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발라드 1번에 도전한지 이제 열흘쯤 흘렀다. 악보는 다 봤다...고 말할 수 있..다...
아주 천천히 처음부터 끝까지 칠 수 있긴 하니까!
아직 읽고 있는 책 "다시, 피아노" 에서의 저자는 어렵기로 악명높은 코다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서 어렵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있다. 나도 쳐보니 그 부분은 참 어렵긴 어렵더라. 왜 아니겠는가! 원래는 미친듯한 빠르기로 그부분을 쳐야하는데... 현재의 내 실력으론 천천히 치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코다는 재밌게 어렵다. 어려워서 죽을거 같애 치기 싫어 짜증나 이런 어려움이 아니라 드디어 이부분까지 왔네 여기는 연습해서 잘 치면 디게 재밌을 거 같애 어렵긴 하지만 짜증은 나지 않아 재밌게 어려워 이런 느낌이다.
내가 발라드 1번에서 제일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사진속에 나온 저 부분이다. 여기야 말로 짜증스럽고 치기 싫은 부분이란 말이다 ㅠㅠ 요 페이지만(106마디부터) 오면 한숨이 나온다. 아 또 손가락 쫙쫙 찢어서 올림표 제자리표 제대로 보고 쳐야 하는 헷갈리는 순간이 오고야 말았구나... 산을 하나 넘는 기분이랄까...
책에서 보니까 여기가 제2 주제의 귀환 부분이란다. 음... 그런거 같군!
피아니스트들 사이에서도 여기가 A장조 인지 E장조인지 의견이 분분한 부분이라고도 하고.
그러던가 말던가 아마추어인 나는 그저 악보만 부릅뜨고 보면서 핑거링에만 신경쓸 따름이고ㅋㅋㅋㅋ
저자는 이 부분을 연습하면서 뭐라고 하냐면
"연필자국으로 뒤덮인 페이지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코다도 무시무시하지만, 이 페이지 또한 제 나름의 방식대로 죽을맛이다. 왼손 코드 진행을 외우는 지름길 같은건 없다. 탈출구 따위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마디 하나하나가 다 미묘하게 살짝살짝 다른 모양새다. 오른손 옥타브도 쉽지 않긴 매한가지다. 악보를 보고 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끔찍하다. 한마디로 악몽과도 같은 고비다."
라고 적어 놓았다. 아....어쩜 내 심정이랑 이렇게도 같을까.....
악몽과도 같은 고비라니! 헤헷
나랑 비슷한 아마추어의 연습 일지를 읽으면서 저자와 같은 곡에 도전해 보니까 어쩐지 피아노를 혼자서 치는 거 같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좋다. 내가 어려워 하는 부분은 저자도 어렵다며 '악몽'이라는 다소 오버스러운 표현까지 써주니 뭔가 위로 받고 있는 느낌도 들고ㅋㅋㅋ 게다가 곡에 대한 조언도 아낌없이 해주는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어서 곡에 더 전문적이면서 친숙하게 다가가 연습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아마도 혼자서 쇼팽 발라드 1번을 쳤다면 예전 어렸을때 몇번 쳐보고는 어렵네 하고 덮어버렸던 그때 그 행동을 또다시 반복 했을 텐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