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우드, <해빗>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그것이 편견이거나 선입견이거나 잘못된 통념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의 희열. 그러나 책을 통한 희열도 그순간 뿐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흔히 겪는 일이다. 우리는 변화를 원하고, 강력한 의지를 세운다. 그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자평하며 벌써 절반 정도는 목표를 완수한 것처럼 뿌듯함을 느낀다. 하지만 만약 실패하면? "너는 충분히 간절하지 않았던 거야!", "너 정말 최선을 다한 거 맞지?"라는 주변의 지적에 깊이 공감하며 가망 없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우기 시작한다. 가련한 사람! 이런 소모적인 반복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어, 불행하게도 암과 같은 병마와 맞서 싸워야 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한마디로 '우리의 의지력이 전부'라는 게 이 사회의 정신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겠다는 목표에 대해 사람들은 그 사람의 정신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주제를 축소한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의 형태(?)를 조금씩 바꾸었다. 인용문에 나온 두 문장을 나도 예전에 아이에게 자주 말로 했다. 스스로에게도 했다. 늘 그랬던 것 같다. 결과는 자책. 내가 못나서, 끈기가 없어서, 용기가 없어서, 소극적이라서, 의지가 약해서, 엄마로서 모자라서.  




"하지만 예상은 틀렸다. 참가자들의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중에는 개인차가 발견되지 않았다. 개인적인 성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삶이 습관에 의존하는 수준은 모두가 똑같았다."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간 더 체계적인 하루를 보냈다. 그들의 행동 대부분은 말 그대로 습관적이었다. 이와는 달리 어린아이와 함께 사는 사람은 습관의 가짓수가 약간 더 적었다. 타인의 영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유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우리 삶에서 타인의 존재는 혼란을 증폭한다." 


위안이 되는 구절. '개인적인 성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갖는 죄책감을 좀 덜어내어도 되는 것인가. 

주부도 출퇴근 시간이 있어야 한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인상깊게 읽고 따라 해본 적이 있다. 늦게 귀가한 아이가 밥 달라고 하자 엄마가 "나 8시에 주방에서 퇴근했으니 니가 알아서 챙겨먹"으라고 말하는 거다. 딱 한번 해봤다. 나 주방에서 퇴근했다! 하지만 주방에서만 퇴근이고 나머지 영역에서는 퇴근일 수 없었...... 뜬금없이 이런 생각. 

"타인의 존재는 혼란을 증폭시킨다." 완전 동감합니다. 혼란은 처음부터 올 수도, 중간에 훅 올 수도, 끝까지 숨어있다 나를 무너뜨리며 나타날 수도 있어요.ㅠㅠ 




"이 모두가 말할 것도 없이 어리석은 행동이다. 하지만 그만큼 습관의 힘이 강력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차를 모는 게 서툰 초보 운전자만이 의식적 자아에 의지하면서 순전히 운전에만 모든 주의를 집중한다. 오직 그들만이 도로에서 마땅히 경험해야 할 공포와 긴장을 느낀다. 그리고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들은 이 놀랍도록 복잡한 기계를 다루는 법을 터득하고선 습관에 핸들을 넘겨준다. 자신은 딴생각과 스마트폰의 뒤편으로 물러나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습관의 양면성이다. 습관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의식적 자아의 실행제어기능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습관을 제대로 활용하면 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가공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정말 적절한 예가 아닐 수 없다. 운전. 몸에 익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일. 옆지기가 가끔 보는 블랙박스 어쩌구 프로그램을 보면 운전에 관한 터무니없는 행동들이 등장한다. 운전을 하는 것도, 길을 걷는 것도, 공포로 느끼게 된다. 내가 아무리 조심하고 방어해도 소용없다는 생각. 남의 생명을 위협하는 '습관'. 




" 아침은 의식적 자아가 개입하기에 가장 불리한 환경이다. 대개 우리는 아침에 서두른다. 자녀의 책가방에 숙제를 밀어 넣는 동시에 찬장 위에 놓인 그릇을 무의식적으로 집어 든다. 음식이라는 걸 알고 있고, 과일과 채소만으로 식단을 꾸려 건강을 되찾은 이웃의 사례를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행동은 바뀌지 않는다. 꽤 익숙하게 들리지 않나? 왜 우리는 아침식사는 그토록 철두철미하게 챙기면서 그것만큼이나 삶에 활력을 주는 습관인 채식주의는 철저하게 외면하는 걸까? 

 사실 우리는 할 수 있다. '아침을 챙겨 먹으려는 경향'도 슴관이고, '고기보다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먹으려는 경향'도 습관이고, '고기보다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먹으려는 경향'도 습관이다. 단지 전자가 후자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하게 작동할 뿐이다. 식사는 습관 형성의 기본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드문 예다. 자주 발생하고, 주로 비슷한 상황에서 행해지며, (적어도 처음에는) 보상을 기반으로 형성된다. 그런데 왜 어떤 식사 습관(아침식사)은 몸에 착 붙고, 어떤 식사 습관(채식주의)은 그렇지 않을까? 앞에서 배웠듯이, 단지 뭔가를 알기만 해서는 습관이 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 순간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무엇을 어떻게 인식할지는 이성이 아닌 우리의 습관이 결정한다." 


채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끄덕끄덕. 육식은 습관이다. 관습이며 통념이기에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 뿐이다,라고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 습관의 벽. 나쁘다는 걸 알지만 그만두지 못하는 습성. 




"누구나 죽을 때까지 양치질을 반복하지만 양치질의 달인이 되진 못한다. 우리는 수십 년간 출퇴근을 반복했지만 여전히 일하기는 죽기보다 괴롭다. 이불 빨래, 욕실 청소, 쓰레기 분리 배출, 걸레질... 이런 예를 들자면 끝도 없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이런 일에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바친다. 이 모든 게 탁월함을 추구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절대 아니다. 반복이 습관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 잘 알겠다. 하지만 그것이 충분조건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더 나아가, 우리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 





"습관은 더 나은 삶을 이끈다. 단지 생산성의 차원만이 아니다.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다.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불안을 낳고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고 삶은 금세 헝클어진다. 과도한 생각은 정작 중요한 일을 완수하는 데 불쑥 장애물로 등장해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라는 치료법이 관심을 얻고 있다. 머릿속에서 길을 잃지 말고 본질을 자각하라는 개념이다. 과거의 실수에 얽매이거나 앞으로 맞이할 과제를 앞서 고민하지 말고 '지금' 그리고 '여기'에 집중하라고 주문한다. 습관은 아마도 이런 마음의 '비평가 상태'를 달성하는 가장 자연스럽고도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습관적 마음은 철저하게 무심한 마음이다. 이 마음은 인생의 과제를 올바른 위치에 정렬시킨다. 그리고 권한을 위임한다. 교차로에 자리를 잡고 노선을 배정한다. 아이들은 언제 잠자리에 들지 결정하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의 상황에 주어진 수면 신호에 반응해 늘 하던 대로 잠이 든다." 


요며칠 내 머릿속을 딱 꼬집어 말하는 부분이다. 책을 읽은지는 며칠 되었고, 읽을 때 아 정말 그렇다, 지금, 여기, 라고 주문을 걸었음에도, 새로 생긴 고민거리로 이삼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이럴까 저럴까 이러면 어떡하지 저러면 큰일인데, 걱정도 사서 하고 심지어는 불쑥불쑥 옛날의 이불킥 실수들을 떠올리면서 혼자 부끄러워하고 나를 새롭게 싫어했다. 이런 식이라면 하루종일 청소만 해야 할 판이다. 




"이런 습관의 권태는 오래된 결혼 생활에서 절정을 이룬다. 결혼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부는 서로에 대해 생각하는 일을 줄여나간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다. 무의식 밑에 깔린 습관에 조종당하는 것뿐이다. 아침에 늘 함께 일어나고, 항상 같이 밥을 먹고, 매주 주말을 함께 보내고... 이런 일에는 아무런 생각이 필요없다. 우리 삶은 워낙 복잡하고 번잡하니까. 이번 주말에 남편이 무슨 일을 할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다. 경험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권태가 세를 넓히고 부부의 감정은 차게 식어간다. 인정하긴 싫지만 불타올랐던 열정은 완전히 사라졌다. 새 소파가 더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점차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바로 이때 런던 지하철 통근자들이 겪은 습관 단절의 효과를 결혼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짧은 별거는 일시적인 단절 효과를 낸다. 출장이나 여행이 좋은 기회다. 짧은 의견 충돌이나 논쟁도 이와 유사한 단절 효과를 낼 수 있다. " 


유의할 점 : 단절 효과를 노리다가 완전한 상태의 단절을 경험할 수 있음.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본 횟수는 몇 번인가? 혹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웃의 새 게시물을 확인하지는 않았는가? 모르는 단어가 나와 인터넷에 검색해보겠다는 핑계를 대고 유튜브나 트위터를 켜지는 않았는가? " 


윽 찔린다. 나는 물론이고 네 식구가 인터넷의 노예가 된 기분이 든다. 집에만 있어 더욱 그러하다. 폰이나 컴퓨터를 가진 지구상의 인간들이 더 디지털중독자가 되는 데에는 코로나가 큰 몫을 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습관이라고 했으니 폰과 거리두기 습관을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그러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게 습관이라 하지 않았던가? 나는 이렇게 또 딜레마에 빠진다. 생각하지 말고 행동을 하라구! 




"많은 사람이 헛된 목표와 동기를 세운 뒤 자신을 착취하며 침몰하고 있다. 실현할 수 없는 과제를 수립해놓고 그 목표 지점과 점점 멀어지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좌절하다 눈물을 흘린다. 자기혐오에 빠져 보잘것 없는 능력과 인내심을 자책하며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길을 택한다. '무기력'은 생각보다 합리적이고 손해 볼 일 없는 선택지다. 적어도 밑져야 본전이니까. 그럴수록 우리는 입을 앙다물고 앞으로 나아간다. '네가 늘 포기하고 실패하는 건 네 인내심과 의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다 거짓말이다. 꿈꾸던 삶과 실제 삶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 


거짓말이라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난 속고 있었어! 단순하게 살자.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점검하라 했으니 일단 내 생활을 되돌아보...............니 역시 난 안 돼...라는 생각이 들고 마는데... 흑.... 이렇게 또 지는 건가. 지고 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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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너무 많이 벌여놔서 대략이라도 정리를 좀 해야 겠다. 전자책이 많아지니 뭘 읽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매리언 울프, <다시, 책으로> 

<책 읽는 뇌>를 먼저 읽다가 반납하고 <다시, 책으로>를 빌렸다. 뇌과학을 설명하는 부분은 좀 어려워서 대충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도가 쉬 나가지 않는 책이다. 두번이나 기간연장하고도 다 못 읽어서 다시 빌렸는데 절반도 못 읽었다. 북마크 페이지들 모조리 사라진 건 덤.ㅠㅠ 

아이들과 컴퓨터, 인터넷 문제로 매일 다투고 책을 멀리 하는 아이들이 안타깝고 그렇다고 기계들을 모조리 뺏어버릴 수도 없어 늘 고민이다.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틈틈이 읽고 있다. 


















웬디 우드, <해빗> 

이웃님 서재에서 보고 바로 대출. 오호라~ 오홍~ 이러면서 읽고 있다. 1/3 정도 읽었나 보다. 다 읽으면 아마 도움이 많이 될 듯. 그러길 바래. 

















캐롤 페이트먼, <여자들의 무질서> 

아............................. 어찌 되었든 읽고 있기는 하다. 매일 한 챕터씩 읽으면 좋을 것 같았는데 도무지 몇 번을 읽어도 안 돼서 급기야 소리내어 읽기까지 시도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문장들이 나를 자꾸 뒤흔들어서 힘들다. 나 바보...? 이 소리 자주 나옴. 한 단락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딴생각 두 가지 하기 능력 시전 중. 완전 집중을 요하는 책. 옆에 누가 오거나 무슨 소리가 들리면 열에 열 집중력 흐트러져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오는 책. 번역 정말 다시 해야 된다고 봅니다.ㅠㅠ 

















강영숙 외, <이상한 오렌지> 

2001년 단편소설 모음집. 여성작가들의 소설을 모아 <이상한 오렌지>를 내고, 남성작가들의 소설을 모아 <주머니 속의 송곳>을 냈다.(자음과모음) 

검색하다 발견해서 충동대출. 음, 가끔 단편소설을 읽을 때 난 정말 똑똑하지는 못한가 보다 생각하게 된다.(나... 바보?) 단순한 건지. 응? 뭐? 어쩌라고? 이런 단어를 떠올리는 단편들이 있다. 다시 읽으면 또 다를까? 아직 덜 읽었으므로 그래도 끝까지 읽어보도록 하자. 남자편도 대출해 놓았는데. 하~ 


















이디스 워튼, <징구> 

하하하!!! [징구]만 읽었다. 전번에 빌렸던 <올드뉴욕>의 단편들 중 하나 덜 읽고 반납했는데 그것도 나중 다시 빌려 읽어야지. 징구!! 


















토바이어스 리나르트, <비건 세상 만들기> 

지금, 나에게, 딱 알맞는 책. 비건 관련 책들도 계속 읽고 다시 읽고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요즘 느낀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응... 그렇지 뭐... 하던 것이 지금은 오! 맞네! 끙, 진짜 그렇지, 로 바뀌었다. 내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말이겠지. 시간 날 때마다 펼쳐들고 읽고 있다. 1/3 정도 읽음. 




이밖에도 읽다가 던져둔 책들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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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2-1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정말 많이 읽으시네요! 페이퍼에 올라오지 못한 다수의 책들도 있으시잖아요 ㅎㅎㅎ
저도 <여자들의 무질서> 읽고 있는데 저도 번역을 탓하며 스스로를 탓하며 읽고 있어요. 난티나무님 읽고 계시는 책 실컷 구경하고 갑니다^^

난티나무 2021-02-18 20:21   좋아요 0 | URL
책만 계속 읽었으면 좋겠는데 아시다시피 ㅋㅋ 그거 잘 안 되는 일이잖아요. 내적 외적 환경 둘 다요. 오늘은 머리가 복잡해 오전에 못 읽었어요. 즐저녁 보내소서!!!
 

어째서! 왜! 읽는 책마다 프루스트가 나오는 것이냐!!! 여기저기서 마구 튀어나오는 잃어버린 시간의 폭격을 애써 피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ㅠㅠ 작가가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면 좋겠구마는 왜때문에 프랑스 사람들은 이렇게 글을 많이 써갖고 나를 괴롭게 하느냔 말이다. 원서로 읽고 싶단 말이다. 그런데 실력이 안 된단 말이다. 문장 하나의 길이가 어마무시한 프루스트는 더더욱 안 된단 말이다. 나는 습관의 인간이므로 내가 공부를 한다고 다짐하는 것도 뻥, 실천 며칠 한다고 책이 막 줄줄 읽히리라는 것도 뻥, 그러니까 뻥은 치지 말고. 차분하게 나의 실력을 돌아보며 한글책을 사자. 요즘은 나의 한국말 실력이... 한글이라 해도 막 이해되고 그런 것도 아니드만. 세상엔 좌절할 일이 참으로 많다. 차마 잃어버린 시간을 한글판으로 모조리 사들이진 못하겠고, 계속 읽는 책마다 프루스트는 나오고,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이 책을 샀다.

















아놔 진짜, 이 사람도 프랑스어로 글쓰는 사람이네.ㅠㅠ 그래도 이 책은 영어로 썼나 봐? 어쨌거나, 스리슬쩍 발만 담궈 보려고. 


[책 소개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작가 알랭 드 보통이 프루스트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전한다. 알랭 드 보통은 프루스트의 삶과 작품을 통해서 사랑에 상처받은 소설 속 주인공의 말에서 얻을 수 있는 위안과 작중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대응책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처한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친구를 만드는 방법과 성공적으로 고통 받는 방법, 사랑을 인식하는 방법, 첫 데이트 때부터 상대방과 무작정 동침해서는 안 되는 이유 등 여러 삶의 교훈을 정리하였다. 아마존닷컴에서는 이 책을 '문학의 탈을 쓴 자기지침서'라 칭했다고. 알랭 드 보통 최초의 논픽션인 이 책은 영국 BBC 영화제작팀에서 랄프 파인즈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한 바 있다.]




전자책도 없어서 중고로 구입. 한권만 사면 배송비 나오니 2만원 채워본다. ㅠㅠ 뭥미. (우주점 룰렛 열심히 돌렸다.)

















그러고도 미련이 남아 언젠가는 읽겠지 심보로 잃어버린 시간 1권도 주문. 원서로 한 권만! 그냥 갖고만 있어도 괜찮아 마인드! 



문고판으로 샀드니 글자가....ㅠㅠ 





이렇게 보니 글자가 커보이는데 진짜 눈알 빠지게 생겼.... 

딱 한 권만 갖고 있어보자. 책은 그냥 갖고만 있어도 좋은 것 아니던가. 그래, 그런 것이야. 그렇고말고. 그러니 갖고 싶은 원서 하나 더 사자.(잉?) 





조르주 상드의 책을 사고 싶었었는데 이웃님 서재에서 보고 첫 책 지름. 언젠간 읽~겠~지~~~~~~~~~~~~~~~~ 




프랑스어 함께 읽기 책도 도착해서 찍어봄. 






전자책도 샀는딩...@@ 띄엄띄엄 2월 첫날부터... 


















아! 그리고 새 책도 한권... ㅋㅋㅋ 뭐지 계속 사. 미리미리 준비하려고. 페이퍼적립금 보탰다. 유후. 


















- - - - - - - 


이렇게 하나씩 둘씩 셋씩 조용조용 야금야금 띄엄띄엄 책 사기는 계속되고, 오늘은 2월 17일일 뿐이고, 보관함에 매일 책들은 늘어나고, 이웃님들은 좋은 책들을 계속 쏟아내시고, 이것 참,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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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17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2-17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년 동안의 거짓말이 특히 눈에 띕니다! 호호

난티나무 2021-02-17 23:43   좋아요 0 | URL
호호호!!! 잘했죠??? 으쓱으쓱~~~

단발머리 2021-02-17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위에 주황색 완전 이쁜 책, 제목 읽어볼께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이야호! 저 맞췄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2-17 23:45   좋아요 0 | URL
🎉🎉🎉🦝👍👍👍👍👍👍👍👍👍
컴터였는데 이모티콘 달려고 북플에 다녀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 천재~!!!!!!! ㅎㅎㅎ

라로 2021-02-17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님 왜 자꾸 책 사요??응?? 나도 사고 싶게,,,🤨🙄🥺

난티나무 2021-02-17 23:46   좋아요 0 | URL
병인가 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1-02-18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병인가봐 진짜_ (유부만두님 따라서 잃어버린 시간을 읽는데 저는 이제 2권 막 들어가는데 생각보다 잼나서 깜놀한다고 합니다 소곤소곤) 얼마 전 다녀온 교보문고 프랑스어 원서 섹션에 프루스트가 있는데 어우 글자가 얼마나 작던지 간격은 또 왜 이리 촘촘하던지 홱 다시 꽂고 뒤도 안 돌아보고 왔답니다. 저기 저 책들은_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 두궁두궁두구구구구궁

난티나무 2021-02-18 20:24   좋아요 0 | URL
악 그래요? 재밌단 말이죠. 흠.
아 진짜 문고판 어쩔 ㅠㅠ 읽다가 눈물 날 것 같은 크기예요.ㅎㅎㅎㅎ
페미니스트 책 네 권 주문했는데!!! 얼른 대타 한 명 델꼬 와봐요!!! ㅋㅋㅋㅋ 네 권 그냥 묶어 보냅니다요. 📦

수이 2021-02-18 20:4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찾아볼게요!!!
 
[eBook] 지속 가능한 삶, 비건 지향 - 14단계로 살펴보는 모두를 위한 비거니즘 안내서
미지수 지음 / 팜파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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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노트에 끄적여놓으려고 제목을 적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았다. 지속 가능한 삶, 비건 지향...뭐시기...라고 적었는데 오늘 보니 그것 그대로 제목이었다. 쉬운데 어쩌면 외우기 힘든 제목. 

절반 정도를 읽었을 때, 이 책을 살까 말까 고민했던 시간이 떠올랐다. 지속 가능한 비건을 지향하는 나에게 약간의 자극이 필요한 때였다. 건강을 이유로 내세우고 막연한 윤리의식은 뒤에 숨겨버렸더니, 고기를 먹는 세 식구들 사이에서 가끔 흔들리는 내 모습을 본다. 혼자였더라면 고민도 간단하고 실천도 더 간단했을지 모르겠다. 가족 안에서 비건을 실천하고 있을 수많은 여성들, 수시로 발을 거는 식구들의 말과 행동들을 견뎌내면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을, 그들은 괜찮을까. 나는 자주 괜찮지 않다. 괜찮아지고 싶어서 구입한 책인데 어째 2/3를 읽도록 제대로 와닿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책 끝부분을 읽으면서 그제서야 작가의 의도에 동의한다. 결국 공부. 계속 생각하고 찾아읽고 보고 비판하고. 어쩌면 나는 답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니까, 안다고 행해지는 것은 아니니까, 무엇이든 지속 가능하려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사실. 나의 무의식은 누군가가 똭 정답과 방향을 내놓아주길 바랬는지도. (<해빗>을 읽는 중이므로, 노력을 '습관'으로 만들자!) 

이렇게 비건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는 것으로도 비건 세상을 향한 발자국 하나가 될 거라는 작가의 말이 위안이 된다. 각 장마다 소개된 참고 자료들을 모두 찾아볼 생각이다. 학술논문사이트도 북마크해 두었다. 그동안 목록만 적어둔 책들도 이참에 하나씩 빌려보아야 겠고. 꼼꼼이 읽고 기록도 남기고. 작가가 예를 든 대로 비거니즘 관련 책을 모아놓은 책방이나 도서관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그래, 이렇게 비건 책이 많이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더 많은 비건 책들이, 더 다양한 모습으로 나왔으면 한다. 앞으로도 계속 나와서 읽고 리뷰 쓰는 일이 이어지면 좋겠다. '예술을 합시다!' 




"'생선'과 '새우'는 식물이 아니라 동물이다. 사는 곳도, 생김새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공기를 마시는 육지의 동물에 비해 물속의 동물에 대해서는 더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살이는 우리가 물속에서 겪는 것과 비슷한 강도의 고통을 겪는다. 숨이 막혀 뻐끔거리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나오며 물속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파닥파닥 몸부림친다. 그들의 비명소리가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그들이 느끼는 생생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결과는 어류가 고통을 느끼고 피하려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갑각류가 정교한 신경계를 가졌다는 것 또한 밝혀저 스위스는 2018년부터 산채로 랍스터를 끓는 물에 넣어 요리하는 관행과 얼음에 넣어 수송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문어와 같은 두족류는 신경계가 온몸에 분산되어 있어 산채로 신체를 자를 때마다 고통을 느낀다." 



"여성의 몸을 가진 동물만이 젖과 알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여성성'을 착취당한다. 이에 <육식의 성정치>의 캐럴 제이 애덤스는 동물의 젖과 알에 '여성화된 단백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한, 가부장제에서는 사람 여성이, 육식주의에서는 동물이 남성의 소유물, 억압과 재생산의 대상, 먹을 것, 신체부위 정도로 여겨지고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육식주의 세상의 동물들 가운데 특히 여성 동물은 가장 심한 고통을 받는다. 고기, 애완동물, 모피, 가죽, 깃털을 이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강제 임신과 출산을 당하는 동물들과 심지어 여왕벌과 일벌도 모두 여성이다. 남성 동물은 짧은 생과 한 번의 육체적 죽음을 겪지만, 여성 동물은 더 이상의 재생산과 생명유지가 불가능해질 정도의 수십 번의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은 뒤 마침내 육체적 죽음을 맞는다." 



"어떤 동물은 먹어도 되고, 어떤 동물은 먹으면 이상하고, 어떤 동물은 사랑하는 것처럼 동물의 종을 나누어서 차별하는 종차별(Speciesism)과 성차별(Sexism) 그리고 인종차별(Racism)은 그 대상만 다를 뿐 서로 이어져 있다.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잘못되었듯 종차별도 잘못되었다." 



" "When People Won't Listen to You, MAKE ART.(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을 때에는 예술을 하세요)" - 에린 제너스 (Erin Jan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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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빨간 얼굴 질루와 부끄럼쟁이 물고기 (개정판) 책마중 문고
질 티보 지음,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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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이 키우는 동물,에 대해 생각한다. 집에서 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함께 산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사람과 함께 살아 행복한 동물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동물들도 있을 텐데, 거기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 사람들과의 관계, 뭐 그런 것들. 

우리집에도 동물이 있다. 작은 수족관에 조용히 바닥에서 생활하는 코리들. 체리새우 몇 마리. 어제는 처음 우리집에 온 코리가 5년이나 함께 살았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고 새삼 경건해 졌었다. 작은 물살이들이 역시 작은 수족관 세계에 갇혀 사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걔네들이 태어난 곳도 자연은 아니기에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도 없는 일. 애초에 들일 때부터 무척 신중해야 하는 일이다.  

이 책에는 빨간 물고기가 나온다. 예전 책이라 물고기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개정판도 그렇다. 아마 요즘 새롭게 나오는 책에도 물고기라는 단어를 쓰겠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고기'라는 단어의 쓰임.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튼 책에 나오는 빨간 물살이는 물의 온도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 다행이다. 부끄럼쟁이 질루는 '빨간 물고기'와 생활하면서 조금씩 부끄러움을 떨치게 된다. 무엇보다도 '빨간 물고기'를 데리고 방을 구경시켜 주고 산책을 하고 놀이터에 가고 학교에도 가는 질루가 부러웠다. 그렇다. 부러웠다. '빨간 물고기'를 데리고 학교에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않은 부모도 부럽고, 야단치지 않은 선생님도 부럽다. 질루의 부모나 선생님보다, 나는 무엇보다 질루가 되고 싶다. 부끄럼을 타서 선생님의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하는 아이였지만 물살이 친구를 통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고 사람들과 대화를 트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그 아이의 용기가 가장 부럽다. 동화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모습에 내 모습을 겹쳐보는 일이 잦아졌다. 꼭 나 같구나. 그런데 동화 속의 아이들은 어떻게든 용감해지고 당당해지는데, 현실 속의 나는 쭈그러들기만 한다. 그래도 작가의 소개글을 읽으니 위안이 된다. 어릴 때도 혼자 그림 그리는 게 편했던 작가는 어른이 되어서도 조용히 있는 걸 즐기고 음악을 듣고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나도 혼자가 편하다. 그게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세상의 모든 부끄럼쟁이들에게'이다. 나도 그 중 한사람이라 부끄럼쟁이 질루가 무척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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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2-16 0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고기..정말 그러네요~고기를 왜..소한테도 살아있을땐 소고기라고 안하는데, 무심코 받아서 이어가는 것들이 많네요. 관심갖을수록 더 보이는것 같아요.저도 부끄럼쟁이과라 조용히 그림그리고 친구들한테 주곤했었는데 생각하니 웃음납니다ㅋㅋㅋ

난티나무 2021-02-16 17:47   좋아요 1 | URL
저도 어릴 때부터 부끄럼쟁이...ㅎㅎㅎ 지금도...ㅎㅎㅎㅎㅎ 혼자 잘 놀아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