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하고는 약간 안맞지만 이석원이어서 좋았다~!!

문자는 억양을 전달할 수 없어서 위험하고
전화는 표정을 보여 줄 수 없어서 위험하고
만나서 하는 건 그 모든 걸 숨길 수 없어서 위험하다면
어떤 오해나 불필요한 마찰 없이
타인에게
나의 민감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전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평생을
지고 또 지고 지겹게 져서
이제는
오직
자기 자신과의 승부밖엔
남지 않은
어느 보통 사람의 이야기.

우리의 불행은 늘 이상하리만치 상대적이다.

행복도 마찬가지라면 그건 너무 비극 아닐까.

가끔 어떤 날은
알고는 못 떠났을 먼 길처럼
긴 하루가
있다.

언제나 강렬한 끌림이 있었고 그만큼의 강렬한 고통과 사연과 갈등이 있었다. 싸우고 헤어지고 때로는 서로 를 할퀴고 도망가고 쫓아가고 지지고 볶고 울고 편지 쓰고 엎드려 빌고 앓아눕고 원망하고……. 그러다 보 면 지치고 지쳐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가 없어져 버리 는 느낌이 들 때쯤에야 비로소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 어 저 멀리 작고 희미하게나마 탈출구가 보이곤 했던 것이다. 마치 무너진 터널에 한 몇 달 갇혀 있던 사람 처럼 말이다.
그리고 남는 것은 미화된 과거의 그 힘들었던 기억들 뿐………… - P141

사랑이란
둘이 비슷하게 시작할 수는 있어도
동시에 끝낼 수는 없는 법.
그게 이 행위의 문제라면 가장 큰 문제다.

나는 내 머리가 나쁘다는 사실이 가끔은
식은땀이 날 만큼 무섭다.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할 때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본인의 머리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본인이 잘 알고 있다는 점인데
세상은 이런 식의 자각을
‘자기 객관화‘라고 부르더라.

언제나 똑같다. 내가 누굴 자꾸 생각하게 되면 피해 갈 수 없는 두려움은, 지금 느끼는 이 모든 순간의 소멸이 다. 이, 오로지 타인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온도와 안 정감은 아주 일시적일 뿐일 거라는 것. 그래서 그 사실 을 잠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처럼 자꾸 되뇌게 된다는 것. - P214

그것이 바로 사랑과 두려움이 동의어인 한 사람의 고 민이자 곧 우리 관계의 시작이었다.
두려워지기 시작했다는 건 누군가 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그렇다는 건 언젠간 종료에 이를 타이머가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 문에,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은 상관없어져 버리고 말았 다고 할까. - P216

예민한 사람의 머릿속은 좀처럼
마음의 평화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 쓸 거리를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갑자기 찾아온 만큼
또 불쑥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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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트레버 - 그 시절의 연인들 외 2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5
윌리엄 트레버 지음, 이선혜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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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14

윌리엄 트레버가 쓴 23편의 단편들이 실린 모음집. 거의 한달동안 이 책 한권만 읽었다. 어떻게 모든 단편들이 다 좋을수가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나에게 있어서 단편하면 윌리엄 트레버다.



(책 뒷표지에 써있는 소개글)

˝트레버는 단편소설을 “누군가의 삶 혹은 인간관계를 슬쩍 들여다보는 눈 길˝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단편이 지닌 힘은 그 안에 무언가를 담는 것 못지않게 덜어내는 데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장편소설이 무의미한 순간들로 채워지다시피 한 우리의 삶을 본뜬 것이라면 단편소설은 모든 군더더기를 떼어 낸 뒤에 남는 뼈대와 같다고 설명한다. 트레버가 노련한 손 놀림으로 군더더기를 발라낸 자리에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 남는다.˝


Ps. 그동안 바빠서 책을 거의 못읽었는데, 4월부터는 다시 독서생활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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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3-29 2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웰컴백입니다~!!

새파랑 2023-03-29 23:38   좋아요 4 | URL
열심히 책 읽으려고 책도 사습니다~!!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3-03-30 0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웰컴 새파랑님!
반가워요~~
윌리엄 트레버로 시작하셨군요^^

새파랑 2023-03-30 06:22   좋아요 2 | URL
시간날때마다 트레버 단편을 한편씩 읽었어요 ㅋ 벽돌책이어서 읽는데 오래걸리더라구요 ^^

희선 2023-03-30 0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삼월 이틀 남았네요 삼월이 가기 전에 다 봤군요 다 좋다니 윌리엄 트레버가 좋아할 말이네요


희선

새파랑 2023-03-30 06:24   좋아요 2 | URL
국내 출판된 윌리엄 트레버의 책은 다읽었네요 ㅋ 다른 작품들도 번역되면 좋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3-30 0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가 넘넘 반갑습니다^^ 국내 출간된 윌리엄 트레버 책들을 모조리 섭렵하시다니... 새파랑님을 위해서라도 다른 작품들도 번역되길 소망해야겠어요ㅋ 4월에 즐독하시길!

새파랑 2023-03-31 12:09   좋아요 0 | URL
리뷰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 내일부터는 독서 열심히하겠습니다~!!

얄라알라 2023-03-31 0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마 새파랑님께서 아무리 바쁘신들 책을 못 읽으셨겠어요
쉼 없이 꾸준히 읽으시는 새파랑님^^ 4월 페이퍼들 기대하겠습니다

새파랑 2023-03-31 12:10   좋아요 0 | URL
정말 이책 딱 한권 읽었습니다 ㅋ 4월부터는 북플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파이버 2023-04-02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3편의 소설이라면 거의 하루에 한 편 씩 읽으신 셈이네요~ 3월은 늘 정신 없이 지나가는 달인 것 같습니다. 예쁜 벚꽃과 함께 여유 있는 4월 되시길 바랍니다.

새파랑 2023-04-03 19:23   좋아요 1 | URL
파이버님 감사합니다~!! 파이버님도 즐거운 4월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coolcat329 2023-04-04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23편의 이야기가 다 좋았어요.
저의 최애는 로맨스 무도장이에요.

새파랑님 글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새파랑 2023-04-05 10:34   좋아요 0 | URL
역시 책잘알 쿨캣님~!! 단편들이 어찌 하나같이 다 좋던지요 ㅋ

오늘부터는 독서모드 진짜 할겁니다 ㅋ
 

거의 한달을 걸쳐 읽은 책. 트레버의 단편은 정말 감탄이다.


내게 덤으로 주어진 시간 속에서 나는 흑단 상자에 담아 두었던 얼룩진 그림들을 꺼내 본다. 나는 산피에트로의 안개 나무를 그린 습작들을 보면서 내게 재능이 없었음을 깨닫는다. 안개 나무의 그 특별한 나뭇잎이 지닌 포착하기 어려운 특징을 그림에 담으려고 그토록 열심히 애썼다니, 이제야 그 노력이 어리석게만 느껴진다 - P574

어둠 속에서 그들은 삼촌의 돈을 향한 자신들의 욕심이 자신들의 복종을 원하는 삼촌의 욕심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욕심은 삼인조가 되어 버린 세 사람의 관계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 들었다. 두 사람은 그들을 학대하는 것이 삼촌의 삶에 남은 마지막 즐거움인 것처럼, 돈이 그리고 돈이 약속하는 자유가 그들의 삶을 환히 밝히는 별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불 밑에서 서로에게 몸을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좀처럼 깨닫지 못한 채 삼촌의 빈정 대는 작은 웃음소리를 들었다. 잠들기 전에도, 그리고 꿈속에서도. - P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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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외 문학의 세계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최병근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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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13

"날 영원히 기억한다고요? 그러실 필요없어요. 어차피 잊게 될 테니까요. 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그러니 그냥 저를 잊어주세요."


요새 책을 거의 못 읽었다. 일도 좀 바빴지만 눈이 많이 피로해서 그랬다. 모니터를 계속 보는 일을 해서 그런가? 책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집에 오면 일단 눈을 감고 있으려고 했다. 확실히 눈을 감고 있으면 눈이 편해지더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눈이 핵심인데... 그래서 눈 영양제도 먹고 있다 ㅋ 이게 다 2월에 책을 적게 읽은 내 핑계일 뿐이다.



시간도 없고 눈이 아픈 와중에도 아주 좋은 책을 만났다. 바로 러시아 작가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귀향>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책에는 표제작을 포함한 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어쩜 이렇게 5편 모두 좋은지. 단편만다 아련함이 느껴졌다. 다시 러시아 문학(러시아 말고...)에 대한 애정이 불타올랐다. 가장 좋았던 두편의 단편을 소개해 본다.



<귀향>

대학교 1학년때 나온 김동률의 <귀향>이란 노래를 아주 좋아했었다. 그 이후로 나에게 귀향이라는 단어는 애뜻함이였다. 20년이 지난 후 만난 플라토노프의 <귀향> 역시 애뜻함 그 자체가 되었다.


오랜 전쟁 기간동안 군생활을 했던 이바노프는 제대 명령을 받고 군대를 떠난다. 하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젠 이곳이 익숙해서 였을까? 그리고 고향으로 가기위한 기차역에서 미샤라는, 역시 군대에서 보조요리사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가는 여인을 만난다.

[그들을 감싸고 있는 가을의 풍경은 음울하고 슬퍼 보였다. 이 순간 마샤와 이바노프를 집으로 실어 갈 기차는 어딘지 알 수 없는 잿빛 공간을 달리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사람에게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은 역시 사람의 마음밖에 없다.] P.9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낀 이바노프는 고향으로 가는 대신 미샤의 목적지에서 내린다. 왜인지 모르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혼자인 미샤 역시 이바노프와 함께 있는게 나쁘지 않았지만 둘은 함께 할 수 없었다. 이틀 후 이바노프는 고향으로 떠난다.

[이바노프는 철도 사령부에 체류 신고를 마치고 마샤와 함께 이 도시에 머물렀다. 사실 그는 4년째 보지 못한 아내와 두 자식이 기 다리고 있는 집으로 하루 빨리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이바노프는 가족과의 설렘과 기쁨의 재회를 뒤로 미루고 있다. 그는 스스로도 자신이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자유의 시간을 좀더갖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P.11



집에 도착한 이바노프는 모든게 낯설기만하다. 첫째 아들은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고, 딸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아내 역시 무언가를 숨기는 듯 하며 편하지가 않다. 내가 변한걸까, 가족이 변한걸까? 그의 몸은 귀향했지만, 마음은 아직까지 귀향하지 못했다.

[한편 이바노프에게 고향집은 여전히 이상하고 낯설었다. 아내는 피로에 지친 얼굴이었지만, 예전의 모습 그대로 어여쁘고 다소곳했 다. 당연히 그래야 하듯 많이 자라긴 했지만, 아이들도 자신에게서 태어난 그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왠지 이바노프는 귀향의 기쁨을 만끽할 수 없었다. 가족들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던 것인가.] P.21



언제쯤 나의 귀향은 끝나는 걸까?

[모든 사랑은 무언가에 대한 필요와 외로움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런 부족함도 느끼지 못하고 외로워하지도 않는다면 결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P.43





결론은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한데, 이바노프의 내적 갈등과 치유의 과정이 잘 그려진 작품이었다. 왜 사람은 떠나고 싶은 곳(군대) 인데도 그곳에 익숙해지면 그곳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그리워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오랜 시간 후에 내가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도 잘 적응하고, 그래서 과거의 아픔을 지워나갈 수 있을것이다, 어딘가엔가 돌아갈 곳만 있다면.






<포투단강>

이 작품 역시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귀향하는 니키타에 대한 이야기이다. 포투단강을 따라 집으로 가는 니키타는 이제 이십대 초반일 뿐이었다. 어린나이에 전쟁이라는 참상을 경험한 그의 마음에는 공허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고향에는 이제 나이든 아버지만이 남아있었고, 고향에서 그는 어린시절 잠시 알고 지냈던 류바라는 여자와 재회한다. 나름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던 류바였지만, 이제 그녀의 주변에 남은 가족은 없었고, 그녀는 혼자서 굶주림을 버티면서 힘겹게 살아간다. 그런 그녀에게 니키타는 연민을 느낀다.

[니키타는 나무가 제대로 타고 있는지 지켜보다 가끔 류바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주 어쩌다 한 번씩 류바를 쳐다본 다음 다시 불길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니키타는 류바가 자 신의 시선을 싫증낼까 두려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니키타 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다는 것이 아쉬웠다.] P.95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여 니키타는 목공일을 하고 류바는 의사가 된다. 그리고 두사람은 서로를 의지하게 되고 결국 결혼한다. 하지만 결혼이 두 사람의 행복을 불러오진 못한다. 그들은 함께 있음에도 거리를 느끼게 되고 말하지 못할 눈물을 몰래 흘린다. 전쟁의 후유증 때문이었을까,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었던, 더이상 그녀를 위로할 수 없었던 니키타는 결국 집을 나간다. 그리고 방랑을 시작한다.

[한번은 니키타가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함께 살지 아니면 따로 살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녀는 봄까지는 행복을 느낄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가능한 한 빨리 과학원의 의학 공부를 마쳐야 하고 그 다음은 그때 가봐야 알게 될 거라고 했다. 니키타는 이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고 류바 때문에 지금 그가 느끼는 행 복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 사실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확신이 없었다.] P.99



아직 포투단강은 얼어있었고, 아직 봄은 오질 않았다. 봄이 오면 돌아갈수 있을까? 그때까지 류바는 니키타를 기다리고 있을까? 봄이 오면 아픔을 극복할 수 있을까?

["곧 나을 거예요. 사람들이 죽는 건 혼자서 아프기 때문이죠. 누 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하지만 지금 당신 곁에는 내가 있잖아요."] P.103




<포투단강>의 경우 왜 니키타가 집을 나갔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중이다. 해설을 보면 답(?)이 써있긴 한데 그게 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꼭 아픔의 이유를 알아야만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




러시아 단편 하면 체호프랑 이반 부닌만 떠올렸는데, 여기에 플라토노프도 추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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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3-03-01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건 사람의 마음 밖에 없다. 정곡을 찌르는 감동이네요. 예전에 읽었던 포투단 강 인용문을 보니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러시아 문학 고프네요.ㅋㅎ
3월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새파랑님. ^^

새파랑 2023-03-01 11:16   좋아요 1 | URL
이미 읽으셨군요. 역시~!!
모나리지님도 즐거운 3월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청아 2023-03-01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동률<귀향>저 아직도 아주 좋아합니다ㅋ 떠나고 싶으면서 떠나기 싫고 또 떠나고 싶고 그런 종잡을 수 없는 심리가 사람에겐 늘 있는것 같아요. ^^

새파랑 2023-03-01 18:47   좋아요 1 | URL
요새 일이 많아서 저는

떠나고 싶습니다 ㅋ 전 역마살이 있는거 같아요 ^^

바람돌이 2023-03-01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기억 기억.... 세상에 좋은 작가는 다 새파랑님이 소개해주시는듯요. ^^

새파랑 2023-03-01 18:47   좋아요 1 | URL
요책 좋습니다. 실망하시지 않을거에요. 잘 기억해주세요~!!

페넬로페 2023-03-01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부터 저도 눈이 약해지면서 눈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눈영양제를 꼭 챙겨먹는데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새파랑님!
눈 건강 유의하시고요,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새파랑님 덕분에 또 좋은 작품을 알게 되었어요^^

새파랑 2023-03-04 23:29   좋아요 1 | URL
눈이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ㅋ 요즘은 헨폰도 잘 안하고 있습니다 ㅡㅡ 그래서 그런지 좀 괜찮아지는거 같아요 ㅋ

희선 2023-03-02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이 안 좋을 때는 자주 쉬는 게 좋지요 천천히라도 새파랑 님이 좋아하게 된 소설을 만나서 기뻤겠네요 사람은 가까이 있다 멀리 떨어지면 마음도 좀 멀어지겠지요 식구는 다시 함께 살면 나아질지... 이 소설에서는 나아졌다니 다행이네요


희선

새파랑 2023-03-04 23:30   좋아요 0 | URL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왠지 조금씩 멀어지는거 같아요. 그러다 다시 함께 하면 가까워지는거 같아도 예전같지는 않고.. 뮈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요 ^^

그레이스 2023-03-03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동률 귀향 좋아하는 일인 추가요^^
이 책도 장바구니에 추가요~^^

새파랑 2023-03-04 23:31   좋아요 1 | URL
역시 책잘알 음잘알 그레이스님! 그레이스님 취향에 맞을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3-03-07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플라토노프, 검색해 보겠습니당~~

새파랑 2023-03-08 20:29   좋아요 0 | URL
좋습니다~! 성수기 끝나면 전작할겁니다~!!

coolcat329 2023-03-08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플라토로프 책도 꼭 읽어보고 싶어요. 코틀로반 먼저 읽어보고 이 책도 기억할게요~

새파랑님 건강이 젤 중요하니 맘 편히 하시고 휴식의 시간 가지시길요~

새파랑 2023-03-08 20:30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역시 중요한건 건강! 쿨캣님도 항상 건강 잘 챙기세요 ^^

물감 2023-03-17 0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살아계시죠? ㅋㅋㅋ

새파랑 2023-03-18 11:20   좋아요 2 | URL
안부를 물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새 뭐 하는게 있어서 북플이랑 책을 아예 못하고 있네요 ㅜㅜ 다다음주부터 잘 하겠습니다~!!

scott 2023-03-17 1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어디선가100권 책탑 쌓아 놓고 계실것 같응 ㅋㅋㅋ

새파랑 2023-03-18 11:21   좋아요 2 | URL
이번달에 책 1권도 못읽고 있습니다 ㅜㅜ 담달부터는 몰아서 보겠습니다~!!

희선 2023-03-27 0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어느새 삼월 마지막 주예요 주말부터 사월 시작이군요 이번 한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3년 삼월 얼마 남지 않았다니... 새파랑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새파랑 2023-03-27 08:46   좋아요 1 | URL
오늘부터 다시 독서모드로 들어가겠습니다~!!
 

진작 읽었지만 이제서야 옮긴다.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너무 좋았던 작품.








니키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이제 아버지보다 머리 하나 반 정도는 더 컸다. 노인은 아들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 그냥 말없이 서 있었다. 니키타는 아버지의 머리를 끌어당 겨 가슴에 안았다. 노인은 아들의 몸에 기대어 이제 자신에게 휴식 의 시간이 찾아왔다는 듯 깊은 안도의 숨을 몰아쉬었다. - P86

류바는 방을 하나만 쓰고 있었다. 니키타는 심장이 멎는 듯 긴장 하며 방안을 둘러봤다. 예전에 이 방에서 그는 류바와 피아노, 화려 한 가구들을 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피아노도 화려한 장식의 가구 도 없었다. 대신 소파 두 개와 책상, 침대 하나만 남아 있었다. 어린 시절처럼 신기하지도 흥미를 끌지도 않았다. 색 바랜 벽지는 군데 군데 떨어져나갔고 마루도 다 닳아버렸다. 타일로 장식을 한 커다 란 페치카 옆에는 나뭇조각 한 줌으로 주변이나 겨우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작은 철제 난로가 놓여 있었다. - P91

당시 모든 지방에는 종합대학교와과학원이 있었는데, 사 람들이 가능한 한 빨리 고등교육을 받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삶 에 대한 무지도 가난과 배고픔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괴롭혔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심각한 일인지 아니면 무의미한 일인지 알아야 했다. - P92

니키타는 나무가 제대로 타고 있는지 지켜보다 가끔 류바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주 어쩌다 한 번씩 류바를 쳐다본 다음 다시 불길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니키타는 류바가 자 신의 시선을 싫증낼까 두려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니키타 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다는 것이 아쉬웠다 - P95

한번은 니키타가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함께 살지 아니면 따로 살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녀는 봄까지는 행복을 느낄 여 력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가능한 한 빨리 과학원의 의학 공 부를 마쳐야 하고 그 다음은 그때 가봐야 알게 될 거라고 했다. 니키 타는 이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고 류바 때문에 지금 그가 느끼는 행 복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 사실 이보다 더큰 행복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확신이 없었다. - P99

"곧 나을 거예요. 사람들이 죽는 건 혼자서 아프기 때문이죠. 누 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하지만 지금 당신 곁에는 내가 있잖아요." - P103

"제 집인 양 뻗고 누웠구먼. 이모 집이 부자니, 먹여주고 입혀주 고 지참금 챙겨 시집도 보내줄 거라 믿는 모양이지! 맨발에다 치마 한 벌, 배고프고 지저분한 불쌍한 고아의 몸이니, 선물인 양 받아들 이라고! 이모와 이모부야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은 몸, 우리가 죽고 나면 자기가 이 집의 주인이 돼 우리가 뼈빠지게 모은 재산을 날름 해치워버릴 작정이지! 젠장, 어디 귀신이라도 있으면 데려가지 않 고! 내 물건을 털끝 하나 건드리게 놔둘 줄 알고! 밥은 목구멍으로 제대로 넘어가나 보자! 그 양반은 찬바람 맞아가며 추위 속에 하루 종일 일하느라 바쁘고, 난 아침부터 밤까지 자리에 한번 앉지도 못 하고 이러 저리 뛰어다니는데 너란 애는 이렇게 모든 것이 갖춰진 곳에 몸만 달랑 와서,자길좀사랑해주고 키워달라고? 올가! 지금 이 몇신데 아직도 자고 있니!" 타치야나 바실리예브나가 갑자기 큰 소리로 올가를 불렀다. "힘들어 죽기라도 할 것 같냐? 빨리 일어나 지 못해! 너 때문에 내가 아무것도 못 하겠어!" - P137

나중에야 나는 이 슬픔의 의미와 그가 우리들에게 늘 무심한 이 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기관차를 이해하는 데 자신이 누구보다도 탁월하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자신의 재능을 누군가가 배울 수 있 다고는 믿지 않았다. 운행 중 참새와 전방의 통과 신호를 한눈에 알 아보고, 선로의 상태와 열차의 중량, 기관차의 출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자신의 이런 재능을 말이다. 말체프는 물론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자신의 이러한 능력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지만, 우리가 자기보다 더기관차를사랑하고, 자기보다 운전을 더 잘할 수 있다고는 믿지 않았다. 그런 까닭인지 말체프는 우리와 함께 있 으면 늘 우울해했다. 그는 자신의 재능 때문에 쓸쓸해했고, 이를 어 떻게 표현해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 P166

"맹인이어도 자유로운 것과 두 눈 은 멀쩡하지만 아무 죄도 없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가운데 어느게 더낫죠?" - P179

"한 사람의 무죄를 그의 불행을 통해서 증명하게 될 줄은 몰랐습 니다." 예심판사가 말했다. "그로서는 너무도 값비싼 대가를 치르 는 겁니다." - P179

"그렇다고 너무 상심하지는 마십시오. 이번 일을 보면,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도 있는데, 당신은 그것을 외부에서만 찾았던 거죠. 그래도 당신은 잘못을 인정하고, 말체 프 씨에게도 잘 대해주셨습니다. 그런 당신을 존경합니다." - P180

나는 그를 마치 나의 친아들인 양 혼자 내버려둘 수 없었다. 우 리의 아름답지만 광포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순식간에 우리의 삶 을 파괴할 수도 있는 그 통제할 수 없는 힘으로부터 그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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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2-28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쁘셔서 한번에 이어서 쓰신건가요. 글씨가 비슷해보이는데요.^^;
그러고보니, 저도 2월 밀린 것들이 많네요.
새파랑님, 내일부터 3월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3월 되세요.
편안한 삼일절 휴일 보내세요.^^

새파랑 2023-03-01 08:18   좋아요 1 | URL
요새 좀 바쁘고 눈이 안좋아서 책을 잘 못읽고 있네요 ㅜㅜ 4월부터는 안밀리고 써보겠습니다~!!

서니데이 2023-03-01 08:47   좋아요 1 | URL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몰랐어요.
책보다 눈이 먼저예요. 회복전까지는 많이 쉬셔야겠어요. 휴일 잘 보내시고 좋은 한 달 되세요.^^

페크pek0501 2023-03-0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인이어도 자유로운 것과 두 눈 은 멀쩡하지만 아무 죄도 없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가운데 어느게 더낫죠?˝ - P179
한참 생각해도 못 고르겠습니다.ㅋㅋ어려운 문제입니다.

새파랑 2023-03-08 20:32   좋아요 0 | URL
전 그냥 감옥을 고르겠습니다. 눈이 안보이는건 못할거 같아요 ㅜㅜ 책은 보여주겠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