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f the World, Vol. 3: History for the Classical Child: Early Modern Times (Paperback) The Story of the World 9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 Peace Hill Press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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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달달 8-9-10월의 책. 


9월부터 시작하여 급한 마음에 출퇴근길에 들었다. 출퇴근길 책 듣기는 애로사항이 많다. 영어책은 더 그랬다. 아는 얘기는 잘 들리고 모르는 얘기는 잘 안 들린다. 모르는 단어는 정말 모르는 단어일 때도 있고 내가 아는 발음과 다른 고유명사일 때도 있다. 이렇게 듣다보면 졸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 와중에 네비게이션 안내 소리 한 번 나와주면 그때부터 갑자기 산으로 가는 내 정신력.. 아이 데리러 갔다가 듣던 부분을 계속 틀었는데 잘 들리냐고 물으니 잘 들린다고 하더라. 그래 어릴 때부터 네이티브들에게 영어를 배운 네 귀 좋다 흥...



그래서 어떤 에피소드는 쉽게 넘어가는데 어떤 에피소드는 3-4번 듣기도 했다. 처음에는 듣고 나서 잘 모르겠던 부분을 책으로 확인했지만, 뒤로 갈수록 지쳐가서 이제는 내가 어느 부분을 이해 못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상태가 되어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 의의를 두고 계속 들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영어읽기를 하려고 이 책을 함께 읽기로 한 것인데, 내가 한 건 듣기와 세계사 이해이다...? 어쨌든.. 끝까지 다 들은 걸 위안삼기로 한다. 



목차를 다시 살펴본다. 이 책의 소제목은 early-modern times 이고 중세에서 근대로 가는 시기, 소위 근세라고 부르는 부분을 다루는 것 같다. 시작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 3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제국들이 식민지를 건설한다. 미국, 캐나다, 아프리카, 인도, 중국... 전쟁과 조약, 그리고 노예가 그에 따라온다. 이 책을 읽으며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대개 영국인들이 먼저 나쁜 짓 (노예제도, 식민지 개척, 자본주의 등) 을 시작하고, 그러면 다른 나라들이 똑같이 따라하고.. 그러고서 영국의 지식인들이 비판하면 그쯤에 반성하는 척 하며 레드오션에서 먼저 손을 떼는 (그러고서 교묘하게 뒤에서 계속하는) 일을 해왔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지금도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영어를 배우게 된 이유도 이 사실에서 비롯되었는데, 지금도 영어를 공부한다고 이 책을 읽고 있었으니 씁쓸하다. 


30년 전쟁이나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 등 뭔가 소소하고 서구에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많이 나온다. 또 북아메리카에 유럽인들이 건너가 살게 되면서 다른 곳보다 미국의 건국 역사가 상세하게 나온다. 이런 이유로 '근세'를 별도의 권으로 분리할 필요가 더 있지 않았나 싶은데.. 내가 이걸 이렇게 상세하게 알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교양이라고 생각하고 다 듣긴 했다. 미국 교과서로 영어 공부하는 초등학생들이 이런 기분일 것 같다. (왜 미교로 영어공부하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내가 그러고 있...) 남아메리카 독립의 역사에 대해서도 꽤 상세하게 나오는데... 미국은 그래도 좀 알고 있는데 중앙아메리카-남아메리카에 대해서는 너무 몰랐구나 하고 약간 반성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가본 적도 별로 없고 문학으로도 별로 접하지 못한 곳들이다.  


후반부에는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 서부의 금광 개척얘기로 끝난다. 4권은 좀더 재미있길... 일단 아는 얘기가 더 많이 나오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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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1-12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들리는 그 어린이의 귀를 좀 빌리고 싶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부러운 마음으로, 이 부러운 마음을 간직한 채로 그냥 살아가야 하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1-12 13:27   좋아요 1 | URL
자꾸 듣다보니 조금 더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라지만 다시 들어서 익숙해진 걸지도...)
단어라도 많이 익혀 아는 단어를 만나는게 최선이 아닐까요?

출장가서 300 words 끝내고 오겠습니다!! 빠샤!
 
세계 끝의 버섯
애나 로웬하웁트 칭 지음, 노고운 옮김 / 현실문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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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버섯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신자유주의와 기후위기의 현 상황에 한 줄기 희망이 될 지도 모르는 사고방식 하나를 제시한다. 기후 우울을 겪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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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11-11 1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학 부분과 인류세 관련하여 할 말이 많다면 많은데, 그때그때 쓰지 않고 빨리 읽는데 집중했더니 의욕이 없다.. 어쨌든 완독. 읽는 동안에는 작가가 하고싶은 말이 뭔지 의문점이 많았고 역자 해설을 읽고 나니 다락방님이 왜 한 번 더 읽으려 하셨는지 알 것 같다.

다락방 2024-11-11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 고생하셨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건수하 2024-11-11 19:09   좋아요 0 | URL
조금 더 잘 정리해서 (비교적 간결하게) 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작가가 의도한 바이겠지요? 이렇게 쓰지 않았더라면 작가의 의도가 저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겠지요? 역자 해설을 읽고나니 아주 잘 전달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좋은 책이었습니다.
 


북토크에서 누군가 낭독한 문구. 

그 사람은 이 구절을 읽고 두 나라의 두 대통령을 떠올렸다고 한다. 



세상에는 남자들도 있다. 우리는 가끔 그걸 잊고 여자들만 있다고 생각한다. 끝없는 언덕과 평원처럼 유순한 여자들만 펼쳐져 있다고. 우리는 농담을 거의 하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며, 삶은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그러나 이따금 우리 사이에 뜻밖의 남자가 소나무처럼 솟아올라 우리를 무자비하게 굽어보면, 우리는 우르르 떼를 지어 동굴과 도랑 속에 숨어들어 남자가 갈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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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내려갈 것 같아서 2시간 휴가를 내고 일터 근처의 극장에서 <룸 넥스트 도어>를 보고 왔다. 

















시그리드 누네즈가 수전 손택과 함께 살았고 회상록을 쓴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지내요>도 수전 손택이 모티브가 된 줄은 몰랐다. 


왜 굳이 죽음을 두려워 하는 사람으로 설정했는지 궁금했는데

그런 사람이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그리려 했을 수도 있지만 

시그리드 누네즈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영화는 좋았고... 

같이 보러 간 사람은 확신한 

틸다 스윈튼의 2역을 나는 알아채지 못했으며 (그냥 어디서 찾았겠거니 생각했는데)

도라 캐링턴과 리턴 스트래치를 알고 있어서 뿌듯했다. 


이제는 또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

읽지도 못하면서.....



+ <우리가 사는 방식>은 왠지 집에 있었던 것 같아서 집에 가보니 있었다. 알라딘에선 안 샀던데 언제 어디서 샀는지 @_@... 다시 사지 않아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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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1-0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걸 몰랐따니!! 저는 바로 알았다능 ㅋㅋㅋㅋㅋ 약 가지러 다시 간다고 했을 때 빡치던가요?(책만 읽은 다락방 평) 귀엽던가요?(영화만 본 잠자냥 평)

건수하 2024-11-06 16:22   좋아요 1 | URL
어디서 잘 찾았네 했다는 ㅋㅋㅋㅋ

빡치지도 귀엽지도 않고... 놓고 왔으면 찾으러 가야죠 뭐 그게 목적인데 어쩔..?

페넬로페 2024-11-06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무어와 틸다 스윈튼 배우가 둘다 1960년생으로 우리 나이 65세더라고요.
틸다 스윈틴이 예쁘게 나오고
딸 역할 소화도 잘해내어 역시 배우다 생각했어요.
근데 저는 영화 보는 내내 잉그리드가 왜 마사의 죽음을 도와주러 했는지가 궁금했어요~~
수전 손택은 어떤 모티프예요?

건수하 2024-11-06 17:38   좋아요 1 | URL
둘다 좋아하는 배우라 고민없이 보러 갔었어요.

영화에는 이유가 잘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소설에는 좀 자세히 나올까요? 저는 그냥 친구가 부탁하는 데 거절하지 못해서 도와준다는 느낌이었는데, 처음에 잉그리드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책을 냈다고 나오거든요. 그래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생각해본 사람이라서 더 수락했던 걸까 싶기도 했어요.

수전 손택이 생각나는 요소가 여러 개 있었는데 (암투병, 종군 기자, 어릴 때 낳은 아이 등) 결정적으로 맞다고 느낀 건 어느 전쟁이 가장 인상깊었냐고 했을 때 보스니아 전쟁이라고 대답했을 때였어요. 그러고보니 작가의 이름도 시그리드 - 잉그리드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

페넬로페 2024-11-06 17:52   좋아요 1 | URL
네, 그렇군요.
저는 오늘 아침 영화에서 마사가 외웠던 문장이 들어 있는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중 ‘죽은 사람들‘을 다시 읽었어요.
지금 읽고 있는 신곡도 그렇고요.
죽음이라는 단어는 여러 생각을 하게 하네요.
날도 추워지고 맘도 우울해요 ㅎㅎ

건수하 2024-11-06 18:04   좋아요 1 | URL
‘죽은 사람들‘ 이 <더블린 사람들>에 나오는군요.. 저는 조이스 작품은 읽어보질 못해서, 독립된 소설인 줄 알았어요.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것 같아요. 오늘은 따뜻한 것들이 당기네요 :)
페넬로페님도 따뜻한 차 한 잔 하시면서 독서하셔요~
 

사고싶은 책이 너무 많다

읽지도 못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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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1-06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지도 못하면서…….

건수하 2024-11-06 08:51   좋아요 0 | URL
확인사살…. 😂

독서괭 2024-11-06 0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눙물이 난다...

건수하 2024-11-06 10:20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은 제 맘 아시는군요! ㅠㅠ

독서괭 2024-11-06 14:46   좋아요 1 | URL
저 요즘 이벤트 적립금에 홀리고 못 읽는 스트레스로 인해 원칙을 깨고 야금야금 사고 있는데 어쩌죠 ㅜㅜ

건수하 2024-11-06 15:39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이제 곧 연말이잖아요 지금껏 많이 참으셨어요!

청아 2024-11-06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맘 내 맘ㅠㅠ 책 때문에 고통스러운데 왜 행복할까요?ㅎㅎㅎ

건수하 2024-11-06 14:43   좋아요 1 | URL
서재에 굳이 와서 좋으면서 또 괴로운 ㅎㅎ 그리고 책은 안 읽고 댓글만 다는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