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호황, 기업 재무제표와 다우존스 지수가 급등하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성 정치와 인종과 세대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으로 편향된다. 기업 권력의 과도한 욕심에 드러내놓고 대항하기보다는, 여성과 남성, 흑인과 백인, 젊은이와 늙은이들에게 서로 분노가 빗나가게 되는 것이다.

1997년 개정판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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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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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Daily Rituals: Women at Work> 인데 번역서 제목은 <예술하는 습관>… 🥲 과학자 마리 퀴리도 나온다. 어릴 때는 노력하지도 않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는게 천재고 멋진 일이라 생각했으나 예술가든 아니든 뭔가를 이룬 사람들은 참 다 부지런하고 인내하고 노력하는 것 같다.

워낙 많은 인물이 소개되어 있어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 삶의 태도가 해이해진 것 같을 때, 좀더 나를 다잡고 싶을때 펴서 한 챕터씩 읽기 좋다.

아래 밑줄은 토니 케이드 밤바라의 이야기 중.

사실 난 많은 사람들이 여성 작가의 집필 습관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기 전까지는 그러한 우려를 인지하지도 못했다. 엄마 노릇을 하면서 다른 모든 일들을 어떻게 해낼 수 있나요? 사생활을 지켜달라는 당신의 요구에 친한 친구들이 화를 내지는 않나요? 고독한 글쓰기에 몰입하는 삶에서 빠져나올 수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걱정을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글쓰기는 내 인생의 중심 활동이 아니었다. 단편소설은 이동하면서도 쓸 수 있었다. 운전하면서 농산물 직판장으로 가는 길에도 머릿속으로 소설의 기본적인 윤곽을 잡고, 항공사의 전화 응답을 기다리는 동안 대사를 쓰고, 딸아이의 당근 케이크를 만들면서 핵심 장면을 대략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한밤중에 초고를 완성하고, 세탁기를 돌리면서 편집하고, 집회 전단지를 인쇄하면서 원고를 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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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읽고 싶지는 않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아마 이 책에 비하면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순한 맛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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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14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딱 그마음이에요. 읽어야 할것 같은데 읽기가 싫어요. 읽으면서 고통스러울 것 같아서요 ㅠㅠ 차라리 모르고 싶기도 한, 그런 마음이에요 ㅠㅠ

건수하 2022-04-15 17:46   좋아요 0 | URL
알게 되었고 읽어야 할 것 같다 생각했으니 읽어야겠지요…? 장바구니에 담은 손꾸락이 (평소와 달리) 가볍지가 않네요.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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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4-13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싫어(?)서 써도 여러 번 언급하면 마니아가 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13 11:38   좋아요 1 | URL
꼭 싫은 건 아니지만 마니아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말이지요… 원하지 않으면 카운트 안 되게 하는 것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

단발머리 2022-04-13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아! 싫은데 마니아 되면 참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13 11:38   좋아요 1 | URL
뭐 괜찮은데… 진정한 마니아들 사이에 끼기가 좀 뭣해서.. ^^;;

청아 2022-04-1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거 많아요!ㅋ 내가 아니다 싶은건 좀 빼고싶은데 그럴 권한이 없는 마니아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13 14:59   좋아요 1 | URL
원하지 않는 마니아…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저번에 한 번 썼다. 


이 책이 워낙 여기저기서 회자되다보니 계속 이 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감동적이었다고 좋았다고 하는데 왜 나는 그 감동을 느낄 수가 없는가에 대해서 (...)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D님 Z님 등 몇몇 분들이 데이비드 스타 조던도 작가도 비호감이라고 하는 걸 보았다. 나는 사실 저자가 비호감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내가 저자의 사고방식 (남자친구랑 헤어졌는데 다른 사람의 책에서 해결 방법을 찾고 싶어하는) 을 이해할 수가 없다_ 라고 말하는게 일종의 비호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해 못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면 되지, 왜 거기서 더 나아가질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해는 잘 안되지만,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외도로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있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뭔가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사람의 입장. 일단 그 입장을 전제하고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자친구와 헤어졌는데, 왜 다른 과학자의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지..


문제는 그 외도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과의 외도였다는 것에 있었던 것 같다. 룰루 밀러 작가는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적고 있지 않지만, 당시 그 외도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고 싶어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 어릴 때 아버지에게 교육받은 타이트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동성에게 끌려서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했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다는게 충격일 수 있고,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끌리는) 모호한 자기 정체성을 인정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확실하게 선을 긋고 싶었던 것 아닐까 짐작한다. 저자의 아버지는 과학자로 (저자가 보기에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명료한 입장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사회의 인정을 받아 정점의 자리에 올랐던 조던의 책을 읽으며 자기의 모호함을 해소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둘의 공통점은 과학자라는 것 외에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리고 조던에게서 인간적 결함을 발견하고 그의 업적에서 틀린 점을 찾아내면서, 그와 같은 명료한 사고방식의 권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물고기라는 범주가 불완전하고 오류가 있다는 것에서 '범주화'라는 것에 회의를 갖게 되고 (이 부분에서 모든 범주화를 부정하는 식으로 사고를 확장하여 나를 회의적으로 만든다) 양성애자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걸 어떻게 해보려고 조던의 책을 읽었다- 라는 부분을 좀더 자세히 써 줬으면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좀더 자신 내면의 이야기를 썼으면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좀 친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의도한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는 축소한 것에 비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대기가 그렇게 자세하게 나왔어야 했는가에 대해서도 좀 의문이 있다.


이렇게 해서 책을, 작가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는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분들이 얘기하신 감동은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생각 별로 안 했었는데, 새삼스레 내가 사람들의 감정을 아주 잘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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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12 19: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이 좋았다고 해서 나도 꼭 좋지는 않더라구요 ㅋ 저도 그런적이 많아서 공감이 됩니다 ^^

건수하 2022-04-12 21:18   좋아요 3 | URL
맞아요... 사실 뭐든 호불호가 있는데.
워낙 다들 좋다고 하니까 내가 이상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사실 제가 감정에 좀 약한 편이기도 하고요.

새파랑님 댓글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