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 여사님 맘에 든다 :)
생물학과 진화론은 지난 두세기에 걸쳐 근대적 유기체라는 지식 대상을 만들어왔고, 인간과 동물의 구분을 생명과학과 사회과학 간의 이념적 투쟁 내지는 전문가 논쟁 속에 흔적처럼 남은 희미한 자취로 축소했다. 이러한 구도에서 현대 기독교의 창조론 교육은 아동학대로 간주하고 맞서 싸워야만 한다. - P23
내 전제 중 하나는 대부분의 미국 사회주의자와 페미니스트가 "하이테크" 및 과학 문화와 결합한 사회적 실천과 상징적 구성 및 인공물 속에서 정신과 육체, 동물과 기계, 관념론과 유물론의 간극을 심화시키는 이원론을 본다는 것이다. …. 나의 또 다른 전제는, 세계적인 지배 체제 강화에 저항하는 연대가 지금처럼 절박한 시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 P28
‘몸’까지는 해러웨이 선언문을 예상하며 그럭저럭 읽었는데 ‘기술과학’ ‘유전자’ ‘겸손한 목격자와 상황적 지식’ 에 가서는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요.. 인문학 공부를 할 때 원문을 먼저 읽으라고 하지만, 이것도 안 읽었으면 <해러웨이 선언문>을 어찌 읽을지.
책에 들어있는 이야기 다섯 개 중 <핀두스, 너 어디 있니?> <여우를 위한 불꽃놀이> <난 수탉이 필요 없어!> <신나는 텐트 치기> 네 개가 이미 단행본으로 나와있고 나온 단행본들을 다 갖고 있다. 그렇지만, 페트손 할아버지와 핀두스에 대한 소개 (할아버지에게 나름 슬픈 사연이..), 그리고 각 이야기 뒤에 붙어있는 독후활동 (책놀이), 그리고 원화 스케치 만으로도 소장하고 싶은 책.
타고난 천성을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은 다른 천성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외된 집단은 자신만의 노력으로는 사회의 중심으로 이동할 수 없다. 이것이 힘의 역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힘과 특권에 가까이 있는, 같은 대의를 지닌 동류 집단이 이끌어주는 힘이 필요하다. 백인 여성들은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비밀스럽지만 공공연한 조력자가 되었고 호스머의 <사슬에 묶인 제노비아>는 여성의 운명과 노예의 운명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로 우뚝 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