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당의 대선후보의 부인에 대한 검증으로 한참 시끄러울 때였다. 언론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사안은 크게 두 갈래였는데, 하나는 그녀의 과거 남자관계에 대한 것이었고, 하나는 경력 위조 및 부풀리기에 대한 의혹이었다. 그녀의 과거 문제는 (일억만분의 하나) 그녀의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근무했던 학교의 이름을 교묘하게 보정함으로써 다른 학교에서 근무한 것처럼 꾸미고, 1년여의 근무경력을 3년으로 부풀리는 등 허위 이력서가 문제의 핵심이다. 이런 종류의 실수(본인의 주장)를 앞으로는 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자신의 목표(취업)를 위해 이력서를 십 여건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오랜 기간의 대대적인 비판에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따로 예산이 집행되는 영부인의 자리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위해 범법행위마저 불사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봤다.

 

그 사태를 지켜보면서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 그녀의 과거 남자관계는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공개하거나 이해받을 필요가 전혀 없지만, 대학교의 겸임교수 즉 시간강사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저지른 범죄 행위들은 공적인 영역에서 판단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해한 게 맞을까.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에 대한 이해가 맞는 걸까.

 

검색해보았더니, ‘사적인 영역’, ‘공적인 영역에 대한 글은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놀랍고 감사한 인터넷 세상) 근처 도서관 홈피에서 검색해보니, 다들 무슨 일 나셨는가. 『인간의 조건』이 모두 대출 중이다. 일단 예약을 걸어놓고 지난주에 도서관 서가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한나 아렌트의 생각』을 살짝 펼쳐본다.

 















자유주의적 공사 구분이 근대정치의 맥락에서 공적 영역이 다루는 것과 사적 영역이 다루는 것을 차별화하고, 이를 각각 남성과 여성의 공간을 구분했다면, 아렌트는 본질적 특성을 중심으로 공적인 것을 추려내고, 이를 다루는 영역을 공적 영역으로 구분한 것이다. (95)

 


근대사회가 열리고 민주주의 정치가 등장하면서 정치가 다시 작동했는데, 이때 경제가 국가적 관심사가 되었다. 경제가 공적 관심의 중심으로 들어선 근대는 사회적인 것의 등장이 이루어진 시대였다. 사회적인 것의 등장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초래했다. 시민계급이 등장하면서 민주주의의 기틀이 형성되었지만 공적 영역에서 공적인 일을 온전히 공적으로 다룰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100)

 


한나 아렌트는 정치를 위해 공적 세계가 계속 존재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 행위의 존속이 공동의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는 주장인데, 고대 그리스에서처럼 사적이고 경제적인 문제는 집 안에서 해결하고, 공적 영역인 폴리스에서는 오직 공적인 문제만을 다룰 수 있도록 해, 두 영역 사이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물론, 그리스 사회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 가운데 오직 자유인 남성만이 정치에 참여할 자격을 가졌다는 한계는 분명하지만, 아렌트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는 입장에서는(이 책의 저자), 아렌트가 공적 사안과 사적 사안의 본래적인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구분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교회 다녀오는 길에 대출한한나 아렌트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의 저자 나카마사 마사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정치' '지배/피지배'의 관계로 파악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렌트가 상정한 '정치'의 원형, 즉 폴리스의 정치에는 그런 관계는 없고 '공적 영역'에 등장해 '활동'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만 있을뿐입니다. 반대로 생명 유지를 위한 '필연성'으로 인해 지배/피지배 관계에 있는 집'의 영역은 불평등의 영역입니다.

 

폴리스의 겉면인 정치의 무대에서 자유로운 시민이 활동하는 반면, 집에서는 노예나 가족이 지배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렌트가 특별히 주장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알려져 있던 사실입니다. 다만, 아렌트가 '정치' '자유'를 이상적으로 논하는 탓에 집안의 불평등이나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아렌트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평가는 별로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106)

 


페미니스트들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혐오한다고 했던 그녀의 말이 이런 맥락에서 나왔던 걸까.

 



내가 궁금해했던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범주에 대한 답은 찾지 못한 것 같다. 어디까지가 사적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공적 영역인가. 공직자의 사적 영역은 어느 선까지 보호되어야 하고, 어느 선까지 검증받아야 하는가. 다른 맥락에서 궁금증도 있다. 이를테면, 정희진 선생님의 표현 그대로 거리에서 사람이 죽으면 공적인 차원에서 논의되지만, 집 안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살해당하면 부부간의 사소한(?)’ 부부싸움의 결말이라 여겨지는 상황은 정당한가라는 물음이다. 가정 내 폭력에 대한 국가 권력의 개입을 사적인 영역에 대한 침범으로 보아야 하는가. 여성의 일은, 기능은, 임무는, 역할은 사적인 것인가.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여성이라 할지라도 그녀의 사적 역할의 수행이 훨씬 더 중요하고 긴급하다고 여겨지는가.

 


일단은 상호대차 신청을 해서 대출 대기중인 『인간의 조건』을 읽어 봐야겠는데, 그 책을 다 읽는다고 해도 답이 나올지 잘 모르겠다. 이런 예쁜 세트가 있는데, 이 책들이 아직 집에 없는 관계로 나의 공부가 자꾸 늦어지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지금 구입한다고 해서 다 읽을 자신은 없고, 그렇지만 중고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던데 지금 구매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은 매우 바쁘고 혼란스럽다. 공부를 위해 준비하는 데만도 오백만 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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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1-09 1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단발머리님, 저도 이번 주 [인간의 조건] 주문하고 배송 지연으로 계속 기다리는 중입니다. 단발머리님 리뷰 올라오나 종종 놀러올게요. 완독을 응원드리고 저도 스스로 응원하며

단발머리 2022-01-09 18:47   좋아요 3 | URL
반가워요, 북사랑님! 근데 배송 지연이라고 하시니 엄청 마음이 촉박해지네요.
북사랑님의 [인간의 조건] 읽기 엄청엄청 응원합니다. 저는 어쩔지 아직 모르겠어요. 헤헤

다락방 2022-01-09 18: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간의 조건 살까 말까 오천년째 고민중인데 단발님 링크하신 저 세 권 살까요? 공부가 절박한 그 어느 순간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해둬야하지 않을까요? 하고싶은데 책이 없으면 어떡해요…

단발머리 2022-01-09 18:50   좋아요 3 | URL
일단 저 책들은 단권으로 안 팔고 저렇게 아름다운 세트로 판매한다고 하네요. 공부하는 그 순간을 위해 미리 준비해 놓는게 중요한 거 같아요. 찾아보니 집에 한나 아렌트 책 해설서만 두 권이고 정작 한나 아렌트 책은 없더라구요.
하고 싶은데 책이 없으면 안 되는데 말이지요🙄

수이 2022-01-09 18: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른얼른 구입하셔야죠. 저는 갖고 있는데 그런데 왜 안 읽고 있나요;;; 단발머리님 말씀을 듣고보니 공부만이 살 길이다 또 그렇게 나아가게 됩니다. 근데 저는 로맨스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고 부끄럽습니다, 이만 도망치도록 하겠습니다 후다다다닥

단발머리 2022-01-09 18:56   좋아요 4 | URL
비타님 저 세트 갖고 있는 거 알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완독하신 것도 알고 있고요. (저는 아직까지 완독 못한 이유가 책이 없어서라고 해주세요 ㅋㅋㅋㅋ) 공부만이 살 길이다,라는 말씀은 고미숙쌤이 엄청 많이 하셨지요. 중년의 고독과 우울과 건강악화를 이길 길은 오직 공부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로맨스도 공부해 볼까 하거든요. 같이 가요, 후다다다닥!

얄라알라 2022-01-09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과 다락방님 댓글 읽다보니, 최근 들은 말 중에 완전 인상 깊었던 ˝공부는 장비빨˝이 생각이 나네요^^ 세 권 세트 컬러 조합이 환상적이예요. 조렇게 3가지 색상 참 이쁜데 그걸 세트 조합으로 하니 탐이 크게 납니다!

단발머리 2022-01-09 19:50   좋아요 3 | URL
저 역시 공부는 장비빨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책들은 언제든 빌려 읽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자주 열어볼 책들은 집에 있는게 낫겠죠. 책이 너무 이뻐요. 그죠? ㅎㅎ

책읽는나무 2022-01-09 1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력을 부풀리고 조작한 건 마땅히 엄중한 잣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누구는 그랬다고 온 집안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고, 누구는 남편이 대선 후보??? 이해되지 않는...ㅜㅜ
일부러 귀 닫고 눈 감고 뉴스거리 안보고 살고 있는데...그 기사는 꽂히더군요!!!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시니 확 와닿습니다ㅋㅋㅋ
이젠 한나 아렌트를 읽는 시간이 오는 건가요?? 다락방님과 단발머리님 따라다니면 와~~나 너무 똑똑해지는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드네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01-09 19:56   좋아요 3 | URL
전 뭐, 엄중한 잣대 말고 똑같은 잣대 들이대면 그 쪽은 아주 초전박살 날거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서도 계속 모른 척 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을 정도니 터뜨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나 아렌트를 제가 방금 구입했다는 기쁜 소식 전해드리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 권에 59,400원이면 아주 저렴한 것이며 반양장이라 아주 가볍고요. 중고책 가격도 새 책에 비해 거의 차이가 안 나는 거 같아서 저는 구입해버렸습니다.
이제 고민 끝, 행복 시작입니다!!!
책나무님! 우리 올해 더 많이 똑똑해지기에요!!! 만세!!

수이 2022-01-09 20:51   좋아요 3 | URL
책나무님 단발님은 벌써 구입 완료 ✅ 하셨대요! 제가 다락방님과 단발머리님이랑 좀 놀다보니 느낀 건데 옆에서 따라만 다녀도 막 똑똑해지더라구요 소곤소곤

책읽는나무 2022-01-09 21:22   좋아요 1 | URL
앗!! 비타 상담원님이시닷!!!
얼마전에 영어 원서 구입하라고 하셔서 저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잠이 안와서 마구 담아서 구입 완료 했는데...이젠 한나 아렌트님 책까지????ㅋㅋㅋ
막 똑똑해진다니 또 팔랑귀 팔랑팔랑~일단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이번 달은 지출이 심해서 다음 달 구매 목록 1순위로 해야겠군요^^
아...전 좀 한참 뒤늦게 똑똑해지겠군요?ㅋㅋㅋ
1월 여성주의 책이랑 같이 주문했는데 70% 할인 영어원서책이 13일에 출고되는 바람에 금요일이나 토요일 받는대서 전 지금 1월 여성주의 책을 또 이 주만에 쫄여 가면서 읽어야 하는 건가?넋 놓고 있네요~😳😳
이 책은 휴지 준비 안해도 되는 거죠???🤧🥲🥲


2022-01-09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9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1-10 08: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월의 같이읽기 도서 <남성됨과 정치> 작가 서문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단발머리 님.

<나는 그들이 혐오하거나 정복대상으로 삼는 것, 즉 본성·욕구·필요에 대해, 그리고 종속과 의존적 존재·정서성·취약성·필멸성·육체에 대해서도 탐구했다. 그리고 그들이 물구나무서듯 전복한 것들에 대해 숙고했다. 즉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폴리스polis 가 존재론적으로 사적 영역에 대항하는 오이코스oikos(집)에 선행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 약삭빠르고 야수 같은 비르투virtu의 힘으로 포르투나fortuna를 들어 메치려 한 마키아벨리의 시도, 남성적인 면을 더욱 강화해 남성주의적 합리성으로 지어진 강철 우리를 벗어나려고 한 베버의 시도 등에 대해 심사숙고했다. -p.18>


이 구절만 봐도 뭔가 이번달 책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단발님이 공부하고 싶어하시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에 대해 약간이라도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어제 이 부분 읽은 기억도 없이 넘겼는데, 그리고 단발님 페이퍼를 읽었고, 오늘 출근길 단어 하나 찾아보려고 앞장 넘겼다가 훅-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 들어오더라고요 이렇게 우리는 만나네요, 단발님.

단발머리 2022-01-10 09:03   좋아요 4 | URL
우앗! 딱이네요.
저 사실, 이 책 예전에 서문이랑 앞부분 쪼금 읽었거든요.(기억나시죠? ㅎㅎ) 근데 어려워서 중간에 읽기 미루다가 반납해버리고 말았거든요. 인용해주신 부분 보니까 저의 고민과 딱 맞아있네요. 한나 아렌트의 논의보다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어젯밤에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 3종 세트를 구매하였고, 지금 제게 오고 있다고 합니다. 푸하하하하!!!)
이번달 책읽기 더 기대되네요. 이렇게 우리가 만나네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2-01-10 09:07   좋아요 4 | URL
전 너무 좋아요, 단발머리 님. 누군가 어떤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런데 어쩌면 여기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독서 만만세 입니다. 흑흑 ㅜㅜ

단발머리 2022-01-10 09:09   좋아요 3 | URL
질문과 답이 그렇게 서로 연속되는게 신기하고 즐거워요. 역시나 배움의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

다락방 2022-01-10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저는 한나 아렌트를 사랑합니다. 한나 아렌트가 한나 아렌트라는 그 이유만으로요. 후훗.

단발머리 2022-01-10 09:23   좋아요 3 | URL
사랑하는 사람이 멋진 분이라 넘 부럽습니다 ㅎㅎㅎ 전 사랑까지는 아니고요. 존경과 경의 ㅋㅋㅋㅋㅋㅋㅋㅋ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책이 이렇게 4.


나는 캥거루 말고 음기린도 괜찮을 것 같은데.  

모두 예쁜데 나만 기린. , 3음절로 맞춰야 하나.

모두 예쁜데 나만 코끼리.

모두 예쁜데 나만 호랑이. 호랑이?!?

모두 예쁜데 나만 코알라.

모두 예쁜데 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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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07 2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 이 시집 있어요 ㅋㅋ 나만 캥거루!

단발머리 2022-01-08 14:22   좋아요 2 | URL
그럼 어뜩해... 캥거루로 할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1-07 23: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낭독해서 올려주시면 안돼요? 낭독 싫으면 노래 만들어서 노래로 불러줘요, 응?응!응?!

유부만두 2022-01-08 07:00   좋아요 3 | URL
랩으로!

청아 2022-01-08 08:0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1-08 14:22   좋아요 1 | URL
제가 낭독은 좀 어렵구요. 노래도 좀 어려울 듯 싶고.
대신 댄스를!!! 이챠이챠 이챠챠!!!

바람돌이 2022-01-08 0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두 예쁜데 그 중에서 내가 제일 예뻐요. ㅎㅎ

단발머리 2022-01-08 14:23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이런 결말 넘넘 바람직한 거 아니에요? 완전 근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과 광기] 외골수의 무자비함으로


 

쟝쟝님의 글 [여성과 광기] 외골수의 무자비함으로 를 읽고 쓴다.

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229167

 

















최근에 제일 공들여 읽고 있는 책은남근 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이라는 책이다. 마리 루티의 책을 세 권 읽었는데, 이 책을 가장 좋아하고, 그래서 이번에 다시 읽고 있다.

 


어떤 글이든, 글은 결국 쓴 사람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에세이, 소설처럼 직접적이든 혹은 사회과학 서적처럼 간접적이든. 어찌 되었든 글이란 쓴 사람의 생각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페미니즘 읽기와 쓰기는 유독 개인적(?)’이다. 어떤 읽기나 쓰기보다 자기 고백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 읽다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잘 쓰인 페미니즘 서적들은 서문에서부터 독자를 울리고, 분노하게 만들고, 벌벌 떨게 만든다. 현재를 보여주고 새로운 세상을 살짝 보여주는 것만으로, 그 간단한 스케치만으로도 여성들은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친다. 그저께 만난 마리 루티의 문장이 쟝쟝님의 글과 닿아 있어서 옮겨본다.


 

나라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무 자르듯 분리해서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회 분석에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 계속 스며들고, 그 결과 그 어떤 이론이나 비평도 나의 사적인 일화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없었다. 모든 분석이 내게 회상의 조각을 제공했다. 어떻게 보면 이 분야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페미니즘 이론에는 이론의 특성상 개인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으로, 정치적인 것을 개인적인 것으로 바꾸는 긴 역사가 있다. (38)

 


일부 페미니즘 학자들은 일부 인종·민족 학자들처럼 개인적이고 일화적인 집필 방식을 끈질기게 고집했지만, 포스트휴머니즘 이론에선 자서전체는 한심할 정도로 순진한 의미 창출 양식으로 소외됐다. 개인적인 경험은 소위 '고급 이론high theory' 영역에서는 유효한 토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경향이 바뀌고 있다. 개인적인 것이 이론 집필의 정당한 요소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39)

 


정희진 선생님도 강연에서 비슷한 뜻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어려운 페미니즘 이론, 이른바 배웠다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이론들을, 전업주부들은 쉽게, 바로바로 이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고.

 


 














내가 『여성성의 신화』를 알게 된 건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라는 책을 통해서였는데, 그때는 개정판이 나오기 전이었고, 책의 이름은여성의 신비』였다. 내가 살던 구의 4개 도서관에 없는 책이 바로 옆 동네 도서관에 있다고 해서 그 책을 빌리겠다고 일부러 그 도서관에 갔다. 청구기호가 직원에게 문의인 책을 직원이 서고에 들어가 찾아주었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책을 대출해 집으로 돌아와서는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읽었다. 그때는 다시 책을 볼 수 있을지 확실히 몰라 밑줄긋기를 옮기고 문단을 요약해 가면서 천천히 읽었다. 얼마큼 환호했고, 얼마큼 놀랐으며, 결과적으로는 매우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했고, 딸을 낳았고, 아들을 낳았다. 아이들은 귀여웠고, 나는 젊었으며, 부모님들은 건강하셨다. 엄청난 부자도 아니고, 자랑할 만한 것도 없는 삶이었지만, 행복이라고 부르는 그림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자주 웃었고, 또 자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감사한 나날이었다. 그런데도 가끔씩 그래서 이게 정말 다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노트에만 묻고 쓰는 시간이었다. 단순하게 해석하기에는 좀 복잡한 문제다. 내가 사회생활을 계속하고, 1 3교대 워킹맘으로 살았더라면, 그 생각의 강도와 방향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라는 건 확실했다.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감정인 불안이 내 안에 존재함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 되고 싶었고 그리고 무언가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살아왔던 내가 도착한 지점이 하우스 와이프(housewife), 전업주부이며 엄마라는 걸 확인하는 시간이 내게는 부당하게 느껴졌다. 베티 프리단의 이름 붙일 수 없는 문제라는 진단을 읽고 나서야, 나의 원망과 절망의 한 켠을 비로소 직시할 수 있었다. 여성주의가 내게 일어났던 그 일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는 걸 깨달았다. 나를 설명하기 위해, 여성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여성주의 이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도 그즈음이었다.

 

 


변방의 소소한 독서 커뮤니티 알라딘 서재에서, 우리는 서로의 책을 탐하고, 서로의 간식을 부러워하며, 서로의 무분별한 책구매를 추동한다.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서로의 평안을 기원하며, 서로에게 다정한 파이팅을 건넨다. 그런 소중한 인연에게, 인연들에게, 나는 좋은 레퍼런스가 되고 싶다.

 

많이 배우지 않았고, 아는 것도 많지 않고, 결정적으로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부족한 내 사유의 응집인 나의 문장들이 그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12월의 책 『여성과 광기』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쓰고, 그리고 또 누군가의 글로 인해, 누군가 이어 쓰는, 먼댓글로 서로서로 연결되는 이 놀라운 이어쓰기의 향연 속에서, 소중한 어떤 이, 또 다른 이가 나의 레퍼런스가 되었던 것처럼, 나 역시 그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되고 싶다.

 

새로운 서사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같이하기에 가능한 일이라 말하고 싶다. 각각 다른 이야기 속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찾아내고, 똑같은 이야기 속 각각의 다른 사정에 대해 더 많이,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다. 듣고 싶고, 말하고 싶다. 그대가 나의 레퍼런스가 되어 주었듯이, 나도 그대의, 그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나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되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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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1-06 2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은 이미 저의 레퍼런스♡

단발머리 2022-01-06 20:54   좋아요 3 | URL
책나무님 다정한 말씀 감사해요. 책나무님의 글이 저의 레퍼런스인 것처럼 저도 책나무님의 자랑스러운 레퍼런스가 될께요!!

다락방 2022-01-06 2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유 요즘 왜 다들 눈물나는 글을 쓰시는거예요 ㅠㅠ

단발머리 2022-01-06 20:53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나의 레퍼런스에요. 잊지 마요. 꼭 잊지 마요....

다락방 2022-01-06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남근선망은 1월의 책과 같이 읽어도 좋겠어요!

단발머리 2022-01-06 20:53   좋아요 2 | URL
그럼 우리 그렇게 해볼까요? 전 천천히 읽고 있기는 한데, 아직 완전 앞쪽이기는 해요.

- 2022-01-06 2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변방의 소소한 독서커뮤니티에서, 서로가 서로의 레퍼런스가 되고, 때때로 울리고 곁에서면서 토닥토닥 하면서 이렇게 지내고 있네요. 우리가. 눈물 글썽일 정도로 서로를 ‘알아 봐‘주고, 어떤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놀라워요.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실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으니까요!

단발머리 2022-01-06 20:56   좋아요 3 | URL
내가 쟝쟝님을 먼저 알아봤다는 거 잊지 마요. 그러니까 나의 안목을 칭찬해줘요.
반드시 그렇게 될 거에요. 쟝쟝님도 그렇게 될 테니까.... 우리 거기에서 만나요. 가는 길에 서로의 발밑을 비춰주고 재미있는 ㅇㅊㅅ 에피소드 나누면서요. 우리 그렇게 같이 가요!

mini74 2022-01-06 2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 항상 부족하고 가끔 부끄러워서 자책하지만 그래도 북플에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는 북플님들의 조건없는 나눔, 생각의 나눔 과 앎의 나눔. 그 모든 것들이 너무 고마워서 ㅎㅎ 단발머리님 이미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레퍼런스 입니다 *^^*

단발머리 2022-01-06 21:00   좋아요 2 | URL
참 부끄럽지만 ㅠㅠㅠㅠ 미니님의 다정한 말씀 감사해요. 꾸준히 읽고 글을 쓰는 분들에게서 매일매일 배울 수 있어서 기쁘고요. 특히여성주의 같은, 과격하다고 여겨지는 이 분야의 글을 같이 읽고 쓰는 이웃분들이 계셔서 참 고맙습니다. 미니님, 저의 레퍼런스에요^^

난티나무 2022-01-07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이 분들… 왤케 다정하신 건가요오 ~~~~
단발머리님의 안목을 제가 대신^^;;; 칭찬합니다!!!

단발머리 2022-01-07 09:00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 곳 알라딘에서는 다정한 분들이 우세종입니다 ㅎㅎㅎㅎ
난티나무님과 친구인 저의 안목도 좀.... 칭찬해주세요!!!

수이 2022-01-07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기 저 위에 문장이요, “감사한 나날이었다. 그런데도 가끔씩 그래서 이게 정말 다일까?” 제가 쓴 건 줄 알았어요. 그대는 이미 제 인생의 레퍼런스, 영어책 읽을까? 여성주의 재밌어, 라떼가 사랑이라는 걸 알려주신 분.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 몸으로 삶으로 행동으로 모두 보여주시는 분.

단발머리 2022-01-07 13:04   좋아요 1 | URL
아이고 부끄러워라…. 이 글의 처음 레퍼런스가 비타님이었다는 거 잊지 마시구요. 우리 안의 말, 감정 그리고 이야기들을 같이 풀어가요, 비타님!! 우리 같이요!!!
 




 














vita님의 글 [여성과 광기] 사라지지 않으리 를 읽고 쓴다.

https://blog.aladin.co.kr/selfsearch/13213496


 

328쪽에서 저자가 말했듯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대다수 여성은 미치지않았다. 미치지 않은 여성들이 미쳤다라는 판정 하에 정신 병원에 갇혔던 것은 이들이 여성에게 요구되는 여성적 역할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기’라는 것은, 남자에게 나타나든 여자에게 나타나든 간에, 과소평가된 여성 역할을 수행하거나 혹은 개인에게 부과된 상투적인 성역할을 총체적 혹은 부분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여성과 광기』, 182쪽)


 

그렇다면 미치지 않고 살아남은 여성은 어떤 사람일까. 그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적 역할을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인 여성들이다. 순응하고 침묵한 여성만이 정상성의 범주 내에서 정상적인삶을 살 수 있었다.

 

 

작가들에게 무료로 6개월씩 자리를 빌려주는 뉴욕 도서관의 프레드릭 루이스 알렌관 프로그램을 통해 베티 프리단은 『여성성의 신화』 집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사흘을 베이비시터를 부르고 시내를 오가며 썼다. 점심식사 중 여성에 대한 책을 쓴다는 말을 듣고 조롱하는 작가들을 견디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식탁 위, 거실의 소파에서 원고를 썼다.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하거나 저녁 식사를 만들기 위해 중단해야 할 때는 머릿속에서 이어 쓴 다음,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작업을 계속했다.

 


나 스스로 내가 쓰고 있는 것, 그 글이 인도되는 방향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각 장을 마칠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가 미친 게 아닌가 하고 궁금해했다. 그러나 실마리들이 서로 맞아 들어가면서, 과학 탐험 이야기에서 어떤 발견을 해낼 때 과학자들이 느끼는 것과 확실히 똑같은 고요하지만 강력한 확신이 점점 더 강해졌다. (『여성성의 신화』, 44)

 


자신의 경험과 교외 중산층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결해 가면서, 자신의 추론을 결론으로 이끌어 가면서 그녀는 생각한다. 내가 미친 게 아닐까.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조울증 환자이기도 한 저자가 고통을 외면하고 증상의 치료만을 목표로 하는 진료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고통과 증상과 인생을 정당하게 해석하기 위해 썼다. 남성 중심 사회의 맥락을 거부하려는 사람, 그가 <프롤로그>에서 말한다. “자기 삶의 저자인 여자는 웬만큼 다 미쳐 있다.”

 


 

책 말미에 필리스 체슬러는 여성이 인간 행위의 본류에 진입하기 위해 심리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묻는다. 오로지 생물학적인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역할을 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가, 라고 묻는다. 무엇이 필요한가.

 


여성의 가장 중요한 자아 정체성은 제한적이고 특정한 타인들을 위한 관심사와 몇몇 남성을 즐겁게 해주는 것에 근거하고 있다. 여성의 자아 정체성은 어떻게든 바뀌어야 하고 강인한 개인으로 살아남는 데 필수적인 것에 닻을 내려야 한다. 여성은 많은 일들과 많은 생각, 많은 사람들에 관심을 갖는 것에서 어떻게든 자유로워져야 한다. 자아 초점을 그처럼 급격하게 옮긴다는 것은 극도로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 모든 여성적인신경과 감정이 날카롭게 자극되면서 심각한 대가가 따르게 된다. 어떤 여성은 그처럼 급격하게 초점을 이동시킬 때 미쳐버린다. (『여성과 광기』, 526)

 


사고의 분산을 최대한 저지하면서 여성의 자아 정체성을 견고히 하는 것. 많은 일들, 많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생각을 집중하는 것. 그래서, 결론은 버지니아 울프다. 가장 강력한 싸움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난다. 생각은 이 모든 싸움의 최종적 장소이며 또한 약자의 승리가 가능할 수도 있는 최후의 보루다.

 

Thinking is my fighting.




 


댓글(6) 먼댓글(1) 좋아요(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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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성과 광기] 외골수의 무자비함으로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1-04 10:07 
    나 자신에 대해 계속 공부하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느끼는 것, 아는 것, 생각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은 내 몸에도 해당되는 일이라 내 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싶다. 어떤 근육이 안써서 짧아지고 있는건 아닌지, 무얼 먹었을 때 컨디션이 좋은지도. 한달의 서너번은 충분히 웅크리고 들어앉아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거나 하는 사람이고 싶다. 난 그 시간이 제일 행복한데, 언제나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초조하고 조급한 기분을 조율하고 뚝뚝
 
 
- 2022-01-04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아!! 또 이렇게 나를 치이게 하는 띵페이퍼 써버리는 단발님! 저와 똑같으셔요! 같은 포인트입니다! 생각을 집중하는 것, 자아에 초점을 맞추는 것! 저도 이 책의 결론을 그렇게 내렸거든요 💕 페이퍼를 써야하는 뎈ㅋㅋㅋ 삼프로 틀어놓고 일하다가 보니 늘어져서 이제 컴을 껐슈… 아 쓸까.. 아 말까.. (아직 기운이 덜찬 상태)

단발머리 2022-01-04 16:19   좋아요 2 | URL
같은 포인트를 잡아내서 읽을 줄 아는 나의 동지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자아에 초점을 맞추는 삶을 살아봅시다.
한 번 그렇게 해보자고요.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ㅋㅋㅋㅋㅋㅋ 아직 우리 젊으니까요.
언제 시간 날 때 나랑 삼프로 이야기 한 번 더 해줘요. 나 오늘 아침에 ㅇㅊㅅ편 20분 들었는데 반했어요 ㅋㅋㅋㅋㅋㅋ 내가 모르는 걸 많이도 아시더라구요. 우아, 상당히 전문가이고 엄청 부자시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04 1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과 광기 읽고 쓰는 글들은 정말이지 전부 다 좋네요. 필리스 체슬러가 멋져서 그런건가, 독자들도 멋지다. ㅠㅠ

단발머리 2022-01-04 16:20   좋아요 2 | URL
필리스 체슬러가 멋지죠. 공부하고 맞서고 연구하고 투쟁하고... 그리고 그녀의 글을 찾아읽는, 알아보는 우리 독자들도 멋지구요 ㅎㅎㅎ

수이 2022-01-04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먼댓글 주소는 뭔가요? 저도 저렇게 쓰는 거 알았으면 좋았을걸;;; 알라딘 오래 있었는데 알라딘 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띵킹 이즈 마이 파이팅! 띵킹 이즈 아우어 파이팅!!! 마지막 문단이 진짜 좋아요. 읽는 동안 가장 자주 생각한 건데 단발머리님이 탁 압축해서 요약해주셨어요. 저도 관심을 보다 줄이고 생각을 집중하면서 고도의 사고력을 올해 갖춰보도록 하겠습니다. 띵킹도 열심히 하면서 사랑하는 친구들과 계속 읽고 쓰는 것도 열심히!

단발머리 2022-01-04 16:24   좋아요 2 | URL
먼댓글 주소는 이렇게 저렇게 글을 땡겨오는 기능인데 저도 정확히는 모르고 비타님 글 주소를 복사해다가 제 페이퍼에 붙였습니다.
띵킹 이즈 마이 파이팅! 비타님이 알려주신 버지니아 울프 명언 너무 좋아요. 그렇게 살려고요. 씽킹을 저의 중요한 도구이자 기술로 쓰면서요. 우리 같이 한 번 해봅시다. 씽킹을 잘 지키고 씽킹을 잘 이용하면서요 ㅎㅎㅎ
 
여성과 광기
필리스 체슬러 지음, 임옥희 옮김 / 위고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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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리언 리치는 이 책을 정신의학적 사고와 실천을 여성화하는 데 공헌한 선구자적인 책이라고 평했다. 맞다. 이 책은 정신의학이 여성과 여성의 삶을 어떻게 왜곡시켰는지 보여주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며, 여성과 광기의 그 가느다란 연결 지점을 해체하는 데 일조한다. 하지만, 내게 울림을 줬던 문장들은 이 책의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약간 벗어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서로에게 심리적·사회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서로에게 너무 많이 바라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하찮은 실수, 가장 사소한 실망은 종종 확대되어 분개로 이어진다. (35)  

 


남자들은 또한 그다지 상냥할 필요가 없다는 보편적인 통념에 의해 어느 정도 보호받는다. (501)

 


전통적으로 남성뿐 아니라 여성은 남성의 희생이나 협력보다는 다른 여성의 도움이나 희생을 보다 쉽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그런 기대가 비교적 안전하고 성공 확률이 높다. (501)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동지를 찾기 어렵다. 가장 가까운 여성인 어머니가 가부장제의 신념을 내면화한 경우 여성은 아버지, 오빠 같은 남성들뿐 아니라, 여성인 어머니에게도 억압의 대상이 된다. 어머니를 통해 전해지는 가부장제 신념을 내면화한 여성은 결혼을 통해 어머니가 되어 (어머니처럼) 가부장제의 일원이 된다. 아들을 빼앗긴(?) 시어머니는 말해 무엇하랴. 여적여의 신화를 신봉하는 게 남자만은 아니다. 여자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

 


499쪽에서, 저자는 페미니즘이 어머니들(motherhood)’딸들(daughterhood)’이라는 단어보다 자매들(sisterhood)’라는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여성들 사이의 위계 질서화된 장벽의 해체를 시도하고 그들 관계에 내제된 고통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자매애는 페미니즘 운동의 실천을 위해 너무나 중요한 요소이다. 단일한 계급으로 통합되지 못했던 여성들에게, 자신만의 역사를 갖지 못한 여성들에게 자매애는 점진적이든 혹은 혁명적이든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매애가 그들 사이의 공고한 결합과 연대를 방해할 수 있다. 어떻게?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함으로. 남성보다 더 친절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도움이나 희생을 더 많이 기대함으로써, 완벽함을 요청함으로써.

 

남성에게 요구하지 않는 친절, 도움, 희생을 남성이 여성에게 요구할 뿐만 아니라, 여성이 여성에게 요구한다는 그녀의 지적이 너무 새로웠다. 무례하게 행동해도 상관없는 남성과 항상 미소 짓고 있어야 하는 여성. 도움 요청을 가차 없이 거절해도 괜찮은 남성과 도와야 한다고 강요당하는 여성. 희생하지 않아도 되는 남성과 희생해야만 하는 여성.

 


남성이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여성이 여성에게 요구한다는 그 지점이, 새롭게 놀라웠다. 나는 도덕적 우월성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다. 나는 착한 사람이 좋다. 멀리서 봐도, 가까이에서 봐도 착한 사람이 좋다. 좋은 사람 곁에 있고 싶고, 나 역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잘 안 되지만 노력하고 싶고, 내 곁의 좋은 사람들의 좋은 점들을 배우려고 나름대로 노력한다(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는 별개로, 그 사람이 착하다는 것과는 별개로, 여성이 여성에게 더 많이 친절과 도움, 그리고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는 그 지점이,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더 크게 실망하고 분개한다는 그 지적이 놀라웠다.

 


여성들은 적어도 자신을 희생하는 데 관심이 없는 여성을 불신하고 남성들은 그런 여성을 파괴한다. … 달리 표현하자면 아직까지도 대다수 여성에게는 특별히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것(희생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중단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503)

 


희생하겠다는 말을, 양보하겠다는 말을, 본성이 아닌 학습과 문화에 의해 강요된 말을 중단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말해야 한다. 가끔은 거절해야 한다. 한편으로, 우리는 여성에게 남성보다 더 많이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자매애를 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자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해를, 친절을, 도움을 그리고 희생을, 여성에게 더 많이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여성에게 더 많이 요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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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31 10:2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급하신 부분 인상깊게 읽었는데요, 최근에 읽었던 소설 <무엇이든 가능하다> 생각도 났어요. <무엇이든 가능하다> 혹시 읽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그 단편중 하나에 자신의 집에 머무는 여성손님들을 불법촬영하고 그걸 보는 남편이 나오고, 그걸 묵인하면서 그 집에서 함께 사는 아내가 나와요. 근데 이 부부의 딸이 그 사실을 알고는 끔찍하다고 집을 나가면서 ˝엄마가 더 나빠!˝ 라고 하거든요. 저는 이 부분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그 사실을 그냥 넘기고 피해자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아내 공범이고 나쁘지만 그런데 ‘더‘ 나쁘다니.. 실제 그런 일을 저지르고자 해서 실행에 옮긴 사람은 아빠인데, 그런데 왜 엄마가 더 나쁘다고 할까. 실제 원 가해자보다 왜 가해자 옆의 공범이 ‘더‘나쁜가. 만약 그 공범이 남자였다면 딸이 ‘더‘ 나쁘다고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면서 저 역시도 그런데 강간피해자에게 2차가해를 하는 여자들한테 더 실망하거든요. 이 ‘더‘는 왜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를 읽고 느낌표 천 개 된겁니다. 여전히 잘 안될것 같지만 제가 같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도덕적이고 더 연대하기를 당연히 바라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게 잘못된거라는 생각은 사실 들지 않는데, 그러나 더 요구한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아요. 이건 계속 더 생각해보려고 해요.

단발머리 2021-12-31 13:34   좋아요 3 | URL
저는 어제 오후쯤에 이 글을 쓰고요. 저녁 늦게 기사 하나를 봤어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국민의힘 신지예‘ 놓고 격론> 이런 제목이었는데요.

신지예에 대해서라면 모두 다 할말이 있을 것 같고 저도 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어제 저녁 이 글을 써놓고 위의 기사 읽는데 참 맘이 묘하더라구요. 그날 아침까지도 같이 했던 동지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조직을 떠나간 신지예에게, 그의 결정의 어떠함과는 별개로....그래도 여태 고마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복잡하더라구요. 더 큰 희생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페미니즘이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그게 정말 가능한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저는, 또 혼자 생각만 했더랬습니다.

이제 올 해가 몇 시간 안 남았어요, 다락방님. 시간이 가고 있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2-31 14:08   좋아요 0 | URL
저는 이 말로 대신합니다 ㅋㅋ 신지예 화이팅 (ㅋㅋㅋ)

수이 2021-12-31 10: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성이 여성에게 더 요구하는 그 마음을 잠깐 더듬어보았어요. 뭘까요, 대체. 여성들을 마주할 때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여성들을 싫어하게 될때 지난 날들도 잠깐 헤아려보았어요. 확실한 건 저 역시 말씀하신 것처럼 더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마음속으로만 그러고 더 요구했던 거 같습니다. 이걸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가 애매하네요. 저도 더 생각해봐야 할 숙제를 안고 돌아갑니다. 확실한 건 여성주의 책을 읽을수록 여성들이 더 좋아지고 있어요. 오픈되어가는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조금씩 즐길 수 있겠다 장기적으로, 그런 생각도 더불어 합니다. 마지막 문단, 콕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해피 뉴 이어!

단발머리 2021-12-31 13:22   좋아요 2 | URL
비타님 댓글 읽으면서 떠올랐던 부분 가져와봤어요.

여러 연구와 상식에 의하면 우리 문화에서 개인적인 ‘이타주의‘는 자유나 자기애보다는 죄의식, 두려움,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 (488쪽)

이 문장과 비타님의 댓글을 연결해보면서 제가 얻은 결론은... 좀 거칠지만 말이에요.
여자들은 좀 더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거에요. 우리 좀 더 이기적인 사람이 되자구요, 비타님.
내일부터 새해라 결심하기도 딱 좋네요. 내년부터 시작이에요!!

수이 2021-12-31 13:53   좋아요 2 | URL
전 너무 이기적이라...... 여기에서 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버리면 친구들에게도 가족에게도 버림받을 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나 감사합니다 그대는 조금 많이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도 여전히 좋을 거 같아요. 조금 더 많이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봅시다 아니 되어요 그대 곁에는 이미 이기주의자인 비타가 서있도록 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1-12-31 13:57   좋아요 1 | URL
아이고, 역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군요. 비타님은 이기심이 필요한 사람이에요.
이타주의 좀 버리시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새해에는 이기주의 좀 장착하세요!!!
제가 옆에서 종종 알려드릴께요. 이타주의 버리고 이기주의 챙기세요, 하면서요. 내년에도 그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쭈욱!!!

(이기주의, 이기주의... 하니까 막 누가 생각나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1-12-31 15:07   좋아요 1 | URL
외제차 타고 드넓은 평수 사시는 그 베스트셀러 작가님 맞으시죠? 하아 부럽군요, 분발합시다 ㅋㅋㅋㅋㅋ

mini74 2021-12-31 1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분들 정말 볼때마다 대단!하십니다. 전 내년에 도착한다기에 실눈뜨고 봤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 단발머리님 즐거운 새해 보내세요 ~~~

단발머리 2021-12-31 12:27   좋아요 3 | URL
미니님 대단!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응원도 감사하구요.
오늘 남은 시간도 잘 마무리하시고, 즐겁고 복된 새해 되시길 바래요!!

건수하 2021-12-31 11: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성에게 많이 요구해서는 안된다…

저는 여성이 여성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단발머리님 덕분에 이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맞아요, 너무 여성들끼리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문제는 밖에 있는데…

단발머리 2021-12-31 12:26   좋아요 4 | URL
친절하지 않을 때, 공감해주지 않을 때, 도와주지 않을 때, 실망을 넘어 분개한다... 이 대목에서 저는 콱 숨이 막히더라구요.
맞아, 그랬어. 그랬었지.... 하면서요.... 문제는 밖에 있지요. 수하님 말씀이 맞아요.

책읽는나무 2021-12-31 12: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이성적으로 읽어야 하는 건데...역시 단발머리님은 이렇게 리뷰를 써주실 줄 알았어요^^
책을 읽고 나서는..몇 몇 분들의 리뷰를 읽어야 뭔가 해소되는 것 같고, 두뇌의 회로를 똑바로 설치하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리뷰도 한 권의 책을 읽는 기분입니다.
500페이지 대에서도 밑줄 긋고 생각해야 할 대목들이 많았어요!!!

단발머리 2021-12-31 13:26   좋아요 3 | URL
저의 리뷰를 예상하셨다니, 감동적입니다. ㅎㅎㅎ 부족한데도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하구요.
같은 책을 읽으면서 같은 부분의 밑줄에 환호하고, 다른 부분의 밑줄과 해석을 같이 생각해볼 수 있어서 <같이 읽기>가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이 책 <개정판을 펴내며>부터 맨 끝까지 좋았어요. 좋은 읽기였습니다^^

- 2021-12-31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웅.. 그래서 나 부둥부둥하기 싫었다...? 부둥부둥하기싫어...부둥부둥안하고싶어...
그런데 그거는 뭐,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면서 나한테도 부둥부둥하고 관대해져야지~~로 노선을 좀 틀었구요.. (헤헤)
저도 태어나기를 희생당하는 포지션으로 태어나 (아시나요 장녀라고?) 그것이 사랑인줄 알고 살아왔는 데, 가장 좋아했던 남자 후배에게서 제가 페미니스트가 되고 난 후 들은 말은 ˝누나 왜 이렇게 이기적으로 변했어?˝ 였어요. 그 말이 너무 더럽고 역겨워서 존나 더 이기적이어야지 싶어졌다. 는 것과는 별개로 ㅋㅋㅋ 여자들에게 더 바라지 말자...더 많이 요구하지 말자... 는 진짜 실천하며 살겠습니다. 남은 생애에서.
저도 35페이지에 밑줄 좍좍 그어놨거든요. !!! 음........
굳이 위악을 떨 필요는 없지만, 제가 가진 친절과 호의 이면에 어떤 기대가 있는 지는 점검해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_< (나도 읽어야하는데..)

단발머리 2022-01-04 16:27   좋아요 1 | URL
‘이기적‘이라는 말이 남자들에게는 ‘목표지향적‘으로 해석되고 여자들에게는 ‘이기적‘이라고 해석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살죠.
희생과 양보를 강요받으면서요. 전, 이 책에서 그 지점을 보고 좀 놀라기도 하고, 아, 맞아 하고 감탄하기도 했어요.
남자에게 관용적이고 여자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회, 남자들 그리고 여자들. 여기에서 밑줄은 여자들에게 있죠.
제가 생각한 걸 잘 풀어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쟝쟝님은 찰떡같이 잘 알아들으시네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