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러웨이 선언문』을 다 읽었다. 해러웨이가 제시하는 정보, 그 정보를 둘러싼 배경, 그 정보가 해석되는 방식에 대한 사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읽었다. 아무튼 읽기는 다 읽었다.

 
















정희진쌤 책은 책상 위에 한 권씩 나와 있다. 제일 자주 꺼내 보았던 책은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만약 선생님 책을 한 권만 골라야 한다면 (왜 그렇게 험악한 상상을?), 나는 별처럼 빛나는 선생님 책 중에 이 책을 고를 것 같다. 단독저서가 아니어서, 글의 양도 상당히 적지만 성과 이분법, 그리고 그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해석되고 적용되는 방식에 관해 가장 정교하고 적확한 글이라 생각한다. 책읽기에 흥미를 잃고 아무 책도 읽기 싫은 밤에 꺼내 읽는 책은낯선 시선』이다. 맨 앞에서부터 읽기도 하고, 중간부터 읽기도 하는데,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되고, 하얀 머릿속에 무언가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말 그대로 독서를 격려하는 책, 다시 독서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최근에 자주 꺼내 보았던 책은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세번째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이다. 아직 성과는 부진하지만, 책에 언급된 책들을 한 달에 한 권씩 읽어가는 게 나의 원대한 목표다. 어젯밤에 꺼내 놓은 책은정희진처럼 읽기』다. <좁은 편력>이라는 비교적 긴 글에 선생님의 독서법과 글 쓰는 법이 정리되어 있다. 1 1 과외처럼 영업 비밀을 그대로 공개한 글이다.

 


책을 읽은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습득()이고, 하나는 지도 그리기(mapping)이다. 전자는 말 그대로 책의 내용을 익히고 내용을 이해해서 필자의 주장을 취하는(take) 것이다. 별로 효율적이지 않다. 반면 후자는 책 내용을 익히는 데 초점이 있기보다는 읽고 있는 내용을 기존의 자기 지식에 배치(trans/form 혹은 re/make)하는 것이다. 습득은 객관적, 일방적, 수동적 작업인 반면에 배치는 주관적, 상호적, 갈등적이다. 자기만의 사유, 자기만의 인식에서 읽은 내용을 알맞은 곳에 놓으려면 책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책의 위상과 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 자기 입장이 있어야 하고, 자기 입장이 전체 지식 체계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가, 그리고 또 지금 이 책은 그 자리의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정희진처럼 읽기』, 36)

 


첫 번째 방식으로 책을 읽기도 쉬운 건 아니다. 아니, 정확히는 상당히 어렵다. 정보의 양이 이렇게나 방대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책을 통해 얻게 되는 갖가지 정보를 머리 속에 저장하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상상해보라. 첫 번째 방식의 책읽기도 그 자체로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추구해야하는 책읽기 방법은 두번째 방법이다. 이 방법이야말로 제대로 책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고, 말 그대로 가성비가 높은 효율적 책읽기법이다. 하지만,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읽을 수 있단 말인가.

 

 

이를테면 해러웨이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의 논의가 있다.

 


DH : 무엇보다 천주교의 물질기호학이 있습니다. 육신이--말의 측면이죠. … 궁극적으로 세계 속에 있는 사람으로 구성된 저는, 이와 같은 분리나 거대한 분할에 매우 불만을 느끼게 됩니다.

 겉으로 드러난 천주교 실천과 내면의 경험은 당연히 중요했습니다. 저는 일곱 살 때 처음으로 예수를 먹는 경험을 했죠. 그 강력함, 정말 무섭고, 훌륭하고, 놀라웠죠. 시각적으로 선명한 밤의 악몽, 꿰뚫는 듯한 낮의 평면, 강렬한 사랑, 끝없는 질문의 층위에 놓여 있는 대단히 심오한 관습이자 경험입니다. 의심할 바 없이, 감응과 인지 장치 모두의 수준에서,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정화하고 분류하는 것 말이죠. 아시겠지만 둘씩 묶어서, 자연/문화, 생물학/사회, 정신/육체, 동물/인간, 기표/기의 등등 저는 이런 이분법에 능숙해진 적이 정말 없어요. 제가 글을 쓸 때 깊은 영향을 준 측면이죠. (『해러웨이 선언문』, 331)

 


말씀이 육신이 되어라는 표현은 요한복음 1 14절에 나온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The Word became flesh and made his dwelling among us. We have seen his glory, the glory of the One and Only, who came from the Father, full of grace and truth. (개역 개정/ NIV) 말씀은 신이었으되 인간이 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태초부터 계셨던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이 말씀이 곧 하나님이니, 하나님이었던 예수가 인간으로 변화된 사건, 성육신의 사건이 말씀이 육신이 되어의 의미라고, 나는 이해한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개역개정, 마태복음 26 26-28)

 


인간이 된 하나님 예수는 성만찬을 통해 인간 속에서 산다. 초기 기독교가 전파될 즈음, 기독교인들은 사람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유언비어가 널리 퍼졌는데, 그러한 오해의 배경(?)이 되었던 말씀이다.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면, ()과 포도주가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와 소화된다. 실체가 사라지고 몸속으로 흡수된다. 예수의 살과 피가 나의 살과 피 속에 혼합되고, 보이지 않음에도 예수의 피와 살은 내 속에 나와 함께 존재한다. 예수는 사라졌지만, 그의 살과 피는 존재하지 않지만, 동시에 내 속에 살아있다. 나와 함께 살아간다. 김은주는 이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초월적 존재이자 말씀인 하느님이 이 세계의 구원을 위해 육신을 가진 인간 예수로 왔다는 삼위일체의 교리는 가톨릭의 전례에서 밀떡과 포도주가 예수의 살과 피로 체현되는 미사로 봉헌된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99)

 

 


도나를 읽는다. 나는 도나 해러웨이를 정희진 선생님이 추천하셨던 방식, 즉 두 번째 책읽기 방식으로 읽고 싶다. 읽고 있는 내용을 기존에 내가 가졌던 지식에 배치해서 변환시키고 다시 만들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나는 해러웨이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 속담에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친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바라는 건 하나를 듣고, 하나, 딱 하나를 이해하는 것이다. 하나를 듣고, 하나를 깨치기도 바쁜데, 해러웨이는 만 이천칠백구십팔 개의 정보를 하나의 문단에, 한 페이지에 몰아넣으시고는. 그러곤 카옌을 쓰다듬으며 한가로이 인터뷰를 하신다. 정말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조지프 최근 인터뷰에서 당신은 글을 쓸 때 선택해 왔던 모든 비유가 시간과 공간, 상황의 면에서 얼마나 당신에게 철저히 개인적인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든 그가 사용하는 비유는 그에게 매우 개인적일 수 있겠다고 짐작해보게 되는데요.

 

도나 그렇습니다. 진지한 연관성이 없는 대상을 왜 연구하겠어요? 그 연관성이 분노일 수도 있고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연관성이 없다면 당신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테고, 제 경험으로는 그러한 연관성 덕에 더욱 개방성을 띠게 됩니다. 내가 관심을 기울이는 모든 것으로 인해 내가 이 세상에 더욱 속해 있을 수 있습니다. 계속 퍼져나가는 물결에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세상에 속해있는 것이지요. (199)

 

 


지식과 일화, 에피소드와 감상의 조합을 넘어선 독법과 글쓰기를 추구하고 싶지만, 도나 해러웨이가 선사하는 비유들이 얼마나 개인적인지를 확인하는 이런 문단을 읽고 있노라니, 그러한 독법이 꼭 부족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나 혼자 제멋대로 추측해본다. 개인적이고 소소하며 사소한 내 관심이 이 세상에 속해 있을 때 일어나는 일. 일어날 법한 일.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런 일들에 대해 상상해본다. 도나는 어렵고 해러웨이 읽기는 괴롭지만, 아무튼 읽기는 읽었다. 해러웨이의 어떤 단어가, 그의 어떤 문장이, 탁월하고 신선한 입체적인 비유가 부디 내게 들어와 나의 살과 피가 되기를. 암요, 믿습니다. 믿고 말고요.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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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24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리뷰 읽으니 어렵지만 갈증이 해소되는 면이 있습니다. 저는 저 부분 전혀 이해를 못했거든요ㅋㅋ 읽고 정리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 2022-05-24 17:51   좋아요 1 | URL
더 많이 알고 싶은데... 사실은 뭘 아는지도 뭘 모르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다 읽었네요.
우리 모두 다 수고많았어요. 해러웨이는 너무 큰 산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산 정상에서 야호 부르는 거 맞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6: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단발머리님 진짜 짱이다!!
저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게 도대체 뭔 말인지 모르겠는거예요. 왜 <해러웨이 선언문> 뒷표지에서 정희진 쌤이 그 얘길 또 하잖아요. ‘육체가 언어가 된다면 쉽게 읽힐 것이다‘ 육체가 언어가 된다는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어휴. 저는 갈 길이 너무 멉니다, 단발머리 님 ㅠㅠ

완독 축하드려요.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2-05-24 17:49   좋아요 3 | URL
말씀이 육신이 되어,는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아시는 부분이에요. 쪼금 유명한 말씀. 요한복음 3장 16절처럼 아주 많이는 아니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해러웨이 선언문을 마치고 나니 저는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마친 학생의 심정이 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조나단으로 활활 불타오르리!!!

잠자냥 2022-05-24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양성평등에 반대한다>가 그렇게 좋다굽쇼? 저는 정희진쌤 글 너무 적어서 패스했었는데 솔깃하네요!

단발머리 2022-05-24 17:42   좋아요 3 | URL
정희진쌤 글, 강연 모두 섭렵하신 잠자냥님이 이 책을 패쑤하셨다니요. 이 무슨 청천병력 미세먼지 300의 소식입니꽈!!
쌤 글은 짧지만 겁나 좋구요.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글도 선생님이 쓰신 건데 그것도 좋아요. (헤벌죽) 솔깃을 권합니다!!

수이 2022-05-24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올리셨군요. 갈비 뜯고와서 읽겠습니다. 일단 선댓글 ㅋㅋㅋ

단발머리 2022-05-24 17:55   좋아요 1 | URL
선갈비 후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5-24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헤헤 해러웨이는 패스하고 (ㅋㅋㅋ) 정희진 마니아로 책상에 동 제목의 책들 항상대기중인 자로서, 저는 단발님과 우리 알라딘에서 여성주의 책 읽고 쓰는 사람들은 적어도 이렇게 읽고 써왔다고 자부하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내가 그럼… ㅋㅋ)
고생 많으셨어요 🥰

단발머리 2022-05-25 13:33   좋아요 0 | URL
제가 그렇게 읽고 쓰고 왔다고 자부하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러고 싶어요. 그렇게 하고 싶어요.
그니까 그렇게 하고 있는 쟝쟝님이 계속 읽고 써줘요. 나도 좀 배우자 ㅋㅋㅋㅋㅋㅋㅋㅋ
푸코는 내가 생각해볼게요. 반사 안 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코랑 조나단 ㅋㅋㅋㅋㅋㅋㅋㅋ

yamoo 2022-05-25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진 상 노트북 너머의 책장이 ㅎㄷㄷ 합니다요!!!

단발머리 2022-05-25 12:18   좋아요 0 | URL
저희 동네 도서관인데요. 저 자리가 제 자리에요. 새 도서관이라 아주 반짝반짝 ㅎㄷㄷ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5-2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이제서야 리뷰를 편히 읽어봅니다.^^ 완독하지 않고, 완독한 친구들의 리뷰나 감상을 미리 읽는다는 건 참고와 지침이 되기도 한데 왠지 미안하기도 하고...갈수록 마음이 좀 복잡해지더라구요. 근데 단발님의 리뷰는 미리 읽을껄 그랬나봐요^^ 깊은 고뇌가 느껴지면서 말씀이 육신이 된다는 그 말의 의미를 이제사 깨달았네요^^ 그런데 책이 어려워서인지...단발님의 리뷰도 어쩐지 좀 어렵게 읽힙니다jQuery18304780356727887456_1653547402529 지금 온통 글들이 은유적으로 읽혀 죄다 어렵게 읽히는 이상한 증후군이 생겼군요..이를테면 도나 증후군요!!!ㅋㅋㅋ 암튼 잘 읽었어요. 정희진쌤 이야기도 와닿구요.정희진쌤 책도 어렵던데 왠지 좀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도나 증후군은 참 심각하군요!!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5-26 16:22   좋아요 1 | URL
이번 책이 특히 어려웠던것 같아요, 저는요. 물론 쉬운 책이란 건 없지만요. 요리조리 생각해봐도 참 어려웠는데 같이 읽는 이웃분들이 어렵다고 하시는데, 그게 은근히 위로가 되면서, 또 다시 책을 펴서 읽게 만드는 동기가 되더라구요.
도나 증후군에 대한 말씀은 참말로 옳으신 것 같아요. 도나는 진짜 논문을 시처럼 쓰시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덕분에 정희진쌤 책이 왠지 친근해졌다면 이건 정말 기뻐할 일이네요. 우리 모두 다, 수고 많았어요^^

독서괭 2022-05-26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단발님 글을 읽으니 해러웨이가 왜 그렇게 어렵다는 얘기를 듣는지 딱 알겠습니다. “만이천칠백구십팔개의 정보를 하나의 문단에 한 페이지에 몰아넣으시고는 카옌을 쓰다듬으며 한가로이 인터뷰를 하신다” - ㅋㅋㅋㅋㅋ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해러웨이 그냥 넘기고 싶고.. 언급하신 정희진님 책 다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페미니즘의도전부터 읽어야 하지만요 ㅋ
암튼 단발머리님은 이 글만 보아도 충분히 두번째 방식으로 읽고 계신 분 같은데요?🥰

단발머리 2022-05-29 21:56   좋아요 1 | URL
제가 모르기 때문이겠지만 도나의 글은 약간 원망을 섞어 어리광을 부려도 될 듯 합니다.
정희진님 책은 어느 책이듯 다 좋지만 역시 페미니즘의 도전이 제일 유명하지요. 그래서 전 그 책은 두 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번째 방식으로 읽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독서괭님, 감사해요!!
 



 















프랑스어 책읽기 모임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아무튼 독서 모임은 진행되고 있고, 안내해주시는 분이 <안티고네> 미리 읽어 두라 하셨는데. 반납일이 되어야만 책 찾아보는 나쁜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고. 반 정도 읽었던 <안티고네>를 아침에 마저 읽었다.

 


크레온       … 너는 그러지 말라는 포고령이 내려졌음을 알고 있었느냐?

안티고네   알고 있었어요. 공지 사항인데 어찌 모를 리 있겠어요?

크레온      그런데도 너는 감히 포고령을 어겼단 말이더냐?

안티고네   내게 그런 포고령을 내린 것은 제우스가 아니었으며, 하계의 신들과 함께 사는 정의의 여신께서도 사람들 사이                 에 그런 법을 세우시지 않았으니까요나 또한 한낱 인간에 불과한 그대의 신들의 변함없는 불문율들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그 불문율들은 어제 오늘에 생긴 게 아니라 영원히 살아 있고,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259)

 


<안티고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여기.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대결. 크레온이 이긴 듯하지만, 결국 패배는 크레온의 몫이 되고 말았다. 이미 2,400년 전의 결론.

 


하이몬    저는 범법자들을 존중하라고 권하지는 않아요.

크레온    그녀가 범법자가 아니란 말이냐?

하이몬    테바이 백성들이 하나같이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요.

크레온    내가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지 백성들이 지시해야 하나?

하이몬    거 보세요. 이제는 아버지께서 애송이처럼 말씀하시네요.

크레온    이 나라를 내가 아닌 남의 뜻에 따라 다스려야 한다고?

하이몬    한 사람만의 국가는 국가가 아니지요.

크레온    국가를 통치하는 자가 곧 국가의 임자가 아니란 말이냐?

하이몬    사막에서라면 멋있게 독재하실 수 있겠지요. (271)

 


잊힐만하면 간간이 찾아오는 여성 혐오 발언과 다이내믹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여주는 듯한 문장(271)도 보인다. 그래도 역시 제일 눈길을 끄는 곳은 여기.

 


크레온    우리는 곧 예언자보다 더 확실히 알게 될 것이오

             내 아들아, 너는 설마 네 약혼녀에 대한 결정을 듣고 이 아비에게 화가 나서 오는 것은 아니겠지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너는 내게 늘 호의적이겠지?

하이몬   아버지, 저는 아버지 자식이에요. 아버지께서 저를 위해 지혜롭게 규칙을 정해주시니 저는 거기에 따를 거예요.                저는 어떤 결혼도 아버지의 훌륭한 지도보다 제게 더 큰 이익이 되리라 생각지 않을 테니까요.

크레온   그래야지, 내 아들아. 너는 마음속에 명심해 두어라매사를 아버지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이다. (267)


애들은 다 컸는데 아직도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나는, <안티고네>도 육아서로 읽는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보다 소중하지 않다. 친구, 동료, 지인, 그 누구도 ‘(그들이 내게) 어떻게 행동하든 (항상) 호의적으로 대할 수 없다.’ 물론이다. 배우자는 물론이거니와 자식도. 그리고 부모도 여기에 포함된다. 부모들은 자기들은 예외일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식은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면 당연하죠! 라고 답하지만, 자녀의 모든 순간에 개입하려 들고, 간섭하려 들고,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식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 폭력적이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면 괜찮은 거라고. 겉으로는 말하지 못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크레온이 말한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너는 내게 늘 호의적이겠지? 하이몬을 대신해 내가 말한다. 그렇게 못 해요. 적어도 얼만큼은, 아버지가 어떻게 행동하시는지에 달려있어요. (그런데 지금 아버지는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죽이려고 하고 있어요. 그건 제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에요.) 크레온이 또 말한다. 마음 속에 명심해 두어라. 매사를 아버지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이다. 하이몬을 대신해 내가 말한다.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따르겠지만, 따르려고 노력하겠지만. 매사를 아버지 뜻에 따를 수는 없어요. 그렇게는 못할 거 같아요.

 


, 아버지가 매사에 제 뜻에 따라주신다면 모르겠지만요.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 요한 페터 크라프트, 18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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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19 15: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위에 지문 저렇게 나오는 거 어찌된 일인지 나는 모릅니다. 컴퓨터 화면상으로는 제대로 나오는데 핸드폰에는 글자들이 제각각이고. 북플에서도 그렇구요. 어떤 연유인지 알 수가 없네요. 허허.

청아 2022-05-19 17: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컴퓨터에서는 컬러도 예쁘고 깔끔하게 배열되어 있어요^^*
저는 다른 책으로 가지고 있는데
궁금하네요.

단발머리님 프랑스어 책읽기도 놀라운데 이 책으로 하시나봐요? 너무 멋집니다!! 화이팅!🙌

단발머리 2022-05-19 18:29   좋아요 3 | URL
오호, 다행이네요. 감사해요, 미미님^^

프랑스어 책읽기는 정말 부끄럽기는 한데 ㅠㅠㅠ 읽기가 부끄러운게 아니라 제가 부끄러워서요. 프랑스어 잘하는 친구가 웅숭 깊은 목소리로 읽어주는데 제가 뻑! 가버려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단어 문법 하나도 안 해서 아직도 왕기초입니다.
그래도 화이팅은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5-19 17: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인 것 같아요!
프랑스어 책읽기라니, 단발머리 님 진짜 너무 멋진거 아닙니까.
저는 아직 이 책 안샀고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두기만 한 상태에요. 아 빨리 사고 싶네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2-05-19 18:30   좋아요 3 | URL
저는 일단 소포클레스판 읽고 장 아누이 앞쪽 쪼금 읽었는데, 재미있는 거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사세요, 서둘러요!!

mini74 2022-05-19 17: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크레온 같은 아빠들 좀 있지 않나요. 친구같은 아빠라고 하지만 ㅠㅠ 저는 자꾸 아이 또래 애들에게 말을 그렇게 걸어요. 한 번은 아이랑 가다가 아이 친구 만났는데 제가 막 더 반가워하면서 밥은 먹고 다니니? 하면서 주접을 ㅠㅠ 아이가 엄마 살인의 추억 찍냐고 ㅎㅎㅎ 단발머리님 프랑스어 읽기 우와!!! 저도 파이팅입니다 *^^*

단발머리 2022-05-19 18:31   좋아요 4 | URL
밥은 먹고 다니니? 에서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넘나 크게 웃었습니다. 저는 지나가는 아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말 걸 때 저희집 애들이 싫어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애들은 그런 거 싫어해~ 그러면서요. 미니님 파이팅도 잘 접수되었습니다. 아이고, 맨날 접수만 받고. 오늘은 프랑스어 단어 하나라도 외워야겠어요.

수이 2022-05-19 18: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는 못할 거 같아요. 소리내어서 따라 읽기! 프랑스어 단어 외우시고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저도 따라 외울래요!!!

단발머리 2022-05-19 21:09   좋아요 3 | URL
오늘의 표현 : Ça va?
이거 쓰는데 세 번 고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라파엘 2022-05-19 2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주제의식을 가진 독서로서,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것도 정말 흥미로운 방법인 것 같아요!! 게다가 프랑스어 공부도 하신다니... 프랑스의 대표적인 육아서라면 뭐니뭐니해도 루소의 에밀 아닌가요? 😂

단발머리 2022-05-19 21:11   좋아요 3 | URL
전 그렇게 읽으려고 했다기 보다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읽었는데 이제 아가들은 다 컸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읽히네요 ㅎㅎㅎ 프랑스어 공부를 한다는 말을 하기조차 부끄럽지만 아무튼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루소의 에밀을 프랑스어로 만날 때까지 정진하는 걸로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5-20 0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으신다는 말씀 어떤 뜻인지 알듯 합니다^^

단발머리 2022-05-23 08:15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은 제 말뜻을 바로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좀 커서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요 ㅋㅋㅋㅋ 전 아직도 그렇게 읽고 있네요.

책읽는나무 2022-05-20 1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육아서로 읽으신다는 말씀!!!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것 같거든요ㅋㅋㅋ
프랑스어를 웅숭깊은 소리로 읊조리시는 모습에 반하여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하였다는 그 말씀도 프랑스적이군요^^
멋져요~~무언가에 반하여 앞뒤 계산없이 내 열정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멋져요. 전 계산이 너무 앞서서 시도할 엄두를 못내고 그저 바라만 보다 시간을 허비한 경우가 많거든요.
프랑스어 공부 시작하신지 좀 되신 듯한데 그 끈기심도 높이 평가합니다.
파이팅입니다.^^

단발머리 2022-05-23 08:20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도 그러신다니 한결 안심이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랑스어를 웅숭깊은 소리로 읽어주던 친구는 읽어주기, 발음 가르쳐주기, 책 소개하기, 진도 확인해주기 등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전 진도 따라가는 것도 벅차서 헉헉대고 있어요. 뭔가를 하고 있다고 하기도 부끄럽지만 아무튼 이번에 새로 들어간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가 여덟번째 책이더라구요. 같이 공부하는 이웃님들 덕분입니다^^

독서괭 2022-05-26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육아서로 읽으신다는 말씀에 저도 매우 공감합니다 ㅎㅎ 애 낳고 나니 너무 자연스럽게 모든 책에서 그런 내용만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토지 들으면서도 부모 다 죽고 거복이한복이는 어쩌나, 귀녀가 낳은 아기는 잘 클까 걱정이.. ㅎㅎ
단발님의 육아도 아직 끝나지 않았나 봅니다~^^

단발머리 2022-05-29 21:59   좋아요 1 | URL
전 사실 육아서는 많이 읽지도 않았거든요. 근데 다른 책을 육아서로 읽고 있어서 ㅋㅋㅋㅋ 그게 참 그렇네요.
그나저나 독서괭님 덕분에 저도 요즘 자꾸 토지가 눈에 밟힙니다. 10여년 전에 읽었던 터라 한 번 더 읽어야 하는데, 워낙 대작이라 마음 먹기가 쉽지 않네요.
제 육아는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키워놓았습니다. 둘 다 저보다 큽니다. 하하하.
 



 














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문구, 정확하게는 내게 가장 흥미로운 문구다.

 

해러웨이는 위계와 지배의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여러 영장류 중에서 자신의 배우자를 동반한 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주장한다. 서구 유럽의 경험 속에 동양이 차지하고 있는 특별한 장소에 기반하여 동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으로서의 오리엔탈리즘’(60)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서, 해러웨이는 그 시선이 누구의 것인가를 묻는다.

 


해러웨이가 보기에 그 시선은 백인, 서양 과학자의 시선이며, 원숭이와 유인원을 '거의 (남성)인간' 혹은 더 나아가 '기원적인’, '문화 이전의’, 혹은 '자연의’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조명한다. 다시 말하지만,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지식의 대상으로서 기입된다/만들어진다. 각 경우에 후자인 타자는, 자아이자 빛과 시각의 원천인 전자보다 열등하지는 않더라도 그것과 완전히 구별되며 부차적이라고 서술되지만, 두 쌍의 형상은 그와 연관된 이원론의 목록 전체와 마찬가지로 오직 상호의존적 위치로서만 의미를 만들거나 작동시킨다. 섹스/젠더, 자연/문화가 그런 이원론에 포함된다. 한쪽을 특정하거나 이해하는 일은 다른 쪽을 규정하는 매우 세부적인 사항과의 차이에 의존한다. 다른 것과 구별되며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위치 혹은 대상은 독특함과 우월성이라는 의미의 측면에서 부차적인것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보다 열등한 것, 즉 자원으로 낙인찍힌쪽 없이는, 보다 위대한 것, 문화의 비범한 특질인 쪽도 자신이 이야기하고 규정하는 것, 자신이 체현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없다.(『도나 해러웨이』, 61-2)

 


이성적이고 도덕적이며 문명을 이룩하는 주체(서구, 백인, 남성, 이성애자, 비장애인)에게는 감성적이고 비도덕적이며 자연과 어울리는 대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인데, 상대가 어떠함을 규정함으로써 자신을 새롭게 창조했다는 점에서, 이는 동양과 서양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페미니즘 모토 중에 가장 극단적인 주장으로 알려진, 내가 보기에 가장 소박한(?) 것이 여자도 사람이다라는 주장이다. 페미니즘에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아니, 그럼 여자도 사람이지! 언제 우리가 여자는 사람 아니라고 했어? 라고 반문할 것이다. 여자도 사람이다. 남자도 사람이고 여자도 사람이다. 남자처럼 여자도 사람이고, 여자처럼 남자도 사람이다. 하지만, 이 간단한 주장이 여자에게 적용될 때는 기이하게 변용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니, 그래도 여자가, 그렇게 밤늦게 돌아다녀도 돼? 아니 그래도, 얘는 엄마가 키워야지. 아니, 그래도 여자가, 몰골이 그게 뭐야? 남자에게는 가능하고 당연하고 평범한 일들이, 여자에게는 불가능하고, 어렵고, 비범한 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성 혐오 5천 년의 기나긴 역사는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억압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여자는 인간이되, 아직도 (온전한) 인간이 되지 못 했다.

 
















미국의 인종 감별 잔혹사라는 부제가 붙은 진구섭의누가 백인인가?』의 2장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백인성, 백인됨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이민 시대 초기 백인은 오직 ‘앵글로’와 ‘색슨’만을 의미했다독일인에 대해 반감이 컸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독일계조차도 순수한 백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아일랜드 이민자를 원숭이야수술주정뱅이로 묘사했고동남부 유럽 이민자들은 견습 백인(probationary white), 이탈리아 이민자들은 백인 검둥이(white nigger), 그리스 이민자들은 기니아, 즉 검둥이로 불렸다. 유대인들은 검은 동양인, 하얀 검둥이(whiteniggers)로 불렸다고 한다(『누가 백인인가?』, 47). , 앵글로 족과 색슨족만이, 영국 이주민만이 가지고 있던 우리’, ‘인간’, ‘백인의 개념이 점차 다른 이민자에게까지 확대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의 중간 단계라 여겨져 노예 산업의 근간이 되었던 흑인 남자는 노예 해방운동의 중요한 축이었던 백인 여자보다 먼저 시민권을 획득함으로써, 먼저 사람이 된 경우이다.

 


 














사이보그는 인공두뇌 유기체cybernetic organism, 기계와 유기체의 잡종이며, 허구fiction의 피조물이자 사회 현실 social reality의 피조물이다. 사회 현실은 삶에서 겪는 사회관계이자 가장 중요한 정치적 구성물이고 세상을 바꾸는 허구다.(『해러웨이 선언문』, 18)

 


다시 제자리로. 심오한 역사적 폭과 깊이를 지녔어도, 젠더는 보편적인 정체성이 아닐 수 있다(『해러웨이 선언문』, 84)는 해러웨이의 주장, 그리고 <반려종 선언>의 여러 주장을 고려해 볼 때, 그녀는 인간과 인간, 유기체와 기계, 인간과 동물간의 차이와 그 차이에 근거한 위계, 질서, 폭력이 온당하지 않으며, 그러한 그릇된 서열화는 인간이 지구에서 최고의 존재라는 잘못된 믿음, 더 구체적으로는 서구의 백인 남성이 이 지구 피라미드의 제일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다는 비과학적언설에 의해 지지받았다고 주장한다.

 


내가 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살아가는존재로서의 개, 를 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이한 원자의 독특한 결합으로 알고리즘에 따라 운영되는 라는 존재 역시 유기체의 일종으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우리는 모두 사이보그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 것 아닌가, 추측해 본다.


 

너무나 세속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인간 중심적이며, 영장류에 속하나 호모 사피엔스임을 강조하며 살았던 한 명의 인간. 사이보그이며, 하이브리드, 모자이크, 그리고 키메라인 1인은 심히 괴롭다고 한다. 이제 팟캐스트 들으러 간다. 도움 받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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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3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3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5-15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단발머리 님의 이 페이퍼를 읽으니 제가 좋아하는 작가 ‘샤론 볼턴‘의 <희생양의 섬> 에서의 한구절이 생각납니다.

˝글쎄, 이곳에선 적응을 잘 못한 것 같고, 그 점에 있어서는 그들의 말이 맞아요. 이곳 섬들은 작지만 강력한 패거리가 다스리고 있거든요. 체격이 큰 금발의 남자들 말이죠. 모두 같은 학교를 나오고, 같은 스코틀랜드 대학을 다녔고, 노르웨이 부족의 침략이 있던 시절부터 가족끼리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 말이에요. 토라, 생각해봐요. 병원의 아는 의사들이나, 학교의 교장이나, 경찰이나 치안판사, 또 상공회의소, 지역 시의회까지, 그들이 전부 차지하고 있다고요.˝
그 점에 관해서는 따로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꽤 많은 섬 주민들이 눈에 띄게 비슷한 외모를 지녔다는 사실을 나도 이미 여러차례 실감한 터였다. (p.249)

팟캐스트 듣고 도움은 좀 받으셨나요, 단발머리 님? 저는 아직 다 읽지 못한 걸 내일 월요일부터 계속 다시 읽을 생각입니다. 저는 주말에 심각한 독서를 못하겠어요. 흐음...

단발머리 2022-05-16 15:59   좋아요 1 | URL
우아, <희생양의 섬> 좋네요. 저도 읽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참, 신기해요. 그 묘하게 싸한 느낌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더라구요. 작은 섬의 강력한 패거리가 모든 면을 장악하고 있다면, 그 패거리가 속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특혜를 누릴테니까요. 서로 서로 친구고, 아는 사람, 아는 동생... 그런 거겠죠? 다락방님이 인용해주신 문단 읽다보니 샤론 볼턴 책 한 권 더 읽어보고 싶네요.

전 팟캐로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는데 ㅋㅋㅋ 우아, 사람들 목소리 왜케 좋아요. 그것땜에 일단 90점 드립니다. 저도 이번 주말에는 정말 푸욱 쉬었네요 ㅋㅋㅋ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글을 쓰게 된다면 이원론, 오리엔탈리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탈식민주의, 상황적 지식을 태그로 삼아야할 것 같다. 그리고 사이보그.


 














『도나 해러웨이』의 조지프 슈나이더는 해러웨이의 사이보그를 이렇게 정리한다.

 


특히 해러웨이의 사이보그를 통해 우리는 젠더가 없고, 그에 연결된 오이디푸스 가족 이야기의 끝없는 순환이 없는 세계를 희망할 수 있다. 그것은 기독교인이 아니고, 여성에게서 태어나지 않았으며, 에덴동산이 있다 해도 인식하지 않았을 것이고, 전지한 아버지가 조화롭게 마련한 이성애적 생식 결합을 통한 구원에 의존하지 않는다. 해러웨이는 페미니즘 과학소설이 이미 유망한 사이보그 서사를 몇 가지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한다(Ibid.: 106, n.27). (113)

 


젠더의 각주를 찾아보면, 1991년의 인터뷰에서 해러웨이가 사이보그를 다염성polychromatic의 소녀, 나쁜 여자아이”(299)라고 말했음을 알게 된다.   

 
















『해러웨이 선언문』의 역자 황희선은오늘의 SF #1』 <도나 해러웨이 사이보그, 그리고 SF적 상상력의 유토피아적 모멘텀>에서 이렇게 썼다.

 


해러웨이가 볼 때 사이보그는 우선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출현하는 하이브리드를 뜻한다. 서구 근대의 이분법적 사고관에서는 본성상 이질적인 존재들, 비단 유기체와 기계만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이 뒤섞여 네트워크를 이룬 상태를 일컫는다. 더 중요한 점은 하이브리드는 정의상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순수한 것은 범주가 명확한 존재들이다. 예컨대 이성애주의적인 규범에 부합하는 여성과 남성, 영혼 있는 인간과 영혼 없는 기계라는 개념이 그렇다. 하지만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토론이 벌어지고 개인이 '생명의 암호’인 염기서열로 특정되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되는 오늘날 그 모든 이분법은 흐트러진다. 출생 시 사회적으로 지정된 것과 다른 성정체성을 지닌 사람들도 남녀이분법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단일 설계와 의지에 따라 부분들이 유기적으로 조합된 신의 피조물과 달리, 각각의 부분이 서로 원리상 이질적인 사이보그는 모순이 가득한 존재이다. (294-5)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리며 출현한 하이브리드가 바로 사이보그이며, 우리 자신을 그런 사이보그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이전에 각각을 구분하는 기준점이었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작게 느껴질 것이다. 여성 범주에 대한 통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여성이라고 부를만한, ‘여성이라고 칭할 만한 존재 자체가 부재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좀 묘한 느낌이 든다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에는 여성공통의 경험에 대한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던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피해자됨’, ‘피해자성에 대한 이야기, 정체성에 기반한 페미니즘의 한계를 지적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절판된 책이고, 중고로 구입하려면 120,000. 도서관을 이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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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12 1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조지프 슈나이더의 해러웨이도 읽고 계시는군요. 저는 해러웨이 선언문 다 읽고 읽어볼 참입니다. 저 도나 해러웨이 마스터 하고 싶은데 그 길은 너무 멀고도 험할것 같네요 ㅠㅠ 마스터가 다 뭐야 기초도 모르겠어요.

도나 해러웨이, 한나 아렌트. 제가 평생 파고들겠습니다. 흠흠.

단발머리 2022-05-12 12:15   좋아요 2 | URL
제가 웬만하면 번역 이야기 안 하고 싶은데 조지프 책은 책이 난해한 건지 번역 때문인지… 그 책도 어려워요. 전, 다락방님이 읽으셨던 이지언의 도나 해러웨이도 읽어볼까 싶어요. 근데 이쪽 저쪽 다 어려움 ㅠㅠㅠ

평생 파고들 주제가 넘 근사하네요. 해러웨이랑 아렌트라니!! 😍😍😍

거리의화가 2022-05-12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중고 12만원...ㄷㄷㄷ 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없을 것 같아요. 도서관이 워낙 작은데여서-_-;
저도 읽기 시작했는데 개념 자체가 어렵긴 합니다만 번역도 어렵게 느껴져서ㅠㅠ 다행히 옆에 원어를 같이 넣어두었더라구요. 원어로 보면 좀 더 나은듯합니다. 어쨌든 진짜 집중해서 읽어야 겨우 넘어가는 수준인듯 해요ㅜ 조금씩이라도 밀리지 말고 읽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2 13:10   좋아요 1 | URL
12만원, 정말 후덜덜이죠 ㅠㅠㅠ 근처에 새로 생긴 도서관에는 그 책이 없더라구요. 저도 오래된 도서관에서 한 권 발견했어요. 목차 훑어보는데 괜찮아서 나도 사야겠다, 했는데 절판이라 안타깝더라구요. 연체 안 하고 읽는게 목표입니다.

개념도 어려운 이 책을, 이 책들을 알라딘 이웃님들과 같이 읽으니 그래도 나은 것 같아요. 전 <해러웨이 선언문>도 전에 도전했다가 두 번 다 실패했거든요. 어렵다는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ㅎㅎㅎㅎㅎ 서로를 의지하면서 읽어가니 그래도 요만큼 읽을 수 있네요^^

mini74 2022-05-1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정리글 보니 사이보그에 대한 이해가 조금 될 것도 같은 *^^* 중고가 120000원 우와 !!

단발머리 2022-05-12 19:11   좋아요 1 | URL
미니님도 이번달에 같이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아직도 사이보그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도나가 ‘우리는 사이보그다‘ 그랬단 말이지요. 근데 그걸 모르고 있네요. 하하하하하. 중고가 12만원이 의미없어지려면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개정판이 나와야 할텐데요. 그죠?

mini74 2022-05-12 19:14   좋아요 0 | URL
사이보그 선언까지 읽었어요 ㅎㅎ 그 다음은 ㅠㅠ 다락방님이 올려주신 팟캐 듣고 있어요.

단발머리 2022-05-12 19:18   좋아요 1 | URL
저는 <반려종 선언> 반 정도 읽은 상태에서 조지프 책으로 넘어왔거든요. 도움 받으려고요 ㅋㅋㅋㅋ 전 아직 팟캐 아끼고 있어요. 혹 정답 나올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2-05-12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들을@_@;;; 뱅글뱅글@_@;;;; 존경합니다@_@;;;;

단발머리 2022-05-12 19:10   좋아요 1 | URL
뱅글뱅글@@ 어려운 책들을 읽겠다고, 읽어 보겠다고 일단 준비는 해두었습니다. 문나잇님, 감사합니다!!!!
 


















큰애 낳고 첫 번째 주일, 친정 식구들은 다 교회에 가고, 자다가 눈을 뜨니 옆에 아기가 누워있었다. 엄마가 말씀하시길, 입체 초음파로 보았던 바로 그 콧대. 그 콧대의 주인공이 정말 그림처럼 누워 자고 있었다. 만난 지 삼일 만이었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 나는 사랑이 느껴졌다. 모성이 부족한 사람인 내게조차 그 두근거림은 너무 선명해서, 자는 아이를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남편에 대한 사랑과는 좀 다른 것 같고 혹은 더 큰 것 같은 사랑, 그런 마음이 존재한다는 걸 확신하게 된 순간이랄까. 마음을 주었어도 또 다른 마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마음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내 손으로 처음 뽑은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이지만, 그분은 워낙 산 같은 분이시라 그냥 존경하고 우러러볼 뿐이었고, 내 마음속 대통령이라면 언제나 노무현 대통령님이었다. 파란만장했던 경선 과정도 그랬고, 가슴을 울리는 연설도 그랬다. 선거 전날 멀리서 뵈었을 때의 기쁨, 그리고 당선의 환희가 전부일 줄 알았는데, 퇴임 후의 비극은 결국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노무현 대통령님을 내 마음속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런 마지막 대통령이 되실 줄 알았는데, 오늘 퇴임하시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뵈니 온갖 감회가 몰려와 감정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다. 웃으면서 조금 울었고, 울면서 또 웃었다.

 


대통령님, 지난 5년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통령님이 우리나라 대통령이어서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어깨의 무거운 짐 이제 모두 내려놓으시고, 그토록 원하시던 일상으로 돌아가셔서

하고 싶은 거 다하세요.

우리 이니님, 이제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하고 많은 날 중에 하필 오늘이 작은 아이 학교 재량휴업일이라 대통령님 퇴근길을 함께 하지 못했다. 꼭 가고 싶었는데. 그래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마중 나온 모습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내일부터 새 시대가 열린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우리 모두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 좀 슬프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던가.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몇몇 친구들에게 울적한 마음에 나 지금 울고 있다ㅠㅠ카톡을 보내고, 오늘 같이 갈 걸 그랬지? 대통령님의 퇴근길을 아쉬워하고, 조국 장관 따님의 일기장은 중학교 때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때 것이므로, 중학교 일기장을 압수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비열하고 악랄한 한동훈이 욕을 나누고 있다. 결론은 한 방향으로 향한다. 이제 5년 동안 시사 방송 모두 끊고, 뉴스 끊고, 네이버 끊고, 어디 조용한데 칩거해서 연구에 매진하자.




 



























일단 도나 해러웨이. 신간이 오고 있다. 내가 함 읽어보겠다는 정신으로 읽어보겠다. 친구가 추진 중인 <서양 철학 제대로 파보기 전국 협의회> 선정 도서도 쓱 훑어본다. 고급스럽고 우아하지만 포스가 어마무시하다. 원서는 새로 사지 말고 집에 수납장 속에 대기 중인 것 중에 몇 권 골라보고, 무엇보다 엄중한 시절에는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님 만나주셔야 한다. 1월에 구입한 세트 도서 3권 중에 다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다. 시절이 하 수상하다. 읽어야겠다. 읽어보겠다. 읽는 수밖에. 허어, 읽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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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5-09 22: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인 분이 현장을 담은 릴스
를 인☆에 올린 것을 보고는
기냥 울컥했습니다.

항상 소중한 것은 지나간 다
음에야 알게 되는 닝겡이의
깊은 회한이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미디어는 끊고 책이
나 더 읽어야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0 11:24   좋아요 3 | URL
네, 울컥하죠. 저도 그래서 어제 눈물바람.....
소중한 순간들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미디어 끊고 책 더 읽으신다는 말씀에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꼬마요정 2022-05-09 2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상만 봤는데 울컥 했네요.
너무 고생 많으셔서 이젠 편하시면 좋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0 11:24   좋아요 3 | URL
네, 꼬마요정님!
너무 고생 많으셔서 이제는 편안한 일상을 사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yche 2022-05-10 0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국 뉴스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나서 내 다시는 안 보리라 해놓고 또 보면서 화나고.... 앞으로 5년이 두려워요. ㅜㅜ

단발머리 2022-05-10 11:28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서 뉴스 끊고 있어요. 전 한참은 안 보려고 해요. 프시케님도 정신 건강을 위해 당분간은.... 뉴스를 끊으심이 어떨까요.

수이 2022-05-10 0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친구들이랑 좋아하는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동영상 올려줘서 보았는데 뭉클했지요. 고생하셨으니 이제 평화로운 시간 보내시면 좋겠어요. 더불어 이제 5년은 영불철의 나날들인 겁니다. 절망해서 바닥에 엎드리지 말고 두 주먹 불끈 👊

단발머리 2022-05-10 11:30   좋아요 1 | URL
새로운 5년을 새롭게 만들어갑시다, 비타님! 비타님의 커리큘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두 주먹 불끈!!!

거리의화가 2022-05-10 0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대통령님 마음으로 항상 응원하고 지지를 했던 사람으로서 어느덧 마지막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더라구요. 5년중 거의 3년간을 코로나로 더욱 힘드셨을 것 같은데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저 중에 ‘세계철학사‘만 갖고 있네요^^; 읽어야 하는데 소장만.. 아렌트 책도 찜해놓았다가 품절되서 재입고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간 도전을 해봐야겠어요~ㅎㅎ

단발머리 2022-05-10 11:33   좋아요 3 | URL
많은 분들이 그러셨을거 같아요.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가지셨던 분들이 많으시니까 당선 때보다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퇴임하시는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을 이렇게 접습니다.
저도 소장만 하고 있는 책들이 많아서요. 이제 때가 되었으니 소장만 했던 책들, 좀 자세히 살펴보려고요.
한나 아렌트가 시작입니다^^

mini74 2022-05-10 1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마운 분. 꼭 지켜드려야 할 분 단발머리님 사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단발머리 2022-05-10 13:10   좋아요 2 | URL
고마운 분, 저희가 지켜드리지 않아도 되었으면, 그런 갈등 속으로 불려오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미니님 맘이 전해지네요....

얄라알라 2022-05-10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렇게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실수로라도 목소리 들을 까봐 뉴스 끊고 삽니다..
이렇게 단발머리님께서 글 올려주신 덕분에 북플 친구분들 따스한 감사 댓글 서로 읽고 지지하는 마음 나눌 수 있고, 좋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2-05-10 21:43   좋아요 2 | URL
뉴스 끊으신 분 많으시네요….
답답하고 걱정스러운 맘이지만 저처럼 속상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운 중에도 위로가 되네요. 감사해요, 얄라알라님!

라로 2022-05-10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뒷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떠나는 뒷모습이 평화롭고 아름다웠어요.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제 마음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다시 시궁창으로 빠진 것 같은 국민들을 생각하면 그러기 힘드시겠지만..ㅠㅠ

단발머리 2022-05-10 21:4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아름다운 뒷모습이요. 이제 여사님과 반려견들과 이웃분들과 평화로운 농촌 생활 이어 가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5-15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짐정리 하면서 라이브로 뒤늦게 영상 보면서 ˝다시 출마할까요?˝의 한 마디에 울컥했다가, 또 한편으론 다음 날 사저에서의 모습 사진 몇 컷 보고, 갑자기 정겨워지는 거에요^^
대통령님댁에 놀러가고 싶더라는~ㅋㅋㅋ
고생하신만큼 동네 사람들이 잘 챙겨드렸음 좋겠는데, 어르신들이 보수텃밭이라 불안불안 합니다. 그래도 지지자들도 많으니까^^

단발머리 2022-05-16 16:03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우리 많이 울컥하네요 ㅠㅠㅠ 이제 맘껏 쉬시고 하고 싶은 일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여사님이랑 놀기, 강아지랑 놀기, 꽃 가꾸기 기타 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네 사람들은 괜찮은거 같은데 보수 쪽의 외부사람들이 확성기 틀어놓고 그러나 봐요. 경찰에 신고해도 안 된다 하니.. 참, 안타까워요.

책나무님, 정리 대충 하시고 짬짬이 쉬세요. 갑자기 정리하면 몸살나더라구요. 사이사이 알라딘 놀러오시구요^^

ÊTRE 2022-05-15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즘 폭풍책읽고있네요.콜린후버 필독서? 지르고있던중 우연히 발견하고 위로받는중

단발머리 2022-05-16 08:03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Être님! 전 일단 콜린 후버 한 권 샀어요. 장르만 알고 예전에 사뒀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전혀 모르네요 ㅎㅎㅎ 일단 한 권 읽어보고 또 사려고요^^

ÊTRE 2022-05-15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특별한날 아니면 너무자주들 우르르가서 사진찍고 번거롭게는 안해드렸으면 하네요.우리야한번이고 기념이지만 얼마나 피곤하실까요

단발머리 2022-05-16 08:03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저도 노대통령님 계실 때 못 가봐서 문대통령님께는 꼭 가보고 싶은데... 맞아요, 우리만 생각하면 안 되겠죠.
조용한 동네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