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월 초에 구입한 책이다.
적립금 만기가 다 되어서 급하게 샀는데. 글쎄 받아보니 만화 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만화의 한 형식인 그래픽 노플이다.
어렸을 때 순정만화는 좋아했지만 별로 만화로 된 책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만화 형식의 책은 활자도 작고 그림도 어지럽고 해서다.
학창시절엔 초롱초롱 빛나는 시력을 갖고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한참 책을 들여다 보면 침침하고 피로가 느껴진다. 그래서 왠만하면 밝은 낮에 책을 읽고 밤에는 쉬는 편이다.
시간이 있었다면 미리보기를 살펴봤을 텐데. 시간에 쫓기듯 구매하느라...
1월에 읽기 시작했는데 몇 쪽 읽고 멈췄다가 어제오늘 읽기를 마쳤다. 처음보다는 적응이 됐는지 읽을 만했다. 익히 알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어린시절부터 인생 이야기가 나왔다. 게다가 울프의 많은 작품을 짧게 언급하고 있는데 그 작품이 나온 배경이나 에피소드를 알려주고 있어서 좋았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책인데 가격도 착해서 얼른 고른 책. 만화이긴 해도 총평을 하자면 만족스럽다. 세일즈 포인트도 제법 높은 걸 보니 잘 팔리는 모양이다. 역시 버지니아 울프는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구나.
민음사 리커버판이다.
<등대로>는 읽다가 진도가 안 나가서 멈춘지 몇 년이 지났다. 다시 읽어야 한다.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 사실 <등대로>는 아주 오래전 내가 블로그 활동을 하지 않던 시절에 어렵게 오래 걸려서 읽은 책이었다.(이것도 독서목록 정리표를 보고 알았다) 그런데 안 읽은 줄 알고 또 손에 잡았던 것. 울프의 책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나중에 알았는데 프루스트처럼 의식흐름 기법의 소설을 많이 썼다지. <자기만의 방>에는 <3기니>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3기니>는 읽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야겠다.
이 책도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는데 아직 비닐 포장도 뜯지
않았다. <나, 버지니아 울프>에는 비타와 절친을 넘어 연인 사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주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하는데 그 편지들을 책으로 엮은 것 같다. 아주 두꺼운 책인데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올랜도>도 소장하는 책.
올랜도는 지명인가 했는데 비타를 모델로 해서 쓴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얼마나 좋아하는 사람이면 이렇게 소설로 쓸 수 있을까. 그들의 우정과 존경과 사랑이 부러워진다...
버지니아 울프이 단편소설집이다. 울프는 동시대의 캐서린 맨스필드를 단편 소설의 대가라고 칭했단다.
나중에 캐서린 맨스필드의 단편도 읽어봐야겠다.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 파티>

책을 사는 속도보다 읽는 속도가 느리다. 많이 사지도 못 하면서. 꼭 사고 싶은 책만 사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고 한다. 자꾸만 책장을 차지하는 책들도 부담스럽다. 더구나 30년 넘은 책을 아직도 갖고 있고 버리지도 못하는 성격 때문에...
최근 몇 달 동안 거의 책도 읽지 못했다. 아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21세기 대한민국에 계엄령이라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행동해야 하고 정의의 편에 서야 발전할 수 있는데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었다. 정말 이상한 사회가 되었다. 충격에 분노에 스트레스가 겹쳤고 밤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벌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 자신을 달랬다. 이제야 조금 유튜브와 뉴스에서 거리를 둘 수 있게 되었다. 하루빨리 안정된 정국이 되면 좋겠다.
버지니아 울프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열심히 책을 읽어 보자는 마음이 일어났다. 울프가 살던 당시보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가졌지. 시간도 많고 읽을 책도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지. 올해는 최소한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이라도 읽어보려고 노력해야겠다. 그러면 버지니아 울프의 내면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지...
내 지식이 이렇게나빈약한 것은 놀랄 일도아니야. 대화보다 더 좋은가르침은 없어. - P32
식사 시간에냅킨 따위는 필요 없어. 마음대로 식사할 거야!
우리는 그림을 그리고글을 쓸 것이고,
저녁 식사 후 9시에는차 대신 커피를 마실 거야! - P38
올랜도가 완성되었어!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당신 안에서 살았어. 내가 다시 나왔으니 이제 당신은 어떻게 될까? 당신은 정말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만든 존재에 불과할까? - P89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세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 글이 영원히 기억될 가치를 가질 것인지, 단 몇 시간 만에 잊힐 만한 것인지는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 P95
버지니아 울프는<3기니>에서 이렇게 썼다. 이 기니에는 천 조각과 석유, 그리고 성냥이 함께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런 메모를 덧붙여야만 한다. ‘이 기니로 대학의 모든 것을 불태워라. 오래된 위선을 태워버려라.‘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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