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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by 북
마이클 더다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얼마전 완독한 평생독서계획과 비슷하다. 즉 읽을 책이 더 늘었다는 생각과, 일부 저자와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
물론 평생독서계획처럼 획일적으로 작가와 책을 리스트한 것은 아니고, 이 책은 보다 더 liberal한 approach를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작가가 추천하는 책, 음악, 장르, 작가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군데 군데 작가가 생각하는 고전의 명문장을 옮겨 놓은 것도 매우 재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지 모를 딱딱함 또는 dry함이 책을 읽는 동안 전반적으로 느껴져서 생각보다는 빨리 읽게하지는 않은 책이다. 하지만 미국의 유수 일간지인 Washington Post에서 25년간 book review를 한 사람답게 아직 내가 글로 표현하기는 좀 어려운 무엇인가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굳이 시도하자면 참으로 오랜 세월 책을 읽고 글로 남겨온 사람의 내공이라고나 할 수 있을런지?
평생독서계획과 마찬가지로 애독가라면 한 권정도는 소장하고 가끔씩 읽을 거리를 찾을 때 reference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지 않는 요즘의 시대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독서에 젖어들 수 있게하려면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좋겠다.
"어떤 책이든 읽는 데 관심을 보이면 격려해주어라. 하찮고 비학술적인 책이어도 상관없다...어떤 경우나 그렇듯 현재의 위치에서 시작한다. 오늘 '하디 형제'에게 관심을 갖는 아이가 내일이면 애거서 크리스티를 읽고, 몇 년 후에는 [죄와 벌]을 읽게 된다. 책을 읽는 자체를 격려해준다는 조건에서 그렇다. 아이의 취향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긴다면 그후 아이는 책을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
위에 나온 글은 진리에 매우 가깝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항상 주변에는 읽을 책이 있었음이 기억나는 가장 첫 풍경인 나의 독서인생은 정확하게 윗 글과 같이 시작되어 발전해왔다. 내 지인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데, 서른이 넘도록 만화책만 보다가 어느날엔가 더 볼 만화책이 없어진 그는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가며 가벼운 수필과 산문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도 꾸준히 장르와 작가를 넓혀가고 있다. 누가 알겠는가? 나이 오십에 그는 고전에 푹 빠져 살고 있을지?
책을 사고 또 사고, 읽고 또 읽고, 나날이 늘어가는 책과 책꽂이가 많은 이들의 기쁨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