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목욕할 때 갖고 노는 작은 책
깊은책속옹달샘 편집부 엮음 / 깊은책속옹달샘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비닐 커버에 스폰지가 안에 있는지 물에 둥둥 뜨는 아가용 그림책이다. 책이라기 보다는 장난감에 더 가깝긴 하지만, 목욕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목욜시켜야 할 때, 목욕할 때 가지고 놀 거리가 별로 없다거나 옹알이 단계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좋다. 생각보다 단어가 몇 되지 않아 좀 아쉬웠지만, 두살박이 남자아이과 다섯살짜리 여자아이가 너무 좋아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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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세상] ‘헌책 축제’의 날을 꿈꾸며  [04/10/06]
 
일본 도쿄 시내의 간다(神田) 지역은 도쿄대학을 비롯한 학교와 서점·출판사들이 몰려 있는, 일본 교육·문화의 중심지로 이름이 높습니다. 특히 진보초(神保町) 일대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서점가로 150여개의 헌책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10월 말이면 ‘헌책 축제’가 열리는데, 이 행사는 올해로 벌써 45회를 맞는다고 합니다.

이 거리에는 물론 헌책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최대의 서점인 6층짜리 ‘산세이도(三省堂)’ 건물도 있고, 일본 정신 문화의 산실이라는 출판사 ‘이와나미(岩波) 북센터’도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출판 왕국 일본의 저력과 자긍심을 보는 듯하여 부러운 기분마저 들기도 합니다.

일본에 갈 때면 이곳에 들러 책을 구경도 하고 사기도 하는 것이 즐거움인데, 몇 해 전의 한 장면을 나는 지금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책방 저 책방 들락거리며 한나절을 보내고 어느 한 책방에 들어갔습니다. 허름한 2층 목조 건물, 20평 남짓한 매장에는 그윽한 헌책 내음이 가득했습니다. 사람 하나 간신히 지나다닐 만큼 비좁은 통로, 즐비하게 늘어선 책꽂이들, 그 칸칸에 빼곡히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 그 책들을 눈으로 가볍게 훑으며 이 통로 저 통로로 걸음을 옮기던 내 시선 끝자락에 한 정경이 잡혔습니다.

-출판왕국 日의 헌책방 정경-

책방 한쪽 구석에 카운터 책상이 놓여 있고, 그 안쪽 테이블에는 돋보기를 걸친 노인네 하나가 어깨를 잔뜩 구부린 채 무슨 작업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겼지만, 그렇다고 대뜸 나서 빤히 쳐다볼 수도 없는 노릇. 나는 책을 펴들고 읽는 체하면서 노인에게 곁눈질을 보냈습니다.

노인은 책을 앞에 놓고 화필 같은 솔로 겉먼지를 쓸어낸 다음,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며 거기에 묻어 있는 손때를 벨벳 헝겊으로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읽고 난 책을 사들여 그렇게 정성껏 쓸고 닦아, 비록 헌책이나마 가장 깨끗한 상태로 다듬어내는 것이겠지요. 그런 다음 그 책에 나름대로 적정한 가격을 매길 것이고, 가격표가 붙은 책은 책꽂이에 꽂힌 채 또 다른 누군가의 눈길을 기다리다가 마침내는 그 책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다시 팔려나갈 것입니다.

게다가 그 책방에 있는 수천권의 책들 모두 그 노인의 자상한 손길을 받았을 것이고, 또 그 노인은 이제까지 수십년 세월을 그렇게 해왔을 테니, 그동안 그 책방을 거쳐서 나간 책들까지 합하면…. 나는 그만 상상을 접고 말았습니다.

또 몇 해 전에 텔레비전에서 본 장면이 겹쳐서 떠오릅니다.

어느 지방 도시의 제법 유명하다는 헌책방에 몇 사람이 모였습니다. 헌책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의 정기 모임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저마다 헌책을 사랑하는 이유를 늘어놓았고, 헌책방이 점점 사라지는 우리나라 현실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에 한 회원이 도착하여, 늦어서 미안하다면서 들고 온 비닐봉지를 풀었습니다. 내용물은 소주와 돼지 삼겹살. 책방 주인은 익숙한 솜씨로 탁자를 대충 치우더니 그 위에 휴대용 가스버너와 불판을 올려놓았고, 회원들은 저마다 책묶음 한 뭉치씩 옮겨다가 엉덩이로 깔고 앉았습니다. 삼겹살 파티가 벌어졌고, 고기 굽는 연기에 헌책들은 질식할 것만 같았습니다.

-많은 지방축제중 하나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책에도 유전(流轉)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책도 하나의 생(生)이라는 뜻입니다. 주인을 잘 만나 평생을 함께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손 저 손 떠돌다 파지로 전락하여 운명을 다하는 책도 있지요. 헌책방은 책이 책으로 생존해 있는 마지막 거처입니다. 헌책방이 고물상과 다른 이유입니다.

가을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온갖 축제와 행사가 열립니다. 국제적인 영화제부터 각 지방의 문화제까지, 민속의 향연에서 먹거리의 난장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내용도 다채롭습니다. 특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책과 관련한 행사도 적잖게 마련되어 있는 줄 압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헌책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김석희/ 번역가·소설가)=경향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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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수염이 따가워요 꼬맹이 마음 7
질케 브릭스 헨커 그림, 울리히 마스케 글, 김지연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고슴도치 부자 이야기. 두 팔 벌려 아이에게 뽀뽀해 주는 아빠의 수염이 너무 따가워 아빠가 전해주는 꽃도 먹을 것도 달팽이 마저도 모두 까끌까끌 따갑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을 잘 담았다. 아빠가 없는 내 조카들에게 읽히면 어떤 생각을 할까. 내용을 떠나서 혹 아빠의 부재를 너무 깊게 받아들이지나 않을까 싶다. 평범하다는 것,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사소한 일상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박탈당한 조카들 모습이 떠오르면서 읽어줄까 하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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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 나 하나 비룡소의 그림동화 55
조제트 쉬슈포르티슈 글, 미셸 게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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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 헤이는 밤을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기대와는 상관없이 글이 흘러 약간 당황했지만,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별이 있음을 이야기해 주는 할아버지의 따스한 이야기가 정겹다. 그 목적이 아이를 잠 재우기 위한 것이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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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011의 광고를 들으며 꽤 궁금해했던 사람. 어떤 이의 음성이 이토록 아름다울까 싶었다. 그러면서도 다시 아주 우연하게 기회가 닿기 전에는 절대로 내가 직접 찾아 나서는 일은 없는. 결국 알게 됐다. Keren Ann. 오늘 아침 AM7을 보면서 우승현 기자가 쓴 그녀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된 것이다. 이럴 땐 이 음반을 사지 않고는 배겨낼 수가 없다.

“제 노랜 가을풍경 담은 로드무비”
011 CF 배경음악 주인공 케렌 앤

솔직히 ‘케렌 앤’이라고 하면 잘 알지 못한다. 이렇게 설명해보자. 대학생 커플이 야밤의 놀이터에서 첫 키스를 나누고, ‘우리의 011은 이렇게 시작됐다’는 카피가 흐르던 광고의 배경음악 ‘Not going anywhere’가 바로 그의 목소리다. 휴대폰 벨소리로, 싸이월드 홈피 배경음악으로 한국에서 유난히 인기를 끈 이 노래의 주인공, 프렌치 팝 가수 케렌 앤이 한국을 방문해 5일 AM7을 찾았다.

CF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자신의 음악이 싹둑 잘려서 들려지는 건 노래를 육신처럼 생각하는 가수에겐 그다지 반갑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

“그래서 CF에 제 음악이 쓰이는 걸 잘 허락지 않는데, 한국에서 보내온 스토리 보드가 흥미로웠어요. 처음 만난 남녀가 술을 마신 후 5분 만에 사랑에 빠져 첫 키스를 나눈다는 게 좀 웃음이 나더라구요. 시골분교를 담은 CF에도 제 음악이 쓰였는데, 도대체 무슨 상품을 파는 건지 알 수 없는 신기한 광고라서 음악사용을 허락했습니다.”

마시멜로우 같은 폭신한 목소리에, 공연 전 1시간 이상의 명상을 한다는 정보 때문에 가졌던 ‘고상하고, 우아한’ 편견이 툭 깨지는 순간. 국적은 프랑스지만 혈통은 자바섬 출신 할머니, 네덜란드 할아버지, 이스라엘 출신의 아버지 등등 .

“다양한 국적은 저에게 축복과 슬픔을 같이 준 자양분이에요. 부모세대의 다양한 문화가 편협함을 피하게 해줬지만, 늘 이동하며 살았던 유년기 때문에 슬픈 정서가 스며들었죠. 제 노래의 힘이기도 합니다.”

케렌 앤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소녀였다고 한다. 어느 날 자신이 쓰는 글을 청각화시켜보고 싶다는 욕망이 가수의 길을 걷게 했다. 작가가 글을 읽듯 삶을 소리로 만들어 보고 싶었단다.

“저의 노래는 언제나 이미지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귀를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장르요? 글쎄, 굳이 따지자면 가을 풍경을 담은 로드무비라고 할까. 안개가 옅게 낀 풍경을 담은.”

가수답게도, 그는 사람을 파악하는 다른 길을 알고 있었다. 목소리로 사람을 느끼고, 기억한단다.

“사람의 목소리는 그의 정체성이에요. 그래서 눈앞의 모습보다 목소리에 관심을 갖죠. 아무리 멋진 사람도 목소리가 이미지와 다르면 목소리를 믿어요. 자기 목소리를 한번 유심히 들어보세요. 어떤 캐릭터가 숨어 있는지.”

우승현기자 noyoma@munhwa.com
UPDATE : 2004-10-06 08: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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