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Vol 2. 문명의 기둥』를 읽고 사람들이 제일 많이 말하는 대목은 여기가 아닐까 한다. '인간이 밀을 재배한 것이 아니라, 밀이 인간을 재배했다, 혹은 지배했다.' 인간은 '밀'의 지배 아래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호모 데우스』에서 사람들이 어느 지점을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요기다. 진화론의 일정 부분, 이를테면 공통 조상설에 대해 긍정하는 기독교인으로서 밑줄을 그을 수밖에 없었던 바로 그 부분.

뱀은 우리의 시조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거역하라고 우리를 유혹하는 존재이다. 애니미즘을 믿는 사람들은 인간도 동물일 뿐이라고 생각한 반면, 성경은 인간이 특별한 창조물이며 우리 안의 동물성을 인정하는 것은 곧 신의 권능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실제로 파충류에서 진화했음을 알았을 때, 근대 인류는 신을 거역하고 신의 말에 더는 귀 기울이지 않았으며, 신의 존재를 더 이상 믿지 않았다.(『호모 데우스』, 115쪽)










그리고, 지구의 여러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 같은 이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는 이 부분에 밑줄을 그었더란다.

내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고통의 가장 깊은 원천은 나 자신의 정신 패턴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뭔가를 바라는데 그것이 나타나지 않을 때, 내 정신은 고통을 일으키는 것으로 반응한다. 고통은 외부 세계의 객관적 조건이 아니다. 나 자신의 정신이 일으키는 정신적 반응이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더한 고통의 발생을 그치는 첫걸음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472쪽)

인간 존재가 유기체임을, 물질임을, 그렇게나 강조하던 사람이, 종교의 해악에 대해 '객관적'인 어조로 '과학적' 태도로 비판하던 사람이 결론처럼 하는 바로 이런 말. 고통의 원천은 나 자신의 정신 패턴에 있다. 동양적인 사고방식, 불교에 근거한 이러한 사고방식에 익숙한 동양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 깨달음이 그의 삶을 추동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되었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유발 하라리는 매일 명상할 뿐만 아니라, 1년에 몇 개월 이상 휴가를 내어 명상 공동체에 들어간다. 명상하기 위해서. 정신 패턴의 일정 부분을 다스리기 위해서다. 물질만능주의의 이 시대에 그는 그 누구보다 '형이상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넥서스는 99쪽까지 읽었다.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중요한 이야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정리해두고 싶어서 일단 적어본다.

그러니까, 이런 주장. 많은 정보가 곧 진실은 아니라는 주장은 옳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부유한 나라의 부자 중 한 명이며 대통령인 트럼프는 그 누구보다 거짓말을 많이 한다. 그러면서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이거다. "페이크 뉴스가 가장 큰 문제이다."




최근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휴머노이드인 아메카가 거울을 보며 자기 인식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것이 실리콘 의식의 반영인지, 아니면 거울을 보았을 때 사람의 반응, 정확히는 거울을 처음 본 아기의 반응과 비슷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이제 정보의 발달은, 컴퓨터의 발달은, AI의 혁신은 여기까지 도달했다.

인간과 지구, 세계에 대한 인공지능의 정보는 이미 축적된 인류 역사의 '사실들'에 바탕을 둔다. 그럴 경우, 그 인공지능은 여성 혐오적, 인종 차별적 생각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인류 역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또한,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는 일부의, 극소수의 '위대한(?)' 사람들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자본주의의 발전과 타락의 지점에서 인간의 효용을 '생산성'에 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한가. 인간의 가치는 '생산성'에 있는가.

인간은 유기체이다. 인간은 새것이었다가 나중에는 고장 난다. 우리는 유기체다. 우리는 동물이다. 존재하기 위해 영양분이 필요하고, 이후에 배설해야 한다. 먹어야 하고, 똥 싸야 한다. 새것이었던 우리는 헌 것이 된다. 젊은 육체는 쇠약해지고, 어린 시절의 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돌봄과 케어가 필요하다.

그런 우리, 유기체인 우리, 금방 헌 것이 되어 버리는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카프카의 『변신』은 흉측한 벌레가 되어 방 안에 갇혀 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이제 돈을 벌 수 없는 그, 누구에게 무엇도 될 수 없는 그.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그는 가족들을 위해 일하던, 돈 벌던 사람이 아니었던가.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었던 때를 지나,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 나는 모든 이야기를 '부모-자식'의 이야기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출발이 이 소설이다. '나이 든 부모'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어떤 존재일 수 있으며,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가,의 물음.

나는 아이를 둘 낳았는데, 둘만 낳기 잘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내 살을 나눈, 내 맘을 절절히 나눌 사람은 둘이면 충분하다고 여긴다. 사실은 둘도 많아서, 내 마음의 많은 부분을 아이들에게 주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기곤 한다.

부모는 자식을 그렇게 키운다. 살을 내주고, 마음을 내주어서 키운다. 그리고 나를 그렇게 키워줬던 부모는 '아이'가 된다. 서울대학 병원 진료실, 집 앞 내과 의사의 말을 전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한참이나 듣고 있던 의사가 나를 쳐다본다. 도대체 무슨 말이냐는 눈빛으로 내게 묻는다. 하지만 나도 답해줄 수가 없다. 나는 이미 진료실 앞 의자에서 엄마가 의사에게 하려는 말을 전해 들으며 그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며, 이 메모지가 아닌 검사 결과지를 가져왔어야 한다며, 그 중요한 말을 열흘 동안 매일 만난 나에게 왜 하지 않았느냐며 조곤히 따져 물었다. 의사는 내게 설명을 요구한다. 내가 답해야 한다. 나는 내 부모의 보호자이기 때문이다.

민족 신화의 근간은 토템 신앙이다. 신과의 관계를 연결해 주는 존재로서의 동물, 부족의 안위를 지켜주는 존재로서의 동물, 인간과 대화가 가능했던 동물이 '있었다'. 하지만, 동물인 인간은 자신들의 우월성을 강화하기 원했고, 이는 동물을 '말 못 하는 짐승'으로 격하시킴으로써 가능했다. 인간만의 특이성, 말하고 만들고 협동하고 창조하는 인간만의 특이성이 동물 지배를 정당화했다.

AI, 인류의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AI는 곧 녹슬지 않을, 강력하고 유연한 '신체'를 갖게 될 것이다. 똑똑하고 건강한 휴먼 로봇은 우리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자주 먹어야 하고, 휴식을 취해야 하고, 배설해야 하고, 밤에는 취침해야 하는, 그리고 결국에는 늙어서 병약해질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는, 우리 존재의 쓸모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내 삶의 쓸모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오랜 시간 인간의 친구였던 동물은 역시나 오랜 시간 같이 땀 흘리며 일하는 동료였고, 지금은 스테이크와 달걀로 소비된다. 인간은 동물을 배제함으로써 이 푸른별의 주인으로 등극했다. 나이 든 부모, 이제는 '쓸모없는', 힘이 없으되 여전히 나를 억압할 힘을 가진 늙으신 부모님들을, 인간들은 어떻게 대우하는가. '젊음'에 미친 자본주의 사회에서 늙음의 상징은 어느 것 하나 환영받지 못한다.

자기 존재 증명의 기나긴 여정 속에서,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쓸모 아닌 나의 쓸모를, AI에게, 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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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4-07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모가 아이가 되어가고 그래서 돌봄이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인데 그러나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것과 자식이 부모를 돌보는 것은 다르죠. 저는 늙으신 부모님께 짜증도 많이 내고 또 즑은 부모를 돌보는 일의 고단함에 대한 글들을 읽다보면, 확실히 인간은 젊음을 사랑한다는 생각을 수차례 하곤 했는데요, 그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만약 나의 부모에게 치매가 온다면 그럴 땐 요양원으로 모시는 것밖에 답이 없지 않나, 나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24시간 붙어있을 순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요. 이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다가 불쑥 그런 생각이 또 끼어듭니다. 그런데 그게 반대라면, 만약 내가 치매라면 우리 엄마는 나를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원에 보낼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아마도 아닐 것이다‘ 라는 대답이 나와요. 엄마는 어떻게든 엄마의 삶을 살면서 나에 대한 돌봄을 같이 하려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그러면 또 갑자기 아무것도 답할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단발머리 님이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에 간 일을 읽노라니 참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인간의 돌봄 없이 살 수 없잖아요. 어쨌든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돌봄이 필요하잖아요.

단발머리 님의 사피에스 인용 페이퍼를 볼 때마다 저 그래픽 사피엔스 내가 산다 꼭 사고 만다, 이렇게 다짐하곤 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 때인 것 같습니다. 사겠습니다!

단발머리 2025-04-07 19:06   좋아요 1 | URL
저도 늙으신 부모님께 잔소리를 쏘아대는 딸로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반성과 후회를 매일 반복합니다만... 잘 고쳐지지 않구요. 그래도, 고치려고. 고쳐볼려고 노력합니다. 매번이요 ㅠㅠㅠ

부모님은, 엄마는 우리를 그렇게 키워냈죠. 예전에 육아에 대한 책 읽으면서 아이를 돌보는 일이 전폭적인 1인의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아이도, 몸이 불편한 사람도, 그리고 나이가 아주 많이 든 사람도 그렇죠. 부모는 우리를 돌보는데, 돌봐주셨는데 우리는 그렇게 못하고요. 복잡한 마음이 한없이 이어집니다. 다락방님 댓글 읽다보니 엄마와의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담에 글로 써봐야겠어요. 그거 읽으신 분들이 ‘단발이 효녀인가...‘ 하실 것 같아 쓰지 않았거든요. 효녀 아닌데 제가 효녀 되어버린 에피소드. 엄마는 나를 효녀로 만들어 줍니다. 불효녀를 효녀로 만드는 에피소드 ㅠㅠㅠㅠㅠㅠㅠ

하라리 워낙 유명하고 책도 잘 팔려서 팔아주기 싫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하라리 이야기가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어요.
그래픽 히스토리는 그림에 호불호 있을거 같아요. 저는 불호 쪽입니다만 2권까지 구입했다는 슬픈 이야기 ㅋㅋㅋㅋㅋ
 



기쁜 날이다.

오늘부터 맘 편히 잘 수 있겠다.

윤석열 탄핵 때보다는 윤석열 파면 때 더 기쁘다.

체포는 한 번 더 남았다.



우리 모두 고생 많았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은 우리지만, 탄핵도 우리가 시켰다.

야무지고, 발랄하고. 울면서 웃는 이 사람들.

나랏일이 곧 내 일인 이 사람들이 자랑스럽다.

나도 그들의 하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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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04-04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책도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단발머리 2025-04-04 23:04   좋아요 1 | URL
이제 마음 편안히~~~~~~~~~~~~ 우리 책 많이 읽어요!! 망고님, 축하합니다!! 🤗

감은빛 2025-04-05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말씀에 다 동의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인 것도 사실입니다. 보수 정당인 민주당에 권력을 주는 것이 과연 괜찮은 일인 것인지. 다른 대안을 과연 만들 수 있을지. 결국 윤석열이라는 인간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은 문재인이라는 무능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발머리 2025-04-05 10:11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모든 말씀에 다 동의합니다. 앞으로가 걱정이라는 말씀도 완전 이해되구요.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중도 보수라고 명시적으로 말했죠. 민주당은 보수 정당 맞습니다. 다만, 남북이 적대하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빨갱이당으로 오해받아왔구요. 민주당이 오른쪽으로 가는만큼 더 개혁적이고 서민적인 정당들이 왼쪽을 차지할 수 있을거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런 역량이 있구요. 그 자리를 차지할만한 실력이 있음을, 이제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이라는 인간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은 문재인이 아니고,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다만, 감은빛님 문장 뒷부분에 일면 동의합니다. 이제 문재인 없는, 윤석열 없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야겠죠.

책읽는나무 2025-04-05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발 뻗고 잘 수 있을 거라고 어젠 분명 좋았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이제부터는 정치가 올바르게 진행되어 위태한 경제도 빨리 잡혔음 좋겠어요.
그러려면 분열이 아닌 한 곳으로 집중이 잘 되어야 할텐데…늘 걱정 많은 성격이라 그런지 혼자서 좀 불안하기도 하네요.^^

단발머리 2025-04-06 08:25   좋아요 1 | URL
솔직히 책나무님의 걱정은 모두의 걱정 아닐까 싶어요. 촛불 혁명 뒤에도 그런 아쉬움이 많이 남고요.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 건 맞는 것 같고, 그래야만 경제 위기를 포함한 한반도의 위기 상황이 극복될 거 같기는 해요.
저희 아파트 근처에 세워진 야심찬 주상복합 아파트, 발 밑이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상가가 1년 내내 텅텅 비어있어요. 사실 물가도 많이 올랐구요 ㅠㅠㅠ 경제 상황이 제일 먼저 나아지기를....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호랑이가 막 담배 피우고 그러던 시절의 일이다. 영어 이름이 필요했다. 완전 발음하기 쉬운 경우라면 그럴 필요가 없지만 가능하면 영어 이름을 지어오라 했다. 영어 이름이라…

떠오르는 건 톰과 제인. 철수와 영희. 그 외에는 떠오르는 이름이 없었다. 아… 어쩌나. 이제야 생각하면 내 이름의 음차를 생각하면 ‘제인’이 좋은 선택이기는 하다. 아, 제인이라니. 제인... 뭔가, 무언가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싶던 나로서 ‘제인’은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지였고. 그땐 '제니'라는 이름을 모를 때여서 ‘제니’를 쓸 수도 없었다. 알든 모르든 제니는 쓸 수 없다, 이제는. 제니는, 이제 이 지구상의 제니는, 오직 이 제니뿐이고.





외고 나온 친구들은 샤넌이라니, 이사벨라니, 부르기 쉽고 세련되고 예쁜 이름으로 속속 등장하는데, 시간은 흐르고 떠오르는 이름은 없고. 그때 갑자기 떠오른 사람이 당시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이 사람. 강하고 쎈 인상의 기자, 클락 켄트의 직장 동료, 슈퍼맨의 그녀. 그래, 그 이름으로 하자, 그 이름으로 해야겠어. Lois.



로이스로 정했다. 로이스로 하자, 내 이름을. 근데 내가 정하면 뭐 할까, 누구든 내 이름을 불러줘야 되는데… 아무도 안 불러줘, 내 이름을. 이름 정해오라던 교수는 내내 발음하기도 어려운 내 이름을, 이상한 발음으로 불러댔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를 많이 부르지는 않았다는 것. 로이스라 불리지 않은 채로 그렇게, 졸업을...













심사숙고해 고르고 고른 이름이었으나 불리지 못했던 내 이름 Lois가 <바닷가의 루시>에 나온다. 물론 전작(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오, 윌리엄!>)에도 나온다. 유일한 아이라 생각하고 자랐던 윌리엄은 70이 다 된 나이에, 누나의 존재를 알게 된다. 평생 동안 알지 못했던 어머니 캐서린의 비밀. 캐서린은 윌리엄의 아버지를 만나기 전, 동네의 농부와 결혼한 상태였다. 전쟁 포로로 캐서린의 동네에 잠시 머물게 된 윌리엄의 아버지에게 반해 자신이 살던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녀가 떠난 것은 감자밭을 일구던 남편만이 아니라, 그와의 사이에서 낳았던 두 살 된 갓난 아기, 그녀의 딸아이 Lois였다. <오, 윌리엄!>에서 생전의 캐서린을, 그리고 남겨진 윌리엄을 만나길 거부했던 로이스는 <바닷가의 루시>에서는 윌리엄을 만난다. 코로나 상황의 그를, 자신의 동생을 걱정한다. 행복한 만남이, 따뜻한 재회의 시간이 이어졌다. 로이스는 동생을 끌어안고, 마침내 윌리엄은 누나를 발견했다.

지난주 토요일에 집회에 나가기는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짧게 찍고만 왔다. 매서운 바람을 모른 체하며, 차가운 바닥에 줄 맞추어 앉아 계신 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거리에 나가면, "윤석열을! 파면하라!"을 몇 번이나 크게 외치고 나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졌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러니깐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나를 위해,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없었다. 새로운 아침을 맞으면, 마음이 다시 무거워지고. 밤의 기도는 아침에도 이어졌다.


선고 날짜가 잡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이제 아무도 나를 로이스라 부르지 않을 테지만, 이제 나는 로이스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루시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크리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윌리엄이. 나는 윌리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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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4-01 2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흔치않은 이름이라 좋은데요..Lois~~
윌리엄누나 이름이었단건 까맣게 몰랐네요. 사실 관심이 없었어요.
루시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금요일엔... 꼭!
모두가 염원하는 결과가 나오길 저도 간절히 간절히 🙏 기도하고 싶네요. 저의 신이 없지만요!

단발머리 2025-04-01 21:06   좋아요 3 | URL
그럼 ㅋㅋㅋㅋㅋㅋ 은하수님께서 저를 ㅋㅋㅋㅋㅋㅋ 로이스로 좀 불러주시고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저 요즘에 이 책 다시 읽고 있는데, 참 좋네요. 스트라우트 정말 최고에요.

금요일에는.... 우리가 다 아는대로, 염원하는대로
좋은 결과 나오기를 바랍니다. 저는 저의 신에게, 계속 기도할게요!

서곡 2025-04-01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로이스님 설마 오늘 만우절 장난으로 선고 기일 발표한 건 아니겠지요??? (만우절 농담이고요)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좀 편히 자고 싶습니다 ㄷㄷㄷ

단발머리 2025-04-01 22:28   좋아요 1 | URL
설마하니 헌재가 만우절 장난을 ㅋㅋㅋㅋㅋㅋ 그러진 않겠지만, 사실 처음에는 속보 보고 저도 눈을 의심했다는.....

오늘밤은 편히 잘 수 있을 거 같아요. 진정한 평화는 금요일 11시 20분에 누릴 수 있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4-01 22:45   좋아요 1 | URL
로이스 호명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

복있는사람들 2025-04-0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밤에는 찬물 마시고
속 풀고 잘 예정...
도대체 50년을 후퇴시킨 이들은 부끄러움을 알까...

유부만두 2025-04-02 0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이스님!
제가 알던 로이스는 더 기버 작가 하나였는데 이제 두 명이 되었어요!

단발머리 2025-04-03 12:14   좋아요 0 | URL
크흐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때, 로이스 로리 떠올리는 분은 유부만두님 뿐인가 하노라 합니다!
저도 그런 면에서.... 로이스라는 이름이 마음에 드네요. 두 명 중 하나가 저 맞지요? ㅋㅋㅋㅋㅋㅋ

2025-04-03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03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03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4-03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어 이름이 필요한 순간이 올 것 같은데 아직 영어 이름이 없습니다. 내심 그런 날이 온다면 ‘에미‘ 로 하자, 고 하고 있긴 합니다만... ‘올리브‘ 로 할까요? 갑자기 올리브가 좋게 느껴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식의 흐름: 흠, 영어 이름 지어야 하는 순간이면 걍 에미로 하자 -(단발머리 님 글을 읽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의 소설 속에 등장한 이름이었구나, 음, 그랬지, 음,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좋으니까 그러면 엘리자베스는 어떨까, 음, 너무 길어, 올리브, 올리브로 하자!

이렇게 된건데 여기까지 쓰고 나니 ‘루시‘ 로 할까, 하는 생각이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4-03 12:27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영어 이름 꼭 필요합니다. 생각보다 시간 많이 드니깐요 ㅋㅋㅋㅋㅋ 심사숙고하시기를 바라오며.
한글 이름처럼 영어 이름도 자기한테 어울리는 이름이 있는거 같아요. 저는... 제 이름이 중성적이어서(사실은 남성적) 참 좋거든요. 여성적인 이름이 어울리지 않게 생겼잖아요, 제가 ㅋㅋㅋㅋㅋㅋ 근데 영어 이름도 나름? 중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찜했던 이름 중에 ‘레이첼‘이 있는데, 미드에서도 그렇고, 성경에서도 레이첼이 예쁜 여자 이름의 상징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못 썼거든요. 요청하지 않으셨지만 추천 이름 놓고 갑니다.

1. 에미 : 저는 이 이름이 좋아요. 특이하고, 다락방님하고도 잘 어울리고요. 여기에 3표 드리고요.
2. 엘리자베스 : 베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냥저냥.
3. 올리브 : 올리브도 괜찮은데, 그... 제가 좋아하는 애덤 나오는 소설에서 여주 이름이 올리브구요. 친구들은 ‘올‘이라고 부릅니다. 올리브에 2표.
4. 루시 : 뭐랄까... 약간 소극적인 느낌? 이 이름도 0표이구요.
5. 수잔, 레이첼, 수지, 벨라, 샐리.... : 등등이 지금 생각나는 이름입니다.

다락방 2025-04-03 12:36   좋아요 1 | URL
저 안그래도 올리브가 키터리지 말고 또 있었는데 하다가, 아 그 로맨스!! 교수랑 사랑한다!! 그러면 이거 할까, 나도 교수랑 사랑 한 번 해보게? 이런 의식의 흐름까지 이어졌더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4-03 12:55   좋아요 1 | URL
그 로맨스 ㅋㅋㅋㅋㅋㅋㅋ 교수랑 사랑합니다! 애덤이랑 올리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락방님이 교수랑 사랑하는 거 절대 찬성하기는 하는데요. 아.... 교수가, 그니깐 애덤이 7살 연상이에요.

당신에겐! 연하를 권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4-03 17:12   좋아요 1 | URL
에미 어울릴 것 같아요 다락방님.
저는 Karen 입니다. 불려보지 못한 이름이여..ㅋㅋㅋ

psyche 2025-04-04 02:25   좋아요 0 | URL
음... 영어이름을 정할 때는 제일 중요한게 발음이 아닐까 합니다.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 못하면 사람들이 못 알아듣거든요. 그래서 미국에 사는 동양 사람들과 그 아이들의 이름이 비슷한 이유이기도 하죠.
그래서 엘리자베스 이런 이름은 어렵고요. 올리브는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에게는 뽀빠이의 여친을 떠올리게 되지 않나 싶고 (물론 우리는 올리브 키터리지를 떠올리지만요) 요즘 흔하기는 하지만 올리브 보다는 올리비아가 낫지 않나 싶어요. 발음으로 보면 에미나 루시가 좋아요.

다락방 2025-04-04 08:50   좋아요 1 | URL
저 오래전에 김윤진 배우가 토크쇼에 나와서 영어 이름 정하는 얘기를 한 게 기억이 나는데요,
그 때 그 배우가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누군가에게 ‘사람들이 내 이름을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이름을 지어야겠다‘ 라고 하자 듣고 있던 분이 ‘윤진, 네 이름을 쉽게 하려고 하지마, 네가 유명해지면 사람들은 네 이름이 어려워도 발음하게 될거야‘ 라고 하셨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윤진 이란 이름으로 활동하셨는데 정말 사람들은 윤진이란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대요. 그게 저는 안봤는데 아마도 <로스트>란 미드를 찍고나서였던것 같아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납니다. ㅎㅎ

저는 에미.. 로 확정할 생각이지만, 사실 ‘파멜라‘ 라는 이름도 좀 끌리긴 합니다. 그런데 프시케 님 말씀처럼 이건 또 나이 있는 사람들한테 육체파 배우 떠올리게 할 것 같아서... 역시 에미가 낫겠네요. 하하하하하.

다락방 2025-04-04 08:50   좋아요 1 | URL
오, 독서괭 님! 카렌 이란 이름도 너무 좋은데요?!

단발머리 2025-04-05 10:16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 근자에 듣는 이름 중에 젤 이뻐요. 카렌~~~
카렌님~~ 카렌님~~ 이름이 너무 이뻐서 자꾸 부르고 싶어요, 카렌님~~~

단발머리 2025-04-05 10:17   좋아요 0 | URL
프시케님 / 올리비아~~ 너무 좋네요. 역시 프시케님은 현지에 사시니까 그 이름의 느낌까지도 정확합니다!!

다락방님 / 우리 사이에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ㅋㅋㅋㅋ 파멜라의 파멜라는, 제게 찰스의 파멜라라서.... 강력 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미 좋구요. 에미 좋아요!!

수이 2025-04-03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이스님, 제니라는 이름보다는 로이스가 훨씬 잘 어울립니다. 저도 지금 초콜릿을 까먹으며 이 댓글을 쓰고 있지만 말입니다 저 라떼에 초코케이크라니...... 가서 말려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해버렸습니다. 확연하게 아이스 커피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군요. 아이스 라떼 쪽쪽 빨면서 곁에서 수다 떨고 싶습니다 단발 아니 로이스님 곁에서. (나 욕해도 돼?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4-05 10:19   좋아요 0 | URL
로이스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며칠 사이에 여러 이웃님들 댓글 받다가 특히 프시케님의 올리비아....에 쪼금 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리비아~~ 근데 안 되겠어요. 올리비아는.... 올리비아 핫세의 올리비아.......
수이님은 영어 이름 뭐에요? 수이님은 수이,라고 하시면 될 것 같기는 하네요. 미래를 내다보시는 분이신가요, 수이님? ㅋㅋㅋㅋ

psyche 2025-04-04 0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이스님 ㅎ
집회 다녀오셨군요. 수고하셨어요. 멀리서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보냅니다.
이제 오늘부터는 밤에 제대로 잘 수 있겠죠? 제발 그렇게 되기를!!

단발머리 2025-04-05 10:19   좋아요 0 | URL
멀리서 보내주시는 귀한 마음에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막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뉴스 보셨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시간이 왔네요. 너무너무 감사하고, 감동적입니다!

다락방 2025-04-04 0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제니 진짜 멋지지 않나요? 독보적인..

자, 우리 오늘 축하의 메세지를 서로 띄울 수 있기를 기도해봅시다!

독서괭 2025-04-04 08:55   좋아요 1 | URL
일찍 출근했는데 일이 손에 안 잡혀요~~🥹🥹🥹

단발머리 2025-04-04 08:59   좋아요 1 | URL
네네~~~ 우리 오늘 종일, 아니 일주일 동안 축하의 메시지 띄워봅시다.

그릇 5개 씻는데 계속 시계만 보고 있네요. 11시야~~ 우리 모두 기다린다. 얼른 오너라!
 
젠더와 역사의 정치 딕테 시리즈 3
조앤 스콧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후마니타스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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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읽었기 때문에 옮긴이 후기를 맨 마지막에 읽었는데, 먼저 읽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별의 문제를 역사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성별 체계와 이를 둘러싼 지식의 구조 자체의 변화 과정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380쪽)

남성과 여성의 노동 정체성 확립 과정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대부분 봉제사였던 여성 노동자들의 요구는 명확히 '임금 소득'이었던데 반해, 남성 노동자들, 남성복 재봉사들의 요구는 숙련 기술에 기반한 집단적 정체성(195쪽)의 확정이 중요했다. 이는 단순 임금노동자, 즉 여성 봉제사들을 배제하는 것을 기반으로 했다.

가정에서 일하는 경우에라도 남성들은 노동자로 호명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여성들의 가정 내 노동은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에 더해 남성 임금과 여성 임금에는 차이가 존재했는데, 남성들에게 노동력의 대가로 지불되는 '가격'에는 노동력 재생산 비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즉, 남성의 임금에는 자신을 부양할 수 없는 '태생적 의존자'인 아이와 아내의 생계비가 포함(254쪽)되어 있었지만, 여성의 임금은 생활에 턱없이 부족한 정도여서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미혼 여성은 도덕적 비난과 성적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일하는' 여성에 대한 고의적인 저임금 정책 때문이었다.

여성의 가정 내 부불 노동, 재생산 노동은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상태로 '무한 공급'될 것을 요청받으며, 사회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저임금의 현실에 내몰리기 쉬웠다. 이제 여성도 남성처럼 고소득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남성들이 '사적 영역'으로 과감하게 진출하지 않는 한, 여성의 사회 진출은 이중, 삼중 노동을 의미할 뿐이다.

'여성'이 당당한 '노동자'가 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하는 와중에, 나는 여러 번, 아주 여러 번 '일'에 대해, '노동'에 대해 생각했다.

여성은 '사실상 노동자'다. 인류 역사 내내 여성들은 일해 왔다. 남성들은 일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여성도 남성만큼 일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성의 가정 내 노동은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기에 '일'로 인정받지 못했고, 여성이 '사회'에서 일하는 것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이제 여성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적인 영역은 여성의 몫으로 남아있어 여성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더 늘어난 형국이다.

'일'에 대한 낭만화를 거부해야 한다, 고 나는 생각한다. 마리아 달라 코스타의 말을 빌려보자.

우리가 원하는 건 공동 급식소도, 그와 같은 종류의 놀이 시설이나 어린이집도 아니라는 점을 그들이 알기 바란다. 우리는 공동 급식소, 어린이집, 세탁기, 식기세척기를 원하지만, 몇몇 사람들과 원할 때 방해받지 않고 식사할 수 있는 선택권, 아이·노인·환자와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선택권도 갖고 싶다.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건, 노동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아이·노인·환자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이들을 잠시 맡겨둔 차고로 뛰어가 잠깐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가장 먼저 배제 당한 우리 여성들이 투쟁을 주도하여 다른 모든 배제 당한 이들, 즉 아이, 노인, 환자가 사회적 부를 재점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페미니즘의 투쟁』, 45쪽)

우리가 '일'이라고 말하는 것에 다른 정의를 포함시킨다면, 돈을 버는 것만이 '일'이 아니고, '일', '노동'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우리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존재 이유가 '생산성'에 있다는 생각을 거부해야 한다. 로봇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물리적' 일들을 훨씬 더 빠르게,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로봇은 이미 인간이 하던 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고 있으며, 대체 가능한 노동을 제공하는 인간은 앞으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하는 인간이 아닌, 다른 인간상을 그려봐야 한다. 이를테면.


노래하는 인간.

춤추는 인간.

이야기하는 인간.

말하는 인간.

듣는 인간.

돌보는 인간.

책 읽는 인간.

소리 내어 책 읽는 인간.

그리고

노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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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5-03-3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 맞은듯 마지막 문장 🙃 억

단발머리 2025-03-31 17:5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그래여? 다른 인간상을 그려보자고요! ☺️😆🤗

수이 2025-03-31 18:20   좋아요 1 | URL
노래보단 춤으로 가볼까 했으나 고관절이…… 🥺

단발머리 2025-03-31 19:41   좋아요 0 | URL
춤 괜찮죠~~ 각종 댄스 환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5-04-01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5-04-01 11:0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님~~
4월 4일 11시 헌재가 선고한대요! 🎉🎊🥳

햇살과함께 2025-04-01 11:04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저도 방금 봤어요 제발!!

단발머리 2025-04-01 11:05   좋아요 1 | URL
국민의 염원이 드디어 통했네요!
좋은 결과 나올거라 믿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5-04-01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동 부분을 읽었을 때…오래 전 여성의 노동의 대가와 처우가 억울할 정도여서 그나마 내가 지금 이 세상에 태어나 있는 게 감사한 일이구나! 싶다가도 그래도 지금 세상도 그닥?! 그런 생각을 했죠. 늘 답답한 부분들이에요. 이제 정권이 교체된다면 좀 바뀌려나요? 당장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봅니다. 저는 요즘 너무 괴팍하고 심술이 늘어 ‘좋은 인간‘ 그런 거 좀 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ㅋㅋㅋ

단발머리 2025-04-01 22:3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딱 책나무님 표현이 맞아요, 답답한 부분이요.
저는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욕하면서 임금은 정당하게 주지 않고, 그렇게 매춘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그 여성들을 비도덕적이라고 욕하고... 그런 상황들이 너무 암담하더라구요.
지금 완전히 좋아진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아진 면이 있다고는 생각해요. 물론 앞으로도 갈 길이 멉니다.
책나무님 다정하고 친절하신 분인데 심술이 느셨다고 하니 제가 믿을 수는 없지만.... 이미 ‘좋은 분‘이세요, 책나무님!!

독서괭 2025-04-03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노는 인간 할래요.. 놀다가 가끔 책 읽는 인간 ㅋㅋㅋㅋ
˝남성들에게 노동력의 대가로 지불되는 ‘가격‘에는 노동력 재생산 비용이 포함˝ 되어 있다는 거, 너무 열받더라고요!
늦었지만 완독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5-04-05 10:24   좋아요 1 | URL
노는 인간에 도착하신 3번째 분이십니다. 일단 제가 글 쓰면서 노는 인간 ㅋㅋㅋㅋㅋ 두번째는 마지막 문장에 칼 맞으신 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우리 독서괭님~~~

저는 저.... 문장.... 말했을 때 제 친구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요. 놀라더라구요, 무척....
완독 축하 감사합니다. 이제 홀가분하게 4월 책으로 고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읽으면 좋은 책/참고할 만한 책은『가부장제와 정치경제학』시리즈와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이다.

이 책에서는 젠더가 노동계급의 '형성'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설명하는데, '누가 노동자인가'라는 부분에서 차티스트들의 인식을 지적한 부분이 눈에 띈다.

차티스트들은 개인의 노동 혹은 노동력의 산물이 그 자체로 자산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자산을 개인의 정치적 권리 향유와 관련지은 로크 이론의 한 측면을 발전시켰다. 그러면서 차티스트들은 이미 선거권을 획득한 이들과 자신들 사이의 또 다른 유사성 - 그들 모두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122쪽)

남성 자산 소유자가 중심이 된 차티스트 운동이 제시한 계급에 대한 젠더화로 인해 대안적 계급 개념들이 주변부로 밀려나고, 성차 그 자체가 비가시화되었다. 노동력을 가진, 혹은 노동할 수 있는 자신들이 '남성'임을 인식하게 되면서 노동계급의 구성에서 더 많은 수를 차지했던 '여성'과 '어린이'는 '노동 계급'에서 제외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페미니스트 역사가들의 젠더 분석에 대한 접근법 중, 가부장제의 기원과 관련된 부분은 역사적 사실과 그에 근거한 추론을 통해, 집단으로서의 여성이 남성 집단에게 종속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이는 자본주의와의 결합으로 더욱 공고해진다. 그럼 사회주의는 어떠했을까. 사회주의는 여성의 가사 노동의 상당 부분을 '외주화'함으로써 노동자로서의 여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에서 요구되는 노동은 여성 '본연의 것'으로 인식되었다.











여성들은 집 밖에서 임금 노동을 하든 하지 않든, 계속해서 집에서 "무보수로" 가사 노동을 도맡아 했다. 왜 가사노동이 자본주의 사회는 물론이고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여성의 일로 간주되는지 오직 경제적인 견지로만 설명할 수 없었던 수많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단순히 모든 여성은 똑같이 여성이라는 계급, 즉 제1의 (남자라는 성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제2의 (여자라는) 성에 속하기 때문에 모든 사회에서 가사 노동이 여성에게 할당된다고 결론지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151쪽)

기독교 신자인 내가 페미니즘을 읽을 때, 읽는 것과 아는 것 사이에 괴리 때문에 괴롭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전혀 괴롭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기독교인이어서 유독 더 괴로운 건 아니라고 답한다. 인류 문명은 시작부터 내내 한결같았다. 여성 혐오가 인류 문명의 출발이었다는 정희진쌤의 말은 구체적인 실례에 모두 들어맞는다. 영국의 왕실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의 이름 모를 종족에서도 '여성'은 혐오의 대상이었다. 불교에서 여성을 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슬람교에서도 여성을 죄의 근원이라 여겼다. 자본주의가 여성의 무임금 노동을 '사랑'과 '헌신'으로 만들어 착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가사 노동은 여성의 일로 간주되었다.

역시, 여성과 남성의 '성 구분'과 '강제적 이성애'가 젠더 형성과 고착화에 대한 가장 강력한 힘이 아니었을까 의심하게 된다. 만약, 이 구별의 기준이 '성별'이 아닌 그 무엇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외향적인 사람은 요리를, 내향적인 사람은 설거지를 맡기로 한다면. 문과인 사람들은 설거지를, 이과인 사람은 장보기를 하기로 정해져 있다면. 키가 큰 사람은 청소를, 키가 작은 사람에게는 정리정돈을 맡긴다면 어땠을까.

모두 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 성향이나, 성격, 혹은 신체적 특성으로 그 사람의 어떠함을 예단하고, 그에 따른 임무를 강제하는 일이 부당하다고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젠더는 아직도 그렇게 작동한다. 여성에게 강요되는 여성다움과 남성에게 강요되는 남성다움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직업 선택과 활동 범위에 관해서, 여성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넓은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은, 사적 영역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주효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리 성공한 여성이라도, 아니 성공한 여성이라면 더욱더, 아이들의 양육과 돌봄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 받으며, 아이들을 전적으로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부여' 받는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여성의 이중, 삼중 노동을 전제해야만 가능하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돌봄 노동을 포함한 모든 재생산 노동에서 여성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욕구를 우선시할 것을 요청받는다. 사회학자 디무트 엘리자베트 부벡이 말했듯, 모든 여성은 직접 착취당하지 않아도 젠더에 기초한 착취에 취약(『친밀한 착취』, 141쪽)하기 때문이다.


사회 내의 다른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젠더 역시 각 개인의 삶을 구속하는 주요한 요소 중의 하나임은 확실하다. 다른 어떤 요소들보다 젠더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젠더가 가진 특이성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까지 읽고 썼다. 안 아파서 운동하기 싫다고 깝치다가 감기인지 뭔지에 호되게 걸려 콜록콜록 며칠을 누워 보내고 이제 힘내서 읽어보려 했더니, 오늘이 3월 28일이라고 한단다. 벌써요? 벌써???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텅 빈 동시에 의미가 넘쳐 흐르는 범주라는 것을 인식할 때 비로소 그 과정의 역사를 서술할 수 있다. 텅 빈 것은 그 범주가 어떤 궁극적이거나 초월적인 의미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의미가 넘쳐 흐르는 것은 그 범주들이 고정돼 있는 것처럼 보일때조차 그 안에는 여전히 대안적이거나 거부당했거나 억압된 정의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 P99

의미가 다차원적이고, 관계적으로 확립되며, 한 명 이상의 청자를 향해 있고, 기존의 담론)장 속에서 표현되는 동시에 새로운 장을 형성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누구든 푸코(암시적이긴 하지만 스테드먼 존스의 연구 속 또 다른 존재)를 읽을 수 없다. - P117

그 공통분모는 그 유형은 다를지라도, 자산을 소유한다는 것이었다. 차티스트들은 개인의 노동 혹은 노동력의 산물이 그자체로 자산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자산을 개인의 정치적 권리 향유와 관련지은 로크 이론의 한 측면을 발전시켰다. 그러면서 차티스트들은 이미선거권을 획득한 이들과 자신들 사이의 또 다른 유사성 - 그들 모두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 P122

강한/약한, 공적인/사적인, 이성적인/감정적인, 물질적인/영적인ㅡ같은 대립은 계몽주의 시대 이후 서구 문화가 젠더를 코드화한 예들이다. 이런 젠더화된 용법을 사용할 때 성별에 관계없이 개인들이 그런 정의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또한 그들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그 정의들을 재해석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여성들이 "남성적인" 운동을 지지했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며, 오히려 이는 차티스트운동이 가진 특정한 해석을 긍정하는 것이다. - P123

이것은 여성의 복지가 남성의 복지 안에 포함돼 있으며, 여성의 주된 과업은 소비 행위와 출산이고, 이런 활동들이 아무리 공적이고 정치적일지라도 남성들의 임금노동과 그 위상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했다. 계급의 남성적인 구성은 (젠더화된) 가족 내 노동 분업을 전제로 한 것이었으며, 어떤ㅍ이들이 자연적인 배치라고 생각했던 것을 재생산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 P126

이런 질문에 대한 간접적인 답변은, 젠더와 계급 사이의 연관성을 "이중 체계" 분석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다. 이 접근에서 가부장제는자본주의와 나란히 존재하며 상호 교차하는 사회 체계다. 각각의 체계에는 특유의 조직과 관계, 동학, 역사, 이데올로기가 있다. 흔히 가부장제의"기원"은 가구 내 생산·재생산관계를 비롯한 가족과 친족 체계에 위치한다. 자본주의적 관계는 생산수단의 발전과 더불어 생겨나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몰성적"sex-blind이거나 젠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적 실천을 수반한다. 45 이런 분석에 따르면, 자본주의의 도래와 더불어 가부장적 "젠더 이데올로기"가 경제적 실천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 P162

계급 개념의 구축에 여성적인 것이 어떻게 이용되었는지를 검토하지 않은 채 노동계급 여성에 대해 쓴다는 게 가능할까? 여성들의 문화가 여성들을 어떻게 재현하고, 여성들이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묻지않은 채, 여성에 대한 글쓰기가 가능한가? 이런 문화적 재현과 자기 정의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가정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그연관성을 읽어 낼 수 있을까? 모든 여성 또는 동일 계급의 모든 여성에게공통의 자기 이해self-understanding가 이미 존재한다고 가정할 수 있는것일까? 19세기 영국에 과연 객관적으로 기술할 만한 노동계급 여성들의 "이해관계"가 존재하기는 했을까? 특정 정치 운동의 정치학과 주장은 이런 이해관계를 정의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을까? - P168

공방은 독립된 건물이거나 마스터 가족의 숙소에 붙어 있는 방이었다. 공방이 집에 붙어 있는 경우, 마스터의 아내는 성수기에 일손을 돕거나 일 년 내내 단추와 옷단을 바느질했지만, 생산의 기본단위는 어디까지나 임금으로 생계를 부양했던 남성 직인들이었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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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3-31 0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쯤이면 다 읽으셨을까요, 단발머리 님?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우리가 함께 읽었던 그 사회계약에 대한 책이 떠올랐어요. 지금 생각이 안나요. 진분홍 표지에 여자들 발이 보였던 책이었는데.. 아 답답해.. 그 책에서 사회계약은 남자와 남자들 사이에 이루어진거다, 라고 한 부분 있잖아요. 그 부분 때문에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책도 생각났고요.

단발머리 님, 화이팅!!

단발머리 2025-03-31 16:39   좋아요 0 | URL
이제 막 마쳤습니다. 글쓰기도 마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책, 저도 가물가물한데 무슨 책인지 기억이 안 나요. 아..... 답답하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문장이 기억나서 인용했는데 다락방님도 댓글에서 생각났다고 하셔서 완전 찌찌뽕입니다. 3월 만세!!

독서괭 2025-04-03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운동하셔야겠어요, 단발님!! 아프지 않아서 운동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만성통증이 없는 것일 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평소 아픈 데 없는 분들이 한번 아프면 호되게 아프시더라고요. 근데 한번씩 아픈 건 사람이 쉽게 잊게 되어 있어서 ㅎㅎ
지성미 넘치는 글에 운동 권유.. 죄송합니다..

단발머리 2025-04-05 10:25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독서괭님의 댓글은 하나하나 제게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제가 바로 그래요. 평소에 아픈데가 없고 한 번 아프면 무척 오래 호되게 앓습니다.
운동 권유, 우리 독서괭님의 운동 권유는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헬스장 안 간지 3주 되었어요. 3번 가고, 3주 휴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주부터 갈게요, 독서괭님!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