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여성괴물> 완독. 

느낌 날아가기 전에 감상이나마 남겨보려고 창을 열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책에 나오는 영화들 중 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다. 후반부에 나오는 <사이코>는 내용을 대체로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워낙 유명한 영화고 유명한 장면이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영화사상 가장 공포스럽다는 그 장면을 나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래서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거세 공포라. 남성의 성기는 참으로 대단하기는 한 모양이다. 모두가 어릴 때부터 우쭈쭈 해주질 않나, 정반대로 잘못을 하거나 하면 '고추'가 잘린다고 협박을 당하질 않나, 혹여 부엌에서 손에 물을 묻히기라도 하면 '고추' 떨어진다며 성차를 친절히 인식시켜주질 않나. 우쭈쭈와 공포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만도 하지 않은가.(그렇다고 불쌍해하고 싶은 마음은 없음) 어째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거세 공포를 주입시키는 것일까. 단지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라서? 잘리기 좋게 생겨서? 위협을 느껴서? 무엇으로부터? 다칠까 봐? 다치면 안 되는 너무너무 소중한 부분이라서? 왜 소중한데? 혹자는 남성의 성기가 진화를 덜 해서 그런 모양으로 남아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는데(누군지 몰라요 묻지 마삼),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진화를 아주 잘 한 여성의 성기가 아닌가? 이건 좀 벗어나는 이야기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두고. 

그러니까, <사이코>. 그냥 싸이코가 아닌 것이었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다. 공포영화에서 여성의 죽음은 잔혹하고 지나치게 자세한 묘사로 재현되는 반면 남성의 죽음은 심플하다는 말, 괴물로 보여지는 여성들조차 남성의 의식과 시각을 위해 재현된다는 말, 이런 말들이 확 다가와 꽂혔다. 몇 안 되는 아는(?) 영화 중 <원초적 본능> 설명 부분도 뚀잉 하며 읽었고, 프로이트 비판하는 부분도. 책 전반부는 크리스테바의 이론 덕분(?)인지 좀 어렵다고 느꼈는데 후반부는 그래서 재미(?)있었다. (크리스테바의 책을 읽고 싶어져야 마땅하겠으나 음 난 아직 준비가...==33=333)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건 비단 공포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모든 시각매체를 통해 보고 있는 '여성의 재현 방식'에 대해 묻고 비판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고컷 하나까지도. 스크린에서 잔인하게 강간당하고 맞고 죽고 난자질당하는 여성의 재현에 대해 읽으면서 얼마 전 몇 회 본 드라마도 떠올랐다.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프로파일러 이야기. 기억하기로는 강간이나 살인 장면이 자세히 재현되지는 않는데 프로파일러가 주인공이라 포커스가 거기 맞춰지는 거겠지만 보는 내내 불편했다. 어쨌거나 여성들이 죽는다. 힘없이 말없이 소리소문없이. 범죄물에서 남성과 여성이 피해자로 재현되는 방식은 책에서 바바라 크리드가 말한 것과 같이 성차가 뚜렷하다. 중립을 지키고 사실을 전달해야 할 뉴스 보도에서도 그렇다. 기사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는 여성 '악인'이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도 나오고 있는데 여전히 좀 불편하고 찝찝한 기분이었던 이유를 책을 통해 알게 된다. 그런 거였어! 여성'괴물'은 공포영화 속에만 있지 않다. 가부장 사회가 정해놓은 '바람직한 여성상'에서 벗어나면 우린 모두 여성괴물이다. 한 끗 차이. 그 한 끗 차이가 무서워서 숨죽이고 사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가. 모두가 괴물이 된다면, 그러면 그 '바람직한 기준'도 없어질 텐데 뻘생각도 해보고. (여러분, 괴물이 됩시다! (응?) ) 


이 책을 읽고 영상물 제작하는 사람들이 좀 깨어나기를 바래보지만... (천지개벽이 더 빠를까요?) 그들이 각성하지 못한다면 계속 토를 달 수밖에 없지. 답답하고 불편하고 보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만들면 안 된다고, 제대로 만들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지. 목소리들이 쌓이고 쌓이면 그들도 바뀌겠지. 바뀌겠...지... 끙.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 막 일어나는 요즘이니까, 일어나야만 하는 일도 일어나겠지! 항상 결론은 지금 여기 내 자리, 이 시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러나 어려운 크리스테바는 좀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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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3-31 08: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 읽었는데, 공포 영화에 관련된 부분 읽는게 힘들었어요. 힘든 시간이 지나니 행복한 완독의 시간이 오네요 ㅎㅎㅎ 수고많으셨어요,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2-03-31 18:01   좋아요 1 | URL
어우 공포영화 @@ 중간에 사진 나와서 깜놀하고 손으로 가리며 읽었습니다.ㅋㅋㅋ
🙏 🙏

거리의화가 2022-03-31 08: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각 매체에서 여성을 얼마나 공포스럽게 그리는지 책을 읽으면서 더욱 느꼈어요. 영화 묘사가 너무 잔혹해서 읽는것만으로 버겁더라구요. 안 그래도 공포영화가 무섭고 싫은데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들과 피해자로 묘사되는 여성의 이미지가 너무 힘들었어요ㅜ 그래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결코 생각하지 못했을 생각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난티나무 2022-03-31 18:06   좋아요 3 | URL
저도 그래요. 잘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었고요. 읽기는 좀 힘들었지만.^^

책읽는나무 2022-03-31 08: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공포 영화를 정말 올바르게 잘 만든 감독이 누구일까?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요~~소문난 감독이 없으니, 지금은 없겠죠?
그렇다면 감독들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이나 모두 흥행을 위해서 한 컷, 한 컷 성차별적인 컷을 슬쩍 집어넣지 않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작품다운 작품을 만들어야만 하는데...그런 세상이 과연 언제 올까?싶기도 하고...읽는 내내 암담하더군요.
그리고, 저도 책을 읽으면서 범죄 관련 드라마 몇 개 본 것을 떠올렸는데, 여성과 남성을 살인하였을 때, 확실히 여성을 살인할 때 확실히 더 잔인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살인하는 장면에 컷을 치중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네요.
몇 개의 기억에 남는 잔인한 장면들이 결국 모두가 여성 피해자였어요. ㅜㅜ
전 그런 장면들을 볼때마다 혹시나 모방하는 범죄가 일어날까봐 좀 두려울 정도였어요.

난티나무 2022-03-31 18:21   좋아요 5 | URL
맞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 했어요. 범죄를 재현하는 것이 여전히 여성을 공포로 몰아넣고 남성에게 면죄부(?)를 주는 셈이 되는 듯해요. 내면화의 한 방식이기도 하고요. 재현 방식과 시각에 대한 고민이 절실합니다. 비판/비평도 마찬가지겠죠. 암담하지만 ㅠㅠ 그래도 희망을 버릴 순 없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여성 스스로의 인식을 깨나가는 게 중요하겠다 그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다락방 2022-04-01 08: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휴 다 읽은 후의 난티나무 님 감상도 좋고 이렇게 감상을 나누는 분들을 보는 것도 너무 좋고.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여러분 최고예요 ㅠㅠ

난티나무 2022-04-01 15:17   좋아요 1 | URL
우리는 웅장한 사람들인 것이다!!!!! ㅎㅎㅎ 우리는 최고인 것이다!!!!!!! 🎉🎉🎉🎉🎉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 영화, 페미니즘, 정신분석학, 개정판 여이연문화 3
바바라 크리드 지음, 손희정 옮김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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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포함, 영화와 드라마 등을 보며 느꼈던 찝찝함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잘못된 환상과 상상과 판타지는 깨부수어야 하는 것이다. 바기나 덴타타, 남성의 거세 공포. 차별과 혐오는 두려움에서 나온다. 조금 어렵기는 했으나 매우 유익하다. 이제 판타지를 부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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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3-30 2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구구절절 공감됩니다*^^*

난티나무 2022-03-30 23:53   좋아요 4 | URL
헥헥 오늘 달려서 겨우 끝냈어요.^^ 🥰🥰

mini74 2022-03-30 2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저도 완독 축하드립니다 *^^* 이데 판타지를 부수러 가자 ! ㅎㅎ 나무님 맛지세요 *^^*

난티나무 2022-03-30 23:56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드라마 욕(?)을 좀 해야 겠어요. 영화도! 책도! 시청자와 독자로서 비판하는 일도 의미가 있겠죠.🤗🤗

난티나무 2022-03-30 23:59   좋아요 3 | URL
그리고 일상에서도!!!!!!

다락방 2022-03-31 05: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습니다, 난티나무 님! 저도 이 책이 좀 어렵지만 좋더라고요. 자, 우린 계속 달립시다!! 💪

난티나무 2022-03-31 18:3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조금 어렵지만 좋은 책이었습니다!!!
5월 책도 준비 완료~ 달려달려~ (아니 잠깐만... 조금만 숨 좀 돌리고요, 헥헥....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3-31 07: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저는 아직도 많이많이 남아서;;;;; ㅠㅠ 울고 있습니다

난티나무 2022-03-31 18:32   좋아요 1 | URL
vita님 달려요~~~~~~~ ㅎㅎㅎ

거리의화가 2022-03-31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려웠지만 유익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ㅎㅎ 난티나무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난티나무 2022-03-31 18: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어요.^^

- 2022-03-3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난티님 저 치입니다 ㅋㅋㅋ 부수러 가쟤!!! 꺅 😭 너무 좋아! 언니 멋져!!

난티나무 2022-04-01 00:48   좋아요 0 | URL
하나씩 부솨 봅시다! ㅋㅋㅋㅋ 🥳🥳🥳
 

3월 28일!!!!

언제 이렇게 날짜가 흘렀나요???@@
클나따!
저는 반도 못 읽었습니다?
이제 143페이지 들어가요. 밤에 읽으면 무서울까 봐 피했는데 이젠 피할 수 없겠군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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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28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놔 ㅋㅋㅋ 난티나무 님, 저도 밤에 읽으면 무서울까봐 오전에만 읽었더니 아직 못끝내고 있어요!!!

난티나무 2022-03-29 00:31   좋아요 1 | URL
제말이 그 말입니다. 밤에 어떻게 읽어욧 ㅋㅋㅋ
근데 이젠 어쩔 수 없어요 흑흑 28일도 다 가고 있어요….

책읽는나무 2022-03-28 2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응? 캐리???? 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이 떠오르며 또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아요.
난티님 캐리캐리캐리편을 읽으시는군요??ㅋㅋㅋ
암튼 화이팅입니다^^

난티나무 2022-03-29 00:32   좋아요 3 | URL
응? 뭘까요? 환청이라 하시니 노래가 떠오르긴 합니다만 ㅋㅋㅋㅋ 그 캐리 아닐 것만 같은…ㅎㅎㅎ
화이팅! 🙏

거리의화가 2022-03-29 0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중에는 오전에 읽을 시간이 없어서 맨날 밤에 읽었어요. 무섭지만 닥치니까 읽게 됩니다...ㅋㅋ 화이팅!

난티나무 2022-03-31 00:11   좋아요 0 | URL
저 오늘 다 읽었어요, 거리의화가님!!!!! 댓글을 이제 보네요.^^;;;;
 

옆지기가 요즘 하는 드라마를 보길래 옆에서 따라 보기 시작했다. 드라마 잘 안 보게 된 지 좀 됐는데 가끔 요샌 어떤 식으로 그리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꽁냥꽁냥 청춘 연애라 흥 코웃음치면서 본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남주는 멋있고 여주는 귀엽고 여주는 자주 위기에 처하고 그때마다 짠 나타나서 구해주는 건 남주고(영웅 서사), 무대에서 빛나 보이고 그냥 햇살을 등지고 서있어도 찬란하고(영웅 숭배), 둘 다 매력 철철 넘치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고, 주변 친구들도 매력 캐릭터고, 예전과 다른 게 있다면 뻔해지려고 하는 장면에서 조금 덜 뻔하다는 것? 아무튼 걔네는 사랑을 (한다고) 하고 연애를 하는데, 책의 구절들(아래 연애와 사랑 내용)이 겹쳐지면서 우리는 언제까지 연애를 진정한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살게 될까, 언제까지 드라마와 영화로 사랑은 낭만적인 거야,를 외칠까, 욕하면서 드라마를 계속 보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를 생각한다.(낭만에 중독되는 것이 얼마나 뾰로롱뽀샤시뜬구름인지 잘 아시리라.) 짜증 내면서 12회까지 봤다.ㅋㅋㅋ 방금 생각났다. 계속 보는 이유, 주인공들의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우정, 특히 나이 불문, 여자들의 우정 때문이다. 최고다. 끝까지 우정을 보여주길. 사실 이 드라마의 주제는 그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밑줄긋기 책 페이지는 전자책이라 큰 의미가 없음)
(+ 드라마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임)

영웅 숭배가 우리를 성장시키거나 주춤하게도 할 수 있는 또 다른 원형적 경험, 즉 낭만적 사랑의 전조임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10대와 20대 초까지 우리는 낭만적인 사랑을 통해 자신을 완성하는 길을 찾기 시작한다. 영웅 숭배는 자신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줄 영혼의 짝 숭배로 진화한다. 가슴 아프게도, 로맨스로 통하는 것의 대부분은 사실 우리 자신의 ‘살지 못한 삶‘이 우리에게 다시 투영된 것이다.

잠시 자신의 연애사를 되짚어보라. 처음 만났을 때 연인의 어떤 점에 끌렸는가? 어쨰서 그 사람이 특별해 보였던가? 앞으로 연인이 될 사람의 가장 감탄스러운 특성들은 알고 보면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무르익게 될 잠재력이다. 삶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뜰 때, 대개는 그것을 타인에게서 먼저 보게 된다. 그동안 감춰졌던 우리의 일부분이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낼 참이지만,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직행하는 건 아니고 경유지를 거친다. 우리는 자기 안에서 점점 자라나는 잠재력을 타인에게서 보고는 갑자기 그 사람에게 사로잡힌다. 다른 누군가가 내 눈에 유독 빛나 보일 때, 그것은 내 내면의 무언가가 변화를 꾀한다는 최초의 징조다.

우리는 이렇게 또 성장하지만, ‘살지 못한 삶‘을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투사는 친밀한 관계를 방해한다. 진전된 관계를 통해 의식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보다 상대방을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조각이 채워지길 바라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지만, 연애 중에는 상대의 인간성이 보이지 않는다. 실은 자신의 원초적 잠재력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잠재력을 나만의 것으로 환원하지 못했다는 바로 그 이유로, 우리는 아직 끝맺지 못한 일을 우리가 사랑한다고 선언한 바로 그 사람과 함께 실행하고 옛 상처를 재현한다. 자신의 ‘살지 못한 삶‘을 연인에게 떠넘기는 부당한 현상이 너무도 자주 벌어진다. 무엇을 연인의 탓 또는 공으로 돌리는지 가만히 관찰해보면, 자기 내면의 깊이와 의미를 알 수 있다. - P80

하지만 사랑은 자신과 연인의 동질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

사실, 사랑의 반대말은 권력이다. 사랑은 자신과 상대방을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는 반면, 권력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상대방을 조종하려 든다. 우리 문화에서 상호 투사는 결혼의 전제 조건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걸 당연히 여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살지 못한 삶‘을 상대방에게 맡기고 한동안, 그러니까 되돌려받을 준비가 될 때까지 상대방이 품게 한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든 서로에게 투명한 ‘살지 못한 삶‘을 각자 거둬들여 자신만의 것으로 환원하지 않으면 그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안타깝게도, 투사를 되돌리는 일은 대개 환멸과 함께 온다. - P81

사랑은 인간적인 능력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그 사람 자체로 사랑한다. 서로 비슷하고 가까움을 제대로 인식하고 느낀다. 반면 연애 감정은 일종의 신성한 중독이다. 상대방을 신격화하고, 그 사람에게 이 세상에 임한 신이 되길 요구하면서 자신이 그런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연애 감정은 신앙생활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연애는 심오한 영적 경험이다. 많은 이에게 평생에 유일한 종교적 경험이며, 신의 품으로 들어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수단이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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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28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사랑빼고 우정과 펜싱이야기가 주여도 괜찮지 않았을까 했어요 저도 ㅎㅎ

수이 2022-03-28 21:24   좋아요 1 | URL
전 남주혁 보느라 보는데요 ㅋㅋㅋㅋ

mini74 2022-03-28 21:34   좋아요 1 | URL
전 지승완파 입니다 ㅎㅎㅎ

난티나무 2022-03-29 00:28   좋아요 1 | URL
오 맞아요! 우정과 펜싱 좋으다요. 연애가 💦 ☁️.ㅋㅋㅋ 저도 지승완 좋아요, mini74님!!!!!!

vita님은 주혁파!!!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3-28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김태리는 그렇게 좋아해도, 전 남주혁 보기 싫어서 그 드라마 안보는데 주변에서도 많이 보는 드라마인 듯 하더군요~^^

난티나무 2022-03-29 00:30   좋아요 2 | URL
캐릭터도 쫌 그래요. 저도 그닥이지만 ㅎㅎ 욕 하면서 봅니다.^^;;;

라로 2022-03-29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어제 처음 봤는데 벼벼별로였어요. 여러가지 드라마 짬뽕, 배우들만 다른. 지숭완이 누굴까요? ㅎㅎㅎ 찾아보겠습니다. ㅋㅋ

난티나무 2022-03-29 02:45   좋아요 2 | URL
글쵸, 별로죠. 저는 김태리 연기가 아깝습니다.ㅎㅎㅎ
 














<다락방의 미친 여자> 잠시 쉬다가 다시 읽기 시작.

4부는 샬롯 브론테다. 9~12장까지. (9장 <교수> 10장 <제인 에어> 11장 <셜리> 12장 <빌레트>) 그 중 11, 12장의 밑줄들을 추려서 가져온다. 읽을 때보다 밑줄로 옮길 때, 긁어서 가져올 때보다(스캔 등의 형식으로) 일일이 타자를 치면서 다시 볼 때 새롭다.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4부 11장 굶주림의 기원


"... 이 게걸스러운 목사들은 많은 브론테의 비평가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단지 지방색이나 무의미한 이탈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장면 덕분에 이 소설은 부자들의 비싼 진미, 외국인의 독특한 요리, 공업 도시에서의 식량 반란, 군인들에게 가야 할 많은 식량, 어린이 노동자들의 불충분한 저녁 바구니, 그리고 실업자들의 굶주림에 대한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배고픔은 착취당하는 이들을 영국 사회에서 독립적인 성공적 삶에서 배제된 모든 사람들과 연결시킨다. 한 노동자는 "굶주리는 민중은 만족할 수도 없고, 정착할 수도 없다."(chap.18)고 명료하게 말한다. 그리고 『제인 에어』에서처럼 배고픔은 반항과 분노에 불가피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이 시대 비평가들이 『셜리』에서 커러 벨(Currer Bell, 샬롯 브론테가 자신이 작품을 처음 발표했을 때 사용한 필명이다.)의 여성 정체성을 발견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작품의 전지적 시점과 의사擬似 남성적 시점에도 불구하고, 샬롯 브론테의 세 번째 작품은 이전의 두 작품보다 훨씬 더 의식적으로 "여성 문제"를 이야기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1811년부터 1812년까지 영국의 중상주의 경제가 쇠퇴하던 시기의 전시 위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노동자들의 분노가 모든 피착취자들에게, 특히 (이 장의 제사들이 암시하고 있듯이) 자신들의 삶에서 목적의식을 가질 수 없었던 여자들에게 어떻게 파괴적인 역할을 하는가를 묘사하고 있다.

......

사실상 『셜리』에서 브론테는 어떻게 여자의 배고픔이, 디킨슨의 말로 하자면 "창문 밖 사람들의 / 방식"인지를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왜 "[창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욕망을 "없애 버리는" 방식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남자를 유지시켜 주는 음식과 허구는 정확하게 바로 여자를 병들게 하는 음식과 허구이기 때문이다. 이 "사도의" 목사들이 내뱉는 말은 바로 여자들이 굶주려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리하여 브론테는 여기에서 성경적인 낙원의 신화에 대한 페미니스트적인 비판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

633~635


흠, 디킨슨의 비유가 확. 욕망을 없애버리는 방식. 배고픔. 배고픔의 기원. 여자의 배고픔. 요즘 자주 생각하는 것. 배가 고파올 때마다 생각남. 그러나 아직 정리는 안 됨. 배가 고프면 그저 이제는 뭐라도 먹어야 겠다는 생각. 참으로 일차원적이나.




" "모든 남자는 개인으로 보면 대체로 이기적이고, 집단으로 보면 심하게 이기적이기" 때문이다.(chap.10) "

643


무릎 탁!! 




"『제인 에어』가 일련의 알레고리적·가부장적인 위험에 직면해 승리해야 하는 모든 여자들에 대한 하나의 우화인 것처럼, 캐롤라인 헬스톤의 사례는 시련의 진정한 원인이 바로 여성의 의존적인 위치에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643



"브론테는 바이블이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에 대한 착취가 어떻게 상업 자본주의를 영속화시키며, 또한 그 상업 자본주의가 인간성과 육체의 본성에 대한 강제적인 통제를 어떻게 영속화시키고 있는지를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브론테의 인물들은 성경적 신화의 구속을 피할 수 없다."

651



"이제 (여자는 먹는 것 때문에 저주받았다는) 그 기원의 신화가 여성에 대한 남자의 증오와 자신을 유지하거나 강하게 만드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공포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가 더 분명해진다. 캐롤라인은 먹지 말라는, 말하지 말라는, 그리고 나서지 말라는 명령을 내면화했다. ... 다시 말해서 캐롤라인의 조용하게, 그리고 천천히 진행된 자살은 그녀가 남자의 신화에 의해서 희생되었던 모든 방식을 함축하고 있다.

반면 캐서린 언쇼 린튼처럼, 캐롤라인 헬스톤 또한 일종의 저항 수단으로 자신의 굶주림을 이용하고 있다. 캐서린은 여자로서 "감금"당하는 것을 거부했다. 캐서린의 음식 거부는 부분적으로는 임신의 거부였다. 그러나 신경성 거식증은 처녀에게 훨씬 더 자주 발생하며, 그것은 성숙한 여자로 성장하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 있다. 스스로 굶는다는 것은 그러한 소녀들을 작은 아이의 몸 상태로 되돌려 주며, 그들이 "저주"로 간주하고 있는 월경 주기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캐롤라인의 굶주림은 또한 사회가 자양분을 주는 것으로 정의한 것에 대한 거부다. 『래크랜트 성Castel Rackrent』의 레이디의 저항처럼, 반항의 행위인 단식은 이질적인 음식으로 사는 것에 대한 거부다. 먹는 것은 자아를 유지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치욕적인 세계에서는 먹는 행위가 복종을 함축하고 있는 타협이라 할 수 있다. 브론테는 여자들은 스스로를 명명하고 자신들의 세계를 조정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해 주는 새로운 이야기가 창조될 때까지, 침묵 속에서 굶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캐롤라인의 굶주림은 탈란트를 잘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이 가치가 없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을 때조차도, 부양하는 여자와 대접받는 남자를 비판하고 있다."

659~660


무엇 하나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구나.

아래와 같은 내용도 떠오르고.


"그러나 아름다움의 신화에서는 여성이 먹는 것이 공적 문제라, 우리가 먹는 양이 우리의 사회적 열등감을 증언해주고 강화한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없다면, 공동체에서 그들과 같은 지위를 누릴 수가 없다. 여성에게 공동의 식탁에 자신을 부정하는 태도로 오라고 하는 한, 결코 남녀가 함께 둘러앉은 둥근 식탁일 수 없다. 접는 식탁을 놓고 여성은 밑에서 먹으라고 한 전통적인 위계적 식탁과 같다."

나오미 울프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304




12장 루시 스노우의 매장된 삶


"『빌레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샬롯 브론테의 가장 명백하고 절망적인 페미니스트 소설이다.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교수』와 『셜리』는 여성성의 불안에 기울이고 있는 강력한 관심을 냉정한 가짜 남성주의 외관 뒤에 숨기면서 적어도 다른 의도를 가진 체했다. 그리고 『제인 에어』는 함축적으로 반항적인 페미니스트 소설이라 할 수 있지만 일종의 동화적 구조를 이용하여 남성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에 관한 작가의 깊은 비관주의를 심지어 작가 자신에게조차 감추고 있었다. 그러나 브론테의 다른 어떤 여주인공보다 더 나이가 많고 현명한 『빌레트』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루시 스노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없는(사회 바깥에서, 부모도 친구도 없는, 육체적·정신적 매력도 없는, 돈도 자신감도 건강도 없는) 여자다. 그리고 루시 스노우의 이야기는 아마도 지금까지 여성의 박탈을 다뤄 왔던 이야기 중 가장 감동적이며 무시무시한 이야기일 것이다."

672



"따라서 남성 낭만주의자들은 "매장된 삶"을 존재론적으로 미화시키지만, 브론테는 집 없음, 가난, 육체적인 매력 없음, 성적 차별, 혹은 여성에게 스스로의 매장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사고와 같은 세속적 사실을 탐구한다. 아놀드와 같은 남성 시인들을 좀 더 타당한 내적 자아를 경험하고자 하는 갈망을 표현하고 있는 반면, 브론테는 단지 이런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도록 제한을 받는 여성들의 고통을 묘사한다. 이런 여성들은 매장된 자아를 추구하고 찬양하는 대신, 그 매장 때문에 자신이 희생되었다고 느낀다. 대신 그들은 세상에서 자신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

......

브론테는 여성의 언어를 탐색하면서 남성 문화의 부적절성을 고찰하고 있다. 남성이 고안해 낸 예술을 거부했기 때문에, 그녀는 여성이 가진 상상력이 여성 자신에게 미칠 위험을 탁월하게 묘사할 수 있었다."

676~677



"... 워즈워스의 루시는 자연의 보호("불 붙이거나 억제하는 / 감독하는 힘")을 받지만, 브론테의 루시는 자신의 개인적인 모순이 불러일으키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워즈워스의 루시는, "말없는 비정한 사물들의 / 침묵과 평온"을 향유하면서, 잔디를 가로질러 새끼 사슴처럼 즐겁게 뛰노는 반면, 브론테의 루시(그녀는 인적 없는 곳에서 아는 사람 없이 살고 있기 때문에)는 바람에 두들겨 맞아 추방되어 갈 곳이 없거나, 존재가 없는 삶 속에 숨 막혀 매장될 운명이다."

697


이런 비교. 요즘은 특히 남성작가의 글을 잘 안 읽기는 하지만 간혹 접하는 글들을 볼 때 느끼는 묘한 감정들, 때로는 내가 너무 편파적인 눈으로 보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아아 막 욕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매우 적절한 예시라고 생각하며 읽음.


"왜 브론테는 의도적으로 문제를 회피하려 하거나 독자를 오해하게 하는 화자를 선택했는가? 예를 들어 루시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온화한 날씨 속에서 쉬고 있는 돛단배"처럼 그리면서 문제를 회피하거나 독자들의 오해를 산다. "많은 여자들과 소녀들은 이런 식으로 그들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chap.4) 왜 브론테는 허구적인 전기를 서술하기 위해서 엿보는 사람을 선택했는가? 이는 화자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더 매력적인 여자가 이야기의 중심인물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방식을 고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명 루시의 삶과 루시의 그녀 자신에 대한 인식은 여성의 삶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그녀의 문화가 강요하는 문학적·사회적 전형에 부합하지 않는다. 루시는 또한 마치 자신에게는 아무 이야기도 없는 것처럼 느낀다는 점에서 괴테의 마카리를 닮아 있다. 루시는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서사 구조들을 차용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밖의 다른 서사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루시는 자신의 경험에 맞지 않거나 부적절하거나 정도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되는 이야기들을 생략하거나 무시할 때조차도, 남자가 고안한 이야기와 이미지를 사용, 오용하고 있는(제시하고 꺾어 버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702


'문제 회피' '자신에게는 아무 이야기도 없는 것처럼 느낀다는 점' 같은 구절에 방점 팍팍 찍힌다.


"그러므로 화자로서 회피하는 방식을 택한 루시는 그녀가 (그리고 모든 여자들이) 침묵의 복종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그리고 목소리를 찾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루시는 자신이 이어받은 모든 형태의 감금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신화적인 일(자기 자신의 적절한 허구를 창조하고자 하는 시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빌레트』는 거의 똑같이 나뉘어진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첫번째 부분은 고해실의 에피소드까지 루시를 데리고 가며, 두 번째 부분은 마담 벡의 거처에서 나와 스스로 길을 헤쳐 나가려는 루시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러나 브레튼가가 등장하는 막간에서, 브론테는 가부장적 문화의 미학적 관습이 왜, 그리고 어떻게, 성차별적인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제도와 마찬가지로, 여자들을 감금시키는가를 탐색하고 있다."

702~703


"거울은 실재를 반영하지 않는다. 거울은 실재를 해석함으로써 실재를 창조한다. 그러나 해석의 행위는 지각의 행위로 남아 있을 때만이 포학성을 피할 수 있다. 결국 "작은 방어들이 축적되는 곳에서만 (...)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은 확실하다."(chap.27) "

729


"가부장적 예술을 전복시키기 위해서 브론테가 사용하는 것은 수용의 행위다. 최근에 몇몇 페미니스트들은 브론테가 그녀의 여주인공들을 수동적 인물로 그렸다는 이유로 불편해한다.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브론테의 작품들은 남성성을 권력과, 여성성을 굴종과 동일시하는 악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브론테는 순종의 습관이 여성에게 중요한 통찰(여성들이 저항할 때 그들의 주인처럼 되지 않도록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공감의 상상력)을 주었음을 알고 있었다. 여자들은 자신들을 대상으로서 경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죽음에서 깨어날 필요성과 깨어날 수 있는 능력 둘 다를 이해하고 있다. 그 여성들은 그 능력과 필요성은 마술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마력이며, 박해하는 고백적인 참회가 아니라 부활시키는 고백적인 예술임을 알고 있다. 그것은 또 다른 타자를 그들이 탈출했던 장소에 옭아매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예술이다. 시학의 정치학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브론테는 어떤 의미에서, 현상학자(이성과 상상 사이의 간극을 공격하고, 객관적인 예술 작품의 주관성을 주장하며, 그녀 소설의 주제로 대상화된 희생자들을 선택하고, 그녀와 함께 타자화된 사람의 내면성을 경험하도록 독자를 초대하는)다. 이 모든 이유 때문에 브론테는 끊임없이 고통 받았던, 그리고 좀처럼 잊을 수 없는 그녀 예술의 정직성 덕분에 힘을 얻었던 모든 여성들의 강력한 선구자다."

733



샬롯 브론테 대단해, 하며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똭 정리를 해주시는 저자님들. 맞습니다, 맞고요. 왠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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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22-03-25 0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난티님 이 책 구해서 읽고 계시군요! 이 책 정말 대단하지요?

난티나무 2022-03-25 14:07   좋아요 1 | URL
네! 흥미진진해요~^^ 개정판 나올 땐 번역도 좀더 매끄러우면 좋겠어요.^^

독서괭 2022-03-25 0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브론테를, 특히 빌레트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인에어밖에 안 읽어서^^
이 책도 상당히 두꺼운 모양입니다. 휴~ 언제 읽죠?ㅎㅎ

난티나무 2022-03-25 14:09   좋아요 2 | URL
엄청 두껍습니다. ㅎㅎㅎ 저는 제본한 책이라 권 수로는 세 권이나 되고요.^^;;;
소설들 다 읽어보고 싶은 마음 저도 들어요!^^

바람돌이 2022-03-25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이런 내용이었군요. 저는 제목만 보고는 소설인줄.....ㅠ.ㅠ 절판인데 난티나무님처럼 이렇게 리뷰를 써주는 분이 자꾸 생기면 출판사에서 재출간을 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

난티나무 2022-03-25 14:11   좋아요 1 | URL
저도 이런 책인 줄 몰랐…ㅋㅋㅋ 그러나 재밌습니다!
올해 말쯤 나온다고 들었어요. 🥳

청아 2022-03-25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도 <빌레트>너무 궁금하네요.
도서관에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빌렸었는데 두께의 압박에 놀라고 무서워 조금 읽다 반납했어요ㅋㅋㅋ 그래도 책이 재출간된다면 꼭 사고싶어요^^*

건수하 2022-03-25 12:58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이 전에 이 책 재출간 소식이 있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전 국회도서관에서 제본한 책으로 갖고 있…)

청아 2022-03-25 13:19   좋아요 1 | URL
네 수하님! 저도 그래서 알림해놓고 기다리는 중이예요^^* 제본 갖고 계시다니 부럽습니다.재출간은 두 권으로 나눠서 나옴 좋을것 같아요!

건수하 2022-03-25 13:20   좋아요 2 | URL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요 ㅎㅎ 펴보지 않고 새 책이 나올 것 같아요…

난티나무 2022-03-25 14:13   좋아요 2 | URL
미미님^^
얼마 전에 서재에 빌레트 바람이 좀 불었었는데 그때도 읽고 싶다 했었거든요. 아 근데 사실 안 읽고 싶은 마음도 살짝 들기는 해요.^^;;; 제인에어를 읽을 때의 마음과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ㅎㅎㅎ

난티나무 2022-03-25 14:15   좋아요 2 | URL
수하님^^
저도 제본이에요. 반갑!!!^^
새 책 나오기 전에 읽으려고 저도 애쓰고 있습니당. ㅎㅎㅎ

건수하 2022-03-26 22:37   좋아요 1 | URL
앗 저도 세 권으로 제본이요!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