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성은, 크리스테바의 관점에서, 배설물과 월경이라는 두 가지 점 때문에 오염시키는 대상과 관계가 깊다. 이것은 여성으로 하여금 비체와 특별한 관계를 맺도록 한다. (37)

 


월경은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다. 출산 역시 여성만 가능하다. 하지만 생명체로서 이 세계에 존재할 때, 남성이든 여성이든 인간은 동물로서 존재한다. 먹고 마시고 잠자고 숨 쉬고 땀 흘리고, 그리고 배설하는 존재이다.

 



 












폴 로진은 원초적 혐오의 모든 대상은 동물이거나 동물적 물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일부 사람들이 혐오스럽다고 느끼는 오크라 같은 끈적끈적한 식물은 예외적이다.) 혐오의 대상은 동물성을 상기시키는 것’, 즉 우리 자신의 동물성과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상기시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타인에 대한 연민』, 141)

 


폴 로진의 주장에 따르면, 동물성에 대한 인식, 죽음에 대한 예지가 원초적 혐오를 불러온다. 동물에 불과한 인간이 자신의 동물성을 용인하지 못하는 것이다. 죽음을 예상케 하는 존재에 대해 인간은 혐오감을 느낀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혐오를 수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인간은, 인간 남성은 그런 혐오의 감정을 투사할 집단을 찾게 되었고, 다수이며 대척점에 선 인간으로서 여성을 타자화했다.

 




 












이처럼 형이상학이라는 인식 체제는 여성 혐오를 필연적으로 내포합니다. 여성 혐오는 몸이나 육체성에 대한 혐오, 죽음이라는 유한성을 상기시키는 것에 대한 공포와도 밀접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형이상학의 이분법적 인식틀은 여성이라는 항에 몸, 감정, 정념, 쾌락, 가변과 사멸의 요소들을 응축해 넣어 여성을 허위이자 믿을 수 없는 것, 동물성, 표피성, 천박함과 미천함, 오염 등으로 열등 가치화합니다. (『지워지지 않는 페미니즘』, 134)

 

 


, 육체성에 대한 혐오가 여성에게 속한 것으로 단정될 때, 여성이 감정적일 뿐만 아니라 동물에 가까운 존재로 폄하될 때, 인간이라는 카테고리에 부족한 종이라는 점이 계속해서 강조될 때, 혐오는 자연스럽게 믿어지고, 거부감 없이 반복된다. 혐오스러운 존재를 미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다. 혐오하는 대상을 조롱함으로써 자신이 그와 같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 산업으로까지 확장 중인 화장실 몰래카메라가 그에 대한 가장 명확한 실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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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21 0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특히 화장실 몰래카메라에 대해서 도대체 그 마음이 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왜 굳이 배설하는 여성을 보려고 하는걸까. 그러다가 누군가 그걸 보는 남자가 쓴 글을 가져온 걸 읽어보게 됐는데요, 여자들도 배설을 한다는 걸 보면서 쟤들도 대단한 거 없다, 이렇게 위안이 된다고요. 굳이 상대가 배설하는 걸 봐야만 그렇게 느껴진다면, 그 안의 열등감은 대체 뭘까요? 어떤 크기로 있는걸까요? 그런데 오늘 단발머리 님의 글을 읽으니 그들 안의 열등감을 또 생각해보게 되네요. 여성이란 신체를 비하하고 혐오하는 것은 본인에게 있지 않은, 본인과 다른 지점에 대한 받아들이지 못함이겠죠.
저는 지금 자궁 부분 읽는데, 상대를 깔아뭉개야만 비로소 자신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생각이 정말 징그러워요.

단발머리 2022-03-31 09:58   좋아요 1 | URL
두려움과 호감이 혐오로 바뀌는 과정을 통해 여성 혐오가 견고해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누구든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이 싫을 수 있지만, 여자가 자신을 무시할 때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여성 혐오 때문이잖아요. 너가 감히 나를? 그런 심정이요. 여성 신체에 대한 비하, 모욕주기, 혐오가 결국 화장실 몰카로까지 간다고 생각해요. 너(여성)도 별거 아니잖아... 그런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이 화장실 몰카를 찾아보겠죠. 험한 세상입니다.

수이 2022-03-21 0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 그렇게 여성 몸에 대해서 안달복달하는지 모르겠어요. 몸이 다 똑같은 몸인데 왜 굳이;;;;;; 이런 식으로 혐오하고 혐오하고 혐오가 쌓여서 그들이 얻을 게 대체 뭐가 있는지 더 이해할 수 없구요.

단발머리 2022-03-31 09:59   좋아요 0 | URL
동물성을 여성에게만 옭아맴으로써 자신은 그 혐오스러운 육체에서 벗어나고 싶은 거 아닐까요. 결국 자신도 인간이면서 동물인데 말이지요. 이해못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바람돌이 2022-03-21 1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지배체제가 만들어지고 공고화되는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걸 확인하는 책읽기입니다. 더 끔찍한건 저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대부분이 실제 자신이 여성의 몸을 어떤 방식으로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차별의 근거로 만드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만든다는 점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무의식에 침투한 차별과 배제, 혐오의 힘은 더 무서운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단발머리 2022-03-31 10:03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인간, 정확히는 남자들 내면의 두려움과 혐오를 영화 속에서 그런 식으로 표현한건데, 영상을 통해 그것이 재현될 때 오히려 그런 이미지가 ‘강화‘되는 측면도 있으니까요. 한편으로 영상이라는 매체가 리얼한 면을 강조하다 보니 그것의 해악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인지하지 못한 채 무의식에 새겨지는 배제와 혐오를 어쩌면 좋을까 싶습니다.

청아 2022-03-2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에서 남성성의 과도한 ‘초월‘추구가 타자화된 여성성의 ‘혐오‘에 한 몫한것도 같아요. 이리가레 말대로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가 없다면 남성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단발머리 2022-03-31 10:11   좋아요 1 | URL
네, 동의합니다. 남성성의 과도한 초월 추구로 남성은 초인이 되고, 동물성을 부여받은 여성을 ‘인간 이하‘로 결론짓는게 남성들이 말하는 철학이죠. 임신, 출산, 육아, 각종 돌봄 노동, 가사 노동.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가 없으면 남성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3-2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바람돌이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본인들이 그런 사상에 물들어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것들이 자극적인 요소로만 작용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영화를 만든 게 아닐까?싶더군요.

본인들이 깨닫지 못하는 혐오 사상들이 만연해 있다는 것, 그저 생각없이 쾌락으로만 느끼고 즐긴다는 것, 그래서 결국 몰카 같은 범죄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 2022-03-31 10:08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책나무님!! 저는 사실 읽는 게 좀 힘들었거든요. 내용 자체가 너무 자극적이고 폭력적이고 그렇잖아요. 근데 그걸 영상으로 본다면 더 오래갈 거 같아요. 또,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쁜 동기에 의해 그 행동을 모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이미 알아챘는데 진짜 큰 문제는 이제는 화장실 몰카가 산업이라는 거라서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댓글저장
 
















1.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아름다움에 대한 강요, 아름다움에 대한 신화를 에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건 에 관한 문제임을 이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PBQ의 교묘한 작동은 일상에서는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데 그것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하는 젊은 여성에게 강요되는 화장이 가장 흔한 경우다. 하지만, 젊음 자체가 자원인 외모 중심의 사회에서, 젊은 여성들의 탈코르셋이 중년 여성, 노인 여성의 그것과 같지 않음에 대한 지적 또한 오래 생각해볼 문제다.

 
















2.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4, 5, 6, 7

 

여성을 물건처럼 주고받던 시대에 여성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 자신의 미모와 육체를 도구화하는 것이었다. 극소수의 여성이 이 방법을 통해 최고의 권력에 접근했고, 성공했다. 그녀들의 미모가 나라를 망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여성들만이 권력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음을, <사기>를 통하지 않고서도 배울 수는 있겠지만, <사기>를 통해 확인해본다.   

 





















3. One day in December

 

완벽한 인생이란 애초에 가능하지 않으니 완벽한 사랑 또한 가능하지 않겠지. 그 때,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최선이기를 바랄 수밖에. 나는 그때 당신에게 최선이었나요? 말해봐요, 오스카! 오스카, 당신이 대답해 봐요!

 

















4. 엔드 오브 타임

 


내가 궁금한 것은 사고라는 현상이 인간의 두뇌나 슈퍼 컴퓨터, 또는 얽힌 관계에 있는 입자 등 물리적 과정의 도움을 받아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지의 여부다. (31)

 


개표가 진행되고 새벽 3시 반쯤 되어서야 윤석열이 대통령인 나라를 단 한 번도 상상해 보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할 때 믿기지 않는다가 무슨 뜻인지 비로소 알게 됐다.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믿을 수 없다는 것.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받아들이기 싫다는 게 아니라, 그런 세상을 한 번도,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나라를 잃은 것 같은 심정이라 숟가락 뜨기를 거부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나 역시 나라를 잃은 심정이었다. 나는 나라를 잃고 건강도 잃었다. 울 힘조차 없어서 얼굴을 바닥에 대고 눈을 감았다. 몸이 아픈 것으로, 내 몸이 이렇게 아픈 것으로 마음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

 


주일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다. 내 새끼의 입에 따뜻한 걸 넣어야 아이가 나을 테니. 하얀 쌀밥을 짓고 된장국을 끓였다. 달력을 보니 나흘째였다.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의 눈물이면 됐다고 속으로 말했다. 졌는데도, 그런데도 다정하고 우아한 언어로 축하와 위로의 말을 전하는 유시민을 보고 울고, 친구가 보내준 사진 속 이재명의 부족했습니다. 고맙습니다플랜카드를 보고 울고, 박지현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울었으면, 이미 충분히 울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만 울고, 이제 그만 일어나자, 고 반복해서 말했다. 슬픔과 불안, 두려움과 걱정이 더 이상 나를 붙잡지 않도록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주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불평한 적이 많았지만. 아니, 내 모든 기도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끝없는 매달림이지만. 그래도 다시 또 힘을 내고, 일어서고, 그리고 다시 또 기도하기로 했다. 새로운 삶을, 새로운 기도를 시작하기로 했다.

 


친구에게 책을 보내고, 아이가 좋아하지 않지만 먹어야만 하는 걸 만들어 주고, 빨래를 돌리고 주변을 정리했다. 줄을 치며 읽을 수 있는 책, 검고 두꺼운 책을 주문하고, 도서관에 가서 다 읽지 못한 책을 반납했다. 다 읽은 책을 따로 빼놓고, 새로 시작할 책을 큰 책상 앞쪽으로 꺼내놓았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는 친구들의 말이 음성지원되어 귓가에 울렸다. 나도 그래 볼까 한다. 나도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

 


어제부터 듣는 노래는 상록수. 2020,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국민이, 특별히 의료진들이 많이 힘들어할 때 국가 정책 차원에서 제작된 뮤직비디오인데, 나 역시 감염병예방법 제41조 및 제43조의 관리하에 있던 사람이어서 그런지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저들의 푸르른 솔잎을 보라 /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불고 /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 거칠은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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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17 09: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어휴 웅장한데 울컥하네요.

잘살아봅시다, 단발머리님. 우리 힘내도록 해요. 다 꼴도 보기 싫고 계속 눈물만 났는데, 지금 상황 보니 이렇게 기운 잃고 있으면 안되겠더라고요. 앞으로 싸울 일이 많아질 것 같으니 우리 잘 먹고 잘 지내고 힘도 키우고 그래야 해요. 힘냅시다. 일단 그러기 위해 일상을 회복하기로 해요!

단발머리 2022-03-17 12:54   좋아요 3 | URL
앞으로 할 일이 많으니까 다시 먹고 힘을 내고 힘을 키워야겠어요.
제 옆에 다락방님이 계셔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어요.
제게는, 참 다행이에요.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수이 2022-03-17 10: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벌써 많은 것들이 바뀌려하고 있어요. 그들이 생각하는 세상이 있겠죠. 그래서 수많은 것들이 바뀌리라 봅니다. 한동안 테레비를 멀리 하겠죠. 눈을 감으려고 해도 벌써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지키기 위해서 예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하고 내내 울었던 그 밤들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 당원으로 가입하는 수많은 이들 속에 저도 갈등 없이 들어갔어요.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주기 위해서.

힘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도록 합시다.

단발머리 2022-03-17 21:00   좋아요 3 | URL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합니다. 왼팔을 끊어내는 심정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2,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우리가.... 우리가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요. 전 오히려 이번 선거를 겪어내면서 다당제로 가야하는, 가야만 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키지 못했던 비극을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지요. 비타님의 용기에, 소심한 저는 많이 놀랐습니다. 비타님을 본받아 저도 작게라도 실천하려고요. (그거요, 가입 신청서요^^)

수이 2022-03-17 14:20   좋아요 2 | URL
전 아직 걔네들이라고 말이 나오던데 🙄 그래도 적으로 규정하지 않기 위해서 애써볼게요 단발님

단발머리 2022-03-17 14:39   좋아요 3 | URL
저 역시 걔네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걔네들의 범위 안에, 자신들이 걔네들과는 다른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섞여 있다고, 혼재(혼란스럽게 동거)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들에게 그들은 ‘걔네들‘이 아님을, 알고는 있냐고 물어보고 싶고요.
모두 자기가 접한 정보에 따라 자기 나름의 판단을 내리겠지만, 끝까지.... 말하고 질문하고 다시 물어보고 또 다시 확인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정치라고 생각하고요.

선거 결과가 확정적이었던 그날 새벽, 유시민쌤 말씀 옮겨 놓습니다. 제 맘에 오래오래 새기고 싶어서....
비타님 댓글에 달아놓습니다^^


.... 그렇게 전제를 두고.... 저는 우선, 이재명 후보한테 위로의 말씀 드리고요. 잘 하셨다는 칭찬의 말씀도 드리고 싶고요. 사랑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와 함께, 참 멋지게 선거전을 치렀던 민주당의 국회의원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당원들, 또 자원봉사자들에게도 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잘 하셨습니다. 잘 해도 선거에 질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저는 당원이 아닙니다만, 여러분들의 비전과 철학과 생각과 소망이 진짜 올바른 것이라면, 그렇다면 시민들이, 유권자들이 이것을 다시 알아줄 날이 머지 않아 올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선거라는 건 그런 거거든요.

그리고, 지금 유력이라고 떠 있는 윤석열 후보에게 다시 한 번 축하 말씀 드리고요. 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셨던 모든 분들에게도 축하 말씀 드리고요. 자칫 잘못 생각하게 되면, 권력을 가지는데 따르는 위험, 그 고통, 이런 것들이 얼마만한 것인지를 느끼시게 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너른 마음으로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자신의 손에 들어온 권력을 잘 활용하시기를 부탁합니다.

<정치합시다 패널, ˝민주당은 건설적 비판, 국민의 힘은 국민통합 애써야˝// 유시민>

수이 2022-03-17 15:07   좋아요 1 | URL
전 그날 유시민쌤 표정 잊을 수가 없어서 ㅠㅠ 그 황망해하는 표정만 또렷이 새겨졌어요. 하지만 그대와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제가 또 제 속좁은 마음 바운더리을 넓히기 위해서 애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정말 정치는 아무 관심도 없었다가 이번에 무지에 된통 당하고 앞으로 5년 동안 친구님 말씀 들으면서 바운더리 넓혀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03-17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7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22-03-17 1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매일의 기도를 할 수 없었어요.
도무지 감사할 수 없다고 너무 하신다고 울며 화 내고 원망하며 떠올릴 수 있는 저주들을 퍼부었어요.
그리고 2번을 지지한 사람들과 함께 앉아 아멘하며 기도할 수는 더더욱 없었어요.

그분의 계획과 뜻을 알지 못하는 이런 순간들은 어찌 견뎌야 할까요?

뉴스와 트윗을 보지 않고 며칠을 보내다 이제서야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글에서 큰 위로를 얻고 있습니다.
이 모든 순간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 붙들고 저도 새로운 기도를 시작했어요.

견딥시다!

단발머리 2022-03-17 13:05   좋아요 3 | URL
레와님도 그러시겠지만, 저도 하나님께 적잖이 실망해서 며칠간은 정말... 감사합니다,로 기도를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삐진다고 하나요. 시편 속, 다윗의 호소와 간구가 우리의 기도와 간구일 수 밖에 없는 시간들을, 우리가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뉴스를 읽지 않고 있어요. 시사 방송도 한참 동안은 듣지 않으려 하고요. 그 중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고 있다는 레와님 말씀에, 오히려 제가 힘을 얻습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한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범위를 넘어서서, 우리의 절망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하신 손, 강한 팔이 우리 나라를 꼭 지켜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이 땅에 가득하고
하나님의 공의가 다스리는 나라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우리 기도 들어주세요. 하나님,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세요.....

mini74 2022-03-18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들식대로 살을 날려봐? 제웅을 만들어봐? 하다가 결국 다름을 보여줘야지 견뎌야지 하는 생각에. 제웅 만들기는 포기하고 ㅎㅎㅎ 상록수. 전 이 노래 들으면 그렇게 주책스럽게 울어서 ㅠㅠ 위로가 되는 글 고맙습니다 ~~

단발머리 2022-03-18 13:11   좋아요 1 | URL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우아하고 강고하게 살고 싶은게 제 맘이기도 한데, 그 전에 좀 많이 울었네요.
상록수의 웅장함을 우리 맘에도 간직하면서, 우리 서로 위로하면서 힘을 내봐요. 고마워요, 미니님!!!!
댓글저장
 




폭력적인 성 이미지의 폭증은 여성이 권력에 접근하는 것에 대한 남성의 분노와 여성의 죄책감에서 에너지를 얻었다. - P224

유방, 허벅지, 궁둥이, 배, 이것들은 여성의 몸에서 가장 성적인 곳이고, 따라서 그것이 "못생긴" 것이 강박의 대상이 된다. 그것은 폭력을 휘두르며 학대하는 남성이 가장 흔히 구타하는 곳이다. 치정 살인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훼손하는 곳이다. - P243

남성이 여성의 몸을 보고 성욕을 느끼고 여성의 인격이 불러일으키는 자극에 덜 민감한 것은 일찍부터 그렇게 반응하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시각적으로 덜 자극받고 감정적으로 더 자극을 받는 것도 그렇게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 P246

어떤 것도 홀로코스트와 비교할 수 없지만, 자연이 아니라 인간 탓에 굶주려서 여윈 몸이 아주 많다는 사실 앞에서는 둘 사이의 유사성을 외면할 수 없다. 굶주리는 몸은 자신이 중산층임을 알 수 없다. 감옥에 갇힌 몸은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심각한 거식증 환자의 몸에 사는 것은 부유한 교외에서 살더라도 베르겐 벨젠Bergen-Belsen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벨젠에 수용된 사람들의 40퍼센트는 그곳에 영원히 갇히고 15퍼센트는 그곳에서 죽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 P331

심각한 거식증 환자의 몸으로 사는 것은 부유한 제1세계에서 감옥에 갇히지 않은 중산층의 몸으로 사는 것보다 나치 수용소에 사는 것에 더 가깝다. 죽음의 수용소 이미지를 피하려고 해도 자꾸 그것이 떠오른다. 젊은 여성들의 몸무게가 지옥이라 불리는 곳의 문서에 기록된 사람들의 몸무게밖에 안 나간다. 거식증이 최고조에 이르면 더 이상 먹을 것이 없고, 따라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물론 심리적인 어떤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굶주리다 어떤 시점에 이르면 굶는 것을 멈출 능력을 잃는다. 먹는 선택을 할 수 없다. 거의 인정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그들은 결국 배가 고프다. 나는 의식이 있는 순간은 늘 배가 고팠고, 잠잘 때도 배가 고팠다. - P332

거식증은 포로수용소다. 잘 교육받은 미국 젊은 여성 5분의 1이 그곳에 갇혀 있다. 수지 오바흐는 거식증을 정치범, 특히 여성 참정권론자들의 단식 투쟁에 비유했다. 그러나 비유할 때는 이미 지났다. 거식증 또는 폭식증 환자라는 것은 곧 정치범이라는 의미다. - P332

1세기 전에는 정상적인 여성의 활동, 특히 여성에게 권력을 가져다줄 수 있는 활동을 추하고 병적인 것으로 분류했다. 가령 여성이 너무 많이 읽으면 자궁이 "위축될" 것이고, 계속 읽으면 생식 체계가 무너져 당시 의학적 논평에 따르면 "우리 앞에 역겹고 무익한 잡종이 나올 것"이었다. - P358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뻔뻔해지자. 탐욕스러워지자. 쾌락을 추구하자. 고통을 피하자. 마음대로 입고 만지고 먹고 마시자. 다른 여성의 선택을 받아들이자. 우리가 원하는 섹스를 찾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 섹스와 맹렬히 싸우자. 자신의 이상과 대의를 선택하자. 규칙을 깨부수고 바꾸어 우리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확고해지면, 그러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꾸미고 과시하고 한껏 즐기자. 감각의 정치학에서는 여성이 아름답다.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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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17 0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뻔뻔해지자. 탐욕스러워지자. 쾌락을 추구하자. 고통을 피하자!!!!!!!!!!!!!!!!!!!!!!!!!!!!

단발머리 2022-03-17 13:07   좋아요 0 | URL
목소리를 내자. 요구하자. 따지자!! 나를 먼저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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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세계 여성의 날이라 해서 아침 일찍 포스트 하나 올리고 싶었는데, 확진이 추측되는 사람을 35시간 돌보다 보니, 이건 뭐, 내가 더 피곤하다. 나는 저질 체력이다. 이미 고등학교 때 체력을 키워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보다 에너지 소모를 줄여 체력을 비축하는 방법이 내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아챘는데, 이정도 강도에도 체력이 소진되어 말 그대로 드러누웠다. 정신 차리고 보니 동거인 양성이 확인되었고 부랴부랴 아이들과 검사소로 향했는데, 오후 검진 시작 전부터 저 멀리 멀리멀리 길게 늘어선 줄. 우리나라 사람들 참 착하다.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를 텐데, 다른 사람에게 피해 안 주려고 굳이 나와서 이렇게 착하게 줄을 선다. 날이 따뜻해서 다행이었다. 간만에 다정한 남매 모드에 몰입한 2인은 행복한 대화를 주고받고 나는 아직도 마치지 못한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를 가열차게 읽어 나간다. (할 일은 미리미리 해두자, 는 소중한 교훈) 드디어 검사소 입장.

 






아침에는 여성의 날 특별기고정희진쌤의 글을 읽었다. 한 문장, 한 문장 가슴에 사무치는데 제일 아픈 건, 이걸 사람들이, 남자들이, 이대남들이, 2번남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남성의 이해를 침해하는 집단은 여성이 아니다.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부자들이다. 남성 문화가 생각하는 피해자 코스프레 기득권 여성은 극소수이다. 그들도 나이 든다. 같은 계급에서도, 여성의 나이듦은 남성의 나이듦과 그 원리가 크게 다르다. 가부장제 사회의 성 역할규범에서, 여성은 외모와 나이로 남성은 계급과 지식으로 평가된다. 이를 깨달은 젊은 여성들은 나이 들어 자신의 인격과 시민권이 ‘몸으로 환원되지 않고자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남성의 밥그릇을 뺏는 일인가. 남성 실업은 여성의 취업이 아니라 플랫폼-글로벌-유통 자본주의 때문이다. 기계가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는 현상은 자본주의 초기부터 있었다. <‘여성을 덜 모욕하는 사회에 투표하자>, 2022. 3. 8., 한겨레>  

 


여성은 역사 이래로 타자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공연한 혐오의 대상이었다. 가부장제하에서 여성에 대한 혐오는 공기와 같아서 여성조차도 그 해악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여성의 적을 여성으로 만드는 힘이 여성이 아니라 사회에 있음을 여성조차 알지 못한다. 어떻게 남성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오후의 인기 기사는 역시 윤석열의 여성 관련 단문 공약이다. 여성의 날에도 이렇게 공언할 수 있는 그런 무식함, 단호함, 결기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을 언급했던 이재명 후보나 성평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뚫어내겠다고 밝힌 심상정 후보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여성주의 도서 신간을 정리하고 싶은데 근래 무슨 책이 나오는지 잘 몰라서 단발머리 선정, 두 번 읽어도 좋은 페미니즘 도서로 갈음한다.

 


 









































우리는 우리의 주인이고,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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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08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여성의 날에 뭐를 뿌리는 ㅠㅠ 저도 온통 확진자들에 아침부터 남편과 코를 쑤시고 ㅠㅠ 단발머리님 건강 잘 챙기세요 ~~

단발머리 2022-03-08 18:43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가까이에 왔더라구요, 코로나가요. 코로나 종식 선언이 유행이던데 이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미니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요. 좋은 결과 바랍니다^^

수이 2022-03-08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곧 코로나 파국이 닥칩니다. 우리는 우리의 주인이고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소리내어서 두번 읽었어요. 게으름 부리려고 했던 마음의 현이 갑자기 팽팽하게 당겨졌어요!

단발머리 2022-03-17 13:10   좋아요 0 | URL
비타님 우리 같이 힘내요. 3월 8일은 오늘과 다른 날이었네요 ㅠㅠㅠ 슬프네요. 히잉 ㅠㅠㅠㅠ

책읽는나무 2022-03-08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죠? 오늘이 세계 여성의 날이죠!!
근데 검사소 앞에서도 색연필 들고 책을 읽으셨다니!!!!
정말 저 놀랐습니다.🙊🙊
이래서 단발머리님은 우등생!!! 존경합니다^^
코로나는 엄마들 쉬이 지치게 합니다.
제 지인도 지난 달 아들이 확진되어 일주일간 자가격리 시키면서 따로 밥 차려주고,소독하고,간식 챙겨 주고, 손 소독 하고....정말 힘들어 보이더라구요.
저도 지지난 주, 아들이 확진 친구 밀접 접촉자라고 검사하러 오란 연락 받고, 벌써 일주일 다되어 가서 별일 없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암튼 아들을 거의 확진자 취급하면서 방에 감금 시키고, 우리 모두 아들 볼때마다 마스크 쓰고, 입 가리고, 밥 따로 먹이고, 옷 당장 벗어!!! 겉옷 다 빨고, 식기류 따로 설거지 하고, 아빠는 주말에 집에 와야 하는데 혹시나 싶어 집에 못오게 해서 강제 출근 시키고....그렇게 요란 떨면서 이틀 그렇게 했는데도 넘 피곤하고 힘들었어요.ㅜㅜ
나중에 음성 확인 받고 나니 좀 미안터군요. 기분 나빴지??? 해줬어요ㅋㅋㅋ

올려 주시는 책들은 늘 눈여겨 보고 있는데 그 달 여성주의 책 읽어내기 바쁘다 보니...언제 읽을지??? 그래도 이렇게 자꾸 노출시켜 주시면 또 정신 차리고 아~~맞아!!! 되뇌이게 되어 좋더군요^^

단발머리 2022-03-17 13:13   좋아요 1 | URL
아... 저는 오히려 집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잘 읽히는거 같아요. 예전에도 학교 가는 길에, 출근길에 집중해서 잘 읽곤 했습니다. 확진자가 워낙 많아 오래 줄 설 것을 예상은 했지만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니까 길긴 길더라구요. 그래도 숙제같은 책이 있어서 그 시간들을 잘 보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랑 같이 서있는데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느라 바빠서 저 혼자 조용히(?) 책 읽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확진자 폭증이라고 하던데... 책나무님 각별히 조심하세요!!!!!!

독서괭 2022-03-09 0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고생하셨네요~~ 저도 저질체력이다 보니 뭔가 일이 터지면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검사소 대기줄에서도 책 읽으시는 열정!!👍
여성의날 정희진님 글이 마음 아프게 다가오네요. 본인들의 피해와 그로 인한 분노가 대상을 잘못 향하고 있음을 언제쯤 알아채 줄까요.. 그런 날이 오긴 할까요 ㅜㅜ 나오미울프 읽으며 생각이 많아지는데 페이퍼는 못 쓰고 있네요. 저도 빨리 완독해야하는데^^;;

단발머리 2022-03-17 13:09   좋아요 1 | URL
언제 한 번 독서괭님 만나뵈면 누가 더 저질체력인지 다퉈보고 싶어요. 제가 이길거라 확신합니다.

정희진 선생님의 외침이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 같이 하면 좋을 거 같아요. 독서괭님 페이퍼도 기다릴께요.
애들 잘 때 글 쓰시니까 시간이 많이 부족할테지만 그래도 기다릴께요. 아가들아, 얼른 자렴^^

psyche 2022-03-09 0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과 아이들은 괜찮기를. 혹 양성이 나오더라도 가볍게 지나가리를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2-03-17 13:07   좋아요 0 | URL
걱정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가볍게 잘 지나갔습니다. 감사해요, 프시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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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이 하나의 계급으로서 존재한다는 걸 이해하는 건, 아니 받아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성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다수 집단이며, 남자와 같이산다. 자신이 속해 있는 계급에 따라 각각 다른 생활 양식을 보여주며, 철저히 계급의 이익에 복무한다. 그러한 각각의 여성을 하나의 계급으로 이해한다는 건, 그런 발상 자체는 무척이나 혁명적이다.  

 















계급의 형성은 다른 계급에 속한 사람들을 구분할 시각적 수단을 요구한다. 의복, 장신구 착용 혹은 장신구 없음, 그리고 노예들의 경우 그들의 지위를 나타내는 시각적 표시들 등은 그런 구분을 중요하게 만든 모든 사회에서 나타난다. (『가부장제의 창조』, 247)

 


이성애 가부장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계급, 남녀 간의 구별이 중요하다. 남성과 여성으로 구별되어야 만이 그에 합당한 대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쉴라 제프리스가 말한 그대로다.

 















미용 관습은 성별 구분에, 즉 성적 지배 계급인 남자와 피지배 계급인 여자를 쉽게 구별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또 단순히 성별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쓰이기도 한다. (『코르셋』, 71)

 


성별 차이. 남녀 간의 차이를, 인간은 겉모습을 통해 확인한다. 다른 옷, 다른 형태의 꾸밈을 통해서 남성은 여성처럼 보일 수 있고, 여성도 남성처럼 보일 수 있다.

 


 













『여자다운 게 어딨어』의 저자 에머 오툴의 실험이 극적인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모자와 손으로 그린 수염, 품이 큰 옷을 입는 간단한 남장만으로도 에머는 진짜 남자가 되었다. 삭발한 그녀의 머리를 보고 공격적이라고 추측하는 사람이라면, 긴 머리의 그녀를 수동적인 사람으로 추측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아주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개인은 남성으로 혹은 여성으로 보일 수 있다’. 문제는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이런 과도한 구별이 여성을 억압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데 있다. 여성이 여성으로 구분되어야 하는 이유, 이를 나오미 울프는 이렇게 표현한다.

 


남성은 어떤 여성이든 그 아름다움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만, 자신에게는 판단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신이 내린 권리로 여긴다. 그리고 그런 권리가 남성 문화에 그렇게 중요한 권리가 된 것은, 예전에 존재하던 남성의 특권 가운데 지금도 검토되지 않고 온전히 남은 유일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147)


 

남성과 여성을 구별했을 때, 그 구분의 자리에서 남성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남성은 그러한 판단의 자리 너머에존재하지만, 여성은 그러한 판단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전화를 세 통화 돌렸다. 찾아가는 서비스. 각자에게 맞춤한 친절 상담. 기본 바탕은 나에 대한 애정과 신뢰. 내 전화를 받고 반갑게 맞아 주시는 사랑하는 언니, 친구, 교회 집사님. 15년 지기 언니에게는 더 주워 올 표가 없는지 물어보고, 뉴페이스 20세 여성의 투표 성향을 체크한다. 누구에게 투표할지 정했어? 라고 물었을 때 (부끄러워) 차마 말 못 하는 대학 친구. 나랑 같은 마음이면 좋을 텐데, 라는 내 말에 친구는 어색하게 웃고 말았고. 나는 그 애의 마음이 윤석열에게 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생각해보니 그 친구는 종편 마니아였다. , 이를 어쩌나. 후퇴, 후퇴. 집사님, 투표해야지요? , 그러니까요. 근데 전 잘 모르겠어요. 집사님이 이야기 좀 해 주세요. (!! 한 시간도 가능해요!!!!!) 신천지와의 관계, 건진 법사와의 연관성, 주가 조작, 그리고 피할 수 없는 무식함 뿜뿜 대잔치. 토론 보셨죠? , 근데 끝까지 볼 수가 없더라고요. 그니까요. 국회의원, 아니 시의원이라도 한 번 해봐야지. 그 사람은 진짜 아무것도 모르더라구요. , 제가 보기에도 그래요. 보고 읽는 것도 잘 못 하던데, 그럼 박근혜 꼴 나는 거죠. , 맞아요. , 이재명이 중학교도 못 가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공부하고 도전하고, 또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정책들을 내놓아서, 거기에서 마음이 좀 가고 그래요. 마지막 인사. 저 매일, 기도하고 있어요. 흑흑.

 

 

해야 할 일이어서 하고 있지만 피곤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 싶기는 한데. 근데 병인가보다. 성별이 계급이라고 쓰다 보니, 이런 기사들이 퍼뜩 스쳐 간다.

 


이재명 : 남녀관계도 일종의 계급 남녀 동수내각 목표

윤석열 : 여성가족부 폐지

 


오늘 저녁 8시 텔레비전 대선 토론은 복지, 인구, 여성 정책을 다룬다. , 바쁜데. 그래도 5년에 한 번이니 봐야 한다. 렛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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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3-02 21: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같이 일했던 엄마랑 통화 하면서 이재명 찍으라고… 밭을 갈었어요. 윤은 너무 무식해서 도저히 못찍겠다고 안 찍는다해서.. 구구절절 이재명을 왜 찍어야 하는지 설명했네요….검찰공화국은 안된다고 말은 했는데 먹힐지 모르겠어요!!!

단발머리 2022-03-04 22:40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열일 하셨네요. 할말은 많은데 참 시간은 없고.... ㅠㅠㅠ
걱정되기는 해요. 그래도 기억의집님 노력이 꼭 결실을 맺을수 있기를 바랍니다!! 꼭이요!!!

바람돌이 2022-03-03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선거란건 정말 차선 또는 차악을 뽑는거구나 생각을 많이 해요. 지지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는데 최악을 막으려고 덜지지하는 쪽에 투표해야 되는 마음이 착잡하네요.

단발머리 2022-03-04 22:41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마음 이해합니다. 저도 가까운 분들 중에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 많아 마음이 무겁고 그래요.
어떻게 해서든 윤짜장은 막아야 할텐데요 ㅠㅠㅠ

책읽는나무 2022-03-03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등생님!!!
여러모로 수고 많으십니다^^
여러 종류의 책 인용문을 어찌 다 기억하시고 매번 리뷰에 기록하시다니...늘 잊고 있다가도 아~ 맞다! 이 책도 읽어야 하지?? 그러면서 놀랍니다. 그래서 우등생님이셔요^^
저는 며칠 전 올케랑 통화하다가 깜짝 놀라 안돼~그러면 안돼~똑바로 찍어야지!!!
부디 시누이의 카리스마가 통해야 할텐데요.
경북쪽에 살고 있어 동생네들이 완전...ㅜㅜ

단발머리 2022-03-04 22:42   좋아요 1 | URL
인용문을 기억하는 건 아니구요. 아, 그 책에 그런 내용 있었는데... 하면서 제가 쓴 페이퍼를 찾아봅니다. 제 자신이, 저의 레퍼런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등생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책나무님도 열일 하셨네요. 우리의 노력이 꼭 보답되기를 바래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인데 말이에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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