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론을 내리려 한다. 살펴본 다 섯가지 모델 중,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고용량 하드디스크는를 선택하라면 어떤 점을 관심있게 봐야 할까? 우리 유저들은 구매에 앞서 여러가지 자신만의 조건을 조목조목 따진다고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맞추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보았다.

* Western Digital Caviar SE16 500GB
Serial ATA 인터페이스 방식 하드디스크로는 이례적으로 분당회전속도 10,000RPM 속도를 자랑하는 랩터 시리즈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36GB 모델인 WD360GD를 첫 시작으로 74GB용량의 WD740GD 모델을 이어 출시하여 높은 내구성과 긴 수명 시간 보장, 고사양을 요구하는 기업이나 일부 하이엔드 유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또한 최근에는 성능을 보다 강화 시키고 75GB 플래터 두 장을 사용하여 150GB 용량을 구현해낸 랩터X WD1500ADFD 모델을 출시하여 현존하는 가장 빠른 Serial ATA 방식 하드디스크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물론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7200RPM 속도의 하드디스크도 홀대하지 않는다. 늘 다른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WD의 다양한 제품들은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으며 WD만의 독창적인 시큐어 케이블로 Serial ATA 커넥터 부의 고질적인 단점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쨌거나 본 제품에서 가장 눈 여겨 볼만 한 부분은 전송률, 접근시간, 쓰기성능, 버퍼메모리 특성등 어느 특정한 성능에 치우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즉 PC 사용에 있어서 어느 한 분야에 목적을 가지지 않고 전방위적 활용이 목적이라면 좋은 대안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뒤집힌 PCB가 내구성을 높여주는데 기여가 크지만 발열 상승의 요인이 됨으로 온도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시스템의 냉각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 Seagate Barracuda 7200.9 500GB
국내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씨게이트는 2004년 6월경, 기업용 하드디스크에서나 적용되었던 5년 보증 서비스 기간을 일반 사용자용 하드디스크 구분없이 전 제품으로 확대 실시하여 시장 점유율의 우위를 다지는데 다시한번 못을 박았다. 당시 제조사들마다 조금씩 상이했지만 보통 버퍼 메모리별, 인터페이스별로 보증기간을 1년에서 3년까지 차등을 두었던 때라 A/S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당연히 8MB 버퍼메모리를 가진 하드디스크 또는 Serial ATA 인터페이스 방식 하드디스크를 선택했다.
씨게이트의 국내 보증기간 정책에서 5년의 기간 중 3년은 해당 수입사에서 관여하며 나머지 2년은 본사 씨게이트 RMA로 진행된다. 지난해 초 경기도 광주 삼동에 UPS 대행을 위한 중간 거점을 두어 택배나 등기를 이용한 1회 편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이 가능해져 무상 보증기간 5년의 의미를 더해주었다. 또한 전국 각지의 A/S 망은 지방 유저들의 권익까지 보호한다.
벤치 결과에서 세대가 거듭될수록 호전된 쓰기 성능을 확인했지만 다른 제품들과 동등한 수준이거나 혹은 낮았다. 전체 성능에서도 그렇다 할 특징이 없어 최근 출시된 Seagate Barracuda 7200.10 시리즈에 대해 바라는 기대가 크다. 이렇듯 성능적인 부분보다는 A/S 편의성과 보증기간의 매력이 가장 크다. 따라서 이를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하는 유저들이 데이터 저장 목적의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찾을 때 구매 포인트가 된다.
* Maxtor Diamond Max 11 500GB
힘있는 강자가 영역을 넓혀갈 수록 약자의 입지는 좁아진다. 경쟁에서 밀려나 경영이 어려워지는 기업은 큰 회사로부터 인수되거나 그대로 도태되기도 한다. 하드디스크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며 적자생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과거 Quantum을 인수한 바 있었던 Maxtor가 이제는 그와 반대인 처지로 지난해 12월 Seagate로 인수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이 후 여러 법적 절차와 직원 축소등을 거쳐 5개월이 지난 지금, 인수가 거의 완료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맥스터는 내장형 하드디스크 보다는 백업 기능과 네트워크 스토리지 기능을 담은 기업용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만 주력하는 등 여타 경장사들과 대조를 이루는 행보를 보여왔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후 맥스터 로고가 인쇄된 내장형 하드디스크의 출시 여부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지난해 유독 정성을 쏟아 부었던 외장형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을 높이사, 씨게이트는 Maxtor 로고가 새겨진 외장형 제품군의 생산과 개발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시킨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본 제품 또한 특정한 성능에 치우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고른 성능이 특징이다. 따라서 PC 활용 방면이 다양한 사용자가 고용량 제품을 써야 한다면 이역시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동시 소음이 전반적으로 커 이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다른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재 씨게이트에게 인수된 상황이기 때문에 구입에 앞서 A/S 관련 사항이나 보증기간 정책등 앞으로의 향방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일 듯 싶다.
* HITACHI Deskstar 7K500 500GB
히타치는 그간의 고집을 본 제품에서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플래터 4장을 사용한 경쟁사 제품과 다르게 100GB 용량의 플래터 5장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500GB 용량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 경쟁사 제품처럼 기록밀도를 130GB 이상으로 높였다면 플래터와 헤드의 수를 줄일 수 있고 플래터와 헤드 추가에 따른 발열까지 막을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왜 이러한 추가 부담을 더 떠 안으면서까지 만들어 낸 것일까?
현재의 가로기록 방식은 더 이상 밀도를 증가시킬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앞서 언급한 바 있다. 현시점에서 기록밀도를 높이게 되면 그만큼 용량은 증가하겠지만 데이터 전송이 불안해지고 조밀조밀하게 기록되어 있는 데이터를 읽어야 할 헤드의 부담도 상당히 커지게 된다. 즉 무리하게 올리다 보면 플래터와 헤드사이의 자장은 흐트러지고 데이터 손상에 직면하게 된다. 즉 히타치는 이를 염두에 두어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으로 신뢰성 향상과 이로써 헤드의 부담을 없애 빠른 접근시간을 지켜내는 방법을 우선시 여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히타치 하드디스크 들은 전송률이 느리며 접근시간이 우수하다. 누차 언급했지만 빠른 접근시간은 체감 성능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앞서 확인한 벤치마크에서도 이부분 1위를 기록해 고사양 PC 사용자들이나 헤드의 이동이 잦은 덩치큰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적합하다. 반면 소음에서는 열악한 제품이기 때문에 정숙성을 중요시 여기는 유저들에게는 큰 단점이 된다.
* Samsung SpinPoint T133 400GB
국내 하드디스크 제조사로는 유일한 삼성이다. 과거 탐탁지 못한 내구성과 큰 소음이 지적되면서 많은 유저들로부터 외면 받아야만 했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제품 자체의 우수성 보다 애국심이 결여된 브랜드 인지도와 탄탄한 A/S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 과거와는 달리, 여러 시행착오로 개발된 신제품들을 속속들이 선보였고 해외는 물론 국내의 많은 유저들로부터 내구성과 성능이 입증되기 시작하자 시장 점유율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불명예스러운 과거의 오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벤치마크로 참여한 Samsung SpinPoint T133 하드디스크는 400GB 용량으로 가장 낮다. 그러나 삼성은 기록밀도 130GB 이상의 플래터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경쟁사 제품과 마찬가지로 4장의 플래터로 만들어 졌다면 500GB 용량 구현이 가능하다는 답이 나온다. 굳이 400GB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눈치빠른 유저들은 예상하겠지만 우선 고용량 대열에 가장 늦게 들어섰다는 점은 400GB 용량으로 단가를 낮추어 고가로 형성되어 있는 500GB 제품과의 경쟁을 피해보자는 것임을 증명한다.
이는 '단일드라이브로 고용량 제품은 필요하나 500GB 제품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사용자들이나 굳이 500GB 용량까지 필요없는 유저들을 타켓으로 출시한 제품이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즉 무리한 경쟁 보다는 적절한 시기의 틈새를 노린 것이 아닐까? 본 제품은 안정성에 중점을 둔 하드디스크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성능 보다는 저소음, 저발열에 주안점을 두거나 전국 어느곳에서든 우수한 A/S를 보장 받아야 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각 항목별 최종 점수(만점:별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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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 목 |
점 수 |
비 고 |
성능 |
웨스턴디지털 ★ ★ ★ ★ 씨게이트 ★ ★ ★ 맥스터 ★ ★ ★ 히타치 ★ ★ ★ ★ ★ 삼 성 ★ ★ |
체감 성능, 물리 성능순으로 반영 |
정숙도 |
웨스턴디지털 ★ ★ ★ ★ 씨게이트 ★ ★ ★ 맥스터 ★ ★ 히타치 ★ 삼 성 ★ ★ ★ ★ ★ |
정숙도와 발열 부문은 삼성이 가장 우수하나 동급 제품이 아니라는 점, 인지 요망 |
발열 |
웨스턴디지털 ★ ★ 씨게이트 ★ ★ ★ ★ 맥스터 ★ ★ ★ ★ 히타치 ★ ★ 삼 성 ★ ★ ★ ★ ★ |
A/S |
웨스턴디지털 ★ ★ ★ 씨게이트 ★ ★ ★ ★ 맥스터 ★ ★ 히타치 ★ ★ 삼 성 ★ ★ ★ ★ ★ |
지방 A/S 센터 분포도 및 서비스 질적 수준 평가 |
가격 |
웨스턴디지털 ★ ★ ★ ★ ★ 씨게이트 ★ ★ ★ 맥스터 ★ ★ ★ ★ 히타치 ★ ★ ★ 삼 성 미출시 |
용산전자상가 유통가 기준 |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를 토대로 하여 한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정리해 본 것이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성향을 가진 사용자들. 이쯤 이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하드디스크가 무엇인지 윤곽이 잡혔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위의 항목별 최종 점수에서 항목별 가중치를 달리해서 성능을 최우선으로 하고(0.8점), 나머지 항목들을 0.4점으로 환산해서 총점을 내보았다. 삼성 제품의 미출시로 인해 가격 항목은 총점 산출에서 모두 제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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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디지털 |
씨게이트 |
맥스터 |
히타치 |
삼성 |
6.8 |
6.8 |
5.6 |
6 |
7.6 |
결과는 삼성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였다. 비록 성능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다른 항목에서 만점을 받은 결과이다. 하지만, 위의 항목별 최종점수는 미리 밝힌 바와 같이 체감상의 성능도 감안하였고, 별점을 매긴 부분에서 주관적인 견해를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어도 필자가 단독으로 점수를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확고한 선택의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항목별 가중치 역시 사용자의 취향이나 개인적인 선택의 기준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조용한 환경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용자라면 정숙성에 가장 높은 가중치를 둘 것이다.
게다가 가격적인 부분이 앞서 언급한 이유때문에 총점 산출에 빠지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더군다나 하드디스크의 추가구매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주는 내구성 부분은 몇주간의 테스트로는 절대로 알아낼 수 없는 항목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점수 산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여러가지 제약요소로 인해 필자가 낸 항목별 점수나 최종점수는 절대적인 수치가 아닌, 어떠한 선택에 있어서 일종의 참고자료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