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핀 나팔꽃)




오늘 백신 2차 접종 완료했다. 홀가분하다

근데 1차때는 음주 자제하란 얘기만 들었고 카페인에 대해서 별 말 없었던거 같은데 이번엔 술은 당연히 먹지 말고(원래 안 먹는다) 카페인도 당분간 먹으면 안된다고 한다. 1차때 팔이 붓고 벌개졌다고 얘기했더니 2차는 더 심해질 수 있으니 타이레놀 먹으며 참지 말고 이상증상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오라는 당부도 듣고ㅠㅠ

아흐 제발 조용히 지나갔으면....

근데 카페인도 안 된다니...... 하루에 커피 2잔은 꼭 마시는뎅ㅠㅠ 어떻게 참지


아무튼 간만에 오늘 날씨도 화창하고 백신도 다 완료하고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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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고님 2차 백신 완료!!

별 탈 없이 지나가길 바랍니다
전 1차 맞고
골골 zZZZ

망고 2021-10-17 12:58   좋아요 0 | URL
이미 2차 맞고 이틀 앓다가 일어났어요ㅜㅜ 지금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지만요
 


(사진 찍고 있는데 망고가 오길래 같이 찍자 했더니 그건 또 싫다며 딴짓 중인 녀석과 간신히 함께한 책 사진)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인기순위에 계속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소설이다. 이 책이 올해 초에 처음 나왔는데 아직까지도 순위에 올라가 있는 거 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인기소설이란 뜻이겠지. 그래서 호기심에 나도 읽었다.

나는 이때까지 작가 크리스틴 해나의 작품은 한권도 읽은 적이 없어서 바로 이 소설로 작가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 만난 소감이 어떠냐하면 글이 일단 굉장히 직관적으로 다가온다는 느낌이었다. 슬프면 슬프고 화나면 화나고 나쁜놈은 되게 나쁜놈이고 착한 사람은 끝까지 착하다. 여기에는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어떤 숨겨놓은 속임수도 없고 따라서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 누구한테 마음이 가는지 어디에 분노해야 하는지 아주 정확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읽으면서 감정의 동요는 있을지언정 어떤 모호함이나 비유를 찾아내기 위해 동반되는 스트레스는 없는 편이다.

때문에 약 450페이지의 장편을 비교적 금방 읽을 수 있고 읽으면서 금방 스토리에 빠질 수 있으며 쉽게 작가가 의도하는 감정에 도달할 수 있다. 중간중간 눈물 찔끔찔끔 흘리고 콧물 훌쩍훌쩍이며 읽었다는 말이다. 이게 인기 소설이 된 이유가 바로 이래서구나 싶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미국의 곡창지대이자 대평원지대에서 가뭄과 모래폭풍으로 땅이 황폐화되고 농부들이 굶어죽을 지경이 되었던 1930년대이다.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와 같은 시대이고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분노의 포도에서 대가족이 모래폭풍을 피해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는 과정과 캘리포니아에서 낮은 임금과 부자들의 욕심으로 더 굶주리게 된 농부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과정을 이 소설에서도 비슷하게 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을 읽는 와중에는 당연히 분노의 포도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노의 포도와 확연히 다른 점은 이 소설은 가족을 이끌고 나가는 구성원이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점이다. "The Four Winds"에서의 남자는 가장 힘든 시기에 무책임하게 가족을 버리고 어딘가로 떠나버린다. 여자는 가족의 가장이 되어서 아이들 두 명을 이끌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 싸운다.

그러니까 25살에서부터 40살이 될 때까지의 엘사라는 한 여자의 삶을 따라 가면서 그녀가 인생의 고비를 하나씩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휘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고 그저 고통을 침묵 속에서 삼키기만 하는게 여자의 미덕이라 여기던 엘사는 점점 고된 상황 속에 처하게 되면서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는다. 4번의 큰 전환점을 넘어가면서 점점 더 크게 세상에 나의 목소리를 높여가는 과정, 즉 엘사라는 여성의 각성과 성장을 "분노의 포도" 시대를 관통하면서 담아내었다. 



하지만 굳이 지금와서 "분노의 포도" 시대를 소환해낸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이 소설을 집필한 시기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전세계가 난리가 난 때였다고 한다. 그 최악의 시기에 미국에서는 인종문제까지 겹쳐서 사회가 걱정에 휩싸여 있을때에 1930년대 대공황과 가뭄과 모래폭풍 그리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사람들에 대한 멸시와 차별이 행해지던 혼돈의 시기를 떠올리는 것은 우연이 아닐것이다.

게다가 점점 여성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이 시대에, "분노의 포도" 시대를 다시 떠올렸다면 작가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분노의 포도"가 남성 중심의 이야기라면 나는 그 배경을 가지고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겠어!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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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 이 책 킨들에서
잠자고 있는 데
오늘 소환 해야겠네요

분노의 포도를 연상 시킨다니 !ㅎㅎ
망고님 벌써 초겨울
주말 따숩게 ^^

망고 2021-10-17 12:57   좋아요 0 | URL
후딱 읽으실 수 있을거에요ㅎㅎ 눈물 콧물 조심^^
스콧님도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이혼 과정에 있는 부부의 그간의 이야기를 참 지루하게도 써냈다.

결혼 생활에 대한 남녀의 분명한 입장차를 드러내 보인점은 나름 좋게 평가해 줄 수 있겠으나 문학작품을 읽을때 기대하는 마음의 움직임이나 공감의 감정이 일지 않는다.


내 부인은 너무 나쁜여자였어, 나처럼 착하고 모범적인 사람을 이토록 분노하게 하는 저여자야 말로 나쁜여자야 하며 친구들한테 등신같이 아내욕을 하고다니는 남자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 챕터에서 반전으로 일하는 여성이자 아내이자 엄마의 역할을 모두 소화해내느라 허덕이며 사는 여자의 입장이 드디어 등장하며 저 징징거리는 놈이야말로 지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놈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만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는 찝찝한 점이 많다. 남편과 위기가 온다고 애들 친구 아빠와 불륜을 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


별다른 서사 없이 인물들의 불평, 불만, 인생이 왜 이모양 이꼴이 되었을까? 따위의 우물거림을 쏟아내는 방식을 택하는 소설들에서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힘은 위트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생각들이 가득한 문장들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너무너무 지루한 투덜거림, 별로 알고 싶지 않은 결혼 생활의 디테일들이 장황하게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게다가 너무 길어!! 


반쯤 읽다가 그동안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결말이라도 보려고 후루룩후루룩 영혼없이 읽으면서 마지막장을 덮긴 했다. 끝까지 이토록 재미가 없다니...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만약 이 소설의 의도가 찌질한 남자의 지루하고 자기 연민 가득한 징징거림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성공한 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뭐가 되었든 재미가 없는건 마찬가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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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를 봤다.

꽤 재밌게 봤는데 영화만 봐서는 약간의 해소되지 못한 갈증이 남아서 소설을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에드워드가 쓴 소설이 나오는 장면들은 다 재밌었다. 문제는 수잔의 현재와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와닿지 않아서 원작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영화 첫 오프닝부터 이 장면을 굳이 왜 넣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그 첫장면과 이 내용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냥 감독이 주인공 직업이 아트디렉터라는걸 보여주고 싶어서 넣은 건가? 강렬한 첫인상을 주고 싶었나? 

그래서 원작은 어떤가 찾아봤더니 주인공의 직업이 소설과는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수잔의 현재 설정은 원작이랑 다르게 간거다. 이 부분은 원작을 읽어본다고 해도 해소되지 않을 것 같다. 

뭐 그래도 소설은 읽어보기로 했다. 근데 번역서 출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 할 수 없이 원서를 봐야하나 하고 살짝 고민하고 있는데 교보에서 원서세일을 하고 있는걸 발견. 그래서 냉큼 샀다ㅋㅋㅋ 싸서 샀긴 했는데 막상 사고보니 이걸 언제 읽게될지 또 모르겠네



다시 영화이야기로 가서,

아무튼 영화는 흡입력있게 재밌었다.

근데 끝까지 보다보니 드는 의문이 있었다. 소설을 다 읽고나서 수잔은 에드워드랑 다시 만날 생각을 하는데 그런 마음이 생기는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었다. 에드워드가 쓴 소설은 분명 수잔한테 너때문에 나 이렇게 상처 받았다고 알리는 절절한 복수의 일종이다. 

그런데 그걸 알고 있는 수잔이 에드워드를 다시 만날생각을 한다? 섹시하게 차려입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남편을 기다리는 그녀의 행동이 나는 불안했다. 수잔은 전남편이 좀 이상하단 생각은 전혀 안 드는 걸까? 나라면 끔찍할거 같은데......

일단 나는 이런 소설을 보낸 전남편이 무서울거 같다. 아직도 나를 이렇게 미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어떻게 만날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이 부분도 원작은 어떻게 설명하는지 궁금하다.



결론은 어쨌든 책이 오면 조만간에 읽긴 해야겠구나가 되는 건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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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원작보다 영화 ^ㅅ^

망고 2021-09-27 19:05   좋아요 1 | URL
오 그런가요? ㅎㅎㅎ 톰 포드가 역시~
 
위대한 미국 소설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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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지금 뭘 읽은 거지? 이 난장판은 다 뭐지? 이거 소설 아니고 무슨 엄청 시끄럽고 뒤죽박죽인 말도 안 되는 스포츠 애니메이션 한편 본거 같은데?’

필립 로스가 창조해 낸 거대한 농담 속을 이리저리 정신없이 휩쓸려 다니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이다. 그리고 조금 정신을 차린 후 든 생각은 역시 작가라면 600페이지짜리 뻥 정도는 너끈히 쳐줘야 탁월한 이야기꾼 소리 듣는 구나 싶었다. 대단하다 대단해

 

 

미국 메이저리그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그리고 패트리어트리그 이렇게 세 개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스미티라는 노인이 있다. 그의 이런 주장은 현재 요양원에서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고 미치광이 취급을 받는다. 과거 스포츠기자 출신으로 그 역사의 현장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스미티는 패트리어트리그의 몰락과 그것에 일조한 거대한 음모와 여전히 진행 중인 진실에 대한 침묵과 역사 지우기라는 범죄행위에 맞서서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위대한 미국 소설을 쓰기로 한다.

 

패트리어트리그 꼴찌팀 먼디스는 1943년 전쟁이 한창일 때 미 국방성에 홈구장을 팔아넘긴다. 홈구장 없는 팀이 된 먼디스는 전국을 돌며 원정경기를 다니는 유랑극단 같은 팀이 되어버린다. 이 소설의 거의 주인공급인 이 팀의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오합지졸에 선수로서 부적격한 신체와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구단주가 오로지 돈 때문에 좋은 선수들을 다 팔아버리고 가장 선수 같지 않은 선수들만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의족을 단 포수, 한쪽 팔이 없는 타자, 난쟁이 다혈질 투수, 너무 나이가 많아서 경기 내내 졸고 있는 선수에 범죄자 출신 선수도 있고 관절이 아파서 공 던질 때 마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선수에 14살밖에 안된 실력도 없는 꼬맹이에 진짜 별 이상하고 기이한 선수들이 왕창 모여 있는 팀이다.

먼디스팀의 경기는 늘 엉망진창 그 자체고 지는 걸 밥 먹듯이 하는데 상대팀들이라고 딱히 그리 멀쩡해 보이진 않는다. 흥행만 되면 뭐든 하는 미친 것 같은 다른 팀의 구단주는 난장판 경기를 주도하고 왕년엔 루키 선수들을 꼬시고 다녔던 미모의 구단주는 지금 패트리어트리그에 소련의 스파이가 있다며 걱정한다. 과거에 패트리어트리그의 역사 속으로 사라진 다혈질 투수와 정의로운 심판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점점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경기에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렇게 우당탕탕 덜커덕덜커덕하는 기괴한 패트리어트리그는 소련 스파이의 등장으로 빨갱이 색출이라는 광풍에 휩쓸리면서 종착점으로 달려간다. 스파이의 공작으로 먼디스팀 선수 전원이 소련 스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한바탕 심문과 구속이 집행되고 엉뚱한 영웅이 탄생하며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고 빨갱이 색출로 인기를 얻은 정치세력이 득세한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로 인해 패트리어트리그는 불명예스럽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도 못 한 채 아예 페이지가 뜯겨져 나가 버리는 운명에 처한다. 패트리어트리그의 홈 타운들은 그 도시이름마저 바꿔버려서 모든 흔적을 지워버린다. 그렇게 이젠 아무도 언급하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사라져버린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다.

 

 

진실은 소설보다 더 기이하다라고 스미티는 말한다. 이 거대한 농담 같은 소설이 의도하는 바는 역시 소설보다 더 기이한 현실에 대한 풍자다. 매카시즘에 대한 풍자는 너무나 자명해 보이고 패트리어트(애국자)라는 리그의 이름이 거짓의 위력에 패하여 망각 속으로 사라졌다는 설정은 필립 로스가 미국의 현대사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내는 장치다

구단주에 의해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선수들은 자본이 가리키는 대로 살수밖에 없는 바로 미국의 시민들을 상징할 것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최약체의 선수들만 모여 있는 먼디스팀은 그야말로 권력자의 관심 저멀리 어딘가에 있는 서민들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평소에는 관심밖의 오합지졸들이다가 권력이 필요할때 그 누구보다 이용해먹기 좋은 사람들로 변신한다는 현실을 이 소설이 빗대어 말해주고 있다. 누명씌워 희생시키거나 권력의 광고판 노릇을 하거나 이러저리 휩쓸려 다니다가 결국엔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그런일이 없었던 것처럼, 그런 산제물들은 없었던 것처럼 내숭을 떠는 역사에 작가는 조소를 보내며 이 이야기를 써내려간 것이리라.


 

 

이 모든 비판과 풍자를 야구를 통해서 전하는 작가의 에너지에 박수를 보낸다. 한편으론 야구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이런 소설을 썼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야구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 소설은 재밌게 읽었다. 필립 로스가 만들어낸 뻔뻔하고 천연덕스러운 뻥의 세계에 한껏 취했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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