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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양장) - 성년의 나날들 ㅣ 소설로 그린 자화상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많던 싱아를 읽고 나서 이 책도 읽겠다고 생각하면서 구매를 벼르고 있었는데 반값으로 나와있기에 구매를 해서 읽어 보게 되었다. 그 많던 싱아에 인상이 깊었기에 기대도 컸다. 무엇보다 싱아에서 격변의 전쟁에서 모처럼 한가한 결말을 향해 달려갔기에 이제 평화의 시대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에서 왕자와 공주님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라는 결론은 없는 것 같다. 싱아부분에서 긴장의 전쟁 속에서 모처럼 인적드문 곳에서 맛보았을 작가의 고요의 도시의 설렘이랄까 희열이랄까... 그런 감정을 왠지 모르게 떠올려 보곤 했는데 그 산이.. 시리즈로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다시 원점이 되었고 주인공의 고난은 다시 시작되었다. 먼가 힘차게 달리면서 넘어지고 부러지고 하다가 간신히 골인지점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나 했더니 재경기를 치르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이번 그 산이.. 에서는 싱아보다 더 암울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싱아때는 유년의 추억이 아련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 그 산이...에서는 시종일관 긴장의 연속이고 주인공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부정적인 시선을 갖는 다는 점에서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런 시대에서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더 힘 들겠지만 주인공은 바라보는 모든 것이 왠지 부정적으로 바라 본다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가질 수 있는 당연한 감정역시도 너무 자괴감에 빠져드는 그런 경향이 보였던 것 같다. 아이의 시선에서는 당돌함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감에 따라 너무 현실에 찌든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다소 의외의 부분은 오라비의 죽음이었다. 이번 산시리즈의 최고의 반전쇼였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아마 전 편에서 평화롭게 막을 내린 장면이 강하게 뇌리에 박혀서 인가보다. 북으로 끌려가서도 돌아오고 총에 맞고도 살아서 인적드문 마을에서 한숨을 돌리는 장면까지 나와놓고서 그것이 죽음의 전초였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도 잘 살아가는 것을 보면 당시의 시대 상이 빡세긴 빡셌던 시기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의 처지란 절대로 현재의 상황에서 그 때를 추리하면 답이 안나오는 법이다. 민간인이 컴퓨터를 보면서 군인들의 심리를 이해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혜입지 않은 사람들이 수혜입은 사람의 입장을 뉴스로만 딱하다...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그 처지를 알리가 없다. 그 전쟁의 시기에 살던 사람들이 얼마나 빡센 삶을 살았었을지... 알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급조된 삶을 살정도 였다면 당시는 정말 필사적인 삶이었음을 추측해 볼 수가 있을 것 같다.
뒷부분을 읽어보니 이 소설은 3부작으로 구성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3부는 누가 다먹었을까? 그 3부가 정말 출판사에 있었을까? 싶게도 찾지를 못하겠다. 출판계획이 취소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출시가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기왕이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3부가 나오면 싶다. 기왕이면 같은 모양으로 있는 것이 좋을 것 같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