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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고, 이모가 해주는 이야기
소복이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21년 11월
평점 :
{ 난 내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유유출판사에서 나온 『만화 그리는 법』(소복이, 2021년 8월)을 읽고 흥분해서
"그래, 그리자! 그릴 수 있다! 그려 보자고!"
그래도 한 일주일 막 그렸다.
생계 유지를 위해 거절할 수 없는 일을 두 개 맡았고,
두어 달 정신없이 쫓아다니다 보니 그림이고 나발이고 아이고
제대로 된 밥이나 좀 먹고 싶다!
밥 먹고 드러눕고 싶다!
그러면서 돌아다니는데,
오마니나!
소복이 님 새책 나왔네!
제목, 『왜 우니?』
- 안 울었는데요?
- 뭘 그래. 울어도 돼.
- 이상한 이모네.
그러고 며칠 있다가, 어? 또 나왔네?
제목, 『엄마 말고, 이모가 해주는 이야기』
- 다 울었으면 나가 놀자!
- 안 울었다고요!
- 사랑이 도대체 뭘까?
- 그걸 왜 나한테..
- 난 언제 어른이 된 걸까?
- 그니까 그걸 왜 나한테...?
그야,
말은 그렇게 해도 니가 니 돈 주고 책을 샀으니까요!
아 네 맞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표지 그림이 너무 신선했걸랑요.
분위기가 막 웃기고 진지하고 찌질하고 익숙하고 한심하고 편안하고 그랬어요.
막상 책을 받아보니 속은 더 그런 분위기였어요.
편안하고 만만하고 딱 내 얘기고 딱 친구 얘기고 그러다가 끝나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속지 않아요.
눈으로 보기엔 별 거 아닌 거 같고, 금방이라도 내가 똑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도 막상 해 보면 정말 막막하고 어줍쟎고 어설프기 짝이 없어서 자존감 지하 백 층으로 꺼져버린다는 거 알거든요. 어쩌다 어느새 증말이지 눈 한 번 깜짝했을 뿐인데, 도대체 언제 어른이 된 거냔 말이죠.
아무튼 그건 그렇고,
소복이 님은 은근 사람을 울리고 웃기고 가지고 노시는 거 같아요.
흥!
『엄마 말고, 이모가 해주는 이야기』에는 (어디까지나 내 기준) 명대사 명장면이 많이 나와요.
그 중에 제가 첫 손가락에 꼽은 거는 바로오~
아래 사진입니다요.
우리가 행복하게 자라길 바래요?
어른들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해요.
느낌표 백만스물아흔아홉 개,
별표 백만스물백만 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