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재에 글을 쓴다. 오랜만이라 제목을 근황이라고 달아야 할 것 같다. 맞지 뭐. 꼬박꼬박 어떤 책 샀나 올렸었는데 3월 이후로 그것도 안 했더라. 사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어쨌거나 책은 한 권이든 열 권이든 계속 살 것이고 목록은 늘어만 갈 것이고. 대던 핑계를 또 대보자면 책을 사는 것과 받아보는 것과의 시간차가 커서 어떤 책을 샀는지 정리하면 한번 더 보게 되고 정리도 되고 나중에 찾아보면 또 도움도 되고 해서...ㅎㅎㅎ 라고 지껄여본다. 핑계야 핑계. 그냥 하자. 


10일 정도 아팠다. 옴팡 체해서 ㅠㅠ 에라 모르겠다 널부러진 시간들이었음. 몸은 힘들고 정신은 괴롭고 시간은 더디 흐르는 것만 같은 10일이었다. 아직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니지만 타자 치고 앉아있을 정도까지는 되었다. 침대에 모로 누워 책을 읽기'만' 하는 시간들, 폭염으로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하 수상한 시절, 내 몸을 더 아껴야 겠다고 다짐해보는 6월 17일. 


최근 책을 마구 사잰 느낌이다. 역시 에라모르겠다모드였나 보다. 3월 이후 산 책 이야기를 안 해서 리스트가 좀 길 수도 있다.^^;; 


















리베카 솔닛의 책 <길 읽기 안내서>와 <걷기의 인문학>은 전자책 구입. 함께 낭독으로 읽는 책들이다. 이전에 읽은 책이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와 <남자들은 자꾸 냐를 가르치려 든다>인데 이 두 권과는 결(?)이 다른 글이 튀어나와서 놀라며 읽는 중. 지난번에는 눈물이 터져 낭독을 이어하지 못한 기억도 있다.^^;; (<길 읽기 안내서> 먼저 읽고 있음.)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예전에도 안 읽었고 지금도 딱히 끌렸던 책은 아니지만 ㅎㅎ 올 여름 이거 읽으면서 더위를 나보자는 이야기에 옳소 하며 구입. 역시 모임에서 읽고 있다. 막 배꼽 빠져라 웃고 싶은데 아직 그렇지는 않음. 뭐 일단 재미는 있... 좀 황당하기도 하고. 좀더 읽어봐야. 


















마야 안젤루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보관함에 오래오래 있다가 이번에 드디어 구입. 1969년. @@ 이렇게 오래 전에 나온 줄 몰랐다. 


















조혜정 <글 읽기와 삶 읽기 3> 

중고로 보일 때마다 시리즈 한 권씩 사고 있다. 전번에 2권부터 사서 소포로 받아 살펴봤는데 음 어려운 책이었다. 머리 싸매고 읽어야 할 듯. 이제 1권만 사면 다 사는 건데.


* 1~3권 목차 


1권

책머리에

1장. 겉도는 말, 헛도는 삶
2장. 저자란 무엇인가?
3장. 텍스트의 역사성과 당파성
4장. 문화 읽기는 왜 어려운가?
5장. 예비지식인의 책 읽기 반성
6장. 삶을 이야기하는 교실
따로 읽기 - 박완서 문학에서 비평은 무엇인가?
찾아보기

2권
1장. 겉도는 말, 헛도는 삶
2장. 식민지사, 그 타자의 얼굴
3장. 지식/권력에 대한 성찰 - '타자성'에 대하여
4장. '보편성'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5장. - 식민지적 근대성에서 대안적 근대성으로
6장. 서구의 자기 성찰 - '급진적 근대성'과 '탈근대'에 대하여
7장. 식민지 지식인의 옷 벗기 - 지식 생산 주체에 관하여
8장. 개인 속의 역사, 기억으로서의 역사 - 주변성에 대하여
9장. 문화적 자생력 기르기 - 글쓰기에 대하여
10장. 함께 읽기 의 문화사적 의미

3권
1장.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 성찰
2장. 자본주의 사회의 성과 사랑
3장. 입시 문화의 정치 경제학
4장. 문화적 자생력 기르기
5장. 공간 읽기와 문화 만들기
6장. 함께 읽기



















김혜순 <여성, 시하다> 

전자책으로 살까 고민하다 종이책 사서 받았는데 역시 전자책으로 사지 않길 잘했다. 늠나 어려운 것. 앞부분 읽어보겠다고 설치다가 덮어놓았다. <여자, 짐승, 아시아하기>를 전자책으로 샀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어려움. 그래서... 시를 읽어보려고 시집을 샀...ㅎㅎㅎ 

















김혜순 <피어라 돼지>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두 권을 사보았다. 아직 받기 전. 시집도 전자책으로 사면 정말 안 펼쳐보게 되어서 ㅠㅠ 종이책 선호한다. 얇으니까~ 시도 어려우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김혜순의 사유는 더듬어 따라가보고 싶다.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도 읽다가 말았는데...^^;;; 



















김희준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이웃님이 한 구절 보내주신 시구가 맘에 밟혀. 그냥 그것 보고 샀다. 빨리 우주먼지가 되어버린 시인. 



















이소호 <캣콜링> 

이건 언제 샀지???@@ 잘 기억 안 나 책소개 다시 훑는다.ㅎㅎ 출판사 책소개 가져오고 싶었으나 너무 길더라. 전자책 살 만한 거 고르다가 선택한 듯. 읽어봐야지. 


* 책소개 :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캣콜링>이 '민음의 시' 253번으로 출간되었다.(심사위원 김행숙, 정한아, 조재룡) 2014년 「현대시」로 등단한 이소호 시인은 첫 번째 시집 <캣콜링>을 통해 가장 새로운 '고백의 왕'을 선보인다. 2018년에 탄생한 '고백의 왕'은 성폭력의 유구한 전통과 끔찍한 일상성을 폭로한다. <캣콜링>을 통해 세상에 나온 시적 화자 "경진"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 낱낱이 펼쳐 보이며 가부장제와 폭력적인 일상에 거친 조롱을 뱉어 낸다.

고발과 폭로를 통한 심리적 진실이 시집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에는 내면의 고통을 예술 작품으로 분출해 내는 '전시적' 진실이 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니키 드 생팔 등 현대 여성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받은 시편들을 미술 작품처럼 배치하고 사진과 그림, 타이포그래피 등 시각적 효과를 적극 활용한 이미지를 통해 독자들이 고통과 폭력의 현장을 다층적으로 마주하도록 한다. 거칠고 공격적이면서도 지적인 이소호의 시 세계는 격정적이고도 이지적인 시인들의 계보를 새롭게 이어간다.
















김이듬 <한국 현대 페미니즘시 연구> - 고정희 최승자 김혜순의 시를 중심으로 

이런 책까지 샀다.ㅎㅎㅎ 김혜순 때문에. 이해해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아니 이해라기보다... 그러니까... 

















연구모임 사회 비판과 대안 엮음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공부할 책 미리 전자첵으로 구입. 


* 목차 


편집자 서문

1 시몬 드 보부아르
절대적 타자에서 실존적 인간으로 / 문성훈

2 뤼스 이리가레
성차의 존재론과 수평적 초월 / 황주영

3 샌드라 하딩
포스트모던 입장론의 변화와 한계 / 조주현

4 캐롤 길리건
정의 윤리를 넘어 돌봄 윤리로 / 김은희

5 엘렌 식수
여성적 글쓰기 / 이봉지

6 아이리스 매리언 영
차이의 정치 / 김원식

7 주디스 버틀러
자연은 과연 얼마나 자연적인가 / 고지현

8 깁슨-그레이엄
페미니즘과 차이의 정치경제학 / 이현재


저자 소개
















잭 자이프스 <동화의 정체> 

융 심리학으로 구전설화와 동화를 해석한 책을 읽으면서 구미가 당긴 분야를 좀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열망(응?)을 가진 나와 다른 두 분이서 처음으로 읽기로 한 책. 현재 4장까지 읽었다. 재밌다. 역시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희열! 짱이다. 

















김환희 <옛이야기와 어린이책> 

노제운 <한국 전래동화의 새로운 해석> 

<동화의 정체>와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구입. 




















백문임 <춘향의 딸들, 한국 여성의 반쪽짜리 계보학>

김미경 <여성주의적 유토피아, 그 대안적 미래> 

한서설아 <다이어트의 성정치> 

동화 관련 책 검색하다 찾은 책들. 중고서점에 나란히 세 권이 있길래 냅다 구입,하긴 했는데 언제 읽노.  


















뤼스 이리가라이 <나, 너, 우리 - 차이의 문화를 위하여> 

마침 중고가 눈에 띄어 구입. 어렵지만 늘 궁금한 뤼스 이리가레 되시겠다.ㅎㅎ 


















한지희 <모성과 모성 경험에 관하여 - 아드리안 리치의 삶과 페미니스트 비평의 이해> 

삶,만 있다고 했으면 안 샀을 책.ㅎㅎㅎ 에이드리언 리치의 <더이상 어머니는 없다>를 읽는 중이라, 그래서 끌렸다고 해두자. 실망하지 않기를 바랄 뿐.^^ 
















정인경 <내 생의 중력에 맞서> 

처음엔 살 생각이 없었는데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인용되고 하는 걸 보고 그만 질러버림. 궁금하긴 궁금한 책이다. 새우깡 이야기도 여기서 나왔지 아마? ㅋ 

















임옥희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 폭력의 시대 타자와 공존하기> 

으 표지 뭐야. 제목만 보고 소설인 줄 알았다. 소설 아님. 목차만 봐도 후덜덜. 아직 책을 못 받아서 펼쳐보지는 못했지만 만만치 않아보인다. 


* 목차 


서론 누가 페미니즘의 죽음을 두려워하랴 - 다시 ‘가치’의 문제로

1부

1장 자본 돈의 포르노그래피
1.신자유주의 시대, 돈의 포르노그래피
2.폭식하는 신종 귀족들
3.다국적기업과 여성노동력
4.여성노동의 ‘밥, 꽃, 양’ 화
5.생산성의 논리,벗어날 수 없는 포로서사
6.여성거래와 매춘

2장 국가 국가와 법과 젠더
1.국가 폭력과 법과 정의
2.국가법 이전 혹은 너머의 여성
3.국가페미니즘의 딜레마
4.가부장적 국가와 간통법

3장 인권 인권의 정치경계학
1.인권보호를 위한 불매운동?
2.불확실한 삶과 인권
3.근대의 출현과 타자의 발명
4.볼모잡힌 사람들
5.자본주의의 이율배반과 배신의 권리

4장 교육 인문학의 시장화
1.한국에서의 인문학
2.인문학의 콘텐츠화
3.사교육시장과 교육기계로서의 모성
4.계급재생산 장치로서의 영어교육
5.복종의 재생산 기제로서의 교육장치

5장 가족 정상가족의 해체와 수상한 가족들의 탄생
1.가족은 반사회적인가
2.생계형 유랑가족과 상층 기러기가족
3.국제 결혼이주 다문화가족
4.생활공동체로서의 반려가족
5.나홀로 코알라족

6장 모성 신자유주의시대 모성의 정치경제학
1.눈물 흘리는 성모의 부활
2.실종된 아버지
3.새로운 모계사회 <마더>
4.대상관계이론과 모성
5.<구글 베이비> : 교환가치로서의 자궁
6.자궁교환과 모성 가치

7장 육체 연금술로 변신하는 몸
1.프로젝트화되는 몸
2.뷰티산업과 연출되는 몸
3.육체자본과 취향의 계급화
4.몸 억압과 다양한 중독전이 현상
5.자유로운 몸에 대한 상상

2부

8장 타자 얼굴이 있는 풍경
1.체면의 문화
2.이야기로서의 얼굴
3.인종: 발명된 타자

9장 환대 폭력적인 주체의 이율배반
1.애도의 정치
2.폭력적인 주체의 이율배반
3.손님 : 환대와 적대의 두 얼굴

10장 주름 노년의 시학
1.나이의 계급화와 젠더화
2.노년에도 차마 버리기 아까운
3.죽어도 아깝지 않은
4.‘불안의 꽃’ 현상과 할머니 가설
5.노년에 가치 있는 삶이란

11장 문학 결을 거슬러 읽기
1.페미니즘의 싸이버타리어트화
2.소문자 영어권 페미니즘 문학
3.하이브리드 문학: 배신의 계보학
4.레즈비언 문학
5.한국에서 소비되는 동성애 담론
6.색깔 있는 것이 아름답다

12장 유머 약속 없는 미래의 역설
1.주체는 세계의 주인이 아니다
2.남성적 나르시시즘 혹은 자기기만
3.여성적 우울증 혹은 은유적 거식
4.재생산의 약속 없는 미래의 역설
5.반영에서 회절로

13장 일상 욕망의 서사와 일상의 정치
1.욕망의 서사들
2.게으를 수 있는 일
3.일상의 정치
4.페미니즘 언어의 소시장 형성하기

14장 채식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정치를 위하여
1.육식에의 불안
2.신화적 상상력과 동물의 생
3.채식과 거식 사이에서
4.채식주의자 뱀파이어 정치를 위하여

















케이트 밀렛 <성 정치학> 

중고로 나와서 얼른 구입. 안 읽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중 하나다. 자꾸 서구여성학자들의 책들을 사모으는 것같은 느낌적 느낌과 실제적 사실이 혼재되면서 합리화의 구멍을 찾게 된다. ㅋㅋㅋ 

















이화어문학회 <한국 여성작가 연대기> 

그래서 이런 책이 더 눈에 띄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던, 몰랐던, 지워졌던, 역사 속의 여성들. 한국의 여성사에 정말 무지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 목차 


1부. 담장 안에서 들끓는 마음들

시대, 젠더의 결박을 풀어 헤친 황진이
- 안세연
‘조선 여류 시인’으로 끊임없이 가두어진 ‘글로벌 시인’ 난설헌 - 김현미
실용적 글쓰기로 자신을 지켜 낸 장계향 - 구선정
규방에 갇힌 호탕한 ‘군자’ 호연재 김씨 - 최선혜
강렬한 자의식으로 대하소설을 집필한 전주 이씨 - 탁원정
종가에 맞서 자신의 뜻을 관철한 광주 이씨 - 정경민
조선시대에 한문 여행기를 남긴 금원
- 전진아
외강내유의 삶을 노래한 최송설당
- 신윤경

2부. 담장을 부수려는 시도들
‘삶의 역설’이라는 인간 문제를 다룬 강경애 - 박구비
국가를 향해 달려간 ‘누이’ 모윤숙
- 이기성
‘소문’과 ‘무정’에 죽임당한 송계월
- 진선영
‘나’에게서 ‘타자’로 이르려 한 노천명
- 김진희
생의 주체로서 삶을 긍정하는 이야기꾼 김끝녀 - 한유진
‘사랑’의 힘에 천착한 임옥인 - 권혜린
여성에게 근대란 무엇인지 묻게 한 박경리 - 송주현
‘아프레 걸’에서 ‘참한 여자’로의 도정을 보여 준 한말숙 - 박필현
‘열정적’ 사랑과 ‘불새’의 글쓰기를 보여 준 최희숙 - 박찬효

















데버라 캐머런 <페미니즘> 

페미니즘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지식 얕음이 혹여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지 걱정하는 모임 멤버 한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런 면을 조심해야지, 싶다가 우린 너무 겸손하고 착하고 자기낮춤에 길들여져 있구나 싶기도 하고. 이 지점에서 페미니즘 일반(?)에 관해 짚고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 이 책을 골랐다. 그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 또한 있었음을 고백한다. 
















앨리슨 스톤 <페미니즘 철학> 

어제 지른 책. 드디어 끝이 보이는구나. 헥헥. 

여기저기서 괜찮다는 평이 들리고 김은주의  <페미니즘 철학 입문> 이후로 페미니즘 철학이라는 용어가 좋아지기도 했고 그렇게 불려야 한다는 생각이 커진 것이 구입의 이유라면 좀 너무 거창한가. 실은 알라딘에서 퍼주는 적립금 때문이다. 해외배송비 때문에 여간해서는 새 책을 구입하지 않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적립금을 퍼주니 긁어모은 사오천 원이 (실제 내 돈도 아니면서) 아까워지고 뭐라도 사게 되는 악순환. 그래도 후회하진 않을 걸? ㅎㅎㅎ 




자, 여기까지가 책이다. 책만 샀느냐. 아니라는 건 다 아실 듯. 이제는 굿즈다. 











식물성 육포 - 갈비맛, 양꼬치맛 

육포를 좋아하지 않았었고 이제는 육류를 안 먹어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렸는데 알라딘에서 식물성 육포 나왔다고 홍보하기 이전에 이걸 발견하고 샀다. 북플 휘릭 보니 육포 이야기도 있는 것 같던데 저는 애저녁에 이미 사버렸답니다? 그러나 배송은 오래 걸리는 관계로 ㅎㅎ 아직 손에 들어오진 못했다. 기대는 안 하는데 기대된다. (응?) 














김칩스 쯔란 
이거슨 서재의 그 유명한 '겨드랑이맛' ㅎㅎㅎㅎㅎㅎㅎ 아니 근데 나는 이 칩스 좋아. 맛있어. 겨드랑이맛? 그게 뭔가요? 잊을 만하면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되는 묘한 마성을 가진 김칩스.ㅋㅋ 












미니 텀블러백 - 머스터드 

상품 사진 저렇게 뜨는 거 마음에 안 든다. 가방 욕심이 있다. 메이커나 디자인 따져 욕심부리는 욕심 말고 그냥 실용적이고 이쁜 천가방 같은 데 혈안이 된다. 말은 이렇게 해도 막 사 쟁이는 스타일은 아님. 이 가방 시리즈는 예전부터 호시탐탐 구경만 하던 것인데 전번에 가방 할인쿠폰 줬을 때 에라모르겠다모드 발동해서 아래의 미디엄백을 샀었다. 










역시 사진과 다른 색(카키)이고 소포로 받아 실사용해봤는데 글쎄 느무 좋은 거지? 보온병 쏙 꽂을 수 있고 천도 이쁘고 색도 이쁘고 난 끈도 좋더라. 손잡이도 좋고. 그런데 잠시 여행갔다가 써보니 거리를 활보하며 오래 걸을 땐 가방 작은 것, 딱 물병과 스맛폰만 들어가는 크기가 있음 좋겠다 생각하다가 텀블러백 미니가 떠올라버렸... 그래, 이거슨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세뇌주문과 함께.ㅋㅋㅋ 모든 알라딘 물건을 대리수령해주는 동생이 미니백을 보더니 어머 넘 귀엽다고 제 딸 생일선물로 줘라 해서 선물하고 내 건 다시 샀다. 실물 기대하며 소포 기다리는 중. 음, 이제 제일 큰 크기인 북 토트 텀블러백만 사면 삼총사 완성인가? ㅋㅋㅋㅋㅋㅋㅋ















그밖에 새로운 디자인의 노트들이랑 처음 사보는 문장부호스티키마커(이름어려워) 같은 것들도 있다. 











커피도 가아끔 산다. 알라딘 커피는 내 입맛에 조금 싱거름두루뭉술(?)하지만 이 또한 쿠폰을 날리시니 쩝. 드립백 선물하기도 하고 디카페인 필요할 때 한 봉 구입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알라딘 블랜드를 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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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6-17 2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맛 저게 아직도 나오고 있었어요?! 역시 겨맛 마니아가 있어서 꾸준한 판매?! ㅋㅋㅋㅋ 그나저나 왕창 아프셨다기에 괜찮으신가 걱정하는 찰나, 왕창 책 사신 거 보고 다 나으셨구나 했습니다. ㅎㅎ

난티나무 2022-06-18 06:41   좋아요 3 | URL
겨맛 그러게 말입니다.ㅋㅋㅋ 마니아까지는 아니지만 ㅎㅎ 🤣
책은 두 달동안 왕창 샀네요.@@ 반성은 안 할랍니다… 쩝 ㅎㅎㅎ

다락방 2022-06-18 08:18   좋아요 3 | URL
저도 겨맛 저게 아직도 있는줄 몰랐네요 ㅋㅋㅋㅋㅋ 난티나무 님 저 겨맛 간식 좋아하시는 거 너무 좋아요! (왜? ㅋㅋ)

난티나무 2022-06-18 22:49   좋아요 1 | URL
저 김칩스 볼 때마다 겨맛,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 장본인 두 분 ㅎㅎㅎㅎㅎㅎㅎ

잠자냥 2022-06-19 00:01   좋아요 0 | URL
겨맛은 겨맛이죠……..

프레이야 2022-06-18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죽죽 읽어내려오다 제가 좋아하는 올리브그린 색 가방 이쁩니다.
에구 그동안 아프셨군요. 이제 괜찮으신거죠.
비건 육포까지 ㅎㅎ 이거 요새 핫하네요.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도 육포 그닥이라 패스하구요 그래도 쬐끔 궁금합니다 맛이.
궁금해서 사게 될지도요 ㅎㅎ
오래전 사둔 조혜정 책 세 권과 얼마전 산 임옥희 책이 보여 반갑네요. 표지 좀 무섭지만 ㅋ
육포 씹듯 씹어먹어야 할 책도 많고 즐거운 비명이라 해야겠지요 ^^

난티나무 2022-06-18 06:43   좋아요 3 | URL
가방 이뻐요! ㅎㅎㅎ
이제 많이 나아서 살 만합니다.^^
육포는 큰 기대는 없지만 비건 육포라고 하니 호기심에 ㅋㅋㅋ
오 조혜정 책 다 갖고 계시군요. 임옥희도! 방가방가~~~~~^^
진짜 읽을 책은 집에도 많고 서점에는 더더더 많고요! 아악!!!! ㅎㅎㅎ

프레이야 2022-06-18 11:01   좋아요 1 | URL
근데 조한혜정으로 이름 쓰시다 다시 조혜정으로 바꾸셨나 봅니다. 대외 활동은 조한혜정으로 하시던데요. 1권만 그리 쓴 건지 1995년판은 조한혜정. 병용하시나봐요. 아무튼 멀리서 난티나무 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난티나무 2022-06-18 22:3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조한혜정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여긴 폭염이라 집에서 가만히 숨만 쉬고 있습니다. ㅎㅎㅎ 프레이야님도 주말 즐거우시기를요!!!

다락방 2022-06-18 08: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몰랐던 그리고 어려워보이는 페미니즘 책들이 보여서 좋으면서도 싫으네요. 알고싶고 읽고싶은게 많아서 좋고 이걸 언제 또 다 읽는단 말인가 싶어서 싫고..
난티나무 님 페이퍼 보면서 난티나무 님 여성학으로 대학원도 가시고 박사 학위도 따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화이팅!!

난티나무 2022-06-18 22:38   좋아요 2 | URL
완전 공감합니다.ㅋㅋ 좋으면서 싫은 거! ㅎㅎㅎ
여성학 대학원은 영어를 그렇게 잘 해야 한다는 소문이….???? ㅎㅎㅎ 공부 열심히 안 하는 학생이 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용? ㅋㅋㅋㅋㅋㅋㅋ ❤️❤️❤️

mini74 2022-06-18 0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고생많으셨군요. ㅠㅠ 반가워요 난티나무님 ㅎㅎ 은하수를~ 은 저희애가 엄청 좋아하는 책이에요. 피어라 돼지! 궁금하네요

난티나무 2022-06-18 22:40   좋아요 2 | URL
네 mini74님 오랜만입니당.^^
은하수히치하이커 팬이 많다고 들었어요. 수건데이도 있다고 하더라고요?(책 속에 수건이 중요한 물건으로 나온다고 ㅎ)
저도 김혜순 시 기대해요. 두말할 것없이 어렵거나 난해하거나 하겠지만요.^^;;;;;;

단발머리 2022-06-18 0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많이 아프셨군요 ㅠㅠㅠ 완전히 회복되셔서 신간, 찜해두었다가 구입한 책들 모두 읽으실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페미니즘 철학> 저는 앞부분 읽다가 포기(포기가 너무 쉬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했는데 난티나무님 페이퍼 보고 나니 다시 도전해볼까 생각하게 되요. 난티나무님의 꾸준한 읽기 언제나 응원합니다. 화이팅!!

난티나무 2022-06-18 22:42   좋아요 2 | URL
딱 걸려갖고 고생했어요.ㅠㅠ 이만한 게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페미니즘 철학>!! 그런 책이로군요. 히융… 그래도 우리 모두 화이팅!!!!!! ㅎㅎㅎ

바람돌이 2022-06-18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체해서 열흘이라니 에고 고생 많으셨어요. 토닥토닥!!!
은하수를은 전 그 웃을 포인트를 책 끝까지 잘 못찾았어요. 이건 영국인만 웃으란건가 하면서 책읽는 내내 웃으려고 어정쩡하게 입꼬리 올리다가 이걸 웃어야돼 밀이야 돼 이랬다는..... ㅎㅎ

난티나무 2022-06-18 22:44   좋아요 2 | URL
넵 토닥 고맙습니당.^^
그니까요. 그 영국식 유머가 저도 얼마나 다가올란지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ㅎㅎㅎ 읽고 있어요.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포스트잇에 욕도 해놨어요.ㅋㅋㅋ

청아 2022-06-18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얼마만인지ㅠㅠ
난티나무님의 리스트도 너무 너무
반갑습니다~♡♡ 타국에서 아프면 왠지 더 서러울것같아요.
그럼에도 모로 누워 책을 읽으셨다니 역시👍

이리가레 <나,너,우리>어렵지 않은 편이어서 읽기 좋았어요.
다른 책들은 죄다 낯선*^^*
그러니 또 주섬주섬ㅎㅎ

난티나무 2022-06-18 22:47   좋아요 2 | URL
미미님 오랜만이죠.^^
자꾸 눕고 싶어져서 아예 책들을 침대 옆에 쌓아두고 ㅎㅎㅎㅎ 누워서 할 게 없으니 책 펼치고 ㅎㅎㅎㅎㅎㅎ
이리가레 덜 어렵다니 반가운 말씀이에요. 책의 세계 넘나 깊고 오묘하죠!^^

얄라알라 2022-06-21 0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체해서 열흘이나 고생하셨다는 문장 읽고, 중간에 읽다 내려와서 댓글부터 쓰고 다시 올라가려고요
저는 사흘도 정말 못 버티겠던데 열흘,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이젠 괜찮으신거죠?

체하셨으면 열흘동안 커피도 못드셨겠네요...흑흑
건강하시어요

난티나무 2022-06-21 06:33   좋아요 2 | URL
네 커피 못 마시고 처음 며칠은 흰죽….^^;;;; 된통 체하면 진짜… 답이 없더라고요. 저는 3주까지 아파봤어요.ㅠㅠ 😭
아직 완전히 낫지는 않았지만 거의 나았다고 해도 될 만큼 좋아졌어요. 이젠 커피도 마시구요. ㅎㅎㅎ 얍!!!! 아프지 말자!!!!! (달력 보니 글쎄 오늘 2주 되는 날이네요. @@ 웅웅)
얄라알라님 고마워요~^^

그레이스 2022-06-21 0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화장애를 많이 겪는 사람이라 어떤 상황인지 알겠어요ㅠ
난티나무님 조심하세요~~
커피 못마시는게 제일 힘들었던것 같아요;;

어제 남편이 책정리하다 말고 동문선에서 나온 페미니즘사전을 찾아주네요
본인이 이런것도 샀네 하면서,,, 그러게 왜 샀을까요? ㅋㅋ
동문선 출판책 보니 생각이 나서,,,^^

난티나무 2022-06-21 18:2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도 커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많이 줄였고 요즘은 농도도 아주 연하게 마시는데 그래도 커피 생각이 나더라고요.^^ 더운 날엔 아아!!! ㅎㅎㅎ 어제 오후에도 한 잔 마셨습니다.ㅋ
오 페미니즘사전 궁금한데요?

그레이스 2022-06-21 19:17   좋아요 0 | URL
리사 터틀의 <페미니즘 사전>이예요
절판된 책이네요
지금은 제 책상으로...!
 
















밑줄.



"'여성은 열등하다'는 말이 차별과 혐오의 표현이 된 것은 20세기 말부터다(그러나 이 말은 여전히 유통 중이다). 여성은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자유 속에서 외모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여성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추함과 영원한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추하다는 말은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여성은 추함을 천박함, 범죄로 여전히 인식하고 있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여성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의심받거나 심지어는 박탈당한다. "나는 못생겼다, 고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명제가 만들어진다. 이제 여성의 신체는 비평의 대상이다. 주름살을 비롯한 각종 노화의 흔적, 다시 말해 유한 존재인 인간의 몸에 새겨지는 숙명적인 표시들은 관리되고 치료되어야 하는 증상이 된다. 여성은 이제 자기 몸의 주인이다. 그리고 여성은 자신의 모습을 창조하는 예술가다.


동시에, "건강한 신체와 아픈 신체의 구별은 정상적 신체와 비정상적 신체라는 새로운 구별로 전위(轉位)된다." 이는 "삶과 죽음을 예언"하게 된 의학의 발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셸 푸코에 따르면 의사들은 이른바 좋은 태도를 보급하고 나쁜 태도를 비난한다. 어떠한 이상을 지지하는 대신, "자기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는 문화"가 생겨난다. 새로운 문화 속에서 죄의식 또한 달라진다. 유혹에 빠지거나, 죄를 짓거나, 정치적 투쟁에 무관심하다는 이유로는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어진다. 대신 개인은 남이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했다. 그리하여 추하게 보이면 어떡할까,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추하게 변하면 어떡할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났다. 그러한 비극을 피하기 위해 개인은 노력해야 했고, 불행한 일이지만 그 노력은 결코 충분하지 않았다. '젊음과 아름다움'이라는 오래된 규범은 내면화되었고 모든 개인은 모범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비치길 원했다.


규범은 기준이지만 동시에 제재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규범은 제재에 대한 공포를 수반한다. 현대는 타율성의 시대에서 자율성의 시대로 이동했지만, 철학자 이자벨 케발Isabelle Quéval의 표현에 따르면 이 또한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 명령이다. "나는 아름다워야 한다. 왜냐하면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는 정언 명령이다. 개인은 단지 외부의 규칙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그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이제 권위주의적인 언어를 가지게 된다. 즐거움 대신 고된 노동이, 만족 대신 근심이 자리를 차지한다. 못생긴 여성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게으른 무능력자다.


못생긴 여성의 역사를 복기해보면 처음은 여성으로 태어난 자체가 추함이었고, 다음은 자연의 실수가 빚어낸 결함으로 인한 추함이었다. 그 뒤를 이어 세 번째 추함의 시대가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타인에 대한 무관심, 예의범절과 자기존중의 결여, 게으름과 자포자기 등의 정신적 결함으로 인한 추함이다."

50%



"추함은 존재론적 영역을 침범한다. 추함은 개인의 정체성을 장악한다. 그리하여 추함이 곧 개인의 정체성이 되어버린다. 무심한 생각에까지 스며들어 타인과 세계,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에서 분석한 대로 자신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는 것은 주체가 죄책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못생긴 개인이 느끼는 수치심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일종의 원죄처럼 존재를 건드린다. 주체는 불법적인 일을 전혀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죄책감을 느낀다. 이러한 수치심은 추함을 죄악시하는 주장들에 의해 더욱더 커진다. 치욕과 모멸감 속에서 피해자는 타자가 보는 방식대로 자신을 바라본다. 사르트르의 주장대로 수치심은 늘 타인과 관련이 있다. 나는 타인을 통해 나 자신을 본다. 타인의 시선이 나의 알몸을 보고 있다고 느낄 때, 타인이 나의 원래 모습을 볼 때 나는 수치스러움을 느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에게 비친 나의 모습이 실제 내 모습임을 인정할 때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타인이 나를 추하다고 생각하면 나는 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 경우,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자신을 소외시키는 추함에 대한 수치심이며, 라캉이 말한 "수치론적hontologique"인 추함으로, 나의 모든 가능성을 부인하는 추함에 대한 수치심이다. 그리하여 대자적 존재는 즉자적 존재에 의해 갉아 먹힌다. 나는 추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추함의 본질은 곧 고통이라고 한 흄Hume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회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는커녕, 자신의 모습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미움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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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6-03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멀리서, 난티나무님의 꾸준한 한 우물파기 깊은 독서를 경탄의 마음으로 응원드립니다

난티나무 2022-06-04 04:15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얄라알라님~^^
깊은지는 잘 모르겠고 좀 많이 치우치는 느낌은 들어요. ㅎㅎㅎ

han22598 2022-06-04 0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조금 부담스럽긴 한데...난티나무님의 글을 보고나니....많은 관심이 생기네요^^ 감사해요!

난티나무 2022-06-04 04:20   좋아요 2 | URL
표지 ^^;;;; 요즘 눈을 저렇게 지우는 표지가 많아져서 저도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책은, 역사를 아주 학술적으로 짚어나가는 모양새는 아니고(참고문헌은 많습니다), 역시나 유명한 남자문인들이 헛소리 지껄인 걸 보면서 열폭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일단 쉽게 잘 읽히고요.^^
밑줄긋기한 부분은 많은데 강력추천하기는 조금 망설여지는 그런 책... 입니다. ㅎㅎㅎ
뒷부분에 바타유가 했다는 말이 아주 가관끝판왕이더라고요. 아오!!!

바람돌이 2022-06-04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도 있군요. 역시 알라딘 서재는 다양한 책의 보고입니다.

난티나무 2022-06-04 16:22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다양한 책의 보고!!!!!! ^^

mini74 2022-06-04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종이책으로 봤어요. 넘 재미있고 미와추에 대한 기준에 여성에 대한 억압이 담겨있음에 열받아하며 ㅎㅎ 난티나무님 리뷰 정말 멋집니다 !!

난티나무 2022-06-05 06:15   좋아요 1 | URL
아아 그러니까 저기… 저는 그저 밑줄을 그었을 뿐인데… 제가 쓴 글로 착각할 여지가 있나 보아요..ㅠㅠ 😭 (위에 han님도 혹시…????) 내일 날 밝으면 컴으로 수정해야 겠습니다.^^;;
mini74님 읽으신 책이군요. 열받는 부분 늠 많죠!! 😡
 

에바 일루즈 <감정 자본주의> 여는 말 밑줄

감정은 사회 이전pre-social 문화 이전pre-cultural의 어떤 것이 아니라, 극도로 압축되어 있는 문화 의미들과 사회관계들 바로 그것이다. 감정이 행동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이유는 이렇게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감정은 어떻게 이러한 "에너지"를 보유할 수 있을까? 그것은 감정이 언제나 자아의 감정이요, 자아와 타자들(문화적으로 자리매김되어 있는 타자들) 사이의 관계와 관련된 감정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또 늦었구나"라고 말했을 때, 내가 수치를 느끼느냐 분노를 느끼느냐 죄의식을 느끼느냐 하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내가 그 사람과 어떤 관계냐에 달려 있다. 그 사람이 내 상사라면 나는 수치를 느낄 것이고, 그 사람이 내 동료라면 나는 분노를 느낄 것이며, 그 사람이 방과 후에 나를 기다리는 내 아이라면 나는 죄의식을 느낄 것이다. 감정이 심리 단위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감정은 문화 단위이자 사회 단위이다. 곧 감정이 표현되는 장소는 구체적·즉각적 관계이되 항상 문화적·사회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관계이며, 이로써 우리는 감정을 통해서 인간됨personhood의 문화 규정들을 규현enactement하게 된다. 요약해보자면, 감정이란 극도로 압축되어 있는 문화 의미들과 사회 관계들이며, 감정이 에너지를 보유할수 있는 것은 이렇게 고도로 압축되어 있는 덕분이다(감정이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감정이 반성 이전pre-reflexive 상태, 때로 반의식semi-conscious 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감정이 행동의 여러 측면 중에 고도로 내면화되어 있고 비반성적인 측면인 이유는, 감정에 문화와 사회가 충분히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행동을 "안으로부터 이해하고자 하는 해석학적 사회학은 행동의 감정적 색조에, 그리고 실제로 무엇이 행동을 추동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감정이 사회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첫번째 이유는여기까지이다.
감정이 사회학에서 지극히 중요한 개념인 두번째 이유는, 사회적 배치가 많은 경우 감정적 배치와 일치하기때문이다. 평범한 예를 들겠다. 전 세계 수많은 사회조직들의 가장 근본적인 구분이라고 할 수 있는 남녀 구분은, 감정 문화들에 토대를 두고 있고 감정 문화들을 통해 재생산된다. 남자다운 남자라면 용기, 냉정한 합리성, 훈련된 공격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반면에 여성성은 친절함, 동정심, 명랑함을 필요로 한다. 우선 남녀 구분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위계는 감정의 구분을 함축하고 있다(남자와 여자가 각자의 역할과 정체성을 재생산하는 것은 바로 이런 감정의 구분에 기인한다). 이어 이러한 감정의 구분으로부터 감정의 위계가 만들어진다(냉정한 합리성과 동정심을 비교하게 되면, 대체로 전자가 좀더 책임감 있고 객관적이고 전문가적인감정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우리는 뉴스란 또는 정의란 정에 휘둘리지 않는 객관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객관성의 이상은 감정의 자제를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감정의 자제는 남성적 실천이자 남성적 모델이다. 요약해보자면, 우선 감정들은 위계적인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고, 이렇게 조직된 남성의 위계는 암묵적인 방식으로 도덕적·사회적 배치를 조직하고 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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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기 어려워졌다고 작년 내내 생각하고 그렇게 말했다. 막연하게 이유를 알고 있었던 듯하지만 명료하지는 않았다. 어쩌다 소설을 읽으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가 튀어나왔다. 해법을 제시하는 게 소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싫었나 보다. 소설뿐 아니라 시도 그렇고 영상매체물도 그렇다. 모든 시각매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 재현되는 것, 보여지는 것, 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부정적인 면을 먼저 찾고자 했다. 먼저 눈에 띄는 것도 당연했다. 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실을 그대로 혹은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나를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떻게 현실을 알 수 있나도 생각했다. 이렇게라도 여성을, 약자를, 소수자를, 말하지 않으면 어떡하냔 말이냐고, 그러면서도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느냐고, 이랬다 저랬다.

우연히 영화를 한 편 봤다. <불도저에 탄 소녀>. 제목도 맘에 안 들고 가족구성원에 엄마가 죽고 없는 것도 맘에 안 들고 어린 '남'동생이 있는 것도 맘에 안 들고 '소녀'가 주인공인 것도 맘에 안 들... 아 이건 아닌가. 아무튼 고구마 백만 개.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감정은 분노다. 그와 더불어 분노라는 감정으로 우리가(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되묻는다. 분노는 힘이라 했고 분노는 용기라 했으며 분노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감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남자의 분노는 승인/정당화/우쭈쭈되지만 여자의 분노는 히스테리/미친/이상한,으로 취급된다. 영화 속 주인공, 이제 스물인 여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냥 가만히 입 처닫고 쭈그려 살라는 말인가? 그 아이는 도망갈 수도 없다. 어린 동생(왜 남자냐고!)이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끝까지 어린 동생을, 아픈 엄마를, 별볼일 없는 아빠를, 껴안고 살아야 하는가? 왜? 여자는 돌봄의 동물이라서? (코웃음) 아무래도 의심을 거두기 힘들다. 시나리오 누가 썼는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성감수성이나 의식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현실의 재현은 쉬운 것이 아니다. 재현 속에 적어도 생각의 방향은 실어야 하지 않겠는가. 고민한 흔적은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무슨 대상을 받았다는 청소년 소설을 읽었다. <훌훌>. 제목은 훌훌인데 내용은 '훌훌'하지 않다. 이 소설도 역시 (나는) 고구마 백만 개다. 주인공이 '소녀'이며 어리고 '배다른' '남'동생이 등장하는 것이 불도저 영화와 똑같다. 엄마가 없는 것도 비슷하다. 심지어 얘는 입양아야. 나는 입양이라는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고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당사자가 아니니 그런 말을 하지, 뭐 그런 말 들을 수도 있지만, 으레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저 관습일 뿐이다. 편협한 생각을 버리자. 어째서 주인공이 남자이고 그 남자가 어린 동생을 돌보겠다고 마음먹으면 안 되는가? (아무도 안 된다고는 안 했지. 다만 그렇게 안 쓸 뿐이지.) 입양된 남자가 한 명 더 나오기는 한다. 주인공의 처지를 이해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관계로. 어째서 '또' 어린 여자가 어린 남자아이를 돌보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하는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사회적 지탄은 여성에게만 씌우는 굴레가 아닌가? 이 소설의 주인공 주변에는 그래도 친구들이 있다. 그 아이는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고 소년원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아픈 할아버지이지만 그에게는 손녀에게 물려줄 재산도 있다. 불도저 소녀에게는 아무도 없다. 친구도 다정한 어른도 아무도. 사회적 '매장'을 당하기 일보직전에 죽은 아빠의 보험금이 지급되면서 영화는 끝난다. 어쨌거나 큰 돈이 생겼으니 이제 이 소녀의 앞날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돈이 많으니 어린 남동생이 있어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말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이 되나요? 이게 현실인가요? 바람직한 결말인가요? 돈 때문에 그 사단이 났는데, 그래도 나쁜 놈은 승승장구하는 세상인데, 그냥 돈만 손에 쥐어주면 그만인가 말이다. 그렇게 관객을 일단 안심시키면 그만인가 말이다. 다행이야, 그래도 돈이 생겼네, 정말 다행이야. 그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집도 돈도 사람도 없는 사람들은?

며칠 전 읽은 이서수의 소설 <미조의 시대>도 여기에 약간 겹쳐진다. 고구마 백만 개, 어쩔 수 없이. 그러니까 나는 팍팍한 현실에 벗어날 길 없이 몸부림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삶을 보기 힘들다. 일면 나 같아서, 일면 견디기 힘들 것 같은 상황이 무서워서, 이런 현실이 죽을 때까지 반복되는 게 삶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아서, 인물에 너무 깊이 몰입해서, 온갖 상황들이 화나고 짜증나서, 이유를 줄줄이 댈 수 있게 힘들다. 주인공에게는 역시 부양해야 할 어머니가 있고 돈은 없다. 친구 언니는 혼자이지만 일과 윤리적 가치관 사이에서 원형탈모를 겪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산다. 그래도 이 소설은 단순한 재현에 그치지는 않았다. 역사의 시공간을 현재에 잘 버무렸다. 버무렸다는 표현이 조금 가볍기는 하지만. 흔히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에 가미되는 평면성이 조금 덜한 것도 장점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너는 이게 시 같니? 라고 물으며 컴퓨터에 시를 쓰는 어머니나, 미조가 친구 언니를 생각하는 양가적 감정 같은 것들. 그러나 또다시 여성에게 전가되는 돌봄의 문제. 자본의 문제.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역사.

같이 책을 읽는 분이 추천하셔서 몇년 전 팟캐스트를 들었다. 한강이 초대손님이었다. 그의 작품은 신기하게 하나도 읽은 것이 없다.(이럴 수가) 너무 유명해서 꺼려했나? 아무튼 그러하지만 팟캐를 들으면서 소설가가 말하는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듣고, 생각했다. 모든 글이 그러하듯 전제는 질문이다. 무엇인가, 어떠한가, 왜 그러한가,를 끊임없이 던지고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 이런 내용의 말을 조곤조곤 하는 한강은 멋있었다. 아마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우리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결국 소설은 그런 것이다. 단순한데 단순하게 생각하기를 거부했던 모양이다. <채식주의자>를 검색했더니 전자도서관에 없다. 전자책이라도 사야 할까.

<한국의 탈식민 페미니즘과 지식생산>이라는 어려운 책을 읽다가 아래와 같은 구절을 만났다. 좀은 추상적이긴 해도 대략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그래서 소설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지, '제대로' 쓰기도 읽기도 어려운 거지.


"이러한 픽션화는 소위 사실·실재라는 것과 그것의 재현 사이에 있는 거리를 잠식해 매끈하게 통합된 하나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역사 속의 여성들이 갖는 풍부한 결들과 질들을 풀어헤쳐 놓으려고 하는 것이다. 즉 서발턴 여성을 정확하게 온전하게 있는 그대로 재현한다는 게 아니다. 계보 속의 여성들에게 각각 있는 재현할 수 업는/재현되지 않는 부분들을 봉합하거나 총체화하지 않고 아이러니와 신화와 혹은 유령적 형상들로 분명 있지만 적확하게 재현되지 않은 여분의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다. 문학적 형상화란 인간, 세상, 관계들의 다의적이고 이질적이고 불연속적인 결들을 봉합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솔기들을 뜯어내면서, 누구도 완벽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묘연한 구석과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즉 완전한 재현을 애초에 꾀하지 않으며 적확한 재현을 피해감으로써 텍스트 곳곳에 잉여와 초과 지점을 생성함으로써 새로운 상징적 의미화들이 텍스트를 흘러 넘치도록 한다."

<한국의 탈식민 페미니즘과 지식생산> 333




이 구절 읽으면서 자연스레(?) 김혜순이 떠올랐다. 나는 이 시인의 시 역시 제대로 읽은 것이 없다.(이럴 수가 2) 그럼 다른 책은 읽은 것이 있나? 아니다. 책 두세 권의 앞부분만을 읽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김혜순이 떠올랐다.



"나는 여성시인은 이렇게 세 번의 죽음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시'라는, 여성시인만의 언술을 발명한다고 생각해왔다. 여성시인의 시는 첫번째 죽음 여행의 시, 두번째 죽음 여행의 시, 세번째 죽음 여행의 시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 죽음 여행의 시는 자신이 버려짐, 부재, 쫓겨남에 처해진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시다. 이런 유형의 시는 대개 독백적 진술을 주로 하며, 자아를 극적인 무대에 세운다. 자신의 일상을 무대에 오르게 하고, 화자는 시 안에서 징징거린다. 이 유형의 시는 소녀인, 미성숙한 화자를 내세운다. 화자는 끝끝내 어머니로서의 정체성을 팽개치고, 자신의 태생적 한계 주변을 서성거린다. 두번째 죽음 여행의 시는 가정과 체제, 공동체 내에서 잠식당한 자아 정체성을 노래한다. 이 노래들은 한결 일상적이거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시의 배면에 품고 있으며, 시 안에서 성숙된 여인이 화자로 등장한다. 모성을 내세우거나 부과받은 모성성을 비난하며, 자신의 결혼, 관계, 노동을 화제로 삼는다. 세번째 죽음 여행의 시는 분열적이고, 산포되며, 공동체의 주문에 대해 분열된 자아 정체성, 분자화된 언술을 들이미는 발명자들의 시다. 이런 유형의 시의 화자는 어떤 복수성(複數性)을 내포한 듯 보이기도 한다. 이 유형의 시들은 언어의 운용, 모국어 문법에 대한 파괴에 열중하기도 하고, 남성과 여성으로 환원되는 은유 체계에 대한 전복, 다성악적 파동의 언술을 내보이기도 한다."

<여성, 시하다> 18~19



시인에 대해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나 소설이나 그밖의 다른 창작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말 같다. 유독 '징징거린다'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니 나는 지금 징징거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미성숙한 화자'이자 독자. ㅋㅋㅋ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또 <딕테>의 차학경이 떠올랐다. <딕테> 역시 아직 안 읽었다.(이럴 수가 3) 운 좋게 구한 책을 휘리릭 한번 넘겨보고 아, 이거 완전 읽기 어렵겠구나 싶어 덮어두었다. 한강 팟캐를 추천하신 그 분이 역시 추천하신(감사!~) 장혜령의 팟캐 차학경 편을 들었다. 간간이 그가 낭독하는 구절들을 들으며 역시 완전 읽기 어렵겠구나를 반복생각했고 이걸 내가 읽어낼 깜냥이나 되나를 생각했다. 아직 책을 읽기 전이지만 '몸으로 글쓰기'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쓰고 싶다,와 그렇지만 괴로운 건 싫은데, 사이를 얌체 같이 왔다갔다 하면서.

소설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해서 차학경의 <딕테>까지 왔는데, 오니까 그만 할 말이 떨어졌다. 틈틈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해야 겠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 거기서 나는 어떤 질문을 길어올릴 것인가. 나의 질문은 무엇인가.























<불도저에 탄 소녀> 영화 소개 ↓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0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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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28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 잘 못읽어요! (영화도..) 뭐랄까 읽을 수 있는 양이 정해진 듯… 아무래도 ㅠㅡㅠ 만날 수 있는 사람 정해진 것과 비슷 ㅋㅋㅋ 사람 못만나는 거랑 같은 이유이지 않나 싶기도 해요..? 그래서 차라리 남의 독후감을 읽거나 평론을 읽 ㅋㅋ
그렇지만 제대로 읽은 것이 없는 과거의 나가 있으니 또 다르게 해석하기 위해 읽기를 멈추지 않는 나도 있지 않을까요?
진지하고 다정한 난티님! 언제나 자기 안에서 나온 것을 쓰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여^^ 난티님은 변할겁니다!! 그 변하는 과정을 써두세여 🔥😘

난티나무 2022-05-30 01:57   좋아요 0 | URL
주말에 노느라 ㅎㅎㅎ 답글 이제야 달아요.
영화 ㅠㅠ 드라마도 그렇고 입에 욕을 달고 봐야 해서 ㅎㅎㅎ
읽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는 말씀 와 닿네요!!
진지 다정에 좀 욕심 부리면 유쾌 하고 싶네요.^^ 쟝쟝님처럼!!! 헤헤
🙏 좋은 말씀 고마워요~~~~~~^^
 













"남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받기를 원하는 태도는 용납하기 힘든 신경증적 환상이다." (161)


"미국에서는 개들에게 "무조건적 사랑"의 능력이 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사람은 다른 인간관계에서 겪는 복잡성, 모순, 오해의 짐에 짓눌린 나머지 자신이 키우는 개가 베푸는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위안을 찾는다는 믿음을 표현하는 말이다. 개를 자식으로 대하며 사랑하는 것이 다음 수순이다. 내 생각에 이 두 믿음 모두는 거짓까지는 아니어도 출발부터 실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개와 인간 모두에게 가학적이다." (158)




'신경증적 환상'을 갖지 않고 사랑하기. 세상 어려운 일. 그걸 못해 사람들은 그 난리를 피우지. 말못하는 동물에게 사랑을 가장한 복종을 구걸(요구/강요)하지 말지어다. 말하는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이리라.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라는 사실,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위선이라는 사실, 그리고 '애완'동물, '식용'동물, '감상'동물............ '해'를 끼치는 동물...... 복잡하고 비윤리적이며 인간중심적 사고방식. 인간은 신이 아니다. 신인 척 하는 사람은 역겹다. 알량한 호혜의식에 젖어들지 말 것. 개는 개다. 해러웨이는 난 사람이다.




존재자들은 서로를 향해 뻗어나가며 "포착"이나 파악을 통해 서로와 자신을 구성한다. 모든 존재자는 관계에 선행해 존재하지 않는다. "포착"에는 결과가 있다. 세계는 운동 속의 매듭이다. 생물학적 결정론과 문화적 결정론은 모두 잘못된 곳에서 구체성을 구성한 사례들이다. "자연"이나 "문화"와 같은 잠정적이고 부분적인 추상 범주를 세계로 착각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잠재적 결과를 선행하는 기초로 오해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리 구성된 주체나 객체는 없으며, 단일한 근원이나 단일한 행위자, 최종 목적과 같은 것은 없다.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표현을 빌리면 "잠정적 기초contingent foundation"밖에 없다.  - P123

... 개는 인간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다. 바로 이 점에 개의 매력이 있다. 개들은 투사 대상도, 의도를 구현한 물체도, 다른 무언가의 텔로스도 아니다. 개는 개다. 즉, 인간과 의무적이고 구성적이며 역사적이고 변화무쌍한 관계를 맺는 종이다. 이 관계는 다른 관계들보다 특별히 나을 것은 없다. 기쁨·발명·노동·지성·놀이로 가득한 만큼, 낭비·잔인함·무관심·무지함·상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공동-역사의 이야기를 잘 들려줄 방법과 자연문화적 공진화의 결과를 물려받을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 - P129

우리는 또한 살/실체 속에서 이데올로기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방식을 통해 함께 살아간다. 이야기는 이데올로기보다 허용 폭이 넓다. 우리의 희망은 여기에 있다. - P136

메타플라즘(이형변이)은 예를 들면 글자·음절·음소 따위가 추가·생략·도치·전도되어 말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 말이 유래한 그리스어 ‘metaplasmos‘는 구조 변경 및 형태 변경을 뜻한다. 메타플라즘은 뚜렷한 방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모두를 통틀어, 말에서 일어나는 것이면 어떤 종류의 변화든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유적類的, generic 용어다. 나는 메타플라즘이라는 말을 개와 인간이 서로 반려종이 되는 역사에서 육체를 개조改造, restructure하고 생명의 암호를 개형改形, reform한다는 의미로 쓴다.

......

메타플라즘은 실수나 헛디딤, 실체적 차이를 만드는 수사를 뜻할 수 있다. - P141


개는 돼지를 제치고 최초의 사육 동물이라는 영예를 거머쥐었다. 인본주의적 기술 예찬론자들은 길들이기를 자기 자신이라는 부모로부터 혼자 태어난 남성적 행위의 모범으로 그려내면서, 이 행위를 통해 (남성) 인간이 자신의 도구를 발명(창조)하며 자기 자신을 거듭 창조한다고 본다. 가축은 신기원을 이룩하는 도구이자 인간의 의도를 육신으로 구현하는 개-육체 버전의 자위행위다. (남성)인간은 (자유로운) 늑대를 잡아 (복종하는) 개를 만들고 그로써 문명의 가능성을 수립했다. 그렇다면 헤겔과 프로이트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견이라고 보면 될까? 개를, 길들인 동식물 전체의 상징으로 만들고 인간의 의도에 복종하게 만들되, 점차 진보할 것인지 타락할 것인지는 각자의 취향에 맡기면 될 것이다. 심층생태론자들은 그런 이야기를, 문화로 추락하기 전에 있었다는 야생의 이름으로 혐오하기 위해 기꺼이 믿는다. 인본주의자들이 문화에 대한 생물학의 침략을 막기 위해 믿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 P150

모든 것이 분산되어 있다는 것이 개집에서조차 세상만사의 상식이 되자, 위와 같은 관습적인 설명 방식은 최근 몇 년 동안 철저한 재구성의 대상이 되었다. 나는 이 전부가 스쳐 가는 유행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처럼 개(를 비롯한 다른 종들)에게 길들임의 첫수를 두게 하고, 이질적이고 분산된 행위 주체의 끝없는 춤을 안무하는, 재구성된 메타플라즘적 이야기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일시적인 유행에 불과하더라도 이와 같은 새로운 이야기들이 진실에 가까울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소중한 타자성을 의도의 반영과는 다른 무엇으로 볼 방법을 가르쳐줄 가능성도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 P151

관계는 다형적이며 위태롭고, 마무리되지 않으며 결과가 따른다. - P154

미국에서는 개들에게 "무조건적 사랑"의 능력이 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사람은 다른 인간관계에서 겪는 복잡성, 모순, 오해의 짐에 짓눌린 나머지 자신이 키우는 개가 베푸는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위안을 찾는다는 믿음을 표현하는 말이다. 개를 자식으로 대하며 사랑하는 것이 다음 수순이다. 내 생각에 이 두 믿음 모두는 거짓까지는 아니어도 출발부터 실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개와 인간 모두에게 가학적이다. - P158

남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받기를 원하는 태도는 용납하기 힘든 신경증적 환상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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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16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아요, 난티나무 님. 저도 오늘 아침에 이 부분 읽었는데요.
팟캐 들을 때 진행자 중 한 명이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 ‘개는 개다’ 라고 했어요. 난티나무 님이 딱 거길 짚어주시네요! 멋진 분 ㅠㅠ

난티나무 2022-05-17 00:50   좋아요 1 | URL
존재를 존재로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싶어요... 사람 사이에서도 어려운데 하물며 ‘하등‘하다고 생각하는 동물과의 관계는 더 힘들겠죠. 저도 팟캐 들었어요! 덕분에~~~^^❤️❤️❤️

청아 2022-05-16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8페이지 유독 기억에 남아요!
이런 인간중심적 사고 방식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란 생각도
들고요. 최근에 수하님 리뷰보고<짐을 끄는 짐승들>
샀는데 접점이 있는것 같아요.
자꾸 관심가는 책들이 죄다
해러웨이랑 관련있는걸 보면
스팩트럼이 큰 책인게 분명!

난티나무 2022-05-17 00:5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미미님. 인간중심적 사고방식... 모든 문제의 근원!
책을 읽다 보면 이렇게 저렇게 다른 책 다른 주제들과 연결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당연한 걸 이제 깨닫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암튼 해러웨이도 언니! 대단한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