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친구
앙꼬 지음 / 창비 / 201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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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0 앙꼬.

중학교에 들어가서 제일 충격이었던 건, 남녀공학인데도 여자반 남자반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그리고 날라리들의 존재였다. 아직 일진이라는 말은 없었다. 왁스나 스프레이나 헤어젤을 발라 굳힌 머리를 이마에 챡, 붙이거나 볼륨감 있게 최대한 띄우고 실핀을 아주 많이 꽂았다. 치마는 허벅지의 중간 이상 올라오도록 줄였다. 학교에서는 비침이 없는 검정색 학생용 스타킹만 허용했지만 살색이나 커피색 스타킹을 신었다. 눈썹칼로 눈썹을 밀고 새로 그리거나 그리지 않았다. 소지품 검사마다 사복이나 담배를 숨기려고 난리였다.
나는 맨 앞 자리 앉아 책이나 읽고 공부나 하는 반 일등 내지 전교 일등이었기 때문에(ㅋㅋㅋ) 날라리들과 얽힐 일은 많이 없었다. 다만 한 번은 개념 없이 구는 반의 한 아이에게 한 소리 했더니 싸움이 났는데, 걔가 다른 반의 덩치 큰 날라리를 데려왔다. 과장 안 하고 몸집이 내 두 세 배였다. 무개념이가 덩치에게 뭐라고 속닥속닥했더니 덩치가 가까이 다가와 몸통 박치기를 했고, 나는 화장실 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흑흑흑. 다음 해에 덩치와 같은 반이 되었지만 자기가 나를 날려 버린 건 기억을 못하는 모양이었다.

이름이 갑순이인 남자 선생님이 계셨다. 가위를 들고 다니면서 애들 머리를 일부분 자르고 여기 맞춰 잘라와, 하는 통에 별명이 공포의 가위손이었다. 애들은 갑순이 떴다!!하며 소리지르고 도망다녔고, 어느날은 그 선생님이 “갑순이가 니 친구냐?” 하고 픽 웃는 걸 봤다. 몸집 조그만 날라리 하나가 있었는데, 가출을 했었다는 것도 같고, 갑순이가 잡으려고 쫓아가자 복도 끝까지 뛰다가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했다. 성장판이 다쳐서 이제 더 자랄 수 없다고도 했다. 조그만 날라리가 한 동안 절룩거리며 다니는 걸 본 것 같은데, 기억해 보니 초등학교 일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였다. 지금도 이름이 기억이 난다. 그 친구가 700에 몇번몇번에 전화하면 자연의 소리, 라는 곳에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알려줘서 정말 새소리를 듣고 전화요금이 많이 나와서 엄마아빠에게 디지게 혼났었다. 여덟 살 때는 재잘재잘 나한테 말도 많았던 아이인데, 열 네 살이 되어서는 지나가다 나랑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매서운 눈길로 시비 붙는 애가 있으면 욕을 퍼붓기도 했다.

궁금하긴 하다. 쟤네 아빠도 술을 많이 먹었을까. 집 상황이 많이 안 좋은 날라리도 있었을 것이고, 그냥 잘 사는 집 아이들인데 우루루 몰려다니고 오빠들 만나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다같이 노는 게 좋아서, 아니면 그냥 예쁘게 꾸미고 싶어서 그런 애들도 있었을 것이다. 부모에게 맞은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은 많았다. 나는 내가 맞지는 않았지. (스무 살 넘어서만 술주정 말리다 두어번 맞음)

앙꼬 만화 보면서, 집에 좀 안 들어왔다고, 담배피웠다고, 찢어지게 맞는 진주가 안타까웠다. 그렇게 맞으면서도 그게 내가 재미있는 대가, 라고 여기는게 더 슬펐다. 정말, 두드려패고 정신차리라고 혼내는 어른들이 있어서 내내 험한 길로 가지 않은 걸까? 그나마 내가 돌아갈 곳이 있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어서 영영 떠나지 않는 건 맞는 것 같다. 진주는 온통 날라리들의 아지트가 되었던 정애의 집을 떠올린다. 성매매 집결지에 있다는 정애 동생 소식을 전해 듣는다. 버스에서 마주친 아기 업은 정애를 외면한다.

책이 안 읽히면 만화책이지…하고 펼쳤다 금세 읽긴 했는데 무겁고 여운이 많이 남는 만화였다. 바른 삶이 대체 무얼까 생각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부모나 학교나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걸 안 하고 규칙을 위반하면 맞고 그래서 정신차리고 남들 같이 살면 그게 잘 사는 것일까. 인생은 언제 어떻게 꼬여버리는 것일까. 착하게 말 잘 듣고 담배 안 피우고 술 안 퍼마시고 살면 가난해질 확률이 줄어들긴 하는 것일까.(건강을 해칠 확률은 좀 줄겠지…그런데 나 술담배 안 했는데 병자인 걸? ㅋㅋㅋㅋ) 그냥, 처음부터 꿈도 희망도 없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를 아이들은 어쩌지.

만화가가 된 아이들은 상처입은 어린 시절을 그린다. 작가가 된 아이들은 글을 쓰고, 목청 좋고 감정 잘 잡는 아이들은 노래할 것이다. 선생이 된 아이들은 나도 어려서 놀아봤는데 정신 차려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했겠지. 나 말고 같이 근무하던 동료 선생 ㅋㅋㅋ 어렸을 때 자칭 양아치였댔는데 알고보니 곁의 사람과 초딩 때 동창이었다…이름이 특이하고 둘이 나이 같고 개포동 특정하고 나니 같이 농구하던 친구ㅋㅋㅋ 자기 과거를 아는 사람이 있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개명해버리겠다고 농담을 했다. 선생이 어느 날엔가 길에서 술 먹다가 경찰에 잡혔는데 아버지가 오셔서 훈방되었다. 그날 아버지가 혼내지 않고 조용히 워드프로세서 책을 내밀며 한 달 안에 따라고 하셨단다. 그게 그 친구 인생을 바꿔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이런저런 꿈을 키운 모양이었다.

때리지 않고, 혼내지 않는 부모가 과거에도 존재하긴 했구나…나는 세상 모든 아버지가 술꾼에다가 엄마를 패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아버지를 좋아하고 가족끼리 친한 집들을 보면 그게 그렇게 신기했다. 나는 내 동생하고 안 만난지도 한 이삼년 된 것 같다…아빠랑은 십팔 년… 그런 거에 비하면 내 새끼들 세대는 좀 나아졌구만… 엄마가 좀 못된 거 빼고는(ㅋㅋㅋ) 평온하게 만들기를 하고 피아노를 치고 게임을 한다. 세상에 나쁜 엄마가 많은데 나는 거기서 최하위라고 제법 위로까지 한다. 그러니 나중에라도 저 고지식함이 휙 틀어져 사춘기 지랄을 부리고 술 좀 마시고 나돌아다녀도 나쁜 친구 만나고 다닌다고 때리고 혼내고 그러지 말아야 겠다. 왜 벌써 그런 다짐하고 다니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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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21 1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전교1등 출신 열반인님이시군요~!! 열반인님도 좀 노셨을(?)거 같은데...
요즘은 확실히 아동 학대 이런게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거 같아요~! 세상에 나쁜 친구는 없는거 같습니다. 내가 나쁜거지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21 17:47   좋아요 2 | URL
이 만화 보구서 뉴스에서 청소년 자녀 두들겨 패던 가족들 잡혀가는 거 보고 그래도 이제는 처벌이 강화되서 부모 가족이라고 맘놓고 패지는 못하겠지…지들 잡혀갈 걱정에 좀 수위 조정은 하겠지…그러면 나아진 걸까 싶습니다. 저는 친구가 많이 없어서 혼자 논 편이고 ㅋㅋㅋ그러다보니 막 브레이크 못 밟고 그러진 않았네요 ㅎㅎ

얄라알라 2023-05-21 22:34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저는 꾸준히 열반인님의 페이퍼에서 공부의 신神이라는 단서를 찾아 왔기 때문에 ‘전교‘ 수식어가 붙어도 놀라지 않아요^^
700-**** 새소리 ㅋㅋㅋ이건 정말 너무나 귀여운 에피소드네요.
그런데 왜 자연의 소리가 나왔을까요?^^
슬픈 내용의 페이퍼인데 재밌게 읽고 웃다 갑니다. 이것이 글의 매력

새파랑 2023-05-22 07:28   좋아요 2 | URL
글의 매력! 맞습니다 ㅋ 제가 좀 둔해서 눈치가 없습니다 ㅎㅎ 열반인님 공부의 신이셨군요~!!

반유행열반인 2023-05-22 09:26   좋아요 2 | URL
얄님 ㅋㅋ새소리 말고 물소리 바람소리 다 있던 것도 같네요 ㅋㅋㅋ날씨 알려주는 공짜 번호도 알려줬던 듯…
새파랑님 ㅋㅋ아주 어릴 때는 신급이었던 것 같은데 굳이 늙어 공부를 시작해서 지상계로 쫓겨난 걸 확인했어요. 게다가 늙어서 공부하면…죽을 수도 있습니다. 수학의 유해성…ㅋㅋㅋ

2023-05-21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1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3-05-22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두운 만화군요.그림도 밝아보이진 않네요;;;;

반유행열반인 2023-05-22 19:26   좋아요 1 | URL
그런데 또 담담해서 마치 제가 쓴 글 같은 느낌?ㅋㅋ
 

 병원에서는 마음이 편했다크게 아픈 곳이 없고간호사들이 때마다 약을 주고 혈압과 산소포화도를 재고 갔다끼니마다 주는 밥을 거의 남기지 않고 먹었다아침에 일어나면  때까지 드러눕는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병원 침대는 앉으면 불편하고 누우면 편했다그래서 누워서 뒹굴다 자다 휴대폰 만지다 반복했다가족들과 떨어져 여름캠프를  여섯  때의 기분이었다직업체험-병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나요?- 보듯 수많은 사람들을 구경했다


같은 병실에는 당뇨로 발가락도 상하고 거의 눈감고 계시고 코로 식사하시는 할머니와 보호자분(보호자   없는 병실인데 아주 심한 환자나 임종 근처인 분들은 상주허가를 받을  있다고 했다), 간호사에게 물과 약을 뿜고  먹다 귀신같이 졸기도 하는 정신 상태가 온전치 않은 할머니정말 저렇게 늙으면  되겠다 싶게 간호사들에게 무례하고 밤중에도 사물함과 휴대전화로 소음을 내고 전화기는 절대 무음이 아니고 내내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하던 또다른 할머니…(귀마개가  구했다어쩌면 저만큼 늙도록 살지 않는  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친구에게 메시지로 존엄사의 중요성을 설파했다뭔가 여기서는 내가 제일 어리고ㅋㅋㅋ 환자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폐색전증이 발병하면 팔에 이식한 피임제제를 유지하면  된다고 했다그래서 산부인과에 요청해서 제거하기로 했는데이게 너무 깊이 박혀 있어서 큰일이었다임플라논 하나 뽑으려고 분만수술방에 서울대 의대 교수님  분이나 오셔서 절절매는  재미있는 장면이었다거기 누워 있는게 내가 아니었다면  재미있었겠지만…   헤집어지고 피가 솟는  수술방 조명 테두리에 비쳐서 구경하면서 흐어억 하고 ㅋㅋㅋ 그래도 포기  하고 책임감 있게 제거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감사… 짧고 잔잔한 입원기간  유혈 낭자하고 긴박한 장면은  정도였다발목인대 파열되었는데 무릎에 혈전은  생기고 그게   폐동맥에 들어가고 팔뚝의 임플라논은 어째서 빼야 하는가ㅋㅋㅋㅋ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빈칸이다  오기엔 젊은 나이이고 부상이 있었어도 오래 눕거나 깁스고정하지도 않아서 병증이 생길 요인도 딱히  보이고 검사 결과 씨티에서 폐색전증 발견된  말고는 혈액검사나 엑스레이나 심전도나  이상 없는 모양이다그런데 이상 없다 소리는  하고 그냥 위험하다  실려오는 경우가 아주 많다 산책조차 하지 마라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어쨌거나 23 동안  먹고  먹다 퇴원하는  보면 중증질환 중에서도 경증인 모양이었다.


치료는   없다아침 저녁으로 항응고제를   먹는다그렇게 짧게는   길게는 평생  먹으면서 혈전을  생기게 하고 없어지길 기다리면서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다 녹아서  끊기 전에  어디 막혀서 쓰러지지 않는  과제이다

 발로 응급실 들어가서 저기숨이  가쁘고 흉통도 있고 의원에서는 이런  써줘서… 그렇게 발견되는 환자는 많지 않은 모양이다대부분 이미  수술이나 질환으로 입원하다가 급성으로 병이 오면서 진료과목 바꿔서 실려오거나… 돌아가신  부검해보면  사인은 이것하는 병이었다그런 면에서는 운이 좋다고어제 진단서 끊는다고 잠시 들른 정형외과 선생님은 말했지저기선생님이 진료의뢰서에 왼발 오른발만  바꿔줬어도 혈관외과 일주일은  빨리 가서 심부정맥혈전증에서 끝났을수도?ㅋㅋㅋ어쨌거나 부종보고 진단 가능한 의원을 비교적 정확히 찝어주신  감사


이런데도 공부는 이제 아주 조금만 할까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가 곁의 사람에게 하지 소리를 들었다그제서야 나도 하지 했다 조금 있다 갑자기  하고 쓰러질 수도 있다면그런데도 지금 그렇게 싫어하는 수학풀고 있을 거야네버그냥 해야   같아서요

병원이 휴양지 기분이던 이유를 찾았다집에서도 그렇게 휴가 기분으로 지내기로 했다헤헤


오전에는 섹스앤더시티 리부트 시리즈 앤저스트라이크댓을  해치웠다추억에다가 피씨랑 엘지비티쁠러스 묻혔다고 엄청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지만나한테는 좋았다내가 첫화 보고 있을  큰아이가  할머니가 주인공인가요해서  했다캐리   할머니 됨 ㅋㅋㅋㅋ 캐리 남편 빅이 첫화에서 실내자전거 타다 쓰러져 죽는다.(해당 배우가 미투 지목됨...그래서 죽여버림심장마비로…  나도 다치기 직전에 실내자전거 샀단 말이다 ㅋㅋㅋ그리고 이제 저런 돌연사 장면이 남일 같지 않다… 내가 퇴원  담당의 선생님께 실내자전거 타도 되요?했더니 한숨을  쉬셨다ㅋㅋㅋㅋ 그리고 캐리가 다리 절뚝이다 고관절인지 허리인지 수술하고 물리치료 받는  보고 그것도 남일 같지 않다… 미란다가 나는 행복하지 않아 원해이러고 울먹이다 체와 사랑에 빠지는 장면도로즈가 나는 이제 록이야하는 장면도샬롯이 그걸 인정해주고 유대인 의식에 트랜스젠더 랍비를 부른  것도 그냥 좋았다.  


드라마 보고 나면 책이나 실컷 보자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헥헥 하고 드러눕기를 반복하다 보니 의욕을 잃고 책은 한줄도  보고 휴대전화만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책이 왔다그러니까 퇴원한  중고책을 주문했지..ㅋㅋㅋㅋ

여섯  아이가 처음으로 책을 사달라고 했다유치원 도서관에서 로봇 테오 시리즈를 대출받아 왔는데 가장 궁금한 에피소드-소방수 로봇과 화산이 나오는 책만 없다고 너무 가지고 싶다고 했다아니 마침  책이 시리 허스트베트 소설책 담아놨던 우주점 광주상무점에 있네요?? 광주는  나에게 찾던 책을 제공한다

 권으로는 배송료가  사라져서 마침 땡처리하는 천원 이천원대 오래된 소설책들도 담고원래는 5만원이었다는데 5천원에 내놓은 지도책도 샀다이만삼천원에  여섯 권이면 진짜 개이득 아닌가… 포기의 순간어느 완벽한 2개국어 사용자의 죽음제목   이럼 ㅋㅋㅋ나는 완벽한 1개국어 사용자이다


엄청난 비관주의자이던 내가 입원하고 나서는 오히려 꽤나 낙관적으로 굴었다일단 사망률 높은 병인데 아직  죽었고 실려가지 않고 병원에 걸어 가서 적절한 조치를 받았다죽더라도  시한부로 기간 정해놓고 엄청 아프면서 서서히 죽는  아니라 벼락치듯 나는 내가 죽는지도 모를 것이다그런데 그럴 수도 있다는  미리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물론 계속 운이 좋으면 약으로  녹이고  운이 좋으면 평생  먹지 않고  개월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다 책꽂이를 올려보고는 조금 울었다내가 모아 놓은  권도  되는데 남은 평생 읽으면 그래도 반은 읽겠지했었다그런데 그거보다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서러웠다그러면있는 거나  읽지  또 책을  늘리니 나새끼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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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5-19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퇴원 축하드려요! 무리하지 마시고 약 쭉 잘
드시는 겁니다~ 그래야 책 다 읽죠 :)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2:30   좋아요 2 | URL
수하님 감사해요 ㅎㅎ저 약 잘 먹어요!!! 하려다 정신차리고 보니 약 먹기로 정한 때를 한참 넘긴 걸 덕분에 알고 먹고 왔습니다 ㅎㅎㅎ저 그런데 다 나아도 저 책 다 못 보고 죽을 듯요 ㅋㅋㅋ너무 많이 쟁였어….

아침에혹은저녁에☔ 2023-05-19 2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몸 아플땐 가족이 최고죠! 아이들과 옆지기가 있을때는 힘을 얻는데 ! 아무튼 힘네세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2:3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아침에혹은저녁에님. 소중한 사람들이 이만큼 살게 만든 걸 새삼 깨닫는 나날입니다 ㅎㅎㅎ

우끼 2023-05-19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드시고 잘 나으시길 기원해요… 책이야 미래의 열반님께 맡기세요…! 엊그제 어떤 분께 들었는데, 책을 얼마나 갖고있든 읽는 비율은 같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조사로 나온 결론인지 저는 모릅니다만..)그러니 열반님을 거쳐가는 책이 많을 수록 많이 읽는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하여튼 회복을 기원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급마무리) 응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2:35   좋아요 2 | URL
다정한 우끼님ㅎㅎㅎ회복 기원 응원 감사합니다. 어쩌면 꽂아놓고 책등만 제목만 내내 읽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이겠다 말씀 듣고 문득 생각했습니다(그럼 난 거의 다 봤다고 우겨봄) 독서가 비례제라고 하면 뭔가 소유가 존재보다 윈 ㅋㅋㅋ그런 느낌인데 사실 빌린 책이 시간 쫓겨+공짜라고 신나서 더 잘 읽히는 거 보면 그렇지도 않을 걸!! 난 가진 것 중에 읽지 않아!! 그러니 많이 못봐!! 못된 소리 하네요 ㅋㅋㅋ

우끼 2023-05-19 23:02   좋아요 1 | URL
하핫… 저도 빌린책 먼저읽느라 산책 뒷전이랍니다.. ㅜㅜ 그치만 이것도 빌려놓고 도로 돌려주는 것 포함하면 어쨌거나 많이 빌리는 사람이 다는 아니어도 많이 읽는걸로…!(이상한 방식으로 확장되는 수상쩍은 논리) ㅋㅋㅋㅋㅋㅋ 많이 못보면 어떻습니까 아마 열반님 소망이 열반님을 가만놔두지 않을 것이기에 또 많이 읽으시겠죠~~~ 전 전혀 걱정안해요~~~ 열반님 건강만 기원하면 된다..!!(!!)

반유행열반인 2023-05-19 23:10   좋아요 2 | URL
많이 빌리고 다 안 읽어도 많이 읽는다는 인정입니다 ㅎㅎㅎ저는 쫄보라 빌린 건 다 봐야 해 하고 많이 빌리지도 못해요 다 못 보고 전자책 강제 반납당하면 분함 ㅠㅠ ㅋㅋㅋㅋ우끼님은 열반님으로 고르셨군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하나도 못 읽는 삶이랑 만 권 읽고 당장 죽음 중에 고르라면 앞에 거 골라야겠죠? ㅋㅋㅋ

우끼 2023-05-19 23:31   좋아요 2 | URL
아니 너무 극단적인거 아니냐구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만권을 천천히 읽고 좀 더 살고싶으면 마지막권 읽는 걸 좀 미뤄보겠습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 맞나요? ㅋㅋㅋㅋ 마치 램프의 요정에게 소원 세 개 중 하나를 소원 세 개로 늘려달라 비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편하신 방편을 선택하시기를 바라요..
전자책 강제반납.. 분하죠.. 저도.. 시간지나고보니 반납되어 있었던 적이 다수.. ㅋㅋㅋㅋ 도서관 책이 좋지만서도 ㅜㅜ 번거롭죠..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2   좋아요 1 | URL
네 그래도 전자도서관 덕에 몇 백 만원 책 값 아낀 것 같습니다 ㅎㅎㅎ 램프의 요정한테 소원 세 개 더 하는 거 뭔가 신박하면서도 소박하네요 기왕 늘릴 거 좀 더 쓰시지 ㅋㅋㅋ

우끼 2023-05-21 23:33   좋아요 1 | URL
앗 저는 도서관에선 실물책 주로 빌리고 전자책은 전자책 회사에서 구독하면서 빌리는 중이라, 서비스 중단되었을때 반납되고 더 못보는 경우를 많이 겪었어요 ㅎㅎ 다독가가 아니라 아낀 돈이 적으니 분발해 보겠습니다 ㅎㅎ
램프의 요정 소원늘리기는 꽤 유명한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ㅎㅎ 그렇지만 막상 빌고싶은 소원은 또 없다는…. 아프면 빌 소원을 저장해두고 싶을듯 해요. ㅜㅜ
잘 쉬시고, 회복하시기를…(소원 하나 씁니다..!)

2023-05-19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05-19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디 빨리 회복되시길... 독서 취미라도 있어 우린 행복한거죠...^^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2   좋아요 1 | URL
독서는 하다가 저절로 쉬어지고 무리 하지 않는 취미 같습니다 ㅎㅎ 회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님.

dollC 2023-05-20 0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입원 중에도, 퇴원해서도 책은 빠지지 않네요ㅎㅎ 앞으로도 더 많은 책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회복과 건강 하시길~ 모두 무탈하시길 기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3   좋아요 1 | URL
입원 중에도, 퇴원해서도 책은 그냥 곁에 장식으로 갖추고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ㅎㅎㅎ 회복과 건강과 무탈을 기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ollC님!!!

hnine 2023-05-20 0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병원에 있다 나오면 생각이 많이 바뀌더라고요. 몸 아픈 곳도 회복되어 나오고 동시에 비관주의 병 (?)도 조금 나아져서 퇴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퇴원 축하드립니다. 고생많으셨어요. 당분간 항응고제 계속 복용해야 한다면 오히려 또 그것이 몸에 어떤 잇점이 될수도 있겠다 생각하시고요 (아스피린 일부러 매일 계속 먹는다는 사람도 있잖아요? ^^)

반유행열반인 2023-05-20 18:57   좋아요 0 | URL
항응고제 복용하면…일단 다치면 지혈이 힘들고 멍이 많이 생겨서 안 다쳐야 되구요…가임기 여성은 출혈량이 말도 못하게 늘어난다고 그부분이 견뎌야 할 점이라고 선생님이 꼽아 주시더라고요. TMIㅎㅎㅎ 퇴원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소한 상황과 맞닥뜨리는 평상시에는 세상 망한 것처럼 안 좋은 부분으로 시뮬레이션 하고 대처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뭘 어쩌겠어? 하는 부분이 많네요 ㅎㅎ

2023-05-22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2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3-05-22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퇴원축하드립니다.요즘 곰탱이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우리 열반인님 소식에 제가 늦군요;;;일단은 점점 좋아지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쾌차하시고 쌓인 책 다 읽으실 때까지 만수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2 19:27   좋아요 1 | URL
예진님 쾌차에 만수무강 기원까지 감사합니다 ㅎㅎ 곰탱이도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머물면 좋겠습니다.
 


주말에 꿈을 꿨다. 독수리인지 매인지 작은 맹금류 하나가 내게 자꾸만 보챘다. 아마 자기 새끼를 집안에 들여보내달란 것 같다. 나는 단호하게 안 된다 했고, 조르던 맹금류는 갑자기 과도를 가져와 협박하기 시작했다. 설마 새가 날 찌르겠어? 하는 순간 파다다다다다다다다닥 날갯짓의 속도로 이 새새끼가 내 가슴에 칼빵을 놓았다. 찔리고 나서 이렇게 많이 찌를 줄은 몰랐네, 하고 깜짝 놀랐다. 그래도 치명상은 빗겨간 것 같아…생각하며 깼다. 새의 정체는…

 지난 목요일 정형외과에서 왼발 오른발 제대로 고쳐 적어준 진료의뢰서 들고 하지외과 예약해서 월요일 방문했다. 대기하는데 하지정맥류 수술하는 거 보여줘서 으으…하다가 진료실 갔다. 
 문진하고 진료실 갔는데…다리 혈관 초음파 여기저기 살펴보니… 붓기도 하고 아프기도 아프던 무릎 뒷부분, 인대여 근육이여 신경이여 어디가 아픈 거야 했었는데….혈관이었다. 심부정맥혈전증이라고 혈병 생겨서 혈관 막아서 그래서 발 다리 전체가 땡땡해진 모양…부종은 제일 심했을 때보다 빠졌을거고 혈전도 스스로 녹기도 해서 작아지거나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고, 그런데 지금 숨 몰아쉬는데 숨차냐고…아 저 진짜 숨차네…
 아 그리고 왼쪽 다리도 초음파 봐줬는데 거긴 하지정맥류 있음ㅋㅋㅋ 저 교사요…하니까 아 직업병… 나도 모르던 하지정맥류 찾았다. 혈전도…
 이 병원에서는 혈전용해나 항응고 관련 약은 처방이 안 되서, 압박스타킹이랑 혈압낮추는 약? 뭐 비슷한 거 주고 또 하나의 진료의뢰서를 득한다. 

 가장 가까운 3차병원 예약하려는데 진료과목이 세분화 되어 있어 도무지 모르겠는 거다… 심혈관센터 소속 과목만도 여럿, 흉부외과여 순환기내과여 헷갈렸다. 지인 중 정신보건간호사x직업환경의학전문의 커플에게 전화를 걸어 죄송하지만…저 어디가죠…하니까 언니는 순환기내과, 형부는 일반외과 혈관 보시는 선생님에게 가라고…의견이 갈린다… 일단 형부(흉부 아님)의사 선생님이 선생님도 콕 찍어 알려주셔서 외과 목요일 외래 예약 잡는데… 그때까지 괜찮은 걸까….

 진단명 말하고 호흡 곤란하고 왼쪽 가슴 통증도 좀 있는 거 같다니까 곁의 사람은 그냥 응급실로 가라고, 퇴근해서 그리로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택시 잡아타고 응급실 ㄱㄱ

 오랜 대기/ 흉통은 그냥 점심 때 먹은 햄버그스테이크가 짜서 위통이면 좋겠다/진료의뢰서와 증상을 들은 응급의학과 선생님들은 그러나 코로나 검사를 시키고 응급실 깊은 곳으로 나를 안내한다… 피도 뽑고 긴 대기 하다 의사 선생님 한 분 오셔서 심장 무릎 대정맥 하여간에 내가 본 것 중 가장 오래 초음파를 가슴팍에 부비부비… 그러다가 바늘 빠진 거도 모르고 깔고 안고 계속 초음파를 쏘다가 호출이 와서 벌떡 일어나 다른 베드 가신 자리 보니…와 나 바늘 빠져서 피범벅…
 주말의 꿈은 보라매병원 입원해서 초음파 보다가 피투성이 될 꿈이었던 것이다…선생님…독수리세요??
 
 하여간에 판막 역류 이런거 보면 씨티 봐야 한다고, 다 나온다고 그래서 오랜 대기 끝에 씨티 찍었다. 결과는 두 시간은 넘게 걸려요 하고 몇 분 안 되서 바로 영상 판독하신 선생님 오셔서 저기….약을 써야겠네요. 주사요? 먹는 약으로요. 뭐죠? 폐색전증입니다. 입원 자리 나면 입원하고 안 되면 외래 잡아드릴게요. 
 
 음… 항응고제 두 알 받아 먹고 두세시간 더 기다렸나 아무 것도 안 하는데 시간이 훅훅 가서 새벽 한 시쯤 병실에 도착했다. 간호전담병동이라 보호자 면회도 안 되고 저녁 내 갇혀 있느라 입원물품 하나도 못 챙겼는데 보호자 못 온다니…다행히 짐 전달 정도는 가능한 모양이었다… 내일 아침 곁의 분이 출근길에 전해주시기로 해서 이거저거 귀마개부터 마실 물, 읽을 책까지  누워 있다 이거 좀, 이거도, 하고 요청했다ㅋㅋㅋㅋ

 병실 누워도 잠이 안 오고… 한시 오십분? 겨우 잠들었다 깨니 세시 반…뭐 그렇게 자다 깨서 검색해보니 폐색전증….치료 안 하고 그냥 두면 사망률 30퍼센트…치료하면 2-7퍼센트…곁의 사람은 그거도 안 낮은 거라고…

 하여간에 보라매공원은 네시 반 쯤 되면 새들이 예쁘게 시끄럽게 울고 병원 창 바로 옆으로 새 두놈이 썸타면서 지나가고 그렇다. 
 어제 열두시반에 밥 먹고 응급실서 저녁 거르고 아침 일곱시까지 아직 뭐 못 먹음…밥 주세요… 살려주세요… ㅋㅋㅋ

 병실에 모셔올 책: 사물의 편, 여자아이기억, 악마의 정원에서(간호사님이 입원짐가방 전달만 해주신다면…)
 빌린 전자책: 이토록 굉장한 세계,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도서관 마침 신간 올라옴…그런데 재미가 없으니 종이책 호출했겠쥬? ㅋㅋㅋ)

 이러다 하루 입원하고 집 가세요…하면 다행이지만 무거운 책 (가벼운 거만 골랐어 그래도) 가져온 사람에게 미안하겠다ㅋㅋ이미 아파서 미안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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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07: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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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0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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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3-05-16 0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건강하게 회복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6 08:25   좋아요 2 | URL
나와같다면님, 회복을 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023-05-16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6 1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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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14: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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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18: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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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15: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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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1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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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2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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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18: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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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18: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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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5-17 15: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열반인님;;;;
지금은 퇴원하신거에요?왜 자꾸 아프세요 ㅠㅠㅠ

반유행열반인 2023-05-17 18:00   좋아요 2 | URL
넵 ㅎㅎ퇴원해서 쉬고 있어요 치료는 이제 시작 ㅎㅎㅎ그러게요 왜 자꾸 아플까요ㅋㅋㅋ(범인은 수학…)

새파랑 2023-05-17 2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ㅜㅜ 폐색전증이라니요 ㅜㅜ 이름부터 무섭네요ㅜㅜ 금방나으시길 간절히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ㅜㅜ

반유행열반인 2023-05-17 21:43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간절히 간절히 바라주셔서 감사합니다! 3-6개월 정도 항응고제란 약을 먹고 또 굳고 막혀 실려가지 않으면 나은 것인 모양입니다 ㅎㅎ

DYDADDY 2023-05-18 0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야 원인을 알고 치료를 시작하셨군요. ㅠㅠ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물론 치료받으시는 것도 힘드시겠지만 약 잘 챙겨드시고 외래 빠지지 마시고 꼭 가시길 바라요. 쾌차하셔서 몸 편히 등산도 다시 다니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ㅠㅠ

반유행열반인 2023-05-18 06:51   좋아요 1 | URL
병에 악영향 줄 체내이식기구 있었어서 그거 제거 하는 시술 협진한 과목만 일주일 후 실밥 뽑는다고 오래고 순환기내과는 외래가 한 달 후더라고요 ㅎㅎ약 안 먹으면 돌연사이기 때문에 저 아직 살고 싶어서 열심히 먹겠습니다 ㅋㅋㅋ하지정맥류는 제가 휴직 이년차라 그냥 고이 간직해 온 건가 봅니다 ㅋㅋㅋㅋ

DYDADDY 2023-05-18 08:30   좋아요 0 | URL
어찌보면 지금의 상황이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는 하지정맥류때문에 생겼다고 볼 수도 있는데 산재는.. 안되겠죠? ㅠㅠ 이번 기회에 하지정맥류까지 잘 치료받으시고 어서 쾌차하시길 바라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8 09:36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아니에요 정맥류 있는 그쪽이 아니고 반대쪽 무릎에 정맥혈전증이 원인으로 폐동맥에 혈전이 유입된 겁니다…공무원은 산재 그런 거 없어요. 공무상 재해라 하지만 현재 질환과 무관합니다. 쾌차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때 문진 자랑 페이퍼 여러 개 보고 와 나는 저거 없어…하다가 야 전자책이랑 독서대 쓰는데 문진이 무슨 소용이야 하고 지름욕구 손톱으로 눌러 터뜨렸다. 

 권여선 신간이 나왔다는데, 책 이만 원만 채우면 문진을 준다고, 사은품 조건이 아주 널럴했다. 김광규 할아버지 시집이 나왔길래 애기들 중고책이랑 묶어서 사 버림…

 사실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사지 말까, 했었다. 나는 지금 길게 도망치는 중인데,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도망칠 만할 땐 도망칠 것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무겁고, 그건 얘의 본분이다. 중력 때문인데 식구들이 만져 보고 자석인가? 했다. 유리인데 금속 같은 밀도라서 어색한가 보다. 역시나 거의 수직 각도로 세운 독서대에서 쓰기엔 위험, 어린이들이(사실 높은 확률로 내가) 깨 먹을까 조심, 

 어쩌다보니 강제로 도망방지 표지판을 세워 놓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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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5-14 0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아 독서대수집에 이어 문진까지....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사버리시는 유열님....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문구가 별로긴 하네요 저도 도망칠래요 ㅠㅠ

반유행열반인 2023-05-14 08:45   좋아요 2 | URL
소설가가 저 문장 쓴데는 맥락과 이유가 있을 거라 읽는 순간 아하 탁 하고 송구해지지 않을까 싶긴한데 도망도 무릎 발목 성한 때나 치는 거지 이제 한 오륙십 되면 저렇게 말하면서(사실 주저앉음) 그럴지도…별로인 듯하다가도 딴청하다 저 글씨 보고 한 번 들어보려다 어이 무거워…하면서 할 일로 다시 돌아가는 놀라운 효능(?)도 있더라구요…본분에 충실한 물건:무엇이든 진득허니 눌러줌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문학동네 시인선 188
육호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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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13 육호수.


대추야자를 먹었다오래  공부하겠답시고 영어로  아라비안나이트를 사서 앞머리만 조금 읽다 말았다이야기  상인이 대추야자(영어로는 date) 먹다가 씨앗을 함부로 뱉어 버린다거대한 지니가  들고 나타나서  죽인다했다왜죠 님하 살려주셈… 마법에 걸린 대추야자씨를 너새끼가 퉤퉤    아들 가슴에 박혀 아들이 죽었다너도 죽어라했다 다음은 기억이  나고 대추야자만 남았다  전에 동료 선생님이 건조기후 가르치면서 어린이들 맛보게 한다고 준비물로 대추야자를 왕창 샀는데 애들이 퉤퉤 이러고   먹는다고 해서 다 나한테 남았다 근데 맛있는데

 생각이 나서 온라인마트 장보기할  뒤져보니 있어서 샀다이거는… 약과를 건조기 돌려서   농축시킨개꿀맛이야  먹으려다    꺼내서 여섯  먹고 그래도 이건 약과에 없는 식이섬유가 있어그러다  위에 얹어 부종을 빼던 엄지발가락이 쪼글쪼글 붉으래해지니까 대추야자를 닮았다살짝 입에 넣으면 단맛이  날까하는 썩은 뇌새끼로부터 유연하지 않은 관절과 에비 지지야 죽어라 미친놈 하는 초자아가  구강을 무좀 발가락으로부터 구했다

그러니까 닮았다고 대추야자는 아니다말놀이 한다고  시인은 아니다말장난하는 나와 그들과의 유일한 공통점은  나중에는 다들 시체가  것이다정도 글자 닮음.


물과 대추야자만 가지고 오래 사막을 건너던 대상들도 마냥 불행하지만은 않았겠다이런 단맛이 있다면발가락말고 대추야자 말입니다.


싸이월드에 오에까끼라고엄청 작은 캔버스에  찍어서 그림 그리는 기능이 있었다스무살 나는 꿈에서 오호라는 호수를 봤다고 한다그런  그려 놓았다


 오호가 어디 있는지 이십  만에 알아냈다강원도 고성 오호환경을 생각한다고 고급 종이팩에 담은 샘물 위에서.(페트병보다 단가 훨씬 비싸고 만드는  에너지도 재료도 많이 투입될 특수 종이팩을 쓰는  정말 친환경인지는  수가 없지만 하여간에 페트병 생수 사용금지한 사업장에서는 요즘 저런 물을 나눠준다고 한다…) 


으아니 그리고   후반에서 스무살 전후로 짝사랑하던 (그러나 나중에    이렇게 ㅂㅅ같이 변했냐하고 내가 뭐라고 했더니 연락두절되었던ㅋㅋ옛날 소년 하나가 일촌평을 달아놨다그걸 누르면 이렇게 신고하기/삭제하기  가지 선택지만 가능하다매우 적절한 기능적 결함이다.


다섯 개의 호수도 많아 보이는데 여섯 개의 호수를 만났다어쩌면 여호수아에서 따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자꾸 남의 이름 가지고 모른다 그러고 장난치면 화낼  같기도 하다나도 어려서는 이름으로 놀림을 아주 많이 받았는데지금은 식구들 이름  글자씩만 따서  귀신 해골너는 유령이러고 어린이들을 놀린다나쁘게 자랐다다시 여호수아 하니까 조슈아트리가 생각나고 사막에는 대추야자 없어했더니 있단다미국에도 대추야자 농장이 있대내가 먹은  튀니지 거였어하나  먹고 … 


양안다 시집은 앞부분은 읽기  힘들다가 뒤로 갈수록 좋아졌다반대로 육호수 시집은 앞에서는  재밌네읽혀이러다가 뒤로 갈수록 힘들어졌다나는 이런 세상의 균형을 좋아합니다


싸이월드에서 유행하던특수문자 쓰고  불편해서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던 외계어 쓰기는 그야말로 20 전 신문 기사에나 남았다. “20대도 못읽는 채팅 외계어” 매일신문(2003-07-31) https://mnews.imaeil.com/page/view/2003073114125054437


언어의 사멸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데컴퓨터 키보드가 주요 입력 매체이던 시절에서 특수문자 한정된 모바일 기기로 넘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외계어는 사어가 되었다 소멸이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네시인도 그걸 알았을까잊혀진 쐐기문자 같은 언어로   편을 적어 놓았다그래서  번역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자니?

 자는 동안 너의 숨소리에 이름도 붙여두었어

우리가 숨쉬는 이 어둠이 거짓이 아니기를

어둠이기만을 바라며


그러니까너는 자고

타건 소리를 죽여가며 이런 시를 밤새 쓰는 

낚시바늘을 삼킨 갯지렁이

 삼킨 물고기를 삼킨 사람의

 (=dream) 식탁 위에 차려진 생일 케이크달콤하게

썩어가는 너의

탄생 속에 숨어 있는

바늘을 다시 끄집어내는 일이라면일이라서


((((바늘))))


 바늘을 내가 도로 삼키는 일이 되어야 한다면,

삼키게 되어야 하더라도

괜찮아

나는 오십 (= 知天命) 되어서도 

(poetry, , poème, कविताકવિતા) 소리 내어 읽을 거니까(poesía, versus, dikt, אֹמִר, poezja, บทกวี

(:영어중국어번체프랑스어힌디어구지라트어는 내가 덧붙임이탈리아어라틴어스웨덴어아마도 히브리어폴란드어태국어)

네가 잠든 동안 조용히 곁에서

너의 잠처럼 깊은(DEEP) 목구멍(OCEAN) 속으로

 바늘(=형태소, morpheme, not morphine)들을 다시 삼킬 거야

때마침

때마침처럼

처럼의 처럼처럼 창밖에는 불가해한 비가 내리고


(별이 뜨고 비내리고 뽀글뽀글 가라앉는 빗방울인가 바늘인가흉내도 못내겠다 이모티콘 이건 scott님께 의뢰해야 겠다…)

(((바늘)))


 비가

눅눅한 키보드 틱틱톡톡 타건 소리에 맞추어

불가해해지도록 불가해해질 때까지 내리고

그러나     내리는  빗방울(=바늘)

우리를 투과하진 않을 거야내내 내릴 거야

잠든 너의 눈꺼풀 위에도  인형들의 흉터 사이로 쏟아져 나온  움큼 위에도 내내

 속까지 우리를 추적하는 멍청한 엔피씨들이 피워놓은 모닥불 위에도

 백지의 알칼리성 피부 위에도 공평하게 내릴 거야

무사히  속에서 (=속으로 내내 울컥울컥 쏟아지세요

나는 호수니까요

여섯 개고요


울음으로 그치게 되는 고집으로 사랑하는

 백지의 피부에서 긁어낸 문자(=tattoo)에선 가지가 자라나고버즘이 피고낙엽이 지고

불가해해지도록 불가해해질 때까지 피고 지고

우리 미끼 물고기(bait fish)들에게도 미래가 있어 바늘을 삼킬 용기가 있고

용기를 내어 잠에 항복할  있고

꿈에서도 다시 절박해진다는 

감사하고

신기하고


너의 꿈에서 다시 깨어날  없을까 그런 내일이면  될까

 악몽 속으로 사라진  영혼의 엔트로피로 백지 위엔 이런 문장이 내리고

너의 숨소리에 붙여둔 이름을 까먹을 때까지 쿨톤의 석양이 소문으로   때까지 자려고


-호수(호수연못 아님바다 아님철수 아님)


(「Łй 악몽 속으로 へㅏㄹΓ진 ㉡ㅓ의 영혼의 ёnŧrØpħy로 Ꮣㅐ겐 Øl런 문ㅈБO1 Łй己lヹ...」전문)


-번역  가장 곤란했던 부분은?

: 원작 시의 병기를 살리고자 구글 번역기를 돌리면서 덕분에 수많은 언어에서 시를 어떻게 적거나 부르는  알게 되었다다른 언어는 비교적 쉽게 찾았는데  놈의 히브리어로 추정되는 이상한 글씨(아마도 우리랑  적는게 역방향인데 원작 시는 글자를 순방향으로   같다그러니까  찾지… ) 찾느라고 번역기를 돌리는   가장 힘들었다거의 고통의 순간이었다… 시인도 나같은 고통을 겪으며 하나하나 골랐을지 그냥 대충 이거저거 했을지 문득 궁금했다. 2000년대 언저리를 살았던 덕분에 다른 특수문자들은 번역기를 돌릴 필요가(돌려도  나옴없어서 다행이었다


한국어 번역하고 나니 의외로 좋은 시인데 이걸  이렇게 해놨어엉엉힘들어

기껏 힘들게 특수문자 해놨더니 그걸  풀어헤쳐놨다고  먹을지도 모르겠다원래 사람이 그런 거잖아요… 꼭 반대로 하는 인간들이 있잖아

힘들어서 그만 쓰고 대추야자 먹어야지지쳐서 독후감 쓰다 말게   네가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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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3-05-13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안다 시인이 여자인줄 알았어요.

건강한 단맛을 좋아하시는군요. 대추야자 ^^
꿈에서 찾았던 오호가 강원도 고성의 그 오호 맞나요?
다섯 오 아니고 까마귀 오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양안다 시인의 시보다 오호라는 그림과 글이 더 꽂히는데요. 번역도 필요없고.

반유행열반인 2023-05-13 17:02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에이치나인님! 양안다 육호수 이름이 다 독특한 시인들이라 성별 짐작도 못 하고 있었는데 시집 사고서 찾아보니 겉보기로는…남자 시인들 같습니다 ㅎㅎ 대추야자 왜 이렇게 맛있을까요…전생에 베두인…
그냥 이름만 같고 예전 꿈속 오호, 는 그냥 감탄사 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은데 물 먹다가 오호란 곳을 보고 저런 글 끼적인 기억이 나서 싸이월드를 뒤져 보았습니다… 고성의 그곳은 그냥 오호리 라는 동네이고 호수 없고, 해안가이고, 해양심층수 취수해서 판매하는 것 같더라구요… 맞아도 안 맞아도 괜찮습니다 ㅎㅎㅎ
두 시인의 시 모두 저는 정신없지만 느낌 좋게 읽어서 저의 세트기획(?)이 성공해서 잘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솜씨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2023-05-13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4 0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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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4 2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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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5 0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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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5 2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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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5-14 08: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약과를 건조기돌려서 두배 농축시킨맛이요?? 궁금해졌다.... 유열님 발가락 상상하다가 저도 정신차렸고요.... 좀 그렇네요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특수문자들은 버디버디 아이디들이 생각나면서ㅋㅋㅋㅋ 예전엔 어떤 자음이랑 한자키 조합하면 어떤 특문이 나오는지 다 외웠는데 지금은 다 까먹었네요. 저는 저런거 안쓰기 시작한거에 대해 별 생각 없었는데 이게 컴퓨터 키보드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였구나!!! 그렇네!!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5-14 08:39   좋아요 1 | URL
발가락은 에비지지 아마도 짜지 않을까요? 저 발 다치고 보호대 하면서 더욱더 먹을 수 없는
발이 되었으니…그냥 대추야자를 맛보시어요. 제가 먹은
건 이 봉다리인데 마트에 있나 슬쩍 보시고… http://www.11st.co.kr/products/4212487422/share
사실 외계어는 즈이 나이(?)보다 살짝 동생들 93,94년생 사촌동생 이런 아가아가들이 잘 썼더라고요. 은오님은
심지어 암기까지 하고 찐 외계어사용능력 보유자 이셨군요… 그랬구나!!! 하신 부분은 제 뇌내피셜이고 레퍼런스 없구요 ㅠㅠ 십 년 전 수료만 하고 논문 안 쓰고 도망친 애 근처에 가지 마세요! 옮아요!!!
종강까지 기운내시구요 ㅎㅎㅎ

유수 2023-05-14 20:17   좋아요 1 | URL
유열님 발가락.. 유열에 흠칫 놀라서 지나가다 굳이 고해합니다. ㅂㅇㅎㅇㅂㅇ님이라고 적울까 어쩔까 처음에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 그때 은오님을 목격해서 따라할 걸!

반유행열반인 2023-05-15 08:41   좋아요 1 | URL
유열, 반열, 열반, 열반인, 반반, 반 다양한 버전이 있으니 아무 거나 쓰샤도 됩니다. ㅂㅇㅎㅇㅂㅇ은 뭔가 처음이네요 ㅋㅋㅋ남들 아직 점령안 한 행열이(거 라떼는 수능에 행렬 나왔다고 ㅋㅋㅋ) 반인이 아니면 까마귀야 발가락아 대추야 아무거나 좋습니다 ㅎㅎㅎ

독서끝없는여행 2024-12-17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릴 거야 맞나용? 내린 거야 아닌가용?

반유행열반인 2024-12-18 10:32   좋아요 0 | URL
-않을 거야 등등 전체 맥락을 보면 -ㄹ 이쪽이 더 맞겠다 해서 적은 거지만 정확한 건 제가 아니라 육호수 시인에게 여쭤야 겠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