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진샘을 만나러 가려고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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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11-30 18: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 가시나요? 영업수하님? 😍😍

건수하 2023-11-30 19:18   좋아요 1 | URL
지금, 만나러 갑니다 ❤️

단발머리 2023-11-30 19:57   좋아요 1 | URL
🥹🥹🥹🥹🥹 좋은 시간 되세요! 부럽습니다!!

건수하 2023-11-30 22:26   좋아요 1 | URL
줌으로 하는 온라인 북토크였습니다 ^^
방금 끝났구요, 비록 온라인이지만 선생님 얼굴 뵙고 목소리 들으며 행복했습니다.
자세한 소감은 내일 올릴게요!

단발머리 2023-11-30 22:27   좋아요 1 | URL
우아아아아아아앙!! 꼭이에요, 꼭꼭!! 😍😍😍
 
드립백 에티오피아 단세 모모라 - 12g, 1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8월
평점 :
품절


산미를 별로 안 좋아하는 나지만 도전해봤다. 얼그레이라길래 긴장했는데 생각보단 무난한 맛이었다. 더 사봐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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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책같이읽기 12월의 책 <여전히 미쳐있는>.

조금 먼저 읽기 시작했다. 



요즘은 게을러서 서재에 밑줄을 잘 옮겨두지 않는다 (사실 노트에 필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밑줄들은 꼭 옮겨두고 싶었다. (7장 자매들, 연결과 상처 에서 옮겨왔다)


항상 읽고 싶은 책은 차고 넘치지만, 요 며칠은 이 책을 읽고 싶다.












조금 지나면 이 마음은 사그러들텐데, 얼른 읽어야 할텐데. 

그러나 할 일이 많다.. 



시 작품들과 또 다른 에세이들에서 로드는 "반드시 흑인남성들을 의식화시켜 그들로 하여금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가 치명적인 역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왜냐하면 "그 두 가지는 인종차별주의와 동성애 혐오를 부추기는 사람들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 P313

"시와 수사의 차이는 / 우리 아이들 대신에 / 우리 자신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느냐에 있다." - P315

"주인의 도구로는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 - P315

로드에 의하면, 백인 페미니스트들은 "인종차별적 가부장제의 산물을 살펴보겠다고 하면서 (...) 똑같은 인종차별적 가부장제의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다. "당신들이 페미니즘 이론을 다루는 학술 회의에 와 있는 동안 가난한 여성과 유색인종 여성이 당신의 집과 당신의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는 사실"을 다루지 않음으로써, "인종차별적 페미니즘"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청중 개개인에게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팔을 내려 뻗어 그곳에 남아 있는 차이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감을 만져보라고, 그 감정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보라고" 요구하며 발언을 맺는다. - P315

"눈에 띄는 일에 대한 두려움, 가혹한 시선과 어쩌면 비판에 대한 두려움, 고통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지만, 말의 자유는 "가장 큰 힘의 원천"이 되어준다. 그것은 말이 "우리 사이의 차이들을 잇는 다리"를 놓아주기 때문이다.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침묵이다. 그리고 깨져야 할 침묵은 너무도 많다." - P316

여성운동 진영 내부의 분열과 마주하면서는 "우리의 꿈과 우리의 미래에 도움을 주는 행동으로 표현되고 번역된 분노야말로 우리를 해방시키고 강화시키는 명료한 행동이다"라고 믿었다. "마치 모네가 수련의 주인이었던 것처럼" 우리는 그녀가 분노의 "주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기운 넘치는 정신은 지금도 계속해서 현대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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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더> 함께 읽기
    from 건수하의 서재 2023-12-31 15:59 
    <여전히 미쳐있는>을 읽다가 오드리 로드의 <시스터 아웃사이더>를 읽고 싶다고, 11월 말에 이 글에서 얘기했었다. 햇살과함께님, 은오님, 단발머리님도 함께 읽겠다 하셔서 '그럼 12-1월 읽어요' 했는데... 그런데 오늘이 12월 마지막 날에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원래는 오늘 글을 쓰고 무리해서 읽기 시작해볼까 했지만 12월 하루 읽고 1월에 마저 읽어요~ 하자니 좀... 그래서 이 글을 쓰려고 창을 열어놓고나서 1-2월 읽을까
 
 
독서괭 2023-11-28 1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게으르다면서 필사를 하는건 무엇… 부지런쟁이…

잠자냥 2023-11-28 13:03   좋아요 5 | URL
내말이….

건수하 2023-11-28 13:29   좋아요 2 | URL
아 필사는 부지런해서 하는 건 아니고 요즘 만년필로 글씨쓰기에 맛을 들여서...

게으른건 서재에‘도‘ 밑줄 정리를 하지 않는 것 말이죠 ㅎㅎ

햇살과함께 2023-11-28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벌써 절반 읽었어요??
저도 시스터 아웃사이더 읽고 싶어요~ 같이 읽어요!!

건수하 2023-11-28 20:20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반가워요~ 기한 정해놓고 같이 읽을까요? ^^

햇살과함께 2023-11-28 23:00   좋아요 1 | URL
좋죠~ 언제요?? 12월? 1월? 책 사야겠다 ㅋㅋㅋ

건수하 2023-11-29 11:20   좋아요 0 | URL
12월은 좀 여유롭게 보내고 싶었는데

1월 줄리아 크리스테바
2월 스테이시 앨러이모
3월 도나 해러웨이

12월이 나을까요...? ^^;;

햇살과함께 2023-11-29 16:03   좋아요 1 | URL
그럼 12월-1월 2달 동안 읽을까요. 저도 1월 보단 12월이 나을 것 같아요. 여미쳐가 두꺼워도 재밌다니. 크리스테바는 이름도 제목도 어려울 것 같은…

건수하 2023-11-30 11:34   좋아요 1 | URL
그럴까요? 여미쳐 얼른 읽고 시작하기로 ^^
내일이 벌써 12월이네요!

햇살과함께 2023-11-30 12:02   좋아요 1 | URL
네~ 그죠 벌써 12월이 왔어요..

단발머리 2023-11-28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묻힌 여성> 다 읽고 얼른 합류할게요. 오드리 로드 저 책은 저도 항상..... ‘읽어야 하는데!!‘ 책입니다.

건수하 2023-11-28 20:21   좋아요 2 | URL
저도 <파묻힌 여성>을 얼른… 단발머리님 아직 안 읽으셨군요! 넘 반갑습니다~~

건수하 2023-11-30 14:1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12-1월 읽기로 했습니다 합류해주세요 ^^

단발머리 2023-11-30 14:55   좋아요 2 | URL
우아 ㅋㅋㅋㅋ 영업수하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죠? ㅋㅋㅋㅋㅋ

은오 2023-11-30 19:5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단발님한테도!! 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1-30 19:56   좋아요 2 | URL
은오님 어쩌실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바쁜디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30 20:04   좋아요 2 | URL
단발님....제2의성과 백래시를 떠올리신 후 시스터아웃사이더를 떠올려보심이... 좀 만만해보이고 마음이안정되지않나요? 분량이 절반! ㅋㅋㅋㅋㅋㅋ 두달이면 충분!!

단발머리 2023-11-30 20:13   좋아요 2 | URL
얇아도 어려운 책이 있습니다. 아시죠? ㅋㅋㅋㅋ <제2의 성> 두꺼워도 쭉쭉 읽히는 ㅋㅋ 오드리 로드 글은 어려울 거에요. 전 그걸 알아요 ㅋㅋㅋㅋ ……… <고민 중>

은오 2023-11-30 20:15   좋아요 1 | URL
헐 어려워요???!?! 밑줄긋기 읽어보니까 제2의성보단 훨씬 잘읽히던데.... 어렵다면
..........
재고해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11-30 20:23   좋아요 3 | URL
뻥이야!!! 🤪🤪🤪🤪🤪

은오 2023-11-30 23:40   좋아요 2 | URL
엥?! 😱🤣🤣🤣🤣

은오 2023-11-28 2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게으르다면서 필사하시고.. 자려다가 벌떡 일어나서 페이퍼 쓰시고.. 여미쳐도 먼저 읽으시고..
수하님의 허언증이 의심되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고 싶은 책은 얼른 읽어야 되는 거 진짜요!!ㅠㅠ 읽고싶어서 사둔 책 좀 지나니 읽기 싫어져서 방치해두는 게 제 취미입니다..

건수하 2023-11-28 20:22   좋아요 3 | URL
여미쳐는 다른 모임에서 (저를 페미니즘으로 이끌어준 모임이죠 ㅎㅎ) 먼저 읽기 시작해서…

허언증이요? 허언수하로 바꿀까요? ㅋㅋ

저도 사두고 좀 지나서 안 읽고 싶어진 책 많아요 ㅜㅜ 안 읽은 채로 처분 좀 할까 고민중이에요.

시스터 아웃사이더는 안 땡기시나요? 😊

잠자냥 2023-11-28 21:48   좋아요 3 | URL
수하님의 허언증도 제것입니다!

라고 안 하네?! ㅋㅋㅋㅋㅋ

은오 2023-11-28 23:01   좋아요 2 | URL
수하님/ 허언수하 전에 병약수하 하트수하부터.... 캐릭터부자 수하님 ㅋㅋㅋ
시스터 아웃사이더는 전부터 보관함에 있는데 확 땡기진 않아서 언젠가...?? 아니 근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시면 급땡긴다고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허언증 수하님도 좋긴 한데....😳

건수하 2023-11-29 11:22   좋아요 1 | URL
땡기면 합류하세요 ㅎㅎㅎ

1-3월 책들이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강제로 12월에 읽게 될지도 ...

건수하 2023-11-30 14:17   좋아요 1 | URL
은오님 12-1월 읽기로 했습니다
방학 맞춤이네요? ㅎㅎ

은오 2023-11-30 19:5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1월이요?! 알겠습니다. 저는 같이 읽어야 하는 책이 없어서 368쪽이면 금방 읽을 것 같아요!
 

<야자나무 도적>, 세계 여성작가 페미니즘 SF 걸작선.


제목은 은네디 오코라포르의 <야자나무 도적>에서 따온 것이고,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나사파리 구제법 (체체파리의 비법 이라고 번역되어 있기도 하다)>, 옥타비아 버틀러 <저녁과 아침과 밤> 조안나 러스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 등이 실려 있다. 











요즘 너무 이런저런 책들에 조금 조금 손을 대고 있어서, 또 그 책들의 기조가 비슷비슷해서 

읽다가 어떤 에피소드가 어느 책에 나왔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다.


그래서 이젠 다 읽지 못해도 조금씩 남겨야겠다 싶어 자려고 누웠다가 뛰쳐나왔다.















이런 책들을 읽고 있는데.. 11월이 가기 전에 한 권도 다 읽을 가망이 없어 보인다. 


11월엔 기차탈 일이 많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파묻힌 여성>과 <여전히 미쳐있는> 은 무거워서 그럴 땐 <에이스>를 챙겼는데 기차에선 내내 잤고

김장도 하고 2주에 걸쳐 감기와 기타 등등으로 병원 신세를 지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오늘은 미용실에서 <파묻힌 여성>을 읽었고 

<여전히 미쳐있는> (주마다 읽을 분량이 정해져 있는데 지난주 분량을 이번주에 겨우 다 읽음) 에 나오는 어슐러 K. 르귄의 단편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 을 읽었다. 


오디오북으로도 나와 있는데, 살까 하다가 누군가 좀 별로라고 해서 안 사고.. 

<야자나무 도적>에서 읽었다.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문젠과 스콧이 남극점을 '정복'하기 전 이미 한 무리의 여성이 남극점에 다녀갔고, 그것을 굳이 공표하지 않았다-라는 이야기다. '위대한 실패' 라고 일컬어지는 섀클턴의 탐험에서 조난된 탐험대원들을 남극반도 근처 엘리펀트 섬에서 구해준 칠레의 예인선 옐초가 여기에도 등장한다 (시기는 좀더 이전이다). 사실 옐초는 쇄빙선도 아니고, 대양을 항해하기에 적합한 배가 아니고, 아마 크기도 상당히 작을 것이다. 그래서 옐초가 물살이 빨라 험하기로 유명한 드레이크 해협 (아래 지도에서 Punta Arenas와 Elephant Island 아래쪽에 있는 섬 몇 개 - South Shetland Islands - 사이의 바다를 뜻한다.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유명했던 해군 제독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발견하여 그 이름을 땄다) 를 건너는 것만 해도 큰 모험이었을 것인데 (여기 https://academic-accelerator.com/encyclopedia/kr/yelcho-1906 에 보면 '라디오도 없고, 적절한 난방 시스템도 없고, 전등이나 이중 선체도 없는 이 작은 배' 라고 나와있다),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에서는 무려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에서 출발해 남극해의 태평양 부분을 건너 로스해로 간다. 게다가 여름도 아니고 해빙이 꽉 차 있을 10월에 로스해를 뚫고 들어가 빙붕에 사람들을 내려준다. 어이쿠... 이건 좀 많이 무리인 설정인 것 같다. 





이 지도는 File:Shackleton Endurance Aurora map2.png - Wikimedia Commons 에서 가져왔고, Punta Arenas는 내가 추가했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로스해는 남극대륙을 1/3 바퀴 정도 돌아가야 하는 먼 거리다. 물론 칠레에서 뉴질랜드나 호주로 가서 다시 가는 것보다는 덜 걸리겠지만, 옐초호로 가기에는 아주 부담이 되는 거리라는 이야기다. 어느 경로를 택할 지 모르겠으나 남극대륙을 돌고 있는 남극환류를 거슬러 나아가는 것도 작은 배로는 쉽지 않다. 



위 지도에 표시된 경로는 섀클턴이 웨델해로 가서 남극 대륙을 종단하고 남극점-Beardmore glacier를 거쳐 맥머도 만으로 가려고 했다가 웨델해에서 표류하여 Elephant Island로 갔던 경로와, 뉴질랜드와 오스트리아에서 로스해로 가서 보급을 맡았던 배의 경로가 표시되어 있다. 섀클턴이 원래 어디서 출발했는지는 여기 표시되어 있지 않은데, 웨델해로 갔으니 아마 푼타 아레나스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 처치, 호주의 호바트는 지금도 남극의 3대 관문이다. 



탐험대가 로스해로 가야하는 이유는 알겠다 (이전 디스커버리 호의 탐사 기록을 참조한다), 그러면 왜 굳이 이 탐험대가 남아메리카 사람들로 구성되었어야 했을까? 



남극점에 아문젠보다 먼저 도달한 이 한 무리의 여성들은 페루, 아르헨티나, 칠레 사람들이다. 북반구 (스콧, 섀클턴, 아문젠) 의 남성 탐험가들과 대조적으로 설정한 걸까? 다른 것보다도 (실질적으로 대장 노릇을 한) 화자가 페루인이고 '최고의 잉카인' 이라고 불렸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유럽 사람들이 멸망시킨 잉카 문명의 후예. 더 문명화된 북반구와 대조적인 남반구. 르귄이 살았던 북아메리카가 아닌 남아메리카. 그러나 이 여성들의 이름은 거의 다 유럽식이고 아르헨티나와 칠레는 거의 유럽인들이 지배한 나라인데?



"어느 과학 분야도 교육을 받지 않았고, 그런 훈련의 기회도 전혀 없었으니, 무지 탓에 나는 남극에 관한 과학적 지식의 총합에 내가 뭔가를 보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 우리 목표는 관찰과 답사로 제한되었다. 우리는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기를 희망했고, 가능하다면 조금 더 뭔가를 볼 수 있기를 바랐다. 그 외에 우리 목표는 그저 가서 보는 것이었다. 단순한 야망이었고, 기본적으로 겸손한 야망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582)


"영웅적 행위의 뒷면은 오히려 비참할 때가 많다. 여자들과 하인들은 그 뒷면을 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그들의 영웅적 행위 자체도 그럴지 모른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업적은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작다. 정말 큰 것은 하늘과 땅과 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배가 다시 동쪽을 향해 가면서 돌이켜본 그 정신이었다." (590-591) 


"우리는 뭐가 됐건 표식이나 기념물을, 눈 더미나 텐트 고정 막대나 깃발을 남기는 것에 관해 토론했지만 그렇게 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 같았다." (601)


"나는 그때에도 우리가 그곳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뻤다. 자신이 처음이 되고자 갈망하는 어떤 남자가 어느 날 그곳에 갔다가 그걸 발견하고는 자신이 얼마나 바보였는지 깨닫고 상심할 수도 있으니까." (602)




이 이야기에도 나오지만 남극의 지명은 그 지역을 '발견' 한 사람의 이름, 배의 이름, 그 탐험대를 지원한 왕의 이름 등의 고유명사로 점철되어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생각한다면 (남극에는 원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지만) '정복'이나 '(신대륙) 발견' 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 전에 있었던 사람들이 이름을 붙이지 않고 자신의 발견을 알리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를 읽으며 얼마전 단발머리님이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5057233 이 글에서 언급하신 아메리카 원주민과 흑인의 차이가 생각났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생존을 거절하고 섹스를 거부했다. 흑인들은 살아남았다. 

르귄의 이 이야기에 나오는 여성들은 그런 처지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아메리카 원주민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이들은 남극점에 도달할 만큼 충분히 강인하지만, '그저 가서 보고' 싶은 사람들이었으니까. 


나는, 섹스에도 관심이 없지만 성취에 있어 이들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정복' 이라는 것에도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공감이 되기는 했는데. 이들이 남극 탐험을 하기까지는 엄청난 금액을 후원한 후원자가 있었고, 이 여성들은 가족들에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수녀원에서 수련을 해야한다는 핑계를 대기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게 어느 곳의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 힘들게 돈도 쓰고 시간도 투자하고 힘든 여정을 보냈는데,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너무 가혹한 것 같았다. 가끔은 페미니즘이 여성들로 하여금 실질적인 것을 추구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아쉬울 때가 있다. 여성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그런 게 아니라고.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다루고 있는 <여전히 미쳐있는> 6장 - 사변 시, 사변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페미니즘적 도전 행위는 반드시 비밀이나 자살로 끝나야 하는 걸까?





르귄이 어떤 생각으로 이 소설을 썼는지 알고 싶다. 그런데 르귄의 소설은 보통 작가의 의도가 (내가 느끼기에) 모호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 같아서, 어렵다. 번역이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어 (짧은 단편이기도 하고) 원서를 찾아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원서를 읽어보더라도 그런 뉘앙스는 파악하지 못할 것 같다. 역시 에세이집을 읽어봐야겠다.. 




+ 아, 얼마전 다락방님이 남극 꿈을 꿨다고 하셨지. 

다락방님, 여기 남극 나와요!! 그런데 이 책 엄청 두껍고 이 소설은 엄청 짧아요. 



++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 의 원 제목은 <Sur> (스페인어로 '남쪽') 이었다. 나는 서구권의 함축적인 제목을 대개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번 경우는 번역이 멋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예라고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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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27 05: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다가…..

건수하 2023-11-27 07:25   좋아요 1 | URL
정확히는 자려고 누웠다가… ^^

잠자냥 2023-11-27 14:36   좋아요 1 | URL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저도 다른 단편집에서 읽었고… 성취와 야망이 없는 인간이라 그 기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단편에 관한 글을 르귄 에세이 어디선가 읽었는데…..

건수하 2023-11-27 08:59   좋아요 0 | URL
에세이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만 읽었는데.. 다른 책에 있나봅니다.
전 이 분 작품을 많이 안 읽어서 그런가. 성향 파악이 잘 안되더군요..

성취와 야망이 없는 인간이란 설정 자체가 이 소설이 나왔을 때 신기했을 수도 있는데, 후원자에게 돈 받아 엄청 많이 쓰고, 가족에게는 수녀원에 가서 수련한다고 거짓말 하고... 그러고 가서 ‘그저 보고 왔다‘ 라는 게 어쩌면 가진 자들에게만 가능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도 우린 아무것도 남기면 안 되는가 싶기도 하고.. 짧고, 기조는 좋은데 또 좋다고만 하기에는 좀 애매한 이야기였어요.

잠자냥 2023-11-27 10:11   좋아요 2 | URL
저는 이 작품 읽은 지 좀 오래라 기억은 세세하게 나지 않습니다만, 어딘가 미지의 땅을 찾아가서 ˝정복˝하고 ˝깃발˝을 꽂고 그걸 자기 개인의 어떤 업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기존 남성 문화에 대한 비판이자 그런 인류 문명의 역사에 대해 한번쯤 성찰해볼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 정도로 받아들였어요. 그놈의 정복욕 때문에 전쟁도 많이 일어나죠. 르 귄은 그런 남성적 문화에 회의를 많이 가진 작가 같았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언급은 제 기억으로는 <르 귄의 말>에 잠깐 나왔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가 않아서 집에 가면 한번 찾아보고 말씀드릴게요!

건수하 2023-11-27 10:51   좋아요 0 | URL
네, 말씀하신 정도까지는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시절 작품이라 생각해야 하는데 제가 쓸데없이 눈이 높아져서 (...)

단발머리 2023-11-27 1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건수하님 글을 읽으면서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가 생각나네요. 저는 현대사회가 성취와 야망에 대한 지나친 강조 혹은 선망을 부추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자랑하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인정하는만큼 한편으로는 지나친 과시와 허세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 구분선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다만, 저는 여성들이 이렇게 생각할 때.... 즉, ‘그저 보고 오는‘ 데에 만족할 때 남성들이 그 자리에 ‘깃발‘을 꽂으면 그 성취는 남성의 것으로 이해되는 역사를 돌아볼 때, 여성들도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 하고는 있습니다. 자유주의 페미니즘적인 관점이죠.

아침에 건수하님 글 읽으니 얼마나 좋은지 ㅎㅎㅎ 이번주 저의 비타민 권장량을 다 채웠네요.
저 지금 엄청 바쁜데 말이지요^^

건수하 2023-11-27 11:33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정복, 제국주의 문명.. 이런 건 싫은데. 그렇다고 ‘보고 오기‘에 만족하는 건 너무 소극적이지 않은가. 깃발을 다른 방식으로 꽂을 수는 없나 뭐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사실 남극에는 인류가 안 가는게 가장 좋지 않나 싶지만요.. 굳이 갔다면 왜 뭔가를 남기면 안 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바쁜 단발머리님 추운데 잘 챙겨드시고 한 주 시작 잘 하셔요!

공쟝쟝 2023-11-27 1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건수하님의 물음표는ㅋㅋㅋ 자아를 찾으려고 페미니즘을 공부했더니 자아를 해체해야하는 주장에 다다른 저의 난망함과 잘살아보세 개도국 막 넘어섰는 데, 탄소 걱정해야하는 한국인의 곤란함과 맞닿아있는 지적 같아요.
‘우린‘ 아무것도 안남겼다고 하셨지만 제가 알기로는 수하님은 지구상의 무엇보다 소중한 누군가를 남기신 분으로 압니다. ^^
일단 글을 써서 남기고 싶어하는 마음을 남기기로 하신 결단에는 박수를 드리고요. 월요일 힘내요~!!

건수하 2023-11-27 10:56   좋아요 3 | URL
‘보고 오기‘ 만 하니까 바뀌지 않으니 말이죠. 공쟝쟝님의 설명 딱이네요.
개도국 막 넘어섰는데 탄소 걱정 ㅋㅋ 은 조금 많이 나간 것 같지만...

뭐라도 남기니 댓글이 달리고 대화가 생겨서 좋군요. 쟝님도 한 주 시작 힘내세요 ^^

공쟝쟝 2023-11-27 11:17   좋아요 3 | URL
1. 보고 온 걸 보고 왔다고 쓴 걸 보고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을 주었다! (그러니 적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잊지 말자. 남성은 언어와 개념으로 역사를 만들어왔기에 지배자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

2. 저는 제 인식이 많이 나간 거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본은 동아시아의 영국이 되고 싶어서(탈아입구) 가장 잔혹하게 조선을 식민화했는 걸요. 그리고 그들이 가지는 가해자의 피해의식을 잘 들여다(-0- 그 가해남자들의 피해의식을 보라)봐야하고요. 즉 한국의 멈추지 않는 개발, 성장 지상주의 담론은. 일본이 최악의 군국주의로 가는 역사와 맞물려 있어요. 그런데 그 통치가 가능했던 것은 결국 자국민의 동조와 무관심 때문이거든요. 유신도 나치즘도. 합법이었잖아요? 역사는 반복되고,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반복하지 않으려면,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배워야죠..

3. 저는 현실 정치를 이야기하는 데 젠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한가한 독자이자 소시민으로서는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성담론에 ‘침윤‘된 생각을 물음표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글로 남겨두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떨때는 길고긴 생각이 필요하지만... 너무도 짧아서 할말이 없는 생각과도.. 이젠 싸워야 할 때 이고요. (이게 제가 주변에 윤석열 찍은 사람이 없는 비결인데...ㅋㅋㅋ 내 주변에만 없는 줄 알았는 데 그걸로는 만족하면 안되는 거였더라..)

즉. 뭐라도 남기고. 댓글이 달리고. 대화가 생기는 데 있어. 좀 진심입니다. 후. 저도 오늘치 업무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이제 북플 알람끄고 일할게요. 고마워요. 수하님!

건수하 2023-11-27 11:33   좋아요 2 | URL
아. 탄소 걱정은... 그것도 사실 돈 걱정인 거니까.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좀 억울하긴 하겠지만 제가 관심이 없어서 말입니다 ^^;;

건수하 2023-11-27 17:01   좋아요 2 | URL
쟝님 1,3번 댓글과 맥락이 통하는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말의 자유는 ˝가장 큰 힘의 원천˝이 되어준다. 그것은 말이 ˝우리 사이의 차이들을 잇는 다리˝를 놓아주기 때문이다.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침묵이다. 그리고 깨져야 할 침묵은 너무나 많다.˝


- <여전히 미쳐있는> 7장 자매들, 연결과 상처 316쪽 오드리 로드의 말 중에서

공쟝쟝 2023-11-27 18:08   좋아요 1 | URL
수하님 저는 수하님이 좋아요.헤헷!!! 이건 그냥 느낌입니다.

건수하 2023-11-27 18:11   좋아요 1 | URL
저 저도요… ☺️❤️❤️

다락방 2023-11-27 11: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문젠과 스콧이 남극점을 ‘정복‘하기 전 이미 한 무리의 여성이 남극점에 다녀갔고, 그것을 굳이 공표하지 않았다-라는 이야기다.‘ 는 이번에 함께 읽고 있는 책 <파묻힌 여성>과도 내용이 겹치네요. 파묻힌 여성에도 발견된 유적들이 남성이라 보장할 수 없다고 나오며 여성들이 사냥하지 않았을거란 증거도 없다고 하잖아요. 역시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파묻힌 여성은 넘흐 재미가 없지만요 ㅠㅠ

건수하 2023-11-27 11:26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남극 이야기 어떠신지... 근데 저 책은 너무 두껍고, 다른 단편은 제가 안 읽어서 구입은 말리고 싶습니다 :)

파묻힌 여성 저는 읽으며 <제2의 성> 생각이 나더군요. 예시를 수집하는데 공을 들인 ^^ 전 재미 없지는 않은데 읽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중입니다.

다락방 2023-11-27 11:29   좋아요 2 | URL
남극 이야기가 딱히 땡기진 않습니다. 하핫.

파묻힌 여성은 3장 빼면 죄다 예시들이어서 저는 너무 지루해요. 그래서 진도가 안나갑니다. ㅠㅠ

독서괭 2023-11-27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려다가 뛰쳐나오는 열정.. 건조하지 않은 건수하님!! ㅎㅎ
저는 좀.. 아니 거기까지 그렇게 힘들게 다녀왔는데 왜 그냥 보고만 와!! 아까비!! 합니다 ㅠㅠ 아쉽구만요 아쉬워... 본인들은 그걸로 만족할 수 있어도 다른 여성들을 위해 뭔가를 남겨야 한다는, 그거 자체가 여성들에게 부담이 되지만 말이예요. 그래도 아쉽지 않습니까..? (저는 또 성취욕과 명예욕이 좀 있는 편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를 써낸다는 게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전 어슐러 르귄을 <바람의 열두 방향>으로 처음 접해서 꽤 흥미롭게 읽었는데(거의 다 읽었어요) 더 읽어봐야겠다 싶군요!
그나저나 김장에 병마에.. 고생많으셨네요. 검사를 기다리신다니?? 잘 나오길, 더 안 아프시길 빕니다!

건수하 2023-11-27 18:01   좋아요 1 | URL
아깝죠... 그리고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이 은근히 느껴져서 좀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르귄 여사는 이상이 높은 분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전 현실적인 사람이고...

전 성취욕과 명예욕은 별로 없는 편이지만, 독서괭님이 있다는 것은 또 좋아 보이는군요! 왜 그럴까요? ^^

네 이제 그만 아프고 책 좀 읽으렵니다 ^^ 괭님도 얼른 나으셔요!

은오 2023-11-27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하님은 닉네임 허약수하로 바꾸십시오...
제가 전에도 수하님이 아프셔서 걱정했던 기억이 있는데 또 아프시다니............절힘들게하시는군요😫 수하님의몸은 수하님만의몸이아니라 제몸이기도하건만..

진짜 여러 권에 비슷한 책들이라 헷갈리실 만도 ㅋㅋㅋㅋ 남은 11월 12월도 화이팅입니다!!!!!! 수하님은 올해 더이상 병원신세 금지!!!

건수하 2023-11-27 20:34   좋아요 3 | URL
제 몸이…. 😳…. 잠자냥님은 매일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궁금하네요 ㅎㅎㅎ

은오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올해 좀 허약모드인가봅니다 ^^ 이제부턴 건강모드로~

은오 2023-11-27 21:21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은...
매일 그냥 무시하십니다..

건수하 2023-11-27 21:23   좋아요 1 | URL
내성이 생기신 걸까요? ^^

잠자냥 2023-11-27 21:5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얘 진짜 웃기죠?! ㅋㅋㅋㅋㅋㅋ 아놔 진짜 느글거리는 소리 어쩜 저렇게 잘하는지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27 21:55   좋아요 2 | URL
은오가 하는 말처럼 집사2한테 해주면 완전 감동할지도 ㅋㅋㅋ “니가 아프다니 날 힘들게 하는구나… 니 몸은 너만의 몸이 아니라….‘ 으윽 안되겠다 ㅋㅋㅋㅋ 이 인간이 아픈가 할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28 01:12   좋아요 2 | URL
아..... 내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ㅜ 건조하게 웃기시는 수하님 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28 01:14   좋아요 2 | URL
아니근데저한테하실생각을하셔야지갑자기왜집사2님이나오나요너무섭섭하네요아니섭섭한게아니라너무슬픔제말을듣고집사2님한테하시는상상을하시다니오늘잠은다잤습니다제가진짜서러워서진짜...

잠자냥 2023-11-28 04:57   좋아요 2 | URL
자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1-28 10:16   좋아요 2 | URL
그래요 이번엔 잠자냥님이 좀 심하셨다...

건수하 2023-11-28 10:16   좋아요 1 | URL
은오님/ 웃긴 겁니까? ㅎㅎ

잠자냥 2024-01-26 14:13   좋아요 2 | URL
아니 저 곰탱이 몸이 제 몸이라고 생각...상상이 도저히 안 되니까 ㅋㅋㅋ 그런 말을 어떻게 해요.ㅋㅋㅋㅋ
집사2 몸도 내 몸이라고 상상 안 되는 마당에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잠 못 잔다더니 여태 자느라 안 일어나는 곰탱이.

건수하 2023-11-28 10:46   좋아요 2 | URL
아 곰탱이에게 그런 말 할 필요는 없지만 집사2님에게 그런 말을 하는 상상을 굳이 여기 적지는 않으셔도 되었다 뭐 그런 말입니다 ㅋㅋㅋ

은오 2023-11-28 20:01   좋아요 0 | URL
역시 수하님의 건조한 마음으로 봐도 너무했던 잠자냥님의 반응....

잠자냥 2023-11-28 1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집에 가서 확인해봤더니 <르 귄의 말>에 나온 건 아니었고, <세상 끝에서 춤추다>에 ‘영웅들‘이라는 꼭지가 있더라고요. 긴 글이라 제가 수하 님에게 도움될 만한 부분만 발췌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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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년 동안 초기 남극 탐험대에 관한 책들, 특히 탐험대에 있었던 남자들이 쓴 책들에 매료되었다. 로버트 스콧, 어니스트 섀클턴, 앱슬린 체리 개러드,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버드 등등, 모두가 용기와 상상력을 갖춘 남자들이었을 뿐 아니라 선명하고 활기 있고 정확하고 강렬한 글을 쓰는 뛰어난 작가들이었다. 나는 미국인인 덕분에 스콧에 대한 우상화에 노출되지 않았고 따라서 이제는 스콧을 비웃어야 세련되다는 분위기에 휩쓸릴 이유도 없으며, 여전히 스콧이나 섀클턴이나 버드의 성격에 대해 다양한 전기 작가들의 편견을 참고하지 않고 오직 본인들의 작품과 증인에 만 의지하여 판단하는 데 만족한다. 그들은 확실히 나에게 영웅들이었다. 모두가 그랬다. (....) 또 15년쯤 후에는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단편을 썼는데, 여기에서는 소규모 라틴아메리카인 무리가 아문센과 스콧보다 1년 먼저 남극에 도달했으나 그 사실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전원 여자들이라, 남자들이 그들이 먼저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안 될 테니까 말이다. 남자들이 얼마나 실망하겠나. “우리는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았다.” 화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 내 인생의 즐거운 경험 중 하나였던 그 단편을 쓰면서 내가 영웅주의에 대해 조금은 매정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각했지만, 나에게 실제 남극 탐험가들의 실체를 폭로한다거나 평가절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나는 허구를 통해 그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책 속에서 얼마나 여러 번 그들과 함께 탐험을 했던가.
(....)
나는 최근, 새턴을 다룬 공영방송 시리즈(스콧과 아문센을 다룬 시리즈가 조악했던 만큼이나 캐스팅과 제작이 잘 이루어진 시리즈다.)를 볼 때까지만 해도 이 과정을 자각하지 못했다. 어니스트 섀클턴과 세 친구가 남극을 향해 끔찍하게 황량한 땅을 힘겹게 나아간다. 그토록 열렬히 도달하고 싶었던 한 점을 겨우 156킬로미터 앞두고 돌아서기 이틀 전이다. 그리고 섀클턴의 일기에서 발췌한 말을 읊는 목소리가 깔린다. “남자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뿐이다. 자연의 가장 강력한 군세가 우리와 대치했다.” 그리고 나는 앉은 자세로 생각했다. 이게 무슨 허튼소리람! 그리고 나도 놀랐다. 나는 그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린 지치고 용감한 남자들에게 그전까지 언제나 느꼈던 그대로의 감정을 느꼈고, 그들을 기다리는 쓰라린 실망에 안타까워했다. 그런데도 섀클턴의 저 말은 역겨울 정도로 거짓되고 어리석게 다가왔다. 왜? 나는 생각해 봐야 했다. 그리고 이 글이 그 생각의 과정이다. “남자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뿐이다.” 뭐, 그건 알겠다. 물 론 탐험대는 전원 남자였고, 여성 투표권을 주장하던 이들은 저 멀리 집에 있었다. 그들은 솔직히 그 “남자(Man)”에 여자들이 포함된 다고 믿었거나, 혹시 생각을 해 봤다 해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사실 생각해 보지도 않았지 싶지만 말이다. 분명 자기네 탐험대에 여자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안을 들었다면 진심으로 웃어 댔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남자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 식으로 말하자면, 사람들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아니면, 「마하바라타』의 위대하면서도 쓰라린 결말에서 유디슈트라 왕이 말하듯 “내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내 손이 닿지 않는 목표를 이룰 수는 없다.” 키우는 개 이름이 다르마인 이 왕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 선명 하고 맹렬한 의무감을 지녔던 저 영국 탐험가들도 그랬다. 하지만 “자연의 가장 강력한 군세가 우리와 대치했다.”는 어떤가? 여기 문제가 있다. 뭘 기대한 거죠, 어니스트? 정말로, 무엇을 자초한 거죠? 당신이 그렇게 추진하지 않았나요? 대단한 수고와 비용을 들여, 바로 그 가장 강력한 “자연의 군세”가 당신과 당신의 작은 군대와 “대치하도록” 안배하지 않았나요?
군대 이미지는 잘못됐다. 자기중심주의는 어리석다. “자연”을 적과 동일시하는 건 치명적이다. 우리에게 남극 대륙이 순백의 처녀지를 관통하는 영국 남자 네 명을 알아차리고 그들을 벌하고자 복수의 분노를, 무시무시한 바람과 눈보라라는 무기를 풀어 놓았다고 믿으라니. 글쎄, 나는 못 믿겠다. 자연이 인류의 적이라고도, 여성형이라고도 믿지 않겠다. (.....) (‘영웅들’ <세상 끝에서 춤추다> pp.302~311 발췌)

건수하 2023-11-28 10:45   좋아요 3 | URL
아, 거기 있었군요! 그 책을 생각 못했네요..

저는 살면서 영웅에 큰 관심은 없었으나.. 섀클턴에게는 개인적인 일로 조금 애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 글에는 거의 100% 공감이 되는군요.

잠자냥님, 발췌까지... 감동입니다. 은오님이라면 이 감동을 좀더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을텐데.
전 그냥. 건조하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잠자냥 2023-11-28 12:01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저 사랑하시죠?!!!!!!!!!!!!!!!
쮸어어어어아ㅏㅏㅏ어아아ㅏ아ㅏㅏㅏ츄르븝ㅂㅂ브ㅡㅇㅈ쮸아앙ㅂ압💋💋💋


(은오라면......)

은오 2023-11-28 19: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hap. 13 


Mr. Yao의 말에 서글펐다. 하물며 5학년 아이에게 이런 말을! 

(미아가 Mr. Yao에게 하는 말도 5학년 같진 않지만) 


You know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a good employee and a bad employee?

It's not whether they're hardworking or even whether they're smart, it's whether they know their place


그런데 책을 읽으니 이 두 문장 사이에 (자문자답 사이에) Mr. Yao가 미아의 몸 어딘가 (술취한 남자가 멱살을 잡았던 부분) 를 찔렀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닌가. 듣기만 할 때는 애한테 good employee와 bad employee 운운하는 것에 충격을 받아서 저 부분을 놓쳤던 것 같다. 


jab his finger into my chest


애한테 이게 무슨 짓인지.. 그것도 자기 아들 보는 앞에서. 



앞으로 또 언급될 지 모르겠는데 Mr. Yao가 타이완 억양을 갖고 있다고 했고, Jason이 'China엔 먼지랑 쓰레기 말고 아무 것도 없다던데? 우리 아빠가 그랬어' 라고 했던 게 맘에 걸린다. 1990년대 초반 중국은 아직 경제 개방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대만은 80년대에 이미 (한국보다) 잘 살고 있었고.. 미아의 부모님이나 Uncle Ming은 중국 본토 (China, 대만 사람들의 표현으론 Mandarin China)에서 왔다. 어느 정도 현실이 반영된 (Mia네 가족과 Uncle들의 보스가 백인 미국인이 아니고 중국계라는 것도) 것 같다. 


새삼, 화교 포함 중국계 인구가 몇 명인데 그동안 나도 모르게 중국계 사람은 하나의 집단이라고 생각해왔구나 싶어 뜨끔했다. 나는 북경과 대만 억양은 물론 광동어도 구별하지 못해서 그들을 관찰해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그들 사이에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Chap. 14 


Poor people can do stuff too!




Chap. 15 


He knows there's no 'or else'. 


Sometimes I wondered if this fate thing was just something adults made up to make themselves feel better, like the tooth fairy. 


한 때 'fate thing' 은 나약함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살아보니 나는 (최선을 다했냐면 그렇게 말하긴 어렵지만) 나름 한 것 같은데 안 되는 것들이 있고 그걸 계속 고집하면 마음이 힘들다. It's not so bad. 이라고 적당히 체념하는 것도 삶을 계속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 건강이나 기본적인 것들이 우선될 때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있다. 내가 힘드니 요즘은 어렵고 내 삶을 성찰해야 하는 책을 펴고 싶지가 않아서 출퇴근 길에도 음악만 듣고 있다.


그렇지만 미아에게 너도 커 보면 알 거야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그 때 가서 알면 되니까. 


Sometimes a mistake is actually an opportunity, but we just can't see it right then and there.


Because of you. You're my special penny, Mia. 


눈물이 났다. 



전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미국으로 이민간 중국인 남성을 만난 적 있다. 언젠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는 아마도 고향에 다니러 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원래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가 말을 걸었다. 어쩌면 중국계라고 생각해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일본 사람도 중국 사람도 베트남 사람도 (...) '너 처음 봤을 때 우리나라 사람인 줄 알고 깜짝 놀랐어' 라고 하는 얼굴을 갖고 있다. (사국 공통의 얼굴이란 게 존재할 수... 있는 걸까..있겠지.. ) 

그는 어디 가냐면서 미국엔 왜 왔었냐, 그런걸 묻다가 자기 얘길 했다. 중국에서 의사였고 지금은 하와이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비행기는 시애틀->인천 비행기였는데 하와이에 사는 사람이 왜 시애틀에서 비행기를 탔는지는 알 수 없다. 그가 미국으로 간 이유는 중국에서는 아이를 한 명 넘게 낳으면 벌금을 어마어마하게 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가 몇 명이냐는 나의 말에 그는 아이가 넷이라고 했다.. 


나는 그 때 독신을 지향하고 있기도 했고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중국에서는 아이를 한 명밖에 낳을 수 없어서 이민을 갔다는 걸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중국에서 의사가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교수나 의사 등이 의외로 수입은 적다고 들었다) 그와 미아의 아빠의 생각은 다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이가 있고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면 나 자신을 생각할 때와는 삶이 좀 달라지긴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이미 체념하고 있지만 아이의 삶에 대해서는 쉽게 체념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갖게 되고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떤 부모의 마음이다. 나는 그랬다는 얘기다. 어쩌면 그것이 어떤 부모에게는 삶의 작은 원동력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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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11-21 1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야오씨의 말은 가면 갈수록 가관이에요! 휴... 만취남 touch가 무척 기분이 더러웠던 기억이 납니다-_-; 저도 같은 지점에서 울컥했었어요. 아이의 삶에 대해서는 쉽게 체념하지 않는다는 수하님 말씀이 뭉클합니다.

건수하 2023-11-21 13:44   좋아요 1 | URL
더할 수도 있단 말인가요... ㅠㅠ

정확히 어디를 터치했는지 만취남이나 Mr. Yao가 Mia를 어린 여성으로 인식하고 그랬는지 어쩐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저의 어린 시절 남자 어른들의 태도를 생각하니 짐작이 되면서.. 무척 기분이 나빴습니다.

청아 2023-11-21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이 책 읽다가 분통, 눈물 났어요! 야오씨는 계속 못된 모습을 보여주고 그럼에도 미아의 어른스러움에... 저를 자꾸만 되돌아보게 되는것 같아요.
나라면 어땟을까 나는 도망쳤을텐데 등등요.

건수하 2023-11-21 13:46   좋아요 1 | URL
미아가 참 씩씩하고 어른스럽죠!
아빠에게 Would you still have come? 물어볼 때는 좀 아이 같지만..

아빠나 엄마의 대답이 참 바람직해서 (현실은 좀 다르겠죠?), 나는 어떤 부모인가도 생각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