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정도는 출퇴근 때 듣는 책 외에는 거의 책을 읽지 못했다. 해야할 일 마무리하고, 정리하고, 인수인계하고, 짐 싸고... 그리고 어제 떠나 오늘 도착했다. 이제 2주 격리하고 나면 내가 어떤 책을 사놓고, 멀리 보내고 나서 다시 선물 받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사실 지금 거의 확신하고는 있는데, 그걸 확인하고 나면 인터넷이 안되어서 ㅋㅋㅋㅋ 결국 나의 추측이 사실이었는지 아닌지, 내가 뒤메질러인지 아닌지 당분간 서재에 밝힐 수가 없어 아쉽다. 


어쨌든 저번에 책을 좀 보냈고, 여행가방에 또 열심히 가져왔다. 2주간 많이 읽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저만큼 읽지는 못할텐데 뭐 그 다음에 4주가 또 있으니까.. 그리고 또 격리할 지도 모르니까.. 











왼쪽 무더기부터 이만큼, 그리고 그 다음엔 정기 혹은 비정기 간행물들이다. 

장혜영신문 아래에는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부 주간지 (시사인) 1부.

(장혜영 신문은 비행기에서 보려고 하였으나, 핸드메이즈 테일 시즌4가 있어 그것만 주구장창 봄)


이거 말고 일 관련 책도 있고 할 일도 많지만 

이렇게 무겁게 가져왔는데 못 읽으면 억울하니 열심히 읽어보려고 한다.

(전자책도 많이 사놨다)


페미니즘 책 읽기 12월 책 여성과 광기, 1월 책 남성됨과 정치 (전자책) 도 읽는 것 목표. 


책을 쌓아놓고 이 중 뭘 넣을까 뭘 더 넣을까 말까 고민하면서 짐을 쌌는데, 토요일에 급 눈이 와서 빨리 출발하는 바람에 책은 잘 챙겼지만 놓고 온 것이 많았다 (뭐가 더 중요한 거니.) 놓고 온 것들을 공항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랬지만 요즘 공항에는 닫은 가게가 많더라... 어쨌든 어떻게 어떻게 해서 거의 해결은 될 것 같다. (그러고보니 하프카프 드립백도 두고 왔네) 


공항에서 7시간 넘게 대기하며 <달나라에 사는 여인>을 다 읽었다. 

오늘은 일단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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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0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공항에서 7시간 ㅠㅠ
2주 격리 ㅠ.ㅠ
푹 잠^^꿀잠 주무세요
책은 천천히 ^^

건수하 2021-12-21 02:35   좋아요 1 | URL
6.5시간-7시간-9.5시간.. 이제 나이드니 힘드네요.
대기 시간이 젤 힘든데 책 읽느라 잘 보냈어요 :)

독서괭 2021-12-20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악 7시간 대기 힘드셨겠네요 ㅠ 푹 쉬세여~!^^

건수하 2021-12-21 05:16   좋아요 2 | URL
<달나라에 사는 여인> 덕분에 잘 지나갔어요 :)
격리기간 동안 푹- 쉬려구요 ㅎㅎ
 
달나라에 사는 여인
밀레나 아구스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나폴리와 사르데냐가 많이 떨어져있지만 이탈리아 남부에 시대도 가까워 그런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시리즈가 생각났다. 밀라노에서 있었던 좌파 운동 이야기도 나오고 (레누의 시누이 마리아로사는 ‘마리아로사 달라 꼬스따’ 를 떠올리게 한다). 나폴리 시리즈를 읽었기에 이 짧은 이야기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아졌을듯.

마지막에 이르러 비로소 좋아졌다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그 전도 좋았다.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글 쓰는 여자와 관련된 부분이 자꾸 눈에 밟혀 옮겨본다.

방에 들어서자 창문 아래 책상이 보였다. 할아버지가 노발대발 화를 내더라도 다시 역으로 가서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건 순전히 그 책상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책상이라는 걸 가져 본 적이 없었고 탁자에 앉아서 글을 쓸 수도 없었다. 언제나 남몰래 무릎에 노트를 놓고 쓰다가 누가 오는 기척을 느끼면 얼른 감추곤 했다.

할머니는 글 쓴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면 미친 사람으로 취급할까 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재향군인에게는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털어놓았다.

부인의 글 이야기로 돌아가죠. 상상을 멈추지 마세요. 부인은 미치지 않았어요. 누가 부인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일이 부적절하고 사악하다고 해도 믿지 마세요. 글을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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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2-20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리뷰도 속속 올라오네요. 다들 좋았다고 하시니 궁금. 인용하신 부분 인상적입니다.

건수하 2021-12-21 02:37   좋아요 2 | URL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사랑 이야기인데 왜 저는 글쓰기 부분에 꽂혀서 ㅎㅎㅎ
몇십년 전일 뿐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이 글쓰면 그랬겠죠...?
그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다 싶습니다 :)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 다락방의 책장에서 만난 우리들의 이야기
이유경 지음 / 다시봄 / 201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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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 번 다 읽었다. 책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은 책에 관한 책이라기보단 다락방이라는 사람에 관한 책인 것 같다. 다시 보니 제목도 '사람을 읽다' 라고 쓰여있네.. 왜 어떤 서재친구가 얼른 읽을 책이 아니라 천천히 오래 함께 할 책이라고 했는지 알겠다.

그래도 이 책에 나오는 책들, 읽었던 책과 안 읽은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물론 이 책도.


나의 사람의 감정에 대한 지식은 상당 부분 소설에서 온 게 맞는 것 같다. 요즘 페미니즘 책 읽는다고 소설을 많이 못 읽었는데, 알라딘 서재에 와서 다시 소설을 읽고싶은 욕구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중. 그리고 나는 페미니즘 책 때문에 다락방님 서재에 처음 갔지만, 사실 다락방님은 소설을 많이 읽으시는 분이었다는 거... 이 책 읽고야 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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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1-12-16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해 미리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ㅎ

저도 다락방님 책 즐겁게 읽었어요ㅎ

건수하 2021-12-16 17:02   좋아요 1 | URL
서재의 달인 덕분에 고양이라디오님과 친구가 되었네요 ㅎㅎ 축하를 미리 받으니 더욱 분발해야 될 것 같아요. ^^

scott 2021-12-16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알라딘 영상 비대면 사인회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수하님 ! 미리 서재 달인(2022년) ! 만들어 드리 겠습니다 ^.~

건수하 2021-12-20 16:49   좋아요 0 | URL
앗 scott 님이 만들어주실 수 있는건가요? (제가 열심히 안 해도...?;;)
농담이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1-12-20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책 때문에 제 서재에 처음 오셨다니 저로서는 참 재미있네요. 사실 저는 소설만 읽는 사람이었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지금의 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훗 :)

건수하 2021-12-20 17:27   좋아요 2 | URL
그르게 말입니다. 서재 한참 구경했는데도 깨닫지 못하고 책을 읽고서야 알았..
좀 당황스러웠답니다 ㅎㅎ

사실 페미니즘 관련 책 열심히 사고 있지만,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관심사는 계속 바뀌는 것이니까... 그래도 그동안 바뀌어왔던 다른 관심사에 비해 ‘페미니즘 책읽기‘의 쾌감이 꽤 큽니다. 정희진님이 책에서 비슷한 얘기 하셔서 놀랐어요 ㅎㅎ
 









어제 퇴근길과 오늘 출근길, 이 책을 들었다. 듣고 있긴 한데, 다시 찬찬히 읽어야 될 것 같다. 아는 책도 나오고 모르는 책도 나오고 하는데 중간에 어떤 구절을 만나면 거기서 다른 생각으로 막 연결이 되어서 귀에 들리는 소리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아침 만난 구절은 두 개인데, 거기서 하나의 책이 떠올랐다. 


누구든 빌린 책에서 밑줄이 그어진 문장을 만난다면, 거기에 밑줄을 그은 사람과 그 감정에 대해 잠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


이건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에서 만난 구절이고, 


"책을 읽고 마음에 든 작가가 생겼는데, 그 작가가 쓴 책이 그 한 권만 있는게 아니라, 알고 보니 적어도 열 권은 넘게 있는 거예요.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이건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에 나온 구절을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 두 구절에서 내가 떠올린 책은 <밑줄 긋는 남자> 이다.










이 책은 사실 남편의 (안 읽는) 책을 정리하려다가 읽게 되어 좋아하게 된 책인데, 책을 좋아하는 20대 (맞겠지?) 여성의 연애 이야기이기도 하고 책 이야기이기도 하고 약간 미스터리물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콩스탕스, 로맹 가리의 책만 읽는 여성인데 다행히도 로맹 가리는 책을 많이 남겼지만 이미 죽어버렸기 때문에 '그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떡하지' 하며 걱정을 한다. (이런 걱정을 덜 해도 되는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일까? 그의 많은 책도 언젠가는 다 읽겠지만) 그러면서 다른 책도 접해보기로 하고 도서관에 가서 회원증을 만들고 책을 빌린다.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빌려 읽은 콩스탕스는 그 안에서 밑줄을 발견하고, 책을 읽다가 더 많은 밑줄과 메모를 발견하며 그 밑줄들이 서로 이어져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밑줄을 그은 사람은 다른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기까지 한다. 콩스탕스는 밑줄의 주인공에게 이끌리며 밑줄을 따라가 '밑줄 그은 남자' 가 누구인지 찾아보기로 하는데.. 



처음 도서관에서 밑줄을 발견하는 장면을 읽으며 

아니 이런 파렴치한 짓을!! 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 뒤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파렴치한 문제는 살짝 저쪽으로 밀어두게 된다. 


아, 사실 나는 로맹 가리 / 에밀 아자르의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다 (자랑은 아니다). 

<밑줄 긋는 남자>를 읽고 <그로칼랭>을 사 두었지만 안 읽.. 이것도 읽어봐야지.










아무래도 안읽은책 카테고리를 만드는 일이 시급한 것 같다.. 


+ 아, <젊은 베르터의 슬픔> 에 관한 챕터를 읽고 또 그 책을 같이 읽었던 남자가 기억났으나.. 

나는 그때 독일 문학 수업을 듣고 있었고 -ㅁ- 자꾸 지난 남자 생각해서 뭐하겠냐 싶다. 

그 남자도 아무 생각 없었을거라 믿으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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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09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공감에 아마도 밑줄 긋는 남자도 나올걸요? ㅎㅎ

건수하 2021-12-09 09:47   좋아요 0 | URL
와, 진짜요! 저 데이비드 실즈 책 보고도 엄청 반가워했었구요 ㅎㅎㅎ <밑줄 긋는 남자>도 엄청 기대됩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1-12-09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좋죠. 저도 독서 목록 따라가려 아껴 읽는 책인데요, 최애 에세이 칸에 꽂혀있답니다.

건수하 2021-12-09 13:42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아껴 읽고 계시군요!
저는 한 번 쭉 듣고 다시 읽어보려고요 :)

독서괭 2021-12-09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 긋는 남자> 예전에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요! 도서관 책에 밑줄 그으면 안 되지만 ㅋㅋ 그래도 낭만적이죠? 전 예전 도서관의 종이대출증 시스템 -영화 <러브레터>(오겡끼데스까~)의 마지막 장면과 함께- 을 좋아했는데, 가끔 그리워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강추요~^^

건수하 2021-12-13 08:49   좋아요 0 | URL
종이대출증 시스템.. 아주 어릴 때 보고 못 봐서, 아련하네요.
독서카드 서랍들에 가득한 카드들 보고 막연했었는데 말이죠.

<자기 앞의 생> 기억해둘게요 독서괭님 ^^

새파랑 2021-12-0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그은 책 보는거 너무 좋더라구요 ㅋ 그런데 책도 있군요 ^^ 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도 추천이요 ~!!

건수하 2021-12-13 08:50   좋아요 1 | URL
전 사실 도서관 책에 밑줄 그어져있으면 좀 화가 나는데요 ^^
저런 밑줄이라면...@_@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 도 기억해둘게요 ^^

단발머리 2021-12-0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이런 말씀 어쩔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작가님의 마니아 2위라는 점.....
꼬옥 밝히고 싶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책이랑 좋은 시간 보내시길요^^

건수하 2021-12-13 08:5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마니아 2위...!!
(마니아 순위는 어떻게 결정되는 건지 여쭤보고 싶지만....)

단발머리님이 추천하시는 좋은 책과 좋은 시간 보낼게요 :)

단발머리 2021-12-14 09:57   좋아요 0 | URL
예전에 알라딘 이웃 쇼님이 알라딘 마니아 랭킹 매커니즘에 대해 알려줬거든요. 긴 페이퍼였는데, 완전 과학적이라 깜놀하실 거에요.

주소 나갑니다.
https://blog.aladin.co.kr/syo8kirins/10328346

이 글을 읽고 저의 결론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다 읽고 리뷰를 작성하면서 ‘읽었어요‘를 표시하자. 2) 리뷰에 별을 주자. 3) 페이퍼에 자주 좋아하는 책을 넣자(알라딘 상품) 입니다.
제가 이작가님 마니아 2위를 고수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게 되시기를 바라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건수하 2021-12-14 10:17   좋아요 0 | URL
오.. 단발머리님 감사합니다. Syo님의 글 넘 재밌게 읽었어요.
이런 시스템이군요!
사실 저는 마니아 순위에는 욕심이 없었으나 ㅎㅎㅎ
언젠가 도전해볼지도 (...)

저 글이 2018년 글인데 두 분이 지금도 1,2위를 지키고 계신가봅니다 :)
 
[eBook]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 다락방의 책장에서 만난 우리들의 이야기
이유경 지음 / 다시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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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님의 책을 다시 읽기 (사실은 듣기) 시작했다. 오늘 이 부분을 읽다가 퍼뜩 떠올랐는데, 나에게도 르귄의 소설을 권하던 남자가 있었다. <어둠의 왼손>을 권하고 싶어했지만 시작은 단편으로 하는게 좋을 것 같다며 자기가 두 권 갖고 있다는 <바람의 열두 방향>을 주었다. (내가 갖고있는 <바람의 열두 방향>이 그가 준 것이라는 것도 잊고있었다) 읽어봤냐고, 몇 번 물었는데 그때 나는 책을 잘 안 읽을 때였고 SF는 더더욱 안 읽혀서 조금 읽다가 말아버렸었다. 그때 그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내가 그 책을 안 읽은 건 그에게 관심이 없어서라고 생각했을까? 십년도 더 지난 아니 이십년이 다 되어가는 일인데, 나도 완전히 잊고 있었고 그도 잊은 일일텐데 이제야 갑자기 기억나서 기분이 묘해졌다.

그런데 단편으로 시작하는게 좋을 거란 그의 생각은 사실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 단편은 압축적이어서 장편보다 더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지지 않나? 사실 지금은 르귄을 좋아하는데도 <바람의 열두 방향>은 아직도 별로 읽지 못했다. 생각난 김에 다시 시도해봐야지.

그는 조셀린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도 읽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도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에 관심을 가질 거라 기대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인 르 귄의 소설을 두 권이나 선물하기까지 했다. 읽을 수 있는 조건은 그녀가 더 좋았단 말이다! 그러나 그가 읽었냐고, 어땠냐고 물을 때마다 그녀는 "아니, 아직"이라고 답한다. 르 귄의 소설이 좋은데 그녀가 왜 안 읽는지 불안한 마음에 그는 속이 탄다. 그녀가 르 귄의 소설을 읽지 않는 건 그에게 무관심하다는 것을 뜻하기에 그는 속상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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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2-0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딱 수하님 이야기네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상대도 읽어보고 좋아해주길 바라는 마음, 정말 이해됩니다. 즤 남편은 책을 별로 안 읽어서..흑흑. <바람의 열두 방향> 저 옛날옛적에 사놨는데 읽지도 못하고 처분도 못하고 계속 갖고만 있네요^^;;

건수하 2021-12-09 08:38   좋아요 0 | URL
즤 남편은 책을 읽긴 읽는데 저랑 취향이 안 맞고요...
저 남자가 제가 만났던 남자 중 책 가장 많이 읽는 남자였던거 같은데
그거 말고 다른 모든게 다 안 맞았...
(심지어 그때는 제가 책 안 읽던 때라 그것도 안 맞고.. 대체 왜 만났지)

<바람의 열두 방향> 저만 안 읽히는 거 아닌가봐요. 어제 ‘산책‘ 카테고리를 만들었는데 ‘안읽은책‘ 카테고리도 하나 만들어볼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