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류의 사랑은 다 의미가 있고 타인이 함부로 그것에 대해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범죄가 아니라면... ) 사랑에 빠지면 나이, 인종, 계층 등은 더이상 장벽이 되지 않는다. 하물며 성별이라는 것도 문제가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E.M.포스터‘의 <모리스>는 동성간의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포스터의 자전적 소설이다. 그는 실제 동성애자였으며, 이 책은 당시 영국의 시인이자 동성애 운동가인 ‘에드워드 카펜터‘를 만나고 난 후 쓴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 시대는 현재보다 더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그의 모국인 영국에서는 동성애 자체가 불법이었다.

˝혹시 마을 회진을 하다보면 오스카와일드 같은 불결한 부류들과 마주치기도 합니까?˝

˝아니오, 그런 일은 다행히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게 이 책에 표현된 당시의 인식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포스터‘의 사후에 출간되었다.

<모리스>는 주인공인 ˝모리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동성애에 대한 감정과 경험을 그린 작품이다.

˝모리스˝는 어린 시절부터 동성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느꼈는데, 그가 케임브릿지 대학에 가서 ˝클라이브˝를 만나게 된 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자각하게 된다. 둘은 육체적인 관계가 아닌 정신적 교감을 통한 절제된 사랑을 한다.

하지만 ˝클라이브˝가 책에서 말하는 소위 ‘정상‘이라는 상태로 돌아가게 되고, ˝앤˝이라는 여성과 결혼하게 된다. 그렇게 ˝클라이브˝는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현실세계를 받아들이며 계층에 맞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모리스˝는 그를 잊지 못하고, 힘들게 자기만의 세계에서 사랑에 실패하고 사람에 버림받은 외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결국 그는 동성애 대한 육체적 욕망에 눈을 뜨게 되고, ˝클라이브˝의 영지인 ‘펜지‘에서 ˝알렉˝이라는 동성을 만난 후 ˝클라이브˝와는 실패했던 사랑을 완성하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클라이브˝는 과거를 지우고 자신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살아갈 것이고, ˝모리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속한 장애물을 극복해 나가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암시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이렇게 밖에 줄거리를 요약하는 내 능력에 한탄한다. 실제 이야기는 완전 ‘감정의 혼란‘이다)

<모리스>는 동성애에 대한 의식의 발전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그가 느끼는 동성애에 대한 심리적인 갈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동성애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실패하고, 이를 극복하는 ˝모리스˝의 성장은 독자들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 낸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이 ‘동성애‘를 다룬 작품인지 모르고 읽었다. 평소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지만, 그렇게 잘 아는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신선했다. 그리고 ‘동성애자‘가 느끼는 감정이란게 저런 것이구나 하는 어느정도 이해를 했다.

요즘에야 영화에서 ‘동성애‘를 많이 다루기는 하지만, 책이 쓰여진 당시의 시대배경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모리스˝가 ‘경험한 상황‘ 보다는, 그가 경험한 ‘감정의 변화‘에 특히 공감을 했다. 모든 사람이 반대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랑을 하는 그의 외로움이 잘 느껴지는 작품. 어떠한 종류의 사랑도 그 감정은 존중받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리뷰를 끝낸다. 그의 다른 작품을 다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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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5-11 10: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모리스‘가 동성애를 다룬 소설이군요~~
감정을 많이 표현한 소설은 리뷰 쓰기가 참 힘든데 새파랑님의 글은 항상 간결히 책의 내용과 느낌이 잘 표현되는것 같아 언제나 감탄입니다^^
열심히, 잘 읽으시는 것에 대한 감탄은 이제부터 생략하려고요~~
그냥 잘 따라가겠습니다^^총총♡♡

새파랑 2021-05-11 10:45   좋아요 3 | URL
정말 이 책을 읽다보면 ‘아‘ 하면서 읽었는데, 읽고나서는 정리가 안된다는 ㅜㅜ 그래서 리뷰가 간결합니다^^

청아 2021-05-11 10: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감정의 혼란‘이라니 더 기대됩니다!ㅋㅋ 오스카 와일드도 사 두었었는데 언급되니 두권다 빠른시일내 읽어보고 싶어요.책 읽을땐 하루가 48시간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새파랑 2021-05-11 10:47   좋아요 3 | URL
둘다 비슷한 소재여서 그런지 유사한 감정을 느꼈어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저 좋아합니다ㅎㅎ 저도 책읽을 때 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생각해 봅니다^^

mini74 2021-05-11 10: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다음 포스터 작품 리뷰가 기대됩니다. 한 작가에 몰입해서 읽어내시는 모습 참 보기좋아요 *^^* 모리스 리뷰 보니 참 매력적인것 같아요 *^^*

그레이스 2021-05-11 10:27   좋아요 4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독서할때 쫓기는 기분일 때가 많은 저로서는 부럽습니다.♡

새파랑 2021-05-11 10:51   좋아요 3 | URL
‘전망좋은방‘ 읽고 싶은데,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슬프네요 ㅜㅜ 이 책 매력적인 것 같아요 ^^ 저는 편하게 2일 1권 읽는게 목표입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05-11 11:05   좋아요 4 | URL
헤르미온느의 타임터너가 필요해요^^

새파랑 2021-05-11 11:34   좋아요 4 | URL
헤르미온느 타임터너가 뭔지 몰라서 찾아봤어요 ㅎㅎ 우리에게 꼭 필요한거네요^^

레삭매냐 2021-05-11 10: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주말에 읽기는
시작했는데...

다른 책에 치는 바람에 -

리뷰를 보니 마저 읽어지고
싶어졌습니다.

새파랑 2021-05-11 11:06   좋아요 4 | URL
저는 읽던 책을 다 읽고 나야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 있더라구요 ㅜㅜ 이 책 리뷰에 쓰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

행복한책읽기 2021-05-11 12: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속도 넘 빨라. 난 늙어가서 그런가. 새파랑님 리뷰도 빨랑 읽기 힘든데. ㅋ 지는 이 책이 동성애를 다룬 걸 알고 읽게 됐습니다.^^

새파랑 2021-05-11 13:03   좋아요 3 | URL
전 표지보고 첫사랑 이야기인지 알고 골랐어요 ㅋ 첫사랑 이야기가 맞긴 하지만 ^^

scott 2021-05-11 16: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든 종류의 사랑은 다 의미가 있고 타인이 함부로 그것에 대해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리스 작품을 단 한줄로 평가한다면 바로 이문장!!

포스터가 말년에 어떤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어요
91세로 세상 떠날때까지 사랑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세상의 모든 사랑에는 각기 다른 색깔의 의미가 있으니 함부로 평가 하지 말라고 !!

새파랑님은 북플계에 AI이쉼
༼ ᕤ◕◡◕ ༽ᕤ

새파랑 2021-05-11 17:08   좋아요 4 | URL
A.I.이신 스콧님이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포스터가 그런말을 했다니 놀랍고, 그걸 아시는 스콧님은 더 놀랍네요^^

희선 2021-05-12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어떤지를 알고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회가 정한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 듯해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 다른 사람이 평가할 건 아니겠지요 예전에는 동성애가 불법이기도 했다니, 지금도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도 있다고 여기면 괜찮을 듯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1-05-12 06:31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 같아요. 이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걸 이해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녁 모임으로 늦은 책읽기~ 그래도 완독.
모든 사랑은 똑같다. 다른 유형이라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다를 뿐.


처음 만난 그 시절에 그랫듯 그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때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였고, 지금은 뭐가 잘못된 건지 알고 싶어서였다. 무언가 잘못되어 있었다.

(관계의 어긋남) - P158

"내 의지와 무관하게 나는 정상이 되었어. 나도 어쩔 수 없어"

(모리스의 기분은 어떨까.) - P162

우리는 오직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만 세상을 해석할 수 있다. 모리스는 혼란을 이해했지만 변화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변화.) - P179

그는 외로움의 독기에 취해 나날이 더 불행해질 뿐 아니라 더 깊이 타락해 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죽어도 되지 않을까? 그는 자살하는 방법들을 비교해 보기 시작했고, 실제로 뜻밖의 사건만 없었다면 권총 자살을 감행했을 것이다. - P191

"혹시 마을 회진을 하다보면 오스카와일드 같은 불결한 부류들과 마주치기도 합니까?"

"아니오, 그런 일은 다행히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맡고 있습니다"

(당시 영국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 - P217

그것은 더는 읽지 않을 책을 덮어 두는 일이었으며, 그런 책을 곁에 두고 먼지만 쌓이게 하느니 그냥 덮어 버리는 편이 낫다. 그들의 과거의 책은 책장으로 돌아가야 했고, 여기. 어둠과 죽어 가는 꽃들에 감싸인 여기가 바로 그 자리였다.

(미래를 위해서는 과거는 버려두고 와야 한다.) - P345

나는 네가 앤과 정치에 쏟고 남는 5분 동안 써주는 마음에 내 인생을 걸 수는 없어.

(대등하지 않는 관계는 파탄날 수 밖에 없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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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와 클라이브의 사랑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든지 간에 감정을 끌어올린다.

홀은 어른들은 아이들한테는 잘해 주지만 자기들끼리는 항상 서로 속이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맞네? ㅎㅎ) - P16

성년이란 언제나 그렇듯 혼미한 가운데 살금살금 다가오는 법이다. 그 혼미함을 깨려고 하는 것은 소용없다.

(아무리 알려주고 가르쳐주어도 어쩔수 없다) - P18

인간은 하늘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통과 외로움을 느끼게끔 창조된 존재라는 생각에 잠겨 들었다.

(신의 섭리라는게 있다면 그들은 그렇게 느끼는게 맞겠지~) - P80

잠 못이루는 밤들과 외로운 낮들은 그 고뇌를 키워서 극도의 광증으로 몰아넣었고, 그것은 그를 소진시켰다.

(괴로움을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 P82

그가 방 안에 들어섰을 때, 잠자는 친구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새어 나왔다. 그의 심장에서 격렬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상상도 한 적 없는 순수함이 그 자리를 채웠다. - P91

하지만 그 어리석음은 정열의 속성ㅡ작은 것을 구하느니 아예 포기하고 마는ㅡ이기도 했다.

(정열의 정의~!!) - P113

어둠 속에서 나눈 한번의 포웅, 빛과 바람 속에 보낸 그 긴 하루는 한쪽이 없으면 나머지도 소용없는 한 쌍의 기둥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이별의 고통은 사랑의 파괴자가 아니라 완성자였다.

(한번의 강렬한 기억. 이별을 통한 사랑의 완성.)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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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10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모리스에서는 주인공 모리스 보다 꽃미모 휴그랜트 역의 클라이브가 화악! 주목 받았어요
원작 완독후 영화로~~

새파랑 2021-05-10 17:22   좋아요 1 | URL
스콧님의 영화추천 목록 정리해봐야 할거 같아요 ^^
 

주말에 도스토예프스키(이하 도선생님)의 ‘노름꾼‘을 읽었다. 내가 읽은 도선생님의 아홉번째 작품. 일단 제목부터 엄청난 흥미가 느껴진다. 이런 주제에, 도선생님의 글이면 재미없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도박을 해보면 알겠지만(친구랑 가족끼리 ㅎㅎ) 이게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어렵다. 명절이나 여행가서 점당 100원 짜리 고스톱을 치다보면 밤새는건 일도 아니지 않은가. 특히 기술이 필요없는 확률에 의해서만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라면 누구나 이길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에, 승리의 기쁨을 몇번 맛보다 보면 중독되기 쉽다. 이러한 대표적인 도박이 바로 ‘룰렛‘, 우리가 흔히 아는 ‘카지노‘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도박이 바로 ‘룰렛‘이다. 도선생님은 27일만에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도선생님은 아내와 별거기간 중 여대생인 ˝아뽈리나리야˝를 알게 되고, 도도한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둘은 파리로 여행을 같이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도선생님은 지속적으로 구애를 한다. 하지만 그녀는 도선생님과의 밀당을 즐기면서 석달동안 동반여행을 한다. 이러한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면서, 여행 도중 문제의 도박인 ‘룰렛‘에 빠지게 되고, 그는 가진 돈을 모두 잃게 되고, 애매했던 그녀와의 관계도 끝이 나게 된다.

이러한 도선생님의 그때의 경험과 감정이 거의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소설이 바로 ‘노름꾼‘이다. (소설의 여주인공의 이름은 심지어 ˝뽈리나˝이다.)

‘룰레텐부르크‘ 지역을 주 배경으로 하여, 주인공인 ˝알렉세이˝는 러시아의 퇴역한 장군인 ˝자고랸스끼˝의 가정교사이며, 여주인공인 ˝뽈리나˝는 장군의 양녀이다.

주인공은 그녀를 열정적으로 사랑하지만, 그녀는 주인공에게 항상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그를 이용하며, 그녀는 프랑스인 후작 ˝드 그리외˝와 영국인 ˝미스터 에이슬리˝와 같은 외국인의 구애를 받는데, 이 세명과 기이하고 애매모호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녀한테 나는 노예일 뿐이고, 또 그녀의 눈에는 내가 너무도 하찮게 보이기 때문에 그녀는 나의 무례한 호기심에 화를 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설사 그녀가 질문을 허락한다 하더라도 그 질문에 답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때는 묻는 말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때도 있다. 우리들의 관계는 정말 그렇다」ㅡ36페이지

장군은 ˝드 그리외˝에게 빌린 돈을 갚고 프랑스 여성인 ˝블랑슈˝와 결혼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있는 75세의 할머니인 ˝바실리예브나˝의 유산 상속을 기다리는데, 주구장창 모스크바에 전보를 보내 할머니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한다.

「이것 봐, 이 사람이 날 몰라본단 말이야! 날 땅속에 묻어 버렸다니까! 죽었나 안죽었나 쉴 새 없이 전보를 보냈지? 난 다 알고 있어!  하지만 자 봐, 난 건강해」ㅡ107페이지

이에 열받은 할머니는 ‘룰레텐부르크‘로 오고,  이곳에서 ‘룰렛‘에 빠져 엄청난 금액을 잃게 된다. 이에 유산금액이 줄어드는 걸 걱정하는 장군은 할머니가 도박을 못하게 설득하지만, 이미 열받은 할머니는 장군에게 유산을 한푼도 안주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프랑스인 ˝드 그리외˝는 ˝뽈리나˝에 대한 사랑을 접게 되고, ˝블랑슈˝는 장군을 떠난다.

반면 주인공인 ˝알렉세이˝는 ˝뽈리나˝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룰렛‘을 하게 되고,  거금을 따게 된다. 하지만 ˝알렉세이˝는 딴 돈을 모두 그녀에게 주지만, 그녀는 이를 거부하고 그를 떠나 영국인 ˝에이슬리˝에게 가게 된다.

˝뽈리나˝와 사랑에 실패한 ˝알렉세이˝는 이후 ˝블랑슈˝의 애인이 되어 프랑스로 떠나기도 하지만, 예전과 같은 열정적이고 진실된 사랑을 할 수 없게 되고,

또한 엄청난 거금을 따본 경험 때문에  이후 돈에 대한 가치를 상실해 버리고, 도박에 대한 짜릿함을 잊지 못하고 도박판을 전전하면 살아간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도박의 감정과 사랑의 감정은 대단히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점, 실패의 후유증이 대단히 크다는 점, 그리고 실패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예리하게 묘사한 도선생님은 진짜 천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이 책의 내면에는 주인공인 ˝알렉세이˝와 장군과 같이,
욕심이 많고, 낭비벽이 심하며,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고 광분하는 ‘러시아인‘에 대한 비판이 들어있다. 도선생님이 생각하는 ‘러시아인‘의 문제, 그리고 각 나라별 민족의 나쁜 특성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 읽으면서 자주 웃게 된다.
(특히 독일, 프랑스, 폴란드인에 대한 표현은 왠지 공감이 된다~)

도선생님의 작품 중 가장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도박‘과 ‘사랑‘은 위험하다고 말해주는 가장 교훈적인 작품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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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5-08 23: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박과 사랑^^
이 두 단어로 뭔가 쪽박 찰것 같은 느낌인데~~
도선생님의 언어로 표현된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기대되네요**
가족끼리해도 저는 매번 지는 탓에 도박엔 근처도 가지 않는데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있더라고요**

새파랑 2021-05-09 08:42   좋아요 4 | URL
도박은 구경하는 재미도 엄청나죠 ㅋ 이 책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와요 ^^

청아 2021-05-09 00: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을 27일 만에 쓴 건가요?!! 와...😳
강원도 카지노 한 번 따라가봤어요ㅋㅋ저도 하는 쪽보단 페넬로페님처럼 영화,드라마로 보는 걸 즐기는 쪽이예요^^;
이렇게 재밌어 하시니 다음 도선생님 책은 이 책으로!!

새파랑 2021-05-09 08:44   좋아요 3 | URL
75세의 할머니가 등장해서 처음 룰렛에 빠지는 모습이 풍자적으로 나오는데 읽다가 혼자 웃었어요 ^^ 도박같은 건 절대 하면 안되는 걸로 ㅋ

붕붕툐툐 2021-05-09 0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새파랑님은 올해 도선생님 전작이 가능하실 듯? 저도 노름꾼은 너무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이에용!(겨울방학부터 읽는데 소장책이라 도서관책에 만날 밀려서 아직도 완독을 못함~ㅋㅋㅋㅋ)
이글은 노름꾼 뽐뿌가 제대로 오네요!ㅎㅎㅎ

새파랑 2021-05-09 08:47   좋아요 3 | URL
역시 읽고 계시는군요 ㅋ 혹시 읽다만 책 리스트에 들어가 있는거 아닌가요? ㅎㅎ

scott 2021-05-09 00: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도끼선생의 노름판 르포 24시간 같죠 ㅎㅎㅎ 알라딘 룰렛 떙기는 시간! 새파랑님 굿나잇 !!🌛

새파랑 2021-05-09 08:49   좋아요 3 | URL
주요 등장인물인 알렉세이, 장군, 할머니 모두 도선생님의 경험담 같이 느껴졌어요 ^^ 스콧님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bookholic 2021-05-09 00: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의 글을 읽고 나니, <노름꾼>이라는 책보다 도선생님의 삶을 읽고 싶네요.
사형 선고를 받고, 극적으로 살아나기까지 했다고 하던데...
도선생님 매니아로써 새파랑 님께서 도선생님의 괜찮은 평전 하나 추천해주세요.^^

새파랑 2021-05-09 08:50   좋아요 4 | URL
앗 저는 매니아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네요 ㅜㅜ 평전을 읽어본게 없다는 ㅋ 제가 곧 읽어보고 추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붕붕툐툐 2021-05-09 22:09   좋아요 3 | URL
앗! 저 오늘 도서관에서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도선생님 평전 <도스토옙스키를 쓰다> 빌려왔는데, 저도 읽고 재밌음 추천할게용^^

레삭매냐 2021-05-09 13: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 도끼샘 탄생 200주기라
샘의 책 몇 권은 읽어야 하는데...
그것 참, 책도 잔뜩 쟁여 두고
있으면서 미처 못 읽고 있네요.

심지어 노름꾼은 전설의 열린책
들 도끼샘 전집 중의 하나로 데
불고 있는데 말이죠.

새파랑 2021-05-09 13:55   좋아요 3 | URL
읽을 책들이 너무 많다보니 어쩔수 없죠 ㅎㅎ 아 그리고 열린책들 너무 좋아요. 왠만한 도선생님 책은 다 있다는^^

붕붕툐툐 2021-05-09 22:10   좋아요 3 | URL
ㅋㅋ저도 전설의 그 파란책 전집이 있습니다..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5-09 22:26   좋아요 2 | URL
와 전집있는 툐툐님이시군요~!! 전집가지신분 정말 부러워요. 언젠간 저도 꼭 갖고 싶다는 ^^

han22598 2021-05-10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 작품을 제대로 읽은 게 없어서 기피증이 있는데.....새파랑님이 이 책이 가장 재밌다고 하시니...요거 먼저 나중에 한번 시도해봐야겠어요 ^^

새파랑 2021-05-10 09:42   좋아요 1 | URL
재미측면에서는 이책입니다. 보면서 웃음이 나와요 ^^ 잘 읽히는건 죄와벌~!

행복한책읽기 2021-05-10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 책은 좀 짧나요. 급 읽고 싶습니다. 도선생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이유는 다 길어서인데. ㅋㅋ 도박과 사랑 중 강한 쪽은 도박 같습니다. 도박이 사랑보다 유효 기간이 더 길어 보이걸랑요.^^;;; 27일만에 썼단 말이죠. 저는 도선생이 책을 많이 쓴 이유를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빚을 갚을라구 그랬다네요. 사채업자들이 도선생 주위에 드글드글 했던 듯. 빚은 작가를 쓰게 만든다.^^;;;

새파랑 2021-05-10 12:01   좋아요 1 | URL
본문만 270쪽?이었던거 같아요. 그렇죠. 도박에 빠지면 그냥 망한다는~! 작가의 창작활동에는 언제나 계기가 중요한거 같아요. 빚이 없었다면 다작을 못하셨겠죠? ^^

mini74 2021-05-10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홉번째. 대단하세요 *^^*도선생님 지금 살아계셨으면 코인이란 도박에 빠져 코인꾼. 이런 소설 쓰시지 않았을까요 ㅎㅎ 새파랑님 리뷰 잘 봤습니다~

새파랑 2021-05-10 15:14   좋아요 0 | URL
빚갚는다고 책을 더 많이 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
 

죽음이 임박한줄 알았던 할머니 ‘인또니다 바실리예브나‘ 등장. 욕쟁이 할머니로 빙의한 도선생님의 문장이 너무 웃김 ㅎㅎ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읽기 끝. 교훈적인 작품 ~!!


이런 괴상한 도박꾼이 나타나면 무언가 색다른 일이 일어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리가 불편한 일흔다섯 살의 여자가 도박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다.

(완전 웃기다 ㅎ ㅎ 웃기는 할머니) - P131

합계 1만 2천이야! 그걸 전부 이리 줘. 금화는 여기 지갑속세 넣고 지폐는 깊숙이 잘 챙겨. 이젠 됐어! 집으로 가는 거야! 의자를 밀고 가자고!

(도박, 룰렛천재 할머니~) - P140

이건 마치 그 소름끼치는 꿈과 그 뒤에 남은 인상들이 너무나 소중한 나머지 어떤 새로운 것이 그걸 산산조각 내지 않았으면 하고 걱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P178

"당신은 용감하십니다! 정말 용감하십니다! 하지만 내일 아침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떠나야 합니다. 틀림없이 그래야 합니다. 아니면 전부 잃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도박이 중독인 거다.) - P208

1천 파운드가 되었든 10루이도어가 되었든, 현재 당신에게는 어느 것이나 매한가지일 겁니다만, 한꺼번에 다 날려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에 1천 파운드가 아니라 10루이도어만 드리는 것입니다. 받으세요. 그리고 안녕히 가십시오.

(노름꾼에겐 액수가 의미가 없다. 다 잃거나 다 얻거나. 대부분은 다 잃지만)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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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08 15: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름꾼의 등장인물들 묘사 넘 흥미롭죠!!
새파랑님 프로필 사진 북플에서 책탑인줄 알았는데
전람회-동률 킴-이적 ~

새파랑 2021-05-08 17:04   좋아요 2 | URL
도박에 빠진 사람의 심리 묘사가 인상적이에요. 할머니 너무 좋았어요 ㅎㅎ 간만에 씨디도 정리했어요^^

청아 2021-05-08 21:58   좋아요 2 | URL
오호 저도 전람회 너무너무 좋아해요!!( PC로 구경하러 슝3)

새파랑 2021-05-08 23:16   좋아요 2 | URL
전 전람회 김동률 찐팬이에요 ^^

청아 2021-05-08 23:18   좋아요 2 | URL
저도 전람회 김동률 노래 중독자라 어디서 빠지지 않을 정돈데 사진보니 새파랑님이 몇 수 위이십니다.😆👍

scott 2021-05-08 23:20   좋아요 2 | URL
찐팬! 여기 1人추가!!ㅎㅎ

서니데이 2021-05-08 2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의 경험담도 조금 있겠지...요.
새파랑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05-08 23:17   좋아요 2 | URL
완전 경험담인거 같아요 ㅋ 서니데이님 즐거운 토요일 마무리 하세요^^

바람돌이 2021-05-09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읽기 대마왕 새파랑님! 반성하고 갑니다. 제 책탑에 쌓인 카라마조프가 또 저를 노려봐요. ㅎㅎ

새파랑 2021-05-09 10:30   좋아요 0 | URL
요새 운동한다고 읽기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어요ㅜㅜ 카라마죠프 완전 좋아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