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머리야.

잠깐 눈 좀 돌리려 읽고 있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맹모단기의 비유적 교훈을 깨닫는다면 지금 바로 각자의 자녀를 위해서 가장 소중하게 물려줄 유산은 ‘교육의 습관’인데, 그 교육의 유산은 ‘공부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자’는 희생의 맹모단기인 것이다. 어머니가 아이를 위해서 어머니의 시간 베틀을 자르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공부의 서당을 이미 빠져나와 정신은 들판에서 놀고, 친구와 어울리고, 책은 아주 멀리 달아나 있다.
아이의 성적은 결국 어머니의 성적인 것이다. 나는 이것을 확증한다. ...”

어 뭐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다가, 아이의 성적은 결국 어머니의 성적,이라는 구절에서 뽝!!
아무 책이나 막 누른 내 손꾸락을 탓하자... 반납반납!!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부만두 2021-01-06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납 반납!!!

난티나무 2021-01-06 17:10   좋아요 0 | URL
바로 반납했어요.ㅋㅋㅋ

라로 2021-01-0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려요. 버리기 전에 책 제목 알려줘요. 다른 사람들은 안 사고 안 읽게. 그 짧은 글 읽으면서도 잘 이해가 안 되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성적 보고 이해 퐉 되어 빡친 일인. 더구나 확증한데!!🤬

라로 2021-01-06 17:20   좋아요 0 | URL
버리는게 아니라 반납이군요. 🤣🤣🤣너무 흥분해서 혼자 길길이..😓

난티나무 2021-01-06 17: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라로님 ㅎㅎ
그게 참 뭘 말하려는 건지는 알겠는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반납했어요.ㅋㅋㅋㅋㅋㅋ
 

식사 준비. 

밥 하기. 

밥 차리기. 

상 차리기. 

아침/점심/저녁 하기. 

끼니를 때우다. 

삼시세끼. 

돌밥돌밥. 


매끼니 식사를 준비하는 행위에 대해 흔히 쓰는 표현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이게 다인가? 이게 거의 다라면 나의 어휘실력을 탓해야 하나, 이 행위의 이름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슬퍼해야 하나. 


식사 준비,라는 네 글자에는 얼마나 수많은 단계적 일들이 포함되는지. "있는 걸로 아무거나 대충 해먹지."라고 음식 준비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말은 얼마나 무책임한지. 그런 말 듣지 않아도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집에 있는 음식재료들, 냉장고 상황, 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하는 음식 만드는 순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미리 해두어야 할 일 체크, 실제로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하기 전까지, 계속 맴도는 생각들 생각들 생각들. 그런 생각들의 바탕에는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식구들에게 맛있고(밥을 받아먹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함) 영양도 골고루 갖춘(덜 중요함) 어여쁜 음식(상대적 중요)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적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내이자 엄마라면 더더욱. 


외국생활이 길어지면서 아니 외국생활 초창기부터, 나는 제대로 된(무엇이 제대로 된 것인지는 아직도 헷갈리지만) 그럴 듯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 '덜' 노력했던 것 같다. 한그릇요리를 선호했고 여러 가지 반찬을 하지도 않았다. 김치는 해먹었으나 없으면 양배추 무쳐먹고 무생채 해먹고 그마저도 없으면 안 먹거나 피클을 먹었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 지금까지도 여전히 한그릇요리를 선호한다. 국과 밥과 김치만 놓고 먹는 일도 잦았다. 어쩌다 삘 받아 밑반찬을 서너 가지 만들게 되는 날이면 와 진수성찬이네 라는 말이 내입에서 먼저 나온다. 

그렇게 식사를 하면서 나는 늘 얼마간의 죄책감이랄까, 미안한 감정에 시달렸다. 옆지기에게 가장 많이, 그리고 아이들에게. 저녁 밥상이 내 눈에 좀 부실해 보이면 어김없이 어, 뭣 좀 더해야 하나, 반찬이 적은데, 고기를 좀 볶을 걸 그랬나, 이런 생각들이 솟구치는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옆지기에게 말한다. 고기를 좀 볶을 걸 그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위해서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옆지기는 반찬이 부실하다고 하는 나에게 괜찮다고, 주는 대로 잘 먹는다고, 가끔 반찬이 여럿인 상을 보고 와 백반집이다 감탄도 하지만, 그런 말들은 나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다. 괜찮다는 말은, 주는 대로 잘 먹겠다는 말은, 저는 안 하고 먹기만 하겠다는 말 아닌가. 그건 칭찬도 위로도 뭣도 아니다. 도대체 왜 내가 미안해야 하지? 왜 항상 내 입맛보다 다른 식구들의 입맛을 우선으로 해야 하지? 그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면서 몇년 전에 가장 먼저 버린 습관은 밥을 푸고 주걱에 묻은 밥알들을 입으로 떼어먹는 것이었다. 엄마가 주걱의 밥알을 긁어먹는 것을 나도 아마 어릴 때 자주 봤을 것이다. 주걱에 붙은 밥의 양이 많을 수도 있고 그냥 버리기 아까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아까워하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고 다른 식구들은 밥이 붙었는지 말았는지 신경도 안 쓴다. 더 먹을 밥을 마지막으로 담으면서 주걱에 온통 밥을 묻혀놓고도 모른다. 묻히지 않도록 신경쓰고, 모두가 식사를 끝냈는데도 밥이 붙어있으면 그냥 씻어버렸다. 그 주걱에 입을 대고 밥알을 훑을 때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그 이상하고 오묘한 감정이 싫었다. 하나의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다.)

 

저녁상에 고기 반찬 하나쯤은 있어야지, 고기가 들어간 국이나 찌개는 하나 있어야지. 쌈을 먹는데 고기가 없다고? 그건 쌈밥이 아니지.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지, 그럼 단백질은 뭘로 보충하냐고. 골고루 먹는 게 제일 좋은 거야. 이런 말들을 들어오면서 응응 그래 맞아 일주일에 서너번은 그래도 고기를 먹어야지, 애들도 먹여야지, 고기 아니면 뭐 반찬 만들 것도 없어, 하면서 지금껏 그렇게 고기를 요리하고 먹었는데. 음식은 내가 준비하면서 정작 식사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만 표현되지 않았던 것을 책에서 본다. 


"지난 25년 넘게 이 문제를 고심해 오면서 나는 여성들의 입에서 하나같이 똑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 "나는 채식주의자지만 남편은 고기를 먹을 필요가 있어요." ...... 여성들이 자기 남편 앞에 고기를 내놓아야 한다고 믿는 것은 사실상 남자가 강해지려면 고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남성이 식사의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육식의 성정치를 영속화하는 것이다. 결국 여성에게 육식은 배우자의 욕구를 먼저 생각하는 자기부정의 또 다른 수단이다. 여성은 자신의 욕구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배우자의 필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라고 생각한다. 많은 여성이 식탁에 앉은 남편에게 고기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아마 여성의 사고방식은 이럴 것이다 - "남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게 제가 할 일입니다. 남편은 고기를 원하거든요. 내가 고기로 만든 음식을 차리지 못하면 남편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게 되죠. 남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데, 저는 제 자신의 기본적인 책임도 다하지 못하는 거예요. 이런 행동이 남편을 소홀히 대하는 것이겠죠." 이런 여성은 자신이 남편을 위해 여성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에 충실하지 못한 여자로 비춰지길 원하지 않는다. " (10주년 기념판 서문, 구판 p.30~31)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은 한번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실제로는 행동으로 나타나기 힘들다. 그래도 바뀔 수 있다고 믿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나는 고기 요리에서 거의 손을 뗐다. 나를 위해 식단을 채식으로 바꾸는 사이 식구들을 위한 고기구입 비율도 줄였다. (차차 식구들도 고기를 끊기를 바라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옆지기가 고기를 사오고 요리를 직접 한다. 잘된 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고기에서 나는 냄새를 참기 힘들어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만, 주방에서의 일이 가족 모두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고 그래서 즐거운 일이라는 걸 깨달을 때까지 작은 것부터 하나씩. 


육식에 대해 최근 하는 생각들을 정리해 주는 것이 아래의 구절이다. 이렇게 '먼저' 알고 '먼저' 행동한 사람들,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데 세상은 왜 변하지 않는 건지. 때로는 무시무시하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육식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지배적인 질서에서 어떤 것이 의미 있는 대화이고 비판인지 결정하는 사람들이 갖는 특권의식의 한 예다. 결국 진정한 채식주의자들은 이런 세계관에 갇히게 된다. 채식주의자들은 육식가들을 채식주의자로 전환시키려면 육식이 야기하는 수많은 문제들 - 건강 악화, 동물의 죽음, 생태 파괴 - 을 고발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문제들 중 어느 것도 육식 문화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식하지 못한다. " (10주년 기념판 서문, 구판 p.35)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21-01-0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하셨군요 난티나무님. 님 페이퍼 보니 얼른 읽고 싶어지는^^

난티나무 2021-01-04 23:10   좋아요 1 | URL
네 이제 서문 다 읽고 본문 들어갑니다.^^

다락방 2021-01-05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자기 전에 개정판으로 시작했는데요, 개정판에는 <20주년 기념판 서문>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20주년 기념판 서문이 매끄럽게 읽히질 않았어요. 서문이 두 개나 되어서 ㅋㅋ 아직 서문을 다 못끝냈어요. 난티나무님 서문 만으로도 이렇듯 진중한 페이퍼를 써내시다니, 아, 이 책이 더 기대가 됩니다. 한편, 내가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책읽기를 시작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저는 정말 고기를 너무 사랑하거든요 ㅠㅠ

난티나무 2021-01-05 21:21   좋아요 0 | URL
개정판 번역자와 구판 번역자가 다른 거 맞나요? 이름이 달라요. 이현, 류현.
저는 서문 긴 거 안 좋아하는데, 생각해 보니 서문을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서문에 쓸데없이 긴 내용을 늘어놓는 걸 안 좋아하는 거 같아요. ㅎㅎㅎ 암튼 서문만 읽어도 이건 대박책이잖아 느낌 오는 책들이 있죠. 또 한편으로 저는 용두사미적 성격이라서... 이렇게 시작을 해놓고 마무리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요. 여자는 인질이다, 역시 서문 읽고 글 하나 쓰고 다 읽고도 끝인 상태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
오늘 1장 읽고 2장 들어갔는데 오마이갓 어쩌나요 다락방님. 고기를 먹고 안먹고를 일단 떠나서 어떤 한가지 문제를 둘러싼 미처 몰랐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화이팅!

유부만두 2021-01-05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페이퍼는 제 속마음을 대신 적어주신듯 절절하게 와닿습니다. 되풀이되는 밥차리기, 먹지 않기로 한 고기를 가족을 먹이느라 손질하고, 식사 후, 때론 식사 중에 다음 끼니를 계획하는 이 챗바퀴에서 과연 내 육신은 뭔가 고민하게 됩니다.

난티나무 2021-01-05 21:34   좋아요 1 | URL
유부만두님 댓글도 제게 와닿아요. 쓰면서도 어느 정도 공감하시는 분들 많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머리 속에서 365일 펼쳐지는 메뉴의 향연들..ㅠㅠ 아마 꿈에서도 모를 거예요, 그쵸? 그래서 제목에 감정노동 정신노동 이런 단어 썼다가 또 지웠지요.ㅎㅎ 그런데 책을 계속 읽다 보니 육체노동과 더불어 감정노동 정신노동 완전 맞아요.ㅠㅠㅠㅠㅠ
식사란 뭔가, 가족이란 뭔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는 뭔가, 이런 것들 자주 생각합니다. 저는 ‘내가 고기를 안 먹는데 고기를 요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너네 먹을 건 너네가 요리해!‘라고 배짱좋게 질러놨는데... 어쨌든 식사 준비는 계속 되는 일이고 아직 달라지지 않은 상태니 여전히 돌밥돌밥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리멸렬한 반복을 즐거운 반복으로 만들고 싶어요. 유부만두님 화이팅!

유부만두 2021-01-05 21:41   좋아요 0 | URL
제가 전에 비슷한 고민의 페이퍼를 쓰면서 ‘시지프스의 밥상’ 이라고 했는데요, 하아... 농이 아니라 진짜로 그래요. ㅠ ㅠ

난티나무 2021-01-05 22:11   좋아요 1 | URL
시지프스... 공감입니다. 나는 뭘까 이런 생각이 들면 차린 밥상에 앉기조차 싫지요.ㅠㅠ 다 꼴보기 싫고.^^;;;;;

수이 2021-01-05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시작하셨네요. 고기 사랑하는 1인이기에 어쩐지 자꾸 읽기를 미루고 싶은데 페이퍼 읽으니 아 미루지 못하겠다 싶어요. 고기 끊으면 진짜 인생이 달라질지...... 저도 곧 시작하겠습니다.

난티나무 2021-01-05 21:40   좋아요 0 | URL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질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나 읽으면 생각은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고기를 보는 눈이 달라진달까요.ㅠㅠ 이것 또한 어마어마한 문제구나 한숨 푹푹 나오고요. 그알 보는 느낌이 들어 오전에 읽다 덮었어요. 나 무서워서 그알 안 보는데 ㅠㅠ 어쩌라구.....
 

1월 1일에 1월의 책 주문. 

적립금 등 모으니 만원이 넘는 돈이 되었다. (적립금 자꾸 주지 마요. 매번 홀라당 넘어감.ㅠㅠ 아니, 줄 거면 팍팍 줘요. 매번 넘어가니께.ㅋㅋ) 만원? 오호라, 중고책 사는 값에 새책을 살 수 있겠네. 보관함의 책들을 한참 째려본다. 아차, 째려보기만 하면 안 되지. 내 기억력은 형편없으니까 보관함 담을 때 훑었던 목차랑 리뷰, 페이퍼들을 다시 훑어야 한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은 늘 어렵다. 비싸서 망설였던 책을 한권 사야 겠다. 중고책 등록 알림, 전자책 출간 알림 신청해둔 책들 중 한 권만 사자. 는 무슨. 룰렛 돌렸더니 우주점 책을 사야 한대. 중고 좋아요. 근데 배송비 뺄려면 2만원 이상, 또 열심히 보관함 뒤져 담아본다. 전자책도 적립금 있어 사야 해! 담다 보니 4만몇천원... 어 5만 이상이면 마일리지... 어 만원 더하면 또 할인... 그렇게 적립금을 쓰기 위해 한권으로 시작한 헤매기는 결국 7권에 이르고 말았으니... 한 권만 사려 했지 말입니다. 다들 이러고 구입하시는 거 맞죠?ㅠㅠ 

















낸시 홈스트롬 [사회주의 페미니즘] 

가격이 후덜덜하여 전자책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기로 하였으나, 과연 나올까 의구심도 들고 이렇게 두꺼운 책은 자고로 밑줄 그어가며 종이를 넘기는 게 맛 아닌가. 목차만 봐도 넘 마음에 들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적립금 만원은 이 책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강성은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시집을 사고 싶을 때가 있다. 사고 싶을 때는 자주 있는데 간절히 읽고 싶을 때는 적다. 그래도 드물게 간절해지는 그 적은 때를 위해. 

















브랜다 유랜드 [글을 쓰고 싶다면] 

글쓰기를 위한 책을 가끔 읽는다. 타고타고 페이퍼들을 보다가 이 책을 발견, 무지 읽어보고 싶어졌다. 종이책 살까 하던 중에 전자책 적립금 발생. 그렇다면 전자책이지. ****님, 땡투 했어요. 저예요 저.ㅎㅎ 




아래는 중고매장 온라인 구매. 














이다 [Girl's Talk] 

동생에게 선물. 읽은 책만 선물한다 주의를 벗어나기는 하지만 훑어보니 내가 보고 싶어져서. 괜찮길 바래본다. 


















나희덕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우주점 문학 목록 훑다가 시집들이 눈에 확. 
















버지니아 울프 [존재의 순간들]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한다. 갖고 있는 책 [WHY]와 되도록 겹치지 않는 책으로 골라보았다. 

울프의 책을 검색해 보니 어마어마. [자기만의 방]만 해도 얼마나 많은지. 


















5만 이상 마일리지를 위해 자주 장바구니에 담는 노트. 매번 한두 권씩 사는 것 같다. 노트는 많아도 쓰니깐 괜찮다. 그냥 여기서 사면 되는..데? 그런데 많이 비싸다. 비싸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걸 찾기도 힘들어. 노트 한권 금방 쓰는데 매번 만원 이만원 주고 살 수 없음. 뭐 사서 소포로 받는 것도 그리 현명하지는 않지. 스프링노트 애용함. 이전에 사던 학생노트 모조리 품절되어 아쉽다. 더 가볍고 종이도 괜찮고 좋았는데. 다시 팔아주세요~ 















2021년 1월 1일에 이렇게 책을 샀으니 올 한해 보람찬 시작이로구나!! 

(정신 차려. 고만 사라구.)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1-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책이 왔고 굿즈로 머그랑 쟁반을 받았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흐흐하하

난티나무 2021-01-03 00:14   좋아요 0 | URL
1일이니깐요, 그쵸?? ㅎㅎㅎㅎㅎㅎㅎ
그 머그랑 쟁반, 이뻐요???? 아 저는 올해는 굿즈 안 할려구요. 안 할 거야요, 안 해요..... ㅠㅠ

수이 2021-01-04 11:03   좋아요 0 | URL
오늘 그거 온다요 락방님, 머그랑 쟁반 ㅋㅋㅋㅋㅋㅋㅋ 내게도 온다~~

다락방 2021-01-04 11:39   좋아요 0 | URL
머그랑 쟁반 제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엄마가 너무 마음에 들어하셔서 깔별로 받을 생각입니다? 으하하하.
수연님은 무슨 색으로 선택하셨어요?

수이 2021-01-04 14:25   좋아요 0 | URL
전 일단 화이트~ 그리고 아직 1월이 많이 남았으니 분명 사고싶은 책이 있을 터이고 그럼 녹색아이도 데려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블랙은 우유 넣어서 마시면 좋을 거 같은데 이건 갈등해보려고 해요.

수이 2021-01-0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프랑스 노트 좋아요, 근데 넘 비싸. 왜 그렇게 비싼건지 대체 모르겠지만_ 종이 때깔이 다른 것도 같은데 그냥 막 쓸 노트 굳이 종이 때깔이 남다를 필요가 있겠는가 싶은 마음도 들어요. 정신 차려! 고만 사라구! 이거 저한테 막 소리지르는 그런 느낌 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1-04 15:38   좋아요 0 | URL
진짜 너무 비싸지 않아요? 그렇다고 애들 학교서 쓰는 공책 사자니 난 그 막 줄 그어진 종이가 싫더라고요.ㅎㅎ
근데 생각해 보니 노트가 너무 싸면 안 될 것도 같네요. 책 한권 만드는 데 나무가 얼만큼 필요하다더라? 암튼 엄청 들어가더라고요. 노트도 그럴 거 아녜요. 아이참 책이랑 노트는 계속 많이 사고 싶은데 어쩌나.....
진짜, 막 쓸 건데 종이 때깔 좀 안 좋은 걸로 쓸까요??? 음음... 이거 또 고민...^^;;
아무튼! 올해는 구입자제모드!

수이 2021-01-04 16:52   좋아요 0 | URL
소비는 줄여도 줄여도 뭉게뭉게 뭉게구름처럼 늘어나더라구요. 그래도 올해 저도 소비 자제!! 일단 집에 있는 노트랑 연필부터 쓰고!!
 















이라영 [타락한 저항] 


1장 블랙리스트와 저항, 밑줄긋기. 




‘쓸데없이‘ 진지한 사람에게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개그를 다큐로 받는다.‘ 이럴 때 실패한 개그를 돌아보기보다는 ‘왜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달려드냐‘며 도리어 화를 낸다. 유머를 생산하는 행위도 일종의 권력행위다. 유머에 대한 진지한 반응은 어느 정도 권력에 대한 도전이 된다. 지루한 ‘부장님 개그‘에도 직원들이 웃음으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19세기 유럽에서, 제국주의가 퍼져나갈수록 에로틱한 여성 누드는 활발해졌다. 남성 누드가 군사력과 영웅을 상징한다면 여성 누드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살롱에서 여성 누드의 비중은 전체 미술 작품의 50퍼센트에 가까웠다. 식민지를 개척할수록 여성 누드는 번창했다. 여성의 수동적인 벗은 몸은 식민지 지배의 메타포였다. 동물과 식물은 수집되어 진열되었다. 인간 남성이 그렇게 ‘보는 존재‘의 위치를 점한다. 오늘날에도 흐트러진 머리와 말없이 초점 없는 눈동자의 모습은 자연과 여성을 조합한 여성적인 이미지로 통한다. 여성-동물-자연은 남성-문명에 의해 철저하게 타자화되고 지배받는 대상으로 존재한다. 간혹 남성 지식인이 자연 훼손을 비판한다며 ‘강간‘이나 ‘매춘‘이라는 표현을 극구 고집하는 이유는 이렇게 나름의 논리(?)에 근거한다.

표현의 자유는 어떤 창작물을 발표하거나 발언을 했다고 해서 개인이 부당하게 법적 처벌을 받거나 제도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서, 창작물이나 발언을 두고 비판할 때 자동적으로 ‘표현의 자유‘라는 방어막을 치는 태도는 표현의 자유라는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표현의 자유가 비판받지 않을 권리는 아니다.

서구 국가에서 주로 국가의 상징으로 가상의 인물인 여성을 활용하는 이유는 여성의 깨끗함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의 마리안느, 영국의 브리타니아, 그리고 독일의 게르마니아, 모두 여성이다. 미국의 자유의 여신도 그 연장선에 있다. 실제 여성이 국가에서 권력을 행사하거나 시민으로 인정받은 역사는 짧다. 그러나 가상의 ‘여신‘들은 일찌감치 국가의 상징이 되었다. 여성을 존중해서가 아니다. 국가와 제도가 남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이미지인 여성 인물을 국가 상징으로 내세워온 것이다. 또한 피 터지는 전쟁과 혁명의 이미지를 여성의 깨끗하고 온화한 이미지로 씻어낸다. 여성 인권과는 무관한 여성의 이미지일 뿐이다.

여성, 장애인, 이주민, 아이 등을 통한 타자화에 문제의식을 못 느끼고 관성에 젖은 체제 비판의 언어가 활발하다. 말과 글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조차 자본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창녀‘나 ‘자폐‘를 언급한다. 잘못된 비유와 예시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혐오는 놀이가 되고, 게임이 되고, 개그가 되고, 심지어 저항으로 둔갑해 문화사를 축적한다. 지하철 스크린에 얹힌 시민의 차별적 감수성과 부적절한 시어는 이러한 사회의 반영에 불과하다. 우리는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분노하지만, 일상은 이미 소수자와 약자의 블랙리스트가 견고하게 작성된 상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년 첫날, 

눈부신 우리 동네 풍경을 새해카드 대신으로. 

예~~~전에 몇 장 보셨을 수도.^^ 

오래전 사진이지만 풍경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21-01-01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좋습니다.
나이테 드러난 저 문짝 사진이 오늘은 유난히 더 눈에 들어오네요.

난티나무 2021-01-01 17:59   좋아요 0 | URL
낡은 문짝은 왜그리 시선을 잡아당기는지 모르겠어요.ㅎㅎ hnine님 감기 조심하세요~!!^^

2021-01-01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1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2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2 1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