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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선언 - 상호의존의 정치학 니케북스 사회과학 시리즈
더 케어 컬렉티브 지음, 정소영 옮김 / 니케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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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8 더 케어 컬렉티브.

돌봄의 윤리에 대한 관심은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을 읽으면서 다시 살아났다. 주디스 버틀러나 프레데리크 보름스가 상호의존성, 상호연대를 이야기하면서 돌봄에 대해 무척이나 강조했다.
아직 쥐뿔도 모를 때, 지금도 개뿔도 모르지만 대학원 수업 듣던 시절 학기말 페이퍼로 돌봄노동에 관해 써 냈던 기억이 났다. 그때 내가 생각한 돌봄노동은 굉장히 협의의 개념이었구나, 이제와 이 책 보면서 느낀 점이다. 엄마가 남의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고 계신 걸 서두로 해서, 누군가는 자신의 사회생활을 지탱하기 위해 내내 돌봄을 받고 이런 행위가 주가 되는 노동 산업이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사회과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에서는 이에 대해 거의 다루고 있지 않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10년도 더 넘게 지나서 자세한 기억은 안 나서 모르겠다...내 상상인가...지도교수님은 이제 정년퇴임 하셨을 테고 난 영구 수료생으로 남을 것이고…

일단 눈독 들인 책은 최근에 두툼하게 나온 ‘돌봄의 사회학’, 이거 하나 갖추면 뭔가 돌봄학 전문가 될 거 같은 기분, 그런데 너무 비싸고 두꺼워서 전자책 살까 하다가 일단 냅뒀다. 그냥 저장만 해두고 또 한 십년 지날 것 같아서… 중고서적 중에 돌봄의 윤리, 돌봄의 철학 관련 저자들의 책을 찾아 봤는데 번역된 것이 썩 많지는 않아 보였다.
‘돌봄: 정의의 심장’(대니얼 엥스터, 2017, 절판)
’보이지 않는 가슴‘ (낸시 폴브레, 2007, 아직 파네?!?!)
뭐 이게 다여? … 더 찾았던 거 같긴 한데 주제가 좀 안 맞는 번역서들만 있어서 제꼈다. 특히 돌봄 강조 오지게 하던 프레데리크 보름스 책이 궁금했는데, ’폭력 앞에 선 철학자들‘이라는 공저 하나, ’현대 프랑스 철학‘이라는 뭔가 대학교재로 썼을 것 같은 책 하나, 뭐 돌봄 이야기 안 나올 것 같아 보여서 일단 넘겼다. 폭력 뭐시기는 궁금하긴 함. 사르트르에서 데리다까지래… 이름만 봐도 어려운 걸…

전자도서관에서 ‘돌봄 선언’을 확인하고 이걸 먼저 빌려 읽기로 했다. 그야 말로 선언문이고 당위적 주장과 그 근거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일단 이 책을 읽고 나니 재밌자고 읽은 건 아니다만 분량 적은데도 엄청 더디 읽었고 읽는 동안 와 돌봄...중요하지 중요해 그런데 이제 관심이 식고 있다….뭐 그렇게 되어 겨우 꾸역꾸역 읽었다.

무섭고 슬픈 뉴스들을 전해 듣는다. 나는 어느 무렵부터 포털 뉴스 면을 자세히 안 보게 되었는데도 어쩌다보면 건너건너 사람들은 소식들을 잘도 물어오지. 병이 든 사람들, 그런데 누군가 계속 지켜봐주고 사랑해주고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돕는 사람이 없거나 병이 너무 심한 사람들은 결국 자기 자신이나 남을 공격하고 만다. 나는 그런 마음을 알아서 슬프다. 지금은 괜찮지만. 충분하지만. 그래도 불안하고 고통스러워서 병원에도 달려가 (내가 산업 진출에는 실패한) 현대약학의 힘을 빌지만.

내가 돌봐야 할 사람들도 생각한다. 혼자가 아니라서, 우리 아이들의 양육자는 셋이나 되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나는 방임형, 권위주의형에 가깝고 애들이 다른 어른들 말을 안 들으면 그제사 이놈의 자식 이러고 쫓아가서 착한 어린이로 만드는 옛날 (그나마 쥐톨만큼이나 양육 관심 두는)아버지들 같은 역할을 하고 있구만…

육아, 병자 간호, 노인 부양, 가족과 친족의 몫처럼 여겨지던 돌봄 개념에서 더 확장해 이 책에서는 자신을 돌보는 일, 지역 사회, 글로벌 사회, 가족 이외의 연대를 통한 돌봄까지, ‘난잡한 돌봄’ 이라는 이름으로 돌봄의 의미를 확장하고 있었다.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누가 곤란하면 일단 가서 돕고 오지랍 떨라는 것이지… 누구나 사랑받고 관심 받고 도움 받는게 필요하겠지만, 또 원치 않는 돌봄 시도는 또 침해가 될 수 있으니 이놈의 자유주의자 새끼는 그런 거 부터가 걱정이다. 그리고 그간 봐온 수많은 연대들은 바운더리 안의 사람들은 잘 챙기지만 그 바깥의 사람들한테는 또 똑같이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 문제죠?’ 하는 걸 자주 봐왔다. 이 책은 그런 경계들을 국경, 전통적 핵가족을 비롯해서 느슨하게 벽이 아닌 그저 다름의 구획 정도로만 흐리게 하고 싶은 것 같은데...인간은 너무나도 귀신같이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을 구별하고, 차이점을 빌미로 배척하고, 쟤는 당해도 싸, 우린 그럴만 해, 뭐 그런 존재라서 인간을 되게 훌륭한 존재로 가정해야 가능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그리고 이 말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프리라이더는 어떻게 할지? 막 자기 애는 열심히 남한테 맡기고 볼일 보다가 정작 반대로 도움 요청하면 이런 저런 사정 대가며 거절하는 사람들까지 묵묵히 포용해야 하는지? 포용할 수 있는지? 그런데도 공적기관이나 시장에서 제공하는 돌봄들에 대해 마냥 비판적일 수 있을지…

수많은 아이들과 염려 많은 그 아이들의 부모들까지, 그리고 내가 만들어 놓은 아이들과 함께 사는 곁의 사람과 직계존속까지, 가깝게는 그렇게 전통적이고, 직업적인 범주의 돌봄을 나는 다시 시작할 시간을 맞이하기 직전이다. 그전에 나부터 돌봐야 할 것 같긴 해… 책도 제대로 못 읽고 엄청나게 산만해지고 소비중독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아시발 또 졌다 자본주의새끼한테...를 시전하고 있으니… 운동을 하고, 내가 먹고 싶은 걸(그나마 살이 안찌고 건강한 쪽으로 도움될 듯한 걸) 먹고, 책은 근래엔 잘 못 읽고 사 쌓고 정리만 하고, 나가서 돌아다니며 걷고, 집에선 가끔 실내자전거랑 아령이랑 새로 영입된 케틀벨도 들었다 놓고, 1-2주에 한 번은 병원에 가고, (야 근데 이제 약이라도 먹어서 착해질라고 사람 시늉할라고 노력하는데도 강제로 일터에서 쫓겨날 수도 있겠더라...들키지 마!!!) 뭐 그런 것도 돌봄이겠죠. 손 한줌의 온라인 이웃들에게 댓글도 달고 대댓글도 달고 뭐 그런 것...우린 언제나 어딘가와 이어지길 원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난 그 갈래가 확장되길 원치 않는 걸요? 좌파의 적인가요? 난 우리엄마 말대로 진짜 보수가 되고 있는 걸까요? 난 그냥 한 사람만 마주하는게 편하고 음성보다는 영상보다는 글로 마주하는게 편한 감각 예민쟁이일 뿐인데. 난 이제 어떤 집회에도 나가지 않기로 했고 어떤 공직 선출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런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그런데도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이니, 돌봄 책들이니, 한때는 미디어학이나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관심 가졌던 거 보면 나는 이어지는 법을 제대로 몰라서 내 나름대로 책으로라도 사람 대하는 법을 익혀 인간 흉내를 내보려다 나가떨어진 걸까요?
일단은 이런 예민하고 불안한 나부터 잘 돌봐 보겠습니다…수신이 되야 평천하도 한다잖아...

+밑줄 긋기

-그들이 지적한 것처럼 옛 영어 caru의 의미 중에는 보살핌, 근심, 걱정, 슬픔, 애통, 괴로움이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 시대와 공명하는 단어들이다. 돌봄은 우리 시대를 위한 희망의 정치를 계획하고 그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우리의 삶을 다른 사람들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한다.
— 주디스 버틀러


-셀프케어 산업은 돌봄을 자신을 위해 각자 개인적으로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으로 격하시켰다. 이런 것은 우리가 당면한 돌봄의 문제에 임시방편조차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돌보는 것에 실패했다.

-다름을 배려하고, 또는 더욱 확장된 형태의 돌봄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들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잘 알려진 용어를 빌리자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무관심이 구조적 수준의 ‘평범함banality’에 젖어들고 있다.

-‘돌봄’은 사회적 역량이자, 복지와 번영하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살피는 사회적 활동이다. 무엇보다도 돌봄을 중심에 놓는다는 것은 우리의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y을 인지하고 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국경은 국가를 구분해주는 물리적 표식에 불과했는데 오늘날에는 국경이 국가 내부까지 파고들어 일상의 면면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관심한 국가
1980년대부터 국가의 수장들은—가장 악명 높은 이들로 영국의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이 있다—모든 종류의 돌봄은 개인적 문제이며 개인이 경쟁적 시장과 강력한 국가의 중추라고 여기게 몰아갔다. 그러한 추동은 자기관리로 위장한 억지 논리이며 선량하고 책임감 있는 시민에 대한 기만적 정의의 일환이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이상적인 시민이란 자율적이고 기업가적이며 실패를 모르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들의 승승장구는 복지국가의 해체, 그리고 민주적 제도와 시민 참여의 와해를 정당화한다. 돌봄이 개인에게 달린 문제라는 생각은 우리의 상호취약성과 상호연결성을 인지하기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된다.



-최근에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특정 집단의 노인, 특히 노동자계층 여성 노인 사망률이 100년 내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에서는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고, 제한적인 단기 치료를 위한 지원이 늘었음에도 정신건강 문제를 치료받기 위한 대기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한편, 필요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는 노인이 150만 명이나 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떠밀려 현재 우파 정부가 이전 좌파 정부에서 그림만 그렸던 사회 지원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불공평한 대우와 결합한 심각한 불평등의 전통은 팬데믹이 가장 방치되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에게, 특히 노인, 여성, 흑인과 아시아인을 비롯한 소수 인종 집단, 빈곤층, 장애인 등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히게 했다.

-영국 사회정책의 선구자인 리처드 티트머스Richard Titmuss는 누구나 받을 자격이 있는 보편적 복지혜택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 모든 국민이 국가에 대해 동등한 지분이 있음을 보장했으며, 불평등을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 건강한 사회를 좀먹는 것’으로 판단했다. 인기 라디오 쇼에서 영국 심리학자 도널드 W. 위니콧Donald W. Winnicott은 아이에게 ‘보듬어주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간의 의존성을 부각했는데, 이 의견이 돌보는 복지국가에 대한 하나의 아이디어로 편입되어 어머니들에 대한 지원과 제대로 된 집과 복지서비스 제공으로 발전했다.

-왜 여성이 이 모든 돌봄 노동을 떠맡아야 하는가? 그리고 만일 도와줄 가족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가족에게 거부당하거나 가족을 거부한 사람들은? 사기업의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만한 돈이 없다면? 이러한 돌봄 체계는 결국 돌봄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방치하고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최악의 경우에는 필연적이지 않은 질병과 죽음을 불러온다. 오로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족만을 돌보도록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자기 것 돌보기’의 편집증적 형태를 초래하는데 이런 태도는 최근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의 시발점이다.

-보편적 돌봄이란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모든 돌봄이 우리의 가정에서뿐 아니라 친족에서부터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는 것을 의미한다.

-돌봄은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비생산적인 일로도 여성의 일로도 치부되어서는 안 되고, 임금노동 영역에서 가난하거나 이민자이거나 유색인종인 여성들의 일로 떠맡겨져서는 안 된다. 목표는 사회 전체가 돌봄의 보람과 짐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 대체로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남반구 지역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는데, 글로벌 노스라고 칭하는 유럽과 북미 지역 선진국에 대칭되는 개념이다. 경제적 수준이 낮고 정치·문화적으로 주변화된 국가들을 가리킬 때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 대신 쓰이는 용어다.(옮긴이 주)
-‘보편적 돌봄’ 개념을 홍보하고자 한다. 이는 돌봄을 삶의 모든 수준에서 우선시하며 중심에 놓고, 직접적인 대인 돌봄뿐 아니라 공동체를 유지하고 지구 자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종류의 돌봄에 대해 모두가 공동의 책임을 지는 사회적 이상을 말한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염려는 다른 모든 인간의 감정과 같이 변덕스럽고, 종종 다른 필요나 욕망, 또 개인적 만족감이나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등의 정서적 상태와 부딪치거나 죄책감이나 수치심 같은 감정과 얽히기도 한다. 돌봄 노동에 대한 평가절하는 말할 것도 없고, 돌봄의 어려움, 특히 잘했는지,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불안은 돌봄 관계에서 분노와 공격적 태도를 쉽게 유발한다. 심지어 모범으로 신화화된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것이 바로 로지카 파커Rozsika Parker가 유명한 저서 《둘로 찢긴 감정: 모성애의 양면성 경험Torn in Two: The Experience of Maternal Ambivalence》에 쓴 것처럼 어머니들이 자녀들에 대해 갖는 혼란스럽고 상충되는 감정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페미니스트들이 강조한 이유다. 로지카 파커는 그러한 돌봄의 양면성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활력을 주고 마음을 재생시킨다고 본다.

-‘독립된 삶’은 우리가 모든 일을 혼자 하기를 원한다거나, 다른 사람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거나, 고립되어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독립된 삶은 비장애인 형제자매, 이웃, 친구들이 당연시하는 선택과 통제권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동등하게 갖기를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소수자들은 ‘게이 동네’로 이사 가서 그들의 돌봄에 대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살면서 가족 같은 관계를 만들었다. 이는 필요에 의한 것이었지만 돌봄과 친밀함의 관계를 법으로 규정된 이성애 관계를 넘어선 범주로 확장하려는 급진적인 게이해방운동의 일부로 옹호되었다.
20세기 후반,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사회운동의 영향으로 사회가 ‘탈脫전통화’되면서 대안 친족 구조가 딱히 자신들을 급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생활에까지 퍼졌다.

-인간, 비인간을 막론하고 모든 생명체 간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돌봄이 필요와 지속가능성에 따라 공평하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사용되어야 한다. 이것을 우리는 난잡한 돌봄의 윤리라고 부른다.

-난잡함이란 더 많은 돌봄을 실천하고 또 현재 기준에서는 실험적이고 확장적인 방법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돌봄 요구를 너무 오랫동안 ‘시장’과 ‘가족’에 의존해 해결해왔다. 우리는 그 의미의 범주가 훨씬 넓은 돌봄 개념을 만들 필요가 있다.

-난잡한 돌봄은 모든 여성이 어머니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 것을 인지하고 자신의 아이들이 아닌 아이들을 돌보는 것, 지역 공동체를 돌보는 것, 환경을 돌보는 것이 동등하게 가치 있는 일로서 적절한 자원과 보상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한다. 난잡한 돌봄은 이민자와 난민을 돌보는 것이 자국민을 돌보는 것과 똑같이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미국 국경에서 부모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어 난민수용소에 격리된 아이들의 운명에 대해 우리의 가족과 같이 생각하고 염려해야 한다고 다그친다. 난잡한 돌봄은 어머니나 여성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돌봄 역량을 가지고 있고, 서로 함께 돌봄을 실천할 때 우리의 삶이 향상된다는 것을 인지한다.
-강력한 공동체 모델로서 지역 도서관은 소중히 여겨지고 발전되어야 한다. 우리는 또 도서관을 책에 국한하지 않고 더 많은 ‘사물 도서관’을 만들고 재사용과 재분배의 다른 형식들을 발전시킬 수 있다. 기후재앙이 눈앞에 닥친 시대에 전동 드릴이든 비싼 아이 장난감이든 또는 와플 메이커든 간에 일 년에 몇 번 쓰지 않을 물건을 사는 것은 지나친 낭비다

-자원을 공유하는 것은 함께 일하며 살아가도록 한다. 자원이 평등하게 사용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배제되고 소외된다. 공유하기 위해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보다는 덜 분명해보이긴 해도 역으로 공유하는 것도 공동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돌봄 인프라는 또 임금노동 시간의 단축을 포함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가족 내에서나 다른 돌봄이 필요한 환경에서 돌봄 역량을 확장하도록 적절한 시간과 자원을 허용한다.

-가장 좋은 직접적인 대인 돌봄은 서두르지 않고 관계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돌봄을 받는 사람이 가진 역량을 주체적 능력과 웰빙을 계발하는 데 최대한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고, 이는 시간이 요구되는 일이다.

-주4일제 캠페인을 통해 호응을 얻고 있는 노동시간 단축이 돌봄에 대해 교육하고 돌봄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핵심인 이유다. 이는 동시에 돌봄의 제공 또는 돌봄 요구의 필수요소인 민주적 논의에의 쌍방 참여를 증진한다.

-시장은 돌봄의 책무와 제공을 구매력에 근거하여 배분할 뿐이다. 자본이 많은 사람이 늘 승자다. ‘패자’들은 시장을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특히 가족이나 공동체 안에서도 돌봄 제공을 받는 데 제약이 있다. 시장이 중재하는 돌봄 서비스 분배는 기존의 소득 불평등과 돌봄 부족을 반영할 뿐 아니라 심각하게 악화시킨다. 고소득자들은 질 좋은 교육에서부터 주거시설에 이르기까지 돌봄에 대한 필요를 충족시키고 ‘인적 자원’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대한 투자의 선순환을 일으킨다.

-“너희는 우리를 묻어버리려고 했지/ 그러나 너희는 우리가 씨앗이었다는 것을 잊었지!”

-즉 팬데믹은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데 결정적인 필수 기능들을 극적으로 또 비극적으로 조명했다. 간호사, 의사, 택배기사들과 쓰레기 수거 노동자들의 노동을 말이다.
-센이 1980년대에 영향력 있는 ‘잠재가능성 접근Capability Approach’ 이론을 개발한 것도 바로 WIDER에서였다. 이 이론은 ‘빈곤’을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잠재가능성의 상실이라는 의미로 재규정하고, ‘발전’이라는 개념을 경제를 넘어 사람들이 어디서 살든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잠재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으로 폭넓게 정의했다.

-레베카 솔닛Rebecca Solnit이 언급했듯이 ‘모든 저항운동은 세상의 균형을 바꾸거나’ 그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한 곳에서 발생한 저항의 양식이 억압을 받는다 해도 지리적 경계를 뛰어넘어 다른 지역에서,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서 또 다른 형식으로 싹을 틔울 수 있다.
-우리 모두 필연적으로 타인에 대해 양면성을, 심지어는 공격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특히 가장 멀리 떨어진,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사실이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양면성이 종종 억제되긴 하지만 마찬가지일 수 있다.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에 의하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일단 복잡한 갈등 관계에 함께 얽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그 강력한 결과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취약성과 상호의존성을 아울러 인식하면—우리가 지구적 차원에서 새로운 돌봄에 대한 상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이유다.

-세계시민이 된다는 것은 낯섦과 마주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어떤 종류의 다름과 마주치든 간에 우리는 다름과 공존할 수밖에 없음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돌봄 선언》은 우리가 많은 돌봄 요구를 너무 오랫동안 ‘시장’과 ‘가족’에 의존해 해결해왔다고 지적하면서 “그 의미의 범주가 훨씬 넓은 돌봄의 개념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생각해보면 많은 경우 돌봄이 그 자체가 아닌 다른 감정들의 일부 또는 확장처럼 취급되는 것이 사실이다. 돌봄이 사랑, 효, 모·부성애 등의 개념과 결합되어 부당하게 그 방법과 내용이 정해지고 제한된다. 사회적으로 구분된 관계가 그 관계를 규정하는 감정으로 본질화되고 돌봄이 그 감정의 한 면으로 일축된 경우가 많다.
(역자 해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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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5-02-18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우리말을 늘 안 쳐다보기 일쑤입니다. ‘돌봄노동’이라는 이름은 허울은 될 테지만, 말다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돌보다’는 ‘일 아닌 살림’이거든요. 아스라이 먼 옛날 옛적부터 ‘돌보다·돌보다’는 ‘일도 짐도 아닌 살림’인데, ‘사랑으로 짓는 살림’입니다.

‘돌보다 = 돌아보다’입니다. ‘돌아보다’를 줄여서 ‘돌보다’입니다. ‘돌아보다’란 “동글게 동그라미를 그리듯 모가 하나도 없이 오롯이 다 보다”를 뜻합니다. 손부터 뻗기 앞서, 눈으로 차분하고 참하고 차근차근 보노라면 어느새 어느 곳에 어떻게 손을 대면서 추스르고 가다듬을는지 스스로 알아보게 마련입니다.

‘돌보다·돌아보다’를 할 줄 아는 사이라서 ‘동무’이고, 이렇게 어울리는 사람이기에 ‘두레’를 이루는‘둘’입니다.

누구나 보금자리라고 하는 집에서 아이어른으로서 돌아보고 동무로 어울리고 두레로 일을 하는 둘(어버이·어른 + 아이)인 터라, 이 둘은 ‘너 + 나 = 우리’로 맞닿습니다. ‘너나우리’일 적에는 “다르면서 하나인 우리”이고, 이를 줄여서 ‘하늘(한울 : 하나인 울타리)’라 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5-02-18 17:11   좋아요 0 | URL
그런 허울들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저 운동하시는 분들도 돌봄 뜻을 더 넓히는데 힘쓰고 계시더라구요 ㅎㅎ

2025-02-18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18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18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18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19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2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20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낙언의 커피 공부 - 무엇이 커피를 특별하게 하는가
최낙언 지음 / 예문당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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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2 최낙언.


식품, 향료 전문가여서 아는 사람만 아는, 그래도 제법 유명하신 것 같은 저자이지만 알라딘 마니아 목록에는 아직 없는 최낙언 선생님… 알라딘에 최낙언의 매니아가 추가된다면 (아마 안 될 듯... 해당 도서 독후감 올리는 사람이 여럿이어야 가능하니...) 내가 1위 안 하면 진짜 억울할 수준이다. 2012년부터 13년 읽었으면 이제 진짜 됐어 그만 봐 임마…(괄호 안은 읽은 년도)
1.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2012)
2.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2013)
3. 맛의 원리 (2015)
4. 모든 생명은 GMO이다(2016)
5.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2016)
6. 맛이야기(2017)
7. 감각 착각 환각(2017)
8.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2018)
9. 물성의 원리 (2020)
10. 감정이 어려워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1)
11.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2021)
12. 향의 언어(2021)
13. 내 몸의 만능일꾼, 글루탐산(2024)
14. 커피 공부(2025)
와… 단일 저자로 비문학을 이렇게 많이 읽은 건 유일하다… 매번 하산 하겠습니다...하고서 늘 시간 지나가면 까먹어서 해마다 또 찾아 읽은 건 안 비밀… 애독자 인증서, 명예 훈장 같은 거 없나요...

사실 커피 무지렁이한테 믹스나 카누 대신 원두 입문 시켜준 건 알라딘이다. 예전엔 화장품부터 과자, 가방, 안 파는 게 없던 알라딘은 이거저거 말아 먹고 이젠 플랫폼 장사다! 하면서 당근마켓 비슷한 거 하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창작 플랫폼 해 보자! 웹소설 플랫폼 다 죽었어! 하고 또 야심차게 뭘 열었지만 가끔 조회수 들여다 보면 저 정도면 자본 잠식 수준인 사업이로세…
그래도 알라딘 커피는 100자평 꾸준히, 많이 달리는 거 보면 오래도록 건재해 보인다. 커피 팬층도 많은 듯… 이런저런 맛있는 커피 발굴해다 주기적으로 소개해주는 것 보면, 커피 무지렁이 내 입에도 오 좀 다른데...신선한데...하는 걸 보면 뭐 잘 되고 있겠지...번창하세요… 예전에 농장 소개해주고 주절주절 그러는 거 나름 커피 공부에 도움 됐던 것 같은데 요즘엔 간단한 커핑 노트 향미 소개랑 추출법 정도만 있어서 아쉬워진 상품 페이지… 나 말곤 안 읽던 것인가...

대충 알라딘 월별 신작 분쇄 원두 사다 일회용 드립백에 적당히 넣어 물 부어 먹던 놈이 스텐드리퍼랑 드립주전자도 갖추고, 그러다가 에스프레소 캡슐 머신도 사고, 질리면 콜드브루도 카페인 디카페인 골고루 갖춰 돌려가며 먹고, 매번 추출 품질 다른 내 손보단 낫겠지 하면서 아로마보이도 들이고, 홀빈 사다 부숴 먹겠다고 분쇄기도 들이고(그러다 꼬물 사서 안 되겠네 그냥 균일하게 갈아주세요 하고 다시 분쇄원두만 삼 ㅋㅋㅋ), 내 커피의 역사는 나름 확장의 추세였다. 지금은 캡슐 커피는 거의 안 먹고 아로마보이 녀석이 드립해주는 거 대충 두어잔 내려 마시고 오후엔 귀찮으니 콜드브루나 단백질음료 커피맛을 먹는 식으로 굳어졌으니…

그래도 커피는 내내 궁금하니까, 뭔가 집대성 해 놓은 듯한 커피공부 책을 작년 3월에 갖췄다. 그러고나서 수능 끝나고 펼쳐가지고 해를 넘겨 겨우 다 봤다. 재미로 보기에는 작물부터 원두, 향미 분자(화학이다 화학…), 로스팅, 추출(여기엔 물의 특성까지), 효능, 커피의 특별함 등등 400여쪽에 총망라해 놓은 책이라 막 커피 좋아하면 꼭 보라고 권하긴 어렵다. 화학분자구조식 엄청 나옴… 향의 언어, 물성의 원리 이런데 나오던 화학 분자들도 안녕 나 기억 나니? 하고 자꾸 튀어 나옴… 재밌는 커피책 보고 싶다면 왠 미친놈이 커피 찾아 세계 여행하던 ‘커피 견문록’을 권하겠다. 절판이지만 중고로 흔하니 적당히 구해 보슈….
그래도 커피를 업으로 삼을 관련 산업 종사자라면 커피를 과학으로 접근하려는 이 책, 한 번 보면 좋겠다. 책 보다보면 막 관련 논문이랑 참고 도서랑 제시된 것도 많으니… 자기가 맡은 프로세스 일부 말고도 커피의 시작부터 도착점까지 과학적으로 따라가보고 통찰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커피는 식품 중에서도 독특한 부분이 많은 작물이었다. 다른 식재료는 200도 넘게 오래도록 가열하면 남아나지 않을텐데, 아...에어프라이어에 200도로 10여분 내외로는 감자튀김이나 붕어빵 잘 구워지긴 함 ㅋㅋㅋ 그, 사람 환장하게 하는 튀김, 구이의 풍미처럼 커피의 향그럽고 쌉쌀 달콤 시큼한 그 향의 비밀 대부분은 로스팅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 때문이라고 했다. 커피 콩의 세포벽이 두껍고 탄탄해서 고온 잘 견디고 그 자체로 고온 고압의 조리 기구(?)처럼 가열되면서 온갖 화학 반응이 일어나고 없던 향미도 생겨나고 있던 향미는 일부 사라지고 그런 결과물을 또 우리가 물에 녹여 내가지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마시는게 커피인 것이다. 사람은 참 신기한 짓을 잘도 해낸다. 지금 우리가 보편적으로 하는 커피 만드는 활동도 수많은 사람이 수만번 망하고 나서 그나마 낫다 하는 걸 찾아낸 결과가 전해진 걸 테니…

새로 알게 되거나 예전 맛, 향 책에서 본 내용도 있었지만, 그래서 흥미롭기도 했지만, 나같이 이과돌이 전향하려다 실패한 빡대가리 문돌이에게는 어려운 화학 반응, 화학 물질이 자주 등장해서 아...그런게 있구만...이러고 넘어갔다. 그래도 커피 마실 때 나름 도움되는 것도 있었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아바야 게이샤 원두 사서 드립 내렸는데, 왜 맛이, 향이 전 같지 않은 거지?... 고민하다가 오...아로마보이한테 식힌 물 없어서 너무 뜨거운 물 줘 버렸어… 고온에서는 쓴맛 떫은 맛이 잘 추출된다고 한다… 체크… 원두를 너무 쳐 넣고 물을 너무 작게 잡은 건 아닐까? 진하다고 다 맛있는 건 아니니 이 커피 특성 살려 꽃향 산미 잡을 농도로 다시 체크… 귀찮다고 맨날 종이필터 바로 꽂고 쓰는데 린싱(필터 뜨신 물로 한 번 헹궈냄)하면 그 리그닌 따위의 잡맛이 좀 제거되지 않겠냐? 이러고 다음 번 커피를 내렸더니 헤헤 그럭저럭 먹을 만 해졌다. 역시 사람은 좀 배워야 시행착오, 오류 개선에도 도움을 받는다…

디카페인 부분 읽다가 뛰어나가서 새로 산 디카페인 콜드브루 한 잔 먹고 다시 봤더니 또 좋았다. 용매로 카페인 용출하는 건 대충 들어 알긴 했는데 어떻게 카페인만 뽑냐 다른 애들은 안 녹아? 했던 궁금증도 책 읽으니 어느 정도 해소 되었다. 일단요 용매 잘 스며들라고 일반 원두를 물에 불린대요!!!! 오! 새로 안 사실… 그러고 나서 다양한 용매로 카페인 뽑아내고 향미가 너무 손실된다 싶으면 용매에 녹아나온 카페인은 제거하고 녹아나온 향미를 다시 원두에 축축히 적신 후 건조하면 좀 맛이 살아남! 놀랍다! 그렇게 복잡한 짓을 해야 하니 디카페인 원두가 좀 더 비싼 것도 납득…

향에 대해 알면 모르는 것보단 좋긴 하겠지만 커피 하면서 여기까지? 할 정도로 어려운 분자들 튀어나와서 와 나 화학 안 하길 잘했네...ㅋㅋ싶다가도 그래도 아직도 내가 감각하는 많은 물질들의 정체가, 이름이 궁금한 걸 보면 정신을 덜 차린 것 같다. 거의 십년 가까이 최선생님 책 일부 제외하면 독점하다시피 나오는 출판사 예문당은 사실 내가 이 2024년 3월 초판 전에도 ISBN 안 붙인 베타 버전으로다 네이버에서만 커피 책을 잠시 판 걸로 아는데(그때도 사고 싶은 걸 참음 정식 출간되면 사 보자고…), 새로 나오면서 오자 좀 많이 고쳤으면 싶었는데 역시나 이번 책에도 오자가 많았고, 그건 같은 출판사 다른 식품 책 볼 때도 늘 아쉽던 부분이라 이번에도 아쉬웠다. 커피 책도 개정판 나온 것 같던데(아닌가 몰루) 책 완성도 높이는 몫은 출판 편집의 일이니 오자 내가 센 거 만도 수십 개인데 그거 좀 잘 잡아 고쳤으면 싶고… 그래도 수많은 컬러 그림, 도표에다 이 두께 묶는데 책값이 아주 사악하지 않은 건(조금만 사악함) 감사할 일이고…
이 책은 알라딘 아니고 인터파크 도서에서 샀는데 그 사이 인터파크 도서도, 티몬도, 위메프도 다 망해 버렸다. 인생무상… 일년이란 세월은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난다. 사건사고도 많았고, 계엄에 공성전 같은 것도 다 보게 되고 말이다… 그간 내가 마신 커피는 또 얼마나 되겠어… 그 사이의 커피는 읽고 쓰는 데는 거의 소비되지 않아서 아쉽지만… 다시 나의 원동력이 되어 주겠니, 각성과 집중의 화학물질들아… 향기롭고 맛있는 용액아… 물성의 기술 책 모셔둔 게 남아 있지만 그냥 물성의 원리(이미 빌려 봄)를 살 걸...이건 내가 제면 공장이나 음료 공장 차리지 않는 이상 볼 가망이 없겠다… 그래서 진짜로 하산합니다!!!!

물 분자 사이에 녹는 놈 안 녹는 놈 깨알같이 그린 모식도 한 장만 가장 마음에 들어서 퍼 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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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1-14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제목처럼 커피를 공부하는 책이군요 화학도 말한다니... 그런 거 봐도 모를 것 같네요 예전에 커피로 보는 세계사 같은 거 봤습니다 저는 그저 드립백만 조금 마셔봤습니다 여전히 커피는 잘 모릅니다 반유행열반인 님은 조금 아셨겠네요


희선

반유행열반인 2025-01-14 21:06   좋아요 1 | URL
저도 사실 아직도 커피를 모르는 것 같사옵니다 ㅎㅎ 먹고 맛있고 즐겁고 잠에 방해만 안 되면 커피는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내 몸의 만능일꾼, 글루탐산 - MGS를 훌쩍 뛰어넘는 아미노산, 단백질, 생명현상 이야기
최낙언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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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최낙언.

 

 문돌이인 나에게 과학 공부를 많이 시켜준 , 재미있게도 수능 과학 과목이 아니라 수능 국어의 독서(옛날에 비문학이라 하던) 과목이었다. 한바닥짜리 쪽글은 초식동물의 반추위에서 일어나는 대사 과정, 식물 광합성의 명반응과 암반응, 반도체의 작동 원리, PCR검사의 원리, 미토콘드리아와 고세균의 공생과 공생 아닌 것의 구분, 이부프로펜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용매와 용질과 촉매와 어쩌구… 열거하지 못할 만큼 이런저런 지식들이 쏟아져내렸다. 당연히 남들 학기 걸려 대학교재 권으로 배울 것을 10여분 안에 이해할수도 없고, 이해하기를 바라지도 않는게 독해 문제이다. 최대한 빨리 읽어내려가며 구조 파악하고, 적당한 인덱싱으로 나중에 문제 풀다 돌아가서 짝맞추기 잘하도록 끝없는 훈련, 훈련.

 

 과학 공부는 오히려 산수 공부 내지 멘사 두뇌 퍼즐, 이런 이름이 적합한 퍼즐 맞추기에 가까웠다. 근육이 수축하면 부분은 줄고, 여긴 늘고, 여기에 자극이 가해지면 순차적으로 마이크로 단위로 부분은 전위가 발생해 찌르르 흐르고 그게 마이크로세크당 센티미터까지 이동하고 전위 발생 정도가 탈분극인지 재분극인지 맞춰 하는… 나는 대소비교와 비례식, 단순 덧셈뺄셈 나눗셈에 매우 취약한 사람인 3 공부하면서 알았다. 풀이의 논리도 중요하지만 계산기와 같은 빠르고 정확한 계산은 입시 수학 과학에서 너무나 중요해. 어려서 구몬수학 같은 번도 안하고 덧셈 뺄셈은 두자리 부터는 세로셈으로 적지 않으면 하지도 못하던 나새끼가 분초를 다투는 고등 수학 과학에 다시 도전한 건…원래도 셈이 느리고 자릿수도 만의 자리 천의 자리 0개수 구분 어렵던 나새기가 노화마저 비가역적으로 진행되어 더딘 모르고 너무 무모한 도전이었구나… 그랬다.

 

 어느 달인가 알라딘에서 독후감에 적립금 상을 줘가지고, 고민하다가 최낙언 선생의 전자책이 보여서 낼름 사버렸다. 글루탐산, 그거 -글루타민산나트륨에 붙어 있는 뭔가가 아닌가? 엠에스지 이야기냐… 그래도 펼쳐보면 단순히 맛과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유익한 공부를 시켜주는 선생님의 책이기 때문에 홀린듯 놓고 다운로드도 받고 잊고 있다가… 수능이 끝나자마자 홀린 전자책 놓은 있냐...하다가 먼저 펼쳤다.

 

 아니 그런데 책에, 내가 수능 생명과학에서 공부하던 나와 있었다. 수능 국어 지문에 나오던 이런 저런 화학 반응 관련된 거도 나오고… 그냥 수능 과학 공부 하고 책을 먼저 봤으면 재밌고 고생한 아닐까 싶게… 단백질과 중에서도 핵심이라 만한 아미노산인 글루타민, 글루탐산 다루면서 선생은 생명의 온갖 작동 원리들- 근수축, 막전위 변화, 광합성, 호흡, 질소순환, 20여가지 아미노산이 분자 분자 붙고 떨어지고 하면서 이루어지는 분자구조식까지 깨알같이 담아 두셨다. 생명과학이랑 화학 공부하는 중고생들이 읽으면 통섭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문제 풀이 시키기 위한 수능 과학은 진짜 과학 공부하는 본질은 잃고 순발력과 지구력 테스트를 위한 퍼즐 맞추기 문제로 변질되어 있어서 우리가 이걸 공부하고 나중에 대학가서 어떤 응용 과학에서 이걸 이용하게 될지, 혹은 우리에 대해 무엇을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해 이걸 공부하는지 완전히 망각시키고 있다. 이미 공부 조금이나마 하고 와서 이게 재밌는건지, 진짜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그래도 최대한 일반인들이 이해할 있게 텍스트랑 그림으로 풀어줘서 그런지 책은 제법 흥미로웠다. 물론 이해하지는 못하고 한참 성분명 분자명 나열하는 부분에서는 이런 것까지...하는 사람도 있을수는 있지만 말이다… 식품공학이나 화학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두고두고 읽을만 보였다.

 

 어려서부터 아토피성 피부염을 평생 앓고 있다. 학교도 들어간 , 동네 약국 약사 아줌마가 자기가 낫게 해준다고 엄마한테 엄청 확신에 차서 꼬시는 바람에 엄마는 거의 돈백을 약국에 꼴아박고 나는 생약인지 정체 불명의 갈색 과립(약간 인스턴트 커피 알갱이 같은 제형)약을 일년 꼬박 먹었다. 먹지 말아야 것들의 목록도 길게 챙겨 줬는데, 거기엔 돼지고기, 닭고기, 우유, 계란, 밀가루 등등... 성장기 필수 영양소 담긴 음식 거의 대부분이 있어서, 유치원에서 간식시간에 우유 담긴 컵을 무심히 내민 선생님 앞에서 우유 마시면 된대요 하고 울어버린 일도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서른 중반 되어서 병원 종합검진 패키지에 딸린 알레르기 검사를 보니… 나는 가장 흔한 식품, 식물, 집먼지알레르기 등등 70여종 항원 어느 것에도 알레르기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7 수많은 알레르기 가능성 있는 음식을 제한한 그저 가장 자라는 시절에 영양 부족으로 성장 지연만 시키고 ( 키는 그래서 157에서 자랐고…) 그렇게 헛짓거리로 남은 것이었다. 거의 일년 비슷한 식습관 (오트밀에 요거트랑 견과류 비벼먹고 단백질 음료에 시리얼바 처묵처묵 정도만 일반식사) 하면서 몸무게를 10킬로 줄이고 체지방 줄이고 근육량은 늘린 같은데, (자세한 다음 건강검진 인바디와 각종 검사로 건강 상태 확인 예정), 내내 건강하게 지내다 식습관이나 운동 습관 그대로 갔는데도 연말 환절기 되니 아토피성 피부염이 7 만에 올라와 버렸다. 수능 앞두고 2 전이었다. 결국 자가면역에 가까운 만성 질환들은 대부분 자체가 병의 시작이다. 부신 피질에서 뿜뿜하는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 반짝거리는 피부 보고 오늘이 왠지 올해 들어 가장 예쁜 같아… 이제 이럴 같아…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며칠 바로 얼굴과 목과 발목과 거의 전신에 염증성 피부염이 벌겋게 돋아나 나는 가려움과 감염 위험과 줄다리기하면서 보습하고, 약한 스테로이드도 발라보고, 그렇게 자신이랑 싸우는 날들이다…

 

 잡설이 길지만 결국 우리는 집어서 무슨 물질이 나쁘고, 무슨 음식은 어디에 좋고 그렇게 착각을 하는데, 모든 물질은 자체로는 중립에 가깝고 전반적인 환경과 적재적소에 정량이 갖춰지느냐 아니냐에 따라 건강과 생명과 질환과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구나 하는 확인하는 독서였다. 그게 과학적인 지식과 전반적인 통찰에 의한 결론이면 좋은데, 대부분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이건 좋다더라, 나쁘다더라 이러고 아니 어디선 커피가 당뇨에 좋다더니 얘는 공복 커피가 혈당 올린다고 어쩌라고! 하면서 버럭질을 하는 댓글을 다는 것이다. 커피는 그냥 맛있고 기분 좋자고 먹는 거지 건강 따질 거면 그냥 맹물을 열심히 드시라구요…

 

  레인의산소’와미토콘드리아’를 예전에 갖추고 이걸 수능 끝나면 볼까, 했는데 책에서도 거기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제법 인용되었다. 역시나 나중에 나가는 읽으니 저자 선생님께서도 책들에서 많은 영감을 얻으셨다 하고 참고문헌에도 적혀 있어서 결국 알아서 필요한 읽고 그러다보면 책들끼리 줄줄이 이어지는 구나...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맨날 이제 최선생님 그만 봐야지...하면서도 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유사한데 (문제는 물질 자체는 죄가 없다 암은 랜덤…) 그래도 보다보면 조금이라도 배우는 있고 재미있어서 자꾸 보게 된다. 쟁여둔 커피 공부 책만 보고 진짜로 하산하겠습니다…


주요 아미노산을 한 바닥에 깔끔하게 정리한 그림… 이 책에는 이런 아름다운 도표와 분자구조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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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11-23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토피성 체질인데 고 3때 1년 내내 고생했고 만성이었던 중이염도 그때 최대로 심했거든요
제 인생의 앞길을 막은 건 이 두 가지였다고 생각해요 이것만 아니었다면 좀 더 잘 풀릴 수 있었을텐데요 ㅎㅎ
아토피는 가을부터 봄까지 계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보습제를 발라도 그때 뿐이고 스테로이드 연고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가 없어요.
여름이 덥고 땀은 나지만 아토피는 훨씬 덜 하더라고요.
저도 알러지 검사에서 음식에 대한 반응이 없었는데
그래도 우유, 달걀, 요거트 등 유제품이 확실히 안 좋아요.
단백질 섭취를 위해 먹어야 하는데
정말 고민입니다 ㅠㅠ
커피를 좋아해서 맹물을 죽어라고 안 마시기게 돼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4-11-23 12:51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고생 많으시군요. 정말이지 여름은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서 피부 상태가 썩 괜찮아요. 동남아시아 놀러가면 로션 안 발라도 안 꺼칠은 피부가 며칠 지속되서 진지하게 (피부염 때문에) 여기 살고 싶다...근데 여기서 뭐해먹고 사냐.. 그러고 포기한 기억도 있네요 ㅎㅎㅎ 커피는 맛있잖아요... 물에 콩가루 태운 거 녹인 주제에 왜 향기로워서 사람을 홀리냐... 물 마실 배 좀 남겨다오... ㅋㅋㅋ

hnine 2024-11-23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일 재미없게 쓴 생물책은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가 아닐까요.
있던 흥미도 떨어뜨리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너무 많은 내용을 담는데 치중하다보니 충분한 설명 없는 도표와 구조식이 더 어렵게만 만들고요.
이 책 흥미로운데요. 책표지 구조식에 산소 자리에 미원 상표 그려넣은 것도 재미있고요.

반유행열반인 2024-11-23 14:09   좋아요 0 | URL
이 책도 분자구조식? 구조도? 는 쫌 많은데 저는 열 권 넘게 본 저자라 그냥 익숙해진 대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ㅎㅎ전자책을 보다보니 표지 깨알 미원 마크는 미처 못 봤는데 덕분에 ㅎㅎㅎ 요즘 교과서는 올칼라에 저희(?라떼??) 때 보다는 낫게 나온다 싶지만 교육과정 자체가 딱 뭔가를 관통하는 방향성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제 전공인 사회도 사실 좀 그래요...) 짧은 공부로 얻은 느낌이었고 그건 거의 (의치한약수 더하기 명문대 거름망) 고시처럼 변질된 선발 목적의 입시교육의 한계겠지요...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이문구 지음 / 아로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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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이문구.

작년에 아프고 나서 올해 수능은 다 봤다 하고 책이나 보기 시작해서 뚝딱 반 년동안 백 권 보고 연말에 다시 공부 시작했다. 20년 전 쯤 읽은 ‘관촌수필’도 다시 보았다. 올해 수능특강 문학편 마지막에 ‘장곡리 고욤나무’가 실렸길래 야, 올 수능 전에 나 이거 실린 소설집 읽고 간다 했다. 그러다가 다른 문제집에 ‘우리동네 리씨’ 실린 걸 읽었는게 리낙천씨 캐릭터가 맘에 들어서 이 소설이 더 궁금했다. 그래도 일단 연계 교재 실린 작품이 우선이지? 하며 나무 시리즈를 먼저 보기로 했다.
엄마가 2007년 8월 13일 신림동 광장서적에서 산 책이라고 한다. 맨 뒷표지를 들추면 볼펜으로 그렇게 써 놨다. 광장서적은 이제 없어졌고 나는 신림동을 떠나 떠나 봤자 그짝이 그짝이라 옆동네 봉천동 붙박이가 되어서 벌써 십 년 가까이 살았다. 이문구 아저씨는 마지막 소설에서 까그매(까마귀) 어디 갔냐고 자꾸 묻는데, 거기서도 들리신다면 말해주고 싶다. 까마귀요 관악산 언저리랑 그 근방 언덕배기들 국사봉 장군봉 상도근린공원...하여간에 관악구 근처로 다 와서 잘 살고 있어요. 저 맨날 봐요. 맨날 들어요. 까옥까옥.

전봇대에서 한참 뭔가를 노려보던 그 까마귀, 마침내 해장국집 앞 벌어져 있던 종량제 봉투에 발을 뻗어 잽싸게 뭘 하나 나꿔채서 다시 전봇대로 올라갔다. 겨우 가져간게 사리면 빈봉다리, 꽝이었다. 라면 봉지 허무하게 떨구던 그 장면을 직접 보며 나는 또다른 국어 기출 문제에서 읽은 오세영의 시 속 까마귀를 생각했다. 그리고 코웃음쳤지. 그렇게 멋있는 새일리 없잖아.


전신이 검은 까마귀,
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
마른 가지 끝에 높이 앉아
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
형형한 눈,
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
얼어붙은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낱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
그대 차라리 눈발을 뒤지다 굶어 죽을지언정
결코 까치처럼
인가의 안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 단 한 개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을 내려
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
나는
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
말없이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오세영, ‘자화상2’ 전문

넘보지 않기는요 ㅋㅋㅋ요즘 까마귀는 쓰레기 봉투도 뒤져요…
까치 떼랑 까마귀가 싸우는 걸 봤다. 독고다이 까마귀가 머릿수로 떼까치들한테 밀려서 결국 다른 곳으로 날아갔고, 이때다 싶은 까치새끼들은 득달같이 도망간 걸 쫓아가서 더 멀리 쫓고, 쫓았다. 그걸 보면 까치나 까마귀나지 뭐. 뭐가 달라.

까마귀처럼 미움 받다 못해 무심해지고 어느새 누구도 모르게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디로 갔을까, 내내 궁금해하며 이문구 아저씨는 밤잠을 설치다가 나름대로 이렇게 저렇게 적어 놓았다. 우리 동네 시리즈도 그런 것 같고, 김명인 시에서 책 제목을 빌린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도 그랬다. 나는 차가운 도시 여자가 다 되었는데, 이제 대부분 죽고 있거나 죽어 없어졌을 농사 짓던 아저씨들 서사가 이렇게 흥미로워도 되는 거냐 싶었다.
1980-90년대 언저리의 몰락하다 못해 다 망한 갯가 농촌 이야기를 보면서 아저씨나 할배들 너무 미워하면 안 되겠네 사실 그렇게 미워한 적도 무서워 한 적도 없지, 그냥 놀려먹고 젊은애들 미래 당겨다 다 말아먹은 탓하고 그러기만 했지, 그런데 역시 자세히 봐도 예쁘진 않지만 가엾긴 하지, 그러고 재미나게 읽었다.

-장평리 찔레나무
시작부터 아저씨는 아니었다. 전화해서 자꾸만 니네 딸 수능 몇 점이나 받았냐고 부아 돋우는 시동생 새끼 때문에 골머리 앓는 부녀회장님이 첫번째 주인공이었다. 스스로 반갑잖은 이 왔슈, 하면서 기껏 키운 실한 고추밭 다 털어가고, 까치 고기나 좀 잡아다 얼려 놓으라고 지랄 떠는 시동생놈 꼬라지 보면서 속터지는 두 내외 보는데 와 진짜 왜 저도 같이 열받게 이렇게 잘 써 두셨나요… 세상에 가시 찌르듯 성가시고 얄미운 인간은 왜 이리 많을까요. 어디선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인간일까요.

-장석리 화살나무
관촌수필의 민구 아버지는 좌익에 연루되었다 젊어서 돌아가시고 집안도 고초를 겪고 기운다. 이념 때문에 인간 취급 못 받고 목숨마저 위태롭던 이가 해안선을 질러 섬으로 가서 살아남도록 돕는 이들이 나오고, 마지막은 그렇게 살아 늙은 홍옹이 단테가 한 말은 아니라지만 하여간에 중립 타령한 애들 제일 조심하라고 제일 먼저 가까이서 뒤통수 칠 놈들이라고 이야기 전해듣는/전해 주는 이에게 말해주는 액자식 구성이 좋았다. 약간 원스어폰어타임인 헐리우드 처럼 만약에, 우리 아버지도 그렇게 많은 도움으로 살아 남아 여기 할아버지처럼 늙었더라면...하고 쓴 기분이어서 그런 만약에, 를 읽을 때는 늘 짠하다.

-장천리 소태나무
농촌 야외 가서 카섹스 좀 하지 맙시다...한 마디 하고 싶은 걸 가지고 소설 한 편 잘 써 놨다. 소태나무 본 적도 먹은 적도 없지만 도로 뚫리고 도시에서 교외로 몰려온 수많은 사람들은 농촌 사람들에게 안 본 눈 사고 싶은 일도 많고 많게 씁쓸하게 만들었다는 걸 이렇게 박제해 놨다.
신규 발령 받은 학교에 매일 새벽부터 몸빼바지 입고 집게랑 봉투 들고 쓰레기 줍고 다니던 독특한 선생님이 계셨다. 그 분이 교감 선생님한테 막 속상한 듯 말하던 게 생각났다. 교감 선생님! 내가 학교 주차장에서 뭘 주웠는지 아세요? 콘돔! 한강변이라 그런가 외부차들 막 들어와서 별짓을 다 하고 가… 덕분에 젊어서 알았다. 사람들은 참 때와 장소 가리지 않는구만… 학교라고 하면 더 신날 수도 있겠네… 교회나 절, 고궁이랑 비슷한 배덕감… 여기까지...

-장이리 개암나무
예전에 ‘나무의 모험’이란 책 읽었을 때 야무진 이웃에게 넌 개암나무! 난 산사나무! 막 이랬었는데 개암나무 나오는 이 이야기가 참 좋았다. 날이 가무니까 비라도 오라고 기우제를 지내겠다는 마을 사람들, 그런데 이 지역 연고 없는 서울 사람이 묘를 여기다 써서 그렇다며 무덤을 파버리겠다고 작당을 한다. 거기다 대고 혼자서 끝까지 그게 말이 되냐고, 에미넴 싸대기 치게 8마일 찍어가며 충청도 사투리로 랩배틀 뜨는 인물이 나오는게 재미났다. 송곳 같은 사람이 그래도 동네마다 하나는 있구나, 그래서 우리 존재 다 망하진 않고 이럭저럭 버티고 있겠지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기우제 비과학 빼액 하던 아저씨도 자기네 꾸찌뽕 나무에다 까치가 집 짓는 거 보고 옛 고전에서 본 선비님들 집 앞 나무에 까치집 짓고 나서 다 과거 급제 했대...우리 고3 아이도 제발… 내년엔 지금 고2인 참한 조카 아이도 제발… 이러는 거 더 재미있었다. 인간은 참 모순의 존재라 재미있지. 잘 여문 개암 한 움큼, 열 세톨 주워다가 여섯 톨은 아이들 먹이고 일곱 톨은 묻어서 단 하나 난 나무를 키우는 아저씨,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무덤이라도 그거 파버리는 마을 사람들 말리는 거랑 아주 일관되게 올곧고 다정해서 이 책에서 제일 마음 가는 캐릭터였다.

-장동리 싸리나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아저씨가 밤새 잠 못들고 달빛 훤하게 비친 곳에 풍란 그림자 보고 수묵화로 착각하고, 잡앞 저수지에 머물다 가는 새들을 떠올리고. 분위기나 묘사가 꽤나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마지막에 고깃배 착각한 이야기는 뭔 금오신화 따라하듯 기이한 분위기도 있고… 이문구는 매월당 김시습 가지고 소설 써 놓은 게 있기도 하니까 이 소설 전개에 그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안 읽고 거의 십 년 전에 사 쌓고 그런 소설이 (집에) 있다는 걸 알기만 하고...여태 안 읽은 이문구 소설이 아직 남아서 행복…

-장척리 으름나무
나는 시골 (그래도 읍내) 살았어서 으름 먹어봤다. 삼촌들이 야생 바나나야, 하고 줬는데 씨꺼먼 씨만 겁나게 많고 미끄덩거리고 영 거슬리던 생각만… 자기 장인더러 으름덩굴 같다고, 우직하게 농촌 지키는 종구에게는 미련하다고 퉁박 주는 농촌운동 한다는 은산이 새끼 너무 얄밉더라…

-장곡리 고욤나무
나는 역시나 시골 출신이라 고욤열매도 먹어봤다. 할머니가 고염이라고 알려줬는데. 할머니네는 감나무는 없고 접붙일 때 놓쳐 작고 시꺼먼 열매 다닥다닥 열리는 고염나무만 집 앞에 하나 있었다. 할머니가 그걸 가지째 말려 곶감이다 하고 줬는데 먹잘 것도 없고 씨만 크고 살은 적고 조금 달긴 한데 덜 마른건 뜹뜨래 하고 먹기 싫었던 것 같다. 고욤 하면 그렇게 말라 비틀어져 일만 하다 할아버지한테 맞아 죽은 할머니만 생각난다. 이 이야기에서도 기출이 아저씨가 농지법 바뀌고 망했네 시발 하고 거의 우울증처럼 땅도 못팔고 땅팔아 돈달라고 지랄거리는 새끼들 때문에 속터지다 고욤나무에 송아지 목줄 매달고 죽은 일을 사촌 봉출이 아저씨가 명탐정 코난처럼 회상하고 관찰하면서 세상 재미없다더니 죽었네, 하는 주변 사람들한테 아닌데 이눔들아...속 생각 하는 구성으로 그려놨다. 과연 나놈이 이 책을 읽게 만든 기출이 아저씨 이야기는...수능 기출로 남을 것인가 미출제될 것인가 ㅋㅋㅋㅋ

-더더대를 찾아서
까마귀에서, 언년이에서, 더더대로 이어지는, 이문구의 문학관이 압축된 듯 읽히는 이야기였다. 나무타령하다 마지막은 갑자기 까마귀 타령으로 마무리해서 밀란쿤데라 전집 나온 뒤 갑자기 ‘무의미의 축제’ 하나 내서 전집에도 안 싣고 매롱하던 할배 생각도 좀 났지만, 잊었던 것들, 사라진 것들을 내내 궁금해하는 화자는 그것들을 그리워하는 것이겠지 싶었다.

이 소설집은 2000년에 동인문학상을 받았는데, 마지막 수상 소감도 재미있었다. 조선일보라 뭐라해도 이 상은 있을 만하고, 나도 주니까 잘 받고, 김동인 친일이라고 그 상을 받냐고 뭐라하는 놈한테는 우리 조상도 창씨개명도 했던 집안인데 내가 독립운동가도 아니고 뭐 어쩌라고 이러고 눙치는 거도 패기쩔고 뻔뻔한게 어디서 쳐 맞고 다니진 않았겠네...싶었다. 근데 술이랑 담배는 좀 줄이시지 벌써 이십 년 전에 돌아가시다니 좀 빨리 가셨네요 이문구 아저씨...그래도 쓸만큼 쓰고 가서 저는 남겨주신 거 재밌게 읽습니다 다음엔 우리동네 읽겠습니다… 6모 국어 1등급 맞고, 매번 4-5등급 언저리던 수학도(현실적으로 낮춰 잡은) 목표치였던 3등급 찍맞 컷으로 겨우 달성해놓고 그래도 신난다고 상이라고 오랜만에 읽다만 소설책도 다 읽고 독후감도 써갈기고 내일부턴 또다시 지하감옥 스터디카페로..읽던 책 한 권 다 해치워 속 시원한 주말 밤입니다… 저는 까마귀/사마귀도 제 친구 같아 좋지만 요즘엔 물까치가 더 좋네요...


+밑줄 긋기
-나 역시 저냥 저랬던겨. 달빛에 번들거리는 저 물빛마냥 살아온겨. 못나게. 지지리도 못나게. (177)

-까마귀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 다만 여느 새처럼 예쁘지가 않다고 하여 미운 털이 박힌 새로 사람들에게 돌림을 받아온 것이었다. 그렇지만 검은 깃털이 왜 미운 털이란 말인가. 또 짖는 소리가 좋지 않다고 하여 사람들의 눈 밖에 난 셈이라지만, 까마귀 소리가 왜 저승에 가자는 소리나 곡을 하는 소리와 비슷하단 말인가. 까마귀를 훌닦는 험구는 덧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마을에 살면서도 서로가 뜨악하여 탐탁지 않게 보다 보니 조석으로 마주쳐도 으레 낯이 설 수 밖에 없었고, 낯이 설다 보니 오해만 되풀이되게 마련이었을 거였다. 그리하여 까치는 사람들에게 국조로 추대되어 한창 대접을 받아가며 사는 동안 까마귀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나은 새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새로 소외되어 외로움과 서러움을 도맡아서 살다가, 언젠가부터는 원래 없었던 새처럼 숫제 구경도 하기가 어렵도록 죄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29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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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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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프리모 레비.



 시작은 예쁜 담요였을지도 모른다. 올리버 색스가 자기 나이와 같은 원자 번호의 원소로 이루어진 기념품을 모으는 장면을 읽고 흥미를 느꼈을지도. 이젠 정확한 내 나이를 모르겠다. 이트륨, 지르코늄, 니오븀 셋 중 하나인데, 셋다 내구도가 좋다고 한다. 다른 금속에 섞어 강화시켜주거나, 산화물을 치과 치료에 쓴다. 확실히 살아온 중에 몸도 마음도 제일 튼튼한 시절이긴 하다. 


 

 막연하게 물리나 화학 공부를 더 해 보고 싶었다. 그럼 수학도 왠지 같이 해야 할 것 같고. 과학이든 수학이든 고교 수준부터 보자, 그럼 아예 수능을 볼까? 하다가 그해부터 약대가 다시 수능으로 입학생을 뽑는 걸 알게 되었다. 화학, 화학이다! 하고 EBS 화학 강의를 몇 개 보다 보름만에 접었다. 진리의 생지(생명과학+지구과학)! 입시에 성공하면 나는 주로 화학을 공부하게 될텐데, 화학을 배우려면 생명과학과 지구과학으로 대학 문을 뚫어야 하는 묘한 상황… 작년에 조금 쉬는 김에 물리 해 볼까...하면서 내신 강의를 석달 정도 2/3쯤 듣다가 다시 생명과학으로 돌아왔다. ㅋㅋㅋ반도체까지 배우긴 했는데 역시…물리야 만나서 반가웠고 시험으론 만나지 말자…



 책 쟁이는 비중이 문학과 교양과학책이 거의 반반 비등비등한, 뼈문과지만 이과로 개조되길 열망하는 나새끼는, 그래서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라는 책이 오래도록 궁금했다. 무슨 책인지도 모르지만 왠지 내가 읽으면 좋아할 것 같았다. 막상 중고로 책을 마련하고 나니 어, 과학책인 줄 알았는데 소설이야? 작가가 과학자 아니야? 소설가야? 아 둘다야? 읽지도 않고 그냥 어리둥절하면서 꽂아놨다. 그러고나서도 프리모 레비 책만 보이면 막 주워모아서 다섯 권이나 꽂아 놨다. 읽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오래 읽지 않았다. 읽게 된다면 주기율표가 제일 먼저겠지. 



 해가 바뀌고서 책을 펼쳤고, 거의 석 달에 걸쳐 읽었다. 책은 깜짝 놀랄 정도로 흥미로웠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 좋았다. 그런데도 책을 매일 읽지는 못하는 딱한 날이 이어졌다. 강제수용소 생활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하여간에 하고 싶은 걸 못하는 나날이다. 공부를 많이 못한 날은 공부도 안 하는 게 책은 무슨! 공부 많이 한 날은 상으로 읽자, 하지만 이미 피곤해져서 그냥 쓰러져 잤다. 졸음을 참고 열한시 열두시 언저리에 원소 한 꼭지씩 읽는 날은 운이 좋았다. 그리고 아주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컵받침에 쏟은 설탕 알갱이 한 알 한 알 집어먹어서 즐거운 건지 설탕은 원래 맛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그랬다. 



 철의 이미지와 잘 맞는 산 타는 강인한 산드로(산에 올라가서 산드로? 미안…)의 이야기가 강렬했다. 읽어나갈수록 강렬함과 인상 깊은 에피소드는 자꾸 갱신되었다. 폐기물에서 니켈 추출하려고 광산에서 일하던 시절 레비가 쓴 환상동화들도 좀 어이없지만 재미있었다. 야, 거대한 납 맥 찾았으니 이제 자손을 퍼뜨리자! 수은 판 돈으로 내 부인한테 껄떡대는 놈한테 소개시켜줄 여자를 데려왔는데 그냥 이 여자, 나랑 살자! 이런 원시적인 빻은 이야기가 왜 재미있어…

 인으로 당뇨 치료하려는 무의미한 실험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의미있었던, 좋아하는 직장 동료 겸 동창생 여자친구 붙잡지 못하는 이야기, 포로로 잡힌 중에 곧 다시 풀려나 흐르는 강에서 사금 캘 것을 자랑하는 다른 죄수를 보고 부러워하는 이야기, 왠 고객이 고객 상담하자고 갔더니 지루하게 생존담 썰 풀면서 패전 독일 병사들이 준 우라늄이라고 보내준 걸 분석한 이야기, 감광지의 완두콩 얼룩의 비밀, 결함있는 니스 원료와 바나듐 때문에 재회하게 된 수용소의 독일군 학자, 마지막은 탄소 순환을 온갖 비유 버무려 아름답고 비장하게 마무리해서 오 사기다… 화학자가 글도 잘 써… 생존도 잘 해… 남의 이야기도 잘 듣고 잘 주워다 잘 모아놨다 했다. 

 본문도 좋은데 말미에는 필립 로스가 토리노의 레비 집 찾아가서 대담한 내용을 정리해 놨다. 나도 질 수 없지! 문돌이 파워! 하고 인터뷰 도입부부터 겁나 힘준 게 느껴져서 이거 읽는 재미도 좋았다. 필립 로스는 질문 던지는 거 보니까 참 좋은 독자였다… 레비는 로스랑 이야기 나누면서 내 책을 이렇게 열심히 제대로 읽은 사람이랑 말하니까 좋다 히히 했을 것 같다. 그치만 지금은 두 할배 다 이 세상에 없구나…


 나와 주변을 이루는 수많은 물질들 대부분에 앞선 사람들이 열심히 이름을 붙여 두었다. 분자 구조식이랑 특성이랑 다 잘 분석해서 요렇게 조렇게 활용할 방법도 찾아 두었다. 새로운 걸 발견하거나 만들기는 커녕, 남들이 이미 그렇게 정리해둔 물질 중 아주 일부를 시험 기간 앞두고 이름과 화학식과 특성을 나타내는 숫자들과 구조 등등을 달달 잠시 외우다 잊어버리고 말겠지. 나한테 그걸 공부할 기회가 생긴다면 말이다. 하고자 하는 것, 하게 될 것은 명확하고 그걸 하겠다고 해야 할 수단도 분명하니까, 해야지. 그때 되면 모아둔 남은 레비의 책도 내킬 때마다 술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뭐 화학 공부 안 하게 되어도 책은 읽을 수 있겠네… 


 알라딘 사은품으로 모셔둔 주기율표 북램프는 왜 이렇게 불빛이 흐릿하고 약하고 표면도 희끄무레하냐...거의 4-5년 만에 그 이유를 알았다. 양면을 덮은 보호 필름을 하나도 떼지 않아서 그랬다. 필름을 벗겨내자 빛도 음각된 주기율표도 아주 또렷하게 방안을 비추었다. 인간이 이렇게 허술해서야... 나트륨 넣을 자리에 칼륨 넣고 펑 터지고 난리 나는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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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3-29 0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리 화학 수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니…. 역시 세상은 넓고 인간은 다양합니다! ㅋㅋㅋㅋ 레비의 이 책은 아직 안 읽어봤는데 궁금해지네요.

반유행열반인 2024-03-29 20:56   좋아요 2 | URL
그게 딱 2년 반 전 나새끼의 바람이었고…지금은 아닙니다…안 하고 싶어요…공부 1도 안 한 영어 역사만 1등급, 시간 조금 들인 국어도 1등급인데 대부분의 시간 쏟아 붓는 수학 과학은 내내 3,4등급 ㅋㅋㅋㅋ 저는 역시나 뼈문과였던 것입니다… 레비 다른 책은 읽으셨군요. 저한테는 아주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4-03-30 1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과학탐구 물리 했었는데 ㅋㅋ
고등학교 졸업 후 단 한번도 물리 화학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던데,
대단하십니다 ㅋㅋ

근데 주기율표 북램프 사은품은 갖고 싶네요~!!

반유행열반인 2024-03-30 11:01   좋아요 2 | URL
4-5년 전 사은품이었는데 램프 사진보고 은근히 물욕 올리시는 분이 있네요 ㅋㅋㅋ알라딘은 주기율표 굿즈 시리즈 재출시를 고려해주십시오 ㅋㅋㅋ안경수건처럼 헐랭하게 만들지 말고 이쁘게 ㅋㅋㅋ

2024-04-05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05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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