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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
제이 루빈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무라마키 하루키 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상실의 시대를 점심시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후 종례할 때까지 수업이고 뭐고 정신없이 읽어버렸지요. 그 이후 푸----욱 빠져버린.. 아.. 좋아라..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책들의 대부분이 하루키였죠. 그런데 하루키의 신작소설이 나온다는 겁니다! <해변의 카프카>라는! (2권짜리) 기다리고기다리고또기다렸는데 아직도 안나오고 있네요.출판사가 뭘하고 있는 것인지 쯧. 말을 했음 지켜야 할 거 아니오.
그래서 꿩대신닭 으로 산 것이 바로 이것. <하루키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입니다. 지금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옐로 사전>이네 <하루키 문학수첩>이네 <하루키 소설속에 흐르는 음악>이네 <하루키와 떠나는 상실의 시대로의 여행>이네, 잡다한 하루키 관련 책들이 많이도 나왔지만 그중에 쓸만한 건 하나도 없었다죠. 그저 인용만 잔뜩 해놓고 현학적인 잡설만 기다랗게 늘어놓은, 종이가 아까운 글들이 대부분.
그런데 이건 좀 괜찮아요.자칭 하루키 전문가라면서 사실은 비전문가가 쓴 그렇고 그런게 아니라 그런가, 역시 인용은 많지만 좀 다릅니다. 하루키를 정말로 좋아하고 하루키 작품을 번역도 많이 했고 하루키와 개인적인 친분도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도 좀 있고 (하루키의 소소한 개인사같은) 하루키가 잡지에 쓴 글이나 홈페이지에 올린 글, 강연에서 한 이야기,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대담집같은 글까지 모두 참고로 해서 하루키 작품들의 연관성과 상징의 의미 같은 것들을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네요.
이 책 안 읽으면 하루키의 오묘하고 깊은 뜻을 모른다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없겠지만, 그저 하루키가 너무나도 좋아서 그에 관해서라면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라 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어떤 하루키론 책보다 이것이 나을 겁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하루키 책중 하나로 너무 귀여운 책이 하나 있어요! 꼭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제목이 뭐냐면요 ['그렇다, 무라카미 하루키씨에게 물어보자'라고 세간의 사람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282개의 중대질문을 던지면, 무라카미 씨는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까?]입니다. 푸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