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0. 13.

재테크 관련 책 <150만원 월급으로 따라하는 10억 재테크 >와 이희재가 그린 만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하루새 같이 읽었다.
재테크 책을 보면서는 별 도움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마구마구 투덜거리며 읽었다. 왜? 열심히 저축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 모으고 굴리고 또 모으고 굴리고, 평생을 글케 아끼며 살다 보면 10억을 모을 수 있다는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 때문이다.(나는 이런 책을 대할 때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읽는다. 그러곤 어김없이 후회한다.ㅠ.ㅠ.) 그렇게 모아 10억을 만들고 나면 내 나이 환갑, 그때까지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과 도대체 왜 10억을 만들어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에서 오는 불편함이란.(이래서 재테크 책은 내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ㅠ.ㅠ.) 그런 불편함을 안고 밤새 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봤는데, 흐음... 역시 1억을 모으는데 최소 5년은 걸리겠다. 그것도 아끼고 아끼고 또 아껴서만 가능하다. 곧 포기하고 그냥 살던대로 책 사고 음반 사고 사람 만나 놀며 살기로 했다.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60년대 찌질히 가난한 삶을 만화에 담은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읽었다.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빠는 병에 걸리고 동생도 집을 나가고 껌을 팔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가 나왔다. 그 아이, 그런 아이는 지금도 어디엔가 있을 텐데. 그 아이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일 안하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내가 잠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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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0. 13.

책을 읽게 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평소에 관심 갖고 있던 소재를 다룬 책이 나왔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 책이 나왔을 경우, 일을 하는데 필요할 만한 자료적 성격의 책이나 베스트셀러와 같이 너무 많은 사람들의 입을 타면서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되는 책, 또 제목이나 편집 디자인이 너무 멋진 나머지 충동적으로 읽게 되는 책, 남의 리뷰를 보고 감동받은 나머지 손대게 되는 책 등.
이 여러 가지 이유 중 나를 가장 설레게 하는 건 남의 리뷰를 보고 읽게 되는 경우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책, 전혀 관심 밖이었던 책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읽게 된 책들은 또 여러 가지로 나뉜다. 정말 리뷰를 멋드러지게 써 보고 싶은 책과 내용만 간단히 적어 놓고 그 책의 특성을 기록해 두는 정도로 끝나는 책, 그리고 읽은 시간은 물론 리뷰조차 쓰고 싶지 않을만큼 후진 책...
최근에 남의 리뷰를 통해 <소설처럼>을 알게 됐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빼앗는 그 어떤 행위도 잘못된 것임을 이야기하면서 독자의 권리 장전을 조목조목 들춰내는 이 책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누군가의 리뷰가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듯, 나도 이 책에 대해서 만큼은 누군가가 이 책을 집어들고 싶을 만큼 리뷰를 써 보고 싶은데 쓸 수가 없다.
꼭 리뷰를 써 보고 싶은 책들은 언제나 미뤄두다가 때를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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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1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고 바로 안 쓰면 책 내용을 잊어 먹어요. ㅠㅠ

찬타 2004-10-1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고 잘 써 봐야지, 하다가 결국 안 써요..ㅠ.ㅠ.
 

[佛원로작가 그르니에 “요즘 문학은 사랑아닌 섹스만 다뤄”]

프랑스 문단의 원로 로제 그르니에(85·사진)가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50주년 기념 국제예술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르니에씨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대상과 페미나상, 알베르 카뮈 상을 받았으며 프랑스 최고 권위의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최장수 편집위원으로 있다.

그가 12일 ‘오늘의 문학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프랑스 현대문학의 단면들은 최근 한국 문학계에서 부정적 측면으로 지적 받고 있는 ‘불륜 문학’ ‘자전 문학’ 등과 흡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요즘 프랑스 작가들이 다루는 건 사랑이 아니라 섹스입니다. 정사 장면에 대한 묘사는 남성보다 여성 작가들이 훨씬 더 대담하고 노골적이지요. 카트린 퀴세의 ‘오르가슴’, 알리나 레이에스의 ‘만족’, 길렌 뒤낭의 ‘후안무치’, 안니 에르노의 ‘수치’ 등 문학적인 수준을 갖춘 여성 작가들의 소설 제목부터 그렇습니다.”

그는 또 ‘자전적 소설(auto-fiction)’이란 작품 속 내용이 실제 자신한테 일어났다고 독자들에게 믿게 하려고 애쓰는 소설들이라며 “이런 것들을 줄곧 쓰는 작가들은 아주 낮은 수준으로 전락해 버리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갈리마르 출판사의 창립자인 가스통 갈리마르 때부터 갈리마르 가문 3대와 함께 40년 동안 일해 왔다. 그는 “매년 프랑스 전역에서 단행본 1권 분량의 원고가 1만건가량 투고된다”며 “그 가운데 10∼20편만 출판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오기 전 가방 하나 분량의 한국 책들을 읽었다고 밝힌 그는 “한국의 문학은 역사적 격동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며 “특히 이문열씨의 소설 ‘시인’을 잘 읽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문학에는 설명적이며 교육적인 면이 있다”며 “한국의 문학이 자유로워진 것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고 변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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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만화 세상”… 부천국제만화축제 내일 개막  [04/10/12]
 
'한국 만화 중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가장 발간 편수가 많은 만화는?'

14∼17일 경기 부천시 상1동 복사골문화센터(032-326-6923)에서 열리는 '제7회 부천국제만화축제'의 '한국만화 기네스전'에서 이같은 궁금증을 풀 수 있다.

출판 만화 위주인 이 축제는 국제코믹북페어, 만화산업전, 기획전시, 관객참여행사로 진행된다.

국제코믹북페어는 이 축제의 간판 행사로 국내 56개 만화출판사와 일본 중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19개국 63개 업체가 참여해 국내외 만화 출판 경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 만화 산업전에서는 '기생이야기'(김동화) '힙합'(김수용) '궁'(박소희)에 나온 의상들의 패션쇼도 펼쳐진다.

'한국만화 기네스전'과 '검열에 대한 오마쥬'처럼 한국 만화 역사를 정리한 기획전이 눈에 띈다.

'한국만화 기네스전'은 가장 오래된 연재 만화 등 주제별 베스트 5를 선정해 전시한다.

가장 오래된 단행본은 고 김규택 선생(1906∼1962)의 1946년작 '만화풍자해학가열전(漫畵諷刺諧謔家列傳)'이다.

베스트셀러 1위는 1020만부가 팔린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최장기 연재 만화는 '만화왕국' '소년중앙' 등에 18년간 게재된 길창덕의 '순악질 여사'로 뽑혔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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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인증제’를 제안한다

교육당국이 내놓은 2008 대입시안이 표류하고 있다. 바뀐 제도의 적용을 받는 현 중3 학생들의 입시 일정을 고려하여 당초 9월말까지 확정하기로 했으나 일부 사립대학의 고교등급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기되고 말았다. 제도를 자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잘못된 점을 개선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

2008 대입시안의 핵심은 내신의 강화에 있다. 교과 영역의 가장 큰 변화는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점수 부풀리기로 인하여 내신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으로 지목됐던 절대평가를 포기한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비교과 영역 가운데 기존의 봉사활동이나 특별활동 외에 새로 추가된 독서활동이 눈에 띈다. 2007학년도 고교신입생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독서는 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늘 안타깝게 생각한 부분이다. 한창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양서 한 권은 보약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학생들은 입시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독서보다는 교과서나 참고서에 치중하고 있다. 대학입시가 고등학교 교육의 전부가 된 상황에서 독서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지난달 한 출판사가 서울 시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년에 2권의 책도 안읽은 학생이 무려 21%에 이른다.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도 학창시절에 학과 공부보다는 문학이나 철학, 과학과 같은 교양 도서를 탐독하여 다양한 지적 능력을 쌓은 것이 오늘의 성공을 가져온 비결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단 빌게이츠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적인 삶을 일궈낸 사람들은 바로 책을 가까이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교육 당국이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대입시안은 한발짝 앞섰다. 잘만 활용하면 고질적인 병폐-사교육 열풍, 평준화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 등-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독서를 어떤 방식으로 교육활동의 중심에 올려놓을 것이며 어떻게 하면 신입생을 뽑을 대학에도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해 줄 수 있느냐다.

어떤 책을 얼마만큼 적절하게 읽었는지는 본인만 알 수 있기 때문에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교사들이 그 내용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어 자칫하면 형식적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따라서 독서활동을 전형자료로 활용하려면 평가가 공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독서인증제를 제안한다.

물론 또다른 형태의 대입과 관련된 시험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도 정보, 영어, 한자 등의 분야에서 인증시험이 치러지고 있으며, 그 결과를 학생부에 기록하고 있다. 독서도 학년에 따라 전문가들이 선정한 필독권장도서목록을 제시하고, 다양한 형태의 관련 문항을 통하여 독서의 정도와 내면화 여부를 검증한 후, 그에 합당한 인증을 부여하면 된다. 만약 독서인증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는 데도 유용한 자료로 활용된다면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우리 교육이 안고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생각할 때 대학입시만큼은 해결 방안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 말이 옳은가를 논하기 전에 이 땅의 미래를 책임진 청소년들이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은 채 오로지 점수따는 기계로 전락해가고 있는 현실만큼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입시안에 포함된 독서활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진규 /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한겨레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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