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쌈장 쳐발라 오이 씹어 먹는 소리
지은이 : 잘잘라
스마트폰을 던져버릴 수 있냐고 묻는 너에게
스마트폰을 던져버리고 싶다,
언젠가는 정말 꼭 그러고싶다,고
대답하고,
밥을 먹었다.
제기랄,
던질 수 있어!도 아니고
던질 거야!도 아니고
젠장,
젠장 쌈장 고추장 된자앙
그걸 대답이라고,
그래놓고 밥이 술술 넘어가더군.
던지면 될 거 아니냐며 소리라도 질렀으면 나았을까
스마트폰을 던져버리고 싶어.
그러지 않을 걸 알면서 이런 말을 하다니
오오~
뻔뻔해.
뻔뻔함을 획득해.
뻔뻔함을 유지해.
뻔뻔함을 키워.
뻔뻔함을 내세워.
뻔뻔함을 응원해.
뻔뻔함이 대세.
뻔뻔하면 강해.
뻔뻔하면 유명해.
뻔뻔하면 용서해.
뻔뻔하면 다 돼.
뻔뻔하면 잘 살아.
뻔뻔하면 오래 살아.
뻔뻔하면 안 외로워.
뻔뻔할 수록
그래.
오오~
뻔뻔함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왜 아니겠니.
뻔뻔하면
뭐,
뭐가 문젠데?
스마트폰을 던져버리고도 웃을 수 있을 정도의 뻔뻔함
스마트폰을 던져버리고도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을 만큼의 뻔뻔함이란
정말 대단하지 않아?
아무리 뻔뻔해도 밥은 먹고 살아야지.
아무리 순진무구해도 밥은 먹고 살았는데,
아무리 뻔뻔함이 극악무도 지경에 닿아도 우리는 같이 밥 먹고 살 수 있어.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스마트폰은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상징한다. 모든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수단, 도구, 필요가 되었으니까.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 그렇다고 스마트폰 없이 살 수는 없는가 말이다. 산 속에서 살거나(사실 요즘은 산에 사는 사람도 스마트폰 필수라더군. 그렇다고 그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이야기 하기엔 내 목숨이 모자라니 그건 다음 생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혼자 살거나(사실 혼자 사는 것은 사는 게 아니지만 그 문제까지 끌어들이면 일이 너무 커지니까 그건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그런 쪽 말고, 지금 여기서 그대로 살면서 스마트폰이 없다면 말이지. 미약하게나마 그걸 대신할 수 있는 그건 아마 뻔뻔함이 아니겠냔 말이라. 주변에 스마트폰 없는 사람은 없어도 뻔뻔한 사람은 좀 있어. 그러니 배움의 길은 얼마든지 열려있는 셈이지. 실험의 길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까? 아무튼 이 기회에 그걸 한 번 해보려구. 실험 말이야. 배움이랄지...? 뭐가 됐든 성공해서 나는 핑크 펭귄이 되는 거지. 적어도 이 구역에서 만큼은. 실패하면? 그땐 돌아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자고.
일단 그렇게 핑크 펭귄이 된 다음엔 말이지?
아무리 허접한 말이라도
아무리 맥락없는 이야기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을테지.
어때?
생각 있어?
봉이 김선달 그 냥반이 삿갓 쓰고 지팡이 하나 짚고 대동강 물을 팔아 유유자적 하셨다는 이야기를 평생 간직하며, 그야말로 간직하기만 하면서 살아남았는데, 이제 천지가 개벽해서 대동강 물의 백 배 천 배 만 배로 끝없이 흘러넘치는 온-라인강 물을 팔아먹을 수 있게 되지 않았느냔 말이야. 얼씨구!
아 됐고,
대동강 물이고
온라인강 물이고
물장사 안하고 싶다고!
아무튼 나는 말야.
스마트폰을 던지고 여길 뜨는 게 내 계획이야.
오오~
그러지 않을 걸 알면서 이런 말을 하다니
상당히 뻔뻔해.
아주 그냥 뺀질뺀질 난리가 났군
난리가 났어!
난리가 났다구!
스마트폰을 던지건 말건
아무튼 넌 여길 떠야겠구나.
별 수 없잖니.
난리가 난 걸.
너도 알잖니.
난리가 난 걸.
얘 좀 보게?
스마트폰이 무슨 수류탄이라도 되는 줄 아나봐.
참 뻔뻔하기도 하지.
그걸 던진다고 누구 하나 꿈쩍할 줄 알고?
꿈쩍은 커녕 움찔할 거리도 없는 걸.
너도 알잖니.
난리가 나도 기적은 나지 않아.
그래도 기어이 그걸 던지고 싶니?
던질 수 있겠냐고.
어디 한 번
아직 그놈의 씨부럴(욕 좀 하지 말라고! 씨부럴)
뻔뻔함을 간직하고 있다면
그래 어디 한 번
던져보시든가!
그것 참 볼 만 하겠군 기래.
내 기꺼이
기걸 회수하러
돌아오갔어.
내 약속하지.
내 약속을 받아내다니
이야호
이야이야
난리가 났군 기래.
난리야 난리.
으아 아주
생난리
난리 부르스
그래서 난 이렇게 뻔뻔한 밥을 먹고
뻔뻔한 커피를 마시고
멋지게 스마트폰을 던져버릴 기획서를 작성한다.
이제 좀 안정이 되는군.
그럼 기회를 놓치지 말고
오늘치 쳇바퀴를
돌리러 나가보자 아자 아자아
: 꾹 참았다가 5월 쿠폰 들어오면 주문하리라, 꾹 참기 대가 잘잘라 맹세 맹세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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