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삶의 오솔길
문병란 엮음 / 솔과학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시인의 눈은 일상을 다시, 더욱 더 시야를 넓혀준다고... 시상을 담은 것들이 낮달, 동치미, 별빛...으로 이어집니다. 동치미를 느끼며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고희가 넘은 시인의 눈길과, 현실의 시어가 행여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동치미보다 피자맛에 감응하여 시어를 선택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지 않을까? 행여 그런 정서라도 담뿍담겨 있을까?

너무 획일화되고 일률적이어서 .... ...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하지만, 곧 생각을 접었습니다. 여전히 후배 시인들도 빼곡한 아파트 숲에는 익숙치 않더군요. 여전히 오르내리는 시어들은 사람에겐 숲과 자연귀의적 본능이 곳곳에 숨어 있어 내 생각은 허툴다는 느낌으로 다시 마음을 잡았습니다.

고희의 엮은 시인 문병란님은 뵌 적도 있고 떨리는 음성도 들었기엔, 아버님 같은 연배의 정서를 담뿍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불혹을 바라보는 자신도 늘 낮달과 동치미와 별빛을 찾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Q로 살아라
김무곤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IQ, EQ, NQ

한번 생각해봅니다. 사람을 중심에 놓고 골고루 생각하지 않으면 어떤 이론도 삶도 고달프지 않을까요. 일과 효율을 앞에 두고 매진한다면 유용한 것만 생각하겠지요. 필요한 것만 쏘옥 빼먹고...그리고 우리 개발도상국의 경험처럼 공해와 황폐해지는 삶터가 그림자처럼 따르겠지요. 무용한 것, 왜 하루살이가 하루만 사는지? 소화기관은 없고, 생식기관만 있는 하루살이의 일생을 세상사는 논리대로라면 알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알면 왠지 가엾어지고 고민하게 되잖아요. 그런 가엾음이 어쨌든 삶에 도움이 되지는 않겠어요. 쓸데없는 것이 창의성도 사람중심의 삶터를 풍부하게 하지요. 여기엔 나쁜 그림자가 없습니다.

공존지수 그런면에서 사람을 가운데 놓고 사고하기에 긍정합니다. 일과 효율만 중심에 두고선 결국 지름길로 가는 것 같지만 자신도, 주위도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것이 없어요. 돈과 실적이 남는다구요. 결코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일터나 삶터 언저리에서 보면, 무엇이 된다 싶으면 온갖 논리를 동원해서 끌고 가지만 몇개월, 몇년 지나면 늘 자맥질에 불과한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오히려 느긋하게 주변을 챙기고, 같이 고민했다면, 우성이산처럼 늙은이가 조금 조금씩 결국 산을 옮기는 것, 삶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것, 천천히 같이 가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것은 현재인들은 너무 잊고 사는 것 같더군요.

행여, 자신이 너무 바빠 안절 부절 하거나, 삶에 왜?라는 물음표를 찍고 싶다면, 그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 권하고 싶군요. 하지만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꽉 찬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제 욕심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약 이책을 15년쯤 누가 나에게 선물했다면, 선물을 떠나 어디 구석에 처박아 놓았을지 모르겠다. 그뒤 소련의 붕괴로 이어지고...그런 러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자본주의 사회 시간에 대한 의문과 무엇인가 다른 개념이 시대에 따라 있을 것이라는 궁금증이 더해지면서 우연히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잇속과 만나 책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어쩌면 4시간 노동을 부르짖는, 8시간이 아니라 얼마나 혁명적인가? 무한 증식을 꿈꾸는 자본주의 시대 생활인에 대해 얼마나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는가? 교양이라고 유용한 것만 탐내는 자의 말로를 얼마나 명쾌한지?

우리 시대, 사회민주주의 이야기도 꺼내지 못하는 우리 현실에 진정한 공존과 삶을 위해 어떤 고민이 베여나야 되는지 다시 눈뜨게 된다. 스크랩 해서 조금씩 음미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야초를 보면서 민초들을 생각한다. 삶과 늘 가까워 가장 멋지고 가장 빠름을 다시 새겨본다. 저들 푸르른 소나무보다 더 푸르름에 깜짝 놀란다. 그렇게 봄을 준비하고 있나부다. 이 책을 보기전 일터 인근에 있던 야초들에게 눈길을 제대로 못주었다. 문득 책을 읽으며, 조금씩 조금씩 시선이 스며들고 있음을 느낀다. 책거리 겸 느낌을 다음 글로 담는다.

野 草

길섶 드문드문 풀냄새다
얕은 둔덕 겨울낙옆 사이로
질경이 손고사리 취가 손을 들고 있다

그만 찬 서리에 얼어붙은 줄 알았다

달림 소리, 건네는 눈길 속으로 숨소리가 보인다
내 호흡이 거푸 거칠수록
야초는 얕은 숨을 내쉰다
땅에 가장 가까이 발 벌리는 줄 이제야 눈치챈다

땅의 쿵쾅거리는 숨결에 그렇게 멋지게 교감하고 있다

오는 길섶 갈대 한 그루
시선을 따라가보니
금강여울 아득히 재두루미들 점점 박히고

숨은 길섶
야초와 연애질 하던 멧새
달림 인기척에 후두득, 후드득
갈대 숲으로 숨는다.

 

어떤 이별을 위하여-둘

-공주 금강에서     윤중호

 

너 때문에 여길 온 게 아니야, 정말이다.

금강 옆, 마른 강냉이 이파리 서걱대는 밭둑에

가을이 깊어갈수록 땅 속에 뿌리깊게 내려

애기쑥, 봄을 준비하는지, 단지

그것 때문에 여길 왔어, 정말이다.

너 때문에 여길 온 게 아니야

왜 있지, 아침마다

낮은 휘파람 소릴 내며 흐르던, 금강의

새벽안개, 아직도 살아

퍼렇게 출렁대는지, 단지

그걸 보려고 여길 왔어, 정말이다.

널 잊어버리자고 여길 온 게 아니야

어부집 가는 길 옆

아직도 금강은 낮게만 흘러

흐로고 또 흘러, 하얀 물싸리나무꽃, 아직

한 묶음씩 터뜨리는지,

그걸 보러왔어, 정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aho 2004-04-2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송 덕분에 읽게 된 책인데 좋더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 전통문화 즐기기 1
청동말굽 지음, 박동국 그림, 한영우 감수 / 문학동네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해 동네모임에서 서울로 휴가차 떠난 선배의 입담에, 몸담아 왔던, 아니 그냥 지나쳐버린 경복궁을 비롯해 궁을 다시 찾을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궁의 입구에서 설명하시는 자원활동?가들의 등장 소식에 놀랐지만 그 설명을 이렇게 작은 책으로도 부분 얻을 수 있음에 놀랍다. 우연히 보게 된 아이책을 며칠이 지난 뒤 다시 찾게 되었다. 시각의 풍부함만이 아니라 오감이 꿈틀거려 다시 보게 된다.

근래 조선 왕세자의 교육관련 책자와 같이 소중한 부문은 우리 아이들 교육이나 일상으로 내려왔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무턱대고 학원을 전전하는 우리 아이들과 비교해도 문무가 겸비되지 않을까? 토론하지도 않고 판박이 우리 아이들이, 우리 부모가 되지 않길 바란다면...책 속으로 궁궐 속으로 푹 빠져보는 것도 한 보람이겠다.

갈수로 나의 무지에 놀라고 있다. 어설피 어설픈 국물만 우려내는 나의 얕은 지식에 놀라고 있다. 이 책으로 어설픈 지식이 조금이나마 깊어졌음에 위안을 얻고 있다면 과찬일까?

우리시대 민초들에게 이렇게 왕처럼, 명판에 새겨진 속뜻이 - 돈만 횡행하는 이 시대에 삭막해진 마음들을 되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aho 2004-04-2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용 그림책으로 나오네요. 그래두 재미있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