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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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비문학을 주로 읽고 있어서 그런지, 원래 읽기 힘든 책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초반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보다도 읽기가 힘들었다. 책모임 책이라 꾸역꾸역 읽었지 아니면 중간에 놔버렸을 듯. 중반 넘어가며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을 잡으면서 좀더 잘 읽히긴 했지만…

노년에 읽으면 좀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였다. 나는 아름다운 문장보다는 내러티브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작가의 과학 4부작 <닥터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 등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닥터 코페르니쿠스>만 번역되었다가 절판되어서 아쉽다. <바다>보다는 대중적으로 호응이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



+ 하트퍼드의 음유시인 (미국 시인인 월리스 스티븐스라고 한다) 이 '하계의 미립자들' 이라고 부른 것이 뭐였는지 궁금한데 확인해보지 못했다. 앞에서 '애처롭고 피할 길 없는 인간됨의 산물들' 이라면서 
다양한 악취들, 앞과 뒤에서 나오는 트림, 만성 요도염, 비듬, 땀을 비롯한 다른 새어나오는 것들, ... 
이라고 한 걸 보면 저것들과 비슷한 것들일 것 같은데.. 그래서 그게 뭘까. 




어린 시절에는 행복이 달랐다. 그때는 그냥 축적하는 것, 뭔가를-새로운 경험을, 새로운 감정을-가지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마치 광택이 나는 기와인 양 언젠가 놀랍게 마무리될 자아라는 누각에 올려놓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 그리고 쉽사리 믿지 않는다는 것, 그것 역시 행복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자신의 단순한 행운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그 행복한 상태 말이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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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하며 듣기 좋다. 전편도 그렇고 의외로 노지양 번역가의 책.



손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있나요?

직원 네. 여기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 책의 중고 상품이 하나도 없어요.

손님 아, 그건 괜찮아요. ‘그 책‘을 중고로 사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손님과 직원이 서로를 보다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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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그런 책은 없는데요 - 엉뚱한 손님들과 오늘도 평화로운 작은 책방 그런 책은 없는데요
젠 캠벨 지음, 더 브러더스 매클라우드 그림, 노지양 옮김 / 현암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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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원과 손님들의 대화를 엮은 책. 카페나 숙박업의 경우는 익히 들었지만 서점의 진상 스펙트럼도 상당히 넓다. 서점의 로망을 산산이 부숴주는 책 (…)

그러고보니 일하는 중 혹은 일하고 돌아가서 이 대화들을 기록해 두었다는 것인가…? 🤔

손님 『1986』 있어요?

직원 『1986』요?

손님 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쓴 책요.

직원 아, 『1984』 말씀하시는 거구나.

손님 아니에요. 『1986』이 확실해요. 내가 태어난 해와 같아서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요.

직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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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장 - 이상하지만 진실인


우리는 일반적으로 장애를 ‘모자란 것’ ‘본질적으로 부정적인 것’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본다. (비장애중심주의 ableism : 장애가 없는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고 정상이며, 반대로 장애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당연하게 상정하는 가치관이자 이데올로기) 그러나 장애라는 것은 인종, 젠더 그리고 섹슈얼리티와 유사하게 사회적인 개념으로, 그 정의 즉 무엇을 장애로 간주하며 장애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종교나 정치-경제 정책 등 수많은 요인들에 따라 계속해서 변한다.


1부 2장 - 장애란 무엇인가?


장애는 대개 개인적인 비극으로 간주되며, 장애인들은 미디어에서 그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을 극복하는 것보다 강인한 의지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용기를 찾는 이야기로 주로 다뤄진다. (슈퍼 불구 super crip 서사) - 헬렌 켈러의 예를 생각해보자.


장애 은유들 (결정장애, 절름발이 경제 등) 은 장애를 고장나고 결함있는 것으로서 수리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불구 crip 이라는 말은 LGBT 운동가나 연구자들이 퀴어 queer 라는 말을 재점유한 방식과 유사하게 채용되었다. 장애와 퀴어는 ‘정상적이지 않다’ 라는 의미를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장애는 의료나 재활 분야에서 다뤄야 할 주제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경우 장애가 있는 몸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몸, 건강하지 않으며 비정상적인 몸, 따라서 치료가 필요한 몸으로 바라본다. 이에 저항하여 장애의 ‘사회적 모델’이 제안되었으며 이 모델에서는 의료적 이상/손상과 장애를 구분한다. 손상이 장애가 되는 것은 특정한 사회 안에서이며, 동일한 손상도 사회의 통념에 따라 다른 장애로 분류될 수 있다.


비장애중심주의는 어떤 기술은 일반적인 것으로, 다른 기술은 특수한 것으로 이해하도록 조장한다. 계단이나 시각 신호등은 어떠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나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경사로나 리프트 / 청각 신호등은 자연스럽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사회는 역사적으로 누구에게 ‘표준’의 특권을 제시해왔으며 다른 몸들은 그 표준에 견주어 제시되었다.


장애 이데올로기는 차이의 범주들을 정의하고 강화한 측면에서 근대 세계의 발전에 핵심적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짐승으로, 인간이라기보다는 동물이라는 식으로 간주되었다. 린네의 분류법 역시 인종적으로나 젠더적으로 편향된 인간 범주화와 관련된 논의들과 관계가 있었다.이런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세계는 인간 man (즉 일부 남성들)을 위해 존재하고, 동물과 비인간화된 사람은 이 창조의 정점인 인간과는 완전히 별개인 모자란 존재로 정립된다.


장애와 동물성은 차이에 기반한 다른 범주들과 수많은 사회정의 문제들(빈곤, 감금, 전쟁 문제부터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에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개념들 그리고 두 개념의 교차를 다룰 필요가 있다.


1부 3장 - 동물 불구들


우리가 장애가 있는 몸에 대해 갖는 전제와 선입견의 뿌리는 매우 깊어서 인간의 비장애중심주의를 비인간 동물에게까지 투사하기도 한다. 반려동물 안락사나 축산업에서 동물 처분에 있어 이러한 개념이 적용된다.


대규모의 축산 시스템은 구조상 이윤 추구를 위해 장애를 가진 동물들을 양산한다. 알이나 우유 고기를 얻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종을 개량하고 신체적 손상을 입히며 환경 여건을 인위적으로 조절한다. 시장가치가 없어지는 경우, 죽이고 처분해도 좋은 존재로 판단한다. 이는 공중보건에서 장애를 산업이나 사회의 비용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유사하다.


사람들은 아픈 동물을 볼 때, 장애에 대한 가장 두드러진 비장애중심주의적 반응 두 가지를 보인다. 장애를 불쌍히 여기거나, 장애를 제거하려 하거나. 그러나 장애동물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은 인간의 기준에서 판단되어 폄하되고 학대당한다. 그들 역시 비장애중심주의 (인간의 몸을 정상으로 보는) 아래 억압받아온 것이다.




고기 부위별로 나누듯 1부씩 정리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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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08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박수 🤗🤗

청아 2022-04-08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저도 잘 읽었습니다. 최근 장애인 에스컬레이터 사망사고가 있었는데 비장애인 시선에서 판단하고 조롱하는 댓글들 보며 사회적 인식 수준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졌어요.
무분별한 종의 개량과 살처분...거기에 따른 윤리적, 추가적 비용손실은 생각안하는
자본주의적 과욕의 끝은 어디일지 무섭네요.

건수하 2022-04-08 11:20   좋아요 1 | URL
제가 요즘 뉴스를 멀리해서.. 어제 있었던 일이네요. 정말 가슴아픕니다 ㅠㅠ

독서괭 2022-04-08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수하님, 이런 책 읽고 이렇게 정리를 잘 해놓으시고는 게으르다고 반성하신 거예요?? 반성한 스스로를 반성하세욧!ㅎㅎ
이 책 혼밥생활자의책장에서 소개했던 것 같아요. 읽어보고 싶었는데 수하님 정리로 대리만족 해야겠습니다~!
요즘 장애인시위 맘 아파요 ㅠ

건수하 2022-04-09 11:00   좋아요 1 | URL
#여성주의책읽기 를 잘 못 따라가고 있어서… ^^;;

독서괭님 보신다니 계속 올려볼게요 ^^
 
짐을 끄는 짐승들 - 동물해방과 장애해방
수나우라 테일러 지음, 이마즈 유리.장한길 옮김 / 오월의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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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모임의 새 주제를 정하려 모였을 때, <짐을 끄는 짐승들>을 추천받고 그 뒤에 <새벽 세시의 몸들에게>가 언급되었을 때, 막연히 중요하다고 그러나 멀다고 느꼈던 ‘몸’에 관한 이야기로 엮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실체가 있지만 정신에 비해 자주 간과되는 ‘몸’.

첫번째 책 <짐을 끄는 짐승들>은 동물과 관계된 책이다. 페미니즘 공부를 하면서 페미니스트들의 다수가 대체로 채식주의를 표방하고 환경운동에 관심이 있다는 (에코페미니즘 이라는 단어도 있고)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존의 질서에 대해 반하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런가 혹은 이상을 추구하는 경향 등으로 이해했지만, 이들간에 서로 통하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읽으며 그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바램이다 :)

<짐을 끄는 짐승들>의 작가인 수나우라 테일러는 장애인이며 장애운동가이자 동물운동가이다. 프롤로그에서 테일러는 어릴적 닭을 싣고 가는 트럭을 본 경험을 언급하며 동물에 대한 억압과 장애를 대하는 억압이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장애의 개념을 동물에게까지 확대시키는 저자의 사고방식이 새로웠다. 남성, 예전으로 거슬러올라가면 백인 남성에 국한된 ‘정상’이라는 기준 그리고 그에 해당되지 않는 여성으로서 페미니즘이 동물 그리고 장애와 연관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1부만 읽었는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된다.

장애와 동물성은 차이에 기반한 다른 범주들과 수많은 사회정의 문제들(빈곤, 감금, 전쟁 문제부터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에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개념들 그리고 두 개념의 교차를 다룰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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