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각도로 사진을 꼭 찍고 싶었다. 


햇살과 바람과 테라스의 의자들과 풍경 속의 사람들, 그 길목에 자리한 평범해 보이는 중고책방. 안으로 깊이 들어가니 별세계가 펼쳐졌다. 이 분위기 무엇?@@ 아저씨, 사진 좀 찍어도 되겠습니꽈. 






기가 막히다. 유리천창으로 쏟아지는 빛 하며 가로로 정렬된 책들, 무심하게 놓인 화분들, 조각 장식, 구석의 거미줄까지, 기가 막힌 조합이야. 






가장 안쪽의 책들. 여기 오래 앉아 있으면 책 속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차곡차곡 꽂히고 쌓인 책들, 손님이 이런 책 있어요 물으면 이것저것 찾아서 골라주는 쥔장 아저씨. 






팟캐스트도 한다며 한번 들어보라고 권유도 하고, 재즈 좋아하면 너의 콜렉션을 틀어줄 테니 음반들 가지고 녹음실에 오라고도 하고, 아저씨 말도 잘하고 넉살도 좋으세요! 눈썰미&기억력 뛰어난, 보통 아닌 쥔장님. 






어려운 책들 또 보인다. 하긴, 여기서 나에게 안 어려운 책이 있을 리가. 허허. 이름만 알아도 보니 반갑구만. 앞으론 서점 가서 아는 이름 찾기 놀이 해야 겠어. 재밌겠다. ㅋㅋㅋ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21-07-22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지고 뭔가 나중에 제 공간도 이렇게 꾸미고 싶어지는데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저 꼭대기 있는 책은 사다리 가져가서 꺼내오는 거겠죠? 집에 안읽은 책 쌓이는 거 답답해 하다가도 이렇게 책 가득가득한 풍경 보면 너무 좋네요 ㅠㅠ

난티나무 2021-07-22 18:43   좋아요 0 | URL
그런 날 옵니다! 올 거예요. 곧 오지 않을까요? 저도 다락방님처럼 작업실 갖고 싶어요.ㅎㅎㅎ 책도 막 쌓아놓고 싶고!!!

청아 2021-07-2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장 유리 덕분에 시원해 보여요. 저도 좋아하는 책방 이미지가 있는데 언제 올려볼께요! 드라마에 나온거라 캡쳐해야함요. 저기 있는 책들 중에 골라 찾아줄 정도면 주인장님 움베르토 에코급 아닙니까?🤔

난티나무 2021-07-22 18:45   좋아요 0 | URL
그쵸? 유리천장(오잉!ㅎㅎ) 아니었음 매우 답답했을 듯이요.
드라마 책방이라… 딱 생각나는 건 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밖에…. 제목이 맞나???@@
진짜 쥔장님 대단하시더라고요. 리스풱!!!!!!!

얄라알라 2021-07-2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잡지 기사에 들어가는 사진인 줄 착각하기 딱이네요 nantee라는 닉넴이 새겨 두시길 잘하셨어요. 습하지 않는 기후에 사는 장서가에게 가능한 책 쌓기^^

난티나무 2021-07-22 18:47   좋아요 0 | URL
아아 습하지 않은 기후!!! 맞네요. 기후 생각은 못 했어요.^^ 책 보관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네요 그러고 보니…^^
 


이름이 '몰라Mollat'인 이 서점은 프랑스에서 규모 2등인 개인 서점이라고 한다.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잘나가는 서점(연간수익)으로도 2위에 올라있다. 



(출처: https://www.livreshebdo.fr/article/les-12-premieres-librairies-de-france) 



커다란 옛날 건물 한 채의 1층 전체가 서점인데 들어가면 길을 잃을 정도로 크다. 크지만 모든 책이 있는 건 아니어서 ㅎㅎㅎ 찾는 책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에는 영어원서들도 진열되어 있어서 물론 내가 영어원서를 사 읽을 깜냥은 안 되지만 왠지 그냥 좋았고. 슬렁슬렁 돌아보다가 내 눈에 똭! 




진열대에 푸코와 버틀러의 이름! 물론 그들의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으나 이름만은 친숙한. 친숙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그대들이여. ㅎㅎㅎ 





그래서 더 가까이서 찍어보았다. 이런 책들을 부담없이 사서 부담 전혀 느끼지 않으면서 줄줄 읽고 싶다는 가느다란 희망... 아니고 환상을 가져보다가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는. 





진열대 뒷편의 책장에는 푸코 푸코 또 푸코가... 





한국어판 사려고 작년부터 보관함에 담아둔 실비아 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아직 못 삼), 그리고 이번에 구입한 <혁명의 영점>도 보여 반가워서 찍음. 못 읽어도 이 칸 다 사고 싶은 이 마음은 무엇인가.@@ 나중에 보니 사진 찍은 게 이것밖에 없더라. 여기 페미니즘 책장 다 털어오고 싶었... 사면 뭐하나. 읽지를 못하는데. 정신 차려라. 캐럴 길리건이 공저로 낸 책 무지 사고 싶었는데. 못 읽어도 사 올 걸. (살 거야. 꼭 살 거야. 한글판으로라도 사자!)





버지니아 울프닷! 





모든 책에 메모가 붙어있지는 않지만 상당한 책에 저렇게 메모가 붙어있다. 대단해! 누가 언제 읽고 저렇게 쓰는 건지 궁금하다. 쥔장이 다 하는 건 아니겠지? 


꼬부랑 글자인 것만 알겠는 책들만 가득한 책방에도 즐거움이 있다. 내 비록 그 책들 다 속시원히 읽지는 못하나 세상에 나온 책들 제목만 구경하는 것만도 어디랴. 책 한 권에서 단 한 문장만을 읽을 수 있다 해도, 그게 어디냐.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자. 자괴감에 무너져 나 사라지기 전에. (공부 좀 해라.ㅠ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청아 2021-07-21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름답네요~♡♡ 공포의 푸코까지도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7-21 19:59   좋아요 2 | URL
못 읽는 책이어도 왜 보는 것만으로 좋을까요?ㅋㅋㅋ 못 읽으니까 더 좋은 건가요?^^;;;;;

다락방 2021-07-21 2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아름답네요. 이 아름다운 사진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흑흑 ㅠㅠ 어렵지만 아름다워요 💕💕

난티나무 2021-07-21 22:10   좋아요 1 | URL
조금 이따 알흠다운 책방 사진 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이 2021-07-2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집니다. 서점해서 책 팔아도 먹고 살만하면 좋겠네요. 멋진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1-07-22 00:4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개인서점이라는 말에 입을 떡!
😊😊😊

유수 2021-07-2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유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외국 서점들이 유리창에 책 진열해 놓은 거 좋더라고요. 책에 이 정도 햇빛과 공간 할애할 수 있다..!그런 여유가 보여섴ㅋㅋㅋ더 보여주세요🤩

난티나무 2021-07-22 00:47   좋아요 1 | URL
그렇죠? 저는 갈변이 싫어요. ㅎㅎㅎ 🤣 그런데 진열대에 책들은 또 느무 이쁘고~~~@@
다른 책방 사진 유수님은 이미 보셨을 것 같은데요.^^;;;
 

월초가 지나간지 13일째인데 말이다. 15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아직 초반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벌써 15일이 코앞이야!!! 시간이 눈코입을 베어가는 느낌이다.ㅠㅠ) 

그래서 책을 산다. 며칠 전부터 보관함과 장바구니를 들락날락, 500원씩 1000원씩 쌓인 적립금 몇 번이나 차례로 날려먹고, 왠지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은, 왠지 오늘 사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날이었다. (핑계도 가지가지. 그러면 조금이라도 적립금 더 있을 때 사지 그랬니.) 그래도 새 책은 안 샀다! 다 중고야!! 
















마거릿 애트우드, <도덕적 혼란> <먹을 수 있는 여자> 

애트우드 소설은 달랑 두 권 아니구나 세 권(<시녀 이야기> <증언들> <그레이스>) 읽었는데 왜때문에 자꾸 사고 싶은 건가. 완전 막막 좋아요!도 아니면서. 애트우드 소설 무서워. 근데 다 읽어야 할 거 같은. 

















김신현경, <이토록 두려운 사랑> 

사는 김에 배송료 줄이자 싶어 고르는 중 눈에 들어온 책. 목차 보니 막 읽고 싶어졌다. 언급된 영화 드라마 본 것 많아서 완전 재밌을 듯. 지금 올리면서 보니 전자책으로도 나왔네. 위에 <도덕적 혼란>도 전자책 있네! 

















손희정 외, <그런 남자는 없다> 

지금 읽고 있는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에 이어 읽으면 좋을 듯. 아 이 책도 전자책 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김양지영, 김홍미리,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이 두 권은 선물용으로 구입.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프랑스어책읽기모임 다음 책 한글판. 전자책도 있고 전자도서관 신청도 해두었는데 중고 많이 보여 종이책으로 미리 구입. 전자책으로 비교하며 읽기 왜 힘든지?ㅠㅠ 

















나희덕, <그녀에게> 

이웃님 글 보고 확 반해서 구입. 그러고 보니 나 시집 한 권 있잖아? 싶어 책꽂이 뒤져 꺼내놓음. (나희덕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 시도 좋을 것 같지만 그림도. 기대됨. 






 















임승유,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시집 한 권 더. 
















홍인혜 외, <n잡 시대에 부쳐> 

이 시리즈 책 한권쯤 더 읽어보고 싶어서. <판을 짜는 사람들의 단단한 기획 노트> 괜찮았었다. 
















이윤서 <매일 한끼 비건 집밥> 

갑자기 비건요리책을 갖고 싶다. 인터넷에 천지잖아 외쳐보지만 종이책 갖고 싶다에 졌다. 이거 말고도 몇 권 더 후보에 있는데 중고로 없거나 매장 끼워맞추기 실패해서 이것만 일단 주문. 

















필리스 체슬러, <여성과 광기> 

10월 여성주의읽기 책. 펀딩했다. 




굿즈는 왜 쿠폰을 주냔 말이지. 안 살 수 없어서 또 삼. 물욕 버린다고 맨날 말만 해. 











피너츠 북슬리브 

자동차 타고 멀리 가보니 책을 담을 무언가가 절실(한 거 맞냐)하다. 젠더 트러블이랑 노트 담을 만한 무언가가 없어서 얇은 에코백에 넣어갔더니 노트 모서리 막 휘어지고. 큼지막한 무언가가가 필요해. 아무튼 그래서 북슬리브 하나 구입해봄. 













혀클리너. 이건 필요한 거라서. 근데 꼭 알라딘서 사야만 했냐.@@ 












우산파우치. 색이 좀 현란하지만 젖은 우산을 넣을 무언가가 또 필요하다 늘 생각했다. 보온병도 들어가는 사이즈니 평소에도 쓸 수 있겠다 싶어. 어휴 이유도 가지가지. 그런데! 이거 사고 나서 보니 이런 게 있네. 이게 더 이쁘잖아!!! 























DIY 피너츠 북바인딩 키트 

이거 사 말아 한참 째려봤는데 그저께 여행지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수제노트 아뜰리에에서 손바닥 노트 20유로! 주고 샀다, 나. 쥔장이 한국사람이어서 반가운 마음, 응원하는 마음에서. 근데 넘나 비싼 것. 그거 사고 오니 노트를 두 권이나 만들 수 있는 이 키트는 엄청 싸보이는 착시효과가.@@ 그래서 같이 질러버림. 지르고 5000원 할인쿠폰 씀. 잘 한 건지 못 한 건지. 아 이거도 펀딩이었다. 



*** 


책을 이렇게나 샀는데 기분이 안 풀린다. 오늘 하루종일 비 온다더니 왜 해는 짱짱 나고 난리냐. 심통 나.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1-07-13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과 광기 250만부나.팔린 책이라니 펀딩 굿 초이스이신듯요^^저도 무드등 탐나서 5만원채우려고 장바구니에 책들 담았다 뺏다 하며 하루 보냈네요^^

난티나무 2021-07-13 22:26   좋아요 1 | URL
아아 진짜 굿즈들 어케요.ㅋㅋㅋㅋ 굿즈 갖고 싶어서 책 담는 심정 알라딘 늠 잘 꿰고 있는 거죠?ㅎㅎㅎ 어차피 너네 살 거잖아, 그러니까 좀 더 사고 이쁜 굿즈도 가지렴, 응? 이러면서요.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21-07-13 2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혀클리너를 팔아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오늘 너무 활력 없었는데 난티나무 님, 우리 기운 냅시다!!

잠자냥 2021-07-13 22:21   좋아요 1 | URL
저도 혀클리너에서 깜놀!

난티나무 2021-07-13 22:30   좋아요 2 | URL
실리콘 주걱도 팔던데요.ㅎㅎㅎㅎ
아 수저도 팔아요. 저 샀다가 반품함요. 쿠하하하. 비추비추.ㅠㅠ
기운이 안 올라오네요. 어쩔.. 알콜 안 받아 술도 못 마시고. 흐융. 아자!!!

잠자냥 2021-07-13 23:06   좋아요 1 | URL
수저 반품도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1-07-13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겹쳐서 기분이 좋아요 크하하. 눈돌아가면 안되는데 와중 북슬리브 궁금하고요

난티나무 2021-07-14 00:17   좋아요 2 | URL
굿즈 4만 이상 사면 5천 할인 중입니다.ㅎㅎㅎ 전 벌써 두번째 할인 받았네요. 컥.
북커버랑 북슬리브 저도 기대 중인데 8월이나 되어야 받을 것 같아서 ㅎㅎㅎㅎ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많이 겹친다니 저도 좋구요. 앞으로도 좋은 책 추천 많이 해주세용!!!!!^^

수이 2021-07-15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그만 사요 그만 사자구요 제발!!!! 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7-21 18:40   좋아요 0 | URL
계속 사면 안 되나요? 히융. ㅋㅋㅋ

그레이스 2021-07-1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난티나무 2021-07-21 18:41   좋아요 1 | URL
😅😅😅😅😅
 

호텔방의 아침
독서등을 켜고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읽다가 나온 <젠더 트러블>!!!!!!!
야심차게(?) 젠더트러블 책이랑 정리노트까지 챙겨들고 온 건 비밀, 책 안 읽히는 건 안 비밀.ㅋㅋㅋ
본문에 젠더 트러블 글자를 마주하니
반가우면서도 왠지 뜨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1-07-11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가지에 젠더 트러블과 정리노트까지 챙겨가셨다니!! 뜨끔할 일이 아니라 자랑스러워할 일인데요!! 👍🏼👍🏼👍🏼

난티나무 2021-07-12 05:21   좋아요 0 | URL
아아 가져간 건 잘한 일이었는데 못 읽은 건 ^^;;;;;;;
아침 시간에 읽으면 되는데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ㅎㅎㅎㅎ
그래도 가지고 다닐랍니다!^^
 

남성성이 여성성에 대한 평가 절하를 거쳐 비대칭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가장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사나이, 가시내, 남편, 여편‘ 등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언어이다. 한국어로 남자를 뜻하는 사나이‘라는 말은 주로 젊은 남자를 지칭하는 말이며, 이와 대비해 여자를 지칭하는 말은 ‘가시내‘ 이다. 사나이’는 표준어가 되었으나 가시내는 계집아이를 비하하는 속어가 되었으며, 이와 유사하게 남편(男便)과 대칭되는 여편(女便)은, 여편네라는 말로 아내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 되었다. 남자와 대칭되는 여자의 지칭은 처음에는 대칭적 의미로 동등하게 생성되었지만, 여성과 관련된 명사는 여성의 낮은 지위로 인해 같은 표준어가 되지 못한다. 여자다움에 대한 체계적인 부정을 통해 남자다움의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지위가 보장되어 왔던 것이다. - P11

남성 신체의 정상성을 판별하는 데 지금처럼 음경의 형태와 외부 생식기의 돌출 정도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언제일까? 한국의 경우는 1950년대 들어서다. 군대의 신체 검사 제도는 신체를 등급으로 나누고 정상/비정상의 기준을 만들어냈다.
이때 남성의 신체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며, 국가의 명예를 드높이는 영광된 의무를 수행한다. 근대적남성은 늘 체육 같은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해야 했고, 운동과 전투에 문제가 없는 몸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신체 검사 검진 기준에 음경과 고환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많은 기준이 부여된 것은, 군대를 통해 특정한 몸을 만들고 특정한 몸을 걸러내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이는 남성이 되기 위해서는 이성애 규범적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신체를 갖춰야 하며 국가 건설과 국민 만들기에 적합한 개인만 국민으로 인정하겠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바로 근대 남성 신체의 발명기이며, 근대적 남성성의 시작이다. - P19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21-07-1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좋은데 ~ 다시 읽고 싶다!!! 후다다다닥

난티나무 2021-07-15 02:08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좋다고 하시니 저도 얼른 읽어야 겠습니다. 불끈!! 여행 중에 읽으려고 들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