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뉴스레터라는 게 있는 줄 몰랐는데, 토요일마다 보내주는 이메일이 있고 거기 언급된 글들이 이달의 리뷰 페이퍼에 선정되는 일이 많다는 모 님과 모 님의 댓글을 보고 비로소 존재를 알게 되었고 신청해보았다. 그래서 오늘 처음 받았는데..


이게 다 같은 주에 올라온 글이 아닌 것 같은데 다 묶여 있는 걸 보니 서재의 글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 있는지 모니터링 되고 있구나 싶다. 서재 소식을 모아서 업데이트 해준다는 게 반갑기도 한데 한편 운영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건 약간 무섭기도 하고…?


어쨌든 같은 주제로 여러 이웃 분들이 쓰신 글이 주루룩 나왔다는 건 반가워서 올려본다.


북플 앱이 오류가 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안드로이드만 그런지… 일단 나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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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8-19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론, 운영자는 수하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ㅋㅋㅋ
저는 가끔 방문자수가 확 늘 때가 있어서 왜지? 이상해했었는데 그게 이 뉴스레터 덕인 걸 언젠가 알게 됐어요. 아마 수하님 서재도 오늘 방문자수가 많을텐데,, 북플 오류 난다는 분이 많아서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마니아 시스템도 그렇고 우린 아직 알라딘에 대해 공부할 게 많군요!^^

건수하 2023-08-19 22:43   좋아요 1 | URL
아 저도 그런 적이 있지만 그게 뉴스레터 때문인지는 확인 못했네요. 다른 이유일지도…

제 글은 뉴스레터에 없었으므로 제 서재 방문지수는 평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독서괭 2023-08-19 22:49   좋아요 1 | URL
앗! 저는 아직 뉴스레터를 제대로 못 봐서 수하님 글도 올라온줄 알았네요^^; 뉴스레터나 알라디너스픽에 올라오면 방문자수가 확 늘더라고요~

잠자냥 2023-08-20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앱…. 저는 아이폰8 쓰고 앱 업데이트도 안 해서 그런지 아무 이상이 없네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오늘 알라딘 뉴스레터 저 3개 글이 나란히 순서대로 있는 거 보고 약간 소름…. *_* 수하 님은 지난 주말에 방문자수 많았을 거 같아요.

건수하 2023-08-20 00:38   좋아요 0 | URL
저는 앱 업데이트 자동이지만 이상 없는 걸 보면 안드로이드 앱 오류인가 봐요. 저도 반가우면서도 좀 소름…

건수하 2023-08-21 09:48   좋아요 0 | URL
이 글 때문일까요? 오늘 벌써 방문자수가 높길래 어제 확인해보니 어제는 더 높다는... ;;

잠자냥 2023-08-21 10:30   좋아요 1 | URL
근데 가끔 이상하게 방문자수 많을 때도 있더라고요.. 알 수 없는 시스템......

페넬로페 2023-08-20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하루종일, 지금 일요일 0시 53분인데, 제 폰에서는 계속 북플앱 안되고 있어요. 안드로이드만 그런건가요? 같은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으니 재미있기도 하고, 흥미로울 수 있어 그런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어요, ㅎㅎ

건수하 2023-08-20 08:36   좋아요 1 | URL
에궁 북플앱 오류는 주말이 지나야 해결이 되려나요…

페넬로페님 말씀하신 이유로 주욱 붙여놓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서로 트랙백 걸지도 않았고, 같은 책으로 얘기한 것도 아니고 제목도 각각 다르고 한데 뉴스레터 만드시는 분이 글을 직접 읽어보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어서요 ^^

단발머리 2023-08-21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뉴스레터를 받지 못하는데 ㅋㅋㅋㅋㅋ 어떻게ㅋㅋㅋㅋ 주르륵 올라온 글들이 반가워요.
반가운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수하님!! 월요일이지만, 굿모닝!!

건수하 2023-08-21 09:49   좋아요 1 | URL
아는 책이 있으면 그 서점을 좋아한다는 말처럼, 처음 받아본 뉴스레터에 아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아이가 개학해서 상쾌한 아침입니다. 단발머리님도 굿모닝,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잠자냥 2023-08-21 10:30   좋아요 1 | URL
아이가 개학해서 상쾌한 아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8-21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프로필 사진 바뀌었다. 2호인가요?
왜 마징가 귀죠? ㅋㅋㅋ 약 먹어야 하는 순간?? 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1 13:26   좋아요 1 | URL
2호는 약을 안 먹는데... 제가 이름 부르면서 사진 찍어서 그런 것 같아요 ㅎㅎ
생긴 것과는 달리 (몸집도 펑퍼짐한데) 엄청 겁 많고 예민하답니다.

오른쪽 귀 땜빵 보이시나요? 어릴 때 1호한테 장난치다가 맨날 맞아서 생긴 땜빵 ;ㅁ;

잠자냥 2023-08-21 13:32   좋아요 1 | URL
땜빵 봤습니다. ㅋㅋㅋ 자기가 긁은 줄.. ㅋ
저희 3호도 1호한테 까불다가 물어뜯겨서(집사들 없을 때 그랬어요) 상처 나고 그랬는데, 지금 몇 달 지나고 겨우 털이 자라기는 하지만 땜빵이 크게 생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8-21 15:14   좋아요 1 | URL
와 수하님네 2호?? 넘 예쁘네요😍

건수하 2023-08-21 18:03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감사합니다. 전 팔불출.. ^^

단발머리 2023-08-22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1호가 더 이뻐요. 그것은 사실입니다. 2호야, 미안....

잠자냥 2023-08-22 20:3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러시안블루>>>>>>코숏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8-22 20:51   좋아요 3 | URL
저는 코숏파…

단발머리 2023-08-22 21:11   좋아요 1 | URL
저 검색해봄요. 아~~~ 막 이러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2 21:25   좋아요 0 | URL
저도 1호를 좀더 예뻐합니다. 첫째이기도 하고 1호가 저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

단발머리 2023-08-22 21:46   좋아요 1 | URL
이 댓글을 2호가 싫어합니다 ㅋㅋ

건수하 2023-08-22 22:02   좋아요 0 | URL
그는 집사2 바라기…. 😂
 
이중 작가 초롱
이미상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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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작가 초롱, 이미상. 제목도 작가 이름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오래도록 해온 책모임에서 8월 함께 읽고 얘기 나누기로 한 이 소설을 추천한 사람이 왜 추천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단톡방을 뒤져보니 '장편소설을 하려 했지만, 첫 두 작품 읽고 그냥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는 말을 발견했다. 이 책모임에서는 주제를 정해서 모임원이 한 권씩 책을 고르고 그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음 주제를 정한다. 이번 주제는 한국 소설이었고 나는 <자두>를 골랐었다. 



어떤 책인지 찾아보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과연, 첫 두 단편이 강렬했다. 어쩌면 이렇게 드러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적나라하면서도 적확하게 썼을까 싶은 문장들. 그리고 한국 소설, 특히 한국 여성 작가 소설을 멀리하는 이유인 '감정을 드러내놓고 설명'하지 않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세 번째 소설, 단편집의 제목과 같은 <이중 작가 초롱>. 작가, 소설, 독자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소설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절묘한 시기에 이 소설을 읽게 되었을까. 내가 그 화두들을 잘 감당할 순 없었지만. 



얼마 전 서재에 '어떤 작가를 좋아하느냐' 에 대한 글이 몇 편 올라왔다. 서재에서 전에 어떤 작가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었다. 나는 '사람 싫어, 고양이 좋아!' 라고 말하는 사람 둘과 함께 살고 있고 그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차마 사람을 안 좋아한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런데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면 (은*님?) 또 사람을 좋아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 정도로 하자. 연예인을 좋아하거나, 특정 작가를 좋아해 본 적은 별로 없다. 노래, 소설, 그림, 영화.. 이런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가수나 연주가, 작가, 화가, 배우를 특별히 좋아하진 않는다. 그래서 작가를 만난 적은 많지만 책에 사인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작가가 궁금해서 북토크에 갔다 하더라도 목소리를 듣고 멀리서 본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기억하면 됐지 사인은 뭐하러.. 이런 생각. 소규모의 행사에서 다들 받는데 나만 가만히 있기가 곤란할 때 주로 받았고 그것도 몇 번 안된다. 아,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싫기도 하다. (정희진 선생님을 만난다면 줄 서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작품, 한 장르, .... 등 하나에 집중하는 편도 아니다. 또 어떤 것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언제나 단점을 더 잘 본다 (고치고 싶은 점이다). 몇 권 읽고 좋아하다가도 한 번 읽고 아니다 싶으면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자 출신의 두 작가의 글을 나는 더이상 읽지 않는다. 한 작가는 소설에서는 고발하는데 주요 일간지 칼럼에서는 수줍다. 하다못해 책 소개마저 수줍다. 거기서 끝낼 게 아닌 것 같은데? 여기서 끝낸다고? 물론, 주요 일간지 칼럼을 맡을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는 그 작가의 상황을 존중하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엔 안 맡아도 될 것 같지만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지 모르니까. 다른 한 작가는 그냥... 나이든 한국 남자, 보수적인 한국 남자다. 그의 유려한 글 솜씨에 감탄했고, 그가 쓴 것이 예전엔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요즘은... 그런 건 더 안 읽어도 될 것 같다. 이미 그런 글은 많이 읽었다. 

나는 '가장' 이라는 부사에도 약하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가장' 좋아하는 음식... 그런 걸 어떻게 하나만 고른단 말인가. 이 세상에는 매력적인 것들이 그렇게 많은데. 그래서 어떤 작가를 좋아하냐는 질문을 서재에서 받았을 때 당황했다. 물론 그 분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던 나의 자기검열도 고민을 더해 주었다. 한 때 좋아했지만 이제 안 좋아하는 하루키를 말하긴 부끄럽지 (이제 안 좋아하기도 하고), 여성주의 책을 같이 읽는 분인데 그래도 그 부분에서 좀 멋진 작가를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또 너무 무거운 건 싫고, 그러고보니 요즘 내가 어떤 작가의 책을 많이 읽었지? 하다가 많이 읽었던 책들이 재미있었고, 딱히 깊이는 없었지만 저자의 기본적인 정서가 나름 맘에 들어서 그 작가의 이름을 말했다. 그런데... 그 작가는 별로 대중적인 작가가 아니었나 보다... 가 아니고 사실은 그리 대중적이지 않다.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고...  물어보신 분은 무거운 책도 잘 읽는 분이었다. 물론 그 분이 내가 가벼운 책의 작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나를 가볍게 판단하셨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겠지 하고 좀 아쉬웠다. 그래도 달리 떠오르는 작가의 이름이 없었고, 솔직한 게 좋은 거잖아? 하고는 잊어버렸다 (그런데 생각이 났네). 



내가 어떤 책을 읽다가 이 작가의 책(특히 소설)을 더 읽고 싶다- 라고 할 때는 크게 두 경우다. 생각이 나와 비슷하거나,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그것도 아주 자세히 잘 표현할 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있는 작가의 경우 금방 질린다. 그런데 막연히 느끼고 있지만 나는 말이나 글로 옮길 수 없는 것을 표현해 주는 작가의 책은 계속 읽고 싶어진다. 그 작가가 내가 관심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면 더 그렇고, 그걸 새로운 관점으로, 그것도 여러 관점으로 다루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이미상 작가의 <이중 작가 초롱>에 실린 단편들이 그랬다. 나를 자극하고, 생각하게 하고, 그리고 속시원하게 표현해주었고, 내가 관심있는 주제인 '여성' 그것도 '지금 한국의 여성' 을 다루고 있었다. 외국 작가들의 소설보다 한국 작가의 소설은 더 가깝고 때로는 뼈아프게 다가와서, 피하려고 했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여성 작가들의 소설은 좀 '촉촉'해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다. 이미상 작가의 소설은 건조하다기 보다는 단단하다. 그래서 더 맘에 든다. 참신한 자기만의 단어를 만들어 쓰는 것도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평대'. 이게 무엇의 준말일까요? 궁금하죠? 궁금하면 (만오천) 오백원..



찾아보니 이 단편집에 실린 소설들은 이미 여러 번 상을 수상한 것들이었고 여러 개의 문집, 소설집에 실려있는 것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쌓아온 것을 한꺼번에 접해버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버겁게 힘들게 읽었다. 작가가 경장편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 몹시 기대된다. 좀처럼 재독이란 것을 하지 않지만, 그 때까지 이 소설집을 더 읽고 생각해볼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의구심이 든다. MSG는 처음부터 남자를 죽일 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나, 남자 죽일 거요, 말만 해놓고 자신도 자신의 맹세를 믿지 못한 것이 아닐까? 봤죠? 나, 하긴 했어요, 결과야 어찌되었든 간에... 식의 소시민적 예의바름! 당신은 그런 부류가 되고 싶은가? 남자를 죽이기로 해놓고 여자를 죽이는, 아버지를 때리고 싶지만 어머니를 패는, 영원히 하향 지원하는, 제발,

쥐겹다!
쥐꼬리만한 야심들! - P193

처음에는 남이 나에게 했던 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무색무취였던 말이 뒤늦게 악취를 풍겨 때늦은 앙심을 품게 했다. 그러다 다행히-계속됐다가는 유치원 시절 문방구 아주머니를 수소문해 칼을 들고 찾아가게 된다-점차 내가 남에게 했던 말 때문에 괴롭게 되었다. - P234

(해설) 여자아이는 세계에 항상적으로 도사리고 잇는 폭력적 남성성의 공포를 경험하고, 그에 저항할 경우 가해지는 폭력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순수한 욕망과 그 포기를 어떤 식으로든 합리화하는 통과의례를 거치지만 단속되지 않는 그 생의 활력은 밤마다 소생한다. - P325

(해설) 세계의 물리적 표면에서는 감지되지 않지만 그 내부에 분명히 실재하는 위험을 형상화한 이 스릴러는 여성이 일상에서 수없이 감지하는 남성의 폭력을 적확한 언어로 설명하기 힘든 이유를 제시하는 동시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의 당사자성과 목소리를 듣는 것이 그토록 중요함을 역설한다. - P331

(해설) 전통적으로 남자는 여성의 외모 꾸미기를 자신을 향한 구애의 표현으로 해석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꾸밈의 과정과 그 이전의 모습은 철저히 숨겨져야 하고 오직 그 결과물만을 제공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무의식을 탑재한 남성은 화장을 고치는 익명의 여자를 보며 (대중교통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사이에 강렬한 욕망의 구도가 생기는 것은 아주 특이한 일인데도) 그녀가 자신을 욕망의 대상으로 전혀 보지 않는다는 ‘수치스러운‘ 사실을 전송받는다. 위축된 자신의 남성성을 마주한 그는 분개하며 익명의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개별 사건들을 인용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무차별‘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수많은 여성 살해와 염산 테러를 이미 안다. 이때 발휘할 수 있는 여성의 방어술은 공격을 통한 적극적 자기방어가 아니라 사력을 다한 탈출이다. - P331

(해설) 타인의 머릿속에 생각을 심을 수 있다는 믿음은 겉으로 능동적인 자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정폭력 피해자, 가령 가스라이팅을 오래 당해온 아내들에게서 발견되는 착각이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 남자의 마음은 너에게 달렸어. 네가 저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거야." 125쪽).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때 단지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판단과 행동을 가해자의 인격에 맞추려는 최후의 몸부림이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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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15 06: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휴일이라 더 밀도 높은 글! ㅎㅎ

“가장” 좋이하는 고양이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15 09:41   좋아요 2 | URL
이 책 너무 권하고 싶은데, 책 내용을 자세히 말하는 걸 꺼리는 편이라 다른 얘기만 잔뜩 쓰게 되었네요… 그렇지만 책은 직접 읽어보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밑줄을 몇 개 추가했습니다 :)

고양이는 다 좋지만 내 고양이가 제일 좋죠!! 둘 중 하나를 더 좋아해서 미안하지만 그들도 좋아하는 사람이 달라서 다행이에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8-15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상 작가는 <소설 보다> 시리즈에서 두어 편 읽은 것 같아요. 젊은작가 수상 작품집에도 실려 있어 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가구나!싶었습니다.
제겐 좀 건조해서 무슨 뜻일까? 읽으면서 생각이 많이 필요한...이런 종류의 소설이 좀 어렵더군요. 예전엔 저도 이런 종류의 소설이 참 좋았었는데 요즘은 성격이 변했는지 적당껏 촉촉하고 적당껏 건조함이 있는 소설이 좋아요. 아닌가? 문장이 좋은 소설을 찾는 것인가?....사실 전 기호가 늘 바뀌는 것 같아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ㅋㅋㅋ 팔랑귀...ㅋㅋ
그냥 저는 한국 여성 작가들 소설은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응원하고픈 마음이랄까요? 그러다 보면 또 제 마음에 드는 소설들이 종종 있기도 하구요. <이중 작가 초롱>도 기억했다가 읽어봐야겠어요. <자두>도 평이 참 좋군요? 사다 놨는데 아직 읽지 않았어요. 빨리 읽어야 응원이고 뭐고가 가능한 것인데 그것도 말 하기가 참...ㅜㅜ
늦잠 자고 일어나 처음 읽은 수하 님의 글입니다. 이제 밥 차리러 나갑니다.
휴일 잘 보내세요.
고양이들과 집사들과 함께요^^

건수하 2023-08-15 09:47   좋아요 1 | URL
나무님 읽어보셨군요 ^^ 역시 나무님 조용히 많이 읽으시는 것 같아요!

저도 요즘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그런 마음으로 읽고 있고, 페미니즘 책 읽으면서 제 마음을 대면할 수 있게 되어서 이제 한국 여성 소설도 자주 읽게 되었어요. 사실 <자두>는 <이중 작가 초롱>에 비해서는 좀 촉촉한 편이에요. 저는 최은영 작가님 소설을 다른 사람들만큼 좋아하게 되진 않더라고요.. 그게 촉촉해서 그렇지 않을까 했었어요. 제가 어떤 소설을 좋아하는 지 그 기준에 대해 좀더 생각해봐야겠어요. 어쨌든 이번에 <이중 작가 초롱>은 참 특이하면서도 좋았어요.

책 내용을 직접적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쓰지 않았는데, 또 너무 불친절한 것 같아 나무님 댓글 다시는 동안 밑줄을 몇 개 추가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한 번 읽어봐주세요 ^^

바람돌이 2023-08-15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나 사람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데 제 이야기 하는 줄요. ㅎㅎ
수하님이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마음 확 느껴지구요. 조만간 읽어봐야겟네요. ^^ 조금씩 한국 문학을 일부러라도 찾아 읽어야겠다싶기도 하구요.
아 참 저는 <자두> 좋아합니다. 최은영 작가는 저랑 좀 안 맞구요. 우리 좀 비슷하니까 이중작가 초롱도 저는 좋지 않을까 미리 생각해봐요. ^^

건수하 2023-08-15 13:02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비슷한 생각하신다니 반가워요. <이중 작가 초롱>도 맘에 드셨으면…. 저 <그 책은> 궁금했는데, 찾아봐야겠어요. <아무래도 서점> 좋아했던 저희 아이가 더 좋아할 것 같긴 하지만요~

반유행열반인 2023-08-15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었는데 평대 까먹고 뭐더라 평균적 대가리? (그러다 평*의 대* 기억남 ㅋㅋ) 하고 있었네요

건수하 2023-08-15 15:23   좋아요 1 | URL
열반인님 읽으셨군요! 그게 바로 와 닿지는 않는데 일단 받아들이고 나니 참 신박하더라는요 ^^

다락방 2023-08-15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다 포기하고 팔았는데 제가 무슨 짓을 한건가 싶네요 ;;

잠자냥 2023-08-15 15:03   좋아요 1 | URL
왜죠?! 왜 다 못 읽음?!

다락방 2023-08-15 15:09   좋아요 2 | URL
저도 왜인지 모르겠는데 좋다고 해서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아 못읽겠다 이랬어요. 두 편 읽었나 두 편도 다 못읽었나 ;;

잠자냥 2023-08-15 15:14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 극찬이 많아서 눈여겨만 보고 있었는데….. 으음 ㅎㅎㅎㅎ 다락방 님 의견 참고하겠삼. ㅋㅋㅋㅋ

건수하 2023-08-15 15:37   좋아요 1 | URL
안 맞는 사람도 있겠지요.. 끝까지 몰아부치는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요. 첫 두 편이 특히 그랬어요. 기성세대들은 (저는 기성세대에 속하고 싶지 않은데 그럼 60대 이상이라고 해야하는 가) 특히 싫어할 것 같아요.
저는 일단 끝까지는 다 읽는 편이기도 하고, <이중 작가 초롱>의 소설에 관한 화두도 좋았고 (서재에서 했던 생각 덕분에 더) ‘죽이러 갔다가 악수하고 돌아온다’ 같은 내 마음 왜 그런지 모르겠는 그런 명확하지 않은 감정들을 표현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건수하 2023-08-15 15:36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일단 시도는 해 보시기를 😉

은오 2023-08-16 0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리뷰에 약합니다.. 책 내용이 없어도 막 읽고 싶게 만들어주시는 리뷰.... 수하님 이 리뷰.... 주섬주섬 담아가고요..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그것도 아주 자세히 잘 표현”하는 글 이건 정말 제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될 정도로 이런 순간을 주는 작가를 저도 너무 좋아해요!

건수하 2023-08-16 10:54   좋아요 0 | URL
그런 문장을 발견하는 순간 되게 벅차지요 ^^ 그 순간 때문에 책을 읽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은오님도 이 책 맘에 드시기를.. :)

독서괭 2023-08-16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사람 싫어, 고양이 좋아!‘ 라고 말하는 사람 둘과 함께 살고 있고 -> ㅋㅋㅋㅋㅋ 그래서 수하님이 집에서 ˝축축하다˝는 평을 들으시는 거군요?^^
‘가장‘ 좋아하는 책, 작가는 정말 꼽기 어려울 것 같아요. 대답을 들은 그분은, 앗 내가 모르는 작가?! 이럴수가..속으로 생각하고 얼른 찾아보시지 않았을지요? ㅎㅎ ‘즐겨 읽는 작가‘ ‘믿고 읽는 작가‘ 정도가 질문으로 적절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과 작가의 관계란, 어려운 것 같아요. 자기 신념을 말하는 책을 쓴 사람이 말과 행동을 달리하면 실망하는 게 당연한 것 같고요. 문학은 좀더 복잡할 것 같고요. 어느 정도는 포장하게 되는 게 본능 아닐지. 그래서 진짜 바닥까지 파고드는 작가는 드물고, 대단하고..
이런저런 이유들로, 저도 갈수록 여성작가들 책 위주로 읽게 됩니다. 수하님 칭찬하시고, 다락방님 중도작파 하셨다는 <이중 작가 초롱>이 더 궁금해지네요^^

건수하 2023-08-16 13:53   좋아요 1 | URL
만약 그 분이 찾아보셨다면 실망하지 않으셨기를... ^^

맞아요, 자기 신념을 말하는 책을 쓴 사람이 그러면 정말 실망스러울 것 같고... 문학은 또 좀 다르지요. 여러 작품에서 느껴지는 공통적인 정서가 있는데, 내가 그것 때문에 좋아했는데 실상이 다르면 좀 마음이 안 갈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좋아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작가도 있겠지요. 작가를 뭐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고.. 그저 읽고 싶은 책이 많은 가운데 저는 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고 싶어요. 그러다보니 여성작가 위주로 ^^;

<이중 작가 초롱>에서는 작가가 비슷한 두 작품 (사실은 하나를 쓰고, 하나를 고쳐서 다시 쓴 하나인데요) 에서 태도가 너무 달라서 비난받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상황은 제가 얘기하듯 그냥 읽지 않겠다-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것보다 좀 심해서... 이런 절묘한 상황을 만든 것부터 좀 놀랍기도 했어요. 궁금하시다니 반갑고, 독서괭님도 언젠가 읽어보시고 글 써주시면 좋겠어요 :)

단발머리 2023-08-19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어디 갔다 왔나요. 이제 이 글을 읽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수하님 글 읽으면서 수하님이 어떤 분이신지 더 잘 알 거 같아요. 그것도 어찌보면 저의 추측이고 상상이겠지만 말이에요. 저도 좋아하는 작가라 해도 줄 서는 수고(?)를 많이 아끼는 편입니다. 그 분이 사인 해주려면 피곤하실 듯하니 알아서 배려하는 마음.... 가장 최근에 줄 서서 사인 받은 사람이 유시민 작가와 정희진쌤인데요. 지난 번에 정희진쌤 뵈었을 때는 사인도 안 받고 멀리서 선생님 한참 쳐다보다 그냥 나왔습니다.

책과 칼럼의 스탠스가 좀 차이가 난다고 하는 그 작가가 제가 생각하는 그 작가인거 같은데요. 저는 그 작가의 칼럼을 읽지는 않는데요. 다른 쪽으로... 그러니까 출판사 책 판매량의 정확한 집계에 관련된 일이나 또 작가들의 콜라보 작업에서 그 작가가 애쓰고 노력하는 면이 있다고 저는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역시나 모두 다 알 수는 없는 일이고... 암튼 그렇습니다.


외국 작가들의 소설보다 한국 작가의 소설은 더 가깝고 때로는 뼈아프게 다가와서, 피하려고 했던 때도 있었다.

이 문장이 뼈를 때리네요. 저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현실과 너무 맞닿아 있어서 한국 소설 읽는 일이 더 어렵고 부담도 되고요.
 
증언혐오 - 탈진실 시대에 공통진실 찾기
조정환 지음 / 갈무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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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신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역자 후기에 언급된,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던 윤지오에 대한 마녀사냥 - 당시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 에 대해 알아보고자 읽었다.

세월호 참사 때 허언을 했다고 몰려 구속까지 당했던 홍가혜 씨의 소식을 이 책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것은 또 하나의 마녀사냥이었다. 나름 유명한 (지금은 탈퇴했지만) 참여연대의 양홍석 변호사가 소송을 맡아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나만 사회에 관심이 없어서 몰랐기를,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기를, 그만큼 알려졌기를 바란다. 일단 저질러놓고 아니면 말고- 가 그렇게까지 통하는 사회가 아니기를.. (이라고 썼지만 요즘이 내가 살아온 중에 가장 암울한 상황인 것 같다)


인터넷에 뜨는 기사 몇 개만 읽어서는 무엇이 진실이고 아닌지 판단하기가 너무 어려운 요즘. 이 책을 읽는다고 내가 판단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읽고 나니 판단할 수 있겠다. 내가 받아들이기 더 쉬운 관점이라서도 그렇지만 그만큼 저자가 쉽고 자세하게 근거를 들어서 썼기 때문. 저자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의 노력이 들어갔을 거라 생각되지만.. <우리는 ~ 후손들이다>의 역자들도 포함되었을 것 같고. (저자 윤정환은 도서출판 갈무리의 대표이며 연구 공동체(?) <다중지성의 정원> 대표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쓸 게 있을까 싶지만 저자가 더 썼으니, 그리고 언젠가부터 계속되는 인터넷을 이용한 여론 몰이에서 나 스스로 판단하고 싶은 마음에 <까판의 문법> 도 읽어보고 싶다. 책 몇 권 읽는다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사건에서 진위를 판단하기란 요원한 일이겠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순수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본가계급이 음모와 술수를 통해 착취와 수탈을 수행한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그에 적합하고 효과적인 대응행동을 해야 한다. 승리하는 혁명을 위해서는 진실(당당함)을 기술(영리함)과 결합해야 한다. 승리하는 혁명을 위해서는 강령(진실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전략과 전술(영리함)이 필요하다. - P134

국민을 개돼지나 종으로 아는 반국민적 권력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시작인 셈이다. 전쟁이나 혁명도 그렇지만, 정의의 싸움도 조직이나 집단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전위나 투사만이 투쟁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시대에는 평범한 개개인들이 삶 속에서 겪는 작은 경험들에서, 그경험들에 대한 자신 나름의 고유하고 특이한 느낌에서, 자신만의 그 특이한 느낌을 평균 속에 묻어버리지 않고 살려 나가는 집요함에서, 작은 불의에 대한 관용이 아니라 선처 없는 처벌을 바라는 노력에서 투쟁이 시작된다. 그래서 작은 물의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큰 불의를 꺾게 된다. 조직이나 집단은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일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조직과 집단은 기존의 조직들을 승계하여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개개인의 그 고유하고 특이한 느낌• 생각• 판단을 유통하여 이끌어낸 공감을 기초로 해서 늘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장자연의 절규와 항의를 이어받은 윤지오의 증언 투쟁과 방어 투쟁, 그리고 다양한 유형의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투쟁은 하나의 투쟁의 다른 장들이다. 이 투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은 어려운 만큼 드물겠지만, 드문 만큼 고귀한 것이다. - P180

요컨대 우리는 모두 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인신매매나 인신 상납의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것을 구조적으로 강요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들 각자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서로 유리되어 있고 그 개개인들이 삶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공동의 수단들에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이 구조적 강요의 조건이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해, 토지, 화폐, 자본, 기계, 기술, 통신망, 통치기구, 법체계, 학교, 미디어 등등이 우리의 삶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수단인데 그 대부분이 국가권력을 장악한 소수나 국제자본가들에게 장악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대의체계는 생명 개체들의 자기조직화와 직접민주주의를 무력화하고 생명의 실존을 타자에게 위임하는 태도, 관습, 문화, 사고법, 정당화 체계를 대규모로 재생산한다. 그것이 낳는 결과는 뿔뿔이 흩어진 신자유주의적 개인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이 구조적 강요를 강요로서 느끼지 못하며 우리 스스로가 계약에 따라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행동한다고 믿게 된다. - P223

성폭력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최초 대응에는 "아내들‘이 앞장선다. 아내는 ‘안 것‘을 의미하는 ‘안 해‘에서 나온 말이다. 경상 도 말 ‘니 해라가 ‘너의 것으로 하라‘를 의미하듯이, 해‘는 ‘물건, 소유물을 의미한다. 그것은 남성 가부장의 시선에서 파악된 여성, 남성의 소유물로서의 여성이다. 여성이 이 ‘아내‘ 관념을 내면화할 때, 이 여성은 가부장주의의 파수꾼으로 기능하게 된다.
아내 의식이 페미니즘의 옷을 걸칠 때도 있다. 그러한 유사 페미니즘은 다른 모든 여성을 위험한 여자, 이상한 여자로 보는 보편적 의심증과 결합된다. 아내-페미니즘은 여성의 권익을 지키 고자 하지만 그 노력은 꽃뱀으로 의심되는 모든 여자로부터 자신의 아내 지위를 지키고자 하는 방어적 투쟁으로 된다. 그 결 과 남성 권력자들이 자행하는 성폭력은 위험한 여자들의 꼬임 (사기)으로 인해 자신의 남편이 겪는 피해로 인식된다. 아내-페미니스트들이 여성 사회를 내전의 무대로 만들면서, 자신들이 이상한 여자들이라고 보는 사람들을 상대로 벌이는 시민사회 내 투쟁을 지켜보면서 성폭력 체제와 가부장주의는 아마도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것이다. 푸코가 <광기의 역사>에서 서술하고 실비아 페데리치가 <캘리번과 마녀>에서 서술한 마녀사냥은 결코 과거사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여기에서 국가기구와 남성 권력자만이 아니라 아내주의-여성, 아내-페미니스트들에 의해서도 생생하게 되풀이되는 잔혹사이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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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8-14 0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들 윤지오 마녀로 몰아가고 세상 죽일 여자로 만들어가는데 조정환이 이 책을 써주어 아주 반가웠어요.
그리고 수하 님이 이 책을 읽으셨다니 너무 반갑고 좋아요. ㅠㅠ

건수하 2023-08-15 01:12   좋아요 1 | URL
전 당시에 잘 모르겠다- 하고 판단을 보류했는데 이제 와서 그게 참 후회되더군요. 조정환 님 책은 처음 읽었는데.. 본인의 경험 덕분에 더 사건의 이해도가 높았던 것 같고, 그 부분까지 책에 포함시켜서 더 신뢰가 갔어요. 두꺼워서 함부로 권하긴 그렇지만, 끈기있게 읽으면 되는 책이라 이번달 책 읽은 분들께 권하고 싶네요. <까판의 문법>도 읽고 싶구요 ^^
 
































얼마 전 <왜 읽을 수 없는가>를 읽고, 한국어의 ‘언어 내 번역’ 문제가 인상깊었는데, 얼마 전 모 구독서비스에 <현대 한국어로 철학하기> 가  떴다. 표지 디자인도 그렇고 출판사도 같고. 연관된 내용이란 느낌이 왔다. 그래서 조금 훑어보고, 극히 일부분만 읽었지만 이 책이 어떤 책인지만 간략하게 써보려고 한다. 


저자는 신우승, 김은정, 이승택 이렇게 세 명인데 신우승은 서재 이웃분 중 몇 분이 언급하신 적이 있는 ‘전기 가오리’ 의 운영자이다. 나머지 두 분은 모르는데 철학 전공자이며 철학책 번역을 하는 분들이다. 


“20년 동안 철학 도서와 논문을 읽으면서 한국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일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이 그 중 하나입니다. … 저는 우리가 일상 언어로 철학 개념을 다루는 시도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만 ‘그냥 차라리 영어 문헌으로 읽어.’ 라는 말의 빈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중, 전자책으로 읽어 쪽수 모름) 


이후 14개의 장이 있는데, 각 장에서 철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개념을 설명하고, 그 개념의 의미를 잘 나타낼 수 있는 한국어 번역을 신우승이 제안하면 김은정과 이승택이 신우승의 제안을 검토하고 다른 제안을 하는 식으로 책이 진행된다. 나는 첫 챕터만 한 번 보고 일단 덮었다. 내가 철학 용어의 적절함을 논하는 책을 볼 때는 아닌 것 같아서. 철학 외에 다른 학문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어 보다 많은 독자가 한국어로 하고 싶은 공부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학자들이 좋은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는 것 외에, 학문의 대중화에 힘쓰는 것 또한 학문의 한 분야에 기여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대중 매체에 나와서 잠깐 전하는 것도 뭐 좋은 방법인데, 이런 시도는 오래 남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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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8-10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읽을 수 없는가>를 읽다가 3분의 2지점에서 덮었어요. 문제제기는 신선했지만 그게 너무 나가버려 언어에 있어 정의의 명징함 이런것까지 다 갖다 버리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자 스스로가 자기 논리에 도취되어서 자기가 지금 욕하는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안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번역의 문제는 늘 얘기할 수 밖에 없고 특히 철학 책같은 종류의 책은 번역자들이 어렵다는건 알지만 좀더 제대로 된 한국어를 구사했으면 하는 문제도 역시 있지요. 그래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수하 2023-08-10 19:03   좋아요 2 | URL
저도 어딘가부터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 뭐라 꼭 집어 말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바람돌이님이 좀 짚어주시면 좋겠는데요. <현대 한국어로 철학하기>는 구체적인 예에 적용한 거라서 그런 부분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한 번에 될 일은 아닐테고 여러 번에 걸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고 주류 학자들이 사용해야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독서괭 2023-08-10 18: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을 수 없음, 으로 철학을 그냥 밀어놓지 않고 정면대결하려고 차근차근 준비중이신(맞져?) 수하님, 멋져요!!

건수하 2023-08-10 19:04   좋아요 5 | URL
어… ‘언어의 번역’ 이 궁금해서 봤습니다만…. 제 잠재의식 어딘가 그런 생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독서괭님이 멋지다고 하시니깐 차근차근 준비중인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

책읽는나무 2023-08-10 19:09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대화가 왜 이렇게 아름답죠?^^
 


















이런 책이 있었다.. 역시 출판사는 메멘토.

읽어보겠다. 언제나 등장하는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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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8-09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궁금해요! 저도 한번! ㅎㅎ

건수하 2023-08-10 16:00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전자책으로 있습니다 ^^

난티나무 2023-08-11 04:36   좋아요 0 | URL
오 땡투를 잊었…ㅠㅠ

건수하 2023-08-11 13:08   좋아요 0 | URL
벌써 사셨어요? 땡투는 괜찮습니다 ㅎㅎ 난티나무님 맘에 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