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할로 베리티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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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 모서리 뾰족한 부분을 처음 자르는 순간 만 딸기향이 나오고 첫 시음에는 딸기맛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에티오피아 원두맛 커피로 산미는 미약해서 원두의 신선함이 사라진 등급 예가체프는 아닌 원두 품질은 b 물의 온도에 민감해서 브루윙에 따라 맛이 극과극 별 다섯을 준건 오천원쿠폰을 줬기때문임 이커피봉지 디자이너는 커피원두를 직접 갈아 마셔본적없는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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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12-03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저도 이 봉다리 반대…겨우 다 먹었어요…온두라스는 에티오피아 원두보다 맛도 더 없음…

2023-12-03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4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4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12-05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scott 2023-12-07 01:1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연말 따숩게 보내세요 ^^

공쟝쟝 2023-12-15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이 커피.. 보관… 내가 모르는 다른 방법이 있기를 바라면서 검색함)
자르라는 대로 잘랐는 데… 음… 🥹

scott 2024-01-01 16:03   좋아요 1 | URL
쟝쟝님 오천냥 쿠폰 안줬으면 절대 안 사먹을 겁니다
커피 맛도 닝닝하고 봉지도 불편 ㅋㅋㅋ

공쟝쟝 2024-01-01 16:21   좋아요 1 | URL
스콧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cott 2024-01-01 16:51   좋아요 1 | URL
쟝쟝님 서재방에
새해 행운 박 터트려놨어여 ㅎㅎ
해피 뉴이어 ^^
 
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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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평생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번역하며 세기의 작가로 만들어 놓은 하루키가 직접 선별한 후기작품집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던 시기에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가버린 작가가 남긴 눈부시게 빛나는 단편과 가혹한 현실을 직시하며 써내려간 명 에세이들 작가의 삶은 오로지 작품으로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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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이야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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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가 1008년경에 쓴 <겐지 이야기(源氏物語)>는 전체 54첩으로 된 장편 대하소설로서, 헤이안 시대 귀족들의 사랑과 고뇌, 이상과 현실이 불교의 무상관을 바탕으로 은은한 운치와 정감이 배어든 사계절과 함께 이어지는 여러 군상들의 풍류와 인생을 담은 일본 최고의 고전으로 수 세기에 걸쳐 일본 문학과 예술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처럼 수 세기에 걸쳐 후대인들에게 읽혀지는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인 우에다 아키나리의 <우게츠 이야기 雨月物語 >는 일본 고전 설화 문학의 진수로 꼽히며 영화를 비롯해서 현대 일본 장르 문학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


1775년에 출간된 <우게츠 이야기 雨月物語 >는 기존의 봉건 질서와 유교적인 윤리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어두운 모습, 기이한 행동과 현상을 괴이하고 신비한 분위기의 몽환적인 세상을 담고 있다.


[메이와(明和) 5년(1767) 3월, 비가 그치고 달빛이 몽롱한 밤에 서창(書窓) 밑에서 이 이야기들을 엮어서 서점에 건네주며, 제목을 우게쓰 이야기(雨月物語)라고 하였다.]


라는 문단으로 시작하는 우게쓰 이야기가 일본의 대표적인 호러 작가 기시 유스케가 2023년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네 가지 공포와 네 가지 절망 속에 벗어날 수 없는 운명에 농락 당하고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가을비>라는 단편으로 엮어냈다.


작가의 실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단편 <푸가>는 기묘한 꿈을 꾸면서 순간 이동을 하는 한 인간의 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신의 혼백이 유체이탈해서 이 방에서 빠져나가려고 하면 거미줄에 잡혀서, 호랑거미에게 포박된 채 아침까지 지내게 됩니다. 그때 꾸는 악몽이 얼마나 음침하고 무서울지는....

지금까지 꾸었던 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일 겁니다.]

-푸가 중에서


꿈 속에서 순간 이동으로 사라진 작가의 삶을 추적하는 마쓰야마는 자신의 영혼이 하늘 높이 비상하는 체험을 하면서 육신은 납으로 된 관 속에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인간에게 내재된 죽음의 공포와 일상에서 밀려 드는 초조함과 불안함, 막연한 미래를 향한 두려움이 현 시대와 과거 시대를 오고 가며 마지막 문장까지 독자들의 심장을 팽팽하게 조인다.


[그 얼굴을 보고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전율했다. 나를 올려다보는 탁한 눈에서는 온몸의 털이 곤두설 만큼 어마어마한 원통함이 전해졌다.]

-푸가 중에서

작가 기시 유스케가 <우게쓰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비'를 주제로 엮은 단편들에 담긴 인생들은 21세기 현대 일본 사회의 암울한 모습을 담고 있다.

경제적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정도로 쌓여가는 병원 치료비와 간병비로 노부모를 봉양하는 홀아비의 모습, 쏟아지는 택배 물량을 배달하는 배달 기사가 매일 사 모으는 로또, 학교에서 왕따로 자살을 하기 위해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는 십대들, 불치의 병에 걸렸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릴 용기가 없는 사람, 사이비 종교의 마수에 걸려 폐지를 줍는 인생이 된 사람들의 운명들이 작가의 노련한 필체에 압축되어 담겨 있다.


[어쩌면 각각의 장소에는 행운의 열쇠 같은 것이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세 사람에게 똑같이 위도와 경도를 주어도, 길흉은 각각 다를 수도 있다. 어느 사람은 잠든 것처럼 사망하지만 다른 사람은 살아갈 희망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 자신은 어느 쪽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으리라.]

-고쿠리 상 중에서

이렇게 저마다 처참한 환경과 운명에 농락 당하는 이들은 꿈 속에서 순간 이동을 하거나 ,한 방으로 인생 역전을 노리지만 자신이 처한 운명에 저항하면 할 수록 악에 대항하면 할 수록 아무리 도망치고 발 버둥치려 해도 원래의 삶, 지옥 같은 일상으로 돌아온다.

[전선이 정체 되어 가을 장마가 시작되면서, 벌써 사흘째 비가 내리고 있다. 인쇄소에 원고 넘기는 날을 앞두고 살기 등등한 편집부 사무실에는 습기가 파고들어 분위기는 몹시 무겁고 답답했다. 공조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 했다.]

인간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고 어떤 운명도 빗줄기를 피해 갈 수 없다.

그럼에도 비가 내리면 비가 그치길 기다리거나 우산을 쓰고도 온 몸이 비에 흠뻑 젖어도 빗 줄기를 뚫고 질주하는 이들이 있다.

항거 할 수 없는 운명일지라도 죽을 힘을 다해 운명에 맞선다면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빗줄기는 언젠가는 반드시 멈출 것이다.


'현실은 공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쟁에 팬데믹, 기후변화, 저출산 고령화에 경제 위기까지, 인간이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공포는 얼마든지 늘어나죠.

사회가 존재하는 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기시 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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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1-24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암울한 모습이랑 우리나라의 암울한 모습이 비슷한거 같아요. 옆나라여서 그런가..
비를 주제로 하는 작품이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scott 2023-11-25 10:36   좋아요 2 | URL
울 나라 현재가 더 암울합니다. ㅠ.ㅠ

희선 2023-11-25 0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비는 차가운 느낌이 드는군요 가을비가 자꾸 오면 겨울에 가까워져설지도 모르겠네요 비가 와서 우산을 써도 비를 아주 맞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피할 수 없는 비라니... 눈은 좀 괜찮은데... 책 앞에 있는 말이 무섭네요 ‘진짜 지옥은 우리가 사는 세계야’는 말...

scott 님 이야기는 어두워도 주말입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3-11-25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쩌다냥장판 2023-11-26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실은 공포로 가득찬게 맞는말 같네요 여기저기 우울한 소식들만 들리고 아동폭력 동물학대 어휴
요즘도 저는 그냥 책만 듣고 다 닫고 살아요 ㅎㅎ 고양이들 돌보느라 24시간이 모자라네요
추워지는 날씨 건강 조심하세요

2023-11-26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책을 훔치는 자는
후카미도리 노와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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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곳곳에 50여 개의 책방들이 즐비 한 책의 마을 요무나가에는 신사가 있다.

이 곳 신사에는 서책을 관장하는 미쿠라관에는 이나리 신이 모셔져 있다.

서책을 관장하는 이나리 신을 모신 요무나가신사로 향하는 이들의 염원하는 소원들은 독서, 글쓰기에 관한 것으로 책과 관련된 기원과 욕망, 저주의 말들을 쏟아 내기 위해 전국 각 지역에서 모여 들고 있다.


[1980년에 나온 <정본 수서산서>의 특별 한정판 35부를 10만엔 이하로 구입할 수 있길.

SF작가 도헨 보쿠타로의 창작 의욕에 불을 지펴주세요.

20년 동안 신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인 문학상을 탄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탄다! 타게 해주세요!

서점 매출이 오르기를, 가능하다면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경영이 악화되거나 스캔들이 발각 되어 망하길]

인간을 위한 신사가 아닌 미쿠라관은 조상 대대로 책을 지키고 보관하고 널리 전파 하는 가문으로 미쿠라관 설립자인 미쿠라 가이치는 책 수집가이자 평론가였고 그의 아내도 책 수집가로 살다 세상을 떠났다.

이 가문의 자손인 아들 아유무와 딸 히루네는 관리인으로 오로지 이 집안 책을 펼치고 읽고 수집하고 관리하고 보존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미쿠라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본 중에 200여권이 서가에서 사라지자 폐쇄를 결정하고 희귀본을 훔쳐간 도난범을 찾는데 온 가족이 혈안이 된다.

미쿠라 집안의 손녀 미후유는 책을 싫어하는 고교 1학년생으로 책을 읽는 것 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맛있는 걸 먹는 걸 더 즐기는 십대 소녀다.

인간을 위해 지은 것이 아닌 오로지 책을 위해 지어진 미쿠라관에는 몇 개의 방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편안하게 쉴 공간이 없다.

할아버지가 돌아 가시자 마자 정원을 없애고 별관을 증설해서 가족들의 거주 공간을 마련했지만 창도 없고 환기구만 있는 그곳은 십대 소녀 미후유에게 감옥이였다.

남아 있는 희귀본을 지키기 위해 폐쇄해버린 미쿠라관에 교복을 입은 낯선 침입자가 슬그머니 들어 온다.

침입자의 이름은 마시로, 낯선 침입자가 입을 열었다.


[미쿠라관의 책. 현재 23만 9122권. 그 모든 책에 '책의 저주'가 걸려 있어. 훔치면, 미쿠라 집안 사람이 아닌 자가 바깥으로 책을 한 권이라도 가지고 나가면 발동하지 이야기를 훔친자는 이야기의 감옥에 갇혀. 이번엔 선택된 건 마술적 사실주의의 저주야. 매직 리얼리즘이라고도 불리는 마술적 사실주의의 세계에 도둑이 갇히는 저주지.]


서책들이 걸린 저주는 미쿠라관 주변을 에워싸더니 요무나가 마을의 고서점 일대로 퍼져 나가 신호등 색이 뒤바뀌며 녹색빛의 은행나무 잎이 갑자기 샛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미후유, 지금부터 도둑을 찾아야 해. 책 도둑을 잡으면 책의 저주는 사라지고 마을도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책을 지키는 가문에서 태어나도 책을 싫어하는 미후유가 과연 책 도둑을 잡을 수 있을까?


비를 몰고 다니는 남자 베이젤과 해를 몰고 다니는 남자 케이젤이 살았던 한모 마을

두 형제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날 여우비를 맞으며 형 베이젤이 거대한 바위를 들어 동생을 향해 던지려는 순간 동생 케이젤은 날카로운 나뭇가지로 형을 찌르려고 달려들자 나그네가 주사위 두 개를 던져 하나는 서쪽, 하나는 동쪽으로 향해 떠나라고 지시한다.

형제는 나그네의 말 대로 각각 서쪽과 동쪽으로 떠나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다.

형 베이젤은 빗물을 받아 놓는 항아리 밑에서, 동생 케이젤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장에서 검은 투구벌레를 발견한다.

서로 각자의 길을 가다 두 형제를 만나게 한 투구벌레, 형제의 이야기는 마을의 전설처럼 전해져서 한모 마을 사람들은 투구벌레 처럼 등딱지가 있는 벌레를 신의 심부름꾼으로 숭배한다.

미쿠라 도서관의 낯선 침입자 마시로는 미후유에게 현재 요무나가 마을이 한모 마을 같은 저주에 걸렸다며 투구벌레를 찾아 낸다면 책 도둑도 잡고 마을에 걸린 저주도 풀 수 있다고 말한다.

한모 마을의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두 형제 베이젤과 케이젤의 이야기가 책 도둑을 찾아 내려는 미후유의 모험과 함께 맞물리며 독자들은 책을 모시고 지키는 가문의 손녀이자 후계자가 책도둑을 찾아 다양한 책들을 만나고 그 책들을 읽은 사람들을 추적하는 동안 그토록 책을 싫어 했던 미후유는 책을 펼치고 활자의 마력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작은 산만 한 그 생물은 고개를 젓다가 위쪽 램프와 부딪쳤고, 가엾은 램프는 지면에 떨어졌다. 기름에 불이 붙었고, 순식간에 불꽃이 융단처럼 퍼져나갔다. 그 불꽃이 비춘 생물은 분명히 '짐승'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미후유는 언젠가 어린 시절 할머니가 읽어 주셨던 그림책<은빛 짐승>에서 보았던 짐승들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난다.

노란 여우, 하얀 개, 갈색 말


이런 짐승들을 돌봐주던 사람들 모두 동물의 모습으로 변해 버리고 마을의 저주는 점점 더 강해져서 짐승으로 변하지 않은 인간들의 삶까지 위태로워진다.

하얀 개로 변해버린 미쿠라 도서관의 낯선 침입자 마시로의 등에 올라 탄 미후유는 인간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지만 인도에도 고서점 거리에도 어디에도 사람의 인기척을 발견하지 못한다.

마을 주민들이 전부 사라져 버린 도시에 홀로 남겨진 미후유는 책의 도시였던 마을에 북커스의 버그나 오작동으로 사람을 싫어하는 마을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는다.


[미쿠라 집안과 연고가 없는 자, 미쿠라관의 장서를 한 권도 반출 하지 말 것. 이 금기가 깨지면 주술, 즉 북커스가 발동된다.]


저주에 걸린 마을 사람들은 여우의 모습이 되고 도둑이 나타나면 미쿠라관과 신사를 제외하고는 세계는 정해진 책에 기초하여 변해버린다.

이 모든 저주는 요무나가신사에 모셔진 제신 혼요미노미코토의 가호로 집행되었고 미후유는 '마을에 거부당한' 그곳 저주를 풀기 위해 신의 거처를 찾아 간다.

미후유는 신의 거처에서 엄청난 가문의 비밀을 알게 되고 첫 페이지 부터 마지막 장

'진실을 알아버리다'를 펼친 독자들은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아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들은 진심으로 책과 문자에 대한 사랑이 깊은 신앙심으로 이어진 미쿠라가문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을까?

책을 신성한 가치로 여기며 책을 소중히 여기고 간직하고 보관했던 옛 선인들은 자신의 손 떼가 묻은 책을 어느 누구에게도 양도하거나 물려 주기 싫었을 정도로 신성 불가침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책의 신이라는 게 고대부터 존재할 리 없었고 종이의 대량 생산과 맏물린 인쇄기의 발명으로 서민들이 글을 깨우치고 자신의 돈으로 책을 구입하고 소장하면서 책의 가치는 더 이상 드높아지지 않았다.

그러니 신처럼 책탑을 숭배하고 모시며 소원을 빌고 책의 신의 권능으로 저주를 받는 현실은 불가능 하다.

하지만 살아 생전 책을 가까이 하며 책을 읽고 쓰며 책의 가치와 효용에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불어 넣었다면 가능할 것이다.

이삿짐을 쌀 때 가장 먼저 처분하는 것이 책들로 처분할 때 가장 헐 값에 매입 되는 것도 책이다.

종이와 인쇄 비용은 날로 치솟아서 만 원 한 장으로 책 한 권을 구입하기 힘들어 졌고 그동안 유용하게 읽었던 책 탑을 팔아 치우면 지폐 몇 장만 손에 쥐어질 정도로 이 세상에서 책의 가치는 무게와 부피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북으로 편리하게 전자 결제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대에 여전히 한 끼 식사 가격의 비용을 지불하고 종이 책을 사는 이들이 있고, 처분해버리기도 아까울 정도로 책탑을 쌓아 놓으며 읽고 싶은 책들을 장바구니에 가득 담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이 책의 작가 후마미도리 노와키는 책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서점에 취직해서 온 종일 책 무덤 속에서 살다 미스터리 단편으로 작가로 데뷔해서 데뷔 3년 만에 그해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6위에 올라가는 작품을 써냈다.

매년 작가 후카미도리가 써내는 작품들은 여러 상의 후보로 올랐고 2015년에 발표한 첫 장편 <전쟁터의 요리사들>은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탄탄한 필력을 갖추었다.

책의 세계로 빠져드는 미스터리 판타지 세상을 그린 <이 책을 훔치는 자는>은 서점 직원들의 극찬과 사랑을 받으며 독자들에게도 보물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을 훔치는 자는>에는 매 챕터 마다 '마술적 사실주의', '하드보일드', '스팀펑크', '호러' 같은 다양한 장르 영역을 넘나들며 네 편의 환상적인 책 이야기가 곳곳에 등장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영역과 이야기 세상을 탐험하며 책의 마법 속으로 빠져 버린다.


사는 동안 책이 거는 주문과 마법에 빠져 보는 것만큼 인생의 도움이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스마트 폰 세상 보다 순수하고 유해 하지 않는 공기를 품고 있는 책의 세계

이 책을 읽고 나면 북커버를 씌워주고 싶어 질 것이다.


세상의 모든 책들을 소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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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1-21 0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이 책 매력에 빠져 버린다... 별난 집안이네요 집안 사람이 아닌 사람이 책을 훔쳐가면 저주가 걸린다니... 책을 싫어하던 미후유는 저주를 풀면서 책을 만나고 책을 좋아하게 되겠습니다 영상을 보는 것보다 책을 보면서 상상하는 게 더 자유롭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 걸 다 똑같이 상상하지 않겠지만...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희선

2023-11-21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11-21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커버 예쁘네요. 혹시 저 책을 구매하면 북커버를 사은품으로 주나요? ㅋ

책을 사랑하는 작가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내용도 완전 책에 대한 여행 이야기군요~!!

2023-11-21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3-12-09 0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 님 축하합니다 이번주도 거의 다 가고 주말이 왔네요 십이월 남은 시간도 빨리 갈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아직 삼주 조금 넘게 남았으니 잘 지내도록 해야겠습니다 즐겁게... 마음은 가라앉아도...

scott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3-12-09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셰에라자드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만화선 3
권남희 옮김,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 Jc 드브니 각색, PMGL 만화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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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내가 그의 어떤 점에 그토록 깊이 빠졌었는지, 그것조차 잘 생각나지 않아. 인생이란 묘한 거야. 한때는 엄청나게 찬란하고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것이, 그걸 얻기 위해서 라면 모든 것을 내버려도 좋다고 까지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혹은 바라보는 각도를 약간 달리하면 놀랄 만큼 빛이 바래 보이는 거야. 내 눈이 대체 뭘 보고 있었나 싶어서 어이가 없어져.]

무라카미 하루키의 <셰에라자드>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단편 <셰에라자드> 사회에서 소외되고 인간 관계 조차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한 남자의 상실과 결핍의 허무한 모습이 프랑스 만화가 PMGL(피에르-마리 그리예-리우)의 그림과  아트 디렉터 Jc 드브니가 각색 작업으로  “인생의 한 컷”으로 재 탄생했다.

등장인물들의 혼돈스러운 상황과 한 여자와 관계가 매 페이지 마다 현란한 컷, 19禁의 장면과 함께 총 27페이지에 걸쳐서 펼쳐진다.


[여자를 잃는다는 것은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현실에 편입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을 무효로 만들어주는 특수한 시간, 그것이 여자들이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셰에라자드는 그에게 그것을 넉넉히, 그야말로 무한정 내주었다. 그 사실이, 그리고 그것을 언젠가는 반드시 잃게 되리라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도 그를 슬프게 했다.]

프랑스식 만화 '방드 데시데(Bande dessinée)'로 재 편집 구성된 작품은 총 9편으로 


-'빵가게 재습격'

-'개구리군 도쿄를 구하다'

-'셰에라자드'

- '버스데이 걸'

- '사랑하는 잠자'

-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

- '일곱 번째 남자' 

- '잠'

-'타일랜드' 

9편 각색 작품 중에서  하루키는 <셰에라자드> 작품을 가장 마음에 든다는 말을 남겼다.


하루키의 환상적인 서사가 프랑스 식 19禁 서사에 일본 17세기 우키요에 회화체로 재 탄생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작품이 수록된 일본어판 서문에  작품 서술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째서 그런 모티브에 내 창작 의식이 붙들려 버렸는지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에 수록된 비슷하면서도  구체적인 사건이 최근까지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그런 상황 속에 처한 남자들의 모습과 심정을 몇 가지 다른 이야기의 형태로 패러프레이즈하고 재현 해보고 싶었다.'

하루키의 수집품 1호는 중고 레코드 그 다음은 티셔츠 그리고 그 다음은 바로 뒤에 걸린 그림으로 하루키 집안 곳곳에 걸린 소장품 중에서 그가 가장 아끼는 그림 중 하나인 타카노부 코바야시의 작품을 배경으로 빨간 색 티셔츠로 맞춰 입고 사진을 찍었다.



"여자를 잃는다는 것은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현실에 편입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을 무효로 만들어주는 특수한 시간, 그것이 여자들이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그것을 언젠가는 반드시 잃게 되리라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도 그를 슬프게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셰에라자드> 중에서


실제 하루키의 삶은 자신의 쓴 작품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80세를 바라 보며 여전히 글을 쓰고, 달리며 세계 곳곳에 자신이 출간 한 작품들이 다양한 형태로 재 탄생되고 있으니 그의 인생은 어제보다 오늘이 더 좋은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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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0-27 0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든이 얼마 남지 않았다니... 건강하니 더 오래 살지도 모르죠 무라카미 하루키가 건강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으니 한동안 괜찮을 것 같네요


희선

2023-10-27 09: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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