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학과 선택법 - 탐색의 달인 시리즈 진로탐색
강성국 지음 / 케이펍(KPub)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엄마, 저 어떤 과에 가면 좋을까요?"
"그런 거 생각할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봐.
점수만 높아 봐라. 어디든 못 가겠니?"
(사실 엄마도 네가 어떤 학과에 가야 좋을지 모른단다.)

"아빠, 요즘 청년 실업이 심각하대요."
"성적이나 올리고 얘기해. 좋은 대학 나오면
여기저기서 어서 옵쇼~ 할테니."
(실은 아빠도 네가 어떤 일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구나.)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학과 선택법> 28p.


 

이 책을 고른 이유.

고3이 되는 조카가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까이 지내는 선배 언니의 딸이다. 그동안 언니가 딸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최근 딸이 학원도 빼먹고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평소에 안하던 행동을 한다고 걱정하는 소리를 자주 한다. 방학 전에는 야간자율학습도 몇 번이나 빼먹어서 결국 담임선생님과도 상담을 한 모양인데 갑작스러운 딸의 방황에 언니까지도 어쩔줄 모르는 모습이 딱할 정도였다. 딸과 대화를 해보고 나서 나름대로 언니가 내린 결론은, 딸이 딱히 '하고싶은 일'이 없다는 게 문제인것 같다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결론이다.
 
'고3'이라는 신분은 말만 들어도 왠지 중압감이 느껴진다. 
왜 그래야하는 걸까? 열아홉살, 그 찬란한 시간에 어찌된 그림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힘과 열정을 다해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시간으로도 부족한데 '뭘 해야 좋을지 몰라서' 방황해야하는 현실이라니... 참 갑갑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책에서 기대한 것과 그 결과

이런 방황을 잠재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책을 고른 것은 아니다. 다만, 선배언니의 딸이, 동,서,남,북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채 아무 버스나 오는대로 잡아탔다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는 일은 막고 싶었다.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행선지, 출발시간, 요금이 쫙 표시된 안내판 앞에 서는 기분으로 책을 골랐다.

책 내용은 기대 이상이다.(기대를 너무 낮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하도 듣도보도 못했던 학과 이름이 많길래, 그냥 전국에 개설된 학과이름이나 빠뜨리지 않고 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되니까 말이다. 지금 현재 열려있는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나와 가장 코드가 맞는 학과를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 것이다.

책에서 학과 이름을 다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단순한 열거가 아니라, 계열별로 찾아보기 쉽게 정리되었고, 또한 여러 직업과 연결하여 학과와 적성, 취업 진로까지 따져볼 수 있는 구성이 특히 맘에 든다. 학과를 선택할때 부모나 선생님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도 제시한다.

   
  마치 공부만 잘하면, 성적만 높으면 세상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학부모들이 아직도 참 많다. 물론 어느 과에 가려고 하든,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든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나 좋은 성적은 적합한 진로를 찾을 때 필요한 도구이지 결코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진로 지도 전문가들은 자녀의 진로 지도에 막막해하는 학부모에게 입을 모아 조언한다. 자녀의 특성을 부모의 시각이나 사회의 기준으로먼 규정짓거나, 성적이라는 틀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고. 진로 지도는 자녀를 '지금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격려해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걱정은 많이 하는데 정작 그 고민의 중심에는 자녀, 그러니까 부모가 기대하는 것이 아닌 자녀가 정말 좋아하는 것과 자녀의 생각이 빠져 있다.
그렇다면 수험생은 어떻게 자신의 학과를 선택해야 할까? 바로 적성과 흥미를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너무 흔히 드는 말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이것이 전공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요소다. 먼저,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이 과정에서 부모는 누구보다도 훌륭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성장과정 전체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해 왔기 때문에 서로 협력할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현재 많은 학교에서 실시 중인 진로 적성 검사나 인성 검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검사를 받지 못했다면 노동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워크넷 사이트 등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아보자.(p.44 탐색하기01 참조) 유료로 심층 검사를 실시하는 곳도 여러 곳이니 자기 탐색이 학과 선택, 나아가 진로 결정의 시작임을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적성 찾기에 나서 보자.(29~30쪽) 
 
   

내용

(책의 내용은, 책의 목차를 참조하시길~ 목차에 따른 내용이 알차게 들어있음) 


아쉬운 점

부록, 수도권 지하철로 연결되는 4년제 대학, 전국 4년제 대학 목록이 나온다. 이왕 부록으로 편집하는 건데, 몇 페이지 더 해서 2년제, 3년제 대학 목록도 넣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이 책을 선물한다면 누구에게?

우선은 올해 고3이 되는 모든 학생과 부모님에게 주고싶다.
그가 이미 꿈이나 목표를 확실하게 해두었다해도, 한번쯤, 다양한 학과 이름을 살펴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길로 가겠어!' 라고 재차 자신의 목표를 확정한다면 그것도 나쁠 것 없을테니까. 

굳이 고3을 위한 책이라고 한정지을 이유도 없다. 겨울방학, 저녁에 식구들이 모여 앉을 시간이 더 많을 때,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이 책을 앞에 놓고 서로의 꿈을 이야하고 북돋워줄 수 있는 기회로 삼기에도 충분한 길잡이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같은 사람.
30대든 40대든 심지어 60, 70대 연령이라해도, 이제야 비로서 내가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싶다면, 점차 세분화되어가고 있는 전공, 학과를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의 가치 

"엄마, 저 어떤 과에 가면 좋을까요?"
"그런 거 생각할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봐.
점수만 높아 봐라. 어디든 못 가겠니?"

이런 대화를 대신해줄 수 있다면, 정가대로 다 주고 산다고 해도 12,000원. 책값은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다음중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체크해보자.

□ 수능 시험은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목을 시험 본다
□ 대학은 모집 학생의 대부분을 수능 시험 이후에 선발한다
□ 한 반에서 1/3 정도가 서울 시내 대학에 진학한다
□ 직업 적성 검사는 공부하는 중고생에게는 필요 없다
□ 대학의 입학처는 상위권 학생들만이 방문한다
□ 합격될 수만 있으면 학과와는 관계없이 알아주는 대학에 가야 한다
□ 전국의 4년제 대학은 100개를 넘지 않는다
□ 부모들은 1만개가 넘는 직업의 종류를 알고 있다
□ 취업률은 학과와는 관계없이 좋은 대학일수록 높다
□ 부모 세대의 인기 직업은 자식 세대에도 좋은 직업이다

하나라도 맞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학과 선택법> 표지 뒷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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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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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년 전에 난 여행 경험이 많은 기타리스트와 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 사람 말로는 60년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누구 못지않게 연주를 잘했다고 한다. 그는 카를로스 산타나에서 랜디 캘리포니아, 지미 헨드릭스, 지미 페이지까지 온갖 사람과 무대에 함께 섰단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많은 걸 가르쳐준 기타리스트는 그가 풋내기일때 만났던 한 나이든 블루스 연주자였다고 한다. 어떻게 연주하는지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더니 이렇게 대답해주었다고 한다.
"난 자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15분 만에 가르쳐줄 수가 있네. 그러면 자네가 해야 할 건 집에 돌아가서 15년 동안 연습하는거야."
                                                                  - 데릭젠슨 <네 멋대로 써라> 에서


 

"어떻게 쓰는지 가르쳐주십시요."
나이든 작가 윌리엄진서에게 부탁했다.
"난 자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15분 만에 가르쳐줄 수가 있네.
그러면 자네가 해야 할 건 집에 돌아가서 15년 동안 연습하는 거야."

그리고 15분 동안 그가 알려준 것, 그것이 이 책 내용이다. (내가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15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것 아닌가! 훗-)

 

   
  글은 써야 는다. 그거야 당연한데, 이 말이 당연한 것은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강제로 일정한 양을 정기적으로 쓰는 것이다.

신문사에서 매일 글 두세 편을 써야 하는 일을 하면 여섯 달 안에 훨씬 잘 쓰게 될 것이다. 반드시 좋은 글을 쓰게 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군더더기와 진부한 표현이 가득할 수 있다. 하지만 종이 위에 언어를 펼쳐놓는 힘과 자신감이 생기고 일반적인 문제를 알게 될 것이다.

모든 글쓰기는 결국 문제 해결의 문제이다. 어디서 사실을 수집하느냐의 문제일 수도,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다. 접근법이나 태도, 어조나 문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무엇이건 간에 그것은 부딪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49p.)
 
   


   
  궁극적으로는 글 쓰는 이가 팔아야 하는 것은 글의 주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나는 전에는 한 번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과학 분야의 글을 재미있게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나를 사로잡는 것은 자기 분야에 대한 글쓴이의 열정이다. 그는 왜 그 문제에 끌렸을까? 그는 그 문제에 대해 어떤 감벙을 품고 있을까? 그것이 그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월든 호수의 체험을 쓴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월든 호숫가에서 혼자 일 년을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이것이 좋은 글쓰기의 핵심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여기에서 나온다. 바로 인간미와 온기다. 좋은 글에는 독자를 한 문단에서 다음 문단으로 계속 나아가도록 붙잡는 생생함이 있다. 이것은 자신을 꾸미는 기교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명료하고 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의 문제다.

그런 원칙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원칙은 대개 익힐 수 있는 것들이다. (17p.)
 
   

 
이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인간미'와 '온기'에 동그라미를 쳤다. 그리고 더욱 집중하여 책을 읽었고, 이 책이 어째서 30년동안이나 많은 사람에게 읽혀졌는지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게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작가가 말했던, '글쓴이의 열정'이다. 지난 30년이 문제가 아니다. 윌리엄진서가 살아있는한, 아니 그가 죽더라도 오랫동안 이 책은 많은 사람에게 읽혀질 것이다. 

*

   
  글쓰기는 종이 위에서 생각하는 행위다.(128p.)
 
   

 

*

인상깊은 구절이나 도움이 되었던 부분을 쓰자면, <글쓰기 생각쓰기> 책 전체를 옮겨놔야 직성이 풀리겠지만 그럴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그럼 어떻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리뷰가 될 것인가?  적어도 이 책에서 배운 한가지는 연습해봤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면 좋다. 그 한가지란? 바로, 더 쓰고 싶더라도, 끝이라고 느낀 곳에서 곧바로 끝내야한다는 것, 끝.


물론이다. '이 생각은 내가 스무살때 일기쓰면서 했던 생각인데!' 라면서 잠깐 억울한 표정을 지어봤지만 실은 이건, 글을 쓰는동안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그럼 작가는 '생각'을 파는 사람인가? 아니면, '생각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사람인가? 그건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이런 생각이 곁들여지면서 재미있게 책을 다 읽었다. 지금 생각으로는 작가는 생각을 파는 일이라기보다는 '생각하는 행위'를 보여주는 일이 맞다. 음악 분야로 생각해보면 '작곡가'도 있고 '가수'도 있고 그렇지만, 작가는 분명 노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사람'이라고 해야겠다. 그렇다면 더욱 분명해진다.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것이라면 더 이상 나 혼자만의 노래가 아니지 않은가! 아직까진 '생각하는 행위'를 라이브로 공연하는 일은 없지만, 누가 알아?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런 끔찍한 '언젠가'는 없었으면 좋겠구먼! 아아아! 혼자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이제 좀 돌아오시지! 지금 당신 <글쓰기 생각쓰기> 리뷰 쓰는 중이라고! 아참참참...    

나로 말하자면, 예전부터 스트레스해소법으로 글쓰기만한것이 없다고 느껴왔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방법도 '말'보다는 '글'이 더 효과적이었던 사람이다. 아직까지 글쓰기를 업으로 해본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고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 간단히 결정할 문제가 아닐텐데? 생각해봐. 글쓰기는 지금 니가 유일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야. 그런데 그걸 '일'로 한다구? 일로 한다는건 책임이 따르는거쟎아. 책임지는 거 지긋지긋하지 않아? 니가 '책임'이라고 느낀 순간, 너는 또 다른 사람 책임까지 떠안게 될 거야. 그럼 또 싫증낼거구. 그땐 어쩔래? 

그런가? 그럴지도.. 나참. 근데 왜 이렇게 소심해진거야? 책에서 가르쳐준건 이런게 아니쟎아? 리뷰를 왜 써? 나 자신이 <글쓰기 생각쓰기>에 대한 생각을 더 하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한거지. 좋은 책이구,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글쓰기'에 대한 답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던거쟎아? 그런 책임감이라면 얼마든지! 꼭 돈받고 하는 일만 일인가, 조금이라도 내가 '책임'을 느끼는 일이라면 그게 일이 될 수도 있는거지!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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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전략 메모 - 100명의 머리를 이기는 짜릿한 전략 이야기
박종안 지음 / 흐름출판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는 각양 각색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본다.
우리 어머니는 요즘 철저하게 이라는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신다.
, 우리 언니는 참 끈질기게도 사랑, 남자라는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럼 나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 나는 아마도 이라는 안경을 쓴 것으로 보지 않을까 싶다

<12개의 전략 메모>라는 책은, 전략이라는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쓴 책이다.

4~5, 지은이의 글 중에서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명예, 사랑, 건강, 신앙, 가족 등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답이 다를 것이다.
인생을 풍요롭게 꾸며 나가기 위해서, 나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전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략이라는 안경을 낀 지은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6,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의성, 전략 이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부담스럽다며
피하려고만 한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읽을 만한 창의적인 전략 책을
선사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이고,

그 내용은 이렇다.
6, <손자병법>을 현대 기업들의 이야기로 재구성한 이 책에는 대그룹 총수의 혼외자식이 낳은 딸이자 중소기업체의 말단 직원이었던 주인공이 후계자 경쟁에 뛰어들어 CEO가 되는 과정에서 손자에게 전략을 배워나가며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다음과 같다.
80~81
난 말일세,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게 있다네.”
뭐가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허무맹랑한 말을 누가 지껄였단 말인가?”
손자의 말에 서노는 아리송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야 선생님께서 손자병법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허허허, 이 세상에 필승(必勝)이란 있을 수 없네. 요즘 유명한 홍만이라는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고 한들 자네가 이길 수 있겠는가?”
…!”
서노는 그제야 손자의 말을 이해했다.
2미터가 넘는 거구에 씨름과 격투기로 단련된 최홍만에 대해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서노로서는 그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 없었다.
손자는 모공편의 한 구절을 읊어주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부지피이지기(不知彼而知己)면 일승일부(一勝一負).
부지피부지기(不知彼不知己)면 매전필태(每戰必殆)니라.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상대방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패한다.
그리고 상대방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매번 싸움에서 위험에 빠진다는 뜻이라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어디 가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쓰지 말게나.
공부 좀 했다는 이들이 무식하다고 손가락질을 할 터이니.
호호호. , 잘 알겠습니다.

178~180
손자는 서노에게 손자병법 병세편(兵勢篇)의 한 구절을 읊어주었다.

성불과오(聲不過五)나 오성지변(五聲之變)은 불가승청야(不可勝聽也).
색불과오(色不過五)나 오색지변(五色之變)은 불가승관야(不可勝觀也).
미불과오(味不過五)나 오색지변(五味之變)은 불가승관야(不可勝嘗也).
전세불과기정(戰勢不過奇正)이나 기정지변(奇正之變)은 불가승궁야(不可勝窮也).
기정상생(奇正相生)은 여순환지무단(如循環之無端)야니라.
숙증궁지재(孰能窮之哉).

소리는 다섯 가지 기본 소리에 불과하지만 다섯 소리를 서로 섞으면
이루 다 들을 수 없는 다양한 소리가 만들어지네.
색은 다섯 가지 기본 색에 불과하지만 다섯 색이 서로 섞이면
이루 다 볼 수 없는 다양한 색이 만들어지네.
맛은 다섯 가지 기본 맛에 불과하지만 다섯 맛이 서로 섞이면
이루 다 맛볼 수 없는 다양한 맛이 만들어지네.
전쟁의 전술도 원칙변칙 두 가지에 불과하지만 그 두 가지가 서로 섞이면
이루 다 추측할 수 없는 다양한 전술이 만들어지는 법이지.
변칙원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것일세.
그것은 마치 연결된 고리의 끝이 없는 것과 같으니 누가 그 변화의 끝을 알 수 있겠는가?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손자병법>을 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은이의 말에서 밝히기도 했고, 끝까지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이 책은, <손자병법>을 근간으로 이루어져있다

올해 유난히 창조 경영이라는 말을 흔하게 들어서 그런지,
나는 오히려, 손자병법 입문서쯤으로 이 책을 이해하는게
더 흥미를 유발시킨다는 느낌이다

쉽게 <손자병법>을 맛보고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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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김정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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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당최 사람은 믿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배웠다는 사람들 마주하기가 더욱 무섭다.
저마다 자신들의 집에서는 어쩐지 몰라도
아비들에게 너무 험한 소리를 가리지 않는다.
저들의 아비는 그렇지 않다고 여길지 몰라도
결국 따지고 보면 모두 같은 삶을 산
다르지 않은 사람들인데 말이다.
신문에도 책에도, 심지어는 연속극에까지
역사는 거울이라는 소리가 흔하다.
거울은 들여다보고 자신을 가다듬는 것이지
깨트리는 것은 아닐 진데…….」
- 소설 [가족] 중에서..



깨진 거울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세상이 급해지고 있어요. 모든 면에서...
급할 것 없는 시간은 도도히 흘러가는데,
세상은, 사회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서둘러 가나…
제 모습 참지 못하고 깨뜨려버린 거울…
깨진 조각 치워버리기나 할 일이지,
그마저 남탓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이리 찔리고 저리 찔리고…
피흘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내가 내 거울을 깨뜨려버리면,
반드시 쩍- 금이 가는 거울이 하나 있는데,
그건 다름 아닌 '가족의 거울' 입니다.

이 책을 통해 김정현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처절하리만치 '가족의 거울'을 지켜내려는 아버지의 사랑,
아버지의 아버지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지난 4월에 봤던 영화 <우아한 세계>가 생각나더군요.
'혹시 원작이 이 책인가?' 싶을 정도였는데,
너무나 확연히 다른 결말을 보면
특별히 상관은 없는 모양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 하나,
십수년전에 읽었던 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가 떠올랐습니다.
등장인물 각자가 화자(話者)가 되는 공통점때문이었기도 하고,
같은 상황을 놓고도 각자 마음속엔 얼마나 다른 그림이 그려지는지 잘 나타나,
'저마다의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붙들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인생이
아련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습니다.

갈등이 시작되고, 갈등이 무르익고, 잘 터져나와 결말은 완벽한 해피앤딩입니다.
완벽한 해피앤딩...
언제부터인가, 어른이 읽는 소설에서 이런 결말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시작된 '갈등'의 소용돌이가 속시원하게 싹- 걷혀져 나가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살이 떨어지는 창가에 앉아있는 느낌이,
꽤 만족스럽네요.(난 역시 해피앤딩이 좋다! ㅎㅎ)

시작은 이렇습니다.
<갈등이 시작되는 장면, 아버지(광수), 2쪽>
「하지만 1년 남짓 흐른 뒤부터는 부자간에 큰소리 낼 일이 없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녀석이 백팔십도 달라진 건 아니었다. 그저 녀석이 눈을 흘기지도
대들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아니 숫제 입을 닫아버린 것이었다. 뒤늦게 생각
하면 그게 이를테면 대화의 단절 같은 것이었다. 아마 녀석은 무식한 아비라
고 무시한 것일 거다. 공부는 그랬지만 주먹질은 제법 하는 눈치였으니 나름
대로 학교에서 잘나가는 녀석들과 어울렸고, 그네들과 이것저것 비교해보자
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한편 서운한 마음도 어쩔 수 없었다. 아무튼
속이 끓기는 했지만 부닥치지 않으니 아비된 처지에 먼저 시비를 걸 수도 없
었고……. 그렇게 데면데면 지난 지 이제는 꽤 오랜 세월이 되어버렸다.」

밤 12시, 잠이 올때까지만 읽자고 잡았던 책인데,
이 장면, 처음 시작 장면이, '나 자신과 아버지'와 너무나 흡사해서,
그만 새벽 4시까지 잡혀버린것죠.. (잠깐 눈붙이고 출근해야지 했다가..
그만.. ㅜㅜ 업무에 쫌 영향을 받았다는...ㅋㅋ)

그만큼 재밌고, 전개가 빠른 이야기입니다!
속도에 주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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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문화사 - 교양과 문화로 읽는 여성 성기의 모든 것
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4세기 독일에는 수도사의 징벌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한 젊은 수도사가 숙련된 여성에 이끌려 정욕의 세계에 입문한다.
그런데 수도사가 서툴기 때문에 여성이 상위를 차지한다.
다음날 아침, 걱정된 수도사는 시종에게 상담한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밤을 보내면 가끔 아기가 태어난다고 들었네.
그러니 거짓 없이 말해주게, 둘 중 누가 아기를 배는 것인가?'
'다 말씀드립지요.' 시종이 답했다. '아래에 있는 사람이랍니다.'
'큰일이구만.' 수도사는 자신이 얼마나 큰 불행에 처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중얼거렸다. '아, 어쩌면 좋을까? 이 무슨 재앙인가! 내가 아래에
있었으니, 내가 아기를 배게 되겠구나! 명예를 잃겠구나!
수도원장이 눈치 채면 나는 어떻게 하나? 형제 수도사들이 나를 내쫓겠지.
그들의 경멸을 받느니 죽는 게 낫겠구나.'

-<버자이너 문화사> '7장. 생식에 관하여' 中


뭐 이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의 성 관련 지식이 얼마나 얕은 수준인지 비로서
느낀다. 반면, 책을 읽고, 그 수준이 얼만큼이라도 깊어졌다고 해서 지금 내 생활
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도모할 수 있으랴, 생각하니 다소 허탈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사흘동안, 나는 전혀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는데,

첫 날, '1장 여성성에 대하여', '2장 알맞은 용어를 찾아서', '3장 여성 성기의
구조' 까지 읽었는데, (이 책은 총 14장으로 되어있다.) 이런 주제의 책을 읽는다는
자체가 왠지 불편하고, 과연 이 여행이 내게 의미가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했다.

둘째 날부터는, 책을 읽는 태도가 좀 변하기 시작하는데,
이유는, 4장 생리학 내용이, 내가 초경을 시작한 이후 겪어왔던 성 관련 경험과
고민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경험을 직접 대입시킬 수 있는 내용
들이 나오니 자연스럽게 적극적인 자세가 되고, 나머지는 줄곧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성’을 매개로한, 인문학 강의를 듣는 느낌이다.
성경을 읽으면서 ‘할례’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나는, 그것을 유대인들의
풍습 정도로 알고 있었고, 남동생이 어릴적에 포경수술을 하고 왔던 날에도,
그건 그냥 남자가 되기위해 필요한 통과의례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여자에게도 ‘할례’를 시행하는 나라가 있고, 어떻게 시행되었는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런 내용이 자세하게 나온 9장을 읽으면서는,
그런 풍습을 가진 곳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그렇고, 실제로, 내가 가장 집중해서 읽은 부분은,
‘7장. 생식에 관하여’다. 이 곳에서 나의 개인적인 고민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인데, (고민을 공개할 수는 없다. 진짜진짜 개인적인 고민이라서
ㅜ.ㅜ;;) 아쉽게도 책을 통해서는 고민 해결이 어려웠다.
책의 분량으로 볼 때, 방대한 내용을 담은듯하지만, 모든걸 담지는 못했다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관련한 책이 2권, 3권, 시리즈로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된다.

원래 ‘인용’을 많이 하며 리뷰를 쓰는데, 오늘은 예외다.
기능적으로 보자면, 이 책은, 성에 관련하여, ‘여성성’에 초점을 맞춘 ‘백과사전’ 같기
때문이다. 백과사전은 두고두고 궁금할 때 펼쳐보는 책이지 않는가. 지금 당장은 이
책을 통하여 실생활에 변화를 도모할 무엇이 없지만, (이런 생활이 언제까지나 계속
된다면 나의 인생은 또 무슨 의미가 있겠나!) 조만간 나에게도 이 책을 참고하여야 할
그런 일이 발생하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이 책과 같은, ‘남성성’에 관한 책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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