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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블랙홀 -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기후변화의 현재와 미래
박상욱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기후위기가 블랙홀처럼 지구를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라고 치부했던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글로벌 이슈로 자리 잡았습니다.
박상욱 기자가 JTBC에서 다년간 다룬 환경 및 에너지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기후 블랙홀>.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논의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며,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JTBC 환경전문기자가 밝히는 기후위기의 불편한 진실과 희망의 메시지 <기후 블랙홀>. 저자의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빛나는 분석, 그리고 어렵지 않게 설명하는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고,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기온이 1.09℃ 상승했다는 사실은 우리 시대의 과학적 진실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오늘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200년 동안 지구에 남아 있습니다."(p.43)라고 강조하며, 현 세대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환경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명확히 짚어줍니다.

그래도 한국은, 아시아는 괜찮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한반도의 기온 상승 속도는 전 지구 평균의 2배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통해, 기후변화가 더 이상 북극곰의 이야기가 아님을 일깨워 줍니다.
기후변화는 지역적 문제를 넘어 글로벌 위협입니다. 동아시아 역시 폭염, 홍수, 태풍 등 기상이변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산림과 습지는 기후 위기 대응의 중요한 버팀목이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 대응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저자는 에너지와 기후변화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밝힙니다. 화석연료 사용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만큼, 에너지전환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기후 블랙홀>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 감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사회적 도전과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룹니다.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을 통해, 산업 구조 변화와 일자리 상실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합니다. 에너지전환 과정이 단순히 기술적, 경제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공정성을 내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모든 에너지원은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합니다. 완벽한 에너지는 없다는 겁니다. 에너지 문제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경종을 울립니다.

재생에너지의 한계도 솔직하게 다룹니다. 태양광 패널의 폐기물 처리, 풍력발전기의 소음 문제 등 재생에너지도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시각은 오히려 더 깊이 있게 문제를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강원도 산불과 서울의 정전 가능성을 연결 짓는 부분은 충격적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전력망을 위협하고, 이는 곧 도시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기후변화가 얼마나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지를 실감 나게 보여줍니다.
기업과 에너지 전환의 관계도 흥미롭습니다. EU의 탄소 무역장벽 도입 사례를 통해 세계적인 기후 행동의 흐름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환경 캠페인이 아닌 새로운 무역장벽이 되고 있음을 짚어줍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심각하지만, 저자는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합니다. 비관론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현실의 심각성을 직시합니다. 국제 사회의 협력과 기술적 진보를 통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피력합니다.
개인 차원의 행동도 강조합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을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선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미래를 위한 행동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걸 일깨웁니다.
각 장마다 던지는 질문과 데이터를 팩트체크하며 답변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기후 블랙홀>. 기후위기의 실체에 대해 과학, 경제, 사회, 정치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분석서이자,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다루는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