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틀로반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9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김철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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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16

"집을 올리는 사람 자신은 스스로 무너져가고 있어. 그럼 누가 그 집에 살지?"


생각하지 않으면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걸까? 아무 생각없이, 타인에 의해, 타인이 만든 허상에 맹목적으로 따르기만 한다면 더이상 인간이 아니다. 그저 도구일 뿐이다.

[온세상은 아무런 의문 없이 오로지 존재하는 것 자체에만 몰두해 있었고, 보셰프만이 거기서 떨어져나와 침묵하고 있었다.] P.12



코틀로반(구덩이)를 파내려가는 사람들은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허울좋은 이상을 쫓을 뿐이다. 코틀로반이 자신들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저 사람들에게 왜 관이 필요한 거예요? 죽어야 하는 자는 부르주아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P.102



또한 그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배척한다, 가진자에게 분노한다, 함께 가기 보다는 그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공고히 한다. 그러나 자신들 역시 적으로 몰릴 것이라는, 결국엔 버려질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보시오. 오늘은 내가 이렇게 사라지지만, 내일은 당신들이 사라지게 될 거요. 오직 당신들 우두머리만 사회주의에 도달하게 될 테니 두고 보시오."] P.170



대의라고 생각해서 그럴수도 있다. 미래를 위해, 아이들을 위해, 그들만의 사상을 위해. 하지만 미래는 현재의 연속이다. 현재가 비참한데 장미빛 미래가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대의는 누굴 위한 걸까?

분노는 또다른 분노를 만들 뿐이다. 사람은 생각해야 된다.





줄거리 요약보다는 즉흥적으로 리뷰를 썼다. 읽는 내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생각났다. 두 작품다 풍자적이지만 <동물농장>이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다면 <코틀로반>은 무겁고 진지하며 한번에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하지만 <동물농장>에 비해 좀 더 깊이가 느껴졌다. 조지 오웰이 옆나라(?)에서 러시아를 바라봤다면, 플라토노프는 러시아의 직접적인 당사자였기 때문일까?



미래에 대한 생각없이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모습과 빈농세력이 부농세력을 추방하는 장면을 보면서 왠지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내 무덤을 파고 있는건 아닌지 잘 생각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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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4-12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이네요. <동물농장>이 우화로서 사회주의의 모습을 풍자했다면 이 작품은 좀 더 직접적으로 묘사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네요. 나중에 한 번 비교해보며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새파랑 2023-04-12 15:33   좋아요 1 | URL
그런데 동물농장은 잘 읽히는데 이책은 잘 읽히는 편이 아닙니다 ~ 계속 좀 우울합니다 ㅋ 작품속 배경도 왠지 흐린날씨일거 같고. 그런데 다 읽고나면 오! 이런 느낌을 받으실거예요~!!

페넬로페 2023-04-12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현재 저의 무덤을 파고 있지나 않은지 두려워요.
뭔가 섬뜩하다는 느낌도 받고요.
즉흥적 리뷰에 삶의 철학이 느껴집니다^^

새파랑 2023-04-12 15:34   좋아요 0 | URL
요새 책을 별로 못읽다보니 리뷰 밀리면 다른 책을 못읽을거 같아 날림(?)으로 썼습니다 ㅋ
 

어렵지만 좋았다. 다시 한번 더 읽어야겠다.




"안 돼요. 그럼 우리 아이들은 어찌하란 말이오? 다 제 키에 맞게 관을 만든 거라오. 거기 모두 표시가 되어 있소. 누가 어느 관으로 들 어갈지 말이오. 우리는 모두 각자 자기 관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살아 가고 있소. 우리에게 이제 관은 어엿한 재산이란 말이오. 우리는 동굴 에 관을 묻기 전에 그 안에 여러 번 누워보고 길을 잘 들여놓았소. - P100

"그런데 저 사람들에게 왜 관이 필요한 거예요? 죽어야 하는 자는 부르주아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 P102

"죽은 사람들은 모두 특별한 사람들이란다." - P112

"계급 전체가 다 죽는다 해도 상관없어. 나 혼자라도 이 지상에 살아남아 계급의 과업을 완수하겠네. 어차피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어떻 게 살아야 할지 모르니까. 거기 우리를 보고 있는 놈이 누구지? 어이 낯선 친구, 이리 들어와!" - P120

"보시오. 오 늘은 내가 이렇게 사라지지만, 내일은 당신들이 사라지게 될 거요. 오 직 당신들 우두머리만 사회주의에 도달하게 될 테니 두고 보시오." - P170

보셰프는 열성분자의 몸 가까이 다시 다가갔다. 사실 한때 그의 몸은 마치 온 세계의 진리와 삶의 모든 의미가 그 어느 곳도 아닌 자기 안에 자리잡고 있다는 듯이 흉포하게 행동했다. 그러나 그런 그의 몸 으로부터 지금 보셰프에게 전해진 것은 지혜의 고통과 존재의 격렬 한 흐름 속에 빠진 무의식 그리고 맹목적으로 따르는 분자의 순종뿐 이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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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독서를 거의 못해서, 4월 부터는 독서를 열심히 하고자 다짐했지만, 한번 흐름이 끊기다보니 책을 집중해서 읽는게 쉽지 않다. 어제도 회식...


그래서 일단 책이라도 사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좀 샀다. 오래간만에 오프라인 우주점에 가서 구경하다보니 책에 대한 애정이 살아남을 느꼈다. 오늘부터는 집중해서 읽고 리뷰도 열심히 써야겠다.


아직 4월이 많이 남아있어 더 구매할거 같긴 하지만 오늘까지 7권을 샀다. 간단히 소개해 보자면,



1. 인도로 가는 길 : E.M.포스터

포스터의 작품은 지금까지 세편 정도 읽었었나? 근데 다 좋았었다. <인도로 가는 길>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왠지 제목이 그렇게 땡기지 않아서 미뤄뒀었다. 그런데 이번에 우주점에 가보니 이책이 있길래 바로 픽했다. 상태도 너무 좋다. 벽돌책이어서 바로 손이 안갈거 같긴 하지만 언젠가는 읽어야겠다.



2. 핫라인 : 루이스 세풀베다

레삭매냐님이 극찬하시길래 새책으로 바로 구매했다. 세풀베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으나 지금까지 한편도 안읽어봤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다.



3. 순간을 믿어요 : 이석원

이미 읽고 리뷰도 썼다. 이 책도 꼭 베스트셀러가 됐으면 좋겠다. 한번 팬은 영원한 팬이다.



4. 코틀로반 :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귀향>을 읽고 너무 좋아서 구매한 책. 지금 읽고 있는 책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읽지는 않았지만 초반에 나온 문장들이 너무 좋다. 역시 러시아는 러시아다. 민음사 판의 제목은 <구덩이> 던데, 다른 책인 줄 알고 <구덩이>도 함께 구매했다가 급하게 취소했었다는...



5. 어떤 그림 : 존 버거

존 버거 너무 좋다. 좀 어렵긴 하지만 그냥 좋다. 그래서 한권씩 사서 모으는 중이다. 내 가방 안에서 대기중인 책



6. 여자의 빛 : 로맹 가리

로맹 가리도 엄청난 다작 작가다. 내가 꾸준히 계속 구매하는데도(15권 정도?) 아직까지도 다 모으지 못했다. 로맹 가리(혹은 에밀 아자르)의 유명한 책은 다 읽어서 아직 안읽은 책들에 손이 잘 안가긴 하지만, 이 책은 얇고 제목도 마음에 들어서 조만간 읽을듯하다.



7. 태엽감는 새 연대기 합본판 : 하루키

태엽감는 새 시리즈만 몇번을 사고, 또 몆번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출판사별로 다 읽어본거 같다. 이번에는 소장하기 위한 합본판을 사보았다.



이젠 열심히 읽고 쓰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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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4-07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이석원 사랑과 하루키 사랑은 영원하다!
태엽감는 새 연대기 합본 엄청나네요!

새파랑 2023-04-07 14:06   좋아요 1 | URL
제가 원래 한번 좋아하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ㅋ 태엽감는 새 연대기는 합본 득템해서 너무 좋습니다~!@

독서괭 2023-04-07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하루키 합본 예쁘네요~
새파랑님도 책 많이 못 읽으셨군요 ㅠㅠ 나쁜 회사야… 4월엔 많이 읽으시길 빕니다!!

새파랑 2023-04-07 14:07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도 3월에 별로 못읽은거 아니신가요? ㅋ 4월에는 함께 화이팅입니다~!!

물감 2023-04-07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는 못해도 구매는 꾸준하게! ㅋㅋㅋ

새파랑 2023-04-07 17:08   좋아요 2 | URL
독서력은 감퇴해도 구매력은 안줄어드는거 같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4-07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번 팬은 영원한 팬˝이라는 말이 새파랑님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ㅎㅎ 작가님께 엄청난 응원이 될 듯합니다^^
한 작품을 읽고 꾸준히 들어가시는 모습이 멋져요. 4월의 독서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3-04-07 17:09   좋아요 2 | URL
화가님도 4월 화이팅입니다~!! 읽는 분야만 읽다보니 제 독서 범위가 많이 좁긴 합니다 ㅋ

그레이스 2023-04-07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벽돌은 무슨 책인고? 하고 들어와봤어요^^
역시 새파랑님의 최애 작가 하루끼군요^^

새파랑 2023-04-08 09:24   좋아요 2 | URL
그래도 저는 돌고돌아 하루키인거 같아요 ^^ 저 책은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페넬로페 2023-04-07 2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은 구매하신 책은 거의 읽어 내시니 책 구매하셔도 됩니다.
4월에도 화이팅 입니다^^

새파랑 2023-04-08 09:24   좋아요 2 | URL
아닙니다 ㅜㅜ 아직 안읽은 책이 산더미에요 ㅋ 페넬로페님도 4월 화이팅입니다 ^^

러블리땡 2023-04-08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벽돌책이 시강이네요ㅎㅎ 책 꾸러미 보니까 급 뽐뿌오네요ㅎㅎ 4월은 날씨도 좋고 벚꽃도 예뻐서 책이 자꾸 손에서 미끄러지는 탓인듯 합니다(이건 제 얘기임) ㅎㅎ 새파랑님 4월 독서를 응원합니당!

새파랑 2023-04-09 12:52   좋아요 1 | URL
저도 4월 독서 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좋아서 계속 나가게 됩니다 ㅎㅎ 러블리땡님도 4월 독서 화이팅입니다~!!

서니데이 2023-04-09 2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태엽감는 새의 연대기, 실제로 보면 파란색 책이 조금 크긴 한데, 사진을 보니까 실물보다 더 크게 느껴지네요.
새파랑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일교차 큰 날씨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3-04-10 15:14   좋아요 1 | URL
태엽감는새가 단권으로 4권짜여서 분량이 좀 되는거 같아요 ^^ 요즘 날씨는 좋은데 그늘로 가며ㆍ 춥긴 하더라구요. 밤에도 춥고 ㅋ 즐거운 한주 시작을 응원합니다~!!

레삭매냐 2023-04-10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이스 세풀베다, 넘나 좋습니다.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은
유일하게 읽은 작가의 책이지
싶습니다.

새파랑 2023-04-11 07:26   좋아요 1 | URL
오늘은 세풀베다의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기대가 됩니다~!!

2023-04-10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1 0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읽어야겠다.






하지만 공기는 텅 비었고 나무들은 잎사귀 속에 더위를 감춘 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또 인기척 없는 길 위로는 먼지가 소복이 내 려앉아 한껏 지루함을 자아냈다. 자연은 그렇게 너무나도 고요했다. 보셰프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했다. - P7

보셰프는 맥줏집으로 걸어가다가 사람들의 솔직하고 진실한 목소리가 들려오기에 그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거기 있던 사람들은 자기 불 행을 잊는 데만 열중할 뿐이었고 그들에게서 자제력 같은 것은 찾아 보기 힘들었으며, 보셰프는 그런 사람들 속에서 한결 마음이 편했다. - P8

"개도 답답할 테지. 나처럼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살고 있으니까" - P10

온세상은 아무런 의문 없이 오로지 존재하는 것 자체에만 몰두해 있었고, 보셰프만이 거기서 떨어져나와 침묵하고 있었다. - P12

"집을 올리는 사람 자신은 스스로 무너져가고 있어. 그럼 누가 그 집에 살지?" - P19

프루솁스키는 아직 멀리 떨어져 있는 죽음에 이를 때까지 그가 반 드시 살아 있어야 될 만큼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 지 않았다. 그에게는 희망 대신 인내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수많은 밤이 연달아 흐르고, 숲이 지고 피어났다가 다시 지고 난 뒤, 만나고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 너머 그 언젠가 그의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그 러면 그는 침대에누워 얼굴을 벽 쪽으로 돌리고 미처 울지도 못하고 숨이 끊어질 것이다. 그의 누이만이 세상에 남겨지겠지만 그녀는 아 이를 낳을 것이고, 결국 아이를 아끼는 마음이 죽어 허물어진 오빠에 대한 슬픔보다 더 커질 것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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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04-07 09:28   좋아요 0 | URL
어제도 회식을 해어 책을 못읽었네요 ㅜㅜ
제가 한번 고민해보고 선물을 준비해보겠습니다~!!
 

N23015

언니네 이발관과 이석원 작가님을 좋아한다. 북플에서 자주 썼었는데, 특히 언니네 이발관을 너무 많이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 언니네 이발관이 처음 데뷔앨범을 냈을 때부터 좋아했다.


2집은 더 좋았다. ‘유리‘랑 ‘어제만난 슈팅스타‘는 아직도 자주 듣는다. 그리고 ‘너의 비밀의 화원‘은 힘들때마다 찾아 듣는다.


3집도 좋았다. ‘헤븐‘의 키보드, 힘들었던 2002년을 떠오르게 하는 ‘2002년의 시간들‘ 너무나 아련한 ‘언젠가 이발관‘ 까지 명곡들이 다수 실려 있다.


5집인 ‘가장 보통의 존재‘는 뭐 공인된 명반이니 생략하기로 하고...


마지막 앨범인 6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반이다. 가장 힘든 시절에 들어서 그런지, 나에게는 5집 보다도 6집이 더 좋았다. 6집만 들으면 힘들었던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면 4집은...사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2집에도 실려있지만 4집에도 실려있는 곡인 ‘꿈의 팝송‘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이지만, 다른 곡들은 그렇게 손이 잘 안가더라. 그 4집 앨범의 타이틀이 바로 이번에 이석원 작가님이 낸 책과 같은 제목인 <순간을 믿어요> 다.


이번에 이석원 작가님이 하필 신간의 제목을 <순간을 믿어요>로 하다니 나에게 있어서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인걸까?


이 책을 읽다보면 이석원 작가님의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띠지에도 그렇게 쓰여있고, 일단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성이 아주 비슷하다. 그래서 읽는 재미는 확실하다. 이석원 작가님 특유의 문체와 특이한 내용, 다음 페이지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구성까지 여전히 좋다.


하지만...전반적인 내용이 너무 따듯하고 착해서(?) 그런지 내 취향은 아니었다. 나는 좀 다크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막 강추는 못하겠지만, 이석원 작가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국 문학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글 중간중간에 있는 작가님 특유의 문장은 너무 와닿았다.

˝평생을 지고 또 지고 지겹게 져서
이제는 오직 자기 자신과의 승부밖엔
남지 않은 어느 보통 사람의 이야기.˝

˝사랑이란 둘이 비슷하게 시작할 수는 있어도
동시에 끝낼 수는 없는 법.
그게 이 행위의 문제라면 가장 큰 문제다.˝

˝예민한 사람의 머릿속은 좀처럼
마음의 평화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 쓸 거리를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갑자기 찾아온 만큼
또 불쑥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까 봐.˝




이 책에 실린 이야기가 실제인지, 실제를 가미한 허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끝이 해피엔딩이기를 바래본다.


ps. 작품의 중간에 알라딘을 까는(?) 문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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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04-03 2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니네이발관 인생의 별이랑 나를 잊었나요 좋아해요ㅎㅎㅎ그런데 이상하게 이석원 글은 안 좋아해요 노래가 더 좋음 밴드 왜 그만뒀어 하고요…ㅋㅋ새파랑님 찐팬심 알라딘 이웃 중에 모르는 사람 없을 것 같아요 ㅋㅋㅋ알라딘 까는 문장 궁금한데 옮겨주시지ㅋㅋㅋ(제목에 밤 들어가는 책 표지에 진짜로 먹는 밤 그려놓고 싶어했다는 거 보고 아…난 이석원 못 읽어 새파랑님은 못 잃지만 난 못 읽어…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04-03 22:30   좋아요 2 | URL
인생의 별이랑 나를 잊었나요도 너무좋죠~! 제 마음은 브로콜리 보다는 이발관이 조금더~!! 이발관 해체할때 너무 슬펐습니다 ㅋ

열반인님 덕분에 다시 책을 찾아보니

˝사람들은 넷플릭스 등 더 많은 재미있는 것들을 보느라 그런지 안 그래도 외면하던 책을 더욱 보지 않았고, 그나마 남은 독자들도 기업화된 중고 서점들이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었다. 중고 책은 백만 권이 팔려도 작가와 출판사에 겐 단 일 원도 돌아가지 않는다.˝ 요렇게 써있더라구요. 이거 알라딘 말하는거 아닌가요? ㅋ

반유행열반인 2023-04-03 22:55   좋아요 1 | URL
아 이거 저 같이 중고책 좋아하는 그지 독자 까는 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나랑 이석원 안 맞네!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3-04-03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석원 작가는 잘 몰라요.
함 찾아봐야겠네요.
알라딘에 대한 얘기 궁금해요.^^;;

새파랑 2023-04-03 22:33   좋아요 2 | URL
위에 댓글로 썼는데 알라딘 말하는거 같았습니다 ㅋ 아닐수도 있지만~!! 이석원작가님 그래도 인기 많은 작가님이십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보통의 존재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음악도 엄청 좋아요 ^^

은하수 2023-04-03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래도 책도 모두 너무 좋아합니다.~~
너무 반갑네요^^

새파랑 2023-04-04 06:42   좋아요 2 | URL
은하수님도 좋아하시는군요~!! 반갑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계속 읽을수 있다는건 기쁜일인거 같아요 ^^

거리의화가 2023-04-04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6집을 가장 좋아해요. 언니네 이발관 음반들을 모두 들은 것은 아니지만^^; 6집 들을 때 뭣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ㅎㅎㅎ
이제는 가수가 아니라 작가로 자리잡으신 것 같아 추억이 되었네요. 저는 아직 책으로는 접해보질 못했어요. 새파랑님은 진정한 팬이 맞으신듯!^^

새파랑 2023-04-04 19:44   좋아요 1 | URL
역시 거리의 화가님 음잘알 이시군요~~!! 6집 너무 좋습니다. 특히 비올때 들으면 딱 좋은거 같아요. 책도 꼭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레삭매냐 2023-04-04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오래 전에 한참 음악
들을 적에 시디로 구한 기억
이 납니다.

또 요상한 이름의 밴드도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
네요. 언니네 이발관하고
결을 같이 하는 그런 밴드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물감 2023-04-04 12:07   좋아요 3 | URL
혹시 스웨덴 세탁소 말씀은 아니실지...

새파랑 2023-04-04 19:45   좋아요 0 | URL
델리 스파이스가 그때 활동하긴 했었는데 그 팀 아닐까요? ㅋ

그시절 인디음악이 참 좋았습니다 ^^

페넬로페 2023-04-05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까는 얘기 궁금해요.
언니네 이발관과 이석원 작가 둘 다 잘 모르는데 음악 듣고 책도 읽어야 할 듯요^^

새파랑 2023-04-05 07:33   좋아요 1 | URL
맨위에 댓글로 남겼습니다 ^^
전 책보다는 음악이 더 좋더라구요~!! 비오는날은 6집이 딱 입니다 ㅋ

han22598 2023-04-05 0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네 이발관..추억 돋네요.
언니네는 인디인데 너무 알려지면서 전 시들해졌어요. ㅋㅋ
희한하게 유명해지면 전 시큰둥해지더라고요 ㅎ

새파랑 2023-04-05 07:35   좋아요 0 | URL
제 주위에는 언니네 이발관 듣는 사람이 없었어서 유명한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마지막 6집 앨범 추천합니다 ㅋ 완전 좋아요 ^^

희선 2023-04-06 0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니네 이발관 <순간을 믿어요>를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그전에 조금 알았지만, 마침 그때 4집이 나와서... 5집은 못 듣고 마지막 6집은 들었군요 몇 번 못 들었어요 저는 예전에 소설 봤군요 《실내 인간》... 다른 책을 못 봤어요 다른 건 산문이면서 소설 같다고 한 말은 봤어요 이것도 그럴 것 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3-04-06 06:49   좋아요 1 | URL
희선님은 4집부터 들으셨군요 ㅋ 이 책도 소설같은 산문 맞습니다~!! <실내인간> 보다는 다른 책들이 더 좋았던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