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알라딘 은행점 갔다가 충동 구매한 책~ 다소 충격적이다~

감정적 까다로움이나 절제가 요즘 인기없는 자질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받사서는 안된다고 옹호하곤 했다.

(취향이 안맞는다고 비판은 안됩니다.) - P7

말해진 것보다 말해지지 않은 것에 동의하며 그가 대답했다. 자기 부인이 입 밖으로 내지 않은 말을 따라잡기 어려웠던 것이 그가 기꺼이 그녀를 떠났던 주된 이유였다.

(말하지 않는건 알기 힘들다. 그게 관계의 멀어짐의 시작인듯.) - P20

"체현한다는게 뭐에요"

"그건 없던 것이 갑자기 거기에 생기는 거야"

(체현이라는 단어 멋지다. "현현"이란 비슷한 느낌) - P63

브리짓은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 P83

"모든 일이 너무 멀리 와버렸어. 끝"

(와...) - P87

그녀는 가족 생활을 위해 벤을 재교육시키면서 자신이 벤으로부터 그들을 방어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녀가 자기들 모두에게 등을 돌리고 벤과 함께 낯선 땅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고 느낀다는 것을 그녀도 알았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했어야 옳은 것이었을까?) - P121

그녀는 식탁의 고요하고 부드러운 광채 옆에 앉아 그들이 돌아올 것을 기다릴 것이지만 그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떠나간 행복은 돌아올 수 없다. 모두 떠난 가족들은 그녀에게 오지 않을 것이다. 누구의 잘못일까?)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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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ee 2021-04-15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레싱의 책 <런던스케치>읽고있어요. 다섯째 아이가 레싱의 가장 잘 알려진 소설이래서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

새파랑 2021-04-15 23:55   좋아요 0 | URL
전 도리스 레싱 책 처음 읽어본건데 충격적이네요 ㄷㄷ 근데 글을 잘 쓰셔서 한번에 끝까지 읽게 된다는 ㅎㅎ 런던스케치 읽으신다니 찾아봐야 겠습니다^^
 

‘창백한 언덕의 풍경‘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데뷔작이다. 그의 작품이 많지 않아서 다 읽어보기로 생각중이며, 순서대로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내가 읽은 그의 네번째 작품^^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마, 클라라와 태양)

우선 이 책은 제목처럼 ‘창백‘하다. 문장에 유머는 없고, 명확하게 설명되는게 없으며, 인물들은 모두 비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읽다보면 답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후반부에 무슨 일이 일어날거라 생각하고 집중해서 읽어서 나름 흥미진진 했다. 추리소설 읽듯이 ㅎㅎ 이시구로의 초창기 이러한 분위기가 이후에 나오는 작품에서는 더욱 세련되게 발전하는 것 같다.

이야기는 영국남성과 재혼을 한 ˝예츠코˝의 영국에서의 생활과, 일본에서 경험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그녀에게는 일본인 남편 사이에서 낳은 ˝게이코˝와 영국인 남편 사이에서 낳은 ˝니키˝라는 두 딸이 있다. 하지만 ˝게이코˝는 목을 매 자살을 하고, 이런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런던에서 ˝니키˝가 온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그녀는 자살한 자신의 딸인 ˝게이코˝를 기억하는게 아니라, 일본에서 잠시 알았던 ˝사치코˝와 그녀의 딸인 ˝마리코˝를 기억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여인(엄마)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두 이야기가 정교하게 이어진다.  과거의 ˝사치코˝와 ˝마리코˝가 현재의 ˝에츠코˝와 ˝게이코˝와 삶이 비슷하며,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두 여인의 노력은 결국 딸의 상실을 가져온다.(이건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과거의 ˝에츠코˝는 삶을 바꾸려는 ˝사치코˝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수동적인 인물이었다면,
현재의 ˝에츠코˝는 과거 ˝사치코˝가 했던 행동들을 따라하게 된다.(책에는 이게 자세히 그려져 있지 않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내가 유추한 것임 ㅎㅎ)

그럼에도 두 여인의 주변 인물들은 어떻게든 미래를 위한 자주적인 삶을 개척해 나간다. 개인적으로 ˝니키˝가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그녀가 런던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중간에 많은 이야기들은 스포 때문에 설명을 생략한다.)

「기억이란 믿을 만한 게 못된다. 기억은 종종 그것을 떠올리는 현재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내가 본 이 책의 핵심 문장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에츠코˝가 회상하는 과거 일본에서의 창백한 언덕 풍경과 ˝사치코˝, ˝마리코˝의 기억은 뭔가 불분명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다. 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묘사한 것이라 본다. 그러한 측면 때문에 더욱 궁금증이 유발되지만, 이야기 흐름이 답답한 점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이건 스포일 수 있지만 뒷부분의 역자 해설을 보면 ˝게이코˝는 자살을 했지만  ˝마리코˝는 도망을 친 것으로 써져 있던데, 나는 둘다 자살을 한걸로 이해했었다.

왜냐하면...

(현재)「엄마 말 속은 그러니까 게이코 언니였다는 거죠?」
「아니란다, 게이코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러니까 내 꿈에 나온 소녀는 그네를 타던 아이가 아니었다. 처음에누 그런 것 같았지. 하지만 그 애가 타고 있던 것은 그네가 아니었어.」(126페이지)
(내 생각 : 그네가 아니라  그와 비슷한, 목매단걸 본 기억을 이야기하는거 아닌가?)

(과거)「아무리 살펴봐도 그것은 그렇게 특별할 것이 없었다.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된 비극적인 어린 소녀의 시신은 그해 여름 그런 이미지들로 마음이 심란해진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204페이지)
(과거)「마리코 : 왜 그걸 들고 있어요?」「에츠코 : 말했잖니, 내 발에 (밧줄이) 감겨 있었다고. 도대체 왜 그러니?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거지? 난 널 해치지 않아」
「마리코 : (아이는 달려서 도망간다)」(227페이지)

아니면 현재의 ˝게이코˝의 자살이 과거의 기억에 영향을 준 것 일수도 있고.....

간만에 다 읽고 난 후, 해설을 보고 이해를 못해서 다시 펼치게 한 책이다. 그래서 늦잠잤다는... 내 이해력이 부족함을 느꼈다는 ㅎㅎ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를 싫어한다면 이 작품은 패쓰하는게 좋을것 같다.(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다음 읽을 작품은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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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4-15 1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시구로는 이곳 저곳에 미스터리한 부분들을 심어놓는 것 같아요. 각자가 자기 관점대로 덧칠을 하게끔 한걸까요? 그리고 보면 외모도 예술가처럼 보이고ㅋ어떤 사진은 피아니스트나 지휘자 같은 느낌이 나니까 끄덕끄덕 하게됨요. 그런 분이 소설을 썼으니!!

새파랑 2021-04-15 13:34   좋아요 2 | URL
미스테리한 부분이 있어서 나름 재미가 있었어요. 역시 작가에게도 외모란 중요한 것이었군요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4-15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니, ˝기억은 믿을 만한 게 못 된다˝는 말이 더 와 닿는군요. 제목이 왜 ‘창백한‘인지 알게 됐음요. 새파랑님은 아는 척하기 딱 좋게 리뷰 넘 잘 써 주심.^^

새파랑 2021-04-15 15:17   좋아요 2 | URL
정말 기억은 현재의 보정이 들어가는거 같아요 ^^ 제 리뷰는 너무 주관적이고 줄거리가 별로 없어서 걱정이에요 ㅎㅎ

페넬로페 2021-04-15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억은 믿을 만한 게 못된다‘
이 말에 공감합니다^^
소설 읽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새파랑님께서는 정말 줄기차게 읽으시네요~~

새파랑 2021-04-15 16:07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은 다양하게 읽으시지만 저는 소설만 읽다보니 ㅜㅜ 다음번에는 다변화된 책을 읽으려고 다짐중입니다^^

scott 2021-04-15 17: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새파랑님 이책 읽고 난후 ‘부유하는 화가‘로 바로 넘어 가신다는것 가즈오옹이 팬들에게만 알려주는 독서법, 순서 인데요 !! 가즈오 이시구로 매니아 상위권으로 진입 추카~~

새파랑 2021-04-15 17:29   좋아요 3 | URL
아 그런가요? ㅋ 전 출판연도 순으로 읽으려는 건데 ㅎㅎ 생각해보니 출판연도를 정확히 확인 안했네요 ^^ 저 지금 11위던데 . 곧 올려보겠습니다~!

mini74 2021-04-15 18: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은 이시구로에 대해서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ㅎㅎ

새파랑 2021-04-15 19:10   좋아요 4 | URL
허술하지만 나름 계획성 있는 남자입니다 ^^

붕붕툐툐 2021-04-15 21:47   좋아요 3 | URL
헐 파랑님 남자분이셨어용?😳

붕붕툐툐 2021-04-15 2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이 뽑아주시는 가즈오 이시구로 베스트가 궁금합니다.(베스트만 읽겠다는 심뽀~ㅋㅋ)

새파랑 2021-04-15 22:03   좋아요 1 | URL
놀라실건 아닌거 같은데요 ㅎㅎ 이시구로 작품은 이제 4권밖에 안읽어봤지만 하나만 고르라면... 전 클라라와 태양이 가장 좋았습니다 ^^

coolcat329 2021-04-16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새파랑님 일년에 200권 돌파하시겠어요. 멋지십니다!

새파랑 2021-04-16 11:26   좋아요 2 | URL
200권 목표로 해볼까요? ㅎㅎ 확인해보니까 올해 오늘까지 65권 읽었네요^^

scott 2021-04-16 1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새파랑님 올 연말에 서재의 달인으로 뽑아줘야함 ^ㅎ^

새파랑 2021-04-16 12:05   좋아요 1 | URL
ㅋ 리뷰 수준을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차에서 책 읽는 거 정말 좋다. 어제 쉬었기 때문에 오늘 다 읽는다~!!
/
읽기 끝~! 아 이책은 뭔가 여백이 많네. 좋은 여백.

그리고 이따금 과거를 돌아보는 게 좋단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되거든.

(과거를 돌아보는 건 중요하다.) - P37

체스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건 킹이 코너에 몰렸을 때가 아니다. 체스를 두는 사람이 전략을 세우는 걸 포기하는 순간 게임은 끝나는 거나 다름없어. 뿔뿔이 흩어져 있는 병졸들에게 공동의 목표가 전혀 없을 때, 그때는 이미 진 거란다.

(요새 체스 이야기를 많이 보네. 좋은 말인것 같다.) - P169

기억이란 믿을 만한 게 못된다. 기억은 종종 그것을 떠올리는 현재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의미가 함축된 문장이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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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4-14 19: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몰랑, 하여간 전 가즈오 이시구로 싫어요!!!!
일단 이름이 무슨 생선회를 닮았고요, 처음 읽은 이 양반 책을 제대로 오독했습지요.
오독의 책임이야 물론 저한테 있습니다만, 아.... 그거 있죠,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 뭐시냐, 하여간 그런, 드런 마음. 흑흑흑....
근데 이거 비밀댓글로 써야 하나, 공개해야 하나.... 잘 모르겠는데요, 누구나가 저지를 수 있는 오독, 그걸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저같은 독자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기 위해 공개로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14 20:46   좋아요 3 | URL
ㅋ 저도 첨에 읽은 책은 그냥 그랬는데 다른책들 읽어보니 좋더라구요^^ 모두가 좋아할수는 없다는 ㅎㅎ 아 폴스타프님 리뷰는 저의 참고서입니다~!

서니데이 2021-04-14 2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차 안의 사진이네요. 바깥에 서 있는 사람이 조금 추워보여요. 실내는 조명 때문에 따뜻해보이고요. 기차 안에서 책읽기도 좋을 것 같은데요.
새파랑님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4-14 22:18   좋아요 3 | URL
근데 마스크 계속 써야되서 힘들다는 ㅎㅎ 좋은 밤되세요^^

scott 2021-04-15 1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 보이는 사진에 코로나 방역복인줄 알고 깜놀 ㅎㅎㅎ 달리는 기차 안에서도 책을 읽으시는 새파랑님 목적지에 내리실때 완독 하셨을것 같음 ^@@^

새파랑 2021-04-14 22:20   좋아요 3 | URL
모르는 사람입니다ㅎㅎ기차에서 책읽는 거 정말 좋다는~근데 아직 못읽어서 읽고 자야합니다ㅜㅜ

바람돌이 2021-04-14 23: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악 저도 기차안에서 책 읽고 싶어요. ㅠ.ㅠ 맘은 봄이라 싱숭생숭인데 몸은 집콕이라니.... ㅠ.ㅠ

새파랑 2021-04-14 23:40   좋아요 3 | URL
전 출장땜에 기차탄 거라서 ㅜㅜ 일은 힘들지만 기차에서 책보는 건 좋아요^^ 주말기차 추천합니다~!

그레이스 2021-04-15 12:59   좋아요 1 | URL
가끔 지하철에서 독서에 깊이 빠져있을때는 2호선 타고 계속 돌까 생각도 하죠!ㅎㅎ

새파랑 2021-04-15 13:09   좋아요 0 | URL
갑자기 예전에 2호선 타다 졸아서 한바퀴 돌았던 기억이 나네요 ㅜㅜ

행복한책읽기 2021-04-15 11: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기차. 새파랑님 글 보니 급 기차 타고 싶어졌어요. 안 탄 지 진짜 오래됐음. ㅠㅠ 새파랑님 츠바이크. 이시구로. 마니아 등극^^

새파랑 2021-04-15 13:07   좋아요 0 | URL
주말에 기차여행을 추천합니다~! 다만 마스크 쓰고있는거 힘들다는 ㅎㅎ

청아 2021-04-15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 줄이 기네요! 뉴스피드에 안떴는데 놀러 들왔다가 깜놀이요.ㅋㅋㅋㅋ새파랑님은 독서AI에다 알라딘의 진정한 셀럽! 아 사진도 잘 찍으심 반칙이죠!!😆👍👍

새파랑 2021-04-15 13:06   좋아요 1 | URL
이거 독보적 밑줄긋기로 해서요 ㅎㅎ 저는 AI랑 셀럽이라고 하기엔 완전 독서초보인데 ^^ 오히려 미미님이 그러시다는 ㅋ 일단 칭찬은 감사합니다~!
 

‘초조한 마음‘은 츠바이크의 세번째 읽은 작품이다. ‘감정의 혼란‘,  ‘체스이야기/낯선여인의 편지‘ 그리고 이 책인데, 이 책은 정말 미쳤다는 표현이 딱 맞는 작품이다. 🌟 10개인 작품.

초조한 마음을 느끼고 싶다면, 사랑과 연민에 대한 인간의 본성을 간접경험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연민이란 무엇일까? 사랑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이 들었다. ‘일단 독보적 미션 걷기를 하고 오자. 비오는데 걸으면서 생각해보자‘ 하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들어왔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결론을 내렸다.

‘사랑‘은 Love 이고, ‘연민‘은 Like 이라고.
(연민이라는 단어인 ‘Sympathy‘, ‘Pity‘가 있고, 엄연히 뜻도 있지만 그냥 이렇게 구분해봤다. 그냥 내 생각으로 ㅎㅎ)

˝호프밀러˝는 ˝에디트˝를 좋아했지만, ˝에디트˝는 ˝호프밀러˝를 사랑했다. 그래서 그들은 만남이 반복될 수록 초조한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엇갈린 그들의 인연은 서로에게 비극적 결말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연민에 관한 책이다. 연민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1. 나약하고 감성적인 연민, 초조한 마음

2. 감성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

기병대 소위인 ˝호프밀러˝는 우연히 부자인  ˝케케스팔바˝의 만찬에 초대받게 되고, 거기에서 그의 딸인 ˝에디트˝를 만나게 된다. 하반신이 마비된 그녀는 저택에서 휠체어와 주변 하인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데, 이 때문에 다소 신경질적이며 회복에 대한 기대없이 살아간다.

그녀의 모습에 연민을 느낀 ˝호프밀러˝는 매일 저택을 찾아가게 되고,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그녀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노력하며, ˝에디트˝에게 새로운 치료법으로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연민에 대해 그녀의 주치의인 ˝콘도어˝는 환자에게 주는 불확실한 희망이 결국 비극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후 ˝에디트˝는 그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지만, ˝호프밀러˝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은 사랑이 아닌 단순한 연민, 즉, 초조한 마음임을 알게 된다. 이후 그와 그녀는 감정의 혼란과 혼란을 거듭하고 반복된 오해를 경험한 끝에 그들의 인연은 끊어지게 되고, 결국 파국을 맞게 된다.

˝콘도어˝가 그녀의 아내에게 ‘창조적인 연민‘을 보였다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호프밀러˝는 ˝에디트˝에게 ‘나약한 연민‘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연민의 차이는 결국 두사람의 행복과 불행을 나누었고, 마지막의 오페라 장면에서 극적으로 그려지며 마무리 된다. 당당한 인생과 회피하는 인생으로.

책의 모든 부분이 밑줄이었고, 인간의 심리를 다룬 멋진 문장이 수두룩하다. 왜 츠바이크를 심리소설의 대가라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호프밀러˝의 감정도, ˝에디트˝의 감정도, ˝케케스팔바˝의 감정도, ˝콘도어˝의 감정도 모두 공감이 되고 각자의 인물들의 심리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호프밀러˝가 ˝에디트˝를 사랑하게 되기를 바랬었다. 주변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그의 태도가 이해가 안되었지만 그의 성장 배경과 주변 시선 그리고 본인이 겪은 감정의 혼란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또는 그가 그녀를 사랑했다면 비극은 없었을 텐데. 하지만 마음이라는게 원래 그런것이니까...마음은 원래 초조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에디트˝의 감정에서 생각난 노래. 그녀의 마지막 감정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

Radiohead ˝Daydreaming˝
https://youtu.be/TTAU7lLDZYU

Beyond the point Of no return
And it‘s too late The damage is done
This goes Beyond me Beyond you
The white room By a window Where the sun comes Through
We are Just happy to serve You
Efil ym fo flaH (Half of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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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4-13 01: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별 10개!!!!!!!!!!!!!!!! 꼭 읽어 볼게요!!!

새파랑 2021-04-13 07:46   좋아요 3 | URL
정말 책 읽다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coolcat329 2021-04-13 06: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 소설은 최고에요. 별 열개 저도 찬성입니다. 유일한 장편인게 너무 아쉬웠지만...츠바이크는 전기도 소설같아 위로가 되었네요.

새파랑 2021-04-13 07:48   좋아요 3 | URL
읽으면서 페이지가 줄어드는게 아쉬웠어요ㅜㅜ 저에게도 최고인듯^^

han22598 2021-04-13 07: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 책이 정말 자주 보이네요 ^^ 새파랑님도..쿨캣님도 극찬하시는 책이니...읽어야만 하는 건가 봅니다. ㅎ

새파랑 2021-04-13 07:53   좋아요 5 | URL
쿨캣님이 극찬하신 책은 정말 좋습니다^^ 저는 별점을 남발하는 스타일이어서 ㅎㅎ근데 이 책은 정말 읽으면서 초조한 마음이 듭니다 ㅋ 추천드려요^^

coolcat329 2021-04-13 08:42   좋아요 5 | URL
저도 다른 분들 극찬하신 책 읽은거에요~~북플 친구님들 👍

청아 2021-04-13 07: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에 테이프를 이렇게까지 많이 붙여본건 처음인것 같아요! 케케스팔바에 관해 호프밀러가 꿈을 꾼 것도 그렇고 모든 비유와 상징이 어찌 그리 적절하고 와닿는지. 리뷰 읽으니 다시 저릿저릿 합니다! 으아 ...🥲

새파랑 2021-04-13 08:02   좋아요 5 | URL
역시 츠바이크 찐팬 미미님~! 글에는 못썼는데 1차대전도 그렇고, 케케스팔바와 그의 부인 이야기도 그렇고 비유와 상징이 정말 매끄럽더라구요. 감탄에 감탄~!! 저도 책이 다 밑줄이더라구요^^ 츠바이크의 다른 책도 얼른 읽어야겠습니다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4-13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 10개!!! ㅋㅋㅋ 새파랑님 츠바이크 찐찐팬으로 등극! ^^

새파랑 2021-04-13 11:34   좋아요 1 | URL
다음 리뷰에는 🌟 11개를 보실수도 있어어요 ^^ (🌟 인플레이션ㅎㅎ)

scott 2021-04-13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별10개!!
이런 리뷰 평가가 츠바이크옹 책들 빨랑 완독하라고 초초하게 만듬 ㅎㅎ

새파랑님 츠바이크옹 찐팬 마니아 등급 상승!!👍👍👍

새파랑 2021-04-13 11:35   좋아요 3 | URL
마니아 등급 1등 목표로 함 해볼까요? ^^

붕붕툐툐 2021-04-13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려왔는데 빨리 시작하고 싶네용!!^^

새파랑 2021-04-14 06:35   좋아요 1 | URL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못내려 놓으실 수 있어요 ^^

서니데이 2021-04-13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를 많이 하신 걸 보니 이 책에서도 좋은 문장이 많은가봅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4-14 06:38   좋아요 1 | URL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그래서 밑줄~! 감사합니다^^

mini74 2021-04-13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초한 마음을 빨리 읽어야 겠다는 초초한 마음 ㅎㅎ 새파랑님 글 읽고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ㅎㅎ

새파랑 2021-04-14 06:40   좋아요 2 | URL
책을 읽기 시작하셔도 계속 초조하실 거에요. 책 제목이 정말 적절한 듯 ^^

붕붕툐툐 2021-04-14 08:06   좋아요 1 | URL
앗, 미니님과 동시에 읽을 수도 있겠어용!ㅎㅎ
 

츠바이크 세번째 책. 읽기시작. 문장 미리 밑줄긋기. 시작하자 마자 마음이 초조해진다. 너무 좋다. 표지도 파랑색.
/
읽기 끝~! 이 작품은 정말 미쳤다...






인간은 내면에서 위험이 감지되면 자기최면을 걸어서라도 위험자체를 부정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공감가는 문장) - P12

낙오될 것에 대한 두려움, 조롱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 단독행동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집단적으로 고취되어 있는 이들과 빈대 입장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내가 느꼈던 직장생활에서의 감정 ㅎㅎ) - P13

연민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1. 나약하고 감성적인 연민, 초조한 마음
2. 감성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

(두가지 연민이 모두 나왔으면....)

- P17

다른 사람이 어떤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나 역시 그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불행하다고 해서 나 역시 불행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없는 일임을 알고 있다.

(나도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는 잘 안되는..) - P60

우리를 당혹하게 하고 절망에 빠뜨리는 것은 결코 머리속에서 그려보는 상상속의 고통이 아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함께 나눈 고통만이 진정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법이다.

(옆에서 같이 경험한 고통이 더 괴로운 것이다.) - P60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수백가지 일들이 나를 자극하고 나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남의 고통을 인식하게 된 그 순간부터 내 안에서 보다 날카롭게 예리한 눈이 깨어난 것만 같았다. 사방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나의 관심을 끌었고 나를 열광시키고 격동시켰다.

(어떠한 계기로 인해 사람은 변한다. 나에겐 그게 긍정적인 변화였으면 좋겠다.) - P76

"행복한 사람에겐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법이지"

(책을 볼때는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 P84

그러나 마음의 평형상태가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아무리 스스로를 다잡으려 해도 소용없는 법이다. 그동안 가볍고 편안했던 마음이 파괴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한번 파문이 일어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더라.) - P87

눈 밑의 그림자, 관자놀이의 푸른 혈관,장미빛의 투명한 콧망울은 그녀의 눈처럼 희고 창백한 피부가, 그녀를 외부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는 껍질이 얼마나 얇고 투명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저런 피부 바로 밑에서 아무런 보호도 없이 신경이 쿵쾅거리는데 어떻게 예민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표현을 쓴다는게 놀랍다.) - P96

사실,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기이한 우연아니던가! 사소한 외적 요소라도 우리에게 용기를 줄 수도, 빼앗을 수도 있는 법이다.

(우연이란 얼마나 신기한가...) - P126

그녀에게서 깊은 공허함과 쓸쓸함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런 기대도 관심도 없이 자신의 운명에 순종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정처없이 떠돌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갈 곳 없는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거죠

(호프밀러의 현재가 오버랩된다.) - P179

그토록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자신의 걱정을 이해하는, 아니, 적어도 이해해주려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당신이 이해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해주는 겁니다.

(나에게도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 P186

내 한마디 한마디에 그가 황홀감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가 행복해하며 귀 기울이는 모습에 나 역시 황홀감을 느꼈고, 그럴수록 그에게 더 많은 약속을 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것이다.

(그 마음이 이해가 되지만, 진실을 알게될 때의 충격은 클 텐데..) - P205

어떤 일에 푹 빠지면 다른 일은 모두 잊어버리듯이 강렬한 행복감 또한 마취효과른 갖는 법이다. 미친듯이 순간을 즐기면 과거는 잠시 있게 된다.

(순간의 효과. 지나고 나면 후회하더라도 나쁜건 아니다.) - P207

내가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했다 할지라도 연민에서 비롯된 그 거짓말 때문에 에디트가 행복해하지 않았던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결코 죄나 불의가 될수 없었다.

(하지만 그 거짓말이 드러난다면..끝까지 거짓으로 행하는건 나쁜게 아닐지도..) - P216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연민은 무관심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연민이라는 거, 아주 위험합니다. 이번 경우에도 당신의 나약함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보십시요.

(이런 경험이 있었던 거 같다. 공감이 간다. 비극적 결말이 예상된다..) - P235

나는 이 세상에 나쁜 일이 발생하는 까닭은 사악함이나 잔인함이 아닌 나약함 때문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 P246

이거였구나! 이거였어! 뒤늦게 밝혀진 에디트의 비밀. 그녀의 불안감과 나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공격성을 설명해주는 비밀은 바로 이거였다.

(나도 비슷하게 놀랐다. 단순히 아픈사람의 예민함이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약간 있는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그의 충격이 공감이 된다.) - P272

내가 아무렇지 않게 수다를 떠는 동안에도 에디트는 타들어갈 것 같은 초조한 마음으로 내가 언제쯤 자신에게 다가와줄지 아니면 적어도 언제쯤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릴지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기다림. 초조한 마음이 이해가되고 공감이 된다.) - P275

스스로 불행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열정을 통제할 줄 알게 된다. 그것은 자신이 불행을 당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불행을 야기하는 장본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랑을 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열정을 통제하지 못해 겪는 고통은 결국 자기 자신의 책임인 것이다.

(불행한 사랑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니까.) - P282

나는 내 마음을 억누를 때마다, 당신이 내 사랑을 아무것도 모른채 편안한 마음으로 떠날 때마다 나 자신을 칭찬했고 사랑했어요. 당신에게 빠져 있는 내 마음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나 하나면 족하니까요.

(안타까운 그녀의 마음..) - P293

어설픈 동정심이 남에게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직접 체험했다. 처음이자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이다.

(어설픈 동정심..많이 반성하게 된다..) - P309

나의 나약함이, 사람의 마음을 유혹한 후 도망쳐버린 나의 연민이 한 사람을, 그것도 나를 열정적으로 사랑해 준 유일한 사람을 살해했다고 믿었던 것이다.

(나약한 연민, 초조한 마음이 가져온 비극적 결말) - P458

그날 이후로 나는 양심이 기억하는 한 그 어떤 죄도 잊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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