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이 되어서야 겨우 #여성주의책같이읽기 모임의 12월 책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를 펴 볼 수 있었다. 77쪽까지 읽었는데 이제야 '개정판을 펴내며' 가 끝이 났고, 96쪽까지가 '들어가기 전에' 다. 77쪽까지 읽었는데 밑줄 긋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책이 너무 예쁘다고 그래서 무거운데도 종이책으로 사게 만들어주신 공쟝쟝님 (맞나? 맞겠지....) 께 감사를 드린다. 그나저나 12월이 다 가기 전에 얼마나 읽을 수 있을런지.


이 책이 1972년에 출간된 후 50년이 지났다. 


"아, 정말이지 너무나 시의적절하고 유의미한 책이었어요!' 라고 작년에 어느 독자가 전화를 걸어 말해서, 

작가는 낙담했다고 한다. 여성들의 정신건강이 50년 동안 괄목할 만하게 좋아져서 이제는 이 이야기가 그저 역사에 기록으로 남기를, 이 이야기가 시대착오적이기를 바랐기 때문에. 




14쪽

그 시절(1970년대)에는 여자란 타고나기를 정신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병들어 있다고 배웠다. 여자는 히스테릭 (‘hysteric’의 어원인 그리스어 ‘hysteros’는 자궁을 뜻한다)하고, 엄살을 부리고, 유치하고, 교묘하게 사람을 조종하고, 쌀쌀맞거나 숨 막히게 굴고, 호르몬 때문에 쉽게 극단적이 된다고 말이다. 


17쪽

19~20세기에 북미와 유럽의 남성들은 정신이 멀쩡한 아내와 딸을 집안이나 정신병원에 감금할 합법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 권위적이고 폭력적이며 술주정꾼에 정신 나간 남편들은 아내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으며, 때로는 너무 콧대가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후 다른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영원히 유폐시켰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제인 에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그리고 <핑거스미스>를 떠올렸다.)


그러나 그 이전 한참 동안 (최소한 18세기-20세기 동안) 여성의 '광기' 가 어떻게 판단되고 취급되었는지를 생각하면 겨우 50년 동안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오히려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백래시'가 있었으니까. 지금 한국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니까. 책 하나가 나오고 몇몇이 깨인다고 쉽게 해결되는 문제일리가 없다. 



26쪽

정신병 환자와 기혼 여성을 위한 연구에서 엘리자베스 패커드는 첫 번째 개선안으로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어느 누구도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설령 그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는 부조리해 보인다고 할지라도, 미친 사람 또는 편집광으로 간주되거나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 ….

패커드가 글을 쓰고 운동을 벌인 시절로부터 한 세기가 지났지만, 제도 권력을 장악한다는 사람들은 이 책이 제기한 도전들을 무시하면서, 페미니스트의 저술은 그 개념 정의상 편견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으며, 신경증적이고 히스테릭하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 사회의 비평가들은 개별 여성들을 병적으로 취급하듯이 페미니즘 운동 전체와 페미니즘 운동이 고취시킨 작업 전부를 병리적인 현상으로 규정해버렸다). 어떤 사람은 나의 페미니즘적 견해가 “귀에 거슬리”고(그들은 이 단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른다), “남성 혐오적”이며 너무 “분노에 차 있다”고 말했다. 



성별이 들어가지 않고 인간 전반에 대한 이야기일 때는 너무도 당연해보이는 이야기들이, 성별이 포함되는 순간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는 일이 많다. 



52쪽

광기는 가족과 사회 안에서 자행되는 불의와 잔인성에 의해 야기되거나 악화된다. 따라서 자유와 진보적인 법적 개혁과 정치적인 투쟁과 친절함만이 심리적-도덕적 정신건강에 핵심적 요소이다. 


69쪽

우리에게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의식화 집단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에 관한 신랄한 감정을 서로에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에너지를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노력,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 이것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필요하다. 가끔은 좀더 빠른 답을 바라지만.. 



77쪽 
여성은 자유, 음식, 자연, 은신처, 여가시간,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정의, 음악, 시, 탈가부장제적인 가족, 공동체, 만성적이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앓고 있을 때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함께하는 온정 어린 지원, 독립, 책, 육체적(성적)인 쾌락, 교육, 혼자일 수 있는 시간,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 사랑, 윤리적인 우정, 예술, 건강, 존엄한 고용, 정치적인 동지를 원한다. 



여성이 원하는 것은, 남성이 원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동일할 것이다. 






'개정판을 펴내며' 에 언급된 책들 중 번역이 되었는데 제목이 바뀌었거나, 번역본이 소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추가해본다. 


23쪽 

캐럴라인 냅의 <Appetites>는 <세상은 왜 날씬한 여자를 원하는가>라는 제목으로 2006년 번역 출간되었으나 같은 출판사에서 2021년 <욕구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28쪽 

캐럴 길리건의 <다른 목소리로 In a Different Voices>는 <침묵에서 말하기로> (심심, 2020)로 번역 출간되었다. 












74쪽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에 대한 여성의 비인간적인 행위 Woman’s Inhumanity to Woman>은 <여자의 적은 여자다> (부글북스, 2009

- 현재 절판)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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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2-28 00: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자의적은 여자다>제목을 왜 이렇게 했을까 조금 아쉬워요. 그래도 읽어보고 싶은데 절판이라니ㅠ 저랑 비슷한 속도로 읽고 계셔서 반갑습니다😆

건수하 2021-12-28 05:10   좋아요 2 | URL
제목이 영 그렇죠? 여적여라는 말이 있기도 하고 좀 강렬하게 보이려고 그런거 아닐까 싶어요. 저도 절판이후 알게되어 정가보다 비싼 중고가로 구해 읽었답니다.. (그러고서 지인에게 넘겼던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여성과 광기가 잘 팔렸으면 이 책도 다시 나오고 필리스 체슬러의 다른 책도 더 나오면 좋겠어요.

독서괭 2021-12-28 00: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필리스 체슬러 책들 중 법정앞에 선 어머니들, 이었나? 그책이 궁금하던데 번역서는 안 나왔나 보더라구요 ㅜㅜ

건수하 2021-12-28 05:11   좋아요 3 | URL
이혼 관련 이야기겠죠? 얼마나 또 아픈 이야기가 많을런지… ㅠㅠ 이분이 책을 많이 내셨던데 좀더 번역이 되면 좋겠네요.

단발머리 2021-12-29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본 정리까지 너무 좋아요! 저는 지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수하님 글 보니 나도 글 써야겠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

건수하 2021-12-29 09:20   좋아요 0 | URL
저는 여기까지 읽고 아직 더 못읽었어요 ㅋㅋㅋ 아무래도 해를 넘기게 될 거 같네요 :) 단발머리님 글 기다립니다~
 
마침내 런던 - <채링 크로스 84번지> 헬레인 한프의 런던 여행
헬레인 한프 지음, 심혜경 옮김 / 에이치비프레스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채링크로스 84번지>의 작가가 런던에 가서 그녀의 책을 읽은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 이 책에 책 이야기는 거의 없지만, 다들 <채링크로스 ~>를 읽었을 테니까 굳이 말 안해도 이심전심. 헬레인 한프의 글을 좋아했다면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중간에 나오는 런던구경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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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2-26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 님 런던 풍경 궁금해요^^

건수하 2021-12-26 20:35   좋아요 0 | URL
풍경 저도 궁금해요 ㅎㅎ
예전에는 정말 수박 겉핥기 식으로 런던 시내만 며칠 봤는지라 (그 중 박물관도 두 곳이나 갔었구요)

다시 가게 된다면 햄스테드 히스와 세인트폴 대성당을 찬찬히 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21-12-26 20:39   좋아요 0 | URL
오호 전 왜 수하 님이 지금 런던에 계신다고 생각한 걸까요 ㅎㅎ 꿈을 꾼 걸까요. 그래서 런던풍경 보여달라는 말이었어요. ㅋ
세인트폴 대성당 전 2018년 유월초에 갔어요. ^^

건수하 2021-12-26 20:41   좋아요 1 | URL
아 저 뭔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거였군요 ^^;;;


저는 지금 남반구에 있어요 :)

새파랑 2021-12-26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링크로스의 속편 격인 책인가 보네요~ 런던은 안가봤지만 책을 통해 가봐야겠군요 ^^

건수하 2021-12-26 20:36   좋아요 1 | URL
네 속편 격인데.. 이 책에는 책 이야기는 거의 안 나와요. 사람 이야기와 런던 이야기가 거의 다예요.
새파랑님 이 책이랑, 옥스퍼드 시간여행 시리즈를 보시면 일단 세인트폴 대성당을 꼭 보고싶어지실 거예요 :)

scott 2021-12-26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링 크로스 84 서점 있었던 자리에 맥 버거가 들어섰다가 현재는 파스타 가게로 바뀌었습니다!
런던은 어디를 가도 흥미로움으로 가득 !ㅎㅎ

건수하 2021-12-26 20:42   좋아요 1 | URL
앗 ㅎㅎ 그렇군요. 세월은 흐르니… 옥스퍼드 시간여행 시리즈에 이어 이 책에서도 옥스퍼드 보들리언 도서관이 나와서 거기도 가보고 싶어졌네요 ^^

다락방 2021-12-27 08:37   좋아요 0 | URL
제가 맥 버거였을 때 찾아갔었어요. 아무리 봐도 주소가 여기가 맞는데 싶어 옆 서점에 가 ‘여기가 혹시 거기 아니니? 물었더니 맞다면서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채링크로스 84번지에 가보고 싶어서 런던을 갔는데 그게 없어졌어요. 그런데 지금은 파스타.. 가게가 되었나요. 아아 세월...
 















<채링크로스 84번지>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 있어서, 단지 그 이유로 이 책을 샀다. 너무 많은 정보를 보지 않으려고 책 소개를 읽어보지 않은 채로. 막연히 <건지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처럼 편지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만나서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채링크로스 84번지> 를 읽은 지도 오래되어 내용이 가물가물했지만, 다시 읽어보지 않고 그냥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짐을 늘리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리스본 서점'의 정현주 점장 (이자 라디오 방송작가)가 추천사를 썼는데, 내가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안 것도 그 서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다. 추천사에는 책을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이 책의 번역자는 심혜경 님인데, 

















얼마 전 서재 이웃 누군가 '읽어보고 싶은 책' 으로 담아서 보니 같은 이름이라 혹시? 했는데 이 책의 저자가 맞았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라니. 꼭 카페에서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공부하는 할머니라니. 멋지다. 


이 책의 제목은 무루 님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를 떠올리게 한다. 요즘 멋진 할머니들이 많지만 꼭 멋지지 않아도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하고싶은 일을 한다는 건 좋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앞으로는 할 수 있는 할머니가 많아지면 좋겠다. 나의 엄마도 취미로 시작한 일을 계속 하고 계시는데, 내가 그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지지해드리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방해를 많이 했지만) 계속 하고 계신다는게 참 좋다. 



올해 재택근무를 하면서 자주 갔던 카페가 있다. 집에서는 해야 할 집안일도 눈에 밟히고, 고양이들도 와서 한 번씩 건드리고 가고, 사놓고 못 읽은 그러나 읽고 싶은 책들이 있고, 나를 유혹하는 침대가 있고.... 그래서 일이 급할 때는 특히 카페에 가서 많이 했다. 나는 공부도 집에서 했던 사람이라, 전에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에게 맞는 카페를 찾은 건지 거기서는 능률이 꽤 좋았다. 


그 카페에는 11시쯤 되면 오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내가 갈 때마다 매번 그 할머니를 만났다. 근처에 사시는 모양이다. 음료를 한 잔 주문하고 안경을 쓰고 자리에 앉아 신문을 펼쳐 읽는 것이 할머니의 일과인 듯했다. 일하다 보면 어느새 사라지셨던 걸로 보아 할머니의 오전 일과가 카페에서 신문 읽기인 것 같았다. 집에서 읽어도 될텐데 굳이 카페에 와서 읽는 것이 (나도 그 카페에서 능률이 좋았기 때문에) 신문을 대하는 할머니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고, 나중에 은퇴하고 저렇게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은퇴하고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고도 매일 카페에서 커피 한 잔, 그리고 사고싶은 책도 꽤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예상과는 달리 이 이야기는 평생 런던에 가고싶었지만 경제적인 사정상 가지 못했던 헬레인 한프가 <채링크로스 84번지> 가 영국에서 출간되면서 초대를 받아, 결국 런던을 방문하여 가고싶은 곳을 만나고 여러 사람을 만났다는 런던 여행기에 가까웠다. 저자는 블룸스버리 가 근처의 호텔에 묵었는데,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읽은 사람들이 워낙 그를 만나고 싶어하고 환대하는 바람에 블룸스버리 공작부인이 된 느낌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는 <The Duchess of Bloomsburry Street> 이다. 사연을 아는 나는 이 책의 원제가 더 맘에 든다. 번역서를 읽을 때 자주 느끼는 것인데, 이건 번역의 문제가 아니고 출판계에서 혹은 독자들이 선호하는 책 제목의 분위기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읽고나면 아쉬울 때도 많지만, 왜 그런 제목을 선택하는 지는 이해가 되기도 하고. 


처음에는 그 호텔이 어딘지 찾아보았다가 대영 박물관 바로 옆이라 신나서 거리뷰도 찾아보고.. 했었는데 읽다보니 너무나 많은 유명한 지명이 등장하여 (...) 더이상 찾기를 포기하고 읽었다. 작년에 런던에 가보려고 계획했던 것이 무산되어 아쉬웠는데 책에서 런던을 만나니 들떴는지도 모르겠다. 런던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얼른 연락을 하여 이 책을 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알라딘에서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카톡으로 선물하기는 참 편리한 기능이다) 


(선조들의 나라인) 영국을 방문한 미국인의 감상, 같은 언어로 쓰여진 문학을 공유하는 입장에서 셰익스피어와 디킨스 등 영국 작가에 대한 생각, 뉴욕과 런던, 나아가 미국인과 영국인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야기 등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많았다. 내가 공감할 수 없는 내용도 많았으나 그녀의 글은 좋았고 그녀의 자유로운 생각과 유머감각도 좋았다. 부수적으로 런던과 그 주변의 유명한 지명과 이야기들이 따라오는 것도 좋았다. 가봤던 곳은 가봐서 좋았고 안 가본 곳은 나중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러나 <채링크로스 84번지>가 책에 관한 이야기라서 좋아했던 사람들 누구에게나 이 책을 쉽게 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이제 이 곳에서 머문지 6일이 되었다. 몸은 갇혀있는 상황이지만 마음은 일상으로부터 고삐풀린 망아지가 되어 이곳 저곳을 헤맸던 것 같다. 일하고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고 남는 시간에는 인터넷을 떠돌고 못보던 넷플릭스 드라마도 기웃거리고 유튜브 동영상도 봤다. 밥을 먹으면서도 꼭 시간을 아껴 영상을 보려고 노력했다. 책상이 없어 1인용 소파와 테이블에서 일을 하며 자세가 불편하다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계속되는 검사, 불확실해지는 일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인지 책은 도통 손에 잡히질 않았다.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낸 적이 있었나,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온전히 혼자 보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에는 일도 안해도 되고 그냥 편하게 쉬자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었는데, 낯선 곳에서 겪는 이야기라 그런지 몰입이 되기 시작했고 재미있게 읽었다. 결국 여유시간이 많아진지 6일째 되어서야 겨우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불편하다고 투덜거렸던 1인용 소파가 책을 읽기에는 (등에 베개 하나를 받치기만 한다면) 아주 좋은 의자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지만 여기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 나는 아직도 어떤 걸 마이리뷰에 어떤걸 마이페이퍼에 쓰는 게 적당한지 잘 모르겠다 (...) 리뷰에는 책 정보를 하나밖에 넣을 수 없어서 페이퍼에 쓴다.


++ 셰익스피어와 디킨스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한국 사람들의 대다수가 좋아하는 한국 작가는 누구일까. 그런 사람이 있나...?

있다 하더라도 누구나 많이 인용하고 그런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굳이 꼽는다면 누구일까. 

책 읽는 사람들은 편견과 차별 없이 상대를 받아들이고 끄덕이며 이해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우리는 자유로워지고 너그러워진다. 불편과 부당에 대해서 분노하는 지점도 닮아 있다. 우리는 서로를 정서적 안전망이라고 부른다. 상처받고 날아들었다가 다시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새들 같다. 독서실 끝나고 집에 갈 때 그들은 재잘대며 웃고 있다. 책이 이어 주는 사람들은 틀림이 없다. (추천사 중)

노인들이 죽기 전에 고향을 보고 싶어 하듯 나는 런던을 보고 싶어 했다. 셰익스피어와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작가와 애서가들에게는 이런 일이 자연스러울 거라고 나는 마음속으로 되뇌곤 했다.

내가 마크스 서점에서 샀던 책들은 뉴욕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친구들은 오랫동안 내게 ‘오몰리 (O‘Malley‘s) 서점에 가 봐.". "도버 & 파인 (Dauber & Pine) 에 한번 가보라니까."라는 조언을 해 줬다. 나는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런던과 이어지기를 원했기에 어떻게든 그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여왕을 알현하기 위해 17세기 마차가 20세기 러시아나 아프리카 외교관들을 태우고 버킹엄궁의 문들을 지날 때 ‘시대착오(anachronism)’라는 단어를 쓰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시대착오’는 오래전에 죽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죽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런던에서 이른바 역사는 살아 있고, 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영국인들은 유럽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분리되고, 다르고, 따로 떨어져 있기를 원한다. 이때 켄은 영국에서는 이제 진부한 농담이 되어 버린 오래된 신문기사를 인용하면서 이를 설명했다. 섬 전체가 안개에 뒤덮인 악천후 기간에 한 영국 신문은 머리기사 제목을 "안개가 대륙을 고립시키다"라고 달았다.

디킨스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단아가 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디킨스는 영국 모든 가정의 성주신이라는 이야기다.

나는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행운을 빌었다. 그는 "당신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라브!"라고 말하고는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가던 길을 갔다. 나는 그의 뒷모습에 눈길을 보내며 그의 이름을 물어보려고도 하지 않은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사람들이 이름조차 남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불쑥 들어왔다가 10초 만에 나가 버리게 해서는 안 된다. 디킨스 선생님이 언젠가 지적했듯이 우리는 모두 함께 무덤을 향해 가는 존재들이다.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를 더 존경할지라도, 그들이 사랑하는 작가는 디킨스다. 왕도 아니고 농민도 아닌 보통의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 극의 왕족과 농민들보다는 디킨스의 작품에 나오는 하층민 및 중산층 계급에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유형들에게 좀 더 일체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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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4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가족 모두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해피 크리스마스 !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
⠀()_/)
⠀(。ˆ꒳ˆ)⠀
ଫ/⌒づ🎁

건수하 2021-12-25 22:54   좋아요 1 | URL
어머나 스콧님! 이모티콘은 직접 제작하시나요... @_@

감사합니다. 스콧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셨길... ^^

다락방 2021-12-27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채링크로스 84번지 좋아했고 그래서 선물도 여러명에게 했었는데 마침내 런던 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공부하는 할머니도요.
저 역시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려면 싸들고 까페로 나가야만 해요. 집에서는 집중이 잘 안되더라고요. 특히 가족이 있을 때는 더 그러하고 혼자 있더라도 왜 갑자기 책장 정리를 한다던가 갑자기 어떤 책이 있나 찾아본다든가 커피를 내린다든가 한 잔 더 내린다든가 하면서 뭔가 자꾸 꼼지락 거려요. 저 역시 까페 나가 읽는게 편하고 집중도 잘돼요.

수하 님, 잘 지내다가 오셔요!

건수하 2021-12-27 10:11   좋아요 0 | URL
채링크로스 84번지가 더 좋았지만요, 아마 다들 궁금해서 마침내 런던도 보시고야 말듯 ^^

공부하는 할머니는.... 재미있을까요? 재미있겠죠? 다락방님이 저보다 빨리 보실 것 같으니 기대하겠습니다.
 

저번에 전자책을 좀 산 뒤, 


<여성과 광기> 그리고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를 종이책으로 주문했다.










<여성과 광기>는 책이 너무 예쁘다고 해서,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는 전자책이 없어서 종이책으로 샀다.

결국 <여성과 광기>는 뽁뽁이로 말아서 (....) 고이 가져왔다. 


출장기간 동안 책모임을 좀 쉬려고 하였으나, 다들 어차피 시간도 많을텐데 가져가서 읽으라며.... 

전자책이 있는 책으로 모임 책을 정해주었다. 

(꼭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ㅠㅠ)


그래서 또 전자책을 열심히 샀다. 이렇게 전자책을 단시간 내에 밀도있게 사 보기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오픈파트너 이후 처음이다. 




















<화이트 호스>와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는 A모임에서, 

<모든 저녁이 저물 때>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B모임에서, 

<남성됨과 정치>는 알라디너들의 페미니즘 책 읽기 모임에서 읽는 책이라 샀다. 


<달나라에 사는 여인>은 잠자냥님 글을 보고 좋아서 샀고 (이미 읽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은 공쟝쟝님이 올려주신 Axt에 실린 작가 인터뷰를 보고 사 보았다. 

(그렇다, 나는 최은영 작가의 책을 아직 읽은 적이 없다)




<마녀의 씨>는 <템페스트>를 읽기도 했고, 재작년인가..B모임에서 애트우드 <눈 먼 암살자> 읽으면서 얘기가 나왔는데,

한 멤버가 이 책을 좋아했던 지인을 떠나보내고 나니 본인은 이 책을 못 읽겠다며... 그래서 내가 읽고 이야기해드리겠다 해놓고

<템페스트>를 먼저 읽어야지 하며 까먹었다가 미뤘다가 했던 책이다. <캘리번과 마녀>로 인해 <템페스트>를 읽었으니, 이제 <마녀의 씨>를 읽고 그 분께 연락을 하면 된다. (그 분은 이제 잊었을 수도 있는데)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은 얼마 전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 를 읽고나니 궁금해졌다.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이거 괜찮은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이라고 해야 하는거 아닌가?)


<사랑의 역사>에 아이작이란 사람, 또 싱어란 성을 가진 사람, 그리고 폴란드계 유대인들이 나오는데.. 

오늘 노벨 문학상 수상작 목록을 보다가 '아이작 싱어' 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폴란드 태생의 유대인이고 미국으로 이주, 이디시어로 작품을 써서 1978년에 노벨상을 탔다. 응...?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C%9D%B4%EC%9E%91_%EB%B0%94%EC%85%B0%EB%B9%84%EC%8A%A4_%EC%8B%B1%EC%96%B4


이것이 우연한 일인걸까? 아마도 아니겠지... 하여간 놀라웠다. 




<전망좋은 방>은 얼마 전 어느 분의 서재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달나라에 사는 여인>을 읽고 나니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도 생각나고 해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더 읽고 싶어 주문했다. 예전에 초반 좀 읽다가 재미없어서 덮었던 것 같은데 그게 무려 10년도 넘었으니, 이젠 좀 다를 수도 있겠지.. 



그나저나 <여성과 광기>를 12월 중에 시작을 해보자.

그리고 이게 꼭 올해의 마지막 책 구입이길 바란다 ㅋㅋ 

(이 멘트 유행하는 중인듯) 


이제 종이책을 못 사니까... 가능할 거야... (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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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23 08: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올해 구입은 이걸로 끝이라는 글을 제가 도대체 몇 번째 보게 되는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1-12-23 09:15   좋아요 2 | URL
저도 이런 글 쓰게 될 지 몰랐는데요 너무 많이 봐가지고 저도 모르게 쓰고 있었 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3 09:22   좋아요 3 | URL
괜찮습니다. 저도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사려고요. 딱 한 번만!

건수하 2021-12-23 10:26   좋아요 2 | URL
딱 한번만요! (약속~)

잠자냥 2021-12-23 11: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최고 유행어! 저도 조만간 그 유행어 또 쓸 듯합니다; ㅋ

건수하 2021-12-23 13:57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두 손 모으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ㅎㅎ

새파랑 2021-12-23 1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망좋은 방> 번역이 약간 이상하긴 한데 재미있어요~! <내게 무해한 사람> 완전 좋아요 ^^

건수하 2021-12-23 13:57   좋아요 2 | URL
참 많이 샀는데... 잘 못 읽고 있어요. 책은 안 읽고 서재에 댓글은 열심히 달고 있고 ㅎㅎㅎ
두 권 다 곧 (언젠가) 읽어볼게요!

청아 2021-12-23 13: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아 수하님 우리이제 이런 부질없는 다짐은 하지 말기로해요....ㅠ(뭔가 노래가사 같..ㅎㅎ)

건수하 2021-12-23 13:59   좋아요 3 | URL
ㅋㅋㅋ 저는 사놓고 안 읽은 게 넘 많아서요....
(그 책들 다 읽으려면 서재에 올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1월 1일까지는 꾹 참을거예요 :)
 

나는 '가장 좋아하는' '내 인생의' 이런 수식어가 붙은 질문들을 아주 어려워한다. 결정 장애가 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이런 점에서 좋고 다른 것은 또 다른 점에서 좋고.. 그래서 하나만 고르는게 아주 어렵다. 그래도 '올해의' 어떤 것을 고르는 건 좀 수월한 것 같다. 올해 1년만 생각하면 되니까. 


올해의 가장 큰 이벤트는 작년 한 해 휴직했고 3월부터 복직을 한 것. 작년은 쉬었다기보다는 삼시세끼와 독박육아의 시기였지만, 내 일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가졌고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시기였다. 복직을 했더니 코로나 바이러스로 직장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상반기에는 어리버리하며 보냈고, 하반기에는 새로운 일들이 몰려와 정신없이 보냈다. 이 나이쯤이 그런 시기인건지 올해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한 해 쉬고나니 마음가짐도 조금 바르게 된 것 같고 (얼마나 갈 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 언제 또 기회가 많이 생기겠나 싶어 당분간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 



올해 완독한 책은 (재독한 책, 시리즈 물 제외, 그림책 포함) 105권이다. 많이 읽었는데 또 아주 알찬 것 같진 않고 나의 관심사가 그렇듯 이것저것 다 섞여있다. 








iOS 전용앱 5Stars의 '통계' 이미지이다



리뷰가 148은 뭐고 128은 뭔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읽다만 책, 두 번 읽은 책이 있고.. 완독한 책은 105권이다. 

소설을 별로 안 읽은 줄 알았는데 그래도 제일 많긴 하다. 

그림책 다음으로 많이 읽은건 '여성' 카테고리인데, 페미니즘 책 분류가 좀 애매하다. 

'여성'으로 분류한 것도 있고 '사회'로 분류한 것도 있고... 어쨌든. 




올해의 책: <여자의 적은 여자다>, 필리스 체슬러

올해의 관심사: 페미니즘 



 









이게 올해의 책인 이유는, 나로 하여금 페미니즘을 본격적으로 알아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여성 커뮤니티 내에서 복잡한 인간관계 문제를 겪으면서 여성의 행동과 심리에 사회 특히 가부장제 사회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싶어졌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인류의 반이니까 모든 여성들이 연대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서로 싸우기 보다는 좀더 큰 그림을 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안다고 꼭 실천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알아야 될 것 같고, 특히 혼자 읽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는 분야라서 기혼 유자녀 여성으로 구성된 페미니즘 책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결국 이 관심사로 인해 알라딘 서재에도 오게 되었다. 



올해의 소설 :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사실 올해는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소설을 굳이 고르자면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이다. 클라라가 너무 인간 같아서,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고 클라라가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과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는 과정 또한 너무 인간스러워서.. 인간의 한계에 대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작가의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은 여전히 놀라웠지만, 그 점에 있어서는 <나를 떠나지마>가 더 좋았고 <클라라와 태양>은 좀 친절했는데 그게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가즈오 이시구로는 여전히 좋다. 



올해의 그림책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누가 봐도 좋아할만한 그림책이지만, 그래서 나도 좋았다. 



이런 뻔한 말들이 쓰여있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선 이런 말이 별로 뻔하지가 않아서.. 그래서 좋다. 




올해의 희곡 - <화전가>, 배삼식  











올해 초부터 낭독 모임을 했었는데, 중간에 희곡을 몇 번 읽었다. 배역을 나눠 낭독하는 재미가 있어 소설보다 재미있었다. 

6.25 무렵의 이야기인데 이 시절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도 하고 다들 언급을 꺼리기도 하는 부분인데 문학으로 접하니 좋았고

그 시절을 즐겁게 아름답게 묘사한 것이 오히려 당시의 슬픔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표현도 마음에 들었다. 

우리 말이다 보니 입에 잘 붙어 낭독하기가 좋았다.  


한국의 셰익스피어라는 배삼식님 작품인데... 다만...

처음과 마지막에 셰익스피어의 시가 원문으로 적혀 있어 그것은 잘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그냥 한국시가 들어갔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있겠지. 



올해의 작가 - 코니 윌리스 

 



어째 이수정 교수님이랑 닮았다..?



둠즈데이북-화재감시원-개는말할것도없고-블랙아웃-올클리어 로 이어지는 '옥스퍼드 시간여행 시리즈' 를 올해 다 읽어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 












수다스러운 문체가 나는 별로 거슬리지 않아서 재미있게 읽었고 

문체만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몇 번이나 반복하는 (경제적이지는 않은) 이야기이지만 딱히 거슬리는 부분도 없어 재미있게 읽었다.

이때쯤 좀 지쳐있었는데 이 책들을 읽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듯..  지쳤다 생각했지만 2차대전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유대인 이야기 아닌 2차대전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 (라지만 얼마 전 유대인과 관련된 <사랑의 역사>를 읽었다). 



올해의 발견 : 알라딘 서재의 재발견


페미니즘 책읽기 덕분에 다락방님 서재를 방문하며 알라딘 서재를 재발견했다. 페미니즘 책 외에 다른 책 이야기를 함께 나눌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좋아서 요즘 여기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몇년 전의 나라면 글을 쓰는걸 싫어해서 리스트만 올렸겠지만 지금은 끄적거리는 것도 좋아하니 편하게 놀아보려고 한다. 내년 서재의 달인을 목표로... =ㅁ= 


그나저나, 알라딘 서재에서는 이미지 사이즈 조절이 안되나...? 

알라딘 서재에 단점이 있다면 시스템이 좀 옛날식이라는 점, 북플과 애매하게 부분적으로만 연동이 된다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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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2-21 09: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에서 이미지 사이즈 바로 조절 되면 좋겠어요!ㅎㅎ
<여자의 적은 여자다>덕분에 수하님을 만날 수 있었군요😊
어제 PC로 수하님 프로필 자세히 눌러봤는데 키우시는 고양이예요? 너무예뻐요!!

책모임도 만드셨다니 꾸준히 이어가시길, 내년 ‘서달‘과 함께 응원합니다~♡

건수하 2021-12-21 10:32   좋아요 3 | URL
저 책 전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좀더 직접적인 자극이 된 것 같아요 ㅎㅎ
덕분에 미미님을 비롯하여 멋진 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 기쁘답니다.

고양이는 원래 예쁘기도 하고, 또 잘 나온 사진이에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서달‘ 로 부르기도 하는거였군요 ㅎㅎ

다락방 2021-12-21 0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코니 윌리스 작가님은 수하 님 덕에 이렇게 처음 보게 되는데 인상 너무 좋으시네요? 이수정 교수님하고 좀 닮았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ㅋㅋ 저는 코니 윌리스 작가의 책 사두기만하고 아직 읽은게 없는데, 둠즈데이 북에 대해 좋은 평을 많이 봤던 것 같아 저것 먼저 읽어볼까 합니다.

알라딘 서재 사진 사이즈 조절 안되는 거 너무 불편하죠! 저는 그래서 굳이 네이버 가서 줄여가지고 와서 올려요. -.- 서재 시스템 어떤 부분은 진짜 빵꾸똥꾸 같아요.

내년에는 수하 님의 서재의 달인을 응원합니다. 지금처럼만 하시면 충분하겠는데요? 히히. 우리 내년에는 더 자주 만나요, 수하 님!

건수하 2021-12-21 10:35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도 코니 윌리스 작가님 좋아하실 것 같아요! 다락방님은 읽고 무슨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네이버에 가서 줄여서 다시 올리신다구요? 어쩐지 다른 분들 이미지는 크기가 멀쩡하더란...
다락방님의 서재에 대한 진심이 이 정도... (울컥)
팁을 알려주신게 아니리라 믿고 저는 그냥 올리겠습니다 (...)

내년에 1-2월 공백이 큰데. 그 뒤에 열심히 하면 되겠죠? ㅎㅎ 페미니즘 책읽기도 열심히 따라갈게요 ㅎㅎ

독서괭 2021-12-21 11:3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제가 올린 글 보고 둠즈데이북 사셨다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다락방 2021-12-21 13:10   좋아요 2 | URL
앗 그 분이 독서괭 님이었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제가 누군가의 글을 보고 사두긴 했습니다! 어디 있긴 있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2-21 13:40   좋아요 1 | URL
후훗 네. 방금 다락방님이 단 댓글을 다시 확인했지요. 2019년 7월에 사셨습니다! 어서 읽으시죠!😝

얄라알라 2021-12-21 0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년과 두더지와....... 이 책이 좋았어도 왜 좋은지.딱 꼬집어 표현하기.어려웠는데 수하님의.말씀에 고개.끄덕끄덕하는 저를 봅니다

건수하 2021-12-21 10:36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북사랑님 (이름이 오타없이 치기가 어렵습니다...;;) 도 좋아하시는 책이라니 반가워요.
다들 비슷한 이유로 좋아하는 걸까요? :)

얄라알라 2021-12-21 09: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이미지.사이즈 불편해요. 시스템이.나아졌음 좋겠어요

건수하 2021-12-21 10:37   좋아요 2 | URL
그르게요... 워낙 오래전 만든 시스템이라... 조금씩 고치는게 더 힘든 일인것 같아서 건의는 못하겠지만
여기저기 불편한 점들이 있더라구요 ^^

수이 2021-12-21 1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올해 만나서 반가워요! 내년에는 더 자주 뵙도록 해요. 알라딘 시스템은 좀 쌈박하게 업그레이드해주면 좋겠는데 관계자들이 바쁜가봐요;;;

공쟝쟝 2021-12-21 11:13   좋아요 2 | URL
저 진짜 걱정됨. ㅜㅜ 알라딘이 서재 포기하고 당근마켓으로 가버릴까봐. 근데 당근마켓이 잘안되서 알라딘 서재도 폭파될까봐... ㅜㅜ 모든 자본이 안주하면 안된다는 것은 알지만... 그냥 세상에는 이 불편한 시스템 안에서도 애정을 누리는 우리가 있다. 알라딘아... 여기 서재러들도 있어요~~~~ 흑흑~~~ 잊지마 우리가 먼저여써~~ 아마존 따라하는 거 알겠는 데... 아마존은 아마존이니까 아마존이고 ㅋㅋㅋㅋㅋㅋ 에라 모르겠다. 남의 기업 관심없고요.... 서재 이미지올리는 기능이라도 좀 리뉴얼 해달라! (하소연)

건수하 2021-12-21 11:29   좋아요 2 | URL
비타님도 넘 멋지시고... 멋진 분들 한가득인 알라딘 서재를 이제야 알았네요. 내년엔 더 자주 뵈어요!

알라딘 시스템은.. 너무 낡아서 아예 확 엎으면 모르겠는데 조금 손대기는 어려운 상태인거 같아요... ;ㅁ;

건수하 2021-12-21 11:31   좋아요 2 | URL
/쟝님

마켓 잘 되고 있나요? 한 번 깔았다가 불편해서 삭제했는데....
그르게요 알라딘 서재가 이 시대 보기 드문 유물인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더 좋은데)

공쟝쟝 2021-12-21 11:36   좋아요 2 | URL
수하님 ㅋㅋ 몰라요 ㅋㅋㅋ 전 당근해요 ㅋㅋㅋㅋ 적립금 모으려고 잠시 들어갔다 나오긴 했어요 ㅋㅋㅋ 큰 욕심 안부리고 하면 뭐 잘 될지도 ㅋ 알라딘 망하면 안돼 ㅠㅠㅠㅠ

잠자냥 2021-12-21 11:43   좋아요 3 | URL
아니, 쟝쟝, 알라딘 당근도 하고 있었어요?! ㅋㅋㅋ 난 스마트폰 바탕화면 지저분해지는 거 싫어서 웬만한 앱은 새로 깔지 않음...; 알라딘 당근도 쿠폰 준다고 계속 유혹하던데 외면... ㅎㅎㅎㅎㅎ

공쟝쟝 2021-12-21 11:48   좋아요 3 | URL
잠자냥: 어디갓다 이제왔어요? 나 이제 열두시 되면 떠나는데.. 알라딘 중고는 안하고 당근마켓한다는 소리예요.. 저도 뭐 딱히 팔거 없어서 이번에 첨으로 책장 들일려고 무중력 의자 처분했는데 좋더라고요 ㅋㅋㅋ 당근!

공쟝쟝 2021-12-21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저 어플도 뭐예요? 신기하다. 파이 그래프 매력적이네요!
페미니즘 이야기, 읽는 이야기, 쓰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 먹는 이야기 그리고 책 이야기... (책으로 뒤메질 한 이야기) 알라딘 서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수하님. 천천히 오래오래 꾸준히 남 눈치보지 말고 읽고 쓰자요.. 안되면 안되는 대로 되면 되는 대로... 이런 종족들 만나기 쉽지 않다요? 아무튼 내년에 제2의 알라딘 전성기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누가? 수하님이!!! ㅋㅋㅋ

건수하 2021-12-21 11:32   좋아요 2 | URL
저것도 iOS 어플인데요 5stars라고 ㅎㅎㅎ 이름이 좀 직관적이라면 직관적이고 약간 순박하지만 어플 좋아요 ㅎㅎ
달력에 표시도 되구요. 유료라는 게 최대 단점입니다 :)

이런 종족들 만나기 쉽지 않다는게 진짜 최고 맘에 듭니다 ㅎㅎ

독서괭 2021-12-21 11: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많이 읽으셨네요~ 이 어플 좋네요. 전 무료어플만 쓰고 있어서..
코니윌리스 빨리 읽어야 하는데.. <클라라와 태양>도 얼마전에 사놨는데 일단 집어넣어 놨습니다^^;
수하님 내년 서재의 달인 미리 찜콩!! 충분히 되실 거라 생각해요. 내년도 함께 즐겨보아요~^^

건수하 2021-12-21 12:58   좋아요 1 | URL
사실 통계는 뽐내는 용이구요 ㅋㅋ
월마다 달력에 표시되는 거 좋아서 쓰기 시작했어요 :)

<클라라와 태양>도 좋구요, <나를 떠나지마> 안 읽으셨다면 정말 강추합니다 ^^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

잠자냥 2021-12-21 1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년에 서재의 달인 응원합니다~! 한 달에 서너 편씩 꾸준히 글 올리시면 되는 것 같아요. ㅎㅎㅎ

건수하 2021-12-21 12:59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감사합니다 ^^
내년에도 즐겁게 놀아보아요 ㅎㅎ

새파랑 2021-12-21 1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클라라와 태양>이 올해의 소설 이시군요. 저도 이 책 완전 좋더라구요~!! 저런식의 통계 어플 완전 좋네요. 저는 90퍼센트가 소설일텐데 😅 내년에도 멋진 글과 독서 기대하겠습니다 ^^

건수하 2021-12-21 13:01   좋아요 1 | URL
<사랑의 역사>랑 좀 고민하다가... 이걸로 골랐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올해 소설을 많이 안 읽었어요 ㅎㅎ)

통계 맘에 드세요? 유료이긴 하지만 깔끔하고 괜찮아요.
그러나 일년에 딱 한 번 정도만 쓸일이 있다는...

프레이야 2021-12-21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하 님 내년 서달을 향해 홧팅이에요^^

건수하 2021-12-21 19:26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분발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