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프론티어라는 애니를 본다. 완결작 아닌 시리즈를 보는 일은 드문데 실내자전거 탈 때 낙으로… 망겜만 쫓아 깨던 게이머가 갓겜 샹프론을 겁나 창의적으로 잘하는(?) 이야기이다. 원작 만화책도 있다. 모으는 중.
번외편처럼 주인공 산라쿠가 이전에 하던 망겜들이 가끔 나온다. 뼈와 살이 분리될 것 같은(!) 격투기 게임 베르세르크 온라인 패션(줄여서 왜 변비…일본어 알못)이 그 중 하나다. 유저들은 망하고 황폐해 접속자도 얼마 없는 그 게임을 여전히 한다. 바로 게임 내 산재한 무한에 가까운 버그를 찾아내, 그걸 새로운 기술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캐릭터가 다른 좌표로 복붙 되는 버그를 도플갱어처럼 활용해 홍길동, 손오공 신공을 펼치거나, 손발이 몸과 떨어져 멀리 날아가 있는 버그로 고무고무 열매 퍼먹은 것처럼 원거리 공격, 발은 지면에 붙인 채 발목은 길게 멀리 늘어나 몸통은 회피스킬 쓰며 또 원거리 공격…
이렇게, 내가 둘이라면. 잘 써 먹으면 버그도 기술이다!!!
어려서 하던 게임 중에도 버그가 은근 재미를 더하는 것들이 있었다. 엄마가 테트리스와 유사한 블럭게임기를 큰맘먹고 만원에 사주셨는데, 그게 고장나서 막 블럭이 발사되어 날아가거나, 거울상처럼 내가 놓은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 블록이 놓였는데, 그것도 재밌었다. 친구네 집에서 바람돌이 소닉 게임을 하는데, 갑자기 소닉이 뭔 버튼을 누르면 황금링이 되어서, 그 상태로는 적이 닿아도 천하무적, 그냥 공중부양한 상태로 부우웅 날아서 클리어 지점까지 가서 다시 같은 버튼 누르면 소닉이 되는 천하무적 모드(그런데 그렇게 클리어하면 먹은 링이 0개…)가 되는 것도 신기했다.
18세에 잘못된 선택(?)으로 문과로 접어든 바람에 코딩이니 디버깅이니 하는 말도 최근에야 들어봤다. 그렇지만 버그라 하면 이런저런 게임과 웹페이지를 거쳐 자라온 세대에게는 벅벅 긁고 싶게 성가신 존재인 걸 알아…
개인용 노트북이 없어 모바일 기기로 컴퓨터로 할 일 대부분을 처리하는 나는 앱 까는 걸 싫어하고, 사파리 브라우저(IOS기본. 네이버앱 이런 거보다 훨 가벼움. 근데 나 말고 쓰는 사람 잘 못 봄…) 모바일 웹페이지로 직접 들어가 앱/웹 기반 서비스를 이용한다. 앱은 너무 강박적으로 드나드는 경향이 있어서 싹 지우고 사파리에 스크린타임 걸어두면 그나마 기기 중독 완화(방지나 치료는 아무래도 어렵다…)에 도움이 된다. 용량 부족에 너무 구형이라 앱이 잘 안 깔리는 십여년 전 모델인 아이폰5/5S를 작년 이맘쯤까지 써온 탓도 크다.
요즘도 그래서 북플앱 지운 지 한참, 이젠 기대별점, 이벤트 적립금 알림으로 혼란스러운 알라딘 앱마저 지우고 구매욕구를 가라앉힌지 조금 되었는데, 모바일 브라우저로 피씨/앱 기반 서비스 이용하는 건 고충이 있다. 대다수 쇼핑 사이트는 그런 어려움 없이 구매를 가능하게 하는게 지상 과제라, 알라딘 역시 도서 구매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 하지만 돈벌이랑 직접적인 연관 없는 곁다리 사회 관계망 서비스는 다르지…
<모바일 브라우저로 북플/모바일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면 당신이 겪을 일>
모바일 브라우저로도 북플 메뉴에 접속‘은’ 할 수 있다. 눈팅이나 댓글 달기도 가능은 하지만… 내글에 달린 댓글에 대댓글은 불가능하다. 북플앱에선 남이 단 댓글을 누르면 뿅 대댓글 다는 메뉴가 뜨는데 앱 외의 접속은 대댓글 불가…그런데 다른데서 단 대댓글 수정 버튼은 뜸 ㅋㅋㅋ댓글 옆에 대댓글 메뉴 버튼 딱 하나만 저렇게 수정 버튼처럼 추가하시면 될 건데…이쯤 되면 일부러 안 넣었다.
브라우저 상 북플/모바일서재 접속으로 글쓰기를 하면 더 어마어마해진다. 사진 첨부 불가, 페이퍼에 도서 정보 첨부 불가… 알라딘에서 앱 없이 모바일 접속자에게 허용된 건 텍스트 기반의 백자평 뿐이여…
그렇지만 피씨버전이 있지! 궁여지책으로 아래 피씨버전 전환 버튼을 누르면 대댓글 달 수 있다.
그러나!! (역접 남발)
피씨버전 글 작성 에디터는 모바일 접속에선 사진/동영상 첨부와 상품 첨부를 막아놨다. 이건 기기별로 호환이 다른데, 아이폰, 아이패드미니는 막힘/ 그냥 아이패드는 피씨처럼 이용 가능…그래서 제가 사진이나 영상, 상품 정보 올릴 게시물은 큰 아이패드로 옮겨가서 씁니다…
그러니까 착하게 북플 깔고 걸음 수 세서 적립금도 받고 얼마나 좋으냐!!! 싶지만 수험생이 페북 인스타 카톡 삼대장 앱 지우는 거랑 비슷한 것입니다. (실제로 저 세 앱도 몇 년째 내 폰에 없음 ㅋㅋㅋ앞으로도 없을 예정…아싸새끼…) 제가 누른 좋아요는 폰 브라우저로 알라딘 접속-북플 메뉴-뉴스피드 메뉴 들어가서 한땀한땀… 뭐 그렇습니다. 요즘엔 자주 못 와서 송구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남기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버그가 등장해서…이제 알라딘에 모바일로 접속하면 저렇게…
모든 댓글이 다 똑같은 말만 반복해… 귀신인가…아무래도 나새끼 모바일 접속 방지용으로 저렇게 일부러 만든 게 아니고선…징그럽다. 괜히 bug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