된 그리고 부질없는 어떤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는 걸 우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안다. - P18

그는 이곳에서만 시를 썼다. 칙칙한 색감의 벽, 빛바랜 카펫 따위는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황량하고 음산한 분위기는 그의 장착에 도움이 됐다. - P23

상실, 배신 실망만을 떠오르게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마지못해 앞으로 떠밀려 가야 하는 느낌이 싫다. 하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라 나갈 필요가 없다. 눈을 뜨지만 일어날 필요가 없다는게 얼마나 즐거운지.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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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30 0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야간 독서등 켜드려요

ζ༼Ɵ͆ل͜Ɵ͆༽ᶘ 💡

새파랑 2021-05-30 11:07   좋아요 2 | URL
오늘은 새벽독서 했어요 ㅎㅎ 햇볕은 쨍쨍 ^^

청아 2021-05-30 1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잔잔하다가 ‘황량하고 음산한 분위기‘에 솔깃ㅋㅋㅋʕ ◔ᴥ◔ ʔ

새파랑 2021-05-30 11:07   좋아요 2 | URL
이거 단편집이긴 한데 완전 초 단편이어서~줌파 라히리의 일기 같아요 ~ 제가 다 읽어보고 미미님 취향에 맞다면 추천하겠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31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네요. 이 문장들 보니 일기 같네요. 18쪽. 줌파가 제 머릿속을 다녀간 모양이에요.^^

새파랑 2021-05-31 13:34   좋아요 0 | URL
저도 저 문장이 좋았어요^^ 줌파라히리의 다른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어서 인지 글이 짧아도 공감이 잘 됐어요 ~ 이런 글 써보고 싶어진다는ㅎㅎ
 

문장이 이렇게 아름답고 살아있을 수 있는건지...한번 읽고 또 한번 읽어야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사랑이란 이렇듯 여러 기쁨 속에서, 그 사랑을 정당화해 주고 사랑의 지속을 보장해 주는 증거를 필요로 하므로(반대로 기쁨은 사랑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사랑과 더불어 끝난다.).... - P66

스완은 오데트의 집에 담배 케이스를 놓고 왔다.
"왜 당신 마음도 두고 가지 않으셨나요. 마음이라면 돌려드리지 않았을 텐데"

(읽다가 놀랬다...) - P67

그는 그녀를 응시했다. 벽화의 한 조각이 그녀 얼굴과 몸에서 아른거렸다. 이후로는 오데트 곁에 있거나 단지 그녀를 생각할 때에도, 그는 거기서 이 벽화 조각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피렌체 유파의 걸작에 대한 그의 집착은 물론 그녀에게서 그 걸작을 다시 발견했다는 데에서 비롯했지만, 이 유사성이 오데트에게도 아름다움을 부여하고 그녀를 더 소중하게 만들었다.

(미술 벽화를 통해 사랑하는 마음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스완은 매력적인 사람이다) - P70

아마도 그는 레미가 어딘가의 카페에서 그를 기다리는 오데트를 발견했다면, 이미 행복한 밤이 실현되기 시작했으므로 그 불행한 밤의 끝은 소멸되었으며, 포획한 행복이 안전한 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도주하는 일도 없을것이므로, 그곳에 도달하려고 서두를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멋진 문장들이 계속 나온다....) - P80

그는 오데트의 뺨을 따라 한쪽 손을 들어올렸다. 그녀는 그녀와 닮았다고 생각되는 피렌체 유파의 거장이 그린 여인들처럼 우수를 띤 엄숙한 얼굴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의 커다랗고 가느다란 빛나는 눈은 그림 속 여인들의 눈처럼 눈꺼풀 가장자리로 모여, 두 방울 눈물이 당장에라도 떨어질 것만 같았다.

(아 이런 멋진 표현이라니...이건 음미하면서 읽을수 밖에 없다.) - P85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친구들이 알던,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던 태도와는 정반대 태도를 취했다. 이처럼 정열은 우리 마음속에서 이전 것을 대처하는 일시적인 다른 성격처럼 작용하면서, 지금까지 그 성격이 표현해 오던 변하지 않는 특징마져도 파기해 버린다. 이와는 반대로 이제 변하지 않는 것은 스완이 어디에 가든지 반드시 오데트를 만나러 간다누 사실이었다.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변하게 된다) - P88

그렇지만 오데트를 사랑한 후부터는 이와는 반대로 그녀와 뜻이 맞는다는 것이, 두 사람에게 단 하나의 영혼만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달콤하게 여겨져, 그녀가 좋아하는것을 애써 좋아하려 했고, 그녀의 습관을 모방하고, 그녀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서도 커다란 기쁨을 느꼈는데, 이러한 습관이나 의견 들은 그의 지성에 뿌리박힌 것이 아니라 단지 그녀의 사랑을 상기해 주었고, 그 때문에 좋아하게 된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닮고 싶어하는 마음은 똑같다) - P108

그는 오데트를 언제까지나 사랑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게 될까 봐 겁이 나 감히 자신에게 말하지 못했으므로, 적어도 베르뒤랭네에는 영원히 드나들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미래에도 매일 밤 오데트를 계속해서 만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었다.

아마도 언제까지나 그녀를 사랑하는 것과는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처럼 그가 사랑하는 동안 만이라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녀와 만나리라고 믿는 것이 그가 바라는 전부였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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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5-31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당신 마음도 두고 가지 않으셨나요. 마음이라면 돌려드리지 않았을 텐데˝ 오호호. 이거 로코에서 차용할 대사입니다. 이미 차용했을까요?^^

새파랑 2021-05-31 13:30   좋아요 0 | URL
프루스트는 사랑병을 심하게 앓은 경험이 있는게 확실! 합니다 ㅎㅎ
 

스완네 집 쪽으로 2 읽기 시작~!


세상이 존재한 이래 사람들이 낭비해 온 재치의 비용과 허영심에 의한 거짓말의 사분의 삼은 (이런 것은 인간의 품위를 떨어트렸을 뿐이지만) 항상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 P16

만일 이 마음의 접근이란 것이 사랑에 앞서 제시되기만 한다면 사랑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기를 꿈꾸었지만, 나중에는 여인의 마음을 가진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사랑한다고 여기기에 충분해진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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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28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올해 안에 완역 해야 하는뎅
새파랑님 리딩 속도는 테슬라 전기차 보다 빠르쉼 (ง˙∇˙)ว

새파랑 2021-05-28 20:56   좋아요 2 | URL
앗 아직 완역이 안됐나 보네요~ 테슬라는 안타봐서 잘 모르겠어요 ㅋ 근데 1귄을 읽고나니 2권은 1권보다 더 잘읽히는거 같아요~!!

scott 2021-05-29 00:31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조만감 거꾸로 읽고 계시는 미미님과 5권쯤에서 만나게 될것 같은
예감이 (๑^ ^๑)

새파랑 2021-05-29 09:50   좋아요 1 | URL
ㅋ 스콧님의 예감을 맞추기 위해서 이 책 먼저 읽어야 겠어요 ^^

서니데이 2021-05-28 23: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서재에서도 만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저는 이 책의 구판을 본 것 같은데 표지가 예뻐서 나중에 새로 보고 싶어요. 새파랑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05-28 23:18   좋아요 3 | URL
북플의 흐름에 따라 이번에 박스세트로 질렀어요 ㅋ 맘에듭니다 ^^ 즐거운 밤 되세요~!!

희선 2021-05-29 0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2권을 보시는군요 중간에 다른 책도 보고... 책 정말 빨리 보시는군요 주말에는 이 책과 함께 하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5-29 09:37   좋아요 2 | URL
희선님이 더 책 빨리 읽으시는 거 같은데요 ㅋ 일본어책도 읽으시고~ 이 책 너무 최고에요^^

행복한책읽기 2021-05-29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빠르당 진짜. 로켓급이셔 ^^

새파랑 2021-05-29 10:57   좋아요 0 | URL
^^ 그래서 주말에는 아직 읽기 시작 안했습니다 ㅎㅎ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니며, 예술은 시대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의 속삭임이다.]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은 러시아 음악가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인생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실제로 20세기 러시어의 대표적인 작곡가 이다.

'이언 매큐언',  '가즈오 이시구로' 등의 영국 작가 책을 읽다보니 '줄리언 반스'가 같이 언급되어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제목과 표지도 왠지 끌림이 있었고.

이 책은 "드미트리"의 인생을 12년 주기로, <층계참에서>, <비행기에서>, <차 안에서> 등 총 세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드미트리"는 어려서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젊은 시설 그가 만든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이 당시 스탈린의 정치권력으로부터 공격 대상이 되면서, 그는 '인민의 적'으로 몰리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그와 같은 예술인 다수가 숙청되어지지만, 그는 다행이도 살아남게 된다.

그는 스탈린을 증오했지만, 그런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이 살아남기 위해 스탈린 정치권력의 입맛대로 선정용 작품을 계속 만들게 된다. 그는 예술가의 고뇌를 느끼지만, 어쩔수 없이 시대의 소음에 빠진 채 정치를 위한 창작활동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스탈린 사후 흐루시쵸프 시대가 열리면서 그는 과거와는 달리 인상적이고 생산적인 창작활동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겉으로는 소련의 정책을 반대하지 않고, 체제의 보호아래 창작활동을 하게되면서 주위사람이 보기에는 체제에 순응하는 기회주의라 인식되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나름대로 시대의 소음에 저항하기 위한 의미와 장치들을 그의 음악속에 녹여내어 간접적으로나마 정치화되지 않은 음악을 창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도 어쩔수 없이 오랫동안 지켜오던 공산당에 가입하지 않은 자세를 결국 반강제적으로 포기하게 되고, 공산당에 입당하고, 주류 세력이 됨으로써 그는 그의 표현대로 겁쟁이가 되었다.

[그러나 겁쟁이가 되기도 쉽지 않았다. 겁쟁이가 되기 보다는 영웅이 되기가 훨씬 쉬웠다. 영웅이 되려면 잠시 용감해기지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겁쟁이가 된다는 것은 평생토록 이어지게 될 길에 발을 들이는 것이었다. 한순간도 쉴 수가 없었다.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머뭇거리고, 움츠러들고......] 227페이지

그래도 그는 소극적이지만, 분명하게 저항의 의지를 담은 창작활동을 계속하였고, 정치에 휘둘리지 않은, 듣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음악을 마지막까지  창작한다.

[그가 바랐던 것은 죽음이 그의 음악을 해방시켜주는 것, 그의 삶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를 것이고, 음악학자들이 논쟁을 계속한다 해도 그의 음악은 자기 힘으로 서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면..여전히 들어줄 귀가 있다면...그의 음악은...그냥 음악이 될 것이다.] 257페이지

이 책은 실존인물을 소재로 하였기에, 소설이라기 보다는 전기에 가까운 작품이다. 따라서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지만,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했을때 어쩔 수 없이 체제에 따라야 하는 예술가의 고뇌와, 그럼에도 어떻게는 저항하려는 그의 마음을 따라 읽다보면 책에 빠져들게 된다. 다만 1부인 <층계참에서>에서의 초반부는 다소 지루한 느낌이 있어서 고도의 집중을 요구했다.(밑줄도 2부 이후부터 긋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다음은 이 책에 나온 질문인데 뭔가 웃기지만, 인물별 특성이 잘 나타나 있어서 가져와 본다.

1. 레닌은 음악이 기분을 처지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2. 스탈린은 자기가 음악을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안다고 여겼다.
3. 흐루쇼프는 음악을 경멸했다.
이 중 어느 것이 작곡가에게 최악일까?

저는 2번 스탈린이라 생각이 드네요. 무식하고 부지런한데다, 잔인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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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5-28 17: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야~ 새파랑님의 독서는 정말 날아다니는 거 같아요! 완전 멋지네요~ 새파랑님 따라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질 거 같아 구경으로 만족합니다~ㅎㅎ 아마 1부가 지루하면 전 읽다 던질 듯요~ㅋㅋㅋ

새파랑 2021-05-28 17:36   좋아요 4 | URL
이책 270페이지에다 줄간격이 넓어서 금방 읽혀요 ^^ 읽다 던질 정도의 책은 아닙니다 ㅎㅎ 어제 음주후 독서여서 지루했을수도 있어요 ㅋ

coolcat329 2021-05-28 18: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중고서점에서 상태 좋은걸로 만났는데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안샀어요. 이상하게 안 끌리는 책 있잖아요...바로 이 책이 그렇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제가 예술가가 주인공인 책을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긴하네요...😅😅

저도 2번입니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새파랑 2021-05-28 18:55   좋아요 4 | URL
ㅋ 전 아무생각없이 작가만 보고 구매했었는데 ㅎㅎ 쿨캣님과는 잘 안맞으실거 같아요 ^^ 역시 2번이 무섭죠 ㅎㅎ

청아 2021-05-28 18: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마지막 질문 재밌어요! 새파랑님 느낌도ㅋㅋㅋ무식하고 부지런한데다 잔인하기까지ㅋㅋㅋㅋ어쨌든 읽어보고 싶어요^^*

새파랑 2021-05-28 18:57   좋아요 4 | URL
미미님 보관함 안터지나요? ㅎㅎ이책 스콧님 클래식 페이퍼에도 있어요 ^^ 제글보다는 스콧님글을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scott 2021-05-28 20:51   좋아요 4 | URL
전 오늘 보관함 꽉찼다고 짠돌이 알라딘이 알려줌 ㅎㅎ
우리 모두 무식하고 부지런한 책쟁이들 ༼ ᕤ◕◡◕ ༽ᕤ

새파랑 2021-05-28 20:58   좋아요 3 | URL
얼마나 담으셨길래 ㅎㅎ 저도 읽을 책이 이제 넘쳐나네요 ㅡㅡ

페넬로페 2021-05-28 18: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리뷰의 첫 문장이 넘 좋고 강렬한데요~~
쇼스타코비치는 scott님께서 올려주신 페이퍼로 대충은 알고 있는데 이런 소설로도 읽고 싶어요^^
아무튼 새파랑님!
또,역시,아주.매우 대단해요^^
마지막으로 2번은 아주 위험한듯 해요
자신을 저렇게 과대평가하니 자신의 정책을 무식하게 밀어붙일수 있겠죠~~

새파랑 2021-05-28 18:58   좋아요 5 | URL
아주, 매우 감사합니다 ^^ 그냥 이 책 보면 스탈린시대는 정말 암흑이더라구요 ㅋ 스콧님 페이퍼에 있는 쇼스타코비치 음악을 다시 들어야 할거 같아요~!

scott 2021-05-28 20:55   좋아요 5 | URL
줄리안 반스가 쇼스타코비치의 생애를 깊이 조사 탐구 한 후에 쓴 책인게
이책 처음에 지루 하다고 생각해서 [쇼스타코비치 평전 읽고 난 후에 읽고 나니
명작!
아무튼 새파랑님은
열독王

새파랑 2021-05-28 21:00   좋아요 3 | URL
저는 아직 스콧님 처럼 연계하는 독서가 안되는거 같아요 ㅋ 일단 막 읽기^^

레삭매냐 2021-05-28 19: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4년 전에 신간으로 만났었는데
왠지 꾸역꾸역 그렇게 읽었던 기억
입니다.

다시 읽어야지 하면서도 주저하고
있네요.

새파랑 2021-05-28 19:04   좋아요 3 | URL
와 신간으로 역시~! 저도 약간 그랬던것 같아요 ㅎㅎ 음악적 배경을 알고 읽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

scott 2021-05-28 20: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 새파랑님 정확하게 판단 하쉼
2. 스탈린은 자기가 음악을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안다고 여겼다.
부지런하고 무식하고 잔혹한 스탈린!!

새파랑 2021-05-28 21:01   좋아요 2 | URL
역시 스탈린이 답이 맞군요 ^^

희선 2021-05-29 0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은 시대에 음악을 했네요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이 정치에 이용 당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은 언제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5-29 09:34   좋아요 3 | URL
저런 시대가 아직 100년도 안지난 이야기라는게 참 신기하기도 해요. 예술이라는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기 때문에 이걸 이용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는거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1-05-29 1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었지만 줄거리는 거의 기억 안나고 느낌만 있는데, 마지막 인물별 특성 읽은 기억이 났어요. 새파랑님 리뷰는 진짜 엑기스엑기스!^^

새파랑 2021-05-29 11:00   좋아요 1 | URL
역시 읽으신 책이군요~! 이 책은 주인공 1명에 시간 흐름대로 진행되어 리뷰쓰기는 쉬웠어요 ㅋ
다만 제가 이해를 완벽하게 했는지는 잘... ^^

파이버 2021-05-29 14: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반스 소설은 앞부분이 너무 지루한거 같아요.... 그래도 뒷부분이 재미있으니 매번 기대하게 됩니다 이 책도 언젠가 읽어보고 싶네요!

새파랑 2021-05-29 15:20   좋아요 2 | URL
아 ‘줄리언 반스‘ 작품은 그런 특징이 있군요^^ 뒷부분이 재미있다니~~ 다른 작품도 읽어보려고 검색했어요 ㅋ

mini74 2021-05-29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2번. 피에 젖은 ~ 읽고 있는데 스탈린 못쓰겠던데요. 하옇튼 나쁜 X

새파랑 2021-05-29 23:15   좋아요 0 | URL
거기서도 나쁜놈이 여기서도 나쁜놈 이네요^^ 동유럽~러시아 지역은 정말 땅도 무섭고, 지도자도 무섭고, 사람도 무서운 ㅡㅡ

쉼 숨터 숲 2021-06-06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슴 조이며.신간으로,소스타코비치를 대비하며, 앞부분의 긴장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죽음으로 음악을 해방시키는 역설이 내 삶에 순간 순간 스며듦도 느낍니다.

레닌이 있어, 스탈린이 있어, 후르시초프가 있어 쇼스타코비치가 있음의 역셜 또한 같은 흐름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예술가의 거짓은 나름의 당위가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한 긴박을 지금 다시 떠올립니다.

2021-06-06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