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문에 청소년기는 여자에게 무척이나 어렵고 결정적 시기이다. 지금껏 그녀는 자율적인 개인이었으나, 이제 자기의 주권을 포기해야만 한다. (467)


 

여성이 청소년기를 보내며 자기의 주권을 포기해야만 하는 과정과 상황에 대한 설명은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에 잘 나와있다. 몸과 성, 외모, 엄마가 되는/되지 않는다는 것,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성 정체성 그리고 여성을 둘러싼 온라인과 여성 혐오, 대중문화, 환경, 과학, 노동 등 모두 열두 가지 주제로 소녀들에게 다채로운 페미니즘 이야기(알라딘 책소개)를 소개했다. 책이 있으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을 텐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이라 지금 없다. 친구들과의 우정에 흠뻑 빠져있던 소녀들이 또래 남자 아이들의 시선에 자신을 맞춰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은얼어붙은 여자』인데, 이 책도 지금은 없다.  

 

소녀가 여성으로 변하는 과정은 소년이 남성으로 변하는 과정과 사뭇 다르다. 소년에게 모험과 도전이 장려되는 반면에 소녀에게는 안전과 체념의 정서가 강요된다. 소녀를 가장 강제하는 건 몸에 대한 고정관념을 자신의 몸에 새기는 것과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수용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모든 인간에게 자연스럽고 정당한 것이나 여성에게 아름다움은 존재 의미를 규정하는 것으로 여겨지기에, 아름답고자 하는 자신의 욕망과 아름다움을 판매하는 자본주의 논리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초경 이후 임신에 대한 두려움과 성적으로 자유로운 여성에 대한 비난 역시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탐구를 극도로 저어하게 만든다.

 


더 읽어보겠다.






그(남자 아이)는 하나의 같은 동작으로 무언가를 하면서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데, 이와 반대로 여자는 애초부터 이미 자율적인 자기 존재와 자기의 ‘타자 - 존재‘ 사이에 충돌이 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 마음에 들도록 해야 하고, 자기를 객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 P403

공주는 양치기 소녀든 간에 사랑과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뻐야만 한다. 추하다는 것은 잔인하게도 심술궂다는 것과 결부되어 버린다. - P418

그들은 저마다 다른 두 범주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의 실현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남자보다 핸디캡을 가장 덜 느끼는 사람은 바로 여자 운동선수들이다. 신체적 연약함이 여자에게 폭력을 배울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 - P464

남자의 관심을 끌고 남자를 감탄시키는 데 긍지를 느끼는 그녀는 역으로 그런 일을 당하면 격분한다. 사춘기를 겪으며 그녀는 수치라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 수치는 그녀의 교태와 허영심에 뒤섞여 있다. 남자들의 시선은 그녀를 기분 좋게 하는 동시에 상처를 입힌다. 그녀는 자기를 보이고 싶은 범위 내에서만 보이기를 원한다. 그녀의 두 눈은 언제나 지나치게 날카롭다. - P487

하지만 젊은 처녀는 독립적인 개체로서 자기를 성취하기가 젊은 남자보다 훨씬 더 어렵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그녀의 가족도 사회적 풍습도 그녀의 노력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가 독립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녀는 자기 인생에 남자와 사랑이 차지할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만약 그녀가 어떤 일에 자신의 전부를 바친다면, 그녀는 여자로서의 운명을 놓치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된다. - P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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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14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단발머리님 500쪽 넘기셨네요!👍👍👍

단발머리 2021-10-14 10:31   좋아요 4 | URL
저, 지난 달에 <프랑스어 책읽기 모임>의 <제2의 성> 읽기 진도를 따라가고 있어서요. 앞쪽 부분 패쓰하고 읽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앞에 380쪽 남아있습니다. 헐 ㅠㅠㅠㅠ

청아 2021-10-14 10:32   좋아요 4 | URL
앗ㅠㅠ 그래도 프랑스어 책읽기를 하신다니 너무 멋쪄요!!ㅋㅇㅋ👍👍

단발머리 2021-10-14 10:34   좋아요 4 | URL
그러나 매우 부끄러운 읽기입니다. 다른 분들은 진짜 읽으시고요. 저는 글자 맞추기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리랑 글자 맞추기만 하고 있어요^^

막시무스 2021-10-14 19: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면서 여성의 탄생부터 중요한 생의 변곡점마다의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이성적인 요소등을 정리된 텍스트로 읽어 가며 이해해가는 묘한 매력같은게 있는것 같아요! 다만 저는 남자라서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100% 감성적으로 느끼는데는 한계가 있는것 같기도 하구요!ㅎ 맛점하시고 화이팅하십시요!

단발머리 2021-10-14 13:36   좋아요 4 | URL
막시무스님이 잘 짚어 주셨는데요. 저도 생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여성‘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육체적, 심리적 압박이나 상황, 환경을 적확한 언어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이 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로서만 이해가 되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이면서도 저 역시, 페미니즘을 말하는 사람들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했거든요.
막시무스님 쭉쭉 진도나가셨다는 소문 익히 들었어요. ㅎㅎㅎ 저도 더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좋은 오후되세요^^
 





 













5년 전쯤이던가, 근처 도서관에서 주차를 하다가 화단 벽을 받아버렸다. 화단은 멀쩡했고 내 차에만 벽돌색 스트레치가 선명했는데 아픈 마음은 차치하고 어쩌다 이랬나 하는 생각에 크게 상심했다. 화단이 낮아 보이지 않기도 했지만 그래도 삐삐소리가 들렸을 텐데. 급하지도 않았고 워낙 천천히 후진하는 나인데 이게 정말 웬일인가.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때 음악을 틀어놓고 있었던 것 같다. 김동률을. 무려 김동률을.

 

후진만 안 되는가 전진할 때도 김동률은 안 된다. 운전할 때 자세는 앉아 있는 자세다. (이미 아시는바) 오른발로 차의 전진과 멈춤을, 핸들로 방향을 조정한다. 실제로, 차는 스스로 움직인다.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고 (주로 브레이크에 발 올려놓는 사람), 엑셀을 살짝살짝 밟아가면서 핸들을 양쪽으로 살살 돌리면, 차는 스스로 잘도 간다.

 


김동률의 노래를 듣는다. <답장> 8번 트랙, <Contact>. 멈춰버린 것 같은 3초가 흐르고 김동률이 말한다.

 

널 첨으로 스친 순간

절로 모든 시간이 멈췄고

 


그때, 김동률의 목소리가 내 귀에 닿는 순간, 어깨에 힘이 빠진다. 핸들을 잡고 있는 팔꿈치를 지나 손목, 그리고 손가락 끝을 거쳐 내 몸의 어떤 힘이 내게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내 몸 안의 모든 힘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212.

 


네가 나를 만지면 그 작은 울림에 쏜살같이 멀리 튕겨서

빛이 다른 공간에 한없이 떠돌다 타버릴지 몰라

널 놓치지 않게 나를 잡아 줘

 


김동률이 노래할 때,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0그램이 된다. 이언 맥큐언의 『속죄』 (많은 분이 읽지 않으셨기를)서재 장면’ (많은 분들이 기억하지 못하시길) , 토미가 된다. 내가 했던 모든 약속을 파기해 버리고 싶다. 내가 했던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꿈꿨던 모든 시간이 다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토미가 서 있는 낭떠러지에 내가 서 있다. 김동률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런 기분에 사로잡힌다.

 

어디에선가 우울증 초기 증세 중 하나가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거라고 하던데, 나는 십 년 전부터 그랬다. 나는 노래를 딱 하나, 앨범에서도 딱 하나만 듣는다. 물론 전체를 다 듣고, 그 노래가 바뀌기도 하지만, 듣는 노래는 딱 하나이고, 그 하나를 들을 때는 딱 그 노래 하나만 듣는다.  

 

 



여기까지다. 컴퓨터에 이렇게 써놓은 게 몇 달은 되었고, 김동률 음반을 넣어 페이퍼로 써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지지난 주에 도서관에 갔다가 책추천 친구 북트럭을 만났고, 『한낮의 우울』을 뽑아왔다. 예전에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이 내게 , 우울증 같아. 나 우울증 걸린 것 같아라고 말할 때,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다. 궁금했다. 우울증 증세가 있는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 우울증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가. 자신이 그걸 인지할 정도면 우울증이 아닌 거 아닌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친한 친구가 갑자기 우울함이 확 밀려왔어라고 자주 말하기에 그 친구를 더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 책을 대출했다.

 

어떤 사람은 훨씬 더 쉽게 우울증에 빠지게 되는 게 정말 뇌 혹은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의사를 만나고 약을 처방받고 제대로 관리하면 정말 증세가 호전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노력해서 나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영원히 나을 수 없다는 건지 궁금했다. 그러니까, 1년에 350일 이상 명랑한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친구를 위해 이 책을 읽어봐야지 했다.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솔직히 말하면 그 사람들이 우울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서. 그들의 우울함이 내게 무거워서. 그런데 이 책을 읽다 이런 구절을 만났다.

 


우울증 환자들은 고통에서 광기로의 이행을 묘사할 때 항상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표현을 쓴다. 이것은 매우 물리적인 묘사로 심연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를 함축하는 경우가 많다. 벼랑 끝은 실제로 극히 추상적인 은유이기 때문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그런 표현을 쓴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벼랑 같은 데서 떨어져본 사람은 거의 없으며 심연으로 떨어진 사람은 더욱 없다. 그랜드 캐니언? 노르웨이의 피오르? 남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광산? 심연은 발견하기조차 어렵다. 사람들에게 심연에 대해 물으면 거의 일치된 대답이 나오는데 그 첫째는 암흑이라는 것이다. 심연으로 떨어지는 것은 햇빛으로부터 캄캄한 어둠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38)


 

김동률을 들으면서 내가 느끼는 막연함, 그 아득한 느낌이 우울증 환자들이 그들의 절망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비유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니까, 내게 김동률은 나의 미세한 우울함 상자를 여는 비밀 열쇠라고 할까. 김동률을 들으면서 생각한다. 그런 걸까. 정말 그런 걸까. 김동률을 들으면 난 더 우울해지는 걸까. 책을 조금 더 읽어보고 싶은데 도서관 책이라 어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3일 뒤에 찾아오리. 알아보리. 꼭 밝혀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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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10 17: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이번주에 김동률 앨범을 많이 들었는데 우울증 초기 증상일까요? 저는 CD로 음악을 들어서 한 음반을 반복해서 듣는데 그렇다면 종합 우울증? 😅 전 책 읽으면서 김동률 음악은 금지 입니다.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생각에 빠지게 된다는 ㅎㅎ

Contact 노래 너무 좋아요. 듣다보면 그렇게 사라져 버릴것 같아요 ㅋ 답장 리페키지에 있는 곡들 다 좋아요 ㅜㅜ

단발머리 2021-10-10 22:21   좋아요 2 | URL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새파랑님~~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요? ㅎㅎ 김동률을 들으면 들을수록 우울해진다는 거요.
근데 저도 새파랑님과 비슷해서 책 읽으면서 음악을 못 듣습니다. 음악에 집중하게 된다지요.

Contact 노래 너무 좋지요. 전 이 노래랑 <사랑한다 말해도>랑 아이유랑 부른 <동화>를 좋아합니다^^

독서괭 2021-10-10 18: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김동률 노래에 대한 최고의 찬사인 것 같네요^^ 목소리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한낮의 우울 흥미가 생기지만 넘나 두껍네요 ㅎㅎ

단발머리 2021-10-10 22:23   좋아요 3 | URL
그걸 좀 김동률씨가 알아줬으면 합니다. 미쿡에 있으니 알 수 없겠지요. 목소리는 뭐, 국보급이죠. 20년이 한결같습니다.
한낮의 우울은 일단 그 두께로 말합니다. 우울의 무거움, 우울의 끝없음 같은 것을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1-10-10 20: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윽.....김동률!!!!!!
가장 좋아하는 가수에요.근 20 년 넘게 해바라기 하고 있어요.^^
단발머리님의 이런 글은 제가 더 설레는군요^^
저는 김동률 가수가 참 수줍고 소리 없는 미소를 머금으며 고백하고,미안하다 사과 많이 하는 가수의 이미지를 품고 노래를 줄곧 들어왔었는데(주로 취중진담,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출발,감사,기억의 기억의 습작등의 노래만 반복해 들어서 그런가 봐요??) ...오늘 다시 답장과 contact 들어 보니 허~~~억!! 충분히 우울감을 품고 있네요?ㅜㅜ
근데 답장 뮤비를 오늘 첨 봤는데 헐~~현빈!!!!
현빈이 등장하니 절대고독!!!!!ㅋㅋㅋ

근데 전진후진 김동률 금지란 제목이 얼추 맞는 것 같아요.제게 있어 김동률은 첫사랑 같은 가수라 늘 20살 시절 느낌으로 듣는데 우리 신랑은 전진할때 차안에서 김동률 노래 틀어 놓음 졸음 운전 한다고 금지시켜 달라는군요ㅜㅜ
나랑 너무 안맞는 남편이지요ㅜㅜ
그나저나 한낮의 우울 책도 구입하셔야 겠어요.제2의 성과 같은 두께라니.....
도서관 재대출 반납을 여러 번 하셔야 겠네요ㅋㅋㅋ

단발머리 2021-10-10 22:29   좋아요 2 | URL
아, 책나무님도 김동률 좋아하신다니 언제 한 번 김동률 콘서트라도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한 번도 안 가 보았지만 말입니다. 올려주신 곡들 정말 다 좋아요. 특히 저는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좋아하고요. 아, 베스트를 꼽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기억의 습작 아니겠습니까. 꺅!!!!

책나무님 이미 아시겠지만 전람회 2집이 또 우울감으로서는 정말 최고봉입니다. 그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노래자랑 시간이네요) 전람회 수록곡 중에 <이방인> 넘 좋아요. 유투브에서도 금방 찾아지니까 한 번 들어보세요!
저는 제가, 명랑하고 가볍고 큰 걱정없는 제가, 이렇게나 김동률을 좋아해서 항상 신기합니다.

한낮의 우울은 한 번만 더 대출해 보고 구입할지 결정하려고요. 사는 것도 문제지만 놓아둘 데가 없어서요^^

붕붕툐툐 2021-10-10 21: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요를 진짜 안 듣는 편인데, 그나마 김동률은 좋아하고 잘 듣는 편이라 단발머리님 이야기를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는 거 같아 다행이에요~~ <한낮의 우울> 다 읽고 꼭 얘기해주세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는 거 넘 멋진거 같아요. 전 항상 나, 나, 나밖에 없는 거 같아 반성합니다~

단발머리 2021-10-10 22:32   좋아요 3 | URL
저도 가요를 진짜 안 듣는 편입니다. 친구들이 알려줘야 겨우 찾아듣고 하거든요. 음반 사서 듣고 싶은 가수라지요, 김동률은요. 툐툐님도 김동률 좋아하신다니 넘 반가워요.

한낮의 우울은 일단 <제2의 성>의 거대한 파도를 넘은 뒤에 (혹은 넘으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반성하지 마세요, 선생님! 선생님은 반성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부만두 2021-10-10 2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요새 종현 노래 반복해서 들어요. … ㅜ ㅜ

단발머리 2021-10-10 22:33   좋아요 2 | URL
전 종현 노래 이하이가 부른 <한숨> 밖에 모르지만 들을 때마다 넘넘 슬퍼요. 유부만두님도 그만 들으세요 ㅠㅠㅠㅠㅠ

mini74 2021-10-10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평생을 따라다닌 검은개가 있다는 처칠 말이 생각나요. 단발머리님의 검둥개는 김동률입니까 ㅎㅎㅎ 저도 김동률 정말 좋아해요.

단발머리 2021-10-10 23:15   좋아요 2 | URL
처칠이 그런 말을 했었군요. 저는 김동률을 아주 좋아하고 또 아끼고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한낮의 우울>에서 제가 김동률을 들을 때의 감정에 대한 부분을 읽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 마음은 그대로이지만요 ㅎㅎㅎ

hnine 2021-10-11 0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낮의 우울> 저 책. 두툼한데도 긴장하며 끝까지 읽었던 책이어요. 우울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나를 비롯한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것, 뿌리칠 수 없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1-10-11 08:39   좋아요 0 | URL
아… hnine은 벌써 완독하셨군요. 정리해주신 문장이 이 책의 핵심 같아요. 인간이라면 모두 우울을 뿌리칠 수 없다는 말씀이요. 얼른 이 책을 읽고 싶어지네요.
 
















이 모든 저작(반다나 시바, 마리아 미즈의 저작)의 바탕이 되는 하나의 가정에는 나도 공감한다. 발전이나 비발전을 지향하는 정치적 제안이든, 계속 발전해야 할 의무는 없으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든, 근본적으로 자연이 가지고 있는 균형을 존중하고 보존하려는 의지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의 균형은 특히 자연 스스로 재생하고 재생산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226)

 


원래 자연이 가진 균형을 존중하고 보존하려는 의지가 우리 인간에게 있던가. 좀 더 편한 길, 좀 더 빠른 길을 원하는 인간의 탐욕을 막을 수 있을까.


 

 

<세계은행>의 자금이 원자력 발전소를 필리핀의 지진대에 건설하는 데 쓰였다. 이 발전소는 지진 위험 때문에 가동된 적이 없다.


역시나 <세계은행>에서 나온 자금이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 투쿠루이댐 공사에 쓰였다. 이 공사는 총 1,340만 톤의 목재에 해당하는 나무 280만 그루를 베어내는 대신 물 밑에서 썩어 가도록 방치했다. 베트남 전쟁에서 끔찍한 영향력이 잘 알려진 고엽제와 다이옥신이 숲에 뿌려졌다. 다이옥신 몇 통은 행방이 묘연한 채 여전히 물속에 잠겨 있다. 다이옥신이 든 통은 압력 때문에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고, 댐 건설로 생긴 호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 이 호수는 파라주께주도 벨렝의 물 공급원으로, 오염된 물은 그곳 주민 120만 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229쪽)

 


세계은행 돈 버리기 대작전. 지진대 위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하는 센스. 미친 대작전의 결과로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들. 하룻밤 새에 조상 대대로 머물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들. 농민들, 여성들 그리고 아이들.

 

 


식품 수입은 단지 외화 문제만이 아니다. 식품 수입은 한 나라가 자기 고유의 역사 및 지리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244)


 

한살림 조합원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식량 주권 수호는 아니었고 (그러나 식량 주권의 핵심인 쌀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작지 않다. 흰 쌀밥, 현미밥, 흑미밥, 검은콩밥 좋아하는 사람), 항생제를 덜 먹은 고기를 먹겠다는 거였다. 달걀도 유정란. 마당에서 뛰노는 암탉들이 낳은 알. (닭들에게 미안합니다) 유기농 혹은 무농약 채소를 먹고 싶어서 한살림 이용을 시작했다. 모든 제품을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과일, 화장지, 과자, 라면 등 제외), 점점 더 이용 범위가 넓어지기는 했다. 농민과의 직거래가 그분들에게도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소비자로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라 고맙게 생각한다.  

 

 


조합의 목표물 중 하나는 종자 특허권이다. 기업이 종자에 대한 특허권을 바탕으로 재산권을 주장함으로써 지역민의 종자를 가질 권리가 부정될 수 있고, 따라서 지역민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친다. 기업이 판매하는 실험실의 교잡종 종자는 생식력이 없기 때문에, 농민이 어쩔 수 없이 이런 씨앗을 사용하면 매년 씨앗을 다시 구입해야 한다. , 그 씨앗이 발아하여 성장하는 데 필요한 비료와 해충 억제제도 대개 씨앗을 판매하는 바로 그 기업에서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농민이 자연 종자를 사용하거나 판매하려고 하면, 교잡종 종자를 불법 판매한다는 죄목으로 결국 법정에 서게 된다. 그리고 피고 스스로 자신이 무죄임을 입증해야 한다. (248)

 


씨앗이란 무엇인가. 흙에 심어 물과 햇빛의 힘으로 열매를 맺는 것이 씨앗 아닌가. 나는 똑똑하다는 사람들의 이런 바보 같은 짓이 너무나 우습고 기가 차다. 똑똑한 척하면서, 아니 실제로는 엄청나게 똑똑한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기의 잇속 챙기기에만 올인하는 이 인간 군상들의 한없는 뻔뻔함에 뭐라 보탤 말이 없다. 바보냐, 이 멍충아.  

 

 


일부 지역의 새우 가공 과정은 지옥 같은 시나리오를 건네준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어장에 있는 마카르 콜로니가 그러한 경우다. 이곳은 갑각류 가공 과정에서 아동을 철저하게 착취한다. 아이들은 관리자들에게 끊임없이 감시받으면서 축축하고 날카로운 바닥 위에 길게 줄을 지어 쭈그리고 앉아 하루 12시간 동안 새우 껍질을 벗긴다. 임금은 새우로 가득 채운 바구니 수에 따라 산정된다. 간신히 새우 15킬로그램을 손질한 아이들은 2달러를 받는다. 얼음과 새우가 섞인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고 쭈그린 채로 일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손가락 관절염과 척추 손상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427)

 


부추전에 넣는 냉동새우는 워낙 소량을 사용하니 괜찮을 것 같은데, , 새우튀김. 극도로 피곤한 날에 챠이의 밀크티(샷추가)와 새우튀김은 나에게 기쁨을 주었다. 이제 어쩌란 말이냐. 완벽하게 끊을 수는 없을 테지만 횟수는 줄여야 할 테고. 내 새우튀김 어쩌면 좋단 말이냐.

 


 

선진국에서는 육류를 엄청나게 소비하기 때문에 육류의 집약적 생산(더불어 인도 같은 나라들에는 너무나 낯선 집약적 도축)이 이뤄진다. 동물을 논밭 가는 기계로 대체해 버린 녹색 혁명 이후, 우리는 가축을 오로지 육고기 혹은 우유 생산자로만 바라본다. 바로 집약적 사육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굴리엘모 도나델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비만은 서구인의 특징으로, 서구인의 절반이 비만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섭취하는 식품의 양과 사람들의 생활 방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식품의 질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육류 속에 다량의 호르몬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육 시설에서는 질병을 예방하려고 항생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합니다. 항생제가 누적되면서 우리 인체를 해칩니다." (454)

 



채식 제안은 고미숙 선생님의 공동체 운영에 대한 책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에서 처음 읽었다. 경제적이고 몸에 좋고 준비가 간단하고 설거지하기도 편해 육식보다 나은 채식의 우수성(?)에 대해 강력히 설파하셨다.

 

2400년의 지구, 2500년의 지구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나도, 내 아이들도, 내 아이들의 아이들도 그때는 살아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일 오후,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마다 산처럼 쌓여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들은 나를 불편하게 한다. 저게 다 썩으려면 50~80년은 족히 걸릴 텐데

 


나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육류 소비를 자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 돼지, 닭이 겪는 고통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상상만 해도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생활임은 확실하다. 소고기, 돼지고기는 가급적 줄이고 있고, 치킨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 건데 여드름에도 안 좋다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특정인을 겨냥한 멘트). 달걀은 작은 아이만 먹고 있고, 가능하면 라떼를 마시지 않고 두유라떼를 마시려고 한다. 버터는 안 먹어도 괜찮은데, 치즈가 문제다. 얼마 전에도 마트에서 2개에 만원이어서 브리치즈를 2개 사 왔다. 한동안 안 먹었는데 다시 치즈 안 사기를 결심해야겠다. (알프스의 하이디도 아니면서 치즈에 진심인 사람)

 

텀블러 가지고 다니고 있고(현재는 수도권 4단계라 텀블러 안 받아줌), 장바구니 이용하고, 비닐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실천의 결론은 소비 지양이 될 거라는 걸 안다. 먹는 것 이외에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정희진쌤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가능한 방법들에 대해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혹은 할 수 없는 것(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 생각한다. 이를테면, 이제 세탁 건조기는 포기하지 못하겠다. 한 번 써보면 그렇게 된다더니, 건조기 없는 세상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코로나 상황이 잠잠해지면 비행기도 타고 싶다. 같은 거리 이동 시 탄소 배출량이 기차의 20배라는 그 비행기를 말이다.

 

하지만 다른 건 가능하다. 에어컨 자제하기(더위 잘 참는 사람)도 도전할 수 있고, 겨울에 난방 덜 사용하기도 가능하다(집에서 외출용 점퍼 입고 수면 양말 신는 사람). 가정에서의 온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설거지할 때 찬물을 이용하고, 덜 씻고, 진공청소기도 덜 돌리는 방법(앗싸!)도 있다.

  


가사 노동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페미니즘 투쟁은 종자를 지키고 숲을 보존하고 농지를 보호하려는 농민 운동과 만났다. 동물 친구를 위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한 육류 소비 제한, 달걀, 우유,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소비 자제는 포화 상태에서도 추가 생산을 독려하는 무자비한 현 시스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새우튀김. 이렇게 얻는 새우라면, 그렇게 만들어진 새우튀김이라면, 줄여가야 한다. 완전히 끊을 수는 없겠지만, 다섯 번을 두 번으로, 두 번을 한 번으로 줄여가야 한다. 한 번을 0번으로 줄이는 데까지. 나의 갈 길은 엄청 멀다고 한다. 쪼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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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06 2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떤 나라에서 환경지킴이들이 마트에 모여 쇼핑직후 비닐,포장 용기등을 카트에 담아 마트에 되돌려줬어요. 당연히 양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 비닐봉투로 인한 환경오염 심각성 이슈되자 반짝 캠페인하더니 어느새 쏙 들어가고...아웅!!

단발머리 2021-10-10 22:35   좋아요 2 | URL
요즘엔 간단하게 포장하도록 하긴 하던데, 청경채 4개 밑에 플라스틱 받침 들어있어서 속상하고 그래요.
반짝 캠페인이라도 해야 현실을 알게 되더라구요 ㅠㅠ

2021-10-07 0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0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10-06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고 실천하고 계시니 완전 잘하고 계시는 거예요!!!
저는 장은 한살림, 자연드림, 생협에서만 봐요~ 마트 안간지 몇 년은 된 거 같구요~
채식지향이긴 하지만 치즈는 너무나 좋아하는 점에서도 동질감 느끼고 갑니다~
(단발머리님과 공통점이 많아 신이 난 툐툐)

단발머리 2021-10-10 22:45   좋아요 0 | URL
정말 정말 정말 대단하세요. 툐툐님!! 제 친구도 생협만 이용하는 친구 있는데 전 아직도 이중, 삼중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마트 안 간지 몇 년.... 이거 정말 실화입니꽈!!!!!!!!!!!!!!!!!!!!!!!!!!
마트 가면 많이 샀는데 다 과자이고 즉석식품이고 그래서 안 가려고 하는데 근데 또 집에 먹을 거는 필요하고요(변명 중)
아무튼 툐툐님 너무 멋지십니다. 저도 한살림 이용 비율 높여야겠어요^^

다락방 2021-10-07 08: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책이었어요. 알지만 실천 하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특히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을 이렇게 책을 읽을 때마다 다시금 되새기게 되는것 같아요. 저의 경우 육류 소비를 줄여나가기로 결심하는 것은 사실 지구라는 거대한 목표, 동물권이라는 소중한 목표 이기 보다는 저 자신의 육체에 대한 것인데요, 제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결국 세상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실천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저 이 책 읽으면서 새우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저 역시 쪼금 슬펐어요. 제 경우에 새우를 딱히 좋아하진 않아서 남들 다 좋다는 대하도 잘 안먹고 새우를 유독 즐기는 사람인건 아니지만, 요즘 어쩐 일인지 새우튀김에는 꽂혀 있어서 자주 사먹었는데, 지금도 새우 튀김이 너무 먹고싶은데 어떡하나요? ㅜㅜ

줄이자, 줄이자, 줄여나가자.. 합니다.

단발머리 2021-10-10 22:43   좋아요 0 | URL
실천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개인들이 분명 해야할 부분들이 있지만 더 많이는 기업에서, 국가에서, 각 국가에서 연대해서 해야하는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결국은 이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저항이다 보니 금방 먼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리구요. 하지만, 육류 소비를 자제하는 건 그 무엇보다 급한 일인 것 같아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바로 내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구요.

육류, 생선(연어초밥), 달걀, 우유를 가능한 줄여나가는 제 계획표 안에 새우튀김이 들어올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ㅠㅠ

mini74 2021-10-07 08: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엥? 새우튀김이 왜? 하다가 읽으면서 아 ;;; 저도 새우튀김 좋아하는데 ㅠㅠ단발머리님 열심히 실천하려 노력하시는 모습에 👍

단발머리 2021-10-10 22:3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mini님! 저는 두 번의 새우튀김을 이겨내었고, 이번주에도 건투하려 합니다. 흐미.
 


 
















여자는 우상이자 하녀이며, 생명의 원천이자 암흑의 위력이다. 진리의 기본적 침묵인가 하면, 기교이기도 하고 수다이기도 하며 거짓말이기도 하다. 여자는 병을 고치는 사람이자 마녀이기도 하다. 여자는 남자의 먹이이자 남자의 실추이며, 남자가 아닌 모든 것이자 남자가 갖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며, 남자의 부정否定이자 남자의 존재 이유다. (227)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그레이스』의 이 대목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나는 포도가 새겨진 거울을 청소할 때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쳐다본다. 응접실의 오후 햇살에 비친 내 피부는 희미해져 가는 멍 자국처럼 옅은 자주색이고, 이는 푸르스름하다. 나는 나에 대해 오갔던 이야기들을 모조리 떠올려본다. 나는 잔인한 악마이고, 불한당에게 끌려가 목숨이 위험했던 순진한 희생양이고, 나를 교수형에 처하면 사법 당국이 살인을 저지르는 게 될 만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이고, 동물을 좋아하고, 안색이 밝은 미녀이고, 눈은 파란색인데 어디서 말하기로는 초록색이고, 머리는 적갈색인 동시에 갈색이고, 키는 크거나 작은 편이고, 옷차림이 단정하고 깔끔한데 죽은 여자를 털어서 그렇게 꾸민 거고, 일에 관한 한 싹싹하며 영리하고, 신경질적이며 뚱한 성격이고, 미천한 신분인 것에 비해 조금 교양이 있어 보이고, 말 잘 듣고 착한 아이라 나를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없고, 교활하며 비딱하고, 머리가 멍청해서 바보 천치와 다를 바 없다. 나는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각기 다른 이 모든 사항들의 조합일 수 있을까? (38)

 


어떤 존재가 우상이며 하녀일 수 있을까. 어떻게 천사이면서 동시에 마녀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한 존재가 이렇게 양면적으로 이해될 수 있을까.

 


세계를 인식하는 주체인 남성에게 여성은 타자일 수밖에 없다. 물론 여성에게는 남성이 타자이다. 이것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한 조건이다. 출생 직후 (아기) 인간은 자신을 실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나의 처음과 끝이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한다. (혹은 그렇다고 알려져 있다) 자신을 구체적인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기 시작할 때, 주 양육자인 어머니는 최초의 외부이며, 남자아이와 똑같이 여자아이도 이 외부를 욕망한다. 어머니와의 원치 않은 분리, 혹은 분리에 대한 이해를 통해 비로소 인간은 이외의 세계를 인지한다. 먼저는 가족 구성원, 그다음은 친척, 친구, 또래 집단.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간은 를 구체화한다. 외부세계의 인식을 통해 서서히 인간은 나와 구별되는 세계와 그 세계 속의 타인을 인지하게 되는데, 이런 판단의 근거는 차이.

 


서구 문명이 동양을 발견했을 때, 서구인들은 동양인들을 자연적, 동물적, 감정적이라고 평가했고, 동양을 거울삼아 자신을 과학적, 인간적, 이상적이라고 규정했다. 발레리 케네디는 『오리엔탈리즘과 에드워드 사이드』에서 이렇게 표현한다. 



 












다시 말해서, 익숙한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경멸감과 처음 본 여성에 대한 두려움과 즐거움 속의 남성들의 짜릿함 사이에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의 경우 타자성이 동양 속에 체화되어 있다면, 남성의 경우 타자성이란 여성 안에 체화되어 있다. (110) 

 


, 남성의 경우 타자성은 여성안에 체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여성의 경우 타자성은 남성안에 체화되어 있어야 한다. 남성이 여성의 페니스 없음을 경멸했다면, 여성은 남성의 페니스 있음을 풍자해야 한다. 남성이 여성의 월경을 혐오한다면, 여성은 남성의 무월경을 비정상으로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두 방향의 가치 판단 중 남성의 사고와 판단만이 강화되었다.

 


역사 이래로 남성은 항상 주체였고, 여성은 타자였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관념이 만들어졌고 이는 점점 더 고정화 되었다. 결국에는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 . 왜 그런 것이냐. 농업혁명 이래로 지금까지 남자들은 어떻게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는가. 여성들은 왜 신화의 시대에나 만들어졌을 법한 관념의 지배를 아직도 받고 있는가. 남성이 인간인데 반해 왜 여성은 여전히 여성인가.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거다 러너는 수렵 채집 생활 중에 간단하고 일시적이었던 성별 분업이 고정화됨으로써 현재 남녀 사이의 차별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 당시로써는 순전히 기능적인 이유(여성이 자궁을 가졌으니 출산을 하고, 여성이 유방을 가졌으니 수유를 한다는)에서 시작되었던 성별 분업이 결국 남녀 본성의 차이로까지 고정화 되었다 (여성에게 모성은 본성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육아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투쟁』의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는 여성 자유의 훼손과 섹슈얼리티의 왜곡이 자본주의 태동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본다.

 


여성에게서 몸을 빼앗고, 여성의 몸을 노동력 재생산 기계로 변형시킨 일은 5세기 전 자본주의가 태동할 무렵에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노동력은 가장 귀한 상품이 되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왜곡된 채 타인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기능을 강요 받았다. 산파들이 다른 여성들과 평등한 관계를 맺으며 늘 손에 쥐고 있던 부인과 지식이 마녀들의 화형대에서 파괴당하고, 한창 발달하던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가족에게 필요한 여성의 본보기가 만들어졌다. 고립되고, 성적으로 억압받으며, 남편의 권위에 복종하고, 자식을 낳고,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며, 섹슈얼리티 및 출산과 관련된 지식이나 의사 결정권을 전혀 가지지 못한 여성 모형이 구축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가는 여성에게서 몸을 빼앗는 살인 행위를 함과 동시에, 여성에게서 지식을 강탈하여 노동력 재생산을 장악한다. 국가와 교회의 지배 아래 있던 의료업계는 중간에서 이를 도왔다. (285)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모성 신화와 여자다움에 대한 요구, 섹슈얼리티에 대한 편견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혹은 사랑한다고 믿는 사람)과의 가장 내밀한 순간마저 남성 연대의 즐거움을 위해 공유되는 현실,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노동, 직장에서조차 요구받는 감정 노동, 평생을 옭아매는 돌봄 노동, 그리고 여자라면 어떠해야 한다라는 또는 여자니까 어떻게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모든 제약이 여전히 여성의 삶을 강제한다.  


 

대안을 찾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작은 여성이 어떻게 규정되어 왔는지, 지난 역사 속에서 여성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제대로 아는것이다. “사회, 정치, 신화, 문학 등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는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와 여성 역할이나 이미지를 역사, 사회학, 철학, 인류학, 생물학, 정신분석학을 동원해 탐구했다”. (알라딘 책소개) 이 한 권으로 족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 한 권이면 시작으로는 충분하다.

 

아직 놀지 못했는데…. 일단 읽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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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10-05 0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27쪽에, 혹 놀라시는 분 계실까봐요 ㅎㅎㅎ

제가 <프랑스어 책읽기> 이웃분들과 9월부터 <제2의 성> 읽기를 하고 있었는데요(전 한 번 읽어서 깍두기로 참여중입니다), 거기서도 진도가 밀려 있는 상태라서 10월 책읽기와의 혼선 예상됩니다. 일단 오늘 <신화편>에 대한 글을 썼고요 (다 못 읽었지만 글쓰기가 더 밀려서는 안 되어서요). 10월부터 1권과 2권을 동시에 읽습니다. 흐미 ㅠㅠㅠ

다락방 2021-10-05 10:01   좋아요 0 | URL
아오 친절하고 다정한 단발머리 님 ♡

다락방 2021-10-05 1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저 그레이스 샀나요? (ㅋㅋ)

아 저는 너무나 즐겁습니다. 페이퍼 내용 자체는 분노에찬 것일지라도 같은 책을 읽고 거기에 대한 글이 올라오는 게 정말이지 매우 즐겁습니다. 그걸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단발머리 님! ㅠㅠ

근데, 저 그레이스 있나요? 어쩐지 단발머리님이 아실 것 같아서... ( ˝)

다락방 2021-10-05 10:05   좋아요 2 | URL
있네요, 그레이스. 지금 확인해보니 2020년 10월에 샀대요 ^^

그레이스 2021-10-05 10:10   좋아요 0 | URL
왠지 저도 사야할것 같은, 아니 산것 같은 ㅋㅋㅋㅋㅋ
깜놀했습니다.^^

단발머리 2021-10-05 10:14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ㅋ 핸폰 저 쪽 방에서 충전중이라 이제 막 봤어요.

<다락방님은 그레이스가 있 습 니 다! >

이렇게 댓글달려고 했는데 벌써 아셨네요. 있습니다, 그레이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님! 그레이스님도 <그레이스>가 있 습 니 다!!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레이스님이신대요. 설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0-05 10:56   좋아요 0 | URL
😅

- 2021-10-06 16: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그걸 왜 단발님한테 물어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6 17:23   좋아요 1 | URL
단발님은 답을 알고 계십니다..

- 2021-10-06 17: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이 댓글의 제 웃음 포인트는 단발머리님이 정말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메질러의 책장을 단발님은 안다 ㅋㅋㅋㅋ ㅋㅋㅋ

단발머리 2021-10-06 17:4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기 나온김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백만년만에 책장 먼지 닦다가 문동 꽂아둔 데서 <인간 짐승>을 발견한 거에요. 세상에, 우리집에 인간 짐승이 있더라구요. 난 깜짝 놀라 가지고, 어머나, 우리집에 인간 짐승이 있었어? 내가 이 책 언제 샀지? 했더란 말이지요.

제가 말이에요.
다락방님 집에 다락방님이 모르는 인간 짐승이 있는 거는 아는 사람인데,
우리집에 인간 짐승 있는 거는 모르는 사람이에요. 이런 사람이에요, 제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6 18:17   좋아요 0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책장 인간짐승은 모르지만 남책장 인간짐승은 아는 우리는 뒤메질러 입니다!!

단발머리 2021-10-06 18:35   좋아요 0 | URL
언제 한 번 시간내서 다락방님 인간 짐승이랑 저희집 인간 짐승이랑 티타임이라도 가져볼까 합니다.
시간 되시는대로 전화 한 번 주십쇼!!!

다락방 2021-10-06 20:00   좋아요 0 | URL
그럼요! 인간짐승들 만나게 해줘야죠! 😤

책읽는나무 2021-10-05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딱 표본!!!^^
아....제2의 성 읽으면서 습관 하나를 고쳤어요.
예전엔 내가 읽지 않은 책들은 딴 사람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인용문이나 줄거리가 있으면 슬쩍 슬쩍 넘기면서 주로 감상 부분만 읽었거든요.왜냐??혹시나 스포가 되어 내가 책 읽을 때 방해가 될까봐서요ㅋㅋㅋ
헌데....제2의 성 다른 사람들 리뷰 읽으면서 와.........글도 글이지만 인용문!!!!! 읽어도 되겠더라구요.전혀 스포가 되지 않더라는ㅋㅋㅋㅋ
완전 새로움!!!!! 각기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는 듯한 신선함!!!!!! 오호~~그동안 내가 너무 나의 머리를 믿고 살아왔었다는 오만함!!!!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그레이스 읽어 보고 싶군요!!^^

단발머리 2021-10-06 17:49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다른 분들이 인용해주신 부분은 책의 엑기스 같아서요. 전 인용문 읽고 빠져들어서 읽게 된 책들이 생기더라구요.
책소개의 뻔한 인용문과는 다르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2의 성을 여러 번역본으로 각기 읽으시니까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 좋아요.
전 아직 진도가 지지부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음은 급한데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시무스 2021-10-0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지나쳤던 부분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됩니다! 구별이라는 단어가 무서운 의미를 가진다는것도 실감하네요! 즐건 독서 하시구요!ㅎ

단발머리 2021-10-06 17:51   좋아요 1 | URL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댓글도 감사해요.
즐건 독서가 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이웃님들 책탑이 너무 근사해 보여 여기저기 꽂혀있는 책들 모두 꺼내서 사진 한 장. 내용 없어서 서운하니까 제일 유명한 문장 번역 정리해 보기.

 



 

2의 성 (동서문화사) ;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2의 성 (을유문화사) ;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

 


The Second Sex (Vintage) ; One is not born, but rather becomes, woman.

 


Le deuxième sexe (folio essais) ; On ne naît pas femme : on le dev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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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0-05 0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불어책도 읽으시는군요! 반갑고 (덥석) 저도 욕심이 생기지만.... 요즘은 불어는 프루스트 문장으로도 차고 넘쳐서 자중하기로 했습니다. ^^ 10월이 시작했습니다. 우리집 막둥이는 또 재택이고요. 가끔 입는 교복 바지가 꽈악 조이는 눈치에요. 설마 졸업 전에 터지기야 하겠어요? ㅎㅎ
단발님 댁에 건강과 평화 (특히 뉴스 시청시)를 기원합니다. 요즘 그래서 더 책에서 위안을 얻는지도 몰라요.

단발머리 2021-10-05 08:07   좋아요 1 | URL
반가운 마음 진심 감사드리고요~~ 어제 요 사진은 정말 ‘이 책 있다!‘의 의미이기는 합니다.

저희집 막둥이도 재택이라지요. 일단 2인 등교에 마음 가벼운 1인입니다. 아롱이는 학교 갈 때 체육복 입거든요. 얼마전에 졸업 사진 찍는다고 바지 입다가 우다다다닥! 이런 소리를 제가 듣기는 했습니다. 무럭무럭 잘 자라니 고맙네요(너네가 우리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니? ㅎㅎㅎ )

다락방 2021-10-05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본 있으실거야 짐작했지만 불어 원서라니요.. 와 너무 근사하네요! 책탑은 역시 쌓아서 맛이고 (사진) 찍어서 맛이고 그걸 올려서 맛인것 같습니다. 으하하하. 가끔은 책탑 사진 찍고 싶어서 책을 사는 건 아닐까 생각해요.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1-10-05 08:03   좋아요 2 | URL
불어 원서는 현재 ‘갖고 있어요‘의 의미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테지만, 갖고 있으니 한 문장은 찾아보게 되네요. 지금으로서는 요원하지만 언젠가는 불어로 <제2의 성> 읽는 단발머리로 돌아오겠습니다.

책탑은 사랑입니다*^^*

그레이스 2021-10-05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 되지엠 섹스,
불어로도 읽으시나요?
우와!~

단발머리 2021-10-05 08:08   좋아요 2 | URL
을 불어로 읽으면 제가 얼마나 좋겠습니까 ㅎㅎ 어제밤에 맘이 흥해서 집에 있는 책들 다 모아놓고 사진 한 번 찍어보았어요^^


단발머리 2021-10-05 08:08   좋아요 2 | URL
근데 그레이스님~~ 제목 읽어주시는 센스가.... 혹 불어 읽기 가능하신것 아닌가요? (초롱초롱)

그레이스 2021-10-05 08:26   좋아요 1 | URL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 배운 것이 다예요
저도 막 불어로 소통하고 원서읽고 싶어요...^^

단발머리 2021-10-05 08:46   좋아요 2 | URL
아하!! 그러시군요. 전 학교 다닐때 독어 배워서요. 모두 다 잊어버렸지만 암튼 배우기는 했습니다.
저도 막 불어 잘 읽고 쏼라쏼라 (불어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싶습니다^^

막시무스 2021-10-05 1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어판 표지에 등장하는 여인이 인상적이네요! 뭔가 기존에 있던 명화를 비틀어 놓은 것 같은 묘하지만 강한 느낌입니다!ㅎ 완독까지 즐독하십시요!ㅎ

단발머리 2021-10-06 17:57   좋아요 0 | URL
저도 약간 무섭기는 해요 ㅎㅎㅎ 그래도 이 책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기는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