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고 해밀턴
더글러스 스튜어트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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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더글러스 스튜어트가 2020년 부커상을 수상한 셔기 베인을 아주 인상 깊게 읽었었다. 읽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알콜 중독 어머니 때문에 고생하는 셔기 베인이 내 기억 속에서 문득 끌려 나오곤 한다. 착하고 어머니를 너무 사랑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더 안쓰러웠던 소년 셔기 베인.

그래서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두 번째 소설이 번역되어 나온 걸 알았을 때 반가워하며 책을 사 놓았는데, 다른 책들에 우선순위가 밀려 이제야 읽게 되었다. 사실 주인공이 진탕 고생하는 내용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미루고 미루다가 읽었다는 게 진실에 더 가깝다.



 

셔기 베인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도 대처 시대의 정책으로 스코틀랜드의 경제 기반이던 철강과 조선업이 무너져 실업자가 넘쳐나던 1990년대 초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암울한 워킹클래스 가족의 삶을 배경으로 한다.

15살 먼고 해밀턴은 34살의 알콜 중독자 어머니 모모와 18살의 형 하미시, 16살인 누나 조디와 함께 살고 있다. 아니 함께 살고 있어야 하는데 엄마 모모는 돌봐야할 미성년 자식들이 버젓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도 없이 가출해 애인과 함께 산다. 형 하미시는 벌써 애기 아빠가 되어서 어린 여자 친구의 부모님 집에서 살다가 가끔 집에 들르는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먼고의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누나 조디다. 15살이나 되었지만 먼고는 누나의 무릎에 올라가 안겨있길 좋아하는 아직 어린이 같은 중학생이다. 고등학생인 조디도 아직 어린데 엄마처럼 동생 먼고를 보살피는 모습을 읽고 있자니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거기다가 조디가 더 안쓰러운 건 주변에 발전적인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줄 어른이 없어서 학교 선생님에게 의지했고 그러다 같이 자는 관계로 발전을 했다는 것이다. 비밀스러운 이 둘의 관계는 조디가 임신을 하는 바람에 깨지고 만다.

먼고의 형 하미시는 거리에서 약을 팔고 가톨릭 갱단과 패싸움을 벌이는 개신교 깡패단의 우두머리로 동네에 명성이 자자하다. 이런 하미시도 나름대로 막내인 먼고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돌보긴 한다. 남자다움이 한없이 부족하고 늘 엄마를 찾고 싸움도 못 하고 얼굴도 예쁘장하게 생긴 동생이 제발 좀 형의 명성에 먹칠하지 말고 옆에서 같이 싸움판에 끼어들어 주먹질도 하면서 남자답게 컸으면 하는 마음에 먼고를 때리고 갈구며 강하게 키우고자 들들 볶아대는 것이다.

먼고는 또래 친구도 없고, 그저 학교에서 집에 오면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게 일이다. 마치 주인을 기다리며 가구를 물어뜯는 강아지처럼 집의 살림살이를 입에 넣고 씹어대는 전형적인 애정결핍 아이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는 틱 장애를 앓고 있기도 하다. 먼고가 꺼내놓고 표현하지 못 하는 슬프고 외로운 내면이 제어하지 못 하고 갑자기 불쑥 나타나는 얼굴 근육의 일그러짐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먼고에게 어느 날 친구가 생긴다. 바로 먼고가 사는 공영 아파트 바로 앞 단지 옥상에서 비둘기를 기르는 16살 소년 제임스다. 이상하게 처음부터 이 둘은 서로 대화가 잘 통하고 끌린다. 그렇게 몇 번 만나서 놀다가 어느새 서로를 만지게 되고 키스를 하게 된다. 먼고의 첫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의 애정행각이 동네에 소문이라도 나면? 폭력적이고 마초적인 분위기의 글래스고 이스트 앤드에서 동성애라? 절대 안 될 말이다. 이 둘은 남들 눈을 피해 가며 은근하게 서로 사귀고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하필 하미시에게 애정행각을 들키고 만다. 동생이 그렇다는 걸 인정할 수 없는 하미시는 제임스를 죽도록 패놓고 순진한 동생이 더러운 가톨릭인 제임스에게 당한거라고 노발대발하는데...


먼고의 엄마 모모는 이 얘기를 알콜 중독 치료모임에 가서 하게 된다. 모임에 참석했던 두 남자는 먼고를 자신들이 데리고 가서 어른 남자에게 배워야 하는 낚시나 사냥, 캠핑 같은 것들을 가르쳐서 진짜 남자로 만들어놓겠다고 모모를 구슬린다. 늘 남자들 말에 홀딱 넘어가 버리는 모모는 이번에도 그렇게 넘어가 버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술을 사주겠다는 말에 넘어가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자기파괴적인 행동이 아니라 아들을 잘 알지도 못 하는 낯선 남자들에게 맡겨버리는 행동이었다. 술에 취해 해롱대느라 상황파악을 못 하고 아들을 악당들한테 엄마인 제 손으로 넘겨주는 꼴...그렇게 먼고는 잘 모르는 두 남자와 함께 숲 속으로 캠핑을 떠난다.

숲 속에서 먼고는 15살 인생 최악의 고난을 겪는다. 같이 캠핑을 하는 두 성인 남자는 성범죄로 감옥에서 만난 사이였고 그런 범죄전과가 있는 사람들이 15살 나약해 보이는 온화한 소년과 아무도 없는 숲 속에 있으면 벌어질 일이란 뻔한 거 아니겠는가.


먼고는 그 고통스러운 폭력을 겪으며 제임스와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떠올린다. 비둘기 새장에서의 첫 만남, 같은 침대에 누워서 엄마가 죽던 날을 말하다 울음이 터진 제임스를 위로 했던 일, 둘이서 한 자전거를 타고 동네 밖을 나갈 때 제임스의 허리를 감싸 안았던 느낌, 입술이 부르트도록 계속했던 키스, 먼고가 16살이 되면 같이 동네를 떠나자 약속했던 일...

그리고 알콜중독자 엄마, 이제 곧 먼고 곁을 떠나갈 누나, 폭력적인 형. 비록 문제 많고 지긋지긋하지만 먼고가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올린다.

먼고에게는 돌아가서 안길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돌아갈 집이 있는 한 먼고는 부서질 수 없었다. 그래서 용기를 낸다. 동네 패싸움에서 그저 맞고만 있었던 먼고는 여기 이제 없다.

그는 숲 속에서 악당을 처리하며 형 하미시보다 자신이 더 용감하다고 느낀다. 과연 폭력성으로 남자다움을 가린다면 그 누구보다도 먼고가 가장 남자답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자를 좋아하는 그 먼고 해밀턴이 말이다.


 

결말이 약간 모호해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나는 희망적인 결말이라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온 먼고는 호수에서 시체가 나온 일로 경찰의 심문을 받을 뻔 하지만 형 하미시가 대신 나서주어서 위기를 넘긴다. 글래스고를 떠나려던 제임스는 먼발치에서 먼고와 미세한 눈빛을 교환한다. 그러니까 결국 먼고는 제임스와 함께 동네를 떠나게 되지 않을까?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작은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는 결말이란 생각을 하고나니 책을 덮을 때까지 막 답답하거나 암울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이야기일까 봐 겁을 먹었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절망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배경에 가혹한 상황들이 곳곳에 나와 있기는 하나 어느 부분에서는 유머도 있고, 소년들의 풋풋한 첫사랑이 귀엽기도 해서 조금 웃기도 했다.

실업자와 알콜 중독자, 어린 10대 미혼모들이 가난하고 황폐한 거리에 넘쳐나는 도시지만 서로를 보살펴 주는 이웃들의 이야기도 있고, 문제투성이지만 서로를 어떻게든 챙기려는 해밀턴 아이들의 지긋지긋한 가족애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엄마 없는 먼고와 조디를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아래층 아주머니 이야기에 그래도 참 다행이다 하면서 흐뭇해 했는데, 돌연 폭력 남편에게 맞으면서도 남편을 옹호하는 모습에 어찌나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던지. 마냥 따뜻할 줄 알고 안심하며 마음을 놓고 있다가 이토록 현실적인 이야기가 툭 나와 버려서 암담하게 만든다. 정말 한시도 방심할 수가 없는 소설이었다.

흐린 날씨 속에서 구름에 가려져있던 햇빛이 살짝 들어왔다가 다시 먹구름이 껴 비가 오고, 비 그친 후 잠깐의 빛이 드는 요상한 날씨를 읽는 느낌이랄까...그러니까 가끔 마주치는 햇살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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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따는 사람들 서사원 영미 소설 2
아만다 피터스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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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 살고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여름이 되면 블루베리 따는 일을 하기 위해 미국 메인주로 내려와 몇 달간 농장 일을 하다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곤 했다고 한다. 이 소설의 작가 아만다 피터스는 이 블루베리 농장의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원주민 혈통인 작가의 아버지에게서 들었고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는 게 어떠냐는 아버지의 추천으로 첫 소설에 담아내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사게 되었다. 블루베리 좋아하는데 블루베리 따는 사람들이 나오는 소설이라고? 하면서... 아주 단순한 이유였다. 게다가 책 표지도 예뻐서^^


 

1962년 메인주로 블루베리를 따러온 원주민 가족은 4살 난 막내딸 루시를 잃어버린다. 온 가족이 블루베리를 따기 위해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이 어린 루시는 가만히 길가 바위 위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 루시의 실종으로 가족은 커다란 상실감에 빠진다.

루시 바로 위 오빠 조는 루시와 가장 친했고 루시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다. 그런 조에게 루시의 실종은 마음의 응어리로 남아 있게 되었고, 게다가 몇 년 후 조의 형 찰스까지 조가 보는 앞에서 억울하게 죽게 되자 조의 삶은 망가진다. 동생의 실종과 형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마음속에 분노를 쌓아갔던 것이다. 술을 과하게 퍼먹고 갑자기 불쑥 솟아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기 일쑤. 그러다 저지르는 짓은 부인을 향한 폭력이었다. 이에 자기가 한 짓을 자기가 못 견뎌 가족을 버리고 도망쳐서 평생 대륙을 횡단하며 이일 저일 육체노동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실종된 루시는 메인주의 어느 백인 부부가 기르고 있다. 노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데 자꾸만 루시였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어머니한테 그때의 기억을 말하면 어머니는 그건 자다가 꾼 꿈일 뿐이라고 달래준다. 노마가 왜 자신은 부모와 다르게 피부색이 짙은 거냐고 물으면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이탈리아계라서 그런 거라고 둘러댄다. 노마는 밖에서 또래들과 놀지 못하고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으며 집안에서만 가둬져서 성장한다. 집안의 분위기는 늘 숨막힐 듯 침울하고 노마의 어머니는 노마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노마를 사랑해준다. 보호를 받고 부유하게 양육되었지만 노마의 마음속에는 어쩐지 부모와의 관계에서의 미묘한 거리감과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 모른다는 답답함, 어디서 비롯된 건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가득하다.

이런 조와 노마의 시점을 왔다 갔다 하며 서로 만나지 못 하고 생사도 모르는 50년의 시간을 이야기 하는 소설이다.

소재만 보면 과연 이 가족이 감춰진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사건을 파헤쳐 누군가 벌을 받게 되는지 등등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지만 이 소설은 그런 식의 방향을 선택하지 않는다.

조와 노마가 서로를 잃고 그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그래서 삶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다시 살아가는지를 조용하게 따라가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멀쩡히 가족이 있는 어린 루시를 데리고 와서 노마라고 부르며 루시의 정체성을 지우려고 한다는 설정이 예전에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의해서 행해졌던 원주민 기숙학교 제도를 떠올리게도 한다. 부모로부터 어린 아이들을 거의 빼앗다시피 데리고 가서 기숙학교에 집어넣고 원주민 문화를 말살하려 했던, 원주민들이 그들의 언어로 말하면 체벌을 가하여 영어만 쓰도록 교육했다던 그 시대의 끔찍한 역사 말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견뎌야 했던 상처의 기억들을 소설 속에 녹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분명히 읽히는 소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평은 별 셋.

조금 슬프고 적당히 아름다운 문장에 중간정도 재미있는 소설로 나는 읽었다.

사실 불만도 있었다. 캐릭터에 더 깊이 들어갔으면 더 슬펐을 것 같고, 이야기가 더 다채로웠다면 훨씬 재밌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 섞인 불만이었다. 밋밋해서 확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길지 않은 소설인데도 느리게 읽게 된다. 왜냐하면 읽고 있으면 이 이야기는 그냥 이렇게 조용히 흘러가겠구나, 앞날이 훤히 예상되고 그것이 별로 새롭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소재로는 좀 더 독한 맛을 보여줘도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사실 내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소설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집어 들어서 밋밋하다 느낀 것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오츠 여사님의 독한 맛에 중독되었나 보다;;)



책 표지는 참 예뻐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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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실종에 관한 48 단서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박현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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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재능 많은 언니의 그늘 밑에서 주목받지 못 하고 살던 동생의 소름끼치는 광기. 그래서 범인이 누구지? 혼란스럽다. 하지만 더 혼란스러운 점은 예쁘고 재능 많은 언니 있으면 좋지 않나? 왜 미치지? 이런 근본적인 의문^^ 그래도 책은 재밌다. 숨도 못 쉬고 읽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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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4-10-08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숨도 못 쉬고 읽을 정도의 재미라니!

망고 2024-10-08 17:12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작가님 소설을 좋아해서 재밌게 읽었는데 결말을 보고 ‘이게 뭐냐!‘ 싶을 수도 있고...외국 사이트 보면 평이 대체로 안 좋은거 같아요ㅋㅋㅋㅋ

잠자냥 2024-10-08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숨 쉬라냥!😹

망고 2024-10-08 17:31   좋아요 2 | URL
네~

∧ ∧
(´・ω・) =3
/  ⌒ヽ
(人__つ_つ

페넬로페 2024-10-08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간이네요.
예쁘고 재능 많은 언니땜에 뭔 일이 일어나는 스토리인 것 같은데~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망고 2024-10-08 18:25   좋아요 1 | URL
언니가 실종되는데 결말이 열린결말이라 범인이 헷갈려요ㅋㅋㅋㅋㅋ범인찾기 보다는 다른 부분들이 흥미로운 점이 있어서 저는 재밌게 읽었는데 다른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독서괭 2024-10-08 1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 읽으셨군요! 저도 책소개를 읽어봤는데, 근본적인 의문 ㅋㅋ 망고님은 열등감 없으시니 그런 것 아닐까요?^^

망고 2024-10-08 19:46   좋아요 0 | URL
저도 예쁘고(주관적인 거니까^^) 다재다능한 언니가 있는데요 어릴때 언니가 숙제도 해주고ㅋㅋㅋ 그림 그려가는 숙제도 대신 해줘서 상도 받고 그랬거든요ㅋㅋㅋㅋ얼마나 편하고 좋았는데요! 언니가 예쁘고 다재다능하면 동생은 그저 좋은데ㅋㅋㅋㅋㅋ
이 소설 속 자매는 6살 정도 차이가 나요. 그정도로 나이 차가 많이 나는데 동생이 언니 때문에 관심 못 받는다고 이렇게나 화가 날까 싶더라고요. 게다가 언니가 착한데...

moonnight 2024-10-08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오츠 여사님 저도 좋아합니다. 읽으면 찝찝하고-_- 불안해지는데도 안 읽을 수 없어요ㅠㅠ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망고님^^

망고 2024-10-08 22:17   좋아요 1 | URL
그쵸 오츠 여사님 소설은 그래서 중독성이 있어요ㅠㅠ 문나잇님 이 소설도 특유의 그 맛이 있어요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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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용에게 잡혀간 공주 이야기 해석에 무릎을 쳤다 원래 용과 공주는 한몸인데 왕자가 연약한 예쁜 공주만 구출하는 이유는 가부장제에서 용처럼 용맹하고 제멋대로인 여자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뜨개질은 이야기를 짓는것을 상징하고 기존세계에 대항하는 무기일 수 있다는 것도.넘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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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9-24 0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용 부분을 재미있게 읽으셨군요! 저는 백설공주가 재미있었어요. 속시원히 긁어주는 것 같아서요. 후훗.

망고 2024-09-24 13:07   좋아요 0 | URL
저도 백설공주가 여성의 대상화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도 속시원했어요 어릴때 백설공주 읽으면서 뭔가 묘하게 기분 나쁘다 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 책 읽으니 왜그랬는지 알겠더라구요😄
 

이 책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10번째 장편소설이다

처음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나서 너무 감동을 받아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을 모두 다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 후 나는 정말로 올리브 키터리지이전과 이후의 스트라우트가 쓴 소설들을 다 읽어 버렸고, 아직 번역되지 않은 소설을 기다리지 못 하는 조급증에 시달리게 되어 원서를 사서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지경까지 이르렸다. 그래서 이 책도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오자마자 당장 읽고 싶어서 한 달 전 예약주문까지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집고 넘어갈 문제는 내가 영어를 엄청 잘 해서 이 작가의 원서를 읽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아주 쉬운 문장과 단어로 소설을 쓴다. 마치 동화책을 읽는 것 같이 읽어나가는 게 많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간단하고 쉬운 문장으로 켜켜이 쌓여가는 이야기가 마음 속 깊이 울림을 주어서 엄청난 작가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번 소설도 그랬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책탑 자랑ㅋㅋㅋㅋ



이전 소설 바닷가의 루시에서도 그런 기미가 보였지만, 이 소설에서는 확실하게 작가의 이전 모든 소설 속 캐릭터가 모두 등장해서 연결된다.

루시 바턴은 팬데믹 기간 중에 전남편 윌리엄과 뉴욕에서 메인주의 크로스비로 이주해서 살고 있고 밥 버지스와 주기적으로 만나서 함께 산책을 한다.

밥 버지스는 이미 버지스 형제에서 어떤 캐릭터인지 알고 있는 바, 하지만 스트라우트의 모든 소설들이 그렇지만 굳이 이전 소설을 읽지 않고 이 소설만 읽어도 밥 버지스에 대한 배경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밥 버지스는 어린 시절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가 죽었다고 믿으며 죄책감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온 사람이다. 대학에서 만난 팸과 결혼을 해서 뉴욕에서 변호사를 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고 팸과는 밥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 이혼을 했다. 현재는 65살로 거의 반쯤 은퇴한 변호사고 15년 전에 유니테리언 목사인 마가렛과 재혼해서 메인주 크로스비에서 살고 있다.

루시는 나중에 올리브 키터리지를 만난 자리에서 밥을 죄를 먹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타인의 죄를 흡수해서 그들의 짐을 덜어 주어 그들을 돕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마을에서 어려움에 쳐한 사람들은 밥 버지스를 찾아 가는 것 같다고 루시는 말한다.

이런 밥과 루시는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눈다. 일상의 자잘한 안부부터 마음속에 담고 있는 두려움 같은 깊은 이야기까지. 이 둘은 서로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이해하고 공감한다. 밥과 루시 누구 한 사람이 이야기를 하면 다른 한 사람은 항상 “I hear you" 라고 말해 준다. 반면 루시와 밥이 함께 살고 있는 각각의 파트너인 윌리엄과 마가렛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자신들의 파트너와 서로가 비교가 될 때 산책길의 교감은 밥과 루시의 사이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고 감정은 자꾸만 깊어지게 한다.

 


한편 90살이 된 올리브 키터리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소설가에게 털어놓고 싶어 한다. 마침 마을에 루시 바턴이라는 소설가가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밥 버지스에게 연락을 해서 루시 바턴을 불러들인다.

스트라우트의 이전 소설들에서 올리브 키터리지의 성격을 알고 있다면 깐깐한 올리브가 내성적인 루시의 첫 인상을 그닥 좋게 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역시나 90살이 되어도 올리브는 올리브였다. 첫 만남부터 루시가 쓴 회고록들이 자기연민에 빠져 있고 가난한 출신은 루시 혼자만이 아니라고 직설적으로 비판 하며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든다. 그래도 루시에게 이야기를 해주긴 한다. 자신의 어머니가 결혼 전에 만났던 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루시는 이 이야기를 듣고 기록되지 못 한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라며 눈물을 비친다. 올리브는 자신의 이야기에 이토록 공감해 주는 루시를 첫인상과 달리 마음에 들어 하고 앞으로 계속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이야기를 하는 것.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것. 이 소설 속에서 진지한 관계를 맺어 나가는 캐릭터들은 모두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야기에 공감해 주면서 서로에 대해 깊이 알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알게 되면 그 자리에는 사랑이 들어선다. 밥과 루시의 산책길 대화가 그랬고 루시와 올리브가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그랬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이끄는 내용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밥과 매튜 비치가 나누는 이야기도 있다.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의심받는 매튜 비치는 50대 중년의 나이에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며 친구도 없고 그 흔한 핸드폰도 없이 사는 남자다. 어느 날 채석장 인공호수에서 매튜의 어머니 시체가 발견되자 마을 사람들은 매튜를 의심하면서도 그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해도 그를 비난하지 않을 거라고들 한다. 그만큼 매튜의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평판을 듣는 인물이었다.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을 내내 품고 있었던, 그러나 자신이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던 밥 버지스는 어쩌면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떠안고 살 수도 있는 매튜를 변호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밥은 매튜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죽은 매튜 어머니의 이야기도 듣게 된다. 이 가족에게는 끔찍한 고통과 지워질 수 없는 상처, 말해지지 않았던 범죄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의 사연을 알게 되자 밥은 매튜 뿐만 아니라 진짜 살인범, 그리고 매튜의 어머니한테까지도 연민을 느끼게 된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밥 버지스는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자신을 잘 알지 못 하고 그의 삶은 기록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우리 모두가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이 소설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들 기억 속에는 있지만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그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루시는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누구는 인생의 목적이란 영혼의 성숙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말했지만 만약 성숙되기 전에 일찍 죽어버린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인생은 무슨 의미냐고. 올리브는 루시와 나눈 많은 이야기들을 이렇게 요약한다.

루시와 내가 공유했던 모든 이야기는 똑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지. 사람들은 고통을 겪어. 그들은 살아가고 희망을 가지고 심지어 그들은 사랑도 하지.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고통을 겪어. 모든 사람들이 그래. 고통을 겪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315)

밥이 장을 봐주고 가끔 이야기도 들어주는 노인 해슬백 부인은 밥에게 바람이 난 며느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부인에게 밥은 그건 인생이라고 그저 삶일 뿐이라고 답한다.

그저 사는 것 고통을 겪으며 죽을 때 까지 사는 것이 인생이다. 그것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이야기하는 와중에 그럼에도 이 모든 이야기들엔 작은 씨앗이 싹트고 있다

우리가 비록 서로의 고통의 정수에 가닿지는 못 하지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이야기 듣는 중에 서로 이해의 싹이 트지 않느냐고. 그것이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고 그렇게 서로가 조금이라도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그런대로 살아간다고.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잘 들어 준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를 한다.

 

 

 

이 소설은 나에게 올리브 키터리지와 루시 바턴의 만남만으로도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특히나 90살의 올리브가 거동이 불편하지만 여전히 쌩쌩하게 살아있고 여기저기 참견하고 다니며 이런 저런 사람에 대한 평을 거침없이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만약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그때도 올리브가 등장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스트라우트 작품에서 내 최애 캐릭터는 바로 올리브 키터리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소설에서는 밥 버지스와 루시 바턴의 우정을 넘어선 사랑이 위험하지 않게 조용히 진행된다. 각자의 파트너가 있는 상태에서 이 둘은 끌리지만 손 한번 잡지 못 하고 포옹한번 하지 못 하는 그런 사랑이다. 밥은 형에게 가서 엉엉 울면서 루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할 정도로 사랑에 빠지지만 밥은 바로 그가 밥 버지스이기 때문에, 그가 타인의 죄를 먹는 성품의 사람이기 때문에 다시 제자리로 밥 버지스로 돌아온다. 근데 생각해 보면 약간 어린애 같은 면도 있고 좋게 보면 동심이 있는 루시 바턴에게는 감정적으로는 무심해 보이지만 옆에서 챙겨주는 윌리엄이 딱 어울리는 쌍이지 않나... 하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

어쨌든 65살 밥 과 66살 루시의 노년의 사랑도 콩닥콩닥 재밌었다.

 

 

이제 작가의 11번째 소설을 기다린다.

언제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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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9-18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망고님의 이야기 너무 좋아요. 한 번 읽었는데 읽자마자 다시 또 읽고 싶은 그런 글입니다. 같은 작가를 좋아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가끔은 전, 아이돌 팬카페에 대해 생각하는데요 ㅎㅎ 계속 그 아이돌 이야기를 하고 싶잖아요. 근데 주위에는 그 이야기를 계속 흥미롭게 들어줄 사람이 없는거예요. 그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만! 그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죠ㅋㅋㅋㅋㅋㅋ망고님 페이퍼를 읽으면서 같은 작가를 좋아할 때의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저의 첫 스트라우트 소설은 <에이미와 이저벨>이었는데요. 전, 그 때 그 소설이 좋기는 했는데, 뭔지 모르게 좀 ‘쎄다~~‘ 그런 느낌이 강해서요. 다른 책들도 큰 관심은 없었더랍니다. <다시, 올리브>를 읽고 스트라우트를 좋아하게 됐고요. 그 담에 <오, 윌리엄> 그리고 <바닷가의 루시>를 이어 읽었습니다. 전, 아직도 읽지 못한 스트라우트 소설이 꽤 많습니다. 제가 부러우실 겁니다.

올리브와 루시의 만남도 기대됩니다만, 밥과 루시가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이어갈지 궁금하네요. <바닷가의 루시>에서 루시가 두번째 남편 데이비드랑 윌리엄 이야기를 교차해서 쓰잖아요. 전, 데이비드 같은 사람이 좋지만 그치만 윌리엄 같은 사람이 더 좋다..... 이런 복잡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 핑퐁 비유도 기억이 나네요. 노력으로 되지 않는, 그러니깐 운명적인 무엇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망고님 덕분에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을 수 있겠네요. 사실 3쪽 정도 읽었는데, 온 가족이 모여 있고 여기 저기 불려다니다 보니ㅋㅋㅋㅋㅋ 집중이 안 되서요. 아껴읽을만한 소중한 책이라 일단 좀 미뤄두었습니다.
소중한 빨간 글씨도 오늘이 끝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하고 편안한 밤 되세요, 망고님!

망고 2024-09-18 20:23   좋아요 2 | URL
알라딘 서재에 계신 많은 분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유가 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재미 때문일거 같아요. 책 이야기를 이렇게 하고 또 읽어주는 분들이 계신 곳이 대체 어디일까요? 바로 여기지요ㅋㅋㅋㅋㅋ게다가 나랑 같은 책을 재밌게 읽었다고 하는 분들을 보면 얼마나 반갑게요.
아니 근데 단발머리님 아이돌 누구를 좋아하신거죠? 궁금ㅋㅋㅋㅋ
저는 빅뱅이후 아이돌을 잘 몰라요ㅠㅠ

제가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너무 좋아서 스트라우트 소설을 막 검색해 봤는데 그당시에는 ˝에이미와 이저벨˝이 번역서로 없었어요. 마침 중고서점에서 90년대에 나온 ˝타인의 여름˝이라는 책이 있길래 사서 읽었죠. 바로 그게 스트라우트의 첫 소설 ˝에이미와 이저벨˝이었던거죠. 그당시 제목 무슨일일까요?ㅋㅋ 아참 신간에도 여전히 이저벨이 살아 있습니다. 올리브가 매일 찾아가요^^

밥과 루시는 특히 밥이 마음을 정리하는 부분은 깜짝 놀라실 겁니다. 생각지도 못 하는 식으로 불현듯 정리가 되거든요. 하지만 딱 그가 밥 버지스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스트라우트는 자신의 캐릭터를 정말 잘 알고 있다고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었어요. 궁금하시죠? 헤헷
저는 이전 소설들에서 루시가 윌리엄과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부분이 좋았어요. 헨젤과 그레텔 비유가 생각이 납니다. 이 소설에서도 루시는 윌리엄을 그런식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윌리엄은 가끔씩 등장할때마다 그 존재감이...밉상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 추석 바쁘게 잘 보내셨겠죠? 추석 이후 느긋한 독서 화이팅입니다.
좋은 꿈 꾸세요^^

페넬로페 2024-09-18 1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망고님,
한 작가를 애정하는 모습이 넘 좋으네요. 저에겐 그 작가가 누군지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내 이름은 루시 바턴‘만 읽었는데
그 뒤로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을지 좀 알려주세요^^

망고 2024-09-22 20:25   좋아요 1 | URL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읽으셨으면 그 후 ˝무엇이든 가능하다˝-->˝오 윌리엄˝-->˝바닷가의 루시˝ 이 순서로 읽으시면 됩니다. 올리브 시리즈를 읽으시려면 ˝올리브 키터리지˝-->˝다시 올리브˝ 이 순서로 읽으시고
˝에이미와 이저벨˝와 ˝버지스 형제˝ 까지 읽어 보신다면, ˝바닷가의 루시˝를 읽을 때 여기 나온 모든 인물이 등장해서 굉장히 반가우실 겁니다.
페넬로페님도 스트라우트를 분명히 좋아하게 되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다락방 2024-09-18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트라우트 소설 중에서 올리브 키터리지가 제일 좋아요. [올리브 키터리지] 너무 좋아서 아무데나 휙 펼쳐 읽고 그랬어요. 그런데 올리브 키터리지가 더 좋아진 건 [다시, 올리브]을 읽고난 뒤였어요. 이 표독스런 올리브가 나이들고 좀 더 유해진 것 같았거든요. 다시, 올리브에서 왜 그 2월의 햇빛 말하는 부분이요. 제가 그 부분을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눈물날 만큼이요.
저도 그간 스트라우트 작품 다 읽어왔는데 지금 바닷가의 루시도 안읽고 있는데 이 책까지.. 점점 쌓이네요. 그런데 밥과 루시의 우정을 어떻게 그렸을지 정말 기대가 큽니다. 스트라우트는 그런 걸 기가 막히게 잘 쓰니까요. 아 행복합니다!!

망고 2024-09-18 20:40   좋아요 0 | URL
오오 맞아요 2월의 햇빛 부분 저도 좋아했어요. 스트라우트는 간단하게 배경과 날씨를 묘사하는데 그게 정말 딱 너무 제 마음 같이 묘사해서 감탄할때가 많아요ㅠㅠ 쉽게 쓰는데 깊게 들어간다고 할까...간단한 문장 한줄이 가슴을 막 후벼파기도 하고...ㅠㅠ 암튼 최고 입니다!
˝바닷가의 루시˝ 아직 안 읽으셨어요? 하긴 스트라우트 작품은 뭔가 마음이 조용해 질 때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쌓아놓는 심정 저도 이해가 갑니다. 저는 ˝내이름은 루시 바턴˝을 읽고 한동안 그 다음 소설을 읽지 못 하고 있었어요.
밥과 루시의 관계는 분명 다락방님도 좋아하실 거 같은데... 이 둘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나누는 사랑. 크흐...스트라우트 정말 절묘하게 잘 썼습니다. 기대하세요^^ 아니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이 둘 사랑이 그저 플라토닉해서 다락방님이 싫어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흠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18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망고님 스트라우트 찐팬이시네요! 전 올리브키터리지랑 다시올리브 만 읽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나머지도 읽어야지 해놓고 못읽고 있네용 ㅜㅜ

망고 2024-09-18 21:41   좋아요 0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올리브 시리즈 두권을 읽으셨군요^^ 이제 루시 바턴 시리즈를 읽어보시죠 독서괭님도 스트라우트 팬으로 끌어들여야지😁

바람돌이 2024-09-18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인물 중 가장 사랑하는 인물이 올리브예요. 그 이유가 망고님 글 보니까 바로 나오네요.
어떤 상황에서든 진실을 바라보는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그러나 상처를 보듬어줄줄도 아는 할머니 올리브 말이죠.
저도 엄청 궁금하지만 그래도 번역을 기다립니다. 기다린다는 건 또 다른 설레임이고 기쁨이거든요. ^^

망고 2024-09-18 23:38   좋아요 1 | URL
올리브가 말은 직설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속은 또 여린 사람이잖아요? 게다가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기도 해서 자신이 생각 못 했던 것을 누군가에게 들으면 그것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고요 매력이 넘치는 올리브 할머니 저도 참 좋아합니다😄
바람돌이님 설레임 가득 안고 이 소설 만나보시면 분명 아주 좋아하시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