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을 만드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 습관이 없어지는 시간은 금방이다. 해서 완전체 새벽형 인간이었던 나 또한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진 것이다. 어쩌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넉넉하게 아침을 준비하는 여유와 기쁨을 맛보고나면 다시 새벽형으로 바꾸려고 노력할 마음이 들지만 밤잠을 설치고 아슴아슴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금새 눈이 떠지고 일어날 시간이 되면 몇 시간 더 뭉개고 누워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나로 마음이 넉넉하여 새벽에도 잘 일어나게 되니 그나마 주말 이틀엔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몸도 풀어준 후 gym이 여는 시간에 맞춰 운동을 갈 수 있는 것이다. 내심 매일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언젠가 은퇴하거나 은퇴한 마음가짐으로 부담 없이 일을 하다가 내키면 훌쩍 여행을 떠나버릴 수 있는 삶이 오면 새벽 세 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밤 아홉 시면 잠자리에 드는 매일을 꿈꿔본다.


좋은 와인책은 넘쳐나지만 내가 읽어본 몇 권을 base로 하여 말하자면 일단 너무 어렵고, 복잡하고, 기본에 충실한 나머지 지식과 정보로 가득하지만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다. 더욱 중요한 건 이들이 다루는 standard와인 대부분이 가격이 어마어마한 유명에티킷이라서 사실 책을 보면서 한번 마셔볼 생각이 들어도 구매할 생각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시중에는 많은 와인에세이들이 있고 이들은 좀더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많이 다루고 있으니 잘 맞는 책을 구해서 와인을 배워보면 좋겠지 싶다. 


이 책은 우연히 구했고 우연히 그날 도착한 책박스 두 통에서 먼저 읽은 책이다. 공돌이에서 전업작가가 된 사람의 책이라는데 매불쇼에서도 나오는 등 나름 유명한 분 같다. 


와인을 마시는 법, 감별하는 방법, 역사, 유수레이블 등 알압두면 좋을 지식은 넘쳐나지만 아주 기초적인 내용만 알면 나머지는 마셔가면서 배워야 할 것이니 이렇게 보통의 우리들이 접근하기 좋은 와인, 그것도 거의 저자가 음식과 함께 마셔본 것들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try해봐도 좋을 것 같다. raw fish가 아닌 이상 해산물과 궁합이 좋은 red도 있고 반대로 육류와 맞는 white도 있다고 하니 '신의 물방울'에서 많이 과장이 되긴 했지만 이 세계는 확실히 넓디 넓고 깊고도 아주 깊다고 하겠다. 


일주일이 두 번씩 술을 마신다고 해도 혼술이 대부분이라서 같은 와인을 마시는 것보다는 매번 다른 와인을 try하고 정말 좋은 녀석들만 따로 몇 병씩 구해서 가끔 마셔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음식과 pairing하여 와인과 음식을 함께 입속에 넣고 음미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도 이 책의 영향이다. 즉 그간 와인을 너무 '술'로만 접근했다면 이제부터는 경험으로 그리고 마리아주를 더 신경써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당장 다음 주에 중국집에서 송년회겸 송별회를 하기로 했으니 일단 닥치고 나오는 음식 한입에 술 한모금을 시도해볼 것이다. 나는 와인이라면 라면과 함께 먹어도 맛있다는 주의지만 중국음식이 은근히 와인 pairing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 물론 우리가 가는 곳은 Korean Chinese라서 향신나 향채가 강한 원조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양장피나 오향장육 같은 녀석들하고의 궁합은 어떨지 궁금한 것이다. 오늘과 내일을 버텨 지난 일요일부터 8일간의 금주를 끝내고 마시는 월요일을 술은 얼마나 달콤할까??


술과 음식, 그것도 주로 소주와 순대국, 전, 찌게처럼 우리의 정서 깊숙히 들어있는 DNA같은 녀석들을 배워서 섭렵하면서 살아온 이야기. 이제 환갑을 맞을 이승환옹과 동갑인 작가의 나이를 보건데 소주가 무척 강력한 도수를 자랑하던 시절이 작가의 젊은 시절이었으니  이념적으로 역시 강력하게 단련되거나 똥후니처럼, 나베처럼 세상사에 무심한 부잣집애들의 맨탈이어야 버틸 수 있었던 87이전의 한국에서 술이 없었더라면 어찌 살 수 있었을까 싶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장통의 순대국, 실내흡연, 투명한 병에 담긴 25도 (그것도 60년대의 30도에서 낮춘 것이라고)의 소주를 마시고 다음 날 토하고 해장하면서 또 마시는 이야기가 정겹그 그지 없다. 나하고도 나이 차이가 꽤 있는 이야기라서 내가 온전히 겪은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뭔가 대학생이라면 이랬을 것이라는, 어린 시절의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부합하는 면이 있어서 읽음과 공감 및 이해에 어려움이 없었다. 학생들도 지갑에 따라 차이가 나기 시작한 건 대충 90년대부터가 아닌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데 아마도 80년대까지만 해도 대다수가 다 고만고만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순대국이나 선지해장국이 내 최애도 아니고 사실 오히려 미국에 와서 한참이 지나서 배운 음식이긴 하지만 추운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따끈한 순대국에 소주 한잔이 떠오르는 걸 보면 15살때 미국에 와서 몇 년이 지나면 50을 맞이할 나이만큼 이곳에서의 시간이 훨씬 더 길지만 DNA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금주에 따른 금단현상임이 심히 의심되는 책선택이 아닐까. 어쩌다 보니 술 이야기를 연달에 세 권을 읽은 모습니다. 물론 집에서는 여전히 홈즈와 크툴루의 세계관이 얽힌 네 번째 책, 정수일 선생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조금씩 읽고는 있지만 늘 주기적으로 마시던 술을 아예 안 마시는 한 주간은 뭐랄까 이상하다. 더 웃긴 건 아예 이렇게 쉬는 시간을 강제로 가지니 또 그럭저럭 버텨지는 것이다. 화요일인가 수요일까지가 조금 갑갑했는데 이젠 거의 다 와서 오늘과 내일 밤만 버티면 될 것이고 월요일에는 아주 즐거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렇게 쉬다가 마시는 술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우리의 전통술을 제대로 마셔본 적이 없다. 몇 달전에 모임에서 누군가 가져온 문배술과 안동소주가 처음이었던 것 같고 그 전에는 마실 기회가 없었다. 한국에 장기체류하는 기회가 오면 이런 유명한 진짜 '소주'와 동동주, 막걸리 등 우리의 것을 우리의 음식과 함께 맘껏 섭렵할 것이다. 식객에서 술에 대한 에피소드와 취재후일담 등을 모은 책이다.


글이 맛깔나서 좋아하는 이다혜 작가의 2019년 책이다. 전에 홈즈x코난도일이라는 기획도서도 즐겁게 읽었고 예전에 '빨간 책방'에서의 입담도 좋았던터라 이 책 또한 즐겁게 단숨에 읽으면서 교토에서의 여행을 꿈꿨다. (근데 최근 책은 무려 전두엽상실자이자 가짜 프로파일러인 이수정과 함께 썼는데 이유가 뭘까) 


교토하면 일본에서도 깍쟁이의 이미지가 있다고 하는데 일단 사람은 무시하고 이 고도가 주는 멋진 모습과 전통의 음식을 맛보면 될 것 같다. 사실 우리 기질에는 도쿄도 교토도 아닌 오사카가 젤 잘 맞을 것 같지만. 


근데 생각해보니 난 교토나 오사카보다 더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니 홋카이도와 오키나와가 그 둘이다. 내가 일본을 처음 가는 날이면 아마 홋카이도가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가능하면 겨울에 가서 머리가 얼얼할 만큼 차가운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 언제 가려나.


이제 운동을 갈 시간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하루가 아닌 이틀의 휴식을 가졌으니 주말과 월요일까지 3일을 연달아 아주 빡세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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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2-22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온전히 책 이야기가 아닌 4분의 3 술 이야기군요.ㅎㅎ

중국에서 양주를 찾기 힘들어요. 대신 포도주(푸타오지우)가 주로 나오는데 우리가 말하는 포도주가 아닌 와인을 말하는 겁니다. 중국 사람들 식사할때 보면 주로 백주나 포도주를 많이 마셔요. 먹고 죽자 할때는 백주, 격식있게 우아하게는 포도주죠. 아마 중국음식과 포도주 사이에도 뭔가 궁합이 맞으니 그러지 않을까요.

transient-guest 2024-12-22 23:46   좋아요 0 | URL
책이 술에 대한 것들이다 보니 그리 됐네요.ㅎㅎ 중국에서 와인이 유행이라고는 들었는데 중국산 와인이 식사에 나온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워낙 가본 곳이 없어서요..ㅎㅎ그냥 맥주와 백주를 많이 마신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책에서 보면 중국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해요. 저는 다 좋은데 아마 뭔가 교과서적인 의미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감은빛 2024-12-24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군요. ㅎㅎ

임승수 씨의 부인이 최근에 남편이 와인에 엄청 빠졌고, 와인 책을 쓰고 있다 라고 페이스북에 쓴 걸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벌써 그 책이 출판되었군요. 개인적인 편견일수 있지만, 임승수씨의 글을 신뢰하지 않아서 와인 책을 쓴다고? 와인을 좀 좋아하게 된 사람이?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그가 작가라고 불리고 글을 주로 쓰게 된 계기가 된 책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무척 싫어해서 아마도 무의식이 그 사람도 싫어하게 되어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ㅎㅎ

[술꾼들의 모국어]는 저도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늘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장바구니에서 빼는 책들 중 하나입니다. ㅎㅎㅎ

홋카이도는 저도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오키나와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에 운좋게 다녀왔어요. 관광도 좋았고, 함께 갔던 지인들과의 시간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현지 술 아와모리가 정말 좋았어요. 소주보다 도수는 훨씬 쎄지만, 소주와 같은 탁 하고 걸리는 느낌 없이 잘 들어가고 제법 마셔도 숙취도 별로 없었구요. 여행기간 동안 매일 아와모리를 마실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 오키나와 식당들은 유난히 음식들이 짜서 소금 소태를 먹는 느낌이었어요.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여행 내내 다녔던 식당들이 정도의 차는 있겠으나 모두 다 짰어요. 한두 곳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다른 그릇을 달라고 해 일부만 덜어서 물을 잔뜩 타서 조금만 먹고 나오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전통술들도 맛있는 술들이 많은데, 비싸고 도수가 쎄서 평소에 먹기 쉽지 않아요. 안동소주는 당연히 좋고 문배술도 좋지만, 꼭 진도 홍주를 드셔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매일 새로운 것이 밝혀지고 있는 12.3 내란사태의 전모는 갈수록 더욱 심각한 내용으로 보인다. 단순히 계엄선포를 통해 의회를 해산하고 사회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해서 정권을 이어가려고 한 지점을 훨씬 넘어서 독재정권을 만들고 북침을 통해 3차세계대전을 일으켜 창녀를 '통일대통령'으로 만들어 사실상의 왕정을 만들려고 한 것 같다. 여기서 무속과 다른 것들이 깊숙히 결합했고 김용현이 긁어모은 군의 반란세력은 미군을 공격하여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고 자국민을 죽일 생각까지 했으며 소요사태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일으킬 것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심지어 계엄해제가 가결된 후에도 계속 제 2의, 3의 쿠데타를 공모했다는 것. 문상호똥별과 그 윗 기수이자 전임자에 해당하는 노상원 전직 똥별이 마지막까지도 이를 모의했다고 하는데 노상원은 심지어 현역도 아니었으니 민간인이 군을 동원한 음모을 획책하고 실행한 것이다. 이건 내란을 넘어 테러가 아닌가? 박근혜때 쿠데타를 모의했던 조현천이도 여기에 관련이 있다고 하니 아마 창녀가 기대고 있다는 OB란 것들이 결국 퇴역똥별들인 것 같다. 이들은 내란을 넘어 crime against humanity 급으로 테러범처럼 취급해야 한다.


더 밝혀지고 있는 건 국무위원들 중 일부 또한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당장 법무부장관 박성재, 행안부장관 이상민, 지금 대통령대행이 되어버린 총리 한덕수, plus 양파껍질처럼 계속 나올 각처의 동조자들. 내란당 수괴 추경호를 비롯해서 이젠 헌재의 탄핵심판을 방해하거나 영향을 끼치려는 내란당의 수뇌부까지 모두 내란공범이라고 본다. 


탄핵가결은 그저 하나의 시작이라고 본다. 계속 시민들이 나서서 검경, 언론, 정치권에 pressure을 주어야만 할 것이다. 당장 내란의 주요세력이자 이 정권을 탄생시킨 검찰이 무슨 낯짝으로 수사를 독점하려고 하는건지 왜 여기에 대해서 빠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건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6년에 박근혜 하나 탄핵된 것으로 세상이 바뀔 줄 알았던 우리들의 우매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지금도 모여서 사건을 조작하고 증언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하고 있을 수뇌부가 검찰에 체포되어 있는 것이다. 수사방해를 위해 경찰의 문상호체포를 방해한 후 자기들이 그의 신병을 구금한 것이 검찰이다. 


사람을 괴롭히는 것들은 히드라의 머리처럼 하나를 자르면 두 개의 새로운 머리가 돋아나는 형국이라서 한꺼번에 불로 지져버려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기회에 보수라는 것도 제대로 개념정립을 하고 갔으면 한다. 내란당은 보수를 표방하지만 보수가 아닌 숭일세력이 모인 극단주의정당이라고 봐야 한다. 아마도 상식적인 수준까지 한국의 시민의식이 올라간 후에는 민주당을 중도보수 내지는 실용보수로 볼 것이고 진보는 따로 major party를 만들어 협치와 대립을 적절히 섞어 나라를 경영했으면 좋겠다. 물론 각각의 극단에는 내란당의 찌꺼기들과 심상정의 병신짓으로 출세했던 또다른 극단세력의 position이 만들려고 할 것이지만 쓰레기는 언제 어디서나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테니까.


시알리스 이준석은 참 못돼먹은 자식같다. 보고 있으면 참 밉상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데 젊은 애가 어쩜 저렇게 개판으로 정치를 배웠는지. 아니 이런 녀석은 사회생활도 딱 저 모양으로 했을 것 같다. 빽으로 취직하여 뇌물을 받아먹는 젊은 대리같은 느낌의 30대가 나이를 먹고 사바사바 하면서 과장을 단 40대로 늙어간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다. 


걱정도 많고 근심이 줄지 않는 한국의 현 상황을 한번에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매일 조금씩 치워졌으면 좋겠다. 군과 검찰에 대대적인 피바람이 불길 바란다. 극형으로 다스리고 나와서 가족까지 다 쩔쩔매는 삶을 살길 바란다. 가족은 죄가 없다지만 그들의 부정부패로 호의호식한 죄값은 치뤄야하지 않겠는가. 모든 standard는 조국선생과 그 집안을 도륙한 수준으로 수사하고 처벌하길 기원하겠다. 


이렇게 쓰고 나니 요즘은 책을 읽어도 글이 잘 나오질 않아서 뭘 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회의가 든다. 꾸준히 좋은 글을 쓰는 분들의 깊은 독서과 분석이 너무도 부러운 것이다. 자영업자로 생활한지 12년 정도가 지나니 온갖 일과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머리가 돌처럼 변한 것 같다. 



























12월 중에는 이렇게 다섯 권을 겨우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내란이 12.3이었고 빨리 끝냈어야 할 탄핵을 12.14까지 끌고 갔으니 언제 이 상황이 다 정리가 될까. 저들도 죽기살기로 지금 온갖 음모를 꾸미고 판을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내란당, 내란동조세력, 군부, 검찰까지 쓰레기냄새가 진동을 하는 겨울이다. 


건강을 위해 금주를 선포한 한 주간이라서 다음 주 월요일의 송년회까지는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스트레스 레벨이 매일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이번 한 주는 특히 뉴스 때문에 힘든 것 같다.


끝으로 과거 내란혐의로 당을 해산한 판례가 있으니 내란당은 그 이상의 내란동조와 방조죄로 해산될 법적 근거가 있다. 이 모든 것의 끝에는 내란당의 해산을 봐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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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2-18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근혜 탄핵후의 우매한 실수가 바퀴벌레들의 내성만 키워준 꼴이죠. 이번 탄핵반대 표결 수나 현재 내란의 힘의 대응을 봐도 어마어마한 내성이 길러진 것 같아요. 바퀴벌레는 박멸이 답입니다.

transient-guest 2024-12-18 09:31   좋아요 0 | URL
우리들도 내성이 생겼지 말입니다. 박근혜때 같았으면 초기에 탄핵당했을텐데 이상한 짓도 계속 보면 익숙해지는 것인가 봅니다. 트럼프도 그렇고. 극형이 마땅합니다. 내란당은 해산하고 관련자들은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그리고 돈도 다 빼앗아야 해요. MB가 감빵갔다왔지만 지금도 떵떵거리고 살잖아요. 돈도 피붙이들도 다 다른 나라로 빼돌렸고. 정유라가 아직 무슨 일을 하면서 먹고 산다는 얘기 못 들었습니다. 나쁜 행위로 얻은 결실을 빼앗아야 형사처벌이 완성된다고 봅니다
 

어쩌다 인연이 되어 지난 5월부터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치아상태를 보면 대충 대여섯살 정도가 된 암컷 고양이는 작년부터 우리 주변을 떠돌다가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들이 나타나 잠시 우리가 거리를 두고 다녔었는데 2월에 다시 마주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주인'이란 것들이 기실 '주인'이 아니었고 심지어 녀석을 버리고 이사를 가버린 것을 알게 되어 우리집에서 살게 되었다. 개는 여럿과 함께 오래 지나봤지만 고양이와 함께 사는 건 처음이라서 매우 익숙치 않는 것들이 많은데 특히 밤부터 새벽 사이에 자주 놀자고 조르는 것이 매우 힘들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녀석이 오고나서는 제대로 잠을 자는 것이 어려운 밤이 많을 정도로. 그러다보니 회사는 어찌어찌해서 제때 출근을 하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다. 2025년에는 개선하고 싶은 몇 가지 일상의 모습들 중 하나가 다시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gym에 가는 것, 그리고 달리는 것이니까 challenge가 예상된다. 어쨌든 생명을 거두어들였으니 갈 때까지는 함께 잘 지내야 하므로 내가 더 노력을 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 말은 또 어찌나 많고 손이 닿기만 하면 그르렁거리니 개와 함께 살 때보다 더 많은 attention을 원하는 녀석을 보면 고양이는 시크하다는 말은 누굴 두고 하는 건지 모를 지경이다.


원래 하려던 새벽의 운동을 miss하고 월요일의 바쁜 일정으로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 나니 가뜩이나 회복이 더딘 장년의 몸이 push up으로 하려던 chest와 triceps루틴의 warming up을 거부한다. 이번 주에는 오후에 참석할 세미나와 강연행사가 두 건이나 있어서 더욱 급한 마음에 정해둔 일을 먼저 하고 운동을 하자고 핑계를 대고 게으름을 피우고 나니 어느덧 오후 다섯 시가 되어버렸다. 


그간의 나태함을 날려버리고자 시간을 잘 나누고 segment마다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을 다시 연습하고 있다. 자영업자이면서 혼자 일하는 주제에 약간의 outsourcing을 통해 조금은 manager로서의 역할에 취하다 보니 살짝 떨어진 듯한 실무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오늘 수행하지 못한 운동은 내일로 미뤄지고 내일 하려던 건 그 다음으로 미뤄졌으니 아주 조금은 게으름보다 나이를 탓하고 싶긴 하다. 예전처럼 수행능력이 늘 좋은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몸이 회복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새벽에 운동을 했더라면 이렇게 건너뛰는 일이 없었을 것이니 결국 어떤 식으로 말해도 내 게으름이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원래 기획했던 셜록 홈즈의 크툴루 casebook 시리즈를 다 읽고 나중에 나온 외전형태의 네 번째 이야기를 조금씩 읽고 있는 중. 알려진 셜록 홈즈의 모험담 이면의 true story가 실상은 이계의 존재와 이를 이용하려는 모리어티와 그가 현신한 악당들과 싸우는 과정이었음을 전제로 한 노작 혹은 오마쥬. 여러 차례 말한 바 워낙 홈즈시리즈를 좋아하고 그들이 함께 머문 221B Baker Street하숙집의 따뜻한 이층공간, 그들의 시대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도 읽을 노작들이 많다는 점이 너무 좋다. 기실 이렇게 작품들을 찾아가다가 만난 것이 엘저넌 블랙우드의 오컬트 탐정 존 사일런스의 이야기니까 책에서 책으로 다니면서 맺는 인연이란 건 정말 즐겁다고 말할 수 밖에. 


정수일선생의 책들을 읽는 시작이 된 책인데 예전에 읽은 것을 싹다 잊어버리고 새로운 책을 읽는 것처럼 읽고나서 책 뒤에 꽂아놓은 책갈피피를 찾고나서야 예전에 이미 완독했음을 기억할 수 있었으니 정말이지 이젠 한번 읽는 정도로는 책의 내용은 커녕 읽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린다. 종으로 횡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의 문명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이야기하는 선생의 책은 계속 구해놓고 있는데 정작 읽는 건 이렇게 첫 번째의 책만 두 번 읽고 말았으니...


가지 못한 곳이 너무도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이런 책을 읽으면 지금이라도 짐을 챙겨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중앙아시아는 난이도가 높아서 아마 가보는 것이 쉽지도 않을 것이고 순서에서도 많이 밀리겠지만 서구권의 문화에 익숙한 내 눈과 머리에 다른 방향에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온 문화를 부어주고 싶다.


잔잔하게 읽은 에세이. 서점을 차린 것도 대단하지만 수익이 발생하게 키워낸 건 진짜 대단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나는 빛이랄까 향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책을 쓰는 것을 수단으로 삼아 되는 대로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많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세상에 이런 사람들은 귀한 정신적 동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저 사서 읽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나누지 못하는 힘듦까지 순탄하지 못한 내 독서인생이지만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에서 따뜻한 힘을 받는 날도 있다. 덕분에 책을 몇 권 다 산 건 안비밀...







실크로드를 주파하고 난 후 10년이 넘어 70대 중반이 된 저자가 파트너와 함께 리옹에서 이스탄불까지 걸어간 이야기. 고생이 막심하겠지만 가끔은 이런 이야기를 보다가 문득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정말이지 새벽에 자신을 깨워 일으켜 밖으로 나가야 한다. 밤을 꼴딱 새는 한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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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2-03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길고양이 한 마리를 들였는데 새벽마다 벽을 긁는 버릇이 1년이 넘은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군요. 지금도 가끔 열린 문으로 몰래 마실나갔다 해질녘이면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오곤 합니다. 습성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transient-guest 2024-12-03 23:42   좋아요 0 | URL
처음엔 나가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화장실가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집안에 화장실 해주고 조금씩 막으니까 이젠 밖에 나가려고는 안 합니다. 그냥 밤에 그리고 새벽에 혼자 놀다가 심심하니까 자꾸 깨우는 것 같아요. 밖에 그냥 돌아다니면 다칠 수도 있고 또 벼룩 묻어오니까 내보내지는 않으려고 해요. 침대 우리 머리맡에서 자거든요 주로. 소파에서 제 옆에 붙어서 자기도 하고. 근데 아주 길고양이출신이면 좀 어렵다고 합니다. 늘 나가는 습성이 있어서. 얜 어릴 때 누가 키웠던 녀석 같아요. 처음부터 사람에 아주 익숙했거든요.

blanca 2024-12-03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집사가 되셨군요! 저도 키우고 싶었는데 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 들으니, 못 키울 이유 하나가 더 느네요. 고양이 모습이 궁금합니다. 그래도 또 고양이가 주는 나름의 행복이 크죠? 저도 요새 갑자기 몽고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들었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난이도가...

transient-guest 2024-12-03 23:44   좋아요 0 | URL
어린 냥이를 입양해오셔서 길들이면 좀 낫다고 하네요. 개하고는 너무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전 가끔 제가 함께 했던 강아지들 중 한 녀석이 환생해서 찾아온 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너무 저만 좋아하고 강아지처럼 늘 옆에 있거든요. 주변에 물어보니 한 5분 정도 흥미 보이다가 자기 할거 한다고 하던데...ㅎ 개보다는 난이도가 좀 있네요 확실히.
 

원래 있었던 와이너리에서의 시음일정이 취소됐다. 오후 2:45에 시작해서 4:!5에 끝나고 내려와서 함께 술 한잔 하려던 계획이었는데 Pac NW를 강타한 싸이클론의 영향으로 태풍의 언저리에 위치한 이곳까지도 바람이 계속 심하게 불고 비가 올 예정이라서 그리 됐다. 덕분에 모처럼의 술약속까지 다 취소가 되었고  점심식사로 갈음하기로 했다. 지난 토요일밤 이후로 금주를 한 탓에 오늘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천상 내일 조용히 혼자 와인을 홀짝거릴 것 같다. 














여행의 끌자락에서 9-11이 터졌으니 운이 좋다면 아주 좋다고 하겠다. 9-11은 동서냉전이 끝난 후 잠깐 온 10여년의 일극평화시대를 다극전쟁시대로 연 사건이었으니 이후의 세상은 우리가 알다시피 지금처럼 온갖 이념과 체제가 얽히고 설켜 사방에서의 국지전이 일상이 되어버렸으니 이렇게 무작정 유럽-터키를 이어 중앙아시아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닌가 싶다. 기실 유럽-터키까지의 구간은 다른 책에서 커버된 바,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70대가 된 저자가 따로 나중에 수행핶는데 그 책은 지금 조금씩 읽고 있다. 여행엔 초보라서 위험한 여행을 하지 않더라고 겪을 모험은 충분히 save되어 있으니 산티아고 순례가 아니라면 비슷한 걸 하지는 않을 것이다만 아무 생각 없이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가는 여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저 내가 관심이 없을 뿐이지.


어쩌다 보니 계속 여행과 덜어냄 같은 테마의 책을 읽게 되었다. 나에겐 너무도 먼 이야기라서 딱히 공감을 하거나 깊이 빠져서 읽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흥미있는 이야기였다. 파미르고원은 고선지장군의 전기에서만 본 기억이 있고 미니멀 유목민은 YouTube에서 간간히 근황을 보고 있는데 요즘처럼 복잡한 머릿속 상황이 나를 이런 책으로 자꾸만 이끄는 것 같다. 딱히 미니멀리스트로 살 생각도 없고 혼자 멀리 떠날 생각도 없으니 그저 마음이 그런 탓일게다.



alternative history로써의 셜록 홈즈 이야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건들 이면에 있었다고 하는 실제 셜록 홈즈와 왓슨이 치룬 대-Cthulhu전쟁 4부작의 첫 번째. 뭔가 여행처럼 환상의 세상속으로 가고 싶어지는 마음에 그간 사놓고 안 읽은 시리즈를 하나씩 읽기로 했다. 왓슨의 불행이자 셜록 홈즈를 만나는 런던으로 돌아온 계기가 된 아프가니스탄의 전투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twist되어 홈즈를 만나는 곳도, 그를 만나게 해준 의대의 친구와의 조우도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르다. 번역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흥미가 있다면 영문으로 구해야 한다. 나는 워낙 이 세계관이 좋아서 코넌 도일의 원작 말고도 여러 작가들이 쓴 노작들을 구해 읽는 사람이라서 너무 즐겁게 보고 있으나 이 책을 보려면 먼저 코넌 도일의 원작과 HP Lovecraft의 크툴루 시리즈를 읽어야 할 것이다.



그저 하루키가 좋아서 남들은 뭐라고 하는지 보려는 마음에 구한 책. 언젠가 하루키를 다시 순서대로 정주행해볼 마음을 갖게 되었으니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하루키는 하루키로 나에겐 무한한 애정의 대상이 된다. 따로 비판이나 비평을 할 수 없을만큼 그저 무조건 그의 책이 좋아서 재즈와 클래식을 듣고 커피를 내려 마시고 와인도 마시고 샐러드도 먹고, 달리기도 했었고 수영을 하고 싶은 나니까. 그가 말하는 반복적이지만 건강하고 계획적인 일상의 삶을 나 또한 추구하는 바 언젠가는 그대로 따라해보고 싶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신선한 채소를 먹고 오전에 바짝 일을 하고 오후엔 다시 운동을 하거나 노는 일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2024년도 이제 다 끝나가는데 내년은 또 얼마나 빨리 지나갈 것인가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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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1-23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비에 옹께서는 파미르 고원을 거쳐갔나요?

transient-guest 2024-11-26 04:29   좋아요 0 | URL
네 중국에 들어갈 때 파미르 고원을 거쳐서 들어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유행을 넘어 일종의 norm처럼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집에서 일하는 건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온전히 일에 쓸 시간을 집안의 대소사에 관여하게 되거나 다른 잡다한 생활의 일거리에 일정한 부분만큼 빼앗길 수 있고 아무래도 사람이란 것이 장소에도 구애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집에서 일하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배분해서 필요한 일을 하고 나머지는 굳이 일하는 '시늉'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도 있으니 결국 무엇이든 사람에 달렸다고 생각하게 된다. 


참석을 약속할 때만 해도 이렇게 바쁜 한 주간이 될지도 몰랐던 오늘의 공식행사가 있는 날이다. 오후 세 시까지 Palo Alto에 가야 하니 어려운 parking까지 생각하면 아마 늦어도 두 시에는 나가야만 할 것이다. 옷도 잘 입고 가야 하니 여러 가지로 귀찮아서 오늘은 이 바쁜 와중에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사무실이 아니라서 불편한 점도 많고 이래저래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별 도리가 없어 작은 laptop 스크린을 보면서 PDF로 서류정리과 구성을 하고 메일업무도 처리하고 나니 그럭저럭 의도했던 중요한 업무를 한 segment 끝낸 것 같다. 


이번 대선의 결과로 인해 최소 다가오는 4년은 각오를 다지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나태해진 자세를 다시 고쳐나가고 있다. 그런 취지로 뭔가 좀더 긴장하고 일을 해서 그런지 평소 같았으면 다음 날로 미뤘을 일을 그렇게 마칠 수 있었다. 시간이 좋아서 어쩌면 점심 때 gym에서 운동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만큼 꽤 좋은 성적이니 매사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 것이다.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생각해보면 지난 4년간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다. 2017년 트럼프 집권 1년차에는 그 전년도의 성적으로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살았지만 2018년이 매우 어려웠고 2019년에는 조금 recovery흘 하는 듯 싶었는데 2020년의 코로나로 또다시 상당히 어려운 한 해를 보냈었다. 민주당이 집권을 하면서 여러 모로 상황이 좋아져서 2021년 중반부터 경기가 나아졌고 2022년과 2023년은 상당히 바쁘게 보냈으며 그 덕분에 2024년이 다소 slow했지만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뭘 상상하든 더 나쁜 일을 벌일 정권이지만 일단 한번 당해본 경험도 있고 지금의 나와 회사는 2017년과는 또 다른 수준으로 여러 가지 발전을 이루고 경험이 쌓인 상태라서 모르긴 해도 '띠를 꽉 묶어!'라는 자세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맞을 각오를 단단히 하니 지난 주의 불안하고 심란했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는다. 


30대 초반에 처음으로 익숙한 모든 것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변호사생활을 시작하던 당시 도쿠카와 이에야쓰를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곤 햇다. 그때 배운 것이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바깥의 상황은 factor로 두지 말고 모든 문제의 근원과 해결방안은 자신의 내부로부터 찾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지금까지도 항상 외적인 요인에는 크게 맘을 두지 않고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것으로 큰 변화나 변수에 대응하는 것이 내 마음가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운동을 마치고 행사에 참석할 것이다. 게으름을 이겨내고.


최근 읽은 책이 이런 건 결국 마음이 허해서 그런 것이다. 마음이 지치니 자꾸 모든 걸 뒤로 하고 떠나고 싶어진다. 고생스러운 여행을 할 나이도 지났고 그럴 수준의 내공이 없으니 그저 편한 여행을 꿈꿀 따름이지만. 하지만 지금 내 나이가 그렇게 지쳐 떠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는 나이가 맞지만 지금을 잘 넘겨 조금 더 버티면 그 다음의 reward는 상당할 것이라서 이를 악물고 살아내려고 한다. 아버지가 딱 내 나이때 심지어 자식이 둘이나 있었는데도 그 지침을 이겨내지 못한 탓에 당신도 고생을 하셨고 가족들도 고생을 한 것이라서 난 더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딱 10년 이내에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항상 아쉬운 것이 물론 '돈'을 버는 것이 남들에 비해 늦은 내 삶의 궤적이다. 언제나 7-8년 전에 지금의 수준에 도달했었더라면 지금 내가 꿈꾸는 7-8년 후의 삶을 지금부터 시작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아니 할 수는 없다. 미니멀도 아니고 유목민도 아니고 정처없이 걷는 것도 무리인 초보여행자가 되겠지만 어쨌든 일상에서는 늘 떠나는 것을 꿈꾼다.





























지금 손에 붙잡고 있는 책들은 이렇게 다섯 권이다. 밑의 두 권은 주로 회사에서 읽고 위의 세 권은 집에서 읽는다. 여기에 더해서 예전처럼 새벽에 10pg 정도씩 읽을 실용서적을 찾아보고 있다. 개발새발 쓴 자계서는 말고 마음가짐이나 실사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고 있는데 그간 사놓고 안 읽은 책들 중에서 한 권을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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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1-14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아나톨리아 횡단까지 읽었는데 그 뒤로도 쭈욱~~ 걸으시나 봅니다.

transient-guest 2024-11-15 02:38   좋아요 0 | URL
이스탄불에서 시작해서 중국 시안에서 끝나는 여정이 세 권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저는 지금 세 번째를 읽고 있으니 아직 시안에 도착하지는 못했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