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라진 날
할런 코벤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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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뉴욕 센트럴파크 벤치에 앉아 있다.

그 남자 앞에 관광객들이 괴성을 지르고 있고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각자 자신들의 휴대폰을 들고 찍고 있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그 남자는 공원 한 복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스토베리 필즈

그는 지금 <스토리베리 필즈>라는 이름이 새겨진 벤치에 앉아 있다.


스토베리 필즈


바로 이곳 벤치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존 레넌이 총격을 받아 사망한 곳으로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그가 작곡한 노래의 이름을 벤치에 붙여 헌정했다.

점점 모여드는 관광객 틈 속에 끼여 버린 그 남자는 관광객들이 서로 앞다퉈 사진을 찍고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IMAGINE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며 만든 곡 IMAGINE의 노래소리가 공원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이 음악을 <스토베리 필즈>라고 새겨진 벤치에 앉은 단정한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맨 이 남자의 이름은 사이먼

그는 이 공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월드 파이낸셜 센터에서 나와 지난 시절 아이들과 함께 다녔던 산책길을 서성이고 있다.

아홉 살의 페이지, 여섯 살의 샘, 애니아는 세살

그는 지난 시절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센트럴파크 웨스트 사이의 67번가에 있는 아파트에서 나와 이곳 스트로베리 필즈를 지나 연못가의 엘리스 동상까지 3미터가 넘는 거리를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 다녔다.

공원 벤치 마다 누군가를 기리기 위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영특하고 활발한 큰 아이 페이지는 공원 벤치를 돌아 다니며 새겨진 문구를 낭독하는 재미에 빠졌던 아이였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이 도시에서 인생을 시작한 C와 B를 위하여

나의 앤,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와 결혼해주시겠어요?

1942년 4월 12일, 이곳에서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열 아홉살의 아름다운 메릴

더 멋진 삶이 어울렸건만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구나.

그때로 돌아가 너를 살릴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거야.

딸 페이지는 벤치에 새겨진 문구를 노트에 적으며 이를 주제로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야기를 짓곤 했다.

공원 여기저기서 기타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구걸하는 이들, 향을 피우며 존 레넌에게 절을 하는 이들, 조깅 하는 사람들, 개를 산책 하는 이들, 수영복 차림으로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 틈 바구니에서 사이먼은 우두커니 서 있다.

잠시 후 자신에게 구걸 하러 온 여자에게 시선을 고정 시키는 사이먼

푸석하게 엉켜버린 머리카락을 한 그 여인은 양 볼이 움푹 패인 몰골에 깡마른 체격에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냄새나고 더럽고 망가진 채 구걸 하고 있는 여인

그 여인은 사이먼의 딸 페이지였다.

뉴욕 월가에서 최고의 몸값을 올리고 있는 주식 중개인 사이먼, 그의 아내는 몇 달씩 예약 환자가 늘어선 유명한 소아 청소년과 의사다.

세 아이들 모두 명문대 입학을 앞 둘 정도로 수재로 이름을 날렸다.

뉴욕 맨해튼의 콜롬버스 라인에 늘어선 극장가, 박물관, 미술관 그리고 고급 레스토랑과 백화점을 드나들며 주말마다 센트럴 파크 공원에서 뛰놀았던 가족, 세상에서 가장 완벽해 보였던 이 가족의 삶은 완벽했다.

첫째 딸 페이지가 집을 나가기 전까지는...

마약 중독자로 거리를 떠돌고 있는 딸 페이지를 찾기 위해 아버지 사이먼은 날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공원을 배회 하며 불법으로 약을 판매하는 공급망 책들과 이들 중개인들을 찾고 있다.

이들은 SNS로 구매자들과 메신저를 교환하며 공원등지에서 약을 주고 받기 때문에 사이먼은 이들을 찾아 내기만 하면 딸의 행방을 알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이먼은 거리 악사들에게 틈틈이 50달러 지폐를 쥐어주며 말을 붙이며 주변 소식을 듣고 있다.


'문자로 고정 다섯 명이 있고, 놈들이 황금 시간대를 잡고 있지. 다른 사람들은 그 사이사이에 끼어 들어가.'

'그럼, 스케줄은 당신이 담당하나요?'


악단 구성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사이먼이 100달러 지폐를 슬쩍 주머니에 넣어 주자 다음날 문자가 도착했다.


-오늘 오전 11시 나한테 들었다고 하지 마쇼. 난 그런 떠버리는 아니니까.

-내 돈은 10시까지 가져오시길. 11시에 요가를 가야 해서.

지금 사이먼은 그 약속 장소인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혹시라도 딸 페이지가 자신을 알아볼까 싶어 맞은편 벤치에 앉아 있다.

오전 11시 58분

사이먼은 이미 뉴욕 주 북부에 있는 솔매니 클리닉 병실을 예약해 두었다.

드디어 누더기를 걸친 한 여자가 쓰레기 봉투에서 기타를 꺼낸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던지고 간 1달러 지폐를 정신없이 손으로 쓸어 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이먼. 지폐를 줏어 담는 그 여인이 쥐고 있는 기타는 사이먼이 사준 기타로 딸 페이지는 그 기타를 선물 받던 그날 '아빠 사랑해요'를 백번 외쳤었다.

지금 그 딸은 모여든 구경꾼들 앞에서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딸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사이먼은 어디서 부터 잘못 되었는지 곰곰이 떠올려 보지만 좀비처럼 변해버린 딸이 강제로 병원에 끌려 갈 것 같지 않다.

쓰레기처럼 살며 약물 중독에 빠진 남자친구 에런의 뒤에 숨어버린 딸 페이지

아버지 사이먼을 딸의 이름을 부르며 에런에게 주먹을 날리고 도망치는 딸을 뒤쫓아가다 누군가가 그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이 모든 모습을 누군가가 촬영해서 유트브 영상에 올렸다.

조회수 289,000회를 기록하며 베스트 영상에 올라간다.


부자가 빈민에게 주먹질

월가가 부랑자를 가격하다

가난한 여자 노숙자를 망쳐놓은 대디 워벅스

노숙자를 때리는 증권 맨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공격하다.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38층 사무실에서 사이먼은 수 년 동안 고객들의 자산관리 사업 확장과 급여 계좌 관리, 아이들 학비 자금 충당부터 은퇴를 대비한 투자와 포트폴리오 잔고, 회사 급여 지급, 가족 여행 경비와 자잘한 취미 활동과 해외 여행 계획, 그리고 집안 리모델링 공사를 비롯해 부동산 투자 설계까지 완벽하게 기획하고 추진하며 고객의 인생을 설계해주었다.

그에게 돈은 스트레스를 덜어주었고 더 나은 삶을 제공해 주었고 더 나은 미래를 보여 주었다.

그에게 돈은 평안과 자유, 경험과 편의는 물론 시간까지 벌어 주었다.

하지만 그가 돈으로 얻지 못한 두 가지 '가족'과 '건강'으로 열심히 돈으로 투자 하고 계획하더라도 계획 했던 것 만큼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유일한 것이였다.

딸에게 달라 붙은 쓰레기 같은 남자 친구 에런을 돈으로 떼어버리지도 못했고 마약 중독에서도 벗어나게 하지 못했다.

결국 딸의 쓰레기 같은 남자 친구 에런은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른 사이먼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신고를 받고 동영상을 확인한 형사들이 그의 사무실에 들이닥친다.

사이먼은 당당히 자신의 딸을 위한 정당 방위라고 주장하며 변호사를 내세운다.

하지만 형사들이 그를 찾아 온 건 에런의 목을 칼로 찌르고 도망간 용의자를 추적 중으로 그의 딸 페이지가 종적을 감추었기에 사이먼의 집과 아내의 병원까지 경찰들이 찾아와 샅샅이 뒤지고 있다.

[그건 악령과도 같아. 잡고 놔주질 않지. 상대방의 약점을 찾을 때까지 들쑤시다가 바로 그 약점을 파고들어 혈관으로 들어간다오. 술, 도박, 암이나 다른 바이러스일 수도 있고. 헤로인이나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같은 것일 수도 있소. 악령은 어떤 형태로도 존재할 수 있지.]

딸 페이지는 도주 중에 몰래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아버지 금고에서 현금과 보석을 가져갔다.

사이먼과 그의 아내 잉그리드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몰래 딸의 주변 인물을 만나며 딸이 그동안 어디서 누구와 함께 살다 약물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 내막을 알게 된다.

온갖 약물을 중간에서 공급했던 에런이 살해 되자 에런에게 약물을 공급했던 공급자들 끼리 서로 에런의 몫을 가져 가기 위해 총을 겨눈다.

이들의 세력 다툼 속에서 사이먼의 아내 잉그리드가 총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져버리고 마약 공급책들은 거리의 가장 어두운 지하 영업소로 숨어 버렸다.

뉴욕의 타투 거리마다 자리 잡은 그들은 서로가 누구를 만나 무엇을 주고 받는지 알고도 모른 척 하고 있다.

브롱크스, 브루클린 지역의 재개발 공사가 들어가는 허름한 아파트 마다 마약 공급원들이 활보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신분 노출을 하지 않은 채 주문자와 공급자, 매개자로 끈끈하게 얽혀 있다.


-찾아봐 아저씨. 찾아보는 거야.

하지만 당신 딸은 마약쟁이야 찾는다 한들. 해피엔딩은 아닐 거야.


사이먼은 수시로 연락처가 바뀌는 이들을 추적하며 딸의 행방을 찾아다닌다.

그는 딸을 찾는 동안 그동안 딸에게 자신은 어떤 아빠 \였는지 지난 시절의 일들을 떠올리기 시작하며 어디서 부터 어긋나게 되었는지, 파멸의 불씨가 시작되었는지.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떠올려 보며 딸의 남자 친구 에런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을 방문한다.

술에 찌들린 채 허름한 농장 밖을 어슬렁 거리는 에런의 부모는 죽은 에런의 친 엄마에게 가보라고 사이먼에게 연락처를 던져 준다.

타투 전문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에런의 생모에게 어떤 정보를 얻지 못한 사이먼은 어떤 학교에도 다닌 적이 없었던 에런이 어떻게 자신의 딸에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 그 내막을 듣기 위해 딸이 다녔던 학교를 찾아간다.

딸의 기숙사 친구들은 에런을 만나기 전부터 약물에 손을 대었다는 걸 눈치 챘지만 어느 누구도 약물 복용을 말리지 않았다.

사이먼은 아내가 혼수 상태에 빠져 있는 사이 그동안 아이들이 발급 받은 카드 사용처를 뽑아 하나씩 조사하기 시작한다.

행방 불명인 채 도주 중인 딸 페이지가 'DNA검사로 가계도 완성하기' 라는 계보학 사이트에 79달러를 결제한 내역을 발견했다.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이 사용한 칫솔을 모조리 지퍼 백에 담은 사이먼은 마지막 큰 딸의 방 욕실에 먼지가 쌓여 있는 칫솔을 찾아 낸다.

-그 사람을 죽이지 마세요. 제발

-이 종이를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마세요. 그 아이에게도요.

당신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두 시간 후면 유전자 검식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사이먼은 지난 시절 자신의 아버지, 국제전기공조합 102번 지부 소속 전기기술자였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들 사이먼의 졸업 2주전 심근 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아들 사이먼이 아버지를 사랑했던 것 만큼 그의 아이들도 그를 사랑할까?

사이먼은 자신의 아버지가 만약 자신이 마약쟁이였다면 내버려 두었을지 생각해보던 중 딸의 대학의 교수 루이스 밴더비크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딸이 대학에서 당한 성폭력 사건을 교내 법령 학칙에 따라 처리해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이먼은 분노조차 못한 채 큰 충격을 받아 집으로 돌아가던 중 지하철 좌석에서 정신을 잃어 버린다.


-돈 준비했어. 사인해야 할 거야. 토드 레이시를 찾아가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고급 제과점 사이에 그들이 지나가고 있다.

100달러를 요구하는 그들에게 연락처를 받아낸 사이먼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문자로 확인한다.

혼수 상태에 빠진 아내를 찾아 온 어느 종교 단체 사이비 교주

젊은 시절 아내 잉그리드가 해외에서 모델 활동을 했을 때 사이비 종교에 빠져 교주의 아이를 임신했고 사람들에게 아이가 사산 되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대학 음주 파티에서 더그 멀저라는 남학생에 성폭행 당한 딸 페이지는 멀저 부모의 재력에 고개를 숙인 학교 측으로 부터 아무일 없었던 걸로 하자는 합의를 강요 당한다.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페이지 앞에 친 오빠라는 사람이 나타나고 그에게 홀려 버린 페이지는 무시 무시한 약물중독자가 된다.


완전히 회복하고 난 후 집으로 돌아 온 아내 잉그리드, 그녀는 노래를 부르는 듯 가족에게 '저녁식사 준비 다 됐다'고 외친다.


'나는 우리 가족을 사랑해.'

'나도 마찬가지야.'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순수하게 행복한 순간을 맛볼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거나 감정을 억제 하며 자신들의 본래의 모습을 감추며 살아간다.

수면 위로 불쑥 올라 온 행복은 그리 길지 않다. 태양의 길이보다 훨씬 짧고 오래도록 유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모두 모여 있다.

어려울 때나 힘들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사이먼은 알고 있다.

세상의 모든 가족마다 각기 다른 행복의 길이와 주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그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아내의 웃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녀의 웃음소리를 계속 듣기 위해서라면 그는 어떤 댓가라도 치뤄야 한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돈을 위해서라도


“나는 누군가 죽는 이야기보다 사라지는 이야기에 매료되는 편이다.

살인은 사건 해결에 초점을 두지만 실종은 희망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희망이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자, 우리를 산산이 깨부술 만한 거대한 것이다.”

_ 할런 코벤, 출간 인터뷰 중에서

대부분의 스릴러의 시작은 '살인'에 촛점을 맞추지만 스릴러의 거장 할런 코벤은 ‘실종’에 중심을 두고 인간이 가장 집착하고 있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점점 더 깊은 곳으로 추락을 감수하는 희생적인 인물과 나만 추락 할 수 없다는 악랄한 이기심으로 무장한 빌런들을 등장 시켜 인간에 내재된 선과악을 정교한 시선으로 거침없이 질주 하다 마지막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툭 던진다.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선 아빠 사이먼의 추격전과 함께 미국 전역을 돌며 자신들의 먹잇감을 ‘ 사냥하는 수상한 2인조와 실종자사건을 추적하는 FBI 출신 사설 수사관이 맨 마지막 하나의 연결 고리로 이어진다.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스릴러의 거장 할런 코벤이 보여주는 이야기가 뉴욕의 부유한 가정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 마약 중독,교내 성폭력, 부와 권력을 쥔 부모 뒤에 숨은 청소년 범죄자들, SNS 바이럴 영상, 광신도, 연쇄 범죄까지 스릴러라는 장르를 넘어 현시대의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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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9-05 0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러 가지 문제가 섞여 있군요 무엇이 문제였을까를 찾다보면 여러 가지 일을 알게 되기도 하겠습니다 그런 걸 알면 좋을지... 아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페이지가 학교에서 성폭력을 당했을 때 학교에서 가해자를 처벌 받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 싶네요 그런 걸 부모한테 말하기도 그렇겠죠 어느 나라든 성폭행은 숨기려고 하는군요 더 위로 거슬러 가면 엄마가 피해를 본 이야기도 있다니...


희선

2023-09-05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09-05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네요 ㅋ 페이지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scott 2023-09-05 23:29   좋아요 1 | URL
이 책 잼납니다
역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물은 달라여 ㅎㅎ
페이지가 휙휙 넘어갑니다 ^^
 
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
비비언 고닉 지음, 이영아 옮김 / 마농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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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거리를 조절하는 법, 일상의 이야기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법 진심을 담은 목소리로 세상을 읽고 탐구 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고 갈망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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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 시네마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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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도깨비 굴뚝이라는 게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도쿄 시타마치의 화력 발전소에 거대한 굴뚝 네 개가 있었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 하나로도 두 개로도 세 개로도 보였다고 한다. 없어졌다가 생겼다가 하니까 도깨비 굴뚝]

                                                       -온다 리쿠의 <육교 시네마>중에서

도쿄 시내에서 도깨비 굴뚝이 보였던 곳은 어딜까?라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화자의 시선을 따라 어느 방향에서 봐도 가로 세로 직선 네 개가 합쳐져 거대한 직사각형 프레임처럼 보이는 곳을 응시해본다.

여기 육교 난간에 턱을 괴고 한 곳을 꼼짝 않고 응시하는 소년이 있다.

소년은 알고 있다.

도로 위에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육교는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는 특등석이다.

어떤 날에는 부동 자세로 육교 난간에 서 있는 중년 여성이 있다.

그녀에겐 마치 이 세상이 온통 허무함으로 가득 차 보인다.

또 다른 어떤 날

체구가 자그마한 노부부가 육교 난간에 기댄 채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서서히 날이 저물고 초롱불이 하나둘 밝혀진다. 어슴푸레하고 부드러운 빛이 주변에 내려 앉았다.

이렇게 아름다웠나

이렇게 고귀한 것이었나.

이렇게 덧없는 것이었나.

육교 위에서 보이는 세상이 있다.

아니, 육교 위에 올라가야 만 볼 수 있는 세상이 있다.

타고난 이야기 꾼 온다 리쿠가 7년 만에 발표한 단편집 <육교 시네마>에 총 18편의 단편들이 담겨 있다.

<소설 신초>에 '야마모토슈고로상' 특집과 '괴담 특집'에 실렸던 단편들이여서 미스터리, 호러, 공포, 서스펜스,초 자연적인 장르물 까지 그동안 온다 리쿠 표의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의 색채가 고스란히 담겨 있지만 각각의 단편들은 작가가 장편을 쓰기 위해 프롤로그 형식으로 가볍게 스케치한 작품까지 들어 있어서 딱히 두드러지는 인물이나 배경 중심 스토리가 또렷하게 드러 나지 않았다.

작가가 구체적인 작품 개요를 작성 하지 않은 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고 나서 쓴 작품부터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과자에 쓰는 나무 열매에 대한 짧막한 이야기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오마주한 다소 만화적인 발상의 작품, 장편<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의 스핀 오프 단편까지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넘나들었지만 어떤 단편 하나 명확한 마무리 없이 흐지 부지하게 끝이 나버린다.

나오키 상을 수상한 <꿀벌과 천둥> 작품이 출간 되자 마자 정신없이 이어진 인터뷰와 사인회를 하는 동안에 우연히 자신의 시선에 잡혔던 이들에 대한 상상의 스토리 까지 줄줄이 이어져서 나오키 상 수상 이후 작가가 앞으로 어떤 장르의 글을 써나갈지 다양한 문체와 시점을 시도한 단편 조차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 한 독자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나는 공상을 좋아하고 혼자서 잘 노는 아이였다.

그리고 종종 '그것'이 일어났다.

지금도 잘 설명할 수 없는데 이따금 어디 다른 곳의 풍경이 또렷이 떠오르는 것이다.

시야 가득히 풍경이 나타난다.

마당에서 놀고 있어도 방에 있어도 눈앞에 펼쳐진다.

잘은 몰라도 어딘가 바다에서 가까운 곳 같았다.

멀리 커다란 배 같은 물체가 보이거나 바다가 얼핏 보인 적도 있기 때문이다.]

                                                                            -'첫 꿈' 중에서


단편 '첫 꿈'은 작가 온다 리쿠가 앞으로 쓰게 될 차기작 장편 <추억의 오중주>의 예고편처럼 쓴 작품으로 어린 시절 부터 동경했던 요코하마에 관한 꿈과 몽상가 기질이 넘쳤던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버무릴 예정이라고 한다.

나는 교실에 있었다

'그'도 교실에 있었다.

'그'는 두 손을 우아하게 머리 위로 쳐 든다.

나는 교실에 앉아 '그'가 춤추는 것을 본다.

주위에서 춤추는 같은 반 학생들

너도 봤지?

'그'가 내게 그렇게 묻는다.

나는 잠자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환한 햇빛.

나와 '그'는 그해의 '봄의 제전 '속에 있다.

-<봄의 제전> 중에서

작가 온다 리쿠는 차기작 장편으로 발레극인 <봄의 제전>에 관한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후기에 밝혔다.

유명 안무가들이 안무한 <봄의 제전>을 전부 감상한 온다 리쿠는 군무를 솔로 형식의 안무로 설정하고 작품 배경을 학교 교실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스케치처럼 쓴 작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스토리 없이 어느 고등학교에서 발레를 하는 한 남자 아이를 지켜보는 화자가 등장 할 뿐이다.


7년 만에 발표하는 단편집에 18편의 단편들이 들어 있다 해서 큰 기대감을 갖고 읽었지만 단편들 모두 앞으로 쓸 예정인 작품들의 개요만 살짝 보여 주듯 마무리해서 어떤 작품도 인상 깊지 않았다.

단편집을 펼치자 마자 시작 되는 이야기 <철길 옆 집>도 화면 전경에 보이는 철길을 바라 보던 화자가 호퍼의 그림을 떠올리다 히치콕의 영화 <사이코>를 언급하며 자신의 집 앞 철길을 지나가는 낯선 이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철길 옆집에 무단 점유 하며 신문을 읽는 남자가 등장 하더니 돌연 사라진다.

그리고 작가는 이렇게 쓴다.

'여기 아닌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었을까?

또 다른 단편인 <악보를 파는 남자>의 배경은 어느 콘서트 홀로 나흘 동안 개최되는 현악기 이벤트를 취재 차 온 잡지 기자가 등장한다.

그녀가 목격한 한 남자가 형형색색의 악보를 팔고 있다.

나흘 동안 잡지 기자는 이 악보 파는 남자를 관찰하며 망상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서술한다.

[ 그 망상이란 이런 것이다.

그는 음악을 팔고 있다.

눈앞에 멋진 곳이 나열되어 있다. 그는 머릿속에 모든 곡이 들어 있어 악보를 빠짐없이 기억할 수 있다.

그는 머릿속에 자신이 파는 악보의 곡이 빼곡이 들어 있어 언제든지 연주 할 수 있다.

어디서부터나 재생이 가능하다.

셔플 연주도 가능하고 일부 구간을 반복할 수도 있다.]

                                                                  -온다리쿠의 악보를 파는 남자 중에서

이쯤 되면 대단한 스케일은 아니여도 <악보를 파는 남자>가 어떤 인물인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 해야 한다.


<악보를 파는 남자>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새하얀 로비의 커다란 창유리 안쪽이라 처음에는 역광 탓에 남자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첫 문장을 읽은 독자들도 문장에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남자의 얼굴이 궁금해진다.

작품 속 화자는 스마트 폰을 보고 콘서트가 열리는 홀을 기웃 거리며 악보를 파는 남자 주변인들과 대화 하며 그 남자를 응시하고 있다.

페이지가 넘어가도 그 남자는 악보를 팔고 있다.

이 작품의 맨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악보를 파는 남자.

이 순간, 그건 정말로 내 망상 속에만 존재하는 명예 전시가 되고 말았다.'

                                                                     -<악보를 파는 남자> 중에서

그렇다. 이렇게 7년 만에 나온 온다 리쿠의 단편집은 작가가 앞으로 발표할 작품의 맛보기만 살짝 보여 줄 뿐 그동안 나오키 상 수상 이후 떠밀려 들어온 원고 뭉치에 파묻혔던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 있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의 명예스럽지 않은 전시작 물만 모여 있다.


또 다른 단편에는 고등학교 무용반을 배경으로 군무가 특징인 발레 <봄의 제전>을 독무인 솔로로 추고 있는 남학생이 등장한다.

현재 습작 중으로 이 단편 역시 습작처럼 썼다고 후기에 밝혔다.


마지막 이 단편집의 제목인 <육교 시네마>는 작가가 후기에서 이야기 하는 작품의 배경과 집필 이유와는 전혀 다르다.

작가는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전국의 인프라가 모두 낡아버려서 어디를 가도 부식이 심한 육교가 흉물이 된 곳이 많다며 도시의 폭력처럼 서 있는 육교에 대한 글을 썼다고 자부 하며 가장 나 다운 단편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후기를 읽고 두 번 세 번을 읽어도 이 작품의 전체 스토리는 모호하다.

여기 수록된 작품들 중에 작가가 후기에 밝힌 데로 앞으로 발표 될 장편들은


오래전 부터 구상 중인 신작 스핀 오프들이라며 아직 집필 중이니 언제 발표 될지 모른다고 언급 했다.


그리고 나.

나도 찾아왔다.

이곳에.

이 육교에

이 거대한 우연의 스크린을 보러...

정말 여기 맞을까.

나는 우뚝 서서 멍하니 주위를 둘러봤다.

1964년생 온다 리쿠는 1991년 일본 판타지 노벨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하고 이후 2016년까지 일본의 거의 모든 문학상을 휩쓸었다.

이후 발표 된 작품부터 공기가 팽팽하게 들어간 풍선 같은 탄탄한 서사 구조가 서서히 빠져 나가서 이전의 시도 했던 작가의 주 특기인 다양한 시점을 바꿔 가며 회색빛과 하늘 빛의 두 개의 세상을 자유자재로 오고 갔던 화려한 필력이 느슨 해져 버렸다.

이렇게 장편으로 이어지는 맛보기용 프롤로그 같은 단편집을 출간 하고 난 후 2023년 5월에 발표한 <둔색 황시행鈍色幻視行>은 단편 육교 시네마에서 더 크고 화려하게 확장 되어 배를 타고 세상을 질주 하는 이야기로 발전 시켰다.

작가 온다 리쿠는 항상 꿈을 꿀 때 마다 다음 날 눈을 뜨면 꿈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종이 위에 떠오르는데로 휘갈긴다고 한다.

이렇게 쌓여가는 작가의 꿈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야기의 실타래를 타고 작가의 글밥으로 탄생한다.

작가는 그동안 발표한 자신의 작품 속에 등장했던 이들을 추려 내어 다른 이야기로 확장 시켜 나갔다.

그러니 여기 수록 된 작품들은 작가가 앞으로 발표 할 장편의 프롤로그 같은 단편 모음집이여서 대단하게 인상 깊은 작품들은 없고 아쉬움만 한 가득이다.

'우리'가 함께 꾼 '첫 꿈'

맨 처음 꾼 꿈은

어둠 속에 흔들리는 불길, 하늘 높이 치솟은 불길 속에 우두커니 선 두 남녀,

불타는 두 사람

그게 '우리'의 FIRST DREAM'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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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9-03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실린 소설을 장편으로 다 쓸지... 하나는 썼군요 쓰고 있는 것도 있고... 앞으로 쓸 게 많네요 기다리면 장편으로 나오겠습니다


희선

2023-09-03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본에서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2020년 3월 초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3년의 시간에 걸쳐 완성 했습니다.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거의 외출 하는 일도 없었고 장기간 동안 여행을 하는 일도 없는 기이한 상황 속에서 매일 끈질길 정도로 소설 집필에 매달렸습니다. 마치 제가 완성한 이 작품 속에 나오는  <꿈읽기> 도서관에서 <오래된 꿈>을 읽는 것처럼 무엇을 의미 할지 또는 아무것도 의미 없는 그저 <꿈> 일지도 모릅니다.]

                                          -2023년 4월 13일 무라카미 하루키 인터뷰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6년 만에 내놓는 신작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은 2017년 2월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약 6년 만에 발표한 15번째 장편소설로 1980년 문예지에 발표했으나 책으로는 발간되지 않았던  중편 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전체적으로 고쳐 쓴 작품이다.

[그 당시 작가 초기에는 아직 소설을 쓰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스물 아홉 살에 완성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쓰기 전 까지 단 한번도 소설 같은 형식의 글을 써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문장 쓰는 법이라든가 소설 형식의 작품을 쓰는 훈련이 없는 상대로 어느 날 이름 앞에 작가 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습니다.그 다음에 발표한 <1973년의 핀볼>을 쓰고 난 후에도 계속 재즈 바를 경영 하면서 틈틈이 글을 썼지만 제가 정말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문예지에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발표 하고 굉장히 후회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제대로 완성된 작품으로 꼭 쓰겠다고 결심 했기에 지금까지 단행본으로 출판 하지 않았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재즈바를 정리하고 난 후 허리를 졸라 매고 <양을 둘러싼 모험>을 완성한다. 그는 이 작품으로 노마 문예 신인상을 수상하고 1985년 장편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제2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하며 일본 내에서도 162만 부 이상이 판매고를 올리며 1980년대 일본 문학계에서 기념비적 작품이 되었다. 하루키가 전업 작가가 되기 전에 미완성으로 남겨둔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작품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

[1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완전히 다시 새롭게 쓰면서, 저 스스로도 제대로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연 이것 만으로 다시 쓰는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겨 났습니다. 따라서 일단 1부만 다시 쓰고 그대로 내버려 두고 나서 그렇게 반 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가니 어느 날 문득 이야기가 쓰고 싶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집필 했을 당시 저는 갓 서른을 넘겼을 때이고 지금은 70이 넘은 나이로 면허증 갱신 신청을 해야 하는 고령자로 접어 들었기에 40년 전에 쓸 수 없었던 노년의 모습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다시 쓰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3부로 구성된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은 제1부에서 고등학교 3학년인 17세의 주인공이  도서관에서 일하는 한 살 연하의 여고생을 만나면서 높은 벽에 둘러싸인 거리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느 날 그 여고생은 자신이   사는 곳은 그 거리 라는 말하고는 모습을 감춰버린다.

 그 소녀가 사라진 후 소년은 벽에 둘러싸인 조용한 거리의  벽 안에 머물러야 할지 바깥 세상으로 나가야 할지 갈등 하기 시작한다.

 2부에서 마흔에 접어든 주인공은 지난 시절의 그  소녀를 잊지 못해 누구와도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채 도쿄에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후쿠시마 현의 작은 마을 도서관에서 일하게 된다.

 이 마을 도서관에 찾아온 이들이 차례 차례 등장 하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책과 책 사이를 부유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마지막 3부에서 앞서 등장 했던 1부와 2부의 이야기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 된다.


[저는 외동으로 자라면서 항상 책 읽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상상의 세계> 라든가 <여기가 아닌 세상>의 이야기를 즐겨 읽으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도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자주 했습니다. 

이따금씩 제 자신 조차 소설가로 먹고 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29살 때 까지 작가의 삶은 단 한번도 생각 해 본 적이 없었고 제 책이 번역되어서 세계 곳곳에서 팔리고 있을거라는 건 꿈조차 꾼적이 없습니다. 

이런 일이 제 인생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걸 생각해 본 적도 없으니 인생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는게 그저 신기 할 뿐입니다.

 70세를 넘겨보니 만일 그 시절에 이 길이 아닌 저 길로 갔었다면 지금쯤 나라는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꿈 속에서 저는 여전히 음악을 들으며 음식을 만들며 손님을 맞이 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책보다 영상에 익숙한 이들이 넘쳐 나는 시대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가 책을 내면 사람들은 종이책으로 돌아간다.

읽고 싶은 이야기, 계속 책장을 넘기고 싶은 이야기가 존재 하는 한 호모 사피엔스들은 종이책을 집어 들 것이다.



'처음 이 작품을 쓸 당시 작품 자체에는 만족하지 못했지만 제목 만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 제목 이외에 다른 제목은 떠오르기 않아서 그대로 썼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2023년 4월13일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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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9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3-08-31 0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월까지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2023년 팔월이 가는군요 이번주는 흐린 날만 이어질 것 같기도 하고... scott 님 팔월 마지막 날 잘 보내세요


희선

scott 2023-08-31 11:42   좋아요 1 | URL
비 온 뒤 바람이 많이 시원해졌습니다
어느 해 보다 길게 느껴진 여름 가면 시원하고 청명한 가을인 9월이!
휴일이 많은 달
희선님 행복하게 건강하게 ^^
 

2017년 2월 장편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약 6년 만에 발표한 무라카미 하루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 은 1980년 문예지에 발표했으나 책으로는 발간되지 않은 중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고쳐 쓴 작품으로 655페이지 분량에 총 3부작으로 구성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다시 고쳐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이번 단행본 후기에 이렇게 밝혔다.

1980년에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 했던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은 중편 소설 (당시에 단편작보다 좀 늘려 쓴)이였습니다.

원고지 400자 분량을 가득 채워서 아마도 150매 분량에서 조금 넘게 썼던 작품이였습니다.

당시 잡지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내용 면에서 어떻게든 납득 할 수 있는 결말로 나아가지 못해서 (여러가지 전후 사정이 있었는데 설익은 상태에서 세상에 내놓았다고 느꼈습니다)책으로 완성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만 서점 매대에 놓여 진 적도 없었고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단 한 번도 출판된 적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는 저에게 있어서 왜 인지 몰라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고 제가 처음 집필 당시에 느꼈던 감정을 계속 유지 할 수 있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그저 그 시절에 저는 완성 하는 걸 단념 해서 인지 그렇게 완전한 작품으로 쓰지 못할 필력이였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시절 소설가로 막 데뷔를 했기에 지금의 제 자신과 달리 무엇을 써야 할지 무엇을 쓰지 말아야 할지 충분할 정도로 파악하지 못했던 시기 였습니다.


발표하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일어 난다면 되돌릴 수 없었겠죠.

언제 생각해봐도 그 시절 그런 결정을 내렸던 건 당연했던 일이라고 주기적으로 생각했기에 차분하게 손을 대고 다시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렇게 제 안에 잠든 채 결국 끝 맺지 못했습니다.

이 작품을 쓸  당시 저는 도쿄에서 재즈 바를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 살아서 당시에 어리 벙벙한 상태로 생활을 이어나가면서 틈틈이 집필에 몰두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게 경영 하는 걸 그만두고 (음악을 좋아했고 가게도 꽤 성업 중이였지만) 소설을 몇 편 쓰고 나니 글을 쓰면서도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서서히 강해져서 가게를 접고 전업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 시기에 허리를 졸라 매고서 쓴 첫 장편 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을 발표했습니다.

1982년에 곧바로 쓰기 시작했던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대폭 수정해서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그 시기에 이야기가 장편 소설로 이어서 써나간다는 건 무리였기에 완전한 작품으로 완성하기 위해서 시점과 문체 색깔을 완전히 달리 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 해서 처음 발표 당시에 1부만 완성 했던 것을 2부와 3부를 추가해서 한 편의 장편으로 완성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전개는 두 가지 시간이 교차 진행됩니다.

따라서 두 가지 이야기로 전개되었던 것이 마지막에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되게 제가 처음 부터 기획하고 썼기에 좀 조잡한 속셈으로 완성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시점이 마지막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 질 수 있게 써나가는 동안 작가인 저 역시도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전에는 이렇게 기획해도 딱 맞춰서 완성하지 못했기에 고집을 피우며 자유롭게 써나가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꽤 앞 뒤 생각 없이 살았던 이야기처럼 느껴지네요 그러니까 '자 뭐라도 써야겠지'라는 낙관적인 (그 시절 무서운 것도 몰랐던 나이) 기세만 있었지 마무리 짓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끝까지 쓰다 보면 점점 잘 써진다는 자신감 같은 것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예상 했던 것과 달리 마무리는 커녕 완결 하지도 못했으니 이제 두 가지 이야기로 벌려 놓고 하나의 이야기로 마무리 해버렸습니다.

양쪽의 이야기를 오고 가며 써나가다 보면 기나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 한가운데 불쑥 하나의 이야기로 관통해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제 경험 상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쓰는 동안 스릴을 느끼면서 썼기에 이번에도 그와 같은 걸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이 소설을 완성한 후 단행본 출판년도를 보니 1985년이라고 찍혀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 저는 서른 여섯 살로 이런 저런 걸 꽤 경험하며 어떻게 든 전과는 다른 시대로 넘어갔었던 나이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서 작가가 되었고 글 쓰는 경험들이 쌓여 가면서 제법 출판된 책들의 무게 만큼의 나이를 먹고 나서야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라는 미완성된 작품을 꺼내 보니 그 시절 작품을 숙성되지 않은 채로 매듭지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끝과 하드 보일드 원더 랜드>는 두 가지 상반된 이야기로 진행 시켜나갔는데 이번에는 서로 다른 유형의 시간을 대응 시켜나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써나갔습니다.

'원고를 꺼내 놓고'가 아니라 미완성된 이야기를 뼈대로 세워두고 쓸 수 있을 때까지 이야기에 살을 붙여나갔습니다.

그렇게 쓰다 보니 '뭐 하나의 이야기를 더 대응 시켜 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문체의 색깔과 시점이 서서히 바뀌어 나갔고 서서히 이야기의 전체 서사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작년 (2020년) 부터 쓰기 시작해서 현재 (2022년 12월)까지 이 작품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한번 더 마지막 마침표까지 찍을 때까지 완전하게 다시 쓸 수 있었습니다.

처음 작품을 발표하고 나서 제 스스로 글 쓰는 법을 배워나가다 보니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네요.

그 시절에 제 나이는 서른 한 살에서 현재 71세가 되었습니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다가 작가의 길을 선택해서 그렇게 몇 년의 계절이 쌓여가니 전문 작가(그렇게 불려 지는 것도 부끄럽습니다 만) 로 살고 있는 것에 의미를 크게 부여 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소설을 쓴다'는 행위로 먹고 살고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애정을 덧붙여 말해본다면 그 정도로 대단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좀 더 덧붙여 본다면 2020년은 '코로나 바이러스' 해로 제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본에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던 3월 초 부터 조금씩 작품을 쓰기 시작해서 대략 3년의 시간 동안 완성 했습니다.

그 시기에 외출도 하지 못했고 장기 여행도 못했으니 그렇게 이상한 시기에 이 정도의 긴장감을 강하게 느꼈던 환경 속에서 (꽤 긴 시간 동안 중단 하고 냉각 시기까지 겹쳐서) 나날이 소설을 꾸준하게 이어서 쓸 수 있었습니다.(아마도 꿈속에서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빌렸던 오래된 꿈을 읽듯이)

이런 상황이 되니 무언가 의미 있는 해야 하지 않을 까 라며 이런 의미 있는 일을 했으니 이 작품에 어떤 의미를 부여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집필하는 동안 온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맨 처음 제 1부를 완성하고서 그렇게 처음 부터 지향했던 일을 완료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이 정도만 쓰자' 라며 펜을 반 년 정도 놓아버린 채 원고를 그렇게 잠들게 해 놓고는 '역시 그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지 이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끝나야 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2부를 썼고 제 3부까지 써버렸습니다.

이렇게 3부까지 쓰고 나니 그제서야 완전한 이야기로 완성했다는 생각이 오랜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저로써는 (제가 작가가 되어서 작가라고 불리는 인간이여서)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겠다는 잔꾀를 부린 것입니다.

이렇게 4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면서 새로운 책으로 고쳐 썼다는 건 이미 한번은 그 거리에 섰다가  돌아서서 그 시절에 끝까지 가지 못했다는 걸 통감하고 있습니다.

보르헤스가 말하기를 한 사람의 작가가 평생 동안 집필할 수 있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그 수량이 한정되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한정된 여러 이야기의 모티브에서 손으로 모양을 변형 시키면서 다양한 형태로 글을 쓸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네요.

요약하자면 진실로 하나의 이야기로 정해지지 않은 채 멈추지 않고 부지런히 시점이 바뀌고 이동하면 상반된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이야기라는 건 읽어나가면서 그 실체를 알아가는 묘미를 맛보게 하는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무라카미 하루키

이번에 출간 된 한국어 번역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으로 제목이 수정 되었지만 원래 일본어 책 제목은 街とその不確かな壁으로  어느 날, 한 소년은 고교 에세이 대회에서 우연히 만난 한 소녀로 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진짜 나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그 도시에 살아.” 소년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소녀가 들려주는 도시 이야기에 빠져 들고 후에 성인으로 성장해서 직업도 잃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배회 하다 그 시절 그 소녀가 말했던 그 도시 그 거리를 찾아 간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 분리되는 그림자, 바늘 없는 시계탑, 그리고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그 거리에서 시작 되는 이야기

하루키가 기존에 자신의 작품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장소와 배경, 나이와 이름, 성별만 조금 바뀌어서 이번 신간에서 재생 반복 된다.

마치 재즈 연주단이 기존의 연주 되었던 명곡을 다시 무대에서 즉흥 변주 하듯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번 신간은 그가 발표 했던 역대 작품의 비슷한 연장 선에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하루키의 명 단편을 프랑스 아트 디렉터 Jc 드브니가 총 아홉편을 각색해서 만화로 멋지게 그려서 출간 했다.

하루키가 창작한 이야기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 영화-연극-그래픽 노블-만화로 재 각색 되어 재즈 섹션의 화려한 변주곡처럼 무한 반복 재생되고 있다.

[출판 산업 전체가 거리에 나앉았다. 편집자들은 “편집으로 어떻게 먹고 살란 말인가!”라는 푯말을 들고 길모퉁이에 서 있 다. 아트 디렉터들은 나무상자 위에 앉아서 통행인들을 모래언덕의 작은 벌레로 묘사한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다. 발행인들은 길모퉁이 사무실 창문에서 몸을 던져서 자신들을 보도 위에 흩뿌려진 시신의 한정판으로 만들어 출간하고 있다. 작가들은 어디 있느냐고? 눈치가 빠르면 돈을 꽤 벌고 있을 것이다.]

-존 스컬지의 슬기로운 작가 생활 중에서

1949년생 무라카미 하루키는 현재 미국에 체류중으로 이번 2023년 9월에 열리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출전을 준비로 몸 만들기에 한참이다.

아마 이시기에는 하와이에서 몸 만들기에 돌입하며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 오후 시간에는 현재 번역 마무리 단계에 있는 트루먼 카포티의 <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의 번역문을 다듬고 있을 것이다.

쉼없이 쓰고 달리고 번역하고 그리고 매달 도쿄 FM 라디오 진행과 원고 작성을 하고 모교 와세다 대학 국제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낭독회와 재즈 콘서트까지 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인생에 마침표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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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3-08-28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마음 속에 늘 개운치 않게 남아 있던 초기 글을 40년만에 완성! 하루키는 이제 속이 시원하시려나요?ㅎㅎㅎ

2023-08-28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23-08-28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를 보고 싶은 마음에 손으로 들었다 놓기도 했지만 결국 이렇게 한글 번역본으로 주문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루키가 미국에 있군요. 2023년 보스톤 마라톤이라 해서 제가 잘못 읽은 줄 알고 다시 확인했네요. 믿어지지가 않네요. 그 연세에...역시 하루키는 하루키네요. 하루키가 아버지뻘인데 저는 지금 몸 만들어 나가라 해도 절대 못한다 할 듯한데...

scott 2023-08-28 16:52   좋아요 1 | URL
블랑카님 마음 하루키옹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ㅋㅋ
하루키옹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매회 하와이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해서 기록과 관련 없이 무사히 완주 했습니다
제가 투비에는 올렸지만 하루키옹 첫회 마라톤 출전 때부터 기록된 완주 시간이 있습니다
이제 곧 80대 인데
주변에 80대들 중에 온전하게 걷고 뛸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루키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밝혔습니다.

매일 손으로 쓰고 온몸으로 뛰며 살고 있는 하루키옹을 지켜 보면서
이분의 삶의 의지는 펜끝과 다리 힘에서 나온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ㅎㅎㅎ

일단 읽겠다고 마음 먹으셨다면 첫 문장이라도 사전을 찾아가며 스스로 해석 해보세요.
동기 부여가 됩니다.
블랑카님 일본어 정복
홧팅 ^^

blanca 2023-08-29 09:34   좋아요 1 | URL
와, 책이 출간되지도 않았는데 오늘 판매지수 보고 완전 놀랐네요. 베스트셀러 2위라니... 역시 하루키는 건재하군요. 당연히 초판한정 양장본이라 해서 따놓은 당상이라 생각했는데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음, 일본어는 <후와후와>도 사전 없이 해석 1도 안되는 수준으로 안착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8-28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 달 보스톤 마라톤에 나가신다구요?????
쓰러지시면 어떡하실라구....
돌아가신 엄마와 동갑이신 하루키 님입니다.
와.....정말 대단한 작가세요.
그래도 마라톤은......

scott 2023-08-29 00:11   좋아요 1 | URL
하루키옹 이미 작년에도 참가 해서 완주를 ㅎㅎ
어무이가 100세를 가뿐하게 넘기셔서 하루키옹의 몸에 장수의 DNA가 ㅎㅎ

병원에 간 적 없을 정도로 타고난 체질이 건강 하다고 합니다
옹은 오래 살고 머니 걱정 없이 맘껏 뛰면 됨요 ^^

희선 2023-08-29 0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가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나가려고 미국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일본에 있다가 미국에 가서 바로 마라톤 하려면 더 힘드니... 그것뿐 아니라 다른 것도 여전히 하는군요 그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거 즐겁게 해서 건강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제대로 쓰지 못한 소설을 다시 시간을 들여서 써서 좋았겠습니다


희선

scott 2023-08-29 10:50   좋아요 1 | URL
하루키옹은 미국 시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 합니다
대부분 영어판 번역을 토대로 이중 삼중 번역(일본어 번역가가 없는 국가들)하기 때문에 하루키 옹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인터뷰 하고 글 기고 하고 달리고 ㅎㅎ
눈만 좀 침침해졌지 신체 모든 기관이 튼튼 하다니
대단하죠

오래전 원고를 다듬어 낼 정도면 이제 자신이 미처 완성하지 못한 것들 차분하게 정리하고 세상 행복하게 살다 갈 것 같습니다
작가 중에 가장 행복한 분 중 한 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