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받은 2022년 다이어리에 My Booket List 라는 페이지가 있어서 


그럼 뭘 읽어볼까 

페미니즘 관련해서는 뭘 읽어볼까 하며 지난 구매목록을 찾아보았다.


얼마전 지인이 고마웠다며 책 선물을 하고 싶으시다기에, 

<제 2의 성>을 읽을 때 힘들면 번갈아가며 읽어야지 하며 


 이 책 사주세요- 했었다.


 그러고나서 보니 Yes24 북클럽에 떡하니 올라온 것.

 그래서 요즘 이동할 때 듣고 있는데.. 

 그런데...


 (그래서 왜 사자마자 올라오는거야! 하며 조금 아쉬웠는데..)







구매내역에 따르면 나는 이 책을 10월 초에 이미 산 것이다. 응????


직장으로 받았는데, 직장 책장에는 없고. 

이거 뭐지 대체... 

전혀 기억이 없는데 집에 가져간건가?


그럼 집 책장에 지금 저 책이 두 권 꽂혀있다는건가? -_-;;; 


아.... 빨리 집에가서 확인해보고 싶다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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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09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
저에게는 이미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건수하 2021-11-09 15:50   좋아요 0 | URL
저는 한참 동안 없던 일인데.... ㅠㅠㅠㅠ
특히나 저렇게 두꺼운 책은....... ㅠㅠ

잠자냥 2021-11-09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 님 같은 일이네요! 하고 댓글 달려고 보니 다락방 님 본인이 이미 인증. ㅋㅋㅋㅋ

건수하 2021-11-09 15:51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너무 즐거워 하고 계셔.... ;ㅁ;

독서괭 2021-11-09 16:17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다락방님 댓글 보고 웃었어요 ㅎㅎ

다락방 2021-11-09 16:33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진짜루!!! 😡

독서괭 2021-11-09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수하님 새로 친구가 되어 반갑습니다. 집에 가서 꼭 확인하고 알려주세요 궁금하네요 ㅎㅎㅎ

건수하 2021-11-09 19:56   좋아요 0 | URL
아아… 집에 오기 전에 상당히 가능성 높은 일이 생각났는데… 근데 확인을 할 수가 없네요 ㅠㅠ
 

보부아르는 단순히 성격 문제나 불순한 동기 때문에 비난받은 게 아니다. 그녀는 자연에 역행했다고, ‘여성으로서’ 실패했다고 비난받았다. 최근의 심리학 연구는 이른바 ‘독자적(agentic)’ 위치, 다시 말해 능력, 신망, 자기 주장을 포함하는 행위 주체성을 보여주는 지위를 획득한 여성들이 곧잘 "사회적 지배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여성이 전통적으로 남성이 차지하던 고위직을 노리거나 성취함으로써 젠더 위계를 깨뜨리면 거만하다거나 공격적이라는 평판이 나돌고 젠더 위계를 유지하기 위해 — 때로는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 그런 여성을 ‘끌어내리거나’ 깎아내리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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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08 0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엇 저도 시작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꺼내놓은지 한참인데 아직도 시작을 안했네요..

건수하 2021-11-08 09:56   좋아요 0 | URL
전 제2의 성 아직 안 읽었는데 이거 읽고 분위기 파악 좀 하고 읽어보려구요 ^^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정말... 수다의 최고봉인 거 같다. 

<둠즈데이북>, <화재감시원>과는 다른 차원의 수다와 꿍얼거림이 있다. 이거부터 읽었으면 처음부터 질렸을지도. 

2차대전 중인 코번트리에서 시간여행을 반복하며 옛날 물건을 찾던 주인공은, 시간여행의 부작용으로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빅토리아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코니 윌리스는 카오스 이론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 같다. 

전작에서는 시간여행으로 인해 역사를 바꿀만한 것은 아예 차단된다, 불가능하다 했지만 여기서는 조금 더 그 부분이 발전되었는데... 복잡했고. 추리소설, 대체역사물의 요소가 다 있어 재미있었다. 

(세 가지 미스터리 중 두 가지를 맞혔다. 만세!)


작품 내에서 현재는 2057년인가 2058년. 

고양이는 멸종된 게 맞았고 역시 코니 윌리스는 고양이를 좋아했다. 

집사는 이름이 아닌 성으로 불린다.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의 사실을 바꿈으로써 생기는 모순, 그리고 그에 의해 생기는 영향 이야기가 많았는데 (<둠즈데이북>과 <화재감시원>에서는 그런 모순은 생기지 않는다고 했었으면서...) 처음에는 열심히 읽다가 나중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읽었다. 


모델을 만들 때 사람들은 중요할 것 같은 변수만을 고려하지만 별 것 아니라 생각해서 포함시키지 않은 요소가 나비 효과를 통해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은 말 하면 입아픈 모델링의 약점이다. 그래서 변수도 데이터도 많을 수록 정확한 것. 


요즘 일 때문에 모델링에 관심을 갖고있는데 의외의 곳에서 공감. 








​대체 역사물 때문에 <비잔티움의 첩자>가 다시 읽고 싶어졌고 

(해리 터틀도브의 다른 소설은 아직도 번역이 안 되었나?) 


아, 그리고 잊고 있던 비서의 로망이 되살아났다. 


예전에 만화 <동물의사 닥터 스쿠르>에서 수의대 대학원생들이 그랬었고, 

실험실에서도 사람들이 제발 교수님에게 비서가 있었으면 하고 바랬었다.

(역시 대학원생이란 교수에게 비서 대용인 것인가)


나는 교수도 아니지만 

핀치를 보며 이런 비서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둠즈데이북> 에서부터 계속 했다 ㅋㅋ 

핀치는 어느 정도의 보수를 받을까? <둠즈데이북> 에서의 역할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이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그러나 던워디 교수만큼 보수가 많지는 않겠지. 에잇 더러운 자본주의. 


(그러니까 나에게도 돌봄을 받고 싶은 소망이 있다는 것이다. 

가부장제 그리고 가정이라는 것이 유지되는 이유가 이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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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말들 - 불을 밝히는, 고독한, 무한한, 늘 그 자리에 있는, 비밀스러운, 소중하고 쓸모없으며 썩지 않는 책들로 무장한 문장 시리즈
강민선 지음 / 유유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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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장서점검은 사람이 다 일일이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장서 점검기라는 게 있었다니! 놀랍고도 새로웠다 :)

점검 기간이 정해지면 그 전에 책을 제자리에 꽂는 일부터 해 두어야 한다. 책이 뒤죽박죽 꽂혀 있는 상황에서는 장서 점검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장서 점검기를 들고 다니며 책마다 부착된 전자 태그RFID로 책의 위치와 상태가 정상인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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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번과 마녀>를 읽고 중세가 궁금해져서 <둠즈데이 북>을 읽었다. 









2054년, 시간여행이 가능해져 역사학도들이 과거로 가서 문헌이나 유물이 아닌, 실제 경험을 통해 역사를 연구하는 상황. 중세로 옥스퍼드 베일리얼 칼리지의 한 대학생이 실습을 가면서 (field trip이란 말이 딱 맞다)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인플루엔자, 페스트 이야기가 나와서 나름 요즘 시대에 공감이 잘 되는 내용이었다. 


사실 내가 갖고있던 것은 10년 전에 나왔던 이 책인데 모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 새로나온 버전이 있어서 종이책-전자책을 번갈아가며 읽었다. 


번역자는 같고 (SF 많이 번역하신 최용준님이다) 출판사가 다른 두 판의 차이는 내가 느끼기엔 딱 한 가지인데, 

예전 판에서 아렌스 교수를 '메리' 라고 번역하고 동료 교수와 반말을 했다면

최근 판에서는 '메리' 를 아렌스 교수 (성으로 부름) 로 바꾸고 서로 존대를 한다.


아주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계속 손이 가서 결국 삼 일만에 다 읽음.



코니 윌리스의 '수다' 가 괴롭다는 평이 많던데 그 수다와 영국식 유머가 아니었다면


(페스트로 사람들 다 죽어가고 있는데 아무도 젖을 안 짜줘서 젖이 퉁퉁 불어있는 암소가

젖 짜달라고 자꾸 주인공을 툭툭 친다거나, 몸이 약한 아들이 공부하느라 크리스마스에도 집에 못 온다며 엄청 걱정하는 엄마가 격리를 뚫고 옥스퍼드 안에 들어왔는데 아들은 매우 건강하게 수많은 여자를 만나 노닥거리며, 그 여자들을 통해 주인공에게 도움을 준다는 식의)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사실 어찌보면 상당히 우울한 이야기라..

(코로나 시대가 아니었다면 별로 그렇게 생각 안했을지도)




이후 시간 순서대로 <화재감시원> (이 책에 실린 같은 제목의 중편이다) 를 읽었다. 


(옥스퍼드 시간여행 시리즈는 작품 내의 시간 순서대로 <둠즈데이북> -<화재감시원>-<개는 말할 것도 없고>-<블랙아웃>-<올클리어> 이렇게 다섯 개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화재감시원>이 출판 시기는 <둠즈데이북>보다 빠르지만.) 


<화재감시원>은 바솔로뮤란 학생이 2차대전 당시 런던으로 시간여행을 가서 소이탄 공습으로부터 세인트 폴 대성당을 지키는 화재감시원 체험(?)을 하는 이야기이다. (대학 교수란 사람들이 학부생을 그렇게 위험한 곳에 보내다니!)


세인트폴 대성당이 영국 역사상 중요한 행사가 많이 열린 곳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 같긴 하지만, 위험하게 자원 봉사를 해 가며 왜 그렇게까지 구하려 하는가에 대해 매사 실용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영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잘 이해가 안 되었다.


작가가 나이가 좀 많긴 한데, 공산주의를 싫어하는건지, 아니면 모든 걸 공산주의 탓으로 돌리던 냉전시대를 비꼰건지? 공산주의자가 이 성당을 파괴했다고 원망하는 부분도 잘 이해가 안 되었다. 어느 쪽이든 굳이 그렇게 설정했다는 것에 대해 솔직하다고 해야할 것 같다.


<둠즈데이 북>처럼 재잘재잘 수다를 늘어놓지만, 여전히 과거에 있었던 괴로운 (사람들이 많이 죽는) 일을 시간여행으로 경험하는, 숙연해지는 이야기였다. 바솔로뮤가 실습 이후 시험을 치를 때 역사에 대해 무거운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고. 2054년에는 시간 여행을 통해 기록되어 남은 강자의 역사가 아닌 보통 사람의 역사를 연구할 수 있게 되었겠지. 그러나 이미 옛날에 죽은 과거의 사람과 만난다는 설정 자체가 무슨 일을 겪든 서글프게 만드는 것 같다. 어쩌겠어,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리 유한한 걸. 시간 여행은 갈 수 있어도 역사를 바꿀 수 없는 걸.


지질시대 시간 규모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잠시 생각하니 끔찍하다. 사람도 아닌 다른 걸 상대하기는 힘들듯.. (공룡이라던가, 삼엽충이라던가) 그리고 어차피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프로세스들은 관찰할 수가 없다. 시간을 빨리 돌리는 것도 가능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재미있는 일은 고양이를 본 것이다. 나는 고양이에게 푹 빠져 버렸지만 그렇지 않은 척하려 애썼다. 이곳에서는 고양이가 흔해 보였기 때문이다.


화재감시원 중


2054년에는 고양이가 존재하는 것 같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 멸종했다는 설정인가? 뉘앙스 상으로 보면 코니 윌리스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둠즈데이 북>을 한참 읽을 때 아이가 대체 무슨 책인데 그렇게 열심히 읽냐며 물어보기에 3일 밤에 걸쳐서 요약-윤색하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화재감시원> 마지막에 의외의 말이 들어있어 놀랐다. 



선생님들,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세요. 

부모님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세요. 


하지만 여러분이 볼 때 아이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모두가 읽거나, 나이에 맞거나 또는 적당한 주제의 책 말고요. 

부적당한 책을, 다른 사람들이 지루하다고 생각할 만한 책을 읽어주세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세요. 


아마도 여러분은 아주 오랜 뒤에 싹이 틀 그런 씨앗을 심는 것이 될 겁니다. 

20년 뒤에 갑자기 꽃피울 그런 싹을 말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주 밝고 아름답지는 않은 코니 윌리스다운 조언이었다 :) 


내가 읽어주는 걸 좋아하지 않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걸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른 책을 읽어준다는 제안은 매우 솔깃하게 들렸다. 아이도 그렇기를. 수면 독립을 시도하며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서 읽을 책 말고 다른 책, 새로운 책을 접할 좋은 기회가 되겠지. 이제 점점 어른의 책장도 넘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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