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식으로든 정리를 하긴 할테지만 일단 밑줄긋기를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에 올려둔다. 



헌사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빛나는 것이니 굳이 미학적 추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도 모르게 감동 포인트를 기대하게 되는데...  











이런 헌사 괜찮다. 아주 깔끔하니 담백하다. 



전체주의는 간단히 말해 폭민의 정권이다. "인간을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전체주의의 시도는 과잉 인구로 시달리는 지구에서 자신들이 별 쓸모없다는 것을 알게 된 현대 대중의 경험을 반영한다." 전체주의 정권은 이들에게 개인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대신 역사적 운동의 주체라는 허위의식을 심어준다. 그들은 거대한 운동에 기여한다는 목적을 위해 자신의 인격과 개성을 희생한다. (전체주의와 ‘정치적 자유’의 의미, 옮긴이) - P27

전 세계를 정복하고 총체적 지배를 달성하려는 전체주의적 시도는난국 타개의 파괴적 방식이었다. 전체주의의 승리는 곧 인간성의 파괴와 일치할 수 있다. 전체주의는 지배하는 곳마다 인간의 본질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우리 세기의 이 파괴적인 세력을 애써 무시한다 해도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 - P35

19세기 반유대주의의 직접적이고 순수한 산물은 나치즘이 아니라 오히려 시오니즘이다. 시오니즘은 적어도 서구적 이데올로기의 형태로는 일종의 반대 이데올로기, 즉 반유대주의에 대한 ‘대응‘이다. 그렇다고 유대인의 자의식이 단순히 반유대주의의 창작품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유대인의 역사에 대한 피상적인 지식만으로도―유대인 역사의 주요 관심사는 바빌론 유수 이래 이산의 가능성이 압도적인 상황에 대항하여 민족으로 생존하는 것이었다―이 문제에 관한 최근의 신화를 깨는 데 충분하다. 이 신화는 사르트르가 총칭 유대인은(the Jew)타인들에 의해 유대인으로(a Jew) 간주되고 규정되는 사람이라고 ‘실존주의적‘으로 해석한 이후 지식인층에서는 일종의 유행이 되었다. - P44

이처럼 거의 잊혀진 시대와 현재의 사건들과의 불행한 관련성을 강조하는 것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으며 우리는 이제 제국주의 정책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제국주의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전체주의의 재앙으로 끝난다는 의미도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과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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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1-11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헌사의 진짜 매력은 이렇게 단 한 명, 한 줄일 때 폭발하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3-01-11 09:31   좋아요 3 | URL
여기에 비견할 헌사로 저는 이걸 꼽습니다. 아실랑가 모르겠어요.
이 시대의 명저, 모든 독서인들의 참된 길라잡이, ‘나, 너, 우리를 향한 이해와 공감의 책읽기‘의 진실한 표본
이유경 작가님의 <잘 지내나요?>의 헌사 말이에요.


<타미에게>



다락방 2023-01-11 09:5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제가 말했었나요?

단발머리 2023-01-11 10:00   좋아요 0 | URL
네에 ㅋㅋㅋㅋㅋ 아무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로 읽기 시작한 『섹스할 권리』. 딱 두 쪽 읽어보고 아, 영어로 읽어야겠네, 읽을 수 있겠어, 하고는 알라딘에 원서 검색했더니 가격도 착해. 14,180원. 급하지도 않은데 다른 책 한 권이랑 바로 구매. 30쪽 넘어가면서 바로 후회의 급물살. 왜 그랬니. 도대체 왜.  





어제의 발견. 에이드리언 리치. 171쪽이다. 



17. 에이드리엔 리치는 이렇게 적고 있다. "여성에게 이성애가 '선호'가 아닌, 억지로 강요되고 관리되고 조직되고 선전되고 유지되어야 했던 무언가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일은, 자기 자신을 자유로운 '선천적' 이성애자로 여기는 사람에겐 엄청난 도전이다. 그러나 이성애를 하나의 제도로서 검토하지 못한다면 (…) 자본주의나 인종주의적 계층 시스템이 물리적 폭력과 허위의식 등의 다양한 힘으로 유지됨을 인정하는 데 실패하고 마는 셈이다. 이성애자로 정체화한 페미니스트들이 이성애가 여성의 '선호' 내지는 '선택'이라는 생각에 질문을 던지는 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에 뒤따르는 지적·감정적 노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발견. 178쪽. 이 문단이 이 책의 질문, 문제의식, 시작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29. 그렇다면 이제 진짜 질문을 꺼낼 차례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성적 권리의식('섹스할 권리')의 여성혐오적 논리라든지, 해방하지 않고 훈육하는 도덕적 권위주의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섹스에 대한 정치비평에 참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오드리 로드의 말처럼 우리 안의 왜곡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욕망을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면으로 돌아서지 않으면서, 정치적 프로젝트를 개인적인 것으로 바꾸지 않으면서 그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실천적인 것으로서, 철학자들의 말처럼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아는 것의 문제다. 그리고 방법은 이론적 연구가 아니라 삶의 실험을 통해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교훈. 까불지 말고 진중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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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1-09 12: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북플에 올라온 표지만 보고는 공쟝쟝이 또 글 쓴 줄 ㅋㅋㅋㅋㅋ
왜 저에겐 저 책이 공쟝쟝의 책으로 인식되는 걸까요?

- 2023-01-09 12:57   좋아요 2 | URL
폭력의 근원을 따져 묻기 위해 실질적으로 사랑하는 가족 조차 해체할 것을 염두하는 저의 뼈저린 페미니즘 연구를 비웃지 마십쇼!!ㅋㅋㅋ 결국 페미니즘은 *섹스*문제로 가는 거 너무 싫은 데 어쩔 수 없다 ㅋㅋㅋㅋ 탐구해야함ㅋㅋㅋㅋ 그리고 언제나 강조하는 말이지만!! 세상에 *정말로 좋은* 이성애 섹스가 있다면 나는 합니다. (아직은 없는거 아닌가에 대 괄호 쳐져있음)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2:5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제 책으로 인식해 주세요 ㅋㅋㅋㅋㅋ 지금 읽는 사람 저니까요.
읽는 사람이 임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왜 쟝님이 부럽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9 12:58   좋아요 4 | URL
쟝쟝 뼈가 왜 저린 거야. 좀 하고 살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3:02   좋아요 4 | URL
쟝쟝님 백번 탐구 & 골몰 & 진지해봤자 잠자냥님 댓글 한 줄에 바로 뒷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9 13:10   좋아요 1 | URL
단발님 댓글에 맞아요! 버튼 백 번 누릅니다ㅋㅋㅋㅋ

- 2023-01-09 13:27   좋아요 3 | URL
..................................다..... 미워...

책읽는나무 2023-01-09 12: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쟝쟝님으로 읽었어요!
도서관에서 안받아주니까 이젠 원서로? 하면서...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3:01   좋아요 1 | URL
와!!! 쟝쟝님 이 선점력 어쩔 것입니까.
다들 공쟝쟝님 책으로 알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1-09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저 한참 단발머리님 글에 트랙백 달고 글쓰고 있었는 데.. 또 나 따라서(?) 섹스할 권리를 원서로(;;;;;) 읽고 계신분. 밉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3:00   좋아요 1 | URL
문제는 아직 원서는 오지도 않았다는 거..... 1월 18일에 온대요. 헐 ㅋㅋㅋㅋㅋㅋㅋ 아직은 미워하지 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9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쟝쟝님으로 오해받은 단발머리님 ㅋㅋㅋ 다들 쟝쟝님인 줄 알았다는 댓글 왜이렇게 웃겨요? 쟝쟝님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ㅋㅋㅋ
30쪽부터 급 어려워지는건가요? 단발님, 건투를 빕니다..!!

- 2023-01-09 23:31   좋아요 1 | URL
…. 제 이미지는 뭐 ㅋㅋㅋ 다락방님이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ㅋㅋㅋ 사주팔자에 섹스가 없는 사람도 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공부란 진정한 앎을 비워내는 앎이랄깤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1-10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다 읽었습니다!!!! ^^;;;

단발머리 2023-01-11 15:57   좋아요 0 | URL
진짜요? 부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아직 반 정도 남았습니다.
 

 















저자에 대한 인종적 편견을 물리치기 위해서인지 혹은 강화하기 위해서인지 알지 못한 채, 저자의 사진을 확인한다. 저자는 백인처럼보인다. 저자 소개를 읽고, 떠오르는 것들을 노트에 써본다.



 




오리엔탈리즘 / 에드워드 사이드

호미 바바 / 탈식민주의

도나 해러웨이 / 서구의 영장류학은 유인원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이다

스피박 / 서발턴


 

 

노트를 펼쳐 놓고 다시 책을 편다. 첫 장을 넘긴다.

 


선교의 목적으로 브라질 사람들을 찾아왔던 예수회 수사들이 그들에게 화가 난 이유는 신앙 그 자체에 대한 그들의 복잡다단한 관계 때문(23)이었다. 너무나도 쉽게 개종의 뜻을 밝혔던 그들은 또한 너무나도 쉽게 원래의 관습으로 돌아갔다. 선교사들이 그들에게 금지한 악법살육, 식인, 주술사를 가까이하는 것일부다처였다(56). 소국의 왕이라 불렸던 사람은 선교사들의 모든 가르침, 즉 예배와 세례 등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가지만은 양보하지 못하겠노라고 말했다. 그건 바로 적에 대한 복수’(34)였는데, 복수하지 못한 운명이라면 수치심 때문에 죽을 수도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그들의 변덕스러움, 즉 선교사들의 요구에 100퍼센트 부응하면서도, 원래의 생활 습관을 100% 고수하는 이들의 이러한 행동양식이 복종의 부재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렇다. 야만인이 무엇도 믿지 않는 것은 무엇도 숭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무엇도 숭배하지 않는 것은 결국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권력의 부재는 개종을 병참학적으로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논리적으로도 어렵게 만들었다. (62)

 

 


그들의 삶 속에서 중요한 존재 양식인 복수와 그 구체적인 실천인 식인 행위와 관련해서는, 복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들에게 복수란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며(99), 사회의 중추적 가치로서, 긍정적인 불완전성을 표현했다. (101) 그 행위의 중심인 식인은 포획자와 그 동맹들의 집합체에게 적합한 복수의 양상이자 양식(128)으로서, 장수 나아가 불사를 획득하는 여성적 방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129).

 


레비스트로스는 식인을 타자와의 근본적인 동일화라는 배경으로부터 윤곽을 드러내는 불안정한 형상으로 이해한다. 그러한 배경은 사회생활의 일반적 조건이라고 할만한 배경이다(Lévi-Strauss 1984 : 143-44). 사교성(sociability)이라는 곡선의 한 극점에 무관심과 소통불가능성이 있다면, 반대극에는 식인주의가 위치할 것이다. 식인은 사교성의 완전한 결여가 아니라 사교성의 과잉을 표현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식인의 중단은 어떤 의미에서 투피남바 사회의 근본적인 차원의 상실을 뜻할 것이다. 근본적인 차원이란 적과의 '동일화’, 말하자면 근본적인 변성(alteration)의 조건으로서 '타자’를 통한 자기규정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식인이 상대적으로 쉽게 포기된 것이 실은 유럽인의 도래에 의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식인은 오로지 혹은 주로 유럽인이 식인을 혐오하고 탄압했기 때문에 포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럽인이 투피 사회에서 적의 위치와 기능을 점하게 되었기 때문에 포기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139)

  


레비스트로스의 해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저자의 의견도 흥미롭다. 식인함으로써, 그 시체를 먹음으로써 타자(복수의 대상)와의 동일화를 이룬다는 것인데, 이를 타자와의 자기규정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유럽인과 직접 접촉한 투피남바 사람들 사이에서 1560대 이후에는 식인주의가 존속하지 않았다고 한다.

 

 


북서 아마존의 서사는 투피남바 족 신화에 매우 가까운데, 이 신화에서 인디오는 단명하고 백인은 장수한다. 백인은 장수한다는 점에서 거미, , 여자와 유사한데, 백인은 문화적 피부, 즉 의복을 갈아입으며, 이러한 기술적 지식은 불멸과 연결된다고 이해되었다.

 

 


그래서 결국은 그 질문으로 돌아오고야 만다. 어째서 인디오들은 유럽인을 초자연적 힘을 가진 사람, 고도의 샤먼적 과학의 수혜를 입은 사람, ‘카라이바로 보았을까. 단지 멀리서 물 위를 건너왔기 때문에?’ (41)

 















<, , >로 돌아간다.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18) 질문의 답은 35쪽에 있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서로 다른 문명의 조우 과정에서 서구는 유리했다. 근대 과학의 발달, 계몽주의, 기독교의 확립 등의 이유보다, 나는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밝힌 유럽인들의 탐험과 정복에 대한 야망이 어느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이 탐욕스러웠다는 평가가 가장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정말 궁금해하는 지점은 거기가 아니다. 다른 존재와의 만남, 다른 문화와의 충돌 과정에서 타자에 대한 적의, 공포, 혐오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백인들이 신대륙의 원주민이 인간이냐 동물이냐를 고민할 때, 왜 인디오들은 그들을 신적 존재로 인정했느냐는 것이다. 백인이 인디오들을 개종의 대상으로 삼을 때, 왜 인디오들은 기꺼이 그 대상이 되었느냐는 것이다. 탐욕스럽기 그지없는 유럽인의 요구를 인디오들은 왜 그리 순순히들어주었냐는 것이다. 충분한 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내가 찾은 해답은 여기에 있다.


 

인디오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타자에게 부여하려는 광적인 욕망을 가지지도 않았고, 자신의 민족적 우월성을 이유로 타자를 거부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타자와의 관계(가상의 양식 속에서 항상 존재하는 관계)를 만들어냄으로써 그들 자신의 정체성을 변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47)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저자와 번역가와의 대담이었다. 저자 카스트루가 묻는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봅시다. 만약 재규어가 나를 야생 돼지로 본다면, 나는 실제로 무엇일까? 나는 나 자신을 인간으로 보지만, 재규어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나는 재규어가 재규어 자신을 인간으로 본다는 것을 안다. 내가 재규어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재규어를 재규어로 본다. 주체의 위치를 누구나 차지할 수 있으므로 이 세계는 매우 위험한 세계입니다. 당신은 다른 존재와 마주칠 때마다 그것을 놓고 다투어야 합니다. (203)

 


모두 다 맞는 말이 아닌가. 나는 재규어를 재규어로 보지만, 재규어는 재규어 자신을 인간으로 볼 테고, 나를 야생 돼지로 볼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 여기, 누가 인간인가. 지금, 누가 인간인가.

 

 


그냥 읽었을 리가 없을 거라 다들 짐작하시는바, 증거자료 1호 살짝 덧붙여본다. 마트 바깥쪽에 정새우가 진열되어 있어 계산하려고 하나 들고 들어갔는데, 계산대 옆에 맥스봉이 있어 그것도 두 개 집어 들었다. 계산해 주시던 친절한 점원분이 맥주는 안 하세요?’하고 물으셔서, ‘…’ 가방에 안주들 주섬주섬 집어넣으며 이게 안주죠?’ 어색하게 물었더니(왜 물었을까), ‘, 이거랑 이거. 다 맥주 안주라서요.’ 하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저는 포도 주스랑 먹어요, 정새우랑 맥스봉이요. 그것 좀 알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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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와 함께 칼춤을 춰 줄 망나니가 필요해.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09 13:35 
    어떤 사람들은 삶이 공허하다고 하는 데, 나에게 삶은 기본적으로 무거운 것이었다. 어렴풋이 이유를 짐작하긴 하는 데 암튼 무겁다. 요즘은 정말 많이 가벼워졌다. 나는 읽고 쓰면서 스스로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계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홀가분해짐을 느낀다. 그리하여- 왜 사느냐, 삶에 의미가 있느냐 라는 말은 내게- 왜 글을 읽고 쓰느냐 는 말과 좀 비슷해지고 말았다. 나는 읽는 게 재밌고, 즐거워요… 좀 살살 읽어요. 라고 앎비앎 친구
 
 
건수하 2023-01-04 0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짠인가요… 저는 짠 거 먹을 때는 토마토 주스를 먹어요. 참치 마요네즈 삼각김밥과의 조합도 좋…

아니 이게 아니라.

저도 총균쇠 등 읽을 때 단발머리님의 질문과 비슷한 의문을 가졌는데요.

47쪽 내용으로 답이 충분한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은 이 책을 안 읽어서 받는 거겠죠…

그러한 성향도 자연 환경과 관련이 있을까요? 동서 방향으로 진출하기 힘든 환경에서는 타자와 마주하는 일이 많지 않아서…?

단발머리님 요즘 이런 책 읽고 계셨군요. 어려워어려워…

단발머리 2023-01-04 20:31   좋아요 0 | URL
그래서 재레드님이 그 두꺼운 책을 쓰신 거 아닐까요?ㅋㅋㅋㅋㅋㅋ 저는 ‘균‘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유럽인과 신대륙 원주민들과의 조우에서 원주민들이 그렇게도 쉽게 유럽인들에게 ‘정신적으로‘ 함략된 지점이요. 우리 친구, 이웃들은 픽픽 쓰러져 죽어가는데 저들은 죽지 않으니... 제가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유럽인과 만난 직후 5년 이내에 인구의 80퍼센트가 죽어나갔다... 이런 통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인구 밀집을 통해 얻은 면역력의 승리(?). 또 한 가지는 원주민들에게 있었던 신화 속 인물, 즉 구원자이며 메시야의 모습을 인디오들은 백인 안에서 찾았던 것 같아요. 물을 건너서 왔다는 점도 그렇고요. 말의 등장도 마찬가지고요.

더 공부해야하는데 일단 저는 이 지점에서 잠시 스트래선을 만나기로 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 이 책의 저자와 스트래선의 교차점은 또 다음 페이퍼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04 14:1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말씀하신 여러가지가 다 해당이 될 듯 한데...

저는 ‘착해서‘ 라기보다는, 타자와 마주하는 일이 많지 않다보니 의심하지 않는 성향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뭐.. 답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흥미롭습니다. 스트래선과의 교차점을 기다리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3-01-04 0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지적 세계의 혼돈!!!^^
인디오들은 민족의 우월성에 사로잡히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타자에게서 찾고 싶은 욕망이 그닥 없어서....결국 착해서?ㅋㅋㅋ
어려워 보이는 책인데 단발님은 늘 ‘어렵지 않아요! 읽어보니 재밌네요?‘ 이런 분위기로 만들어 버리시는 매력이 있으십니다.
처음 보는 책인데, 어려워 보이는 책인데 흥미로워 보이네요^^
저는 커피를 마실 때, 안주 비슷하게 먹게 되던데, 단발님은 주스를 마셔도 안주를 함께!!^^
앗, 근데 저건 식사 아니죠?
단짠 많이 먹음 밥 못 먹어요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4 13:31   좋아요 1 | URL
역시! 책나무님!! 바로 핵심을 알아채시는군요. 저도 인디오들이 너무 착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자신들이 그렇게 선한 것처럼 유럽인들도 그럴거라 생각한 점이요. 너무 안이했다고 할까요.

저도 커피 마실 때 꼭 쿠키나 과자를 찾는 버릇이 있어서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저 사진의 주인공은 정새우이며 ㅋㅋㅋㅋㅋ 정새우를 먹기 위해 포도 주스가 불려왔습니다. 간식입니다 ㅋㅋㅋㅋ 물론이죠!!

- 2023-01-04 13:35   좋아요 2 | URL
아 제가 천착하는 질문입니다 ㅋㅋㅋ (그만 천착햇!!!) 착해서 ㅠㅠ

다락방 2023-01-04 0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녀는 너무 지적이야 그녀는 너무 매력있어 그녀는 나를 병들게 해 너무너무 좋아 죽겠어~ ♪

병들게 하는건 아니지만 리듬 흐름상 빼지 않았습니다. 흠흠.

저도 사피엔스 가지고 있는데요, 단발머리 님의 이 페이퍼를 읽노라니 왜 가지고만 있고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에드워드 사이드도 읽어야 겠구나 싶고요. 단발머리 님의 사고와 시야가 확장되어 있고 그걸 제가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네요. 새삼 알라딘이 너무 좋습니다. 단발머리 님을 알고 만나게 해준 알라딘 ㅠㅠ

- 2023-01-04 12:52   좋아요 1 | URL
난 매일 학교가는 버스 안에서…

다락방 2023-01-04 14:15   좋아요 2 | URL
쟝님 이 노래를 알아요?!

단발머리 2023-01-04 14:16   좋아요 1 | URL
나는 알아요.
난 알아요!!!!!! 😜

독서괭 2023-01-0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단발님 겁나는 책 읽으신다..! @_@
맥주 대신 포도(주)인가요? ㅋㅋ 맥스봉 원래 안 좋아하는데 지금 굉장히 맛나 보이는 걸 보니 제가 지금 간식을 투입해야 할 시간인가 봅니다.. (책은 안 보고 간식만)

단발머리 2023-01-04 19:03   좋아요 1 | URL
포도 주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썬키스트네요. 저는 원래 맥스봉 좋아해서 항상 계산 직전에 ㅋㅋㅋㅋㅋㅋㅋ
이 페이퍼의 주인공은 정새우와 맥스봉입니다.
 



















1. , 윌리엄! / Oh, William!

 


올해 읽은 책 아니고 작년에 읽은 책이다. 정리 안 하려고 했는데 안 하면 너무 서운할 테고. 근사한 소설이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책은 다 좋지만 신간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한 권 아니 두 권 더 써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윌리엄은 루시 바턴의 첫 번째 남편이다. 캐서린은 윌리엄의 어머니, 루시의 시어머니다. 루시의 생각, 느낌, 감정을 제외한다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루시의 이야기보다 더 큰 몫을 차지한다. 의아하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어색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윌리엄에 대한 루시의 심경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하고, 이혼하고, 그리고 다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남매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내게는 여전히 신기하다. 헤어진 뒤에도 쿨하게지낸다는 것. 루시는 윌리엄이 자신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쓴다.

 


William is the only person I ever felt safe with. He is the only home I ever had. (38p)

 

 


나는 한 번도, 어떤 남자에게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없다. 안전하다고 느낀 적이 있고, 편안하다고 느낀 적도 있지만 이런 표현이라니. 글쎄, 난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랬던 사람, 내게 집 같았던 사람과도 헤어질 수 있다. 더 이상 그 사람을 참아낼 수 없을 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때, 두 사람은 헤어진다. 진짜 궁금한 건, 사랑에 빠지고 그와 결혼하고 사랑이 식고 그와 이혼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그를 다시만나는 마음이다. ‘미운정 고운정이라는 옛말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미운정과 고운정의 공존에 회의적인 편이다. 다면적이고 다층적인 인간에 대해 당연히 여러 감정이 들 수 있고, 또한 그것이 우리네 현실이지만, 고운정을 다 상쇄해 버리는 미운정이, 또 다른 고운정으로 희석될 수 있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 선사하는 친숙함을 사랑하지만, 이 정도의 배신이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듯한데. 나라면 말이다. 루시는 그러지 않았고. 자주 그를 만나고 그를 돕고 그의 도움을 받는다. 이해되지 않는 세계, 혹은 이해하고 싶은 마음을 지나, 이 책은 <단발머리 선정 2022, 올해의 소설>이다. (아무래도 올해의 선택페이퍼 못 쓸 각) 축하드린다.  

 

 
















2.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전체주의의 기원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이 종종 출현(?)한 건 6-7년 전부터인데,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다 읽었다, 다 끝냈다, 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가벼워지기도 했다. 다만 이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다 읽었다!’ 를 하기 위해서 끝까지 읽었다. 페이퍼를 여러 번 쓰기도 했고, 남은 내용을 대략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렌트의 마지막 문장까지 따라 읽고 싶었다. 그래서, 이 문장을 이렇게 만났다.

 


이는 마치 이 마지막 순간에 그가 인간의 사악함 속에서 이루어진 이 오랜 과정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을 요약하고 있는 듯했다. 두려운 교훈, 즉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349)

 


다음 책은 <전체주의의 기원>이고, 내용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두께로 승부해도 어느 책에도 뒤지지 않을 듯하다. 그 위용에 걸맞게 기대 만발이다.

 

 
















3. 마리 앙투아네트

 


친구 중에 책 읽기를 즐겨하지 않지만,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친구는 내가 책을 읽고 있으면, 그 책을 빌려달라 했고, 책을 빌려주면 그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렇게 내 책을 다 읽고 나면, 똑같은 책을 사서 자기 책장에 꽂아 두었다. 그렇게 매번 친구는 내 책을 빌려 읽었다. 책 고르는 나의 안목을 인정한 것인가.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책을 구입하게 되었기에, 도서관 책으로 읽고, 구입한 새 책은 책장에 꽂아두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증거자료 1 : 도서관 책과 내 책의 다정한 모습). <단발머리 선정, 2022년 올해의 책> 되시겠다.

 


 



프랑스 혁명의 질곡과 당대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민중의 삶을 잘 녹여낸 츠바이크의 솜씨야 더할 말이 필요 없다. 외국인이며 젊은 여성인 왕비에 대한 전 국민적 혐오와 현재의 언론이라 할 팜플렛 산업과의 정치적, 상업적 결합은 마리의 삶을 통째로 흔들었다. 철없는 어린 아이에서 마지막 순간에도 위엄을 갖췄던 왕비로 변신한 그녀의 삶과 죽음을 쭉 따라가다 보면, 책추천의 대가 잠자냥님 말씀처럼 흑흑, 가여운 여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다시 보게 하는 대목이 너무나 많다. 내 마음을 빼앗은 건 (역시나)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센 백작의 사랑 이야기 되시겠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건 두 사람의 사랑에는 일상의 지루함이 자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공주이며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와 귀족인 페르센이 함께하는 모든 순간은 다른 이들의 재생산 노동으로 채워졌을 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아름답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겠지만, 아름답다, 두 사람의 사랑은.

 

 

그녀가 세상에서 신처럼 숭앙을 받고 많은 아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그녀의 총애를 피했던 페르센은 그녀가 도움을 필요로 하고 고독해졌을 때 사랑하겠다고 나섰다. (282)

 


마리에 대한 페르센의 사랑은 낭만적 기사도의 한 가지 양식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사랑은, ‘사랑 뭘까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바라는 사랑, 우리가 기대하는 사랑은 이런 사랑이 아닐까. 무조건적인 사랑. 자신을 온전히 희생하면서까지 사랑하는 이를 지켜주는 사랑, 오직 그 사람만을 위하는 사랑, 그런 사랑 말이다. 이런 사랑에 제일 근접한 모습이 부모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흉흉한 세상에 요즘은 부모의 사랑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진실하고 참된 부모의 사랑은 의도와는 다르게 옆길로 빠지기 쉽고, (내가 자주 주창하는 바) 지나친 사랑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뿐이다.

 

그래서, 다시 묻는 질문. 사랑, 뭘까. 이런 사랑, 정말 가능한 걸까.

 

 


4. 이 달의 진도

 


그래서 이달의 책 준비는 이렇다. 작년의 마지막 책들과 같이 사이좋게 쌓아보았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을 시작으로, 어슐러 르 귄을 넘어 스트래선까지.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알지 못한 채.

 

오늘, 오늘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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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03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개그 욕심있는 단발(사자)머리님의 정갈한 페이퍼. 모든 책들이 책스럽고 스태들러 연필깎이마저 스테들러 스러워요~
아하. 루시와 윌리엄의 관계가......(아직 안읽었어요) 갑자기 아렌트와 하이데거 생각나는 데? .... 그녀들에게 이성애는 상처가 아닌가봐여. 역시 여러모로 남자들 보다 훨씬 잘나서 그런가?
츠바이크 전작 응원합니다. 저도 올해의 독서목표를 세워볼까 하다가..... 암튼.. 책 한권과 사랑이 끝나기 전까지는 그와의 사랑에만 집중 하자로 마음 먹었어요 ㅋㅋㅋ 작년에 너무 문란해서.. 올해는... 수불석(3)권 이라고 ㅋㅋㅋㅋ 한번에 읽는 책 세 권 이상 넘기지 않기. 지금은 루티, 독서의 기술 이 두권 만 읽고 있어요. 작심 사흘째인데... 막 속이 타고 갈증 나고.... 책 사고 싶어 죽겠네...

단발머리 2023-01-03 15:20   좋아요 2 | URL
나의 개그욕심은 나만의 비밀인데 여기에 폭로하면 어뜩해요. 나, 사자머리인것도 비밀이란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이고 싶은 사자머리의 슬픈 사랑이야기..... 무심하게 사진찍고 싶은데 나는 왜 이렇게 설정샷인가요. 주위를 다 밀어내지 않으면 너무나 지저분한 것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츠바이크 전작 응원 감사해요. 지금 목록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마리 앙투아네트를 츠바이크의 언어로 읽고 싶다 말했다가 어느 아름다운 분이 ‘그럼, 독어할래요?‘ 이러셔가지고.... 화들짝!! 독어책 어디서 사야할 줄도 모르는 제게 말이지요.

수불석(3)권은 참 좋은 결심같아요. 나도 그 결심 응원합니다. 나는 안 되고요. 나는 수불7권.... 헤헤헤.

건수하 2023-01-03 15:00   좋아요 3 | URL
수불석권의 석이 3이었어요? ㅎㅎ 뜻을 이제 알았네요.
저도 문어발 너무 심해서.. 지양하려고요.

건수하 2023-01-03 14: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렌트 읽고 계신다니, 벌써 한 권 읽으셨다니 +_+
역시 멋진 단발머리님 그리고 친구분들 (복수 맞나요?) 이십니다.

<부분적인 연결들> 궁금하네요.. 문명 너머의 사고!
3일째인데 아직 1월의 독서 계획을 세우지 못했어요 ㅎㅎ 얼른 저도 정해올게요.

단발머리님은 어쩜. 연필깎이도 저렇게 예쁜걸 쓰시고..
(스태들러에 저런 분홍색이 존재한단 말입니까; 전 저 네이비색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나저나, 왼쪽에 있는 100g 용량의 캔에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솜사탕...?

단발머리 2023-01-03 15:01   좋아요 2 | URL
아시다시피(자랑 백만번째) 아렌트 저 시리즈가 품절됐어요.(중고로 8만원 상당) 제가 작년 초에 샀거든요(막차) 저 세트 가지고 있다고 자랑을 하도 많이 해가지고... 그래서 읽어야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분적인 연결들>은 인류학 공부할 때 기초라고, 뭘 좀 아는 친구가 선물해줬어요. 제가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을 읽고 있다 말한 것이 계기가 되었죠. 읽어보니 아주 어려워서 정말 큰일입니다.

스태들러 연필깎이는... 제게는 분홍색에 대한 강한 집착과 열망이 가득합니다. 지갑, 미니백, 손수건, 후드티가 모두 분홍.

캔 속에는 화이트/초코 웨이퍼가 들어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죠. 제가 다 먹고 있는데 담에 미모가 출중한 책 한 권과 함께 사진 올릴게요. 세심하신 수하님~~~ 아이윌비백!

건수하 2023-01-03 15:05   좋아요 2 | URL
제가 그 시리즈를 중고 최상으로 구했죠. 저도 읽어야 하는데 ( ‘‘)

웨이퍼군요 ㅎㅎ 제가 원래 중요한 거 말고 젯밥?에도 관심이 많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3-01-03 15:11   좋아요 2 | URL
앗!!! 기억나요! 너무너무 새 책이었던, 게다가 가격도 착했던 ㅋㅋㅋㅋ 그럼 어떡할까요? 저랑 같이 <전체주의의 기원> 가실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03 15:19   좋아요 2 | URL
저는 좀더 갈고 닦은 뒤 따라가겠습니다 ^___^

(아직 평전도 못 읽은자)

단발머리 2023-01-03 15:20   좋아요 1 | URL
그만 갈고 닦으세요. 지금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우세요!!!!!!!!!!!!!
같이 읽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3 16:04   좋아요 2 | URL
수하님 저도 저 시리즈 있거든요. 저건 저랑 같이 내년에 도전할까요? ㅋㅋㅋ (올해는 도저히..)

건수하 2023-01-03 16:18   좋아요 2 | URL
제가 올해의 독서계획을 아직 안 짰지만.. 아렌트 아무것도 안 읽고 <전체주의의 기원>으로 가기는 무리 아닐까요.. (머엉)

독서괭님 내년.. 생각해보겠습니다. 내년에도 못 읽을지도 모르구요 ㅋㅋ

다락방 2023-01-03 15: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앙투아네트의 사랑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합니다. 저는 또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바람에. 다행스럽게도 이 책을 제가 이미 가지고 있네요. 미리 사둔 나, 칭찬해...

책 사진은 언제나 그렇듯이 아름답습니다. 글도 정갈하고 사진도 정갈하신 분. 저야말로 읽을 책이 산더미인데 당장 앙투아네트 집어들고 읽고 싶어지네요. 그러나 오늘 아침부터 올랜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단발머리 님, 페이퍼 좀 자주 써주시면 안될까요?

단발머리 2023-01-03 20:37   좋아요 1 | URL
일단 다른 건 다 차치하고요. <마리 앙투아네트 - 베르사유의 장미>가 저의 2022년의 픽입니다!

정갈하다고 해 주셔서 제가 정말 뭐라 말해야 할지 ㅋㅋㅋ 저희집 좀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나, ‘정갈하다!‘는 제 맘 속에 간직하겠습니다.

지금 막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페이퍼 시작했습니다. 곧 찾아뵙겠습니다. 데헷!

거리의화가 2023-01-03 15: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탑도 글도 아주 정갈함 그 자체입니다^^
스트라우트 책도 읽어야 하는데 한 권 읽고 이후는 손놓고 있네요ㅋㅋㅋ 오, 윌리엄 모두 좋다고들 하셔서 저도 기대가 됩니다. 다시 봐도 아렌트 정치사상 세트 구입을 못한 일은 슬퍼요. 막차 타신 단발머리님 잘하신 거구요^^
오늘을 읽는다는 말이 왜 이리 좋죠?ㅎㅎㅎ 단발머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즐거운 독서 생활 이어가세요. 화이팅입니다!

단발머리 2023-01-04 19:06   좋아요 0 | URL
에공! 정갈하다고 해주시니 진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님 댓글을 캡쳐해서 식구들 보여줄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트라우트 책은 저는 많이는 못 읽었지만 이 책이 제일 좋아요. 다음책도 기대되구요!

거리의화가님께도 행복하고 즐거운 한 해 되시기를 바래요. 우리, 알라딘에서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내요^^

청아 2023-01-03 15: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앙투아네트와 페르센 백작의 사랑이 너무 궁금해집니다.
(책은 가지고 있어요!ㅎㅎ)
전체주의의 기원 딱 절반쯤 읽고
다시 펼치지 못했는데 올해 저도 단발머리님따라 끝내보고싶네요
이렇게 서로서로 책으로 물드는
우리들!! 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23-01-04 19:08   좋아요 1 | URL
앙투아네트와 페르센 백작의 사랑 이야기는 뭐랄까요. 저는 최근에 본 사랑 중에서 가장 강렬했습니다. 요즘은 쿨한 사랑이 대세잖아요. 목숨 거는 사랑이야기 나옵니다. 흐미 ㅠㅠㅠㅠㅠㅠㅠㅠ

전체주의의 기원, 전 막 시작했어요 (사진만 봄 ㅋㅋㅋㅋㅋㅋㅋ) 사진도 좋네요.
2023년에도 미미님의 건필 기대할게요. 화이팅!!!

독서괭 2023-01-03 1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맞다, 루시바턴이랑 마리 앙투아네트....
제가, 너무 섣불리 새해 계획을 세운 걸까요?? 크흥. 갑자기 초큼 슬퍼진다.. 이렇게 결심이 흔들릴 때는 가득 찬 ‘안 읽은 책장‘을 상기하면 됩니다. 집에 가서 그 책장 쳐다보며 다시 결의를 다져야겠어요 ㅋㅋ
정갈한 사진 좋아요. 단발님 글 스타일이랑 딱이예요!

단발머리 2023-01-04 19:09   좋아요 0 | URL
그건 아니고요 ㅋㅋㅋㅋㅋ 추가하시면 되겠습니다만 무척 촘촘한 계획이시더군요. 안 읽은 책장 돌아보기도 좋은 작전 같아요.
˝정갈한 사진˝ 감사합니다. 프레임 밖은 ..... (먼 산)

독서괭 2023-01-04 19:21   좋아요 1 | URL
아뇨 제가 그책들을 안 가지고 있어서 말입니다 ㅋㅋ 안 산다고 말해놓고 삼일만에 살 순 없잖겠어요?ㅋㅋㅋ

수이 2023-01-03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두과자가 아직도 남았어요?!

마리 앙투아네트의 지나치지 않은 사랑 이야기 궁금하니 저도 올해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1-04 19:10   좋아요 0 | URL
집에 오자마자 3분의 1은 냉동실에 넣어두었구요. 어렵고 힘들때 외로울 때, 그리고 커피 마실 때 2-3알씩 꺼내 먹습니다. 꿀맛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리 앙투아네트 번역자가 두 분이신데 그 중 한 분이 전영애 선생님입니다. 그럼 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1-03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다가 맞다 나도 츠바이크의 마이 앙투아네트 사놓고 안 읽었지 하면서 서재방 들어가서 꺼내왔어요. 먼지 털고 1월에 읽어야지 하면서 말이죠. ^^
저는 오 윌리엄에서 루시가 윌리엄에 대해 가지는 돌아갈 집이 생겼다는 그 감정이 조금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연인 또는 남편으로서의 관계는 끝났지만 뭔가 애증이 교차하는 가족이랄까? 뭐 그런 것들이 이들의 관계를 이어준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어쨌든 다음 이야기가 미국에서는 벌써 출판되었으니 우리나라에서도 곧 나오겠죠. 그럼 이들의 감정에 대해서도 좀 더 잘 이해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단발머리 2023-01-04 19:13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마리 앙투아네트 가지고 계신 거에요? (브라보!!!!!!!!) 역시 보는 안목이 있으신 분들은 다 가지고 계시군요. 저는 도서관 책으로 읽다가 절판 아닌게 넘넘 감사해서 바로 구입했습니다.

루시와 윌리엄의 애증이 교차하는 지점이.... 그러니까 서로에게 좋은 친구이되 윌리엄이 현남편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런 마음이 전 쉽지 않더라구요. 다음 이야기를 제가 오늘 구매했습니다. 하하하하. 저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됩니다^^

mini74 2023-01-03 17: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앙투아네트 하면 전 베르사유의 장미 오스칼 ㅎㅎ 거기도 페르센 백작이 나왔던거 같아요. 급 관심이 생깁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3-01-04 19:13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베르사유의 장미를 봐야하나 싶습니다. 거기에서도 페르센 백작 미남이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3 19: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책을 준비해두고 읽으시는군요? 저는 한 권 완독하고 나면 그때그때 땡기는 대로 다음 책을 집어서 읽는데, 이런 방식도 좋아보여요. 책탑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단발머리 2023-01-04 19:14   좋아요 1 | URL
사실 저는 도서관 투어로 읽기 리스트를 만드는 사람인데요 (예외 :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진도에 따라서) 1월에는 이렇게 책이 풍성해서 제 책으로 쌓아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책탑이지만 제 탑은 소박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4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단발님의 정갈한 페이퍼를 읽는다!^^
저기 츠바이크 책 옆에 오리온 밀크 캐러멜 두 알 어릴 때 우리가 먹던 그거 맞나요?
윽....책을 봐야지!! 왜 책은 안 보고 맨날 저것만 본단 말인가!
이건 간식 하나라도 단발님이 너무 정갈하게 사진을 찍으시기 때문입니다. 딱 저기 저 자리! 내가 너무 사랑하고 부러워하는 저 자리에서 말입니다!!!!ㅋㅋㅋ
어젯밤 전 루시바턴 책을 읽고ㅜㅜ
첫 책부터 그렁그렁 하고 있는데 윌리엄까지 어떻게 읽을지 걱정이네요?ㅜㅜ

단발머리 2023-01-04 19:22   좋아요 1 | URL
츠바이크 책 옆의 가지런한 두 알은 <천안명물 할머니 호도과자>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가 먹던 거 그거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루시 바턴을 예전에 읽었는데 그 때는 뭐랄까요. 뭔지 모르게 가깝게 느껴지지 않아서 읽다가 중간에 멈춰버렸거든요. 근데 <오, 윌리엄!> 읽고 나니 루시 바턴 다시 읽고 싶어요. 그렁그렁한 느낌 뭔지 쪼금 알거 같아요. 윌리엄도 그렇답니다 (그렁그렁)
 


















그래서 어제 읽은 책은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아니고. 아니고.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이다. 이 책은 다락방님의 책탑 페이퍼(여기 :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172618에서 알게 된 책이고,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삶과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주제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고 가끔 죽음과 관련된 책들을 읽기는 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들은 이렇게 세 권. <슬픈 불멸주의자>, <죽음은 두렵지 않다>, <엔드 오브 타임>.

 




 













생명의 신비와 죽음의 비밀. 나는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인간이란, 살아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에 흥미를 느낀다. 아무도 내가 태어나리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은 채 이렇게이 세상에 태어나버린내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맞이하게 될 죽음.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고, 내가 가진 종교의 내세관은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회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대속, 그리고 속죄. 구원의 과정이 완료된 이후의 죽음은 그렇게 무섭거나 두려운 과정이 아니다. 죽음은 현세와 내세를 연결하는 작은 문과 같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죽음이 궁금하다. 특별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관심이 많다. 그 신비한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비밀을 어떻게 대하는지.


 


<한낮의 우울>,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자살 역시 관심 가는 분야이다. 작년에는 우울증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자살과 우울증과의 연관성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자살에 대한 이해와 "바른 행동" 사이의 상관관계는 흥미로운 연구 분야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돌이켜보면, 어느 누구도 그걸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짐 삼촌과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해 따위가 중요치 않으며, 이해 여부가 진정으로 너그러운 정신을 갖는 데 어떤 장애도 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이해의 결핍이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장애로 작용하여 연민을 향한 본능마저 억제시켜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 충격적인 죽음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또 우리 가족에게는 무슨 말을 해줘야 옳은지를 놓고 골몰하고 있었다. 이 책의 취지 중 하나는 자살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보살핌과 너그러움을 베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비로소 자살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10)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자살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모습, 그리고 개인적 슬픔을 넘어서서 자살을 탐구해야 할 영역으로 받아들여 하나의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 깊다.

 

 


34쪽까지 읽었다. 어제 반납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안녕!했다. 그래서 오늘 읽을 책은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16세기 브라질에서 가톨릭과 식인의 만남이 부제다. 반납일까지 널널하다. 읽어보자.



















이와 대조적으로 심리학부(다른 학부도 아니고 바로 심리학부!) 동료와 교수들은 도무지 어떤 반응이 적절할지 깨닫지 못했다.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염려하기보다는 내 유전자의 이상 유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친구가 있는가 하면("자살은 유전 아냐?"), 대부분의 동료와 교수들은 내 아버지의 죽음을 아예 무시했다. 그중에서도 정신분석학 계통의 학자이던 임상 지도교수는 특히 정도가 심해 내 아버지의 자살에 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무능력을 정신분석학의 중립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로 위장하려 했으나 속이 들여다보는 헛수고일 뿐이어서 오히려 애처롭기만 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자살에 대한 지적 이해를 필요로 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자(그게 가능한 사람은 사실 몇 안 된다) 본연의 선한 심성마저 제대로 표출하지 못했다는 게 내 생각이다. - P11

텍사스 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신과 의사들은 경보와 기각파의 중간 지점에서 균형을 잘 잡는 사람들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가 자살로 사망한 경험을 했기에 잠재한 위험과 공포를 뚜렷이 이해했다. 그들은 자살 위험 평가기준, 자살행동의 치료법을 숙지하고 충실히 따랐다. 하지만 그들은 또한 자신들의 중재에는 한계가 있음을, 정말 꼭 그래야 한다면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수 있는 궁극적인 재량을 각자가 갖고 있음을 이해했다. 내가 받은 인상으로 이 정신과 의사들은 낮에는 병원에서 업무를 잘 수행하고 밤에는 집에서 편안한 잠을 자는 사람들이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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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28 1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살아야 합니까? 답: 살아있으니까.
왜 죽어야 합니까? 답: 쉬고 싶으니까.
죽음이란? 나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이 다른 것을 구성하러 해체되는 것. (이상 극단적인 유물론자의 해답) 원자에 마음은 없죠. 원자에 마음은 없다.

단발머리 2022-12-28 12:42   좋아요 2 | URL
극단적인 유물론자의 대답도 대답의 한 형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더더욱 죽음의 의미가 축소되고 자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단순히 원자의 재배열로 간주할 테니까요.
저는, 이런 저의 배열, 지금의 나를 만든 배열(사회적으로 구성되기 전의 나)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인지라,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습니다. 🤔🤔🤔

- 2022-12-28 13:50   좋아요 2 | URL
사회적으로 구성되기 전의 인간이 있다고요? 그것 참 심오하네요. 전 사회없으면 인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미를 감각하는 언어 조차 만들어지지 않을 거고. 음하하. 이거 너무 선문답으로 가네요? 암튼. 여기서 논쟁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생각 많이 해보시어 스을쩍 펼쳐보여주세요. 저도 궁금합니당. 근데. 신앙.종교.영성에 관한 거라면. 저는 생각을 아예 해보지 않아서요. 겸손해야합니다. (다만 그것은 인간이기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물으시기에. 종교없는 이는 죽음을 어찌대하느냐고. 저는 편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살도 거부감없이 봅니다. 다만 요즘에 만나는 분은... 삶이 편할 수도 있다고 하대요. 제가 아직 안살아봐서요. 편한 삶을요. 살아본 다음에는 다시 이런 몹쓸 시각(?)을 또 더 풍부한 방향으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요.

- 2022-12-28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응 갑자기 이 글을 적고 싶네요. 그런데, 마음이 있는 인간을 원자화된 개인으로 만들어 물리학처럼 그래프화해서 다루려고 했다는 것이 지금의 경제학이라고 대학에서 정치경제학 수업을 들을때 배웠어요.
양자물리와 관련된 교양서를 읽다보면 마음이 없는 원자들의 세계가 마음이 있는 인간보다는 아름답게 느껴지고요. 얼마전에 김상욱 책 들으면서 산책하는 데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138억년전에 우주가 만들어질 때 만들어진 그 별들의 원자가 내 몸이 된거라고. ㅋㅋㅋㅋ 아름답지요? 마음이 없는 원자는 아름답다.

단발머리 2022-12-28 12:46   좋아요 3 | URL
저는 양자물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오히려 그래서 ㅋㅋㅋㅋㅋㅋㅋ 원자들에게 마음이 있는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 아름다움의 ‘스스로 버전‘이 저는 여전히 신비롭고 불가해하거든요.

오늘 아침에 본 유튜브(유튜브 즐겨보는 1인)에 의하면 빅히스토리의 세번째 임계국면이 별의 충돌로 인한 ‘새로운 원소의 출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138억년 전 우주 형성 과정 속의 그 별들의 원자가 내 몸이 된거겠죠. 우리는 별들의 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답다,는 것도 인간중심적인 생각이잖아요 ㅋㅋㅋㅋㅋ 우주에는 ‘미‘도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12-28 13:52   좋아요 2 | URL
원자의 마음은 언어로 구성되는 마음은 아니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 양자물리 모른다고 하지마세요. 부분과 전체 읽는 분!!

다락방 2022-12-28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고 싶어서 먼저 사둔 책이지만 단발머리 님이 먼저 읽으셨네요. (완독은 못하셨어도요.)
저는 우리가 함께 읽은 미 비포 유 덕에 자살이 더 궁금해졌어요. 저는 영원히 살고싶다고 언제나 부르짖지만, 간혹 ‘이 고통은 죽어야 사라질텐데, 내가 살아있다면 이 고통은 계속 찾아들텐데‘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더 알고 싶어졌어요, 자살을 그리고 죽음을요. 전 아마 책장에 조만간 죽음에 대한 책이 한 칸을 따로 차지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읽게된다면 제 마음을 정리해 적어보도록 할게요.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이라뇨. 단발머리 님 너무 멋져요!! >.<

단발머리 2022-12-28 12:49   좋아요 2 | URL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는 구입해서 읽어도 좋을거 같아요. 선견지명의 다락방님은 미리 구매하셨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그 쪽이 궁금하기는 한데 사실... 읽기는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요, 내내 미루고 있다가 다락방님 서재에서 이 책 발견하고는 ‘아! 저거야! ‘하고 읽기 시작했어요. 학자적 접근과 개인적인 이야기가 잘 조화되어 있는 듯 해요. 전, 다시 도전하려구요 ㅋㅋㅋㅋ(도전인생)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재미있습니다. 일단 원주민에 대한 백인의 편협한 시선이 전면에 등장했구요. 곧 비판 등장할 차례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혜윰 2022-12-2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한다는 마음으로도 가질 수 없는 사랑이 있듯이(90년대 feel)
죽고싶다는 마음과 달리 죽음은 내 뜻대로 안 되는 거라 될대로 되라지.....사는 데 충실해야죠 ㅠㅠ 삶은 원래 힘든 거라는 공자님 말씀을 가이드 삼아 ㅠㅠ 삶과 죽음은 생각할수록 골치 아파서 이런 책들을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는데 이젠 점점 가까워지니 살펴보긴 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2-12-28 19:49   좋아요 1 | URL
제가 자살 관련해 읽다보니.... 죽음만큼은 내 뜻대로 하겠다는 마음이, 그런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저 역시 사는 데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하고요. 저도 내내 피하다 이 책은 좀 관심이 생기네요^^

수이 2022-12-28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우울증 책은 좀 읽고 싶어요. 자살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다, 이런 마음이지만 읽어야겠죠. 훌륭한 친구의 추천서니까 으흠. 근데 다들 넘 어려워보여요. 아무래도 나중에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2-12-28 19:5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좀 부담스럽기는 하구요. 변명으로 이야기 하자면(사실 변명임) 이 책도 반납 이틀 전에야 펼쳐 보았습니다.
어려운 책을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유부만두 2022-12-28 15: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섭게…

단발머리 2022-12-28 19:52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무섭습니다^^

독서괭 2022-12-31 2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단발머리 2023-01-01 15:49   좋아요 1 | URL
에궁~~ 독서괭님! 제가 더 감사해요. 내년에도 좋은 글, 좋은 사유 부탁드립니다.
배움의 길을 함께할 수 있는 이웃을 발견해 더욱 뜻깊은 한 해였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남으시면 저도 좀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미 주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1 16: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더 드릴게요! 많이 가져가세요!^^

단발머리 2023-01-01 16:06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