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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경제이후> Doug Henwood, 2003 . 서언/머리말/맺음말/후기/05장금융편 강독

 " 경제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해야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생산을 위해 존재해야하는가? 미국인들은 이런 물음에 깊히 생각하지 않았고 앞의 물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의 중산층은 최근 25년간 경제구조조정이 진행되는동안,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오전7시에서 밤11시까지 식료품점에서 일해야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은 최악의 소득분배와 최악의 빈곤율을 보여주는 나라이다. 세계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중의 하나인 맨해튼 북동부 지역은 가장 빈곤한 이스트 할렘에서 겨우 몇블럭 떨어져 있다. 미국부자들은 애완동물에게 심장박동 조정기를 달아주지만, 빈곤층들은 가장 기본적인 의료보장 서비스조차 누리지 못한다. 미국인들의 노동시간은 아주 길고 휴가는 무척 짧다. 700만명이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800만명은 직업이 없다. 미국인들은 이라크에 2000억달러를 지출할 수 있지만, 공적인 아동보육 서비스에 사실상 아무런 지출도 하지 않는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게 특허권과 지적재산권은 존중하라고 하지만 자신은 19세기의 특허권도 지적재산권도 존중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미국은 남의 기술을 자유롭게 이용해 20세기 세계경제를 지배할 수 있게되었다.

'기술'과 '세계화'는 가치중립적인 단어이다. 그것이 좋은가 나쁜가는 어떻게 사용되는냐에 달려있다. 그것이 수십억의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 아니면 일부 경영자나 금융업자, 그리고 자본가들에게만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이런 소수의 사람들이 미국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이점에 대해 큰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

마이클 하트 - 모든 이상과열에 대한 건전한 해독제다. 복잡하고 신비화된 경제이론과 통계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2. <자본의 미스테리>, Hernando de soto, 2000 부제-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했는가

 서문/1,2,3장 강독

  "  제3세계와 과거사회주의 국가의 정체의 이유를 자산은 많지만 자본으로 만들지 못하는 이유를 합법적인 재산체재의 미정비를 이유로 들고 있다. 산위의 호수물을 전기에너지로 만드는 이 발전소 시스템이 자리를 잡지 못하였다는 비유나 잠재력은 있지만 유통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과거 산업혁명당시 유럽과 미국의 재산권 형성시기로 초점을 맞춘다. 덧붙여 제3세계의 행정체계를 직접확인해본다. 그의 논지대로라면 세계시장이 커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고, 이것이 해결되면 자본주의의 비약적 도약이 이루어지리라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고싶어 리뷰를 살펴보았다. 이채와 평** **생님의 리뷰가 꼼꼼하게 적혀있다. 이채님은 이 논지를 따르면 중국이 자본주의화(체제정비와 행정력)가 크며 박정희독재체제 역시 자본주의화에 기여를 했다고 평한다. 평** **생님은 서구유럽,미국초기와 현재는 질적으로 차이나며, 국가간 상호간섭이 심할 수밖에 없는 현재가 이론처럼 쉽게 작동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책에 저자에 대한 소개가 없어 확인해보았다. 페루에서 태어나 세계무역기구 경제학자와 페루대통령 후지모리의 경제자문역을 맡았다 한다. "

 

 

 3. <노키아>, 2001 강독

" 특별한 내용이 없다. 시류에 편승하여 내놓은 책인 듯. '노키아'공화국으로 치닫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서문 코멘트 몇구절이 다소 구미가 당긴다.  기업조직이 학습이 조직의 삶과 문화속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학습하는 조직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영진들이 학습한다고 유수대학의 비지니스 스쿨에서 지식을 습득하지만 그다지 쓸모가 없으리란 주장도 적지 않다. 똑똑하지만 한 번도 사람이나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전혀없는 스물다섯 살짜리가 2년과정의 MBA코스에 다닌다고 금방 유능한 경영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웃기는 생각이다. 그 엘리트들에게는 성공에 필요한 몇가지 기본조건들이 결여되어 있다. 즉 겸손, 윗사람에 대한 존경심,기업경영의 본질에 대한 이해,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일하는 직원들의 심리에 대한 이해, 부하직원의 입장에 대한 고려, 성취능력, 근면성, 부하직원에 대한 신의, 판단력, 공정성, 성실성등이다.--- 성공한 경영자들이 쓴 책은 대부분 자아에 의해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단순 회고분석에 그치기 때문이며 보통 대필 작가가 쓴 이런 책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속 빈 강정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는 여전히 그 똑똑한 친구들을 판검사,변호사...그 숱한 전문직의 자리에 앉혀 놓는 것은 아닐까?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니다.

 

 4. <스트레스 솔루션>, Doc Childre, 2002

 " 세상이 각박해지다보니 별별?책이 다 나온다. 제목그대로..저자는 1991년 heartmath 연구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머리만이 아니라 가슴의 효과에 대해, 심장지능을 알아야한다고 한다. 심장이 스트레스에 따라, 뇌파와 함께 같이 반응하는 것을 수치화하였다. 우리에겐 '열'받을 때 대처법, 아마 많이 이야기들었을텐데. 심호흡을 가다듬고 10초동안만 천천히 호흡하고 좋은 생각만 해라 류의 테크닉을 프로그램으로 만든 듯하다. 그러면 혈액에 호르몬 수치나, 여러가지 변화가 동반한다고 "

자기만의 해소법이 필요한 듯 싶다. 배려를 우려로 바꾸지말고, 할 것은 미리해불고, 재미있는 방법은 연습이 필요한 듯 싶다. 가끔 '욱'하지 말자. 회수를 줄이는 것도 남 좋고 내 좋은 일 아닌가?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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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29

19:30-24:00 (아카뎀) 세미나

 

 

 

분단체제,세계화, 그리고 한국민족주의

박명규/서울대 사회학과

1. 발제_(k _ 대학교때 발제한 이후로 처음 요약정리 정말 오랫만의 발제란다, 잘한다, 그리고 기분좋게 열심의 논의의 중심으로 옮겨왔다. 기대주)

"통제된" "평화"민족주의

"한국민족주의는 시간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1910년대(식민화) 국가를 추구하는 민족주의, 1945년대(분단체제) 국가가 주도하는 민족주의, 1987년(사회발전) 생활민족주의-  이의 세 계기를 거치며 독특한 정서적, 이념적 질료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정체성과 통합을 중시하는 문화민족주의, 분단감정과 분단의식을 중시하는 국가민족주의, 분단체제 약화와 독특한 집단적 자부심을 갖게하는 생활민족주의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세계화의 흐름 속에 한국민족주의의 위험성과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그 한계에 대한 비판으론 생태주의적 입장에서 개발지상주의에 대한 비판, 개인의 자유, 다양성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민족이란 굴레가 국가중심주의와 파시즘의 정신구조를 낳는다는 비판, 민족의 젠더적 구성에 초점을 맞추는 페미니즘적 비판이 그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일면 동의하지만 한국민족주의는 민족이란 가치를 절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중요한 가치들에 의해 "통제된", 상위가치로 "평화"를 두어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2. 진행 - 명료한 발제에 질문은 없었음. 바로 발제문의 전제에 대한 공격부터 있었음.  "민족주의" 앞에 문화,국가,생활 모든 것을 가져다 붙인 것 아니냐? 그 개념으로 모은 것 아니냐? "평화민족주의"에 모든 논의를 넣은 것 아니냐? 민족주의에 반대한다. 뻘줌한 발제자 경향이 없었고, 유효성 논의와 현실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가닥이 조금 잡혔음. 뒤풀이에서 더욱 증폭된 상태로 세부논의가 이어졌음. 하지만 논의의 진도가 나아간 것에 대해 밝힐 수 없음.(왜냐? 잘모르니까? ㅎㅎ)


3. 생각거리

3.1 내가 미국시민이나 아프리카의 가다피로 살고 있다면 위의 고민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굳이 논의조차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처지가 이중-삼중으로 문제가 중첩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3.2 비판담론('nation')문제제기는 인정하고 민족주의가 갖고 있는 허점들을 드러내지만, 그 비판담론의 근거가 유럽이나, 학문적 정합성에 매달려 오히려 효용성이란 측면에서 제대로 보지 못하는 측면이 많은 것은 아닌가?

3.3 "민족주의" 논의자체가 의미가 있는가? 통일이 조선이나 일본 민중에게 무슨 이득이 된단말인가?

3.4 50년뒤를 가정해보자. 외국인 노동자의 2세 3세, 프랑스처럼 한핏줄의 개념이 희석화, 축소되어가고, 자본의 흐름이나 유통으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을텐데. 그런면에 있어서 "민족주의' 논의가 유의미성이 있고 현실화할 문제점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3.5 민족이란 개념은 위험성이 있지만 생존력이 긴 것이다. 생존의 문제로 올려놓는다면 또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3.6 민족문제는 맞냐 그르냐의 문제로 보기보다 유효성의 측면, 도구적 측면, 현실 속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학자들은 개념화에 치우쳐 환원적 측면이 강한 것은 아닌가? 맞추어진 개념으로 발전되어 나가면 주장이 경도될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주장이 자본이라는 정글에 무장해제를 하자라는 주장으로 번질 수도 있고, 자본주의 속에 살고 있음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3.7 국가주의, 민족문제, 인종문제...등등은 구분해서 논의하여야 한다.

3.8 역시 분권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가? <--> 경제문제는 달리 보아야 한다.


4. 참고할 거리

4.1 임지현-열린, 탈 민족주의, 임해동, 권혁범 " 국민으로부터의 탈퇴"(s_ 레퍼런스가 넘많다. 한마디 한마디 각주가 넘 정확해, 하지만 하고픈 이야기가 넘 많은 듯. 논의가 다소 논점의 궤도를 넘어서 폭이 넓어진다. 산만하다 싶게.ㅎㅎ)
4.2  유럽에서 nation은 19세기 후반에서 국민국가의 형성, 자본주의 발전과 맞아떨어지면서 생긴 개념이다. 그 이전엔 이런 개념이 희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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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5-12-0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아카데미가 그 아카데미인가요?
왜 연락이 없었죠? 잉~~
참,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화요일에 할건가요?
화요일은 인** 모임의 날인데....

여울 2005-12-0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 아*데미.ㅎㅎ. 화요일...인데...날짜 조정을 선동해야겠는데요. 함 이야기해볼께요. 다음 주제는 "사회민**의"랍니다. 인** 모임 조정안되나여~~.

가을산 2005-12-02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 모임은 조정이 안됩니다. 유사이래로 계속 화요일이었거든요.
신모 원장님 때문에 수요일은 안되겠죠? 거기도 유사이래로 계속 수요일이었으니까...
다음 날자는 언제인가요? 혹시 비는 화요일인지 확인하게요.

여울 2005-12-0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일 19:00 입니다.사무실-둔산초*학교옆, 김밥 준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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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해콩님의 "뉴스를 보면 아프지 않나요 - 홍세화"

호흡을 가다듬을 수 없게 만드는 현실과 냉혹함은 비열하리만큼 '나'만 재생산하고 있지 않나싶네요. '나'와 '우리'사이의 간극은 점점 멀어져만 가는 것은 아닌지?  무관심은 의례히  중독으로 치닫고, 재산과 아파트 평수로 일상의 삶이 논의된다는 것(어떻게 벌었냐?왜?다른사람은?)이 얼마나 '우리'속에서 '나'를 발라내려는 것인지? '내정년'만 이야기하는 단체는 '우리의 고용'에 대해 한마디 이야기하지 않는 현실,(정규직의 정년연장만 현수막으로 걸리고 반이나 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해달라는 문구는 아무데도 보이질 않고?) '내월급'이 얼마인지가 중요하지 '우리'월급이 과연 얼마인지(내 쥐꼬리 월급에는 분개하지만?), '내살림'살이가 중요하지 '우리살림'살이에 대해 의견조차 교환되지 않는 현실, '나'와 '우리' 사이의 분열증 또는 그 심연의 연결고리는 무엇인지? '내자식'만 생각하지 키우는 '우리 어머니'는 당연한 것?

언제부터 '나'는 '우리'에서 벗어나 이렇게 독립한 듯 제멋대로일까? 도시의 전시상품처럼 그저 전시만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가', '어떻게','왜' 만들어졌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는 그렇게 유통만 덩그러니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유통되는 '나'만을 보기만 할뿐이지? '고민'하는 자체로도 삶이 버겁기때문은 아닐까? 도시는 끼리끼리 모이게 하고, 앞집옆집 모두 같으니 세상이 같은 것이라 위안하고 사는지도 몰라?

'가진 것'은 회자되지 않고 '가질 것'만 유통되는 현실, '가질 것'만 부탄가스처럼 가슴에 안고 사는 불두덩이를 뛰는 '나'   익숙한 것은 당연한 것이 되고, 당연한 것은 불문율처럼 '논의'의 자리마저 뺏겨 '터부(금기)'되는 지금

'나' ; 유통기간이 지난 것은 아닐까?  맘에 상처나고 고통스럽고, 버겁겠지만  유통기간이 지나 상하기 전에 '우리'로 소통의 잔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점점 더 영특해지고, 똑똑해지고, 적응력이 뛰어나고, 능력이 있어지지만, 점점 더 미숙해지고, 오만해지고, 잔인해지고, 탐욕스러워지는 '나' ---- 하지만 유통기간은 재충전되지 않는 밧데리처럼 급속히 반비례하는 것은 아닐까?


홍세화님의 미어지는 '가슴'이 보이는 듯합니다.  님의 글로 한번 스스로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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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동에 내리는 비>, 윤중호, 1988, 문지



 

1.

겨울보리

 

나뭇잎들도 어지러이

흩어졌다. 지난 늦가을

차가운 흙 속에 널 묻으며

기다려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오지 않는

새벽 대신으로 산비탈 눈 덮이고

내 할 말 뜨겁게 멍진 겨울

바람결에 엷게 비치는 봄 같은 것을

아니다 아니라고 즈려 밟았다.

밟히지 않으면 뿌리가지 얼고 말아

살고 싶었다. 언뜻 부는

바람결에도 봄이 그리웠지만

강은 얼어 흐르지 않았다.

흐르지 않는 강을 보면서

소문은 추운 얘길 흘려보냈다.

그래, 추운 얘기에 뿌릴 내려야지.

4월의 아픈 푸름으로 설 때까진

껄끄럽게 살아온 내가

땡볕 아래서 너를

껄끄러운 흥겨움으로 안을 때까진.

 

2.

본동일기-셋

-도혁이 성님께 보내는 편지

 

성님, 옆집 아저씨가 또

싸웠읍니다.

며칠을 잠잠하더니, 오늘은

세간을 다 부수는 것처럼 난리였읍니다.

소주 한 병만 더 먹겠다는 아저씨와

돈도 못 버는 주제에 무슨 술이냐는 아줌니가

욕지거리로 맞대꾸하며

어스럼할 때까지 싸우다가, 성님, 결국은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모양이지만

판자집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고

달무리 주위로 부는, 겨울 바람을 따라

동네 개들이 짖어대고......

그런데 성님

그 아저씨만큼 구수한 옛노래를

아줌니만큼 간절한 기도를 들은 적이 없읍니다.

이 세상은 아무래도

구수한 옛노래와 간절한 기도만으로는

되는 게 없는 모양이래서, 성님

감춰논 삭월세를 헐어서

아저씨의 남은 소주 한 병의 주량과

아줌니가 채 못한 기도를 제가 대신 했읍니다.

"주님,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은 죄는

절대 용서해주지 마옵시고......"

 

3.

不滿의 時代

 

울지 말아야 한다

사랑할 수 없는 자들

모질게 견뎌온 이 땅에서

별수없이 다가온 모든 실체를 위하여

안으로만

안으로만 죄어드는 자들

울지 말아야 한다

굳어져가는 얼굴을 향해

끝없는 아픔을 던져대면서,

 

우리가 슬프던 것들

다시 돌아보면

어둠을 날으는 한갓 티끌 같은 것들

물 위에 반짝이는 햇볕 같은 것들

바닥이 드러난 시간에 얼굴을 꼴아박고는

죽어가는 것들

머무르는 것들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얼룩진 적삼을 걸치고

검붉게 취한

겨울 밤바다 게가 되어

히히히 웃는

伐木당한 솔바람이 되어

매서운 애동지 눈사람이 되어

厄투성이의 팔자라지만

가는 데까진 가봐야지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의

서러운 이빨로

울지 말아야 한다

울지 말아야 한다

 

4.

8월, 수박장수

                           1

꿉꿉이 배어나는 땀을 닦으며

개장국집이 즐비하고, 손금보는 할아버지가

헛기침을 삼아 부채질하는

원동 뒷골목을 간다.

애초에, 소리지르는 맛으로 시작한 장사지만

왜 이렇게 돌아가야 하는 길만 많은지

빌어온 리어카 바퀴가 퉁겨지게 끌어도

맨숭맨숭한 등허리만 보이는 수박은

영 줄질 않는다.

 

                      2

세방살이에 이골난

건넌방 월성댁한테는

떼온 값으로 팔고

아랫배가 둥그런 사람한테는

둥근만큼만 붙여서 팔고

점심끼니야

막걸리 한 사발로 때웠지만

삐꺽거리는 리어카를 끌고, 팍팍한

먼지를 내며 휩쓸려가는

길거리에 서면

막걸리를 질펀히 걸쳐도

목이 탄다, 목이 타

 

누이야 누이야

가난이 지겨워 도망나온 고향이

산수박으로 이름난 전라도 어디라지?

빼앗길 것도 이제는 없어

맨몸으로 부대끼며 산다는, 너의 현주소는

대전의 중동 10 번지.

수박 한 덩이 값으로 건네받은

너의 쓴웃음이 묻은 돈으로

길거리의 냉차를 나눠 마시며

네가 내뱉은 욕설을 낄낄거리며 듣다가

애꿎은 고물 리어카만을 걷어차고서

다시 낄낄거리며 어깨를 움츠린 까닭을

누이야 누이야

너는 알지 몰라.

 

5.

본동일기-여섯

-다시 4월에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황사바람이 불어왔다 가라앉고

꽃샘바람이 다시 활사를 털어내는 4월

바람결에 묻어온 소문으로는, 남녘 어딘가에는

진달래가 피었다고도 하고

개나리가 피었다고도 하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한강물은 풀리고

서초동 꽃시장엔, 철도 없이

무더기로 핀다는 꽃들

남 일이지 도리질하며

오지 않는 봄을 헹구어, 울긋불긋한

겨울 빨래만 펄렁대는 산동네엔

그 흔한 개나리꽃도 피다 말고,

고향의 살구꽃 대신, 줄줄이

때낀 가난을 걸어놓아도

돌아가지 않겠단다, 일 많은 고향으론.

 

6.

입 춘

 

추워하는 얼음덩이도

슬슬

강기슭으로 다가와

꺼칠한, 땅의 뿌릴 적시는데

때없이 날아든

따슨 바람에 놀라

습습하게 깨어나는

새벽.

산 1 번지 연립주택

양지밭 들꽃풀이,

지하철 공사장 함마 소리가

엷은 바람에도

울멍이는데......

뱀발. 시인의 마음 흔적에 붙어있는 것들. 아니 삶에 부터 있는 것들, 한결같음(이런 표현 마저 사치이겠다.). 이런면에서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은 오히려 하강에 대한 안달이 맞겠다.  백무산의 시도 하강의 안달이 맞을지 모르겠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인으로 남을 것인가? 시골 한편 씁쓸함처럼 문학하네하는 부류들의 안목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든다. 온통 문학입네하고 수식어로만 엽기로만 변태적 삶으로만 헛헛한 시류하곤... ... 맘속에 들어와 떠나질 않는다.

<해설> 임우기 - 시인의 자기 무화과정은 사회내에서의 상승의 욕망 그리고 하강의 미련, 양자 사이를 끊임없이 비워내는 과정이다. 시인은 하강의 삶을 살지만, 현실에 대해 어떤 분노나 한탄을 늘어놓지 않는다. 상승의 욕구와 하강의 안달을 모두 버리면서 시인은 불우한 이웃들을 감싸안는다. ..윤중호의 시에서 '비', '눈'과 같은 하강의 이미지들은 삶의 암울한 국면들을 비유하는 것이지만, 그 이미지들은 부드러움과 스며듦, 따스하게 하는 적심을 그내용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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