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돌아온지 2주가 다 되었지만 여전히 새벽 한두 시국으로 돌아온지 2주가 다 되었지만 여전히 새벽 한두 시면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대충 정신을 차리고 일을 하다가 기도를 조금 하고 책을 본다.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기가 있어 일단 가볍게 배를 채운 후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걸 하다가 gym이 여는 다섯 시에 맞춰 운동을 한다. 운이 좋으면 계획하는 대로 근육운동 후 달리기도 마치고 아니면 근육운동 후 탈탈 털린 몸으로 집에 와서 다시 두 번째이자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회사로 나가서 일을 하거나 집에서 남은 하루 일을 하면서 보낸다. 점심이 되면 벌써 세 번째 meal이 되는데 덕분에 저녁은 잘 안 먹게 된다.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다. 조용히 내 시간을 갖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렇게 한새벽에 일어나서 일찍 일을 하고 운동까지 마치면 실제로는 오후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시차적응을 일부러 안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장과 혈당은 41세로 나왔지만 심장과 폐의 건강이 좀 떨어졌고 지방간기,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을 되돌리기 위해 일주일 딱 한번의 음주를 지키고 있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더해서 달리기를 회복한다면, 그리고 간식을 따로 하지 않는 편이라서 이렇게 하면 아마 다음 해 이맘 때 한국에 갈 즈음해서는 비행기가 싣고 가는 무게의 총량을 아주 조금이지만 덜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열어놓고 던져둔 책이 못해도 다섯 권은 되는 것 같다만 일단 이 녀석들을 조금씩 읽고 있다. 일은 하루에 한 건을 꼭 진행하는 것으로 단순하가 수치화해서 하나씩 따라잡고 있는데 일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갖는 부담으로 procrastinate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 보다는 그렇게 하나씩 끝내면 우공이산이라고 결국 다 마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나이라서 가능한 것이다. 뭔가 이 나이가 되니 자신을 점점 더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이제 책은 주문해서 한국에 있는 친구집으로 보내기로 했다. 지금 갖고 있는 것들만해도 아마 다 읽기 어려운 수준일테니 굳이 그 비싼 DHL배송비를 추가로 내느니 그냥 무료배송으로 받아서 보관하다가 나중에 조금씩 가져오거나 배로 부칠 생각이다. 기실 아주 급하게 읽고 싶은 책이 없기도 하고 한번 책을 살때 발생하는 DHL비용이면 책 7-10권은 더 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열정이 없는 삶을 살다고 괜찮을까? 일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버티는 일상에 가까운 삶이고 요즘은 정말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갱년기라는 것이 이렇게 오는 것일까?
오늘은 아침식사 후 딱 한 건만 처리하고 남은 하루는 책만 들여다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