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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종이여자가 뭐지? 라는 의문을 갖게 만든 제목부터가 먼가 심상치가 않았다. 책속에서 튀어나온 책속여자가 종이여자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그냥 납작한 종이인형이 익숙한 단어여서 인지 종이여자도 먼가 납작한 종이인형같은 것을 떠올렸고 이것이 어쩌란건지...감조차 잡지 못하고 책을 펼쳐들었다.
우선 책의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맑은 파랑에 예쁘장한 그림에 예쁜 글씨체까지 디자인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내용은 그럭저럭한 느낌인데 이 소재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책속에서 튀어나온 여자라니... 마네킹이 사람이 되고 우렁각시가 튀어나와서 여인이 되거나 미래나 과거의 인물이 현재로 와서 생기는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많지만 책속에서 튀어나온 여자라니... 상당히 흥미로웠다. 다른 것은 내 의지밖의 인물이지만 책속의 여자는 내가 창조해낸 내 분신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나에게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그런 것이 소재가 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소설도 괜찮겠지만 그보다는 드라마의 소재로 잘만 만들면 신선하고 재미있고 감동의 드라마가 탄생하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종이여자를 보면서 왠지모르게 환상의 커플이 살짝 오버랩이 되기도 하였다.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운명같은 것이 다가오는 그런 애틋함이 닮았다고나 할까...현실이라면 결국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인데도 작품에서는 해피엔딩이 된다는 것도 닮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실성의 소설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비현실적인 장르로 변하면서 내용보다는 그 소재에 빠져들었었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이었다는 것에서 좀 개인적으로 어긋난 감이 있었다. 사람들은 의외의 반전이라고 하지만 난 급조된 결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냥 한편의 동화같은 소설로.. 꼭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피엔딩이 좋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소나기의 결말과 같은 그런 느낌의 결말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았다. 해피엔딩이 되어버리면서 앞의 빌리의 허구성에 왠지 모를 허무함이 느껴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반전이라는 '아하!!!' 라는 느낌보다는 앞의 내용들이 왠지 허무해지는 그런 느낌을 종이여자에서는 받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빌리와 톰이 가까워지는 당위성이 왠지모르게 좀 부족한 느낌이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환상의 커플이 다시 떠오르는데 환커에서는 웬수 같은 둘이 가까워지는 당위성이 존재하였다는 것이다. 외로웠던 조안나가 장철수의 따스함에 이끌리고 또 그렇게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결국 헤어질 운명에서 그 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안타까워지는 그런 느낌이 왠지 종이여자에서는 적게 느껴졌다. 이들이 소설과 현실에서 헤어질 운명인것이 애뜻함의 소재는 되었는데 그전에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그런 감정을 못느껴서 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무의식에서 결말이 보였을지도...
어쨋거나 이 소설은 비현실적인 요소가 현실적 요소가 된다는 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이겠다. 덕분에 먼가 동화같은 느낌은 사라졌지만 깔끔한 결말은 생겼다. 기욤뮈소.... 왜자꾸 귀욤미소가 떠오르는지 모르겟다. 내가 아는 프랑스의 두작가 베르베르와 기욤뮈소.. 둘다 이름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소가 귀여운 작가... 자꾸 그 이미지가 이름에서 떠오른다. 이 소설은 내용보다는 이 소재로 재미있게 감성적인 드라마를 하나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것이 사실 대부분이었다. 내용상으로는 그리 특별한 것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