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9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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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빅토리아 시대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이 찰스 디킨스가 발행하는 문예지에 연재했던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각 챕터마다 일정한 분량으로 이야기가 제법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나는 몇 주 전에 이 책을 시작해 놓고 이런저런 일들로 계속 손 놓고 있었는데, 집중해서 읽어보자 마음먹은 후에는 무려 이틀 만에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그만큼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속도였다.

 

 

열여덟 마거릿 헤일은 교육을 위해서 머물렀던 런던 귀족인 이모의 집에서 아버지가 국교회 목사로 있는 남부 헬스톤의 집으로 돌아온다. 가족과 함께 아름답고 평온한 전원의 삶을 살아가게 되어 기뻤던 마거릿은 아버지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국교회에 회의를 품고 목사직을 사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사제관에서 살 수 없는 가족은 북부의 매연 가득한 산업도시 밀턴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것이다.

푸른 숲과 들판, 좋은 공기가 있는 남부 농촌이 고향인 마거릿에게 뿌연 하늘과 매연을 뱉어내는 공장굴뚝이 있는 북부의 도시는 생소한 곳이었다. 그러나 북부로 이사 와서 더욱더 병세가 심해진 어머니와 마음 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거의 가장 노릇을 해야하는 마거릿은 씩씩하게 북부의 생활에 적응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던 중 마거릿은 거리에서 만난 소녀 베시와 우정을 나누게 된다. 베시는 어릴 때부터 면화 공장에서 일하다가 공장에서 날리는 솜털이 폐에 들어가서 폐질환에 걸려 죽음만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다.

마거릿은 어떤 신분이라도 차별 없이 대하고 인간적인 연민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진정한 기독교 정신을 실행하는 여성으로 묘사되는데, 이런 마거릿이 북부 밀턴에서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다 죽어가는 여공 베시와 그녀의 아버지인 노동조합 위원장인 니콜라스 히긴스다.

밀턴에서의 생계는 마거릿의 아버지가 개인 교사를 하는 것으로 유지하고 있었고 그 학생들 중 면화공장 소유주인 존 손턴이란 사람도 있었다. 밀턴에서 성공한 공장 사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손턴은 마거릿과 만난 자리에서 노동자들은 게으르고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르면서 불평만 해댄다며 철저히 고용자 입장의 의견을 낸다. 마거릿은 노동자계급인 베시 가족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손턴이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처우하고 있다고 맞선다. 이 만남으로 손턴은 마거릿을 거만한 여자라고 생각하지만 마거릿의 당찬 모습에 반하기도 한다. 마거릿도 점점 손턴을 알아갈수록 그에겐 거칠고 냉정한 사업가의 모습만 있는게 아니라 14살 때부터 포목점 점원으로 일하며 열심히 빚을 갚고 사업을 일군 자수성가한 인물로서 인간적인 모습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이 소설은 남과 북의 도시의 대조적인 분위기와 그곳을 대표하고 있는 마거릿과 손턴이라는 인물의 대비 그리고 노동자와 고용자의 입장의 대비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동력으로 작용하는데, 이 모든 대비는 인간적이고 용감하고 자존심이 센 마거릿 헤일이라는 여성 인물의 시선을 거쳐 전달된다.

마거릿은 처음 밀턴으로 이사 갔을 때 북부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사업가들을 장사꾼이라 낮춰보고 산업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 생각만 하며 인간적인 가치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점점 그 생각을 거두게 된다. 그것은 노동자인 히긴스 가족과 사업가인 손턴과 친분을 쌓으면서 생겨나게 되는 감정으로 마거릿은 그 두 계층의 중간지점에서 이들의 화해에 힘쓰는 인물로 자리잡는다.

급기야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어났을 때 마거릿은 손턴에게는 노동자들과 대화하라고 파업의 한가운데로 나가게 등을 떠밀고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하려 하자 손턴을 구해내면서 손턴과 노동자들 두 계층을 다 돕는 결과를 내며 절정을 맞는다.

마거릿은 좀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누구 한 계층의 편을 들 수 가 없는 사정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손턴이라는 인물은 그저 돈만 생각하는 악덕 사업가가 아니고 자신도 고생을 해 본 이상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양심적인 인물이었기에 마거릿이 손턴에게 영향을 미칠수록 손턴은 노동자들과 대화하는 진보적인 인물로 성장하기 까지 한다.

 

 

한편 이 소설의 중요한 중심축인 마거릿과 손턴의 로맨스는 계층 간의 갈등, 파업, 여러 인물들의 죽음이 펼쳐지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힘으로 작용한다.

단단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손턴과 내가 손턴을 사랑할 리가 없는데 어쩌면 사랑하는 것도 같다며 갈등하는 마거릿의 내면 묘사는 로맨스 소설을 읽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는 것이다. 서로를 알아갈수록 나의 세계가 확장되고 인간적인 성장을 이루어 사랑의 결실을 맛본다는 아주 이상적인 결말로 이 이야기는 나아가고 있고 그것을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빅토리아 시대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소설이라면, 어쩌면 나의 편견일 수도 있지만, 무도회 장면이 항상 나오고 조건 맞는 짝을 찾다가 결국 사랑을 택한다는 결말이 예상되곤 하는데 이 소설은 로맨스가 가미되어 있지만 사회적인 주제가 전면에 나와 있다는 점이 예상밖의 인상적인 점이었다.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배어나오는 소설이기도 해서 이토록 사실적인 문제에 닿아있을 수 있는 것도 같다. 실제로 개스켈은 유니테리언 목사 남편과 함께 영국의 북부 산업도시 맨체스터에서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에 가는 여성이 아니라 산업혁명의 한 가운데 뿌연 매연의 회색 도시에서 노동자 파업의 현장을 누비고 비참하게 죽은 노동자의 시체에 손수건을 덮어주는 용감한 여성 캐릭터 마거릿 헤일을 만나서 아주 즐거웠던 독서였다.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다른 소설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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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02-02 2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작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문학과지성사 책으로 상당한 울림을 갖고 읽었습니다. 이이의 다른 작품들은 이 책 만한 울림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ㅎㅎㅎ 그렇더라고요.

망고 2024-02-02 20:4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정말 명작이었어요! 당시의 사회상을 날카롭게 잘 포착하는데 쉽게 읽히고 로맨스도 좋고요ㅎㅎㅎ다른 작품들도 읽어보셨군요 저도 얼른 만나보고 싶어요 근데 이 책 만한 명작은 없었나 보네요 저는 폴스타프님의 평을 신뢰하니까 기대는 좀 접고 읽어야 겠네요😄
 

그 어렵다는 잠자일보 고시를 3등으로 붙고 상품을 타게 되었습니다. 저는 절대로 상품에 눈이 멀어서 시험에 참가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책을 사랑하는 서재의 1인으로서 그동안 꾸준히 책을 읽어온 저를 테스트하기 위해, 나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위해 이 시험에 응시하게 된 것입니다. 저의 이런 순수한 마음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흠흠

하지만 잠자고시의 주최 측 잠자일보의 유일한 기자이자 사장님인 잠자냥 님이 주신다는 선물은 당연히 받아야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좋은 책들을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124등을 한 분들이 비공개로 19BL 로설 등을 마구마구 신청하고 있다는 잠자냥 님의 귀띔에 눈이 번쩍 뜨여 그렇다면 나도?’ 하며 저의 순수한 마음이 한때 잠시 흔들리기도 했습니다만, 역시 저는 제정신이기 때문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양서인 여전히 미쳐있는” 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않고 있어서 여전히 미쳐있는은 읽고 싶었지만 계속 보관함에만 담아두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저는 원래 표지가 딱딱하고 두껍고 예쁜 책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잠자고시 3등 상품으로 이보다 좋은 선택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나 그런데 우리 인심 후한 잠자냥 님께서 조르조 바사니의 문 뒤에서라는 책 한권을 덤으로 안겨주시고 고양이 요람유리컵과 군것질거리 까지 챙겨주시지 않았겠습니까? 어쩜 이러실 수가 있죠? 저는 정말... 감동 받아서 눙무리....ㅠㅠ 눈물 셀카를 찍어서 잠자냥 님께 보내드리고 싶지만, 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잠자냥 님은 눈물 셀카 따위를 찍는 인간들에 질색한다는 것을...그래서 셀카를 보내드리지 못 하는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ㅜㅜ



잠자냥 님 선물 보따리. 책도 너무 예쁘고 유리컵도 영롱하고ㅜㅜ 군침도는 전천당 캔디ㅜㅜ

감사합니당



하아... 너무 좋아서 심장이 아파와요.



여러분 잠자일보 시험 3회 때는 1등을 해보자고 마음 먹게 된 선물 보따리였습니다.

딱 기다려요 은바오곰탱이!




아참 그리고



손창섭 가만 안 두기 위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왔습니다ㅋㅋㅋㅋ

이번 시험을 보면서 알게된 작가님. 그동안 몰라서 죄송했습니다. 

잘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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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31 2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3차 잠자고시(?)는 은바오와 망고의 대결인가요! ㅋㅋㅋ 기대되네요. 잠자냥은 눙물 셀카 보내면 바로 이웃 끊습니다.

아 그리고…. 손창섭은 취향 탈 텐데……

망고 2024-02-01 00:12   좋아요 0 | URL
네 너무 잘 알아서 눙물 셀카 저만 보고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큐ㅠ
손창섭 소설이요 집에 진짜 오래된 세로쓰기로 되어 있는 전집 중에 있더라고요ㅋㅋㅋ근데 못 읽겠어서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

자목련 2024-02-01 12:30   좋아요 0 | URL
반드시 3차를 열어야 할 이유군요.
열화당 이태준 <달밤> 고민하는 날들입니다. ㅠ,ㅠ

망고 2024-02-01 13:18   좋아요 0 | URL
지금 열화당 ˝달밤˝ 보고 왔는데 비싸고 예쁘네요🤣 탐난다...

독서괭 2024-02-01 05: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눈물셀카 ㅋㅋㅋㅋㅋㅋ
망고님도 신청하지 않은 덤까지 받으셨군요! 잠자일보 짱이죠! ㅋㅋ
손창섭 가만 안 두기 위해 ㅋㅋ 그러고보니 가만 안 둘 방법이 읽는 것밖에 없군요..
망고님 3등 축하드려요! 저의 희생을 잊지 마시고.. ㅋㅋㅋㅋ

망고 2024-02-01 07:12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의 희생에 감동한 제 눈물셀카도 있는데...보내드릴까요? 아! 괭님도 그러면 친구 끊으실 거라고요? 알겠습니다. 이 셀카도 저 혼자만 보겠습니다ㅋㅋㅋㅋ
잠자일보 계속 이렇게 손 크게 놀다가 파산할까봐 너무 걱정됩니당ㅋㅋㅋㅋ오래오래 가야할텐데...
저 밤에 손창섭 작가 단편 소설 1편 읽었는데 가난하고 우울한 이야기. 여운이 진하게 남더라고요ㅠㅠ 독서괭 님도 다음 시험을 위해 손창섭 가만안둬에 동참해 보시길요^^

건수하 2024-02-01 09:49   좋아요 3 | URL
저도 덤 사진을 올릴까 하다가 하나 뺐는데 ㅎㅎ

이러다 다들 손창섭 마니아 되시는 거 아닌가요?

망고 2024-02-01 09:54   좋아요 2 | URL
ㅎㅎ 모두가 덤을 받고 배가 부른 잠자퀴즈대잔치😄
손창섭 가만안둬 마니아ㅋㅋㅋㅋ

다락방 2024-02-01 07: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기 위에 잠자냥 님 본인도 바로 이웃 끊는다고 쓰시긴 했지만, 저는 어쩐지 잠자냥 님의 변태 성향은 눈물셀카 보는 순간 낄낄 웃을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모죠??

그나저나 저는 이번주에 책 한 권도 안사고 있었는데 전천당 사탕 보니까.. 저는 사탕, 캬라멜 안먹지만, 저희 조카들에게 주기 위해서...책을 살까,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흠흠.

망고 2024-02-01 08:14   좋아요 1 | URL
오 그럴까요?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일단 눈물 셀카 도전해 보시지 않겠어요? 잠자냥 님이 과연 변태 인가 알아보는 시간을 한번 가져 봅시다ㅋㅋㅋㅋ
조카들 사탕 사주러 마트에 가면 되잖아요. 조카들은 그걸 훨씬 좋아할텐데요? 조카들 이용해서 사심 채우려는 다락방님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2-01 08:41   좋아요 1 | URL
어라?!?! 그러고 보니 어제 울었다는 은바오한테 눈물셀카 보내주면 번호 알려준다고 할까…?!🤣

망고 2024-02-01 09:45   좋아요 1 | URL
은오님 미끼를 물어 번호를 얻고 이웃끊기를 당한다. 오호~남는 장사 아닙니까? 은오님 어서 눈물셀카를!!!!

건수하 2024-02-01 09:50   좋아요 0 | URL
일단 번호를 받고 눈물셀카는 안 보내면 되겠...

망고 2024-02-01 09:55   좋아요 0 | URL
벌써 보냈다고 합니다 ㅜㅜ

건수하 2024-02-01 10:03   좋아요 0 | URL
설마 진짜 보냈을까요….. 🤔

잠자냥 2024-02-01 10:13   좋아요 2 | URL
보냈습니다. 은오는 눈이 예쁩니다.

은오 2024-02-01 10:14   좋아요 2 | URL
진짜 보냈읍니다.
다행히 친구는 안끊겼어요.. 근데 번호가 안오네요??ㅠㅠ그럴줄알았읍니다

건수하 2024-02-01 10:19   좋아요 2 | URL
.... 그걸 진짜 보낼 줄이야. (이 사람들 생각보다 진지해...)
그럼 이메일 주소를 아는 건가요?
번호를 받고 폰으로 보내드렸어야...

그래도 잠자냥님이 빈말은 안하시는 분이니 번호를 곧 주시...겠죠? :)

잠자냥 2024-02-01 10:44   좋아요 2 | URL
끊을까 했지만 눈이 예뻐서 마음이 누그러졌습니다.

건수하 2024-02-01 10:45   좋아요 3 | URL
나쁘다 보내라고 해놓고....

(근데 눈물은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한 자)

은오 2024-02-01 10:46   좋아요 2 | URL
만들 필요가 없었어요..잠자냥님을 떠올리기만 하면 그냥 눈물이 나서..ㅠ

건수하 2024-02-01 10:51   좋아요 3 | URL
(역시 이 사람들 진지해.....?;;)

망고 2024-02-01 11:3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 역시나였어요. 잠자냥님은 변.태.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01 12:42   좋아요 3 | URL
저는 진작 눈치챘다니깐요. 잠자냥 님의 변태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2-01 1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망고님 사실 제가 어제 올린 책탑 예전에 제가 산 책들이에요.... 오랜만에 bl이 좀 땡겨서..사실 상품은 다 bl로 받았습니다만 올리기 좀 민망해서ㅠ제가 산 책들로 위장했네요ㅠ망고님도 그냥 bl 사달라고 하시지...

1등을 노리신다고요?! 😱😱😱 긴장해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다음 대회에서도 같이 재밌게 풀어봐요!! >.<
손창섭씨 책을 두권이나 ㅋㅋㅋㅋ 저대신 제대로 멱살을 잡아주셨군요 만족스럽읍니다 ㅋㅋㅋㅋㅋ

망고 2024-02-01 11:3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역시 은오님은 솔직하신 분. 목록 좀 공유해 주시죠. 제가 그 분야에 대해 잘 몰라서... 다음에 1등하면 명작 BL들로 싹 채우게요.
손창섭 작가 멱살을 잡긴 잡았는데...너무 우울해서 손에 힘이 빠집니다. 이 분 글이 너무 암담해요ㅠㅠ

자목련 2024-02-01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의 센스 넘치는 선물이네요.
그래도 너무 좋아서 심장이 아프면 큰 일 납니다.
나, <문 뒤에서> 저도 있는데 언제 읽을지...

망고 2024-02-01 13: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네~ 심장 나대지 말라고 잘 다스려서 이제 괜찮아요ㅋㅋㅋ ˝문 뒤에서˝ 자목련님도 가지고 계세요? 어제 앞에 몇 장 봤는데 문장이 좋더라고요 자목련님도 생각난김에 이참에 읽어보셔요😄
 


튤립이 벌써 싹이 났다.

가을에 심었는데.... 봄에 싹이 나야 하는데....왜 이렇게 성질이 급한거야?

이러다 다 죽는거 아닐까? 너무 일찍 싹이 나서 꽃을 못 피우는 건 아닐까? 

걱정되네......

아직 추운 겨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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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4-01-28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1-28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망고님이 다시 들어가래 얘들아...

망고 2024-01-28 20:55   좋아요 1 | URL
추울거 같아서 비니루 이불 덮어주고 왔어요🔥

레삭매냐 2024-01-28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네그리타 키우고
있는데 진작에 싹이 났답니다 :>

재작년인가 다섯 뿌리 사서 심었는
데, 지금 두 배 정도로 늘었어요.

무럭무럭 자라길 바랍니다.

망고 2024-01-28 22:42   좋아요 1 | URL
쟤네는 마당에 심어 놓은 애들이라 지금 싹이 나도 되나 싶어요 베란다 화분이면 걱정이 안 되는뎅ㅠㅠ 레삭매냐님 네그리타 농사 잘 지으셨네요^^ 꽃 예쁘게 피면 보여주세요😄

자목련 2024-01-29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싹, 너무 예쁘고 대견합니다.
저 안에 튤립이 있다는 거죠?

망고 2024-01-29 10:12   좋아요 0 | URL
정말 대견한데 왜 이렇게 일찍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과연 꽃이 필 지는 잘모르겠어요...

잠자냥 2024-01-30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고님은 성질이 안 급한가 봅니다?! 망고님만 아직 책 안 골랐어요.

망고 2024-01-30 10:08   좋아요 0 | URL
오 다들 빠르네요ㅋㅋ근데 고른 다음엔 어떻게 해요? 잠자냥님 서재에 댓글로 남겨요?🙂

잠자냥 2024-01-30 10:2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네 공개든 비공개든 제 서재에 남겨주세요. 비공개로 다들 하더군요. 다들 BL 로판 이런 책 사느라….쿨럭;

망고 2024-01-30 10:27   좋아요 0 | URL
와 음흉한 사람들🙀

잠자냥 2024-01-30 10:3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리스트 보고 깜놀...
이러려고 다들 눈에 불을 켜고 퀴즈를 풀었구나 싶더라고요.

망고 2024-01-30 10:38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비공개로...19..금....😊
 



이번달엔 사야할 책만 딱 샀다.

민음사에서 나온 조지 엘리엇 "미들 마치"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마침  따끈따끈하게 새로 나와서 얼른 샀지.

양심없이 세권으로 나누지 않고 간단하게 두권으로 나와서 참 좋네ㅋㅋㅋㅋ

앞표지 그림도 예쁘고. 




오늘은 저녁에 도서관에 갔었다. 책을 좀 읽어 보려고 갔는데...

읽으려던 책을 안 가져 가서ㅋㅋㅋㅋㅋㅋ 너무 김이 새버린 나머지 도서관 매점에서 커피 사 먹으면서 다른 책 읽다가 갈까 그냥 갈까 고민했다. 그러다 그냥 집에 왔다ㅋㅋㅋㅋㅋㅋㅋ




도서관 가서 읽으려던 책은 바로 이 책이었다.

집에 와서는 그냥 초반만 휙 보는데 남자 주인공 이름이 특이한 거다. 발음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고

Jeptha 이게 주인공 이름이다. 검색해 봤더니 발음은 jef-tha 요런식으로 한단다.

이 이름 특이하다 했더니 역시나 성경에 나온 이름이었고.

사사기에 나오는 '입다'라는 인물이 바로 영어로는 Jeptha란다. 

신한테 경솔하게 맹세를 해버려서 딸을 제물로 바친...

나 어릴때 나름 성경 좀 읽었는데ㅋㅋㅋㅋ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 입다라는 사람도 있었어?

암튼 벌써 주인공 이름부터 불길하구만.

찬찬히 계속 읽어봐야지. 


  




한동안 내 유튭 알고리즘으로 자꾸 미국판 복면가왕 영상이 뜨는거다.

얼룩소 마스크를 쓴 화면이 자꾸 귀찮게 뜨길래 이게 뭔가 싶어서 봤더니....오오오!

첫 소절 듣자마자 알겠더라. 바로 니요였다. 작년에 니요가 우승했단다.

바로 이 영상.






그시절 한창 좋아해서 맨날 듣고 다녔는데ㅋㅋㅋㅋㅋ

그래서 오늘 생각난김에 니요 1집을 오랜만에 꺼내서 차에 틀어놨다.




역시 목소리 좋아.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예뻐서 그때 참 좋아했었지ㅋㅋㅋㅋㅋ

요즘은 무슨 노래 내셨나 찾아 봤더니...음... 내 스타일 아니네ㅋㅋㅋㅋ




그나저나 축구 보고 왔더니 벌써 시간이 훌쩍~


조용히 책 읽으면서 남은 1월을 잘 보내자고 결심하며 잠을 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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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26 0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퀴폐를 벗어났어!!!!!🥳

망고 2024-01-26 00:32   좋아요 1 | URL
제가 왜 도서관에 가야만 했게요! 다 퀴즈지옥 때문입니다 엉엉엉

잠자냥 2024-01-26 00:3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퀴즈가 도서관도 가게 하고…. 월급루팡도 양산하고… 방구석은둔자도 양산하고….😹

망고 2024-01-26 00:48   좋아요 3 | URL
도서관 가서도 퀴즈 답안지 고친건 비밀로 해주세요ㅋㅋㅋㅋㅋ

Falstaff 2024-01-26 0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들마치, 좋습니다. 즐거운 월말 보내실 겁니다. ㅎㅎ

망고 2024-01-26 00:50   좋아요 1 | URL
아직 안 주무셨어요? ㅎㅎㅎ 폴스타프님도 열독 하시는 즐거운 월말 보내세요

은오 2024-01-26 0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니요 ㅋㅋㅋㅋ
초딩 은바오의 싸이월드 배경음악이었던..so sick..이 생각나는군요. 으악 ㅋㅋㅋㅋ 니가 아픔을 알아!!

잠자냥 2024-01-26 07:04   좋아요 1 | URL
초딩 싸이🤣🤣🤣🤣

은오 2024-01-26 07:13   좋아요 2 | URL
0촌신청합니다

망고 2024-01-26 07: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그당시 니요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싸이월드 배경음악 1등 우리들의 고막삼촌이 별명이었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단한 니요~ 초딩은바오코흘리개 도토리도 쏙 빼먹었던ㅋㅋㅋㅋ

잠자냥 2024-01-26 08:44   좋아요 1 | URL
은오야 파도타기~~~~~ 도토리 천만개 주세요

잠자냥 2024-01-26 10:07   좋아요 2 | URL
망고/ 우아... 저 사람 음악이 당시 싸이 배경음악 1위였어요???
놀랍다. 난 오늘 처음 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느끼한 R&B인가요??

망고 2024-01-26 10:35   좋아요 1 | URL
느끼 끈적끈적한 알앤비는 아니고요 팝 댄스 알앤비? 그정도에요ㅋㅋㅋㅋㅋ아마 잠자냥님도 들어보면 아 이노래! 하실거에요 당시 2000년대 길거리, 가게 어딜가나 니요 노래가 많이 흘러나왔거든요. so sick이랑 one in a million이 제일 유명했어요 한번 들어보셔요 좋아요ㅎㅎㅎ 근데 잠자냥님 혹시 발자크랑 니체랑 관련있어요?(은근슬쩍 찔러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1-26 11:46   좋아요 1 | URL
도토리 천만개 vs 뽀뽀 천만번중에 선택하세요

은오 2024-01-26 11:47   좋아요 2 | URL
망고님도 그거 보셨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퀴즈풀다 발자크가 파인애플농장 했다 파산한거까지 알게되고..........
저도 오옷 했는데 아무리봐도 나머지랑 관련없는거같아서 패스ㅠ

잠자냥 2024-01-26 11:5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망고/은오/ 퀴즈 풀면서 새로운 사실 쏙쏙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죠?
잠자일보 퀴즈는 문제를 풀면서 지식을 쌓습니다. 와... 대단한 퀴즈야. >_<

잠자냥 2024-01-26 11:55   좋아요 2 | URL
so sick...은 초딩이 좋아하는 거 보면 왠지 중2병 갬성일 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따 눌러는 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1-26 12:11   좋아요 1 | URL
은오님 바로 그걸 제가 봤습니다ㅋㅋㅋㅋㅋㅋ바로 이거닷! 이러면서 좋아했는데 다른거랑 아무리 연결해봐도 답이 안 나와서.....ㅜㅜ 발자크 당신은 답이 아니었어!!
잠자냥님 다락방님도 씨디를 사신거 보면 so sick을 좋아합니다. 초딩 다락바오망고 ♥ so sick 중2병 갬성을 사랑합니당 흥~ㅋㅋㅋㅋㅋ
그리고 퀴즈는 너무 괴로와요ㅜㅜ

잠자냥 2024-01-26 12:17   좋아요 1 | URL
오늘은 집에 가서 발자크처럼 파인애플을 튀겨먹어봐야겠군....
아 나 그저께 파인애플 볶음밥 먹었는데. 왠지 더 맛있더라니! 🍍🍍🍍

망고 2024-01-26 12:17   좋아요 0 | URL
꺄~~~~~~~~~~~~~잠자냥님 이거 확실한 힌트죠!!!!!!!!발자크가 답이닷!!!!!!

다락방 2024-01-26 0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니요.
저도 저 시디 있어요, 망고 님!! ㅎㅎ

망고 2024-01-26 08:1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꺼내서 우리 같이 들어요💙

잠자냥 2024-01-26 08:45   좋아요 0 | URL
초딩 바오망고와 통하는 다부장

망고 2024-01-26 09:00   좋아요 1 | URL
젊은이인 초딩바오와 함께 묶어 주셔서 감사😍 즐~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1-26 09:03   좋아요 1 | URL
아…..아?! 🤯 망고님 그동안 실례했읍니다…..망고가 귀여운 나머지…..🤯

망고 2024-01-26 09:05   좋아요 1 | URL
어머낫 잠자냥님 저 귀여운건 맞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초딩이 아닐뿐ㅋㅋㅋㅋ큐ㅠ

blanca 2024-01-26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미들마치 2권 종반부를 향해 갑니다. 왠지 섭섭하네요.

잠자냥 2024-01-26 10:06   좋아요 2 | URL
헐 섭섭할 지경인가요? 전 사도 왠지 당장 안 읽을 거 같아서 아직 안 샀는데.....오잉!

blanca 2024-01-26 10:23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막 재미있고 그렇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인물들한테 정이 들어요. 신기한 책이에요. 저도 사실 1권 사놓고 너무 두꺼워 읽기 싫어서 밍그적거리다 시작했는데 인내심이 요구되는 대목들도 많지만, 뭔가 매력이 있는 이야기더라고요.

망고 2024-01-26 10:38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벌써 거의 다 읽으셨어요! 저는 사놓긴 했는데 언제 읽을지는....ㅋㅋㅋㅋ 섭섭할 정도로 재밌으셨구나. 기대가 됩니다!

자목련 2024-01-26 1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샀어요, 책!!
미들마치, 좋다는 말이 많아서 궁금해요. 리뷰 기다릴게요^^

망고 2024-01-26 12:13   좋아요 0 | URL
저는 언제 읽을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블랑카님의 멋진 리뷰를 기다리셔야 할 거 같습니다.ㅎㅎㅎ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 걸작 논픽션 18
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 글항아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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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에 난초 도둑을 읽고 작가 수전 올리언이 쓴 책은 다 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난초 도둑은 난초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던 내게 난초 수집이라는 신기한 취미의 세계와 그것에 몰두하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재밌는 책이었다. 비록 나는 여전히 난초를 기를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난초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다. 덤으로 미국 플로리다 늪지대까지도 글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아직도 많이 기억에 남는 책이다.

그래서 수전 올리언의 이 책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도 망설임 없이 읽게 되었다.

 

 

올리언은 어릴 때 엄마와 동네 도서관에 갔던 추억이 많다고 한다. 엄마와 도서관에 가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책장을 거닐다가 책을 한 아름 대출해서 집에 가는 차안에서 빌린 책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일상적인 기억들, 만약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사서가 되겠노라 말하곤 했다는 엄마에 대한 기억들. 이 모든 기억들로 올리언은 나를 키운 건 도서관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을 가고 나서 책을 집에다 사 모으게 되면서 한동안 도서관이라는 장소를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LA로 이사를 와서 초등학생 아들 과제를 위해 LA중앙도서관에 같이 갔다가 수십 년 전 엄마와 도서관을 다니던 그때 그 시간과 장소로 되돌아 간 듯, 그 시절의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경험을 한다.

도서관을 느긋하게 돌아다니며 책을 고르는 느낌, 연필심의 사각사각 소리, 사서들이 밀고 다니는 북 카트 소리 등등 모든 것이 예전에 엄마와 다니던 도서관에서 느꼈던 그대로를 현재, 어린 시절 동네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이곳의 도서관에서 느꼈다고 작가는 말한다.

 

시간이 도서관 안에서 멈춘 건 아니었다. 그저 시간이 도서관에 붙잡히고 수집된 것 같았다. 모든 도서관에 내 시간, 내 인생 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시간까지. 도서관에서는 시간이 둑으로 막혀 있었다. 그냥 정지된 게 아니라 저장되어 있었다. 도서관은 이야기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이 고여 있는 연못이다. 불멸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우리는 영원히 살 수 있다. (24)

 

LA중앙도서관에서 옛 추억에 젖어 있던 올리언은 이곳에 큰 불이 나서 책들이 홀랑 다 타버린 적이 있었고 아직도 어떤 책에서는 그때의 화재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게 큰 불이었다면 같은 미국인으로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도통 기억 속에 그 불에 대한 것이 전혀 없어서 의아하게 생각하며 그때의 기록을 뒤지기 시작한다.

 

1986429. LA도서관에 화재가 난 날이다. 하지만 이날 주요 뉴스 매체들에서는 도서관 화재 소식보다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소식이 뉴스를 덮고 있던 시기였다. 도서관 화재는 뉴스거리에서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어쩐지 모든 걸 황폐화 시키는 원전 사고와 책을 학살하는 도서관 화재가 하필 같은 날 발생 했다는 것은 우연이겠지만 의미심장해 보였다.

불은 낮 동안 7시간을 활활 타올라 도서관의 책 거의 100만권을 희생시켰다. 다행히 도서관 안의 사람들은 대피를 해서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이 책은 LA도서관 화재가 있었던 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불이 났는지, 불을 끄고 나서 도서관은 어떻게 재건했는지를 관계된 사람들의 인터뷰와 기록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추적하는 내용이 주요한 한 축을 이룬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고 LA도서관이 세워지게 된 역사, 그곳의 사서들, 건축가, 도서관의 이상한 소장품들, 책을 불태웠던 역사들, 오늘날 도서관이라는 장소에 대한 고찰, 도서관이 앞으로 어떻게 공공의 장소로 시민들과 함께하게 될지 그 나아갈 방향까지 도서관에 대한 유용하고 흥미로운 주제들로 이야기를 뻗어 나간다.

 

 

일단 도서관에 왜 불이 났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유명 건축가 버트럼 굿휴에 의해 설계된 LA중앙도서관은 1926년에 문을 연 건물이다. 1986년 화재 당시 이미 60년이나 된 낡고 늙은 건물이었다. 에어컨도 설치할 수 없어서 LA의 그 뜨거운 날씨를 선풍기로 식혀야 했고 옛날식 전기배선은 많은 전기량을 감당할 수 없어서 서고의 조명은 늘 어두컴컴했다. 사서들은 광부들이 쓰고 다니는 후레쉬를 장착하고 책을 찾으러 다녔다고 한다. 옛날에 지은 건물이라 서고는 화재에 대한 방비가 되어 있지 않기도 했다.

이런 상태의 건물에 작은 연기가 솟아올랐다. 불은 순식간에 책장을 덮었고 종이 책들은 그냥 불쏘시개가 되었다. 콘크리트로 단단하게 꽉 막힌 서고는 오븐의 역할을 해서 불이 1300도 넘게 올라가게 했다. 당시 소방관들은 도서관의 불이 빨갛지도 파랗지도 않은 무시무시한 투명한 불이었다고 증언한다. 이 불은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받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물을 붓고, 서고 여러 곳에 구멍을 뚫어 공기가 통할 수 있게 하면서 겨우 진압되었다. 무려 7시간을 활활 탄 후였다.

 


불의 시작은 누군가의 방화였다고 검사단은 발표한다. 하지만 심증은 있지만 증거가 없었다. 사서들이 수상한 인물이 있었다고 공통으로 증언한 인물이 특정되었지만 어디에도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이 화재는 여전히 지금까지 왜 일어났는지 모르는 상태라고 한다.

여기서 해리 피크라는 독특한 인물의 이야기가 나온다. 방화범이라고 지목되어서 구치소에 가두기도 했던 인물이다. 금발에 잘생긴 얼굴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샀지만 엄청난 거짓말쟁이였다고 한다. 배우 지망생이기도 한 이 젊은 청년은 말하는 족족 거짓말이었지만 그래도 순수한 구석이 있었는지 작가가 그 당시 해리 피크를 알고 지낸 사람들을 인터뷰 할 때마다 하나같이 사랑스러운 인물이었고 동정을 살 만한 사람이었다는 말을 듣는다.

어쨌든 해리 피크는 처음에는 자신이 도서관에 불을 질렀다고 했다가 또 아니라고 했다가 알리바이를 이리저리 바꾸어 말하면서 검사관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그가 이토록 계속 거짓말을 하는데도 잡아넣을 수가 없었던 이유는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란다.

그가 방화범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해리 피크라는 독특한 인물을 알게 된다. 작가의 취재로 그의 가족사와 교제했던 남자 친구들까지도 알고 나니 해리 피크라는 인물에 대해 얼추 그려볼 수 있게 된다. 비록 글로만 읽는 것이지만 이렇게 한 인간에 대해, 그것도 어디서도 만나볼 수 없는 독특한 인간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그런 점에서 초기 LA도서관의 여성 시 사서들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LA도서관은 1880년대에 18살의 메리 포이라는 여성을 시 사서로 임명했다. 시대를 생각한다면 나이도 어리지만 여성이라는 점이 파격적인 행보였다. 메리 포이는 도서관을 아주 철저하게 잘 운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만 두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당찬 메리 포이는 순순히 그만 두지 않고 신문에 도서관위원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쓰고 나서 그만 두고 교사가 되어서 이후 여성 참정권 운동에 뛰어들었단다.

그 후 테사 켈소 라는 여성이 시 사서가 되었는데 그녀는 당시 있었던 도서관 회비를 없애고 더 많은 사람에게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에 힘썼던 인물이라고 한다. 도서관 학교도 설립하는 등 도서관을 현대화 하려고 노력한 사서였다. 하지만 풍기 문란한 책을 도서관에 구입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는데, 테사 켈소는 이를 참지 않고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고 승소를 하기도 했지만 그 사건으로 도서관 시 사서 자리에서는 쫓겨나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메리 존스라는 여성이 시 사서로 임명된다. 그녀는 도서관을 안정적으로 잘 발전시킨 인물이었다. 하지만 시 사서는 남성이 해야 한다는 도서관위원회의 급조된 방침에 따라 해고 통보를 받는다. 메리 존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출근을 했다고 한다. 이미 시 사서로 내정되어 있던 찰스 러미스라는 인물이 있는데도 굽히지 않고 계속 출근해서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사서를 할 수 없다는 이유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 소식을 듣고 메리 존스를 지지하는 여성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역부족으로 메리 존스는 물러났다고 한다.

1880년대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LA도서관의 여성 시 사서들의 행보는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용감하고 당찬 행보였다고 볼 수 있다. 부당한 해고에 수그러들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저항 하는 모습들이 참 멋있었다. 그런 거 요즘에도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는가...이토록 멋진 언니들이 LA도서관을 발전시켜왔구나!

 

 

이 책을 읽으며 LA도서관 사서들이 하는 독특한 업무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데 그건 바로 인간 초록창 지식인 역할이었다. 인터넷이 없었을 때 사서들은 무엇이든 물어보면 대답해 주는 전화를 받는 업무를 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도서관 사서에게 전화해서 별에 별걸 다 물어본다고 한다. 기본적인 지식들은 물론이고 애 이름을 뭐로 지을지 장례식장 예절은 어떤 게 있는지 등등 시시콜콜한 생활의 궁금증들도 다 물어보는 전화를 하고 사서들은 성실히 대답을 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전화는 지금 인터넷이 이렇게 활성화 되어있는 현재까지도 운영한다고 한다. 인터넷을 못 하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이 주로 전화를 한다고.

작가가 실제로 도서관에 가서 사서들을 인터뷰하고 있으면 마주치는 이용객들이 사서가 인간 백과사전이라도 되는 듯 지식을 물어보는 사람들을 마주치기도 한다.

미국의 사서들 이미지는 그렇구나. 나는 이때까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사서들에게 책을 찾아달라는 것 외에 뭔가를 물어보려고 했던 적이 전혀 없었는데... 미국은 사서들이 인간 백과사전 취급을 받고 있었다! 이 책의 사서들은 그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인식 보다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책을 찾아서 대답을 잘 해 주고자 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이런 것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생경하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다시 도서관 화재로 넘어가서, 그래서 도서관의 책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어떻게 이들을 복원 했을까? 그나마 불에 타지 않고 물에만 젖은 책들은 그 당시 냉동고로 보내졌다고 한다. 곰팡이가 피지 않게 하려는 선택이었다.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들이 냉동 해산물들과 한 방에 들어가 한동안 있었단다. 그러고 나서는?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떻게 책들을 녹여서 복원 했는지, LA도서관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등등을 알게 된다.

화재라는 주제 외에도 재밌는 부분이 많다.

일테면 얼마나 다양한 개인의 소장품들이 도서관으로 기증되어서 역사의 기록물로 남겨지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궁금증이 조금 풀릴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도서관에 대한 추억들을 생각해 봤다내 기억 속에 등장하는 최초의 도서관은 초등학교 저학년 쯤 언니와 함께 갔던 도서관이다. 내가 책을 읽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도서관 매점에서 빵을 사먹은 기억은 있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가서 라면을 사먹은 기억도 있고. 아니 무슨 도서관에서 먹은 기억밖에 없는지.

조금 더 떠올려 보면 도서관에서 글짓기 수업도 했던 거 같고 피아노도 쳤던 거 같다.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에서 소풍도 갔던 기억도 있고. 어릴때 도서관에서 책 대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도 열심히 도서관을 다닌다. 비록 빌려온 책을 거의 읽지 못 하고 반납하기 일쑤지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도서관은 내 삶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도서관 가는 발걸음은 늘 설렌다.

그래서 이 책의 작가 수잔 올리언이 도서관에서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장면에 많이 공감했다. 그리고 도서관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저장되어 있다는 것에도.

애정을 가지고 도서관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여러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성실하게 책으로 엮어낸 이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

도서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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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4-01-19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에 보태 이 리뷰도 술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망고 2024-01-20 00:09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하죠 유수님😄

은오 2024-01-20 0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이제 망고님 글 피드에서 보여요!!!!! 문의 답변은 뭐라고 달렸나요? 해결해주겠다고 했나요? 😆😆😆
미국에선 사서들이 인간 지식인 역할을 맡았다는게-지금도 사람들이 전화해서 별걸 다 물어본다는게-재밌네요. 처음 알았어요!! ㅋㅋㅋ 정말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전에 <읽는 직업>이라고 편집자분이 쓰신 에세이를 읽었는데요. 어르신들이 전화해서 책 추천해달라고 하신다고.... 읽으면서 오 출판사에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하시는구나 싶었는데 이게 생각나네요. ㅋㅋㅋ

잠자냥 2024-01-20 07:48   좋아요 2 | URL
전화합니다. 어르신들은 전화로도 주문합니다.

은오 2024-01-20 08:10   좋아요 2 | URL
저도 실은 70대 남성이고 책을 주문하고 싶은데요... 번호를 좀....

잠자냥 2024-01-20 08:21   좋아요 2 | URL
02-…….

은오 2024-01-20 08:22   좋아요 2 | URL
어른 상대로 장난치면 못써요 어허

망고 2024-01-20 13:07   좋아요 2 | URL
은오님 이제 제가 피드에 보인다니 너무 기쁩니다ㅋㅋㅋㅋ 문의에 달린 답변으로는 일시적인 서버 문제였다고 하더라고요? 문의 이후 알라딘에서 뭔가 조치를 취하긴 했던가 봅니다.
사서들이 별별 전화를 다 받고 대답도 다 해준다는 것에 저도 읽으면서 놀랐어요. 1970년대 도서관 전화 서비스 슬로건이 ˝다투지 말고 내기에서 이기세요˝였대요ㅋㅋㅋㅋ 요즘도 여전히 사람들이 전화를 걸고 잡다한 것들을 물어보고 대답해 주는 풍경들이 뭔가 따뜻해 보이기도 했어요. 사서들이 참 대단하기도 한데 피곤할 거 같기도 하고... LA도서관에서는 노숙자를 돕는 프로그램도 하고 있어서 노숙자들에게도 활짝 열린 공간이라고도 하고요. 모든 시민을 위한 민주적인 공간이라는 개념을 확실히 실천하고 있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고 사서들은 생각하더라고요.
아참 그리고 은오 어르신~ 잠자냥출판사 전화번호 따기 꼭 성공하시길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1-20 13:20   좋아요 2 | URL
일시적이라니!!!! 내가 예전에 망고님한테 그거 첨 말씀드린게 작년 2월인가 그럴텐데....😮‍💨
아무튼 망고님의 글을 바로바로 볼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
다투지 말고 내기에서 이기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 좋네요. 말씀대로 사서들은 좀 피곤할 것 같지만요ㅠㅎㅎ
제가 잠자냥님 번호는 꼭 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